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이 장은 알려진 오류를 포함한 사전 검증을 설계할 때 일치도와 정확도가 각각 무엇을 뜻하는지를 묻는다. 사전 검증과 알려진 오류의 배치, 일치도의 의미와 산정 구조, 정확도의 의미와 판정 기준을 살핀 뒤, 두 지표의 구별과 보완 관계, 자유심증주의와 지표의 증명력, 사전 검증 결론의 범위와 한계로 이어진다. 거짓 통과와 과도한 실패 판정의 처리 및 합성 검증의 한계는 다음 장에서 다룬다.
8.1사전 검증과 알려진 오류의 배치
역할 분리와 자료 범위가 남긴 경계에 이어, 이제 검증 절차가 무엇을 검사 대상으로 삼는지가 문제이다. 상대측은 손해 계산서의 수치와 서면 인용이 원문에서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지적에 답하려면, 먼저 우리 측이 미리 마련한 검증 장치가 어떤 오류를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는지가 밝혀져야 한다.
확인된 오류와 확인되지 않은 주장은 구분하여 다루어야 한다. 상대측의 지적 가운데 원문 대조로 확인된 것만이 검증 절차의 처리 대상이 된다. 그 밖의 항목은 아직 검증 전에 놓인 것이며, 여기에 더 넣어 처리 대상을 불리는 것은 판단을 앞서게 만든다.
검증 절차의 검사 대상은 문서 자체의 정합이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의 자유심증주의 규정은 판단의 방식을 다루며, 확인되지 않은 수치나 인용의 대조에 대한 기준을 직접 제공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 규정은 사실주장의 진실 판단을 법원에 맡긴다는 점에서만 인용될 뿐이고, 사전 검증의 검사 대상을 확정하는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작성 당시 남은 자료도 같은 구분을 따라 읽는다. AI 초안, 출처·인용 검증 대장, 계산 재실행 자료, 내부 검토 메모는 각각 다른 시점의 산출물이다. 이 자료들이 남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오류의 유무나 법적 평가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며, 어느 문서가 어떤 오류를 검사한 산물인지는 대조로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사전 검증은 알려진 오류를 전제로 범위를 정하고, 확인된 항목과 미확인 항목을 나란히 둔다. 어떤 결론이 영향을 받는지, 정정과 철회 가운데 무엇인지, 어떤 문서를 먼저 바로잡을지, 공개 문안을 함께 고칠지는 이 구분이 정리된 뒤에 판단할 일이다.
8.2일치도의 의미와 산정 구조
알려진 오류를 검사 대상으로 삼는 구조를 정하고 나면, 그 검증 결과가 얼마만큼 맞추어졌는지를 어떤 말로 나타낼지가 다음 질문이 된다. 이 지표는 확인된 오류 가운데 얼마가 검증에서 맞추어졌는지를 세는 데서 나온다. 지표의 이름은 일치도이다. 일치도는 맞추어진 것으로 나타난 범위만을 가리키며, 검증에 넣지 않은 오류나 아직 확인되지 않은 오류는 그 수치에 잡히지 않는다.
일치도의 산정 구조는 단순하다. 검사에 넣은 오류를 셈한 다음, 그 가운데 검증이 맞춘 것으로 나타난 오류의 수를 함께 세어 그 비율을 적는다. 분모가 검사에 넣은 오류의 수이고, 분자가 맞춘 오류의 수이다. 따라서 분모에 무엇을 넣었는지가 확정되지 않으면 일치도의 수치도 적을 수 없다. 이 사례에서 상대측이 지적한 수치와 근거가 원문에서 확인되지 않는 부분이 어느 범위에 속하는지는, 검사에 넣은 오류의 목록과 대조한 뒤에야 드러난다.
일치도를 해석할 때 가장 흔한 잘못은 그 수치에 검증 범위 밖의 뜻을 넣는 일이다. 일치도는 검사에 넣은 오류를 얼마만큼 맞추어냈는지를 나타낼 뿐, 그 수치가 계산의 옳고 그름 전체에 대한 결론이 되지 않는다. 이 사례의 검증은 알려진 오류를 배치한 범위 안에서 이루어졌고, 상대측이 새롭게 지적한 부분은 그 범위 안에 있었는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범위가 확정되기 전에는 일치도의 수치를 내세우기 어렵다.
일치도를 정확도로 부르는 것도 같은 구조를 해치는 일이다. 정확도는 검증 대상이 참과 거짓에 대하여 얼마나 옳게 판정되는지를 나타내는 말이며, 일치도가 세는 맞추어진 범위와 같은 뜻이 아니다. 두 말을 바꾸어 쓰면 검증 범위의 한계가 지워지고, 수치가 곧 결론인 것처럼 읽힌다. 이 사례에서 작성 당시의 초안과 검증 대장이 남아 있다는 사실은 두 지표 가운데 어느 하나의 값을 높여 주지 않는다.
