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이 장은 제218조가 정한 사람이 아닌 자가 낸 물건을 어떻게 볼지 묻는다. 소유자·소지자·보관자의 문언을 2009도10092가 제출 권한 없는 사람이 낸 물건을 판단한 부분과 견주어, 낼 수 있는 사람의 자격, 권한 없는 자의 제출, 동의와 제출 권한의 구별을 살핀다. 타인의 전자정보가 담긴 매체의 문제는 제22장에 넘겨 두었다.
8.1제218조의 문언과 주어
임의제출 동의서의 문구와 목록의 존재를 두고 판단을 세우려면, 먼저 영장 없이 물건을 받는 근거가 무엇인지 조문의 문언에서 확인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 문장은 압수의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적고 있다(형사소송법 제218조). 즉 영장 없이 물건을 압수할 수 있는 권한을 받은 사람은 사법경찰관이다(형사소송법 제218조).
물건을 내는 주체는 문장의 뒷부분에 놓인다. 조문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을 낼 수 있다고 적는다(형사소송법 제218조). 유류물이란 맡기거나 남겨 두어 보관자에게 맡겨진 물건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조문은 이를 낼 수 있는 사람을 따로 한정하지 않는다(형사소송법 제218조). 아울러 조문은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도 받을 수 있다고 적는다(형사소송법 제218조). 두 갈래의 물건이 나란히 제시되는데, 앞의 것은 유류한 물건, 뒤의 것은 세 자격 가운데 하나에 드는 사람이 임의로 제출한 물건이다(형사소송법 제218조).
여기서 문언상 분명한 점은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라는 세 자격이 붙는 행위가 제출이라는 사실이다(형사소송법 제218조). 조문은 임의로 제출한 물건에 한하여 세 자격을 적고 있다(형사소송법 제218조). 세 자격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가지지 않은 사람이 낸 물건을 조문이 어떻게 다룰지, 그 경우에 다른 요건이 더 필요한지는 이 조문에 적혀 있지 않다(형사소송법 제218조). 유류한 물건에 관해서는 조문이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라는 자격을 요구하지 않는다(형사소송법 제218조).
임의제출이란 조문에 '임의로'라고 적힌 대로, 물건을 낸 사람의 자발적인 뜻에 따라 제출되는 경우를 말한다(형사소송법 제218조). 조문은 그 임의성을 확인하는 절차나 형식을 따로 적지 않는다(형사소송법 제218조). 동의서의 인쇄 문구, 조사실 책상 위의 목록,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는지 여부는 이 조문의 문언에 등장하지 않는다(형사소송법 제218조). 다만 조문이 '임의로 제출한'이라는 표현을 붙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제출이 자발적인 뜻에 따라야 한다는 조건을 문장 안에 담고 있음을 보인다(형사소송법 제218조).
따라서 이 장면을 조문에 견주어 보건대, 기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사법경찰관이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는지는 임의성이라는 조문상의 조건에 달렸다(형사소송법 제218조). 그리고 제출한 사람이 소유자인지 소지자인지 보관자인지는 세 자격의 언급과 맞닿는 질문이다(형사소송법 제218조). 체포 당시의 처지, 인쇄 문구를 읽었는지, 설명을 들었는지는 임의성을 가리기 위한 사정으로서 의미가 있지만, 그 사정들을 요구하는 자격 요건이나 절차 요건을 조문에 더해 넣을 수는 없다(형사소송법 제218조). 조문은 자격과 임의성을 적고 있을 뿐, 그 밖의 요건을 선언하지 않는다(형사소송법 제218조).
8.2낼 수 있는 사람의 자격
소유자·소지자·보관자의 나열이 하나의 대상에 대해 겹쳐 있는지 별개의 자격인지, 제218조의 문언에서 세 자격이 어떻게 갈라지는지를 살핀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압수의 주어를 다음과 같이 적는다.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 이 문언은 물건을 낼 수 있는 사람을 유류한 물건을 내는 사람과 임의로 제출하는 사람으로 나눈 뒤, 후자의 자격을 소유자·소지자·보관자로 적는다.
그 자격이 서로 어떻게 겹치는지는 문언이 적은 낱말의 뜻에서 헤아릴 수밖에 없다. 소유자는 물건에 대한 소유권을 가진 사람이고, 소지자는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여 가지고 있는 사람이며, 보관자는 타인을 위하여 물건을 맡아 두는 사람이다. 한 사람이 셋에 함께 들 수도 있고, 소유자이면서 소지자이거나, 소지자이면서 보관자일 수도 있다. 세 자격은 서로를 흡수하는 우열 관계가 아니라, 같은 물건을 놓고 각자의 사정으로 낼 수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병렬적인 낱말이다.
