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도구의 성능을 손보는 기술 정비와 당사자의 권리 효과를 바꾸는 규범 변경을 구별하되, 그 분류 자체를 사후에 다툴 수 있게 열어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 변경 결정 주체와 권한 근거를 밝히고 입력·자료·모델·설정의 변화가 판단에 미친 경로를 기록하며 당사자의 재심사 청구권을 보장해야 한다.
2.1기술 정비와 규범 변경의 구별
도구의 기능을 고치는 일과 법이 요구하는 행동을 바꾸는 일은 같은 화면에서 일어날 수 있으나 같은 결정은 아니다. 전자는 도구의 성능을 손보는 정비일 수 있고, 후자는 당사자의 권리 효과를 바꾸는 규범 변경이다. 이 편의 중심 명제는 권리 효과가 달라지는 변경과 기능 개선을 구별하되 그 분류 자체를 사후에 다툴 수 있게 하라는 것이다. 분류가 운영자의 일방적 표시로 끝나면 공급자의 업데이트 한 번으로 사실상 법이 바뀌어도 누구도 묻지 못한다. 이 물음이 해결되지 않으면 법원은 쓰던 도구를 바꾸었을 뿐인데 당사자는 다른 법을 적용받는 상태에 놓인다.
2.2주체·변경 경로 기록과 사후 심사
성립 조건은 구체적이다. 주체에 관해서는 변경을 결정한 자와 그 권한의 근거를 밝혀야 한다. 조건은 어떤 입력과 자료, 모델과 설정이 바뀌었고 그 변화가 판단의 어느 부분에 쓰였는지를 남기는 것이다. 예외는 긴급한 결함 수정처럼 즉시 적용이 필요한 경우이며, 이때도 사후에 이유와 범위를 공개한다. 효과는 당사자가 분류에 이의를 제기하고 다시 심사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제안과 현행 제도의 구별도 분명히 한다. 현행 절차가 이미 새로운 근거에 대한 반박 기회를 주고 있다면 중복된 절차를 덧씌우지 않는다. 「영국 사법부의 인공지능 사용에 관한 입장문」의 세부 검증 문언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다. 다만 판사의 이용 원칙과 감독 책임을 규율하는 취지를 살리려면 변경의 성격부터 가려야 한다. 책임 있는 이용이란 최신 도구를 쓴다는 뜻이 아니라 바뀐 근거를 설명할 수 있다는 뜻이다.
2.3반론: 결함 방치와 적응 지연
최강 반론은 공적 절차의 요구가 적응을 늦추어 알려진 결함을 계속 쓰게 만든다는 것이다. 구버전에 머물면 더 많은 오류와 비용이 생기고 당사자가 피해를 본다는 지적은 무겁다. 답은 일률적인 지연 요구가 아니라 영향에 맞춘 차등이다. 근거를 그대로 정리하는 수준의 정비는 알림으로 충분할 수 있으나, 새로운 불리한 전제를 제시하는 변경에는 의견 제시의 경로가 필요하다. 개선의 필요성과 절차의 강도는 별도 판단이다. 인공지능이 빠른 피해 파악과 회복을 돕는다는 희망도 분류가 정확할 때에만 실현된다. 분류를 잘못해 규범 변경을 정비로 처리하면 회복은 빨라져도 이유는 사라진다.
2.4차등 분류 명제를 버릴 조건
명제를 버려야 하는 조건은 분명하다. 사전 기준만으로 기능 개선과 권리 효과 변경이 다툼 없이 구별됨이 확인되면 사후 분류 심사의 필요성은 축소한다. 현행 불복 절차만으로 도구의 변경 경위와 규범적 효과를 충분히 다툴 수 있음이 확인되어도 별도 분류 절차를 고집하지 않는다. 반대로 변경 기록이 누락되어 권리 효과의 변동 여부를 판별할 수 없다면 정비로 단정하지 않고 미확인으로 남긴다. 기술 정비라는 이름이 규범 변경을 가리고 사후 이의까지 막는 순간, 이 편의 차등 분류 제안은 탈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