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이 장은 사건에 붙은 여러 시각이 각각 무엇의 시각인지를 묻는다. 행위 시점·기록 시점·확인 시점에 이름을 붙이는 일에서 출발하여, 전자문서 송수신의 시각과 시간대·서버 시간의 어긋남을 살핀 뒤, 법 적용의 기준 시점, 행위 시점의 법령, 법령 변경이 가르는 시점의 순으로 검토한다. 개별 문서의 계보와 특정 자료의 신뢰도 판단은 뒷장에서 다룬다.
1.1세 시점의 이름 붙이기
기록의 시각 표시가 저마다 다른 사건에서는, 각 표시가 무엇의 시각인지부터 이름을 붙여 읽어야 한다. 묶음에 든 계약 파일 세 개와 변경합의 이메일, 그 뒤에 작성된 설명 문서에서 시점이 겹치지 않는 부분이 드러난다. 행위가 일어난 때와 그것이 기록된 때, 그리고 지금 확인하는 때를 서로 구별하여 사건의 시각 표시를 읽는다.
행위 시점은 실제로 무언가가 행해진 때를 가리킨다.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6조는 그 행위를 송신과 수신으로 나누어 규정한다. 송신의 시기에 관하여 같은 조 제1항은 "전자문서는 작성자 또는 그 대리인이 해당 전자문서를 송신할 수 있는 정보처리시스템에 입력한 후 해당 전자문서를 수신할 수 있는 정보처리시스템으로 전송한 때 송신된 것으로 본다"고 정한다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6조). 이 기준은 작성의 시점이나 발신 버튼을 누른 때를 뜻하지 않고, 송신할 수 있는 시스템에 입력한 뒤 수신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송한 때를 가리킨다.
기록 시점은 그 행위가 흔적을 남긴 때를 가리킨다. 헤더에 적힌 송수신 일시와 경유 서버의 기록은 그러한 흔적이며, 묶음에 든 설명 문서 앞뒤의 작성 일자 표시 역시 같은 종류의 흔적이다. 같은 조 제2항은 수신의 시기와 관련하여 "전자문서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 수신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정한다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6조). 기록에 남은 시각은 법이 정한 송수신 시기의 증거가 될 수 있지만, 그 시각 표시 자체가 곧 행위의 시점은 아니다.
확인 시점은 기록을 지금 읽고 평가하는 시각을 가리킨다.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6조 제2항 제1호는 수신자가 정보처리시스템을 지정한 경우에 관하여 "지정된 정보처리시스템에 입력된 때. 다만, 전자문서가 지정된 정보처리시스템이 아닌 정보처리시스템에 입력된 경우에는 수신자가 이를 검색 또는 출력한 때를 말한다"고 정한다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6조). 이 단서는 확인의 시각이 수신의 시기로 되는 경우가 있음을 보여주며, 기록에 적힌 시각표시를 읽는 작업과 행위의 시기를 정하는 작업이 서로 다르게 작용함을 드러낸다.
행위 시점과 기록 시점이 언제나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이 사례에서 기록의 시각 표시가 서로 어긋난 부분이 그것을 잘 보여준다. 행정기본법 제14조 제3항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의 성립과 이에 대한 제재처분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고 정한다. 이 기준은 법령의 적용을 정하는 데에 행위의 시점을 기준으로 삼으므로, 각 기록의 시각 표시가 무엇의 시각인지 밝히는 일이 선행된다. 계약 파일 세 중 어느 것이 승인된 본인지, 이메일 첨부 파일이 실재하는지, 세 기록의 시각이 같은 시간대 기준인지, 설명 문서 작성 당시 무엇이 검토되었는지는 지금 정해지지 않았으며 미정으로 남는다. 자료에 시각이 적혀 있다는 사실만으로 법적 평가가 뒤따르는 것은 아니다.
1.2전자문서 송수신의 시각
행위 시점과 기록 시점을 구별한 뒤에 남는 질문은, 전자문서가 언제 송신되고 언제 수신되는지이다.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6조는 이 두 시점을 각각 다른 기준으로 정한다.
