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무관 정보의 압수와 그에 따른 증거의 증거능력을 다룬 판결요지의 기준을 읽는다. 압수 절차의 세부 규율과 전자정보 압수의 쟁점은 다루지 않고, 다음 증거에 물을 자리를 남긴다.
11.1체포 뒤 증거의 연결
체포의 위법이 뒤따른 증거에까지 미치는지를 가르는 기준을 세웠다면, 이제는 그 기준이 체포의 맥락을 넘어 압수에 관한 문제에서도 그대로 작동하는지를 물어야 한다. 대법원은 이 문제를 다루면서 앞서 확인한 연결의 틀을 한 번 더 분명히 하였다. 우선 적법한 절차를 위반하여 수집한 증거와 그 2차적 증거에 관한 판단 기준을,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도2094 판결은 다음과 같이 밝힌다. "헌법 제12조 제1항, 제5항, 형사소송법 제200조의5, 제213조의2, 제308조의2를 종합하면,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위법행위를 기초로 하여 증거가 수집된 경우에는 당해 증거뿐 아니라 그에 터 잡아 획득한 2차적 증거에 대해서도 증거능력은 부정되어야 한다." 같은 판결은 이어서 예외가 성립하는 조건을 덧붙인다. "다만 위와 같은 위법수집증거 배제의 원칙은 수사과정의 위법행위를 억지함으로써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적법절차에 위배되는 행위의 영향이 차단되거나 소멸되었다고 볼 수 있는 상태에서 수집한 증거는 그 증거능력을 인정하더라도 적법절차의 실질적 내용에 대한 침해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할 것이니 그 증거능력을 부정할 이유는 없다." 이 판결은 위법 요소가 제거된 상태에서 수집한 증거를 예외로 삼는다.
이러한 예외가 성립하는지는 인과관계의 단절 여부로 귀착된다. 대법원 2010도2094 판결은 그 단절을 인정할 만한 상태를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따라서 증거수집 과정에서 이루어진 적법절차 위반행위의 내용과 경위 및 그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당초의 적법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행위의 중간에 그 행위의 위법 요소가 제거 내지 배제되었다고 볼 만한 다른 사정이 개입됨으로써 인과관계가 단절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위법의 내용과 경위,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한다는 점이며, 단절을 인정할 수준을 예외적인 경우로 한정한다는 점이다. 이 판결이 제시한 것은 인과관계 단절을 인정하기 위한 새로운 요건의 창설이 아니라, 앞서 밝힌 원칙을 적용하는 방법에 가깝다.
위법한 체포 뒤 피의자 스스로가 요구한 증거수집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대법원 2010도2094 판결은 다음과 같이 판시한다. "위법한 강제연행 상태에서 호흡측정 방법에 의한 음주측정을 한 다음 강제연행 상태로부터 시간적·장소적으로 단절되었다고 볼 수도 없고 피의자의 심적 상태 또한 강제연행 상태로부터 완전히 벗어났다고 볼 수 없는 상황에서 피의자가 호흡측정 결과에 대한 탄핵을 하기 위하여 스스로 혈액채취 방법에 의한 측정을 할 것을 요구하여 혈액채취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사이에 위법한 체포 상태에 의한 영향이 완전하게 배제되고 피의자의 의사결정의 자유가 확실하게 보장되었다고 볼 만한 다른 사정이 개입되지 않은 이상 불법체포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가 단절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같은 판결은 이어서 피의자의 동의가 결론을 바꾸지 않음을 명확히 한다. "따라서 그러한 혈액채취에 의한 측정 결과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쓸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는 수사기관이 위법한 체포 상태를 이용하여 증거를 수집하는 등의 행위를 효과적으로 억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위법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피의자의 요구나 동의는 그 자체로 인과관계를 끊지 못한다.
