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요건을 늘어놓는 기준과 사정을 종합하는 기준이 뒤의 사건에 쓰이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설명하고, 두 갈래를 나누어 적는 까닭을 묻는다. 우연히 발견한 무관 정보의 압수에 관한 자료에서 기준의 형태를 찾아 적는 보기를 들고, 단서어의 원문 대조, 뒤 사건 인용의 범위, 대장에 옮겨 적는 형식을 차례로 살핀다.
9.1규칙과 형량의 나눔
재현 가능한 기록이 남으면 그 기록에 새겨진 기준의 모양을 살펴보아야 한다. 한 기록은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으면 위법이라 요약하였고, 다른 기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이라 요약하였는데, 같은 판결을 두고 얹은 단서어가 다르다. 두 문장의 형태가 다른 것은 요약된 기준이 규칙인지 형량인지에 대한 읽기의 차이를 드러낸다. 그러므로 이 판결의 판시가 무엇을 기준으로 삼는지를 먼저 원문에서 찾아 구별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전자정보의 압수·수색에서 유관정보와 무관정보의 구별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 판결요지는 그 원칙을 두고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에 있어 저장매체 자체를 외부로 반출하거나 하드카피·이미징 등의 형태로 복제본(이하 ‘복제본’이라 한다)을 만들어 외부에서 그 저장매체나 복제본에 대하여 압수·수색이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도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이하 ‘유관정보’라 한다) 이외에 이와 무관한 전자정보(이하 ‘무관정보’라 한다)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한 압수·수색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다"고 선언한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탐색·복제·출력의 행위를 나열하고 그 행위가 위법임을 곧바로 선언하는 문장이므로, 이 구절은 요건을 늘어놓는 규칙의 겉모습을 갖는다. 그러나 같은 문장에는 "원칙적으로"라는 한정이 들어 있고, 바로 뒤에 "그러나"로 이어지는 단서가 붙어 있다.
그 단서는 우연히 발견한 무관정보의 처리를 다룬다. 같은 판결의 판결요지는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종료되기 전에 유관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무관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라면, 수사기관으로서는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정보에 대하여도 적법하게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탐색의 중단과 별도 영장의 발부라는 조건이 붙어 있으므로, 이 구절 역시 조건을 붙이는 규칙처럼 읽힌다. 다만 같은 판결의 판시사항이 "[1]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종료되기 전에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유관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이와 무관한 전자정보(무관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 수사기관이 그러한 정보에 대하여도 압수·수색을 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로 적혀 있다는 점에서, 결론은 무조건적인 허용이 아니라 한정된 허용임을 밝힌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형량의 겉모습을 띤 기준도 같은 판결 안에 놓여 있다.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판단할 부분에서 같은 판결의 판결요지는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피는 것은 물론,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기술한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여기에는 "모든 사정들",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전체적·종합적으로"라는 표현이 놓여 있고, 사정의 나열은 판단의 방향을 가리키는 지표로 쓰인다.
이 판결의 기준이 규칙과 형량 가운데 어느 한쪽에만 속하는지, 이 사례에서 미정으로 남아 있다. 다만 문장마다 담긴 단서어의 위치는 판결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판결요지에 "원칙적으로"가 붙은 문장과 "한정 적극"이 붙은 판시사항이 함께 놓여 있다. 한편 한 기록에 얹힌 단서어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은, 다른 기록의 요약이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는 2차적 증거의 부분에서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의 판결요지가 밝힌 원칙의 문구와는 다른 표현이다. 그 구절의 원문은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이며, 거기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말은 들어 있지 않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어느 쪽 기록이 나중에 어떤 범위로 인용되었는지 역시 아직 미정이다.
9.2요건을 늘어놓는 기준
규칙과 형량을 나누어 읽은 뒤에는 그 기준이 뒤의 사건에서 어떻게 옮겨 쓰이는지 살필 차례이다. 두 연구원이 남긴 기록의 차이는 요약의 형식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한쪽 기록은 참여권을 언급하며 위법을 적었고, 다른 쪽 기록은 단서어를 달아 위법을 적었다. 어느 쪽의 표현이 판결문에 실제로 있는지가 문제이며, 이는 그 판결이 요건을 늘어놓는 규칙으로 선언되었는지 사정을 종합하는 형량으로 주어졌는지와 맞물려 있다. 판정 대장에 옮길 것은 요약자의 표현이 아니라, 판결이 세운 기준의 문장이다.
