RISCON Legal Brief · Draft · Economic crime
누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인가 — 배임과 횡령의 경계
채권양도담보와 가상자산 이체 사례로 배임과 횡령의 주체 경계를 살펴봅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정경제범죄법)의 이득액 가중 구조와 이어지는 쟁점을 함께 정리하고 있습니다.
Draft manuscript. Statute references are checked against the official text. Case law is cited only where the brief lists the decision below, checked against its official text. 2026-10-05
질문
형법 제355조 제1항이 말하는 횡령의 주체와 제2항이 말하는 배임의 주체는 서로 다릅니다. 보관하는 자인지 사무를 처리하는 자인지에 따라 죄명이 달라지므로 경계를 먼저 살펴야 하는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신임관계가 인정되는지가 주체를 가르는 기준이 되므로 사실관계마다 따져보아야 합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은 형법 제355조와 제356조의 죄를 이득액 5억원 이상에서 가중합니다. 주체 요건이 부정되면 가중 구간으로 들어갈 수 없으므로 기본 범죄의 성립을 먼저 살펴야 할 대목입니다. 이 글이 살피는 다섯 판결이 이 경계를 어떻게 밝혔는지 차례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확인할 자료
첫째로 형법 제355조와 제356조,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형법 제355조 제1항은 보관하는 자의 횡령과 반환 거부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같은 조 제2항에서는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때의 형은 전항의 형과 같다고 정합니다. 업무상 가중을 둔 제356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므로 주체에 따라 법정형이 달라집니다.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은 이득액 5억원 이상에서 가중하는 구조를 두고 있습니다. 이때 이득액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말합니다. 이득액 50억원 이상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고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해당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함께 부과할 수 있으므로 병과 구조까지 확인할 내용입니다.
둘째로 다섯 판결의 판시사항과 판결요지를 확인할 자료로 삼습니다. 대법원 2021. 7. 15. 선고 2015도5184 판결은 채권양도담보 채무자의 사무 처리자 지위를 다루므로 검토 대상에 들어갑니다. 대법원 2021. 2. 25. 선고 2020도12927 판결은 변제금을 받은 채무자의 보관자 지위와 횡령 성립 여부를 다루고 있습니다. 대법원 2021. 12. 16. 선고 2020도9789 판결은 착오로 가상자산을 받은 사람의 지위와 재산상 이익 해당 여부를 다루므로 확인 범위에 속합니다.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0도17272 판결은 임무위배와 재산상 손해의 의미를 다루므로 기준을 살피는 데 쓰입니다.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6도3452 판결은 이익과 손해의 대응 관계와 관련성을 다루므로 함께 살펴야 할 자료로 삼아야 합니다.
셋째로 시행령과 별표, 고시는 이 글에서 대조하지 않았으므로 그 내용은 다루지 않습니다. 그 부분은 추측으로 메우지 않고 남겨 둡니다. 서술의 범위는 위에 적은 조문과 판결에 그칩니다.
가능한 해석
채권양도담보에서 채무자가 지는 담보가치 유지 의무를 누구의 사무로 볼지는 해석이 나누어질 수 있는 대목입니다. 피담보채권인 금전채권의 실현이 본질적 내용이라는 점에 주목하면 채무자의 이행은 자신의 사무에 가깝게 보입니다. 반대로 담보 목적 채권의 보전 자체를 채권자의 사무로 보는 시각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으로 보느냐에 따라 사무 처리자 해당 여부가 달라지므로 전형적 관계의 이해가 먼저 필요합니다.
양도 통지 없이 변제금을 받은 채무자를 보관하는 자로 보는 해석도 쟁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위탁신임관계가 있어야 보관 지위가 생긴다는 점을 강조하면 단순 채무불이행으로 이해할 여지가 생깁니다. 가상자산을 착오로 받은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와 신임관계에 기초한 관리 지위를 나누어 보는 시각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가상자산이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는 점과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보호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임무위배를 법령과 계약 내용, 신의칙상 기대에 비추어 넓게 보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재산상 손해를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고 실해 발생 위험까지 포함하는 시각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익과 손해 사이에 대응 관계 등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 성립 범위가 좁아지게 보입니다. 주체와 손해, 이익 요건이 모두 갖추어져야 특정경제범죄법 가중 구간으로 넘어가므로 연결 구조를 따져보아야 합니다.