송신의 시기는 먼저 정해진다. 같은 법 제6조 제1항은 "전자문서는 작성자 또는 그 대리인이 해당 전자문서를 송신할 수 있는 정보처리시스템에 입력한 후 해당 전자문서를 수신할 수 있는 정보처리시스템으로 전송한 때 송신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송신은 작성자 쪽 시스템에 입력한 때만으로 되지 않고, 수신 가능 시스템으로 전송이 끝난 때에 비로소 된다.
수신의 시기는 추정의 형식을 취한다. 제6조 제2항은 "전자문서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 수신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선언한 뒤, 수신 시스템의 지정 여부로 기준을 나눈다.
수신자가 시스템을 지정한 경우에는 지정된 시스템에 입력된 때가 수신 시점이 된다. 제6조 제2항 제1호는 "수신자가 전자문서를 수신할 정보처리시스템을 지정한 경우: 지정된 정보처리시스템에 입력된 때. 다만, 전자문서가 지정된 정보처리시스템이 아닌 정보처리시스템에 입력된 경우에는 수신자가 이를 검색 또는 출력한 때를 말한다"(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6조)고 정한다. 단서는 지정된 시스템이 아닌 곳에 입력된 경우, 수신자가 검색하거나 출력한 때로 수신 시점을 옮긴다.
수신 시스템의 지정이 없으면 수신자가 관리하는 시스템에 입력된 때가 수신 시점이 된다. 제6조 제2항 제2호는 "수신자가 전자문서를 수신할 정보처리시스템을 지정하지 아니한 경우: 수신자가 관리하는 정보처리시스템에 입력된 때"고 규정한다. 즉 지정이 없는 경우에도 수신자 쪽 시스템에 입력된 때라는 기준은 유지된다.
여기에 대응한 사례의 이메일은 송수신 일시와 경유 서버가 헤더에 적혀 있으나, 본문이 말한 첨부 파일은 묶음에 없다. 이 사실은 수신 시스템 지정 여부와 입력 시점을 확정하지 못하므로, 제6조 제2항의 어느 호가 적용될지는 미정이다. 헤더의 일시가 곧 법이 정한 송신의 시기 또는 수신의 시기에 해당한다는 뜻은 아니다. 아울러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니다.
1.3시간대와 서버 시간의 어긋남
행위 시점·기록 시점·확인 시점과 서로 다른 시계
송신과 수신의 시기가 무엇으로 되는지를 살핀 뒤에는, 묶음에 적힌 시각들이 서로 같은 기준 위에 놓여 있는지 물어야 한다.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6조는 송신의 시기를 다음과 같이 정한다. "① 전자문서는 작성자 또는 그 대리인이 해당 전자문서를 송신할 수 있는 정보처리시스템에 입력한 후 해당 전자문서를 수신할 수 있는 정보처리시스템으로 전송한 때 송신된 것으로 본다." 이 조문은 송신의 시점이 작성자의 기기가 표시한 시각이 아니라 정보처리시스템이 다루는 시각임을 분명히 한다. 묶음의 이메일 헤더에 적힌 송신 일시는 이 기준에서 어떤 값을 나타내는 것으로 봐야 하는지가 문제로 남는다.
수신의 시기 역시 정보처리시스템에 놓인다. 같은 조 제2항은 "② 전자문서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 수신된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열고, 그 제1호에서 "수신자가 전자문서를 수신할 정보처리시스템을 지정한 경우: 지정된 정보처리시스템에 입력된 때. 다만, 전자문서가 지정된 정보처리시스템이 아닌 정보처리시스템에 입력된 경우에는 수신자가 이를 검색 또는 출력한 때를 말한다."고 정한다. 이메일 헤더에 기록된 수신 일시와 경유 서버가 바로 이 각각의 시점 중 무엇에 해당하는지는 헤더만으로는 가려지지 않는다. 본문에서 말한 첨부 파일이 묶음에 없다는 사정은, 수신 시기를 판단할 때 어느 항목을 봐야 하는지를 정하는데 직접적인 답을 주지 아니한다.
