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재산의 은닉과 불이익한 처분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를 묻는다. 재산에 관한 불허가 사유의 문언을 읽고 재산을 은닉한 모습과 불이익한 처분의 문언 범위를 살핀 뒤, 사기파산죄의 행위 유형을 나란히 놓는다. 두 규정이 함께 금지한 행위를 정리하고 사례의 양도와 잊은 사채의 자리를 가리키며, 행위를 되돌리는 부인권은 다른 권에서 다룬다.
3.1면책 불허가 사유의 문언
사유별 해석의 자리를 남겨두고 장을 맺은 뒤, 이제 그 사유를 담은 문언을 직접 펼쳐 놓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는 면책을 허가하지 않는 때를 각호로 적고 있다. 같은 조 제1항의 서두가 허가 의무의 예외를 밝히는 문장이므로, 그 범위를 읽는 일에서 출발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제1항은 허가 의무의 예외를 "법원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를 제외하고는 면책을 허가하여야 한다."라고 선언한다. 이 문장은 각호의 사유가 있을 때만 허가 의무가 멈춘다는 뜻이며, 그 밖의 사정으로 허가를 거둘 자리를 문언 안에 두지 않는다. 허가 의무의 예외는 각호가 적은 모습에 묶인다.
그중 재산에 직접 닿는 불허가 사유를 가려보면 먼저 제1호와 제2호가 있다. 같은 조 제1항 제1호는 "채무자가 제650조·제651조·제656조 또는 제658조의 죄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를 들고, 제2호는 "채무자가 파산선고 전 1년 이내에 파산의 원인인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이 없는 것으로 믿게 하기 위하여 그 사실을 속이거나 감추고 신용거래로 재산을 취득한 사실이 있는 때"를 적는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두 호 모두 재산을 다루는 모습을 적되, 제1호는 열거된 조의 죄에 해당하는 행위라는 범위를 표시하고 제2호는 시기와 수단을 함께 적는다.
같은 조 제1항 제3호는 "채무자가 허위의 채권자목록 그 밖의 신청서류를 제출하거나 법원에 대하여 그 재산상태에 관하여 허위의 진술을 한 때"로 이어진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이 호는 신청서류와 진술이라는 두 경로를 함께 적으며, 허위성이라는 한정을 둔다. 재산의 목록에 관한 서류도 그 안에 들지만, 문언은 허위의 제출과 허위의 진술이라는 두 모습만을 불허가 사유로 삼는다.
재산을 줄이는 모습은 같은 조 제1항 제6호가 담당한다. 제6호는 "채무자가 과다한 낭비·도박 그 밖의 사행행위를 하여 현저히 재산을 감소시키거나 과대한 채무를 부담한 사실이 있는 때"를 적는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과다한 낭비와 도박과 사행행위라는 행위가 현저한 감소 또는 과대한 부담이라는 결과와 함께 놓인다. 한편 같은 조 제1항 제4호는 이전 면책과 경과 기간을, 제5호는 "채무자가 이 법에 정하는 채무자의 의무를 위반한 때"를, 제5의2호는 "채무자가 제319조 또는 제322조에 따른 구인의 명을 받고 그 사실을 알면서도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아니한 때"를 각각 적는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이 세 호는 재산의 모습을 적은 문언이 아니므로 앞 장의 사유 목록과 겹치지 않게 다른 자리에 둔다.
같은 조 제2항은 예외의 폭을 한 번 더 다룬다. 제2항은 "법원은 제1항 각호의 면책불허가사유가 있는 경우라도 파산에 이르게 된 경위,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면책을 허가할 수 있다."라고 적는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각호의 사유가 있어도 허가가 가능하다는 뜻이므로, 각호는 무조건적인 거절의 사유가 아니다. 이 문언의 범위 안에서 임의 사채 채권자 누락과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의 양도가 어느 호의 모습에 닿는지가 남은 물음이 된다. 사채의 발생 시기와 금액, 양도의 대가와 시점, 목록 작성 당시 임이 그 사채를 알았는지 여부는 미정으로 남는다.
