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이 장은 최적화 대상과 보고용 평가를 분리하고 인용·계산·논리 오류를 따로 검증한 뒤, 어디서 사람이 판단하고 책임져야 하는지를 묻는다. 최적화와 보고 평가의 분리, 오류 유형별 검증의 나눔, 인용 실패의 확인 순서를 차례로 살핀 뒤, 사람이 판단하는 지점, 학문 표현과 연구윤리의 경계, 책임이 남는 문서의 범위에서 마무리한다. 반대 검토의 설계와 평가 지표의 해석은 다음 장들에서 맡는다.
6.1최적화와 보고 평가의 분리
개선 이력을 남기는 절차를 마친 뒤에는, 어떤 평가를 무엇을 위해 하는지 먼저 나누어 봐야 한다. 오류 판단의 근거는 그 구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적화를 위한 평가는 결과를 고쳐 나가는 과정에서 쓰인다. 반면 보고·서면 제출을 위한 평가는 남에게 제출할 문건이 갖추어야 할 요건을 다룬다. 두 평가는 목적이 다르다. 이 사례에서 상대측이 지적한 것은 후자의 요건이다. 손해 계산서의 수치와 서면에 인용된 근거가 원문에서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이 그것이다.
서면의 요건은 민사소송법 제208조에서 정한다. 판결서의 기재사항으로는 민사소송법 제208조 제1항은 "판결서에는 다음 각호의 사항을 적고, 판결한 법관이 서명날인하여야 한다"고 정하면서, 그 제4호로 "이유"를 든다. 제출 서면의 작성에 그대로 적용되는 조문은 아니지만, 판단의 근거를 문서에 적어야 한다는 요구는 이와 같다.
판결서의 이유에는 민사소송법 제208조 제2항은 "제2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제1심 판결로서 다음 각호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청구를 특정함에 필요한 사항과 제216조제2항의 판단에 관한 사항만을 간략하게 표시할 수 있다"고 정한다. 판단을 표시할 정도로 근거를 밝혀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 사례에서 확인되지 않는 근거가 있다면, 그 판단을 뒷받침하는 이유가 채워지지 않은 셈이다.
따라서 어느 결론이 영향을 받는지를 따지는 일은 최적화 평가가 아니라 보고 평가의 영역이다. 정정과 철회 가운데 무엇을 택할지, 어떤 문서를 먼저 바로잡을지, 공개 문안을 함께 고칠지도 같은 기준에서 판단한다. 다만 그 판단의 결과는 아직 미정으로 남아 있다. 작성 당시의 AI 초안, 출처·인용 검증 대장, 계산 재실행 자료, 내부 검토 메모가 남아 있다는 사실은, 자료가 남아 있다는 뜻일 뿐 오류가 없다는 근거나 법적 평가가 되지 않는다.
6.2오류 유형별 검증의 나눔
보고와 서면 제출의 평가에서 무엇을 문제로 삼을지가 정해지면, 남은 것은 오류를 무엇으로 나누어 확인하는지이다. 상대측이 지적한 것은 손해 계산서의 일부 수치와 서면에 인용된 근거이고, 이 지적은 계산과 인용이라는 서로 다른 자리에 관한 것이다. 이 둘은 무엇을 근거로 삼는지가 다르므로, 확인에 쓰는 자료도 달라진다.
수치의 오류는 계산을 다시 수행하는 것으로 확인한다. 우리 측에 남은 계산 재실행 자료는 작성 당시의 수치와 그 수치를 만든 계산 과정을 대조하는 데 쓰인다. 재실행 자료가 있다는 사실은 계산에 오류가 없다는 뜻이 아니며, 그 자료는 대조를 위한 근거로만 남는다. 어느 수치가 영향을 받는지는 대조를 해 보기 전까지 미정이다.
인용의 오류는 서면에 적힌 문장이 원문에서 그대로 확인되는지를 묻는 일이다. 민사소송법 제208조는 판결서의 기재에 관하여 "②판결서의 이유에는 주문이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당사자의 주장, 그 밖의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판단을 표시한다"고 규정한다. 이유에 판단을 표시하라는 요구는 판단이 전제로 삼은 근거가 무엇인지 함께 읽을 수 있어야 함을 뜻하고, 서면의 인용에서 그 근거가 원문에서 확인되지 않으면 확인 가능한 문장으로 고치는 일이 남는다.