검증 결과가 사실주장의 진실 여부 판단에 쓰일 때,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한다. 민사소송법 제202조는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한다."라고 정한다. 일치도의 수치는 이러한 판단의 자료 가운데 하나로 놓일 수 있으며, 그 자체로 사실의 진실 여부를 확정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일치도는 검사에 넣은 범위 안에서 얼마를 맞추어 냈는지를 가리키는 산정 결과로 읽어야 한다. 어느 결론이 그 수치의 영향을 받는지, 정정과 철회 가운데 무엇인지, 어떤 문서를 먼저 바로잡을지는 확정되어 있지 않다. 미정인 사항은 미정으로 남기고, 일치도의 수치가 정해진 뒤에 다루는 편이 이 구조에 부합한다.
8.3정확도의 의미와 판정 기준
일치도가 알려진 오류에 대한 맞춤의 정도를 보여 준다면, 정확도는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옳은 판정이라 부를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로 나아간다. 정확도는 검증 대상이 참과 거짓에 대하여 얼마만큼 옳게 판정되었는지를 나타낸다. 여기서 '옳다'는 곧 판정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뜻이므로, 판정의 기준이 되는 실제가 무엇인지를 먼저 밝혀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202조는 자유심증주의에 관하여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한다."라고 규정한다. 이 규정은 사실주장의 진실 여부를 판정할 때 법원이 지키는 방식을 정한 것이며, 판정의 기준이 하나의 고정된 숫자가 아니라 심증과 법칙에 따라 정해짐을 드러낸다.
정확도의 판정에서도 같은 구조를 읽을 수 있다. 검증 대상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판정하는 일은 알려진 오류의 목록과 대조하는 작업과 같지 않다. 일치도는 대조된 목록 안에서 얼마만큼 맞추어졌는지를 세는 데 그치지만, 정확도는 대조의 바깥에 있는 실제까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므로 두 지표의 수치가 같더라도 그 수치가 가리키는 뜻은 서로 다르다.
수치가 높다는 사실만으로 정확도가 입증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는 앞서 일치도에 관해 확인한 것과 같은 주의이며, 정확도의 경우 실제에 대한 판정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더 엄격하게 요구된다. 판정의 기준이 무엇으로 정해졌는지, 그 기준이 검증 범위 안에서 확인 가능한 것인지가 함께 드러나지 않으면, 수치는 그 자체로 결론이 되지 못한다.
자료가 제공한 것은 민사소송법 제202조의 문장뿐이며, 정확도를 산출하는 절차나 수치의 상한에 관한 기준은 제시되어 있지 않다. 미정인 사항은 미정으로 남기되, 판정의 기준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정해진다는 점만은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정확도를 일치도와 같은 표시로 취급하거나, 지표의 수치를 곧 결론으로 읽는 것은 이 기준을 건너뛰는 일이 된다.
8.4두 지표의 구별과 보완 관계
정확도가 참과 거짓에 대한 판정의 옳고 그름을 뜻한다고 밝힌 데서, 이제는 그 수치와 일치도의 수치가 서로 다른 물음에 답한다는 점을 분명히 할 차례다. 상대측은 손해 계산서의 일부 수치와 서면에 인용된 근거가 원문에서 확인되지 않는다는 지적과 함께 검토 의견을 보내 왔다. 이 지적은 계산 결과가 실제 손해와 얼마나 가까운가, 그리고 인용한 근거가 원문의 표현과 얼마나 일치하는가라는 서로 다른 물음을 함께 건드린다.
일치도는 검증 대상의 문장이나 수치가 원문의 그것과 얼만큼 겹치는지를 나타낸다. 원문에서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지적은 곧 일치도에 관한 지적이다. 일치도는 출처·인용 검증 대장에 남긴 대조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대장에 기록된 일치 여부가 곧 계산의 옳고 그름까지 뜻하지는 않는다.
정확도는 검증 대상이 참과 거짓에 대하여 얼마나 옳게 판정되는지를 나타낸다. 손해 계산서의 수치가 실제 손해액과 얼마나 가까운가는 정확도의 물음에 속한다. 작성 당시의 AI 초안과 계산 재실행 자료는 이 물음에 답할 재료가 되지만, 두 자료에 남은 기록 자체가 법적 평가를 대신하지는 않는다.
민사소송법 제202조는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한다."고 정한다. 이 조문은 사실의 진실 여부를 판단하는 주체가 법원이고, 판단에 쓰이는 재료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임을 밝힌다. 일치도와 정확도는 그 판단에 참고할 수 있는 자료일 뿐, 두 지표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사실 인정을 확정짓지 않는다.
그러므로 한 지표의 높은 수치로 다른 지표의 결함을 가릴 수 없다. 일치도가 높게 나온 인용이 정확도까지 담보하지 않고, 정확도가 높게 나온 계산이 원문과의 일치까지 보여 주지 않는다. 두 지표를 하나로 합산하는 처리 역시 두 물음을 서로 섞는 일이 되므로 피해야 한다.