3.2재산을 은닉한 모습
면책 불허가 사유의 문언을 가려낸 데서 멈추지 않고, 그중 재산을 숨긴 모습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를 다음으로 살핀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제1항은 재산에 관한 행위를 몇 가지로 나누어 적고 있는데, 그중 은닉을 뜻하는 낱말이 들어간 문언만을 놓고 읽는다. 이 글은 은닉의 성립을 확정할 새로운 기준을 세우지 않는다. 문언이 가리키는 모습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데 그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제1항 제2호는 은닉을 다음과 같이 적는다. "채무자가 파산선고 전 1년 이내에 파산의 원인인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이 없는 것으로 믿게 하기 위하여 그 사실을 속이거나 감추고 신용거래로 재산을 취득한 사실이 있는 때"(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이 문언에서 은닉의 대상은 재산이 아니라 파산의 원인인 사실이다. 그 사실을 감추고 신용거래로 재산을 취득한 때가 곧 이 호가 가리키는 모습이다. 채무자가 어떤 재산을 숨겼다는 모습은 이 호의 문언에 적혀 있지 않다.
같은 조 제1항 제3호는 채권자목록과 재산상태에 관한 허위를 다음과 같이 적는다. "채무자가 허위의 채권자목록 그 밖의 신청서류를 제출하거나 법원에 대하여 그 재산상태에 관하여 허위의 진술을 한 때"(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이 문언은 서류를 허위로 내거나 재산상태에 관하여 허위로 말한 모습을 가리킨다. 목록에서 빠뜨린 사실을 은닉이라 부를 수 있는지는 이 문언만으로는 정해지지 않는다. 이 글은 그 문언이 가리키는 모습의 범위를 밝히는 데 그친다.
임의 사례에서 채권자는 배우자에게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을 양도한 사실과 채권자목록에 사채 채권자가 빠진 사실을 문제로 삼는다. 제564조 제1항 제2호의 문언은 파산의 원인인 사실을 감추고 신용거래로 재산을 취득한 모습을 가리키고, 제3호의 문언은 허위의 채권자목록 제출이나 재산상태에 관한 허위 진술을 가리킨다. 임이 채권자목록을 작성할 때 그 사채를 알았는지 여부는 미정이다. 양도 당시 임의 재산과 수입의 상태, 양도의 대가와 시점도 미정이다.
이 글은 제564조 제1항에 적힌 문언을 읽어 재산을 은닉한 모습의 문언상 범위를 밝혔다. 그 문언은 파산의 원인인 사실을 감추고 신용거래로 재산을 취득한 모습과, 허위의 서류 제출 또는 재산상태에 관한 허위 진술을 가리킨다. 임의 배우자에 대한 채권 양도와 사채 채권자의 목록 누락이 그 문언에 놓이는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미정인 사실이 남아 있는 한 은닉의 성립을 단정할 수 없다.
3.3불이익한 처분의 문언 범위
은닉의 문언에 이어, 같은 면책불허가사유 가운데 재산에 관한 불이익한 처분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살펴본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제1항은 면책을 허가하지 아니하는 때를 여럿 적고 있는데, 그 가운데 재산의 상태나 처분에 관련된 문언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읽어야 임의 양도를 그 문언에 놓을 수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제1항 제3호는, 면책불허가사유로 "채무자가 허위의 채권자목록 그 밖의 신청서류를 제출하거나 법원에 대하여 그 재산상태에 관하여 허위의 진술을 한 때"를 적는다. 이 문언은 재산상태에 관하여 허위의 진술을 하거나 허위의 서류를 내미는 모습을 문제로 삼는다. 재산을 처분한 행위 자체는 이 호가 적은 모습에 들어 있지 않다. 따라서 임이 배우자에게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을 양도한 일이 이 호에 걸리는지 보려면, 그 양도가 채권자목록이나 신청서류를 허위로 만들었는지, 또 법원에 대한 재산상태 진술을 허위로 만들었는지를 문언에 따라 따져야 한다. 양도한 대가와 시점이 미정인 지금, 그 양도가 서류나 진술을 어떻게 허위로 만들었는지는 확정할 수 없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제1항 제3호는 같은 문장에서 채권자목록을 함께 적는다. 그 목록이 허위인 때도 이 호가 정한 면책불허가사유에 든다는 뜻이다. 채권자목록에 사채 채권자가 빠져 있는 사실을 놓고 보면, 목록에 들어갈 채권자가 빠졌다는 점이 곧 허위의 채권자목록을 제출한 때에 해당하는지 문언에 따라 읽어야 한다. 다만 임은 그 사채를 잊고 있었다고 말하고, 목록 작성 당시 임이 그 사채를 알았는지 여부는 미정이다. 그러므로 이 호가 적은 허위의 채권자목록 제출이 성립하는지는 이 자리에서 확정하지 않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제1항 제6호는, "채무자가 과다한 낭비·도박 그 밖의 사행행위를 하여 현저히 재산을 감소시키거나 과대한 채무를 부담한 사실이 있는 때"도 면책불허가사유로 적는다. 이 문언은 재산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다루면서도, 그 감소를 낳은 행위가 과다한 낭비·도박·그 밖의 사행행위이어야 한다는 모습을 함께 적는다. 따라서 재산이 줄어들었다는 사실만으로 이 호에 놓을 수 없고, 감소를 낳은 행위가 문언이 적은 모습에 드는지 보아야 한다. 임의 양도가 이 호가 적은 행위의 모습에 드는지, 또 그 양도가 재산을 현저히 감소시켰는지는 자료에 정해진 바 없다.