논리의 오류는 앞뒤 판단이 서로 어긋나는지를 묻는 일이다. 형사소송법 제323조는 유죄판결의 이유에 관하여 "②법률상 범죄의 성립을 조각하는 이유 또는 형의 가중, 감면의 이유되는 사실의 진술이 있은 때에는 이에 대한 판단을 명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제시된 사실에 대한 판단을 함께 적으라는 요구는 판단의 앞뒤가 한눈에 읽히기를 바라는 것이며, 이 사례에서 어느 판단이 어긋났는지는 내부 검토 메모와 함께 들여다볼 자리이다.
작성 당시의 AI 초안과 출처·인용 검증 대장은 무엇이 먼저 문제인지를 가리는 데 쓰이는 자료이고, 자료가 남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법적 평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어떤 결론이 영향을 받는지, 정정과 철회 가운데 무엇인지, 어떤 문서를 먼저 바로잡을지, 공개 문안을 함께 고칠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6.3인용 실패의 확인 순서
자료가 남았다는 사실이 오류의 부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확인한 뒤에는, 인용된 근거가 원문에서 확인되지 않을 때 무엇부터 보아야 하는지의 순서가 남는다. 순서를 정하는 일은 어떤 문제가 먼저 자리를 잡는지, 그리고 무엇이 그 문제에 뒤따르는지를 구분하는 일이 된다.
우선 확인할 것은 그 인용이 서면의 어떤 자리에서 무슨 말을 받치고 있는지이다. 민사소송법 제208조는 판결서의 이유에 무엇을 표시할지 정하며, 그 문언은 "판결서에는 다음 각호의 사항을 적고, 판결한 법관이 서명날인하여야 한다"라 시작하고, "판결서의 이유에는 주문이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당사자의 주장, 그 밖의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판단을 표시한다"라고 요구한다. 판단이 이유에 표시되도록 요구되는 것은, 서면의 말이 무엇에 대한 판단인지를 드러낸 자리에서 읽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 사례에서 인용이 빠진 자리는 그러한 판단의 근거가 놓이는 자리인지를 먼저 가리는 자리가 된다.
원문에서 확인되지 않는 인용에 대하여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를 먼저 적는다. 확인을 시도한 대상과 시도의 결과가 남아 있다면 그대로 두되, 남아 있는 것이 인용의 정당성을 뒤바꾸지는 않는다는 점은 앞서 본 바 있다. 이와 함께 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17도18697 판결은 "학문적 표현을 그 자체로 이해하지 않고, 표현에 숨겨진 배경이나 배후를 섣불리 단정하는 방법으로 암시에 의한 사실 적시를 인정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표현을 놓고 숨은 배경을 섣불리 단정하는 것을 경계한 이 말은, 확인되지 않은 인용에 대하여 무엇을 더 얹어 읽을지 신중할 것을 요구한다.
다음으로 보아야 할 것은 그러한 인용이 어느 결론을 받치고 있는지이다. 같은 판결은 형사재판에서의 증명책임을 말하며, "해당 표현이 학문의 자유로서 보호되는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17도18697 판결)고 선을 긋는다. 무엇이 입증되어야 하는지를 분명히 하는 이 구분은, 이 사례에서 확인되지 않은 인용이 어느 결론에 영향을 두는지를 가를 때 출발점이 된다. 어느 결론이 영향을 받는지는 지금 여기서 정해진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자리이다.
그 뒤에 놓이는 것은 무엇을 바로잡을지의 문제이다. 정정과 철회 가운데 무엇인지, 어떤 문서를 먼저 바로잡을지, 공개 문안을 함께 고칠지는 미정이다. 민사소송법 제208조는 이유의 표시를 요구하면서도 "제2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제1심 판결로서 다음 각호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청구를 특정함에 필요한 사항과 제216조제2항의 판단에 관한 사항만을 간략하게 표시할 수 있다"고 예외를 둔다. 표시의 정도가 정해진 자리를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이 예외는, 무엇을 어떻게 바로잡을지가 미리 정해져 있지 않은 채 사정에 따라 갈리는 일임을 보여 준다.