시각이 서로 어긋나는 까닭은 법문이 시점을 가리키는 대상과, 기록에 적힌 시각의 출처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제6조 제3항은 장소에 관해 "③ 전자문서는 작성자 또는 수신자의 영업소 소재지에서 각각 송신 또는 수신된 것으로 보며, 영업소가 둘 이상일 때에는 해당 전자문서를 주로 관리하는 영업소 소재지에서 송신·수신된 것으로 본다. 다만, 작성자 또는 수신자가 영업소를 가지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의 상거소에서 송신·수신된 것으로 본다."고 하여, 송수신의 장소를 영업소 소재지에 묶어 둔다. 그러나 이는 장소를 정하는 규칙일 뿐, 시각의 표기에 어느 시간대를 쓸지를 직접 정하지 아니한다. 법문이 다루는 장소의 기준과, 시각의 표기가 쓰는 기준이 갈라지는 지점에서 어긋남이 생긴다.
이 사례에서는 묶음의 시각들이 같은 시간대 기준인지가 미정이다. 이메일 헤더의 송수신 일시와 경유 서버가 적힌 항목은 각각의 정보처리시스템이 남긴 기록이지만, 그 시각이 어느 시간대로 표기됐는지, 그리고 계약 파일과 설명 문서의 작성 일자 표시가 그와 같은 기준을 쓰는지는 드러나지 아니한다. 작성자의 기기 시간, 각 서버가 기록한 시각,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에 붙은 작성 일자 표시는 서로 다른 계기에서 나온 값이다. 실제 시차의 값을 지어내어 계산할 수 없으므로, 그 값을 미리 정해 두어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송신과 수신의 시기는 각각 정보처리시스템에 근거해 읽되, 묶음에 적힌 시각들 사이의 관계는 같은 시간대 기준인지가 확인될 때까지 열린 채로 둔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시각의 일치를 뜻하지 아니하며, 기록에 보이는 시각이 곧 법적 평가의 결과도 아니다. 시계의 어긋남은 판정의 결함이 아니라 판정 전에 확인할 항목으로 남는다.
1.4법 적용의 기준 시점
시각의 어긋남을 해소해도 법 적용의 기준은 별도로 정해야 한다. 행정기본법 제14조는 법 적용의 시점을 무엇으로 삼는지 네 갈래로 나누어 정한다. 그 조문을 그대로 읽으면 이 사건의 기록이 어느 시점의 법 아래 놓이는지가 드러난다.
먼저 새로운 법령의 소급 여부다. 행정기본법 제14조 제1항은 "새로운 법령등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법령등의 효력 발생 전에 완성되거나 종결된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선언한다. 이 사건의 계약 파일과 변경합의 이메일이 어느 시점에 완성됐는지 미정인 채로 두어도, 효력 발생 전 완성된 사실관계나 법률관계에는 새 법령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기준은 그대로다. 미정인 것은 미정으로 남기고 기준만 먼저 읽는다.
다음으로 신청에 따른 처분의 기준이다. 같은 조 제2항은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처분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처분 당시의 법령등을 적용하기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고 정한다(행정기본법 제14조). 신청에 따른 처분은 처분의 시점이 기준이 되며, 그 시점을 판단하기 곤란한 특별한 사정만 예외로 둔다. 이 사건의 세 기록이 같은 시간대 기준인지 미정인 채로 두어도, 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기준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위반 행위의 성립과 제재처분의 기준이 있다. 같은 조 제3항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의 성립과 이에 대한 제재처분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고 정한다(행정기본법 제14조). 행위의 성립 여부와 제재의 수준은 모두 행위 당시의 법령이 기준이 된다. 다만 제3항 단서는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후 법령등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제재처분 기준이 가벼워진 경우로서 해당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법령등을 적용한다."고 둔다(행정기본법 제14조). 행위 뒤의 법이 행위를 무위로 만들거나 제재를 가볍게 하면 변경된 법이 그대로 적용된다.