문언은 세 자격 가운데 어느 것을 먼저 따지라고 정하지 않았다. 제218조가 소유자 다음에 소지자와 보관자를 이어서 적은 것은 자격의 순서를 세운 것이 아니라, 물건과의 관계가 다른 사람을 함께 끌어들인 것으로 읽는다. 물건을 잃어버린 사람이 유류물을 내는 경우와, 물건을 가진 사람이 임의로 내는 경우가 조문에서 나란히 놓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앞서 본 주어의 자리가 물건을 내는 행위에 붙는다는 점을 이어 보면, 낼 수 있는 사람의 자격은 결국 그 행위의 상대방이 물건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로 좁혀진다.
문언은 세 자격에 더하여 다른 자격을 적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조문에 없는 자격을 만들어 넣어 낼 수 있는 사람의 범위를 넓히거나 줄일 것은 아니다. 한편 자격을 정하는 일과 그 자격을 가진 사람이 낸 물건의 압수가 적법한지는 구별된다. 제218조가 적은 세 자격은 누구의 제출이 영장 없는 압수의 근거가 되는지를 가를 뿐, 제출이 임의로 이루어졌는지, 압수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관하여는 이 조문이 직접 답하지 아니한다.
이 사례에서 기는 긴급체포된 뒤 조사실에서 임의제출 동의서에 서명하였다. 기가 소유자인지 소지자인지 보관자인지, 동의서에 적힌 제출 범위를 설명받았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제218조가 소유자·소지자·보관자를 함께 적었다는 점만으로, 그 자격 가운데 어느 하나에 드는 사람이 낸 물건의 범위가 자동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낼 수 있는 사람의 자격이 확정되는 일과, 그 사람이 어떤 범위까지 낼 수 있는지는 각각의 근거를 따로 살필 문제로 남는다.
8.3권한 없는 자의 제출
낼 수 있는 사람의 자격을 문언에서 가른 뒤에는, 자격 없는 사람의 제출이 그 문언에 어떻게 닿는지 물어야 한다.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0092 판결은 그 자리를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아닌 자’라는 표현으로 가르켜 놓았다. 위 판결은 형사소송법 제218조의 문언을 옮기며 "사법경찰관은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밝힌다. 이 문언은 임의제출의 주체를 세 자격 가운데 어느 하나에 놓는다. 앞서 문언에서 읽어낸 세 자격은 우열이 아니라 나란한 자격이므로, 그중 하나에 드는 사람이 낸 물건만이 문언이 허용하는 제출에 해당한다.
위 판결은 이 문언을 어긴 제출이 무엇을 낳는지를 판시사항으로 정하고 그 답을 적었다. 판결요지가 정하는 범위에서 그 말을 옮기면, 형사소송법 제218조를 위반하여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아닌 자로부터 제출받은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한 경우, 그 ‘압수물’ 및 ‘압수물을 찍은 사진’은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선다. 이 사례에서 기의 휴대전화와 그에 담긴 전자정보가 그러한 물건에 들지 가리려면, 먼저 그 물건을 낸 사람이 위 세 자격 가운데 어느 것에도 들지 않는 사람이었는지 확인되어야 한다. 그 확인의 재료는 이 장면에서 미정으로 남아 있다.
위 판결은 증거 사용의 길을 더 넓히지 않는다. 위 판결요지는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선언한 영장주의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없다고 못 박는다. 즉, 자격 없는 사람의 제출에서 나온 물건은 그 촬영물과 더불어 유죄의 증거 자리에서 물러나며, 뒤에 피고인 쪽이 동의해도 그 자리를 되찾지 못한다.
이 사례에서 조사실의 말과 인쇄된 문구가 놓인 자리가 그러한 판단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는 위 판결이 정한 범위 밖에 있다. 기에게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이 설명되었는지, 제출 범위가 어떻게 설명되었는지, 목록이 교부되었는지에 관한 사실은 미정이며, 위 판결요지가 그 사실을 판정하지 않는다. 또한 압수된 전자정보 가운데 어느 범위가 범죄 혐의와 관련되는지에 관한 판단도 위 판결요지의 밖에 있다. 위 판결은 자격 없는 사람의 제출이 낳는 결과를 증거 사용 불가로 가르칠 뿐, 그 제출의 임의성 여부를 별도로 선다든가 적법성을 확정하는 말을 하지 않았다.