인용이 원문에서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은 그 인용을 받치는 자리를 비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무엇을 그 자리에 놓을지, 그리고 어느 결론이 그 비움의 영향을 받는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자료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법적 평가로 바꾸지 않는 가운데, 순서대로 확인한 자리를 옮겨 적는 일만이 남는다.
6.4사람이 판단하는 지점
인용 실패의 확인은 원문 대조에서 끝나지 않고, 그 결과를 누구의 판단으로 남길지의 문제로 이어진다. 사람의 판단이 어디에 기록되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 판결서의 이유에 무엇이 담겨야 하는지 먼저 살핀다. 민사소송법 제208조는 판결서의 기재사항과 이유의 범위를 다음과 같이 정한다. "제208조(판결서의 기재사항 등) ①판결서에는 다음 각호의 사항을 적고, 판결한 법관이 서명날인하여야 한다. 1. 당사자와 법정대리인 2. 주문 3. 청구의 취지 및 상소의 취지 4. 이유 5. 변론을 종결한 날짜. 다만, 변론 없이 판결하는 경우에는 판결을 선고하는 날짜 6. 법원 ②판결서의 이유에는 주문이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당사자의 주장, 그 밖의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판단을 표시한다." (민사소송법 제208조) 이유는 주문을 떠받칠 정도로 주장과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판단을 표시하는 자리이며, 판단의 표시는 법관이 서명날인한 판결서 안에 놓인다.
이 사례의 손해 계산서를 대할 때에도 같은 물음이 성립한다. 어느 수치가 원문에서 확인되지 않는지, 확인되지 않는 근거가 어떤 결론에 영향을 주는지에 관한 판단은 사람이 맡는다. 출처·인용 검증 대장은 확인의 경과를 남기지만, 계산 재실행 자료는 산식과 결과를 남긴다. 내부 검토 메모는 검토자의 견해를 남기나, 그 자체로 결론을 정당화하지 않는다. 이 자료들은 판단의 밑자료일 뿐, 판단을 대신하지 않는다.
판결서에서도 판단의 주체가 분명하다. 같은 조 제2항의 예외로 간략 표시가 허용되는 경우와, 법관이 서명날인할 수 없을 때의 처리는 다음과 같다. 민사소송법 제208조는 "③제2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제1심 판결로서 다음 각호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청구를 특정함에 필요한 사항과 제216조제2항의 판단에 관한 사항만을 간략하게 표시할 수 있다. 1. 제257조의 규정에 의한 무변론 판결 2. 제150조제3항이 적용되는 경우의 판결 3. 피고가 제194조 내지 제196조의 규정에 의한 공시송달로 기일통지를 받고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한 경우의 판결 ④법관이 판결서에 서명날인함에 지장이 있는 때에는 다른 법관이 판결에 그 사유를 적고 서명날인하여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208조) 표시가 간략해지는 경우에도 판단은 남고, 서명날인이 어려울 때에는 사유를 적은 다른 법관이 그 책임을 잇는다. 이 사례에서 정정과 철회의 선택이 미정으로 남아 있는 것도, 판단을 대신할 기록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판단의 기준과 근거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 제323조는 유죄판결의 이유에 무엇을 명시할지를 더 구체적으로 적는다. "제323조(유죄판결에 명시될 이유) ①형의 선고를 하는 때에는 판결이유에 범죄될 사실, 증거의 요지와 법령의 적용을 명시하여야 한다. ②법률상 범죄의 성립을 조각하는 이유 또는 형의 가중, 감면의 이유되는 사실의 진술이 있은 때에는 이에 대한 판단을 명시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23조) 증거의 요지는 요약하더라도 판단은 명시되어야 하고, 범죄 성립을 조각하거나 형에 영향을 주는 사정이 제기되면 그에 대한 판단도 이유 안에 남는다. 이 사례에서 상대측이 지적한 근거의 부재와 그 영향 범위를 정정과 철회 가운데 무엇으로 다룰지에 대한 결론도, 기록이 아니라 판단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사람이 판단하는 지점은 자료가 모이는 자리가 아니라 판단이 명시되는 자리다. 검증 대장과 재실행 자료는 그 판단이 어떤 확인 위에 섰는지를 보여 줄 뿐이다. 어떤 문서를 먼저 바로잡을지, 공개 문안을 함께 고칠지에 관한 결론은 미정으로 남아 있고, 그 결론이 서면에 담길 때 비로소 사람이 책임지는 지점이 드러난다.