면책을 신청하기 전에 재산을 배우자에게 넘긴 경우를 놓고 보면, 위 두 문언 모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양도한 시점과 대가, 그리고 임이 당시 재산과 수입을 얼마 가지고 있었는지가 정해지지 않았다. 사채의 발생 시기와 금액 역시 미정이다. 이런 상태에서 재산상태에 관한 진술을 허위로 만들었는지, 허위의 채권자목록을 제출하였는지, 아니면 과다한 낭비 등으로 재산을 현저히 감소시켰는지를 확정할 수 없다. 자료가 제공되지 않은 범위에서는 불이익한 처분의 문언이 이 양도를 어디까지 끌어안는지 판단의 근거가 남아 있지 않다.
그 문언의 한계는 이 사례의 성격을 가른다. 재산을 넘긴 행위를 면책불허가사유로 삼으려면, 그 행위가 위 각 호가 적은 모습에 든다는 점이 문언으로 설명되어야 한다. 대가와 시점이 미정인 지금, 임의 양도를 불이익한 처분에 놓아 불이익함을 선언하는 것은 문언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는다. 결론적으로, 이 사례에서 재산 처분의 불이익함은 확정되지 아니한 채로 남는다.
3.4사기파산죄의 행위 유형
불이익한 처분의 문언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읽어 임의 양도를 그 범위에 놓아 보았으나, 양도의 대가와 시점이 미정인 상태에서 불이익함을 확정하지 못했다. 같은 양도 행위를 형사 책임의 쪽에 놓을 수 있는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50조가 금지하는 행위의 유형을 문언 그대로 살펴본다. 형사 처벌의 범위는 법문이 적은 행위로 한정되므로, 이 조문의 각 호를 먼저 읽어야 한다.
사기파산죄의 처벌 요건을 적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50조는 행위의 목적과 결과를 먼저 전제로 한다. 동조 제1항은 "채무자가 파산선고의 전후를 불문하고 자기 또는 타인의 이익을 도모하거나 채권자를 해할 목적으로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고, 그 파산선고가 확정된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50조). 즉 행위의 시점이 파산선고 전후 어느 쪽인지는 묻지 않되, 이익 도모 또는 채권자 해할 목적이 있어야 하고 파산선고의 확정이 뒤따라야 한다. 임의 사례에서 면책 결정만을 앞둔 상태라는 사정만으로는 이 요건이 충족되는지 여부가 정해지지 않는다.
그 행위의 유형은 넷으로 적혀 있다. 제1호는 "파산재단에 속하는 재산을 은닉 또는 손괴하거나 채권자에게 불이익하게 처분을 하는 행위"를 들고, 제2호는 "파산재단의 부담을 허위로 증가시키는 행위"를 들며, 제3호는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작성하여야 하는 상업장부를 작성하지 아니하거나, 그 상업장부에 재산의 현황을 알 수 있는 정도의 기재를 하지 아니하거나, 그 상업장부에 부실한 기재를 하거나, 그 상업장부를 은닉 또는 손괴하는 행위"를, 제4호는 "제481조의 규정에 의하여 법원사무관등이 폐쇄한 장부에 변경을 가하거나 이를 은닉 또는 손괴하는 행위"를 각각 규정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50조). 재산에 관한 행위는 제1호의 은닉·손괴·불이익한 처분 세 가지이고, 부담의 허위 증가와 장부에 관한 행위는 각각 별도의 유형을 이룬다.