행위의 성립과 제재의 기준이 행위 당시에 놓이는 것이라면, 행위 시점이 먼저 정해져야 한다. 이 사건에서 계약 파일 중 어느 것이 승인된 본인지, 이메일의 첨부 파일이 존재했는지, 설명 문서 작성 당시 어떤 자료가 검토됐는지는 미정이다. 묶음에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행위 시점을 확정짓지도, 법적 평가를 대신하지도 않는다. 묶음의 시각들이 같은 시간대 기준인지도 함께 미정이다.
마지막으로 기록의 시점과 확인의 시점은 서로 다른 일을 한다. 행정기본법 제14조가 놓는 기준은 행위의 시점, 처분의 시점, 법령의 효력 발생 시점이다. 서버가 찍어 둔 일시나 문서 앞뒤에 붙은 작성일 표시는 기록의 시점일 뿐, 그 자체로 행위 시점이 되지 않는다. 행위의 시점이 확정된 뒤에나 어느 법령을 적용할지가 정해진다. 확인의 시점은 그 정리를 시작하는 자리일 뿐, 기준이 되는 시점은 아니다.
1.5행위 시점의 법령
법 적용이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삼는지 밝힌 뒤, 형사 처벌은 어느 시점의 법령을 따라야 하는지가 이어진다. 형법 제1조는 범죄의 성립과 처벌의 기준을 첫 문장에서 못박고 있다. 형법 제1조 제1항은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 시의 법률에 따른다"고 선언한다. (형법 제1조) 이 선언은 행위가 있었던 시점에 시행되던 법률을 원칙적인 기준으로 삼는다는 뜻이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이 제출한 계약 파일과 이메일, 설명 문서가 언제 어떤 효력을 갖는지는 이 규정이 직접 정하지 않는다.
행위 시의 법률이라는 기준에는 예외가 뒤에 붙어 있다. 형법 제1조 제2항은 "범죄 후 법률이 변경되어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구법보다 가벼워진 경우에는 신법에 따른다"고 규정한다. (형법 제1조) 범죄를 구성하지 않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만 신법을 따른다는 단서가 함께 읽혀야 한다. 형이 무거워진 방향의 변경은 이 항의 예외에 들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 계약 파일과 이메일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그 작성 시점에 무엇이 시행 중이었는지는 자료가 아직 정하고 있지 않다.
재판 확정 뒤에 법이 바뀐 경우는 별도로 다룬다. 형법 제1조 제3항은 "재판이 확정된 후 법률이 변경되어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에는 형의 집행을 면제한다"고 정한다. (형법 제1조) 집행 면제의 요건은 그 행위가 더는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로 좁다. 형이 가벼워진 것만으로 집행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구분이 조문의 문구에 남아 있다. 이 사례에서 확정 재판이 있었는지 없는지는 미정이다.
형법 제1조가 세 항에 걸쳐 밝히는 것은 처벌의 기준이 되는 법령의 시점이다. ①항은 행위 시를 원칙으로 삼고, ②항과 ③항은 법령이 그 뒤에 바뀐 경우의 처리만을 정한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이 규정에 따른 법적 평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상대방이 제출한 묶음의 이름과 작성일 표시가 서로 다르다고 해서 행위 시가 저절로 특정되지는 않는다. 이메일 헤더에 적힌 송수신 일시와 경유 서버가 법령의 적용 시점을 대신 결정하지도 않는다. 설명 문서에 붙은 작성 일자 표시와 본문이 말하는 시점이 다르다는 사정 역시 그 자체로 형법 제1조의 판단을 대체하지 않는다.
같은 기록 묶음 안에 계약 파일 세 개와 변경합의로 적힌 이메일,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함께 들어 있다 해도, 형법 제1조는 계약의 효력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 적용 범위는 범죄의 성립과 처벌이 어느 시점의 법률에 따른다는 규율에 머문다. 어느 계약 파일이 승인된 본인지, 이메일에서 말한 첨부 파일이 존재했는지, 세 기록의 시각이 같은 시간대 기준인지, 설명 문서 작성 당시 어떤 자료가 검토됐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기록에 남은 시각 표시를 행위 시의 법률이 정해진 시점으로 곧바로 옮길 수는 없다.