이 사례에서 수사관은 압수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사무실 옆 창고에서 회계 장부를 압수했고, 그 장부를 경에게 보여 주자 경은 수사 단계에서 범행을 자백했다. 석 달 뒤 법정에서 경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며 다시 자백했고, 장부에 이름이 기재된 거래 상대방 신도 법정에서 증언했다. 위 판결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압수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장소에서의 압수행위와 그 장부를 통한 자백 사이의 관계는 앞서 본 인과관계의 문제와 같은 틀 안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다만 압수영장에 그 장소가 기재되지 않은 경위와 수사관의 인식, 장부의 작성 시기와 보관 상태, 경의 자백 내용과 장부 기재 내용이 겹치는 범위, 신의 증언이 장부 외의 자료에서 비롯되었는지 여부는 미정이다. 이 네 증거 각각의 증거능력과 채택 여부는 확정된 법적 평가가 아니다.
11.2압수영장을 넘은 물건
위법한 체포 뒤에 수집한 증거가 원칙적으로 배제된다고 정리한 데서 나아가, 이번에는 압수영장이 적어 둔 물건의 테두리를 넘어서서 가져온 증거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살핀다. 2020도3050 판결은 무관한 전자정보를 챙겨 둔 사정을 다루면서 압수 대상의 범위와 증거의 연결을 함께 설명하므로, 그 판결요지에 담긴 문장을 그대로 옮겨 쟁점의 자리를 잡는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먼저 압수·수색의 대상이 되는 정보의 범위를 이렇게 나눈다. 판결요지의 문장에 따르면,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에 있어 저장매체 자체를 외부로 반출하거나 하드카피·이미징 등의 형태로 복제본(이하 ‘복제본’이라 한다)을 만들어 외부에서 그 저장매체나 복제본에 대하여 압수·수색이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도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이하 ‘유관정보’라 한다) 이외에 이와 무관한 전자정보(이하 ‘무관정보’라 한다)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한 압수·수색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다"고 하였다. 이 사례에서 수사관이 압수영장에 적지 않은 옆 창고에서 회계 장부를 가져온 일이 바로 이 문장이 가리키는 범위의 문제에 걸린다.
그렇게 범위를 넘는 정보를 가져왔을 때의 처리는 이어지는 문장에 나와 있다. "수사기관이 유관정보를 선별하여 압수한 후에도 무관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면 무관정보 부분에 대하여는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여 취득한 것이어서 위법하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요지는 말한다. 창고의 장부처럼 압수영장이 적어 둔 범위를 벗어난 물건이 그대로 남아 있는 때에는, 뒤에 영장을 받거나 피고인이 승낙하는 일로 위법함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편 이 판결은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와 그 뒤에 얻은 증거를 묶어 원칙과 예외를 둔다.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는 문장이 그 원칙을 밝힌다. 아울러 "다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여, 예외의 자리를 넓지 않게 남겨 둔다.
이 사례에서 경은 수사 단계에서 자백하였고, 석 달 뒤 법정에서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며 다시 자백하였으며, 장부에 이름이 오른 거래 상대방 신이 법정에 나와 증언하였다. 앞서 옮긴 원칙에 따라 이 네 증거 가운데 수사관이 넘어서 가져온 장부는 압수 대상의 범위를 벗어난 물건으로서의 지위가 먼저 문제되고, 장부를 보고 이어진 경의 자백과 신의 증언은 그 장부에 기대어 수집된 2차적 증거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따져 보아야 한다. 다만 압수영장에 그 창고가 적히지 않은 경위와 수사관의 인식, 장부의 작성 시기와 보관 상태, 경의 자백 내용과 장부 기재 내용이 겹치는 범위, 신의 증언이 장부 밖의 자료에서 나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그에 따라 각 증거의 증거능력과 채택 여부는 여기서 확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례의 앞자리에 놓인 물건은 압수영장이 적어 둔 범위를 넘어서서 가져온 회계 장부이고, 그 장부가 서 있는 자리가 곧 다음에 살필 무관 정보의 뜻을 가늠하는 출발점이 된다.