먼저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에서 요건을 차례로 놓아 채택 여부를 가르는 문장을 확인한다. 우연히 발견한 무관정보를 다루는 기준에서 이 판결은 수사기관이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정보에 대하여도 적법하게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이 문장은 추가 탐색 중단과 별도 영장 발부를 나란히 놓고, 뒤의 요건에 '에 한하여'를 덧붙여 범위를 좁힌다. 요건을 늘어놓는 기준이란 이와 같이 충족 항목을 겹쳐 쌓고 항목을 모두 갖춘 경우에만 허용을 여는 형태이다.
같은 판결의 다른 대목도 같은 형식을 취한다. 복제본을 새로운 혐의의 수사에 쓸 수 있는지에 관하여, 이 판결은 "복제본은 더 이상 수사기관의 탐색, 복제 또는 출력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수사기관은 새로운 범죄혐의의 수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도 기존 압수·수색 과정에서 출력하거나 복제한 유관정보의 결과물을 열람할 수 있을 뿐이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이 문장은 허용되는 대상을 유관정보의 결과물로 한정하고 나머지를 열거하는 방식으로 경계를 긋는다. 사후에 영장을 받은 경우에도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복제본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압수·수색절차가 종료됨에 따라 당연히 삭제·폐기되었어야 할 전자정보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하여, 치유 요건의 부존재를 예외 없이 선언한다. 이에 비추어 보면 두 요약 가운데 단서어를 덧붙여 적은 쪽은 이 판결이 무관정보와 복제본에 대하여 예외 없이 내린 위법 선언의 문장과 어긋난다.
이 판결이 함께 세운 2차적 증거의 기준은 다르다. 절차 위반 수집 증거에 관하여, 이 판결은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채택을 가르는 것은 충족 항목이 아니라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는 판단이며, 나아가 이 판결은 법원이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하였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같은 판결 안에서도 기준의 형태가 갈리는 까닭이다.
뒤 사건의 검토에서 두 기록이 각각 다른 결론의 근거로 인용된 것은 관찰된 사실이다. 어느 기록의 표현이 원문에 있는지, 인용된 범위가 판결문의 어느 문장인지, 이 판결의 기준이 규칙인지 형량인지는 미정이다. 확정할 것은 앞서 인용한 문장의 형태뿐이다. 요건을 겹쳐 놓고 '에 한하여'로 좁힌 문장은 규칙에 가깝고,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살피라는 문장은 형량에 가깝다. 요약을 옮길 때에는 판결에 없는 요건을 새로 만들어 늘어놓아서는 안 된다.
9.3사정을 종합하는 기준
요건을 늘어놓는 기준과 나란히 놓이면, 같은 판결이 사정을 묶어 판단하는 쪽의 문장도 함께 적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판단할 때 무엇을 살펴야 하는지를 직접 말하고 있다. 그 판시는 법원이 참고해야 할 항목을 나열하기에 앞서 판단의 성격을 밝힌다. "법원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피는 것은 물론,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이 사례에서 두 연구원이 적은 기록은 같은 판결을 옮기면서도 문장의 앞뒤를 달리 취하였다.
위 인용에 담긴 판단의 방식은 항목을 하나씩 충족하는 식이 아니다. 판시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와 "전체적·종합적으로"라고 밝히며, 사정들을 나열한 뒤에 그 사정들을 한 자리에서 함께 살피는 방식임을 드러낸다. 사정들은 절차 조항의 취지, 위반의 내용 및 정도,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보호 대상인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이다. 나아가 1차적 증거 수집 이후에 추가로 생긴 사정까지 함께 본다. 그 추가 사정의 중심에는 인과관계의 희석 또는 단절 여부가 놓인다.
같은 판결은 이 판단의 출발점도 밝힌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에 따르면,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그 판결은 나아가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임을 전한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그런데 이 원칙에 예외가 놓여 있다. 위 판결은 그 예외를 "다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고 밝힌다. 예외의 문장은 두 가지 평가가 함께 놓인 조건의 형태를 띤다. 앞 문장이 절차 위반의 성격을 가리고, 뒤 문장이 배제의 결과를 평가한다.