결국 자격 없는 사람의 제출은 제218조가 정한 임의제출의 틀에 들지 못한다. 위 판결이 이 쟁점을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아닌 자’라는 문언과 짝지어 놓았으므로, 그 자격이 없는 자의 제출에서 나온 물건과 그 촬영물은 유죄 인정의 증거 자리에 놓이지 못하며,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동의로 그 자리가 달라지지도 아니한다. 이 낙인은 자격의 유무에서 나온 것이므로, 그 자격이 누구에게 있었는지를 가르는 일이 먼저이다.
8.4문언과 판례의 견줌
권한 없는 자의 제출이 처분의 결과를 낳는지 살피려면, 우선 그 자리를 법률의 문언 위에 놓아 보아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압수의 예외를 정하면서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문언은 압수할 수 있는 물건을 유류물건과 임의제출물건으로 나누고, 후자를 낼 수 있는 사람으로 소유자·소지자·보관자를 분명히 적고 있다. 곧 임의제출의 예외가 성립하는 자리는 제출 권한을 가진 사람의 제출에 한정된다는 뜻이다.
그 문언을 판례가 어떻게 읽었는지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0092 판결의 선고 범위에서 견주어 본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를 규정한 판례는 “사법경찰관은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을 위반하여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아닌 자로부터 제출받은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한 경우 그 ‘압수물’ 및 ‘압수물을 찍은 사진’은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이고,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선언한 영장주의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0092 판결). 이 판시는 제출자가 권한 없는 사람이었을 때 그 제출이 제218조가 정한 임의제출의 자리에 놓이지 못함을 그대로 말한다.
따라서 문언과 판례가 만나는 지점은 낼 수 있는 사람의 범위이다. 제218조의 문언은 소유자·소지자·보관자를 낼 수 있는 사람으로 한정하고, 위 판례는 그 한정을 벗어난 제출을 임의제출의 예외로 보지 않는다. 이 견줌은 그 제출의 법적 취급을 문언이 정한 자리로 되돌려 놓을 뿐이며, 그 제출이 곧바로 어떤 결과에 이른다고 미리 정해 놓지는 않는다.
이 자리를 사실의 자리와 섞지 않아야 한다. 긴급체포된 기가 조사실에서 받은 말과 제출 목록이 놓여 있었던 상태는, 그 제출의 임의성과 적법성을 헤아릴 재료일 뿐이다. 제출 권한의 문제는 그 재료와는 나란히 놓이는 별개의 물음이다. 그러므로 권한 없는 자의 제출이 문언의 어디에 놓이는지 묻는 이 견줌만으로, 그 제출에 대한 결론이 이미 정해졌다고 말할 수 없다.
8.5동의와 제출 권한의 구별
형사소송법 제218조가 영장 없는 압수를 허용하는 자리를 문언으로 옮겨 놓은 뒤에는, 그 문언이 어느 물음을 끝내고 어느 물음을 남기는지를 분명히 가를 필요가 있다. 이 법령 조문은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의 압수를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 조문은 제출의 임의성을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기준도 두지 않고 있다.
이 구별이 왜 중요한지는 긴급체포 뒤 조사실에서 벌어진 장면을 떠올리면 선명해진다. 조사자는 휴대전화를 내면 빨리 끝난다고 말했고, 그 앞에 놓인 임의제출 동의서에 피의자는 서명을 했다. 이 상황에서 압수 자체가 제218조의 문언에 놓일 수 있는지는 먼저 검토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문언은 서명에 이르게 된 경위, 즉 동의가 자유로운 것인지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의 제출을 전제로 한다. 이 전제는 제출한 사람이 그 물건을 내어놓을 권한을 가졌는지와는 별개의 물음이다. 동의가 임의로 이루어졌다는 사정은 제출 자체를 강압이나 위법에 오염되지 않은 것으로 볼 근거를 줄 뿐이다. 그 동의가 낼 수 있는 사람의 것이었다는 점을 대신 입증해 주지는 못한다.