11.3무관 정보의 뜻
앞서 압수 대상의 범위를 벗어난 정보가 어떻게 문제되는지 살폈으니, 이제 무관 정보라 이름 붙인 것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밝혀야 한다. 2020도3050의 판결요지는 이 정보를 유관정보와 나란히 놓고 이름을 붙인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를 가리켜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이하 '유관정보'라 한다) 이외에 이와 무관한 전자정보(이하 ‘무관정보’라 한다)"라 부르며 두 범주를 나눈다. 이 구분에서 무관정보는 혐의사실과의 관련 여부를 축으로 유관정보 바깥에 있는 전자정보를 뜻한다. 이 사건에서 창고에서 압수한 회계 장부가 어느 쪽에 드는지는 장부의 기재 내용과 경위 등이 아직 미정이라 확정할 수 없다.
무관정보는 처음부터 따로 두고 찾는 정보가 아니다. 판결요지가 그 계기를 설명하기를,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종료되기 전에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유관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이와 무관한 전자정보(무관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라 하였다. 무관정보는 유관정보를 찾는 활동이 이미 계속되는 가운데 우연히 눈에 든다는 뜻이다. 이 사례에서도 수사관이 장부를 먼저 의도해 찾아낸 것인지, 다른 자료를 뒤지다 마주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무관정보가 무엇인지 물을 때에는 그것을 그대로 둔 자리도 함께 살핀다. 판결요지는 "수사기관이 유관정보를 선별하여 압수한 후에도 무관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관하고 있는 경우, 무관정보 부분에 대한 압수가 위법한지 여부(적극)"(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를 쟁점으로 삼는다. 이 문장에서 무관정보는 선별된 압수의 바깥에 남아 있는 부분이다. 수사관이 장부에서 경위 관련 부분만을 골라 압수했다면 나머지 부분이 이에 해당하는지 살필 일이지만, 그런 선별이 있었는지는 미정이다.
이름이 붙은 자리는 정보가 놓인 경로와도 맞닿는다. 판결요지는 "수사기관이 새로운 범죄혐의의 수사를 위하여 기존 압수·수색 과정에서 취득한 무관정보가 남아 있는 하드카피·이미징 등 형태의 복제본을 탐색, 복제 또는 출력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를 함께 묻는다. 무관정보는 복제본 안에 남아 있는 것으로서 원래의 탐색이 미친 자리에 머문다. 수사관이 장부 자체를 반출했는지, 사진이나 사본을 만들어 두었는지 역시 미정이다.
그런데 판결요지는 이 정보의 뜻을 정의로 밝히지 않고 쟁점의 낱말로만 쓴다. 이 사례에서 네 증거 가운데 회계 장부가 무관정보를 담고 있는지, 경의 자백이나 신의 증언이 그 장부에 놓인 정보를 품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무관정보가 무엇인지는 혐의사실과의 관련 여부를 축으로 두 범주를 나누는 이 자리에서 그 구별의 기준을 확인하는 것으로 족하고, 구체적 사안에 관한 확정은 남겨 둔다.
11.4무관 정보의 증거능력
무관 정보를 가려낸 뒤에는 그것이 곧 증거로 쓰일 수 있는지가 문제로 남는다. 이 문제에 관하여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두 층위의 판단 기준을 차례로 제시한다. 먼저 절차를 지키지 않고 모은 증거를 유죄의 근거로 삼을 수 있는가에 대한 원칙과 예외가 정해지고, 이어서 그 예외에 따라 2차적 증거를 받아들일지 최종 판단할 때 살펴야 할 사정이 열거된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절차 위반으로 수집한 증거의 증거능력을 원칙적으로 부인한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그 취지에 따라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선언한다. 나아가 판결은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고 덧붙인다. 이에 따르면 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장소에서 압수한 장부뿐 아니라, 그 장부에 기초하여 얻은 자백까지 배제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예외가 닫혀 있는 것은 아니다. 판결은 "다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고 규정한다. 예외의 문턱은 절차 위반의 실질과 배제의 결과를 함께 가늠하는 방식으로 세워져 있다. 수사관이 압수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창고에서 회계 장부를 가져간 행위가 이 문턱에 이르는지는 자료가 정해 주지 않으므로 미정으로 남는다.
2차적 증거의 채택 여부를 결정할 때의 사정은 보다 구체적으로 정해진다. 판결은 "법원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피는 것은 물론,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고 판시한다. 여기에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압수영장에 그 장소가 기재되지 않은 경위와 수사관의 인식이 판단에 들어갈 자리를 분명히 한다. 다만 그 경위와 인식은 미정이다.