두 기록 가운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표현이 판결문 어디에 놓이는지는 이 사례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판시가 나열한 사정은 예외의 성립을 판단할 때 살펴야 할 요소일 뿐, 예외를 규칙처럼 못 박는 단서어를 만들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판결이 세운 기준을 요건을 늘어놓는 규칙으로 읽을지, 사정을 형량하는 기준으로 읽을지와 별개로, 어느 요약의 단서어가 원문에 실제로 있는 말인지는 판결문의 문장을 대조해야 한다. 두 기록이 석 달 뒤 다른 사건의 검토에서 다른 결론의 근거로 인용된 사실은 그 대조의 범위를 좁히는 역할을 할 뿐이다.
9.4단서어의 원문 대조
사정을 종합하는 기준이 형량으로 놓인다는 점을 확인한 뒤, 남는 것은 두 요약에 실린 단서어 가운데 어느 것이 판결의 말인지이다. 두 연구원은 같은 판결을 두고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으면 위법이라는 뜻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이라는 뜻으로 각각 적었다. 두 문구의 차이는 요건의 유무에 그치지 않고, 기준의 성격을 규칙으로 읽을지 형량으로 읽을지까지 갈라놓는다. 그러므로 대조는 요약 사이의 우열을 가리는 일이 아니라, 어느 문구가 판결문에 실재하는지를 표시하는 절차로 수행한다.
대조에 앞서 판결이 무관정보의 보관에 대하여 내세우는 문장을 그대로 옮긴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의 판결요지는, "수사기관이 유관정보를 선별하여 압수한 후에도 무관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면 무관정보 부분에 대하여는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여 취득한 것이어서 위법하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선언한다. 이 문장에서 조건을 달아 놓은 것은 보관의 유무와 영장·동의의 유무이며, 그 밖의 사정은 문장 안에 놓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두 요약의 단서어를 이 문장에 대조하면 다음과 같이 표시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표현은 위 판결요지 어디에도 실려 있지 않다. 반면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으면이라는 표현 역시 위 판결요지에 실려 있지 않다. 판결이 거론한 절차적 요소는 영장의 발부와 피고인·변호인의 동의이고, 참여권은 이 문장의 어휘로 등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두 문구 가운데 어느 쪽도 원문의 말로 옮겨 적을 수 없으며, 두 기록에 실린 표현은 판결의 말에 대한 각색으로 표시하는 것이 맞다.
대조의 결과가 두 요약 중 어느 쪽이 옳은지를 정하는 것은 아니다. 관찰된 사실은 두 기록이 서로 다른 문구로 적혔고, 그 문구들이 석 달 뒤 다른 사건의 검토에서 서로 다른 결론의 근거로 인용되었다는 것에 그친다. 요약의 정확성은 확정 손해나 고의와 같은 법적 평가를 요하는 문제이고, 이 대조가 다루는 것은 문구의 출처만이다. 어느 요약에 실린 단서어가 판결의 문장인지도 미정이며, 두 요약 가운데 하나를 택하여 원문으로 삼는 일은 대조의 몫이 아니다.
판결이 실은 문장과 요약이 실은 문구의 거리를 표시하는 것으로 대조를 끝낸다. 표시는 원문에 실린 말과 원문에 실리지 않은 말의 구분만을 남기며, 요약의 대체 여부와 인용된 결론의 타당성은 판단하지 않는다. 이러한 표시는 다음에 살펴볼 인용 범위를 적는 작업에서 인용의 출처를 가려내는 바탕이 된다.
9.5뒤 사건 인용의 범위
단서어를 원문에 걸어 표시한 뒤에는 그 판결의 문장이 뒤 사건에서 어디까지 인용되었는지 적어 두어야 한다. 석 달 뒤 다른 사건의 검토에서 두 기록이 서로 다른 결론의 근거로 쓰였다면, 대장에는 각 인용이 판결문의 어느 문장에 닿는지를 밝혀 둔다.