조사실 장면에서 남는 물음은 이 구별의 경계에 놓여 있다. 피의자가 인쇄된 제출 범위 문구를 실제로 읽었는지,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는지, 제출 범위를 설명받았는지는 미정이다. 이 사실들이 확정되어야 동의의 임의성을 논할 재료가 갖추어진다. 그러나 그 재료가 갖추어졌다고 해서 곧 제출 권한의 결론까지 이르는 것은 아니다.
동의의 임의성은 압수된 물건의 압수가 적법한지, 수사기관이 그 물건을 탐색·검사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데 쓰인다. 제출 권한은 물건을 내어놓은 사람이 그 물건에 대한 처분 권한을 가졌는지를 묻는 별도의 문제다. 어느 쪽의 결론을 다른 쪽의 결론으로 끌어오면, 각각의 요건이 따로 놓이는 입법 형식과 판례의 쟁점이 뒤섞인다.
앞에서 견주어 놓은 문언과 판례의 자리는 결국 이렇게 정리된다.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제출의 임의성을 요구하면서도 제출 권한의 유무를 따로 묻지 않는다. 동의가 자유로웠는지에 대한 검토는 압수의 적법성을 위해 별도로 요구되고, 그 임의성을 따진 결과가 곧 낼 수 있는 사람의 문제까지 끝내는 것은 아니다.
8.6넘겨둔 타인의 전자정보
동의의 임의성을 살핀 자리에서 남은 물음은, 낼 수 있는 사람의 범위가 어디까지 이르는지이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물건을 임의로 제출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 압수의 허용을 나누어 두었다. 이 조문은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는 물건을 제출자의 자격으로 한정하고 있으므로, 먼저 그 문언을 그대로 확인해 두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다음과 같이 정한다.
「제218조(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압수)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
이 문언은 제출자를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로 한정한다. 곧, 유류물과 달리 임의제출물에 대해서는 영장 없는 압수를 허용하면서 그 제출 자격을 세 사람으로 적어 둔 것이다. 자격 없는 사람이 넘긴 물건은 이 조문이 허용하는 압수의 범위에 들지 않는다는 문언상의 구별이 여기에서 드러난다.
대법원은 이 구별이 증거능력에 미치는 효과를 밝힌 바 있다.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0092 판결은 제218조를 인용하면서, 자격 없는 자로부터 제출받은 물건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사법경찰관은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을 위반하여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아닌 자로부터 제출받은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한 경우 그 ‘압수물’ 및 ‘압수물을 찍은 사진’은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이고,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선언한 영장주의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0092 판결)
이 판시는 세 가지를 분명히 한다. 첫째, 자격 없는 자로부터 제출받은 물건은 영장 없는 압수의 한도를 넘는다. 둘째, 그 압수물뿐 아니라 압수물을 찍은 사진도 유죄 인정의 증거로 쓸 수 없다. 셋째,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증거 사용 동의가 이 결론을 바꾸지 못한다. 곧 제출 자격은 사후의 동의로 보완되는 요건이 아니다.
위 판시를 앞의 장면에 적용할 자리는 정해져 있다. 조사실에서 휴대전화를 낸 사람은 기 자신이며, 그 휴대전화의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가 누구인지에 관해서는 확인된 사실이 없다. 동의서에 인쇄된 제출 범위가 '휴대전화 1대 및 저장된 전자정보 일체'라고 되어 있다는 점만 관찰되었을 뿐, 그 범위 안에 타인의 전자정보가 담겨 있는지도 미정이다. 따라서 기가 낸 매체 안에 타인의 전자정보가 들어 있는 장면이 성립하는지, 그 경우 제218조의 제출자 자격이 충족되는지의 판단은 앞의 판시가 제시한 틀 안에 놓이되, 아직 판단의 재료가 모두 모이지 않았다. 목록이 기에게 교부되었는지, 제출 범위를 설명받았는지도 이 판단에 닿는 사실로서 미정으로 남는다.
이렇게 하여 낼 수 있는 사람의 범위는 제218조의 문언과 2009도10092의 판시를 통해 그 경계가 드러났고, 남은 물음은 그 경계를 넘은 타인의 전자정보를 어디에 놓을지이다. 제출자가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인지의 확인은 제출 권한의 문제로서 여기에서 그치고, 제출자와 정보 주체가 다른 장면에서의 처리는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자격 없는 제출로 받은 물건의 증거능력이 배제된다는 앞의 판시는 그 문제의 출발점만을 가리킬 뿐, 타인의 전자정보가 담긴 매체의 압수 절차에 관한 결론은 이 자리에서 밝혀져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