판결이 밝힌 것
대법원 2021. 7. 15. 선고 2015도5184 판결은 채권양도담보 채무자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 보지 않았습니다. 금전채무 이행은 자신의 급부의무 이행이며 신임을 기초로 재산 보호 임무를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까닭이 제시되었습니다. 양도담보에서도 담보가치 유지 의무는 담보 목적 달성을 위한 것에 불과하며 본질은 피담보채권 실현에 있다는 점이 함께 나타나 있습니다. 대법원 2021. 2. 25. 선고 2020도12927 판결은 채권양도 통지 없이 제3채무자로부터 변제금을 받은 채무자가 이를 보관하는 지위에 있지 않아 임의로 소비해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양도담보계약이 종된 계약이며 유지 의무는 자신의 채무에 불과하다는 점이 그 까닭으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대법원 2021. 12. 16. 선고 2020도9789 판결은 법률상 원인관계 없이 가상자산을 이체받은 사람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이를 보존하거나 관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부당이득반환의무는 민사상 채무에 지나지 않으므로 보존 의무와 같게 볼 수 없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가상자산은 재산상 이익에 해당하지만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보호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함께 밝혀져 있습니다. 명문의 처벌 규정이 없는 현재 상황에서 착오송금 시 횡령죄 성립을 긍정한 판례를 유추하여 신의칙을 근거로 배임죄로 처벌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고 보았습니다. 비트코인이 법률상 원인 없이 이체된 사안에서도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사례 판단이 덧붙여져 있습니다.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0도17272 판결은 임무위배와 재산상 손해의 기준을 밝혔습니다.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는 법령의 규정, 계약의 내용 또는 신의칙상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하지 않아야 할 행위를 하여 본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합니다. 재산상 손해는 현실적인 손해뿐 아니라 실해 발생의 위험을 포함하며, 그 유무는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않고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합니다. 유상감자에서 절차를 모두 지키면 환급금 액수와 목적만으로 손해를 단정할 수 없다는 원칙이 함께 제시되었습니다. 합리적 이유 없이 과다 자산이 유출되어 경영과 자금 운영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생기면 이사가 재산 보호 의무를 위배한 것이고 회사가 손해를 입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는 점이 덧붙여져 있습니다.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6도3452 판결은 이익 취득과 손해 발생이 대등 요건이며 대응하는 관련성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본인 재산가치 감소로 보는 손해 법리는 이익에도 같게 적용되므로 전체 재산 관점에서 따져보아야 합니다. 행위자나 제3자 이익 취득이 없으면 배임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점이 함께 확인되어 있습니다. 수수료 상당 이익을 관련성 있는 재산상 이익으로 볼 수 없고 정당 대가이면 이익 단정이 어렵다는 사례 판단이 제시되었습니다. 원금 손실 위험 상품 매입으로 손해가 생겨도 수수료가 과도하지 않으면 이익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 그 까닭입니다.
남는 쟁점
채권양도담보와 착오 이체 외의 계약 형태에서 신임관계가 문제되는 경우를 어떻게 볼지가 남아 있습니다. 유지 의무와 보관 지위를 나누는 기준이 다른 사실관계에도 그대로 이어지는지 따져볼 여지가 생깁니다. 가상자산처럼 거래 구조가 다른 대상에서 재산상 이익 범위를 어디까지 볼지도 함께 남아 있는 쟁점입니다.
이익과 손해의 대응 관계를 구체적 액수와 위험 평가로 어떻게 연결할지가 쟁점으로 남습니다. 주체 요건과 가중 요건이 맞물리는 구조이므로 기본 범죄의 요건을 먼저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볼 조건
형법 제355조와 제356조,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에 변동이 생기면 다시 보아야 합니다. 새로운 판결이 판시사항과 판결요지로 경계를 보충하면 그때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시행령과 별표, 고시를 대조하게 되면 그 범위에서 보완할 여지가 생깁니다.
Statutes referred to
- 형법 제355조, 제356조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Decisions referred to
Verification status
인용 조문은 2026년 10월 5일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 원문과 대조했습니다. 인용 판결은 국가법령정보센터 판결 원문의 판시사항과 판결요지와 대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