이 목록에서 임의 두 가지 행위를 찾아 본다.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을 배우자에게 양도한 행위는 재산을 처분한 모습에 놓이고, 채권자목록에서 사채 채권자가 빠진 일은 제1호의 재산 행위가 아니라 목록 기재에 관한 일이다. 다만 사채 발생 시기와 금액, 양도 당시 임의 재산과 수입 상태, 양도의 대가와 시점이 모두 미정이므로,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 나아가 목적 요건을 갖췄는지는 이 문언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행위 유형의 정함과 요건의 충족은 구분하여 보아야 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수탁자 등 유한책임신탁재산에 관한 별도의 주체를 적고 있으며, 이 사례의 임과는 관련이 없다. 사기파산죄의 행위 유형은 제650조가 적은 네 호로 한정되고, 다른 조문에 없는 행위나 요건을 이 죄의 성립에 끌어들일 수 없다. 임에 대한 이의 중 면책과 관련한 부분은 면책 불허가 사유의 문언으로 돌아가 판단할 일이고, 형사적 행위 유형의 해당 여부는 그와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3.5두 규정이 함께 금지한 행위
사기파산죄의 행위 유형을 형사 규정의 문언으로 살핀 데서 나아가, 이 행위들이 면책 심사에서 어떻게 겹쳐 다루어지는지를 보아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제1항 제1호는 면책불허가사유를 두면서 채무자의 형사 책임을 전제로 한 다른 각호와 달리 죄의 성립 여부를 직접 끌어오지 아니하고 행위의 인정만을 요구한다. 그 문언은 "채무자가 제650조·제651조·제656조 또는 제658조의 죄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이다. 이 인용은 면책을 막는 데 필요한 것이 형사판결의 확정이 아니라 각 죄의 행위 유형에 해당하는 행위의 인정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제650조 제1항은 형사 처벌의 요건을 행위 외에 목적과 확정된 파산선고를 함께 둔다. 처벌 조건을 확인하기 위하여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50조 제1항의 문언을 빠짐없이 옮기면 "채무자가 파산선고의 전후를 불문하고 자기 또는 타인의 이익을 도모하거나 채권자를 해할 목적으로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고, 그 파산선고가 확정된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이다. 이어서 같은 조 제1항 제1호가 금지하는 재산에 관한 행위는 "파산재단에 속하는 재산을 은닉 또는 손괴하거나 채권자에게 불이익하게 처분을 하는 행위"(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50조)이다. 이 문언은 재산을 직접 다루는 세 가지 행위 형태, 즉 은닉과 손괴와 불이익한 처분을 나란히 놓는다.
두 문언을 나란히 놓으면 관계가 분명해진다. 제564조는 제650조의 행위 유형을 차용할 뿐, 제650조가 요구하는 목적과 파산선고의 확정까지 면책불허가 요건으로 옮겨 붙이지 아니한다. 면책 심사에서 채무자의 처분이 제650조 제1항 제1호의 불이익한 처분에 해당하는지만 보면 된다고 곧바로 단정할 수 없지만, 적어도 제564조 제1항 제1호는 목적 요건을 따로 명시하지 아니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반대로 형사 절차에서는 면책불허가사유의 인정과 무관하게 목적과 확정된 파산선고를 각각 검증해야 한다. 한 규정의 요건을 다른 규정에 옮겨 붙여 새 기준을 만들면 문언이 세운 구분이 무너진다.
이 구분은 임의 사안과 무관하지 아니하다. 임은 변제계획대로 5년의 변제를 마치고 면책 결정을 앞두고 있으며, 한 채권자는 임이 신청 직전에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을 배우자에게 양도한 점을 들어 이의를 냈다. 이 양도가 채권자에게 불이익하게 처분을 하는 행위인지, 그리고 임에게 제650조 제1항이 요구하는 목적이 있었는지는 미정이다. 또한 양도의 대가와 시점, 양도 당시 임의 재산과 수입의 상태 역시 미정이다. 목록에서 빠진 사채가 제650조 제1항 제2호나 제3호의 행위 유형에 닿는지도 함께 두어야 할 쟁점이며, 목록 작성 당시 임이 그 사채를 알았는지 여부가 미정인 채로 남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제1항 제3호는 "채무자가 허위의 채권자목록 그 밖의 신청서류를 제출하거나 법원에 대하여 그 재산상태에 관하여 허위의 진술을 한 때"를 면책불허가사유로 적는다. 이 문언은 재산에 관한 처분과 별개로 신청서류의 허위성을 직접 다룬다. 사채가 목록에서 빠진 사실이 이 호에 걸리는지 판단하려면 무엇이 허위인지, 그리고 채무자가 무엇을 알았는지가 먼저 확인되어야 한다. 그러나 임은 그 사채를 잊고 있었다고 말할 뿐, 확정할 수 있는 사실은 미정이다. 목적의 유무와 확정 손해의 발생처럼 평가가 필요한 요건을 미정 사실 위에 얹으면 두 규정의 문언이 그어 놓은 경계가 흐려진다.