이를 적을 때는 인용 범위를 판결문의 문장 단위로 표시한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에서 무관정보 보관의 위법성과 치유 부인을 말한 문장은, 그 판결의 2차적 증거 부분과는 구분된다. 같은 판결의 형량 기준을 말한 문장은 앞의 문장과 겹치지 않으므로, 인용 범위를 적을 때 두 범위를 함께 묶지 않는다.
이 판결이 세운 기준이 요건을 늘어놓는 규칙인지 사정을 종합하는 형량인지는 미정이다. 다만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판단할 때 고려할 사항으로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힌다. 뒤 사건에서 요약에 덧붙여진 단서어를 붙여 인용했다면, 그 인용이 이 형량 기준의 문장에 걸쳐 있는지 확인할 일이다.
한편 같은 판결은 무관정보 부분의 위법성을 선언하는 문장에서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는 단서를 함께 담고 있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따라서 한쪽 기록에 실린 표현과 이 문장의 관계는, 뒤 사건 인용의 범위를 표시할 때 따로 밝혀 두어야 한다.
대장에는 어느 요약이 옳은지에 대한 결론을 쓰지 않는다. 뒤 사건의 사실관계와 결론 역시 확정 손해나 고의 같은 법적 평가와 마찬가지로 이 항목에 옮겨 넣지 않는다. 적어 두는 것은 인용된 문장의 위치와 단서어의 실재 여부이며, 두 기록 가운데 무엇이 옳은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9.6대장에 옮겨 적는 형식
인용 범위를 판결문의 어느 문장에 걸치는지로 적는 방법을 익혔으니, 이제 기준의 형태와 인용 범위를 대장 한 항목에 옮겨 적는 형식을 정리한다. 이 형식은 앞에서 나눈 구분을 한 줄에 모으는 자리이며, 판단 요소의 목록을 새로 만드는 자리가 아니다.
대장 항목의 첫째 칸에는 판례의 출처를 그대로 옮겨 적는다. 자료의 표기에 따르면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이다. 이 칸에 사실관계나 결론을 덧붙이지 않는 것은, 출처 칸이 곧 뒤에 옮길 문장의 범위를 가리키는 표시이기 때문이다.
둘째 칸에는 기준의 형태를 적는다. 이 판결의 판시사항은 무관정보를 탐색·복제·출력하는 행위의 위법 여부, 보관의 위법 여부, 치유 여부, 복제본 탐색의 허용 여부를 나누어 묻는다. 요약에서는 그 첫 물음에 대한 답이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에 있어 저장매체 자체를 외부로 반출하거나 하드카피·이미징 등의 형태로 복제본(이하 ‘복제본’이라 한다)을 만들어 외부에서 그 저장매체나 복제본에 대하여 압수·수색이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도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이하 ‘유관정보’라 한다) 이외에 이와 무관한 전자정보(이하 ‘무관정보’라 한다)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한 압수·수색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다."는 문장으로 제시된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이 문장은 행위의 모습을 열거하면서 곧바로 위법이라는 평가에 이르므로, 대장의 형태 칸에는 규칙에 가까운 문장이라고 표시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셋째 칸에는 단서어가 원문에 있는지 여부를 적는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의 요약은 같은 단락에서 "그러나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종료되기 전에 유관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무관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라면, 수사기관으로서는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정보에 대하여도 적법하게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이 그러나 이하의 문장이 원문에 놓인 자리까지 함께 옮겨 적어야, 뒤에 예외적 사정을 뜻하는 꾸밈말을 붙이는 요약과 구별된다.
넷째 칸에는 인용 범위를 판결문의 문장 단위로 적는다. 2차적 증거에 관한 대목은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는 문장에서 시작하여, 예외의 요건을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는 문장에서 마무리한 뒤, 판단 사정의 나열이 이어지는 범위를 따로 표시한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이처럼 시작과 끝의 문장을 함께 적어 두면, 뒤 사건에서 어느 범위를 인용했는지 대조할 때 문장을 되짚어 확인할 수 있다.
한 항목은 여기까지다. 이 형식에 맞춘 기록은 기준의 형태와 인용 범위를 한눈에 보여 주지만, 이 판결이 실제로 살핀 사정을 낱개 항목으로 나누는 일은 대장의 바깥에서 따로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