6.5학문 표현과 연구윤리의 경계
자료가 남아 있다는 사실 자체로 법적 평가가 끝나지 않는다면, 남은 것은 그런 표현이 정당한 연구행위로 보아지는 경계를 어디에 두는가의 문제이다. 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17도18697 판결은 그 경계를 학문적 표현행위가 정당한 것으로 보아지는 조건의 형식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 판결의 판시사항 [1]은 학문적 표현행위가 학문적 연구를 위한 정당한 행위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를 다루면서, "학문적 표현행위가 기본적 연구윤리를 위반하거나 해당 학문 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나 학문적 과정이라고 보기 어려운 행위의 결과라거나, 논지나 맥락과 무관한 표현으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이를 학문적 연구를 위한 정당한 행위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로 판시하였다. 이 판시는 예외 사정이 없는 한 정당행위로 본다는 원칙을 세우되, 그 예외의 목록을 새로 늘리지 않은 채로 남겨 둔다. 이 사례에서 손해 계산서의 수치와 서면의 근거가 원문에서 확인되지 않는다는 지적은, 원칙과 예외 가운데 어느 쪽에 놓일 것인지를 정하는 재료일 뿐이다.
그와 같은 경계가 연구윤리와 타인의 권리에서 나온다는 점은 같은 판결이 연구의 전 과정에 요구하는 존중의 대상에서 드러난다. 같은 판시사항 [1]은 학문 연구가 보호받기 위한 바탕을 두는 지점을 밝히면서, "학문 연구자들이 연구 주제의 선택, 연구의 실행뿐만 아니라 연구 결과 발표에 이르기까지 존중하여야 하는 타인의 권리"를 다루고 있다. 이는 연구의 마지막 단계인 발표까지도 권리 존중의 범위에 든다는 뜻이다. 이 사례에서 확인되지 않은 인용과 수치가 그대로 공개 문안에 남아 있다면, 발표 단계의 문제가 함께 남는다.
그렇다고 하여 발표된 학문적 표현을 곧바로 사실의 적시로 다루는 것은 아니다. 판시사항 [2]는 암시에 의한 사실 적시의 인정 범위를 물으면서, "학문적 표현을 그 자체로 이해하지 않고, 표현에 숨겨진 배경이나 배후를 섣불리 단정하는 방법으로 암시에 의한 사실 적시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로 판시하였다. 확인되지 않는 근거가 무엇을 감추려 한 것인지를 짐작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같은 판시사항 [2]는 그 앞에서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사실에 관한 발언이 보도, 소문이나 제3자의 말을 인용하는 방법으로 단정적인 표현이 아닌 전문 또는 추측의 형태로 표현되었으나 표현 전체의 취지로 보아 사실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경우, 명예훼손죄에서의 ‘사실의 적시’로 인정되는지 여부(적극)"로 함께 두고 있다. 학문적 표현의 평가는 이 두 가운데 어느 쪽인지를 가리는 일에서 시작한다.
남는 것은 그 판단을 누가 밝혀야 하는가이다. 판시사항 [3]은 형사재판에서의 증명책임 소재를 다루면서,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에 대한 증명책임 소재(=검사)"와 "학문적 표현이 학문의 자유로서 보호되는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 소재(=검사)"를 함께 판시하였다. 정당한 연구행위가 아니라는 점도 검사가 밝혀야 할 쪽에 놓인다. 이 사례에서 우리 측에 남은 작성 당시의 자료가 무엇을 보여 주는지에 앞서, 어떤 결론이 영향을 받는지와 정정과 철회 가운데 무엇인지는 여전히 미정이다.