이 사례에서 어느 결론이 영향을 받는지, 정정과 철회 가운데 무엇을 택할지, 어떤 문서를 먼저 바로잡을지는 미정이다. 내부 검토 메모가 남아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를 대신하지 않는 바, 두 지표를 각자의 자리에 둔 채 검토를 이어갈 일이다.
8.5자유심증주의와 지표의 증명력
일치도와 정확도를 구별하여 읽은 다음에 남는 물음은, 그런 지표의 수치가 법정에서 얼마나의 힘을 갖는가이다. 민사소송법 제202조는 사실 인정의 기준을 이렇게 정한다.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민사소송법 제202조) 이 규정에 따라 법원은 고정된 산출 규칙에 묶이지 않고, 제출된 자료 전체를 함께 살핀 뒤 판단을 내린다.
따라서 사전 검증에서 얻은 일치도와 정정도 수치는 그 자체로 사실 인정을 확정하는 규칙이 아니다. 법원은 그 수치를 증거조사의 결과 가운데 하나로 두고, 변론 전체의 취지와 함께 읽는다. 이 사례에서 우리 측이 남겨 둔 출처·인용 검증 대장과 계산 재실행 자료 역시 같은 자리에 놓인다. 상대측이 지적한 수치와 근거의 불일치 역시 마찬가지로 함께 놓인다.
지표가 판단을 돕는 방식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닿아 있다. 수치가 어떻게 산출되었는지, 어떤 자료에 기초했는지가 드러나야 그 값이 무엇을 말하는지 읽힌다. 다만 이 규정이 요구하는 것은 수치의 존재가 아니라 자유로운 심증이며, 지표는 그 심증의 재료일 뿐이다. 지표가 높다는 사실만으로 법원의 판단을 대신할 수 없다.
이 사례에는 작성 당시의 AI 초안과 내부 검토 메모가 남아 있다. 이 문서들은 지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여 주지만, 지표의 값과는 별개로 법적 평가의 대상이 된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니다. 법원이 어떤 자료를 얼마나 참작할지는 자유로운 심증의 범위 안에서 정해진다.
한편 법원의 판단 기준에는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이 함께 놓인다. 지표의 수치만을 앞세우는 태도는 이 이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정정과 철회 가운데 무엇을 택할지, 어떤 문서를 먼저 바로잡을지가 미정으로 남아 있는 지금, 지표를 확정된 증명 규칙으로 다루는 것은 성급한 일이다. 지표는 판단의 출발점에 서되, 판단의 결론을 대신하지 않는다.
8.6사전 검증 결론의 범위와 한계
자유심증주의 아래에서 지표의 증명력을 논한 뒤에 남는 물음은, 사전 검증으로 얻은 지표가 결국 무엇을 말하고 어디에서 멈추는지이다. 민사소송법 제202조는 판단의 준거를 이렇게 정한다.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이 규정은 판단의 주체가 법원임을 분명히 한다. 사전 검증의 지표는 변론 전체의 취지 가운데 하나로 놓일 뿐이며, 사실주장의 진실 여부를 스스로 확정하지 않는다.
사전 검증이 다루는 것은 서면에 기재된 수치와 인용이 원문에서 확인되는지의 여부이다. 출처·인용 검증 대장과 계산 재실행 자료가 확인 결과를 기록한다. 그 기록은 해당 수치와 해당 인용에 관한 확인 사실을 보여 준다. 그러나 기록이 곧 그 수치를 둘러싼 당사자의 법적 권리와 의무를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확인되지 않은 근거가 발견된 사실과, 그 근거에 기초한 계산 결과가 법정에서 배척되어야 하는지는 별개의 판단에 속한다.
확인 결과는 두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원문에서 근거가 확인되면 해당 인용과 계산은 서면 안에 그대로 둘 수 있다. 반대로 근거가 확인되지 않으면 정정과 철회 가운데 어느 쪽인지를 정해야 한다. 어느 쪽을 택할지, 어떤 문서를 먼저 바로잡을지, 공개 문안을 함께 고칠지에 관하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여기서 미정으로 남은 사항을 검증 지표가 밀어붙여 결정할 것은 없다.
정정과 철회를 가를 기준 역시 사전 검증 바깥에 있다. 잘못 기재된 수치를 올바른 값으로 바로잡는 정정은, 근거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 계산의 토대가 사라지는 철회와 같은 일이 아니다. 어느 쪽인지는 수치가 원문에서 무엇을 참조했는지에 달려 있고, 그 사실은 작성 당시의 AI 초안과 내부 검토 메모를 함께 놓고 나서 판단한다. 사전 검증 대장은 이 판단에 필요한 재료를 제공할 뿐, 판단의 결론을 대신하지 않는다.
사전 검증의 결론은 이처럼 좁다. 검증은 무엇이 확인되었고 무엇이 확인되지 않았는지를 적을 수 있을 뿐이다. 그것이 법원의 심증을 대신하거나, 민사소송법 제202조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관한 판단을 앞선 것은 아니다. 자료를 모아 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니듯이, 검증 대장의 기록이 남아 있다는 사실도 곧 정정이나 철회의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