결국 두 규정은 같은 행위를 형사 처벌과 면책 불허가로 나누어 다루면서도 요구하는 요건을 각각 다르게 적고 있다. 제650조는 목적과 확정된 파산선고를 전제로 행위 유형을 처벌하고, 제564조는 각 죄의 행위 유형을 면책불허가사유로 받아들이는 한편 신청서류의 허위를 따로 호로 둔다. 면책 심사에서 무엇이 어느 문언에 걸리는지는 행위의 모습을 조문의 요건에 하나씩 대조하여 판단할 문제이다. 임의 양도와 목록에서 빠진 사채를 두 문언에 어느 쪽에 놓을지 판단하려면 미정으로 남은 사실을 먼저 밝혀야 한다.
3.6양도와 잊은 사채의 자리
두 규정을 나란히 놓아 본 다음에, 이 사례에서는 양도와 목록의 빈 자리를 각 문언의 어디에 둘 것인지가 남는다. 채무자회생법은 면책을 허가하지 않는 때를 제564조에 적어 두었는데, 그 제1항 제3호는 채권자목록의 허위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채무자가 허위의 채권자목록 그 밖의 신청서류를 제출하거나 법원에 대하여 그 재산상태에 관하여 허위의 진술을 한 때"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이 사례에서 채권자목록에 사채 채권자가 빠져 있다는 사정이 이 호의 문언에 닿는지 보려면, 목록 작성 당시 임이 그 사채를 알았는지가 확인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 사실은 미정이다. 임은 그 사채를 잊고 있었다고 말할 뿐이고, 그 말을 뒷받침하거나 뒤집는 자료는 아직 없다.
같은 조항 제1항 제1호는 형벌 규정의 행위를 면책 불허가의 한 자리로 옮겨 놓는다. "채무자가 제650조·제651조·제656조 또는 제658조의 죄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라고 적힌 이 호는, 그 행위가 무엇인지 규정을 따라가야 한다는 뜻이다. 사기파산죄를 정한 제650조 제1항은 목적으로 하는 바와 행위를 함께 적고 있다. 즉 "채무자가 파산선고의 전후를 불문하고 자기 또는 타인의 이익을 도모하거나 채권자를 해할 목적으로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고, 그 파산선고가 확정된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하면서, 그 제1호에서 "파산재단에 속하는 재산을 은닉 또는 손괴하거나 채권자에게 불이익하게 처분을 하는 행위"를 꼽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50조). 이 사례에서 배우자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의 양도가 여기 적힌 처분에 해당하는지는, 양도의 대가와 시점 그리고 양도 당시 임의 재산과 수입의 상태가 확인되어야 비로소 논할 수 있다. 그 사실들은 모두 미정이다.
그러므로 이 사례에서 양도를 두고 확정된 것은 없다. 채권자가 신청 직전의 양도라는 시점을 지적하였으나, 그 시점만으로 위 문언이 정한 목적이나 처분의 모습이 드러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목록에서 빠진 사채를 두고도 확정된 것이 없다. 임이 그 사채를 알았는지가 미정인 이상, 허위의 목록이라는 표현을 그 사실 위에 얹을 수 없다. 이 사례에서 적은 사정의 나열은 확정 손해나 고의와 같은 법적 평가를 담고 있지 않다. 이 단계에서 평가를 앞세우면 미정의 사실이 사실의 자리에서 평가의 자리로 옮겨져 버린다.
한편 양도의 행위 자체를 되돌리는 문제는 면책허가의 문언 밖에 있다. 채권자에게 불이익하게 처분한 재산을 다시 돌려오는 일은 부인권이 다루는 자리이고, 이는 별도의 권한으로 넘긴다. 면책허가 여부는 앞서 인용한 문언에 적힌 각 호의 사유가 있는지에 달려 있고, 부인의 결과와는 그 궤를 달리한다.
결국 이 사례는 미정의 사실 위에 문언을 올려놓는 데서 멈춘다. 채권자목록의 허위에 관한 제564조 제1항 제3호의 문언은, 목록 작성 당시의 인식이 확인되어야 이 사례에 적용할 수 있다. 사기파산죄를 면책 불허가로 끌어오는 제564조 제1항 제1호와 제650조 제1항 제1호의 문언은, 양도의 목적과 처분의 모습이 확인되어야 비로소 이 사례에 놓인다. 두 자리 모두 지금은 비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