따라서 이 판결이 주는 기준은 두 갈래이다. 학문적 표현행위는 기본적 연구윤리를 지키고 해당 학문 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 안에 있는 한 정당한 연구행위로 보아지며, 그 밖의 사정이 있다는 쪽은 원칙의 예외를 이루는 것으로서 밝혀져야 한다. 확인되지 않는 인용과 수치의 지적은 그러한 경계를 묻는 재료이며, 그 자체로 결론은 아니다. 미정으로 남은 사안은 미정으로 남는다.
6.6책임이 남는 문서의 범위
정당한 연구행위로 보아지는 경계를 가린 뒤에도, 우리 측이 남겨 둔 문서에는 책임이 걸려 있다. 오류가 확인된 뒤에 무엇을 먼저 고쳐야 하는지는, 기재와 이유를 무엇으로 요구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손해 계산서의 수치와 서면에 인용된 근거 가운데 확인되지 않는 부분이 어느 문서에 스며 있는지가 이제 문제다.
문서가 어떤 결론을 담았다면 그 문서에는 이유가 함께 남아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208조는 "판결서의 이유에는 주문이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당사자의 주장, 그 밖의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판단을 표시한다"고 규정한다. 이 사례에서 판단을 표시할 자리는 작성 당시의 AI 초안과 출처·인용 검증 대장에 이미 열려 있다. 다만 이 규정이 우리 측 문서에 바로 적용된다는 뜻은 아니며, 기재와 이유가 왜 같이 묶이는지를 읽는 기준일 뿐이다.
책임이 남는 범위를 좁히는 예외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같은 조 제3항은 "제2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제1심 판결로서 다음 각호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청구를 특정함에 필요한 사항과 제216조제2항의 판단에 관한 사항만을 간략하게 표시할 수 있다"고 둔다(민사소송법 제208조). 예외가 허하는 것은 요약이지 삭제가 아니다. 사례에서 확인되지 않은 근거를 지운 뒤에도 계산이 어떤 판단에 이르렀는지는 남겨 두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23조는 판단의 범위를 한층 구체화한다. 그 제1항은 "형의 선고를 하는 때에는 판결이유에 범죄될 사실, 증거의 요지와 법령의 적용을 명시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제2항은 "법률상 범죄의 성립을 조각하는 이유 또는 형의 가중, 감면의 이유되는 사실의 진술이 있은 때에는 이에 대한 판단을 명시하여야 한다"고 덧붙인다(형사소송법 제323조). 증거의 요지와 법령의 적용이 따로 적히는 까닭이 여기 있다. 사례에서 인용된 근거가 원문에서 확인되지 않는다면, 근거의 요지와 그 근거에 기대어 도달한 계산 결과가 함께 남아야 한다.
수정의 자리를 가를 때도 같은 기준이 쓰인다. 수치를 바로잡는 일은 원래의 계산 근거를 살펴 판단을 고치는 일이므로, 계산 재실행 자료와 내부 검토 메모가 먼저 읽혀야 한다. 반면 근거 자체를 거두는 일은 증거의 요지를 문서에서 빼는 일이므로, 철회가 따르고 그 사실을 문서에 적는 데까지 이른다. 어느 결론이 영향을 받는지와 정정과 철회 가운데 무엇을 택할지는 미정이다.
문서에 자료가 남아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끝났다는 뜻은 아니다. 앞 인용한 규정들은 판단을 적는 양식을 요구할 뿐이고, 그 요구가 우리 측 문서에 어느 정도로 미치는지는 별도로 판단할 일이다. 지금 할 일은 확인되지 않은 수치와 근거가 실린 문서의 범위를 적어 두고, 각 문서의 기재와 이유를 그대로 남긴 채 무엇을 손댈지 검토하는 것이다. 공개 문안을 함께 고칠지도 이 검토가 끝난 뒤에야 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