결국 형법 제1조는 범죄의 성립과 처벌의 기준을 행위 시의 법률로 삼되, 범죄 후의 법령 변경이 그 행위를 범죄가 아니게 하거나 형을 가볍게 하는 경우에만 신법을 따르며, 재판 확정 후 그러한 변경이 생긴 경우에는 형의 집행을 면제한다. 이 사례의 자료 묶음이 이 규정에 따라 언제 무엇을 평가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상대방이 제출한 기록의 존재 자체를 형사 처벌의 기준 시점에 관한 결론으로 바꾸어 읽을 수 없다.
1.6법령 변경이 가르는 시점
행위 시의 법을 기준으로 범죄의 성립과 처벌을 읽는 데서 멈추지 않고, 법령이 바뀐 뒤 어떤 시점의 법을 재판에 적용할지를 가르는 규정이 남는다. 이 물음은 형법 제1조 제2항이 다루며, 판례가 그 적용 요건과 예외의 경계를 밝힌다.
형법 제1조 제2항은 적용 요건과 그 효과를 함께 적는다. 형법 제1조 제2항은 "범죄 후 법률이 변경되어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구법보다 가벼워진 경우에는 신법에 따른다"라고 정한다. 바뀐 법이 그 행위를 범죄로 두지 않거나 형을 가볍게 한 때에, 재판은 행위 시의 법 대신 바뀐 법을 따른다는 뜻이다. 이 사례에서 미정인 것은 개별 계약 파일이 어느 시점의 승인을 받았는지이며, 그 사실은 형법 제1조 제2항의 판단 대상이 아니다.
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은 판시사항 [1]에서 적용 요건을 적는다. 그 판결은 "[1] 범죄의 성립과 처벌에 관하여 규정한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의 변경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 종전 법령이 범죄로 정하여 처벌한 것이 부당하였다거나 과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를 따지지 않고 원칙적으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되는지 여부(적극)"(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라고 판시한다. 변경의 동기가 처벌의 부당함에 대한 반성이든 아니든 적용 요건을 바꾸지 않는다는 점이 이 판결이 가르는 지점이다. 형벌법규가 고시 등에 구성요건의 일부를 위임한 경우에도 같은 법리가 적용되는지는, 판시사항 [1]이 함께 다루며 "이러한 법리는, 형벌법규가 고시 등 행정규칙·행정명령, 조례 등에 구성요건의 일부를 수권 내지 위임한 경우에도 그 고시 등 규정이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로 적혀 있다. 위임이 허용된 범위 안에서 바뀐 규정까지 법령의 변경으로 본다는 뜻이다.
같은 판시사항은 적용의 한계와 유효기간 경과의 취급도 함께 적는다. 다른 법령이 바뀐 경우의 요건은 "해당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다른 법령이 변경된 경우,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하기 위한 요건"(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으로 제시된다. 형벌법규와 직접 관련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가 요건임이 이 항목의 쟁점이다. 유효기간 경과의 취급은 "스스로 유효기간을 구체적인 일자나 기간으로 특정하여 효력의 상실을 예정하고 있던 법령이 그 유효기간을 경과함으로써 더 이상 효력을 갖지 않게 된 경우가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서 말하는 ‘법령의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로 판시사항에 올라 있다. 기한이 지난 법령의 실효는 법령의 변경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며, 이 판시사항이 다루는 쟁점은 그 범위에 머문다.
같은 판결에서 다수의견과 별개의견은 유효기간 경과의 취급을 달리 본다. 대법관 노태악, 대법관 천대엽의 별개의견은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형벌법규가 변경되었다는 관점에서 보면 법령이 개정·폐지된 경우와 법령의 유효기간이 경과된 경우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라고 본다. 그 시각에서는 유효기간 경과도 추급효의 예외를 삼을 근거가 되지 않는다. 자료가 제공되지 않은 쟁점은 여기에 더하지 않으며, 설명 문서가 검토한 자료의 범위는 미정으로 남는다. 법령 변경이 가르는 시점의 구분만을 여기서 읽으며, 그 구분은 표시된 작성일이나 수신 시각의 해석에 곧바로 옮겨 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