같은 사정 목록에 "절차 조항의 취지와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이 함께 놓여 있음을 함께 읽어야 한다. 장부의 작성 시기와 보관 상태, 자백 내용과 장부 기재 내용이 겹치는 범위, 신의 증언이 장부 외의 자료에서 비롯되었는지 여부가 모두 미정인 이 사례에서, 판결이 요구하는 전체적·종합적 고려는 사실의 확정을 전제로만 작동한다. 석 달 뒤 법정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은 자백이 인과관계 희석에 해당하는지, 신의 증언이 단절에 해당하는지도 판결이 정해 둔 자료가 없다. 따라서 이 사례의 네 증거 각각의 증거능력은 판결이 제시한 기준을 적용할 자리를 남겨 둔 채 미정이다.
무관 정보가 절차를 넘어 수집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그 정보에서 비롯된 모든 증거가 자동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새로운 사정이 더해졌다는 이유만으로 예외가 성립하는 것도 아니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문제의 판단은 원칙과 예외의 문턱을 확인한 자리에서 사정의 전수를 세어 보는 것으로 이어진다.
11.5다음 증거에 물을 것
위법수집증거 배제의 기준이 1차적 증거와 2차적 증거에 미친다는 전제에서 이제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회계 장부에서 비롯된 자백과 증언이 그 기준에 비추어 어떻게 다루어져야 하는지 물어 보아야 한다. 압수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사무실 옆 창고에서 회계 장부를 압수한 행위는 압수 대상 범위를 벗어난 수집에 해당하는지, 그 장부를 근거로 한 자백과 증언은 2차적 증거의 지위에 놓이는지가 차례로 문제된다.
먼저 회계 장부 자체에 대해 물을 것은 압수의 대상 범위를 넘어서는 정보를 영장 없이 취득한 경우 그 부분에 대한 압수가 위법한지이다. 대법원은 전자정보에 관하여 그러한 수집의 위법성을 분명히 하였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수사기관이 유관정보를 선별하여 압수한 후에도 무관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면 무관정보 부분에 대하여는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여 취득한 것이어서 위법하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이 사례에서 압수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사무실 옆 창고에서 회계 장부를 압수한 행위는 장부에 관한 한 영장에 기재된 범위를 벗어난 수집이며, 그 위법성은 사후의 영장 발부나 피고인의 동의만으로 치유되지 않는다. 다만 장부의 작성 시기와 보관 상태, 영장에 그 장소가 기재되지 않은 경위와 수사관의 인식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어 자백의 증거능력에 물을 것은 장부의 위법성이 그 자백에서 소멸되었는지이다. 앞의 2020도3050 판결은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고 하였다. 아울러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도2094 판결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위법행위를 기초로 하여 증거가 수집된 경우에는 당해 증거뿐 아니라 그에 터 잡아 획득한 2차적 증거에 대해서도 증거능력은 부정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회계 장부를 근거로 수사 단계에서 이루어진 경의 자백은 장부에 터 잡아 획득한 2차적 증거에 놓이며, 석 달 뒤 법정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다시한 자백도 앞의 자백과 장부에서 비롯된 범위가 겹치는 한 같은 검토 대상에 든다. 경의 자백 내용과 장부 기재 내용이 겹치는 범위가 얼마나 되는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증언에 대해서도 같은 질문을 반복하되, 인과관계의 흐름에 유의하여야 한다. 신이 법정에서 한 증언이 회계 장부 외의 자료에서 비롯되었다면 장부의 위법성과의 연결 고리가 약해질 수 있지만, 이는 자료가 밝혀야 할 사실이다. 2020도3050 판결은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판단할 때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는 자백이나 증언 각각에 대해 장부의 위법성이 어느 정도로 희석되었는지를 따져 보라는 뜻이며, 앞의 사실들이 채워지기 전에는 섣불리 결론을 내릴 수 없다.
한편 인과관계가 단절되었는지를 판단할 때는 당초의 위법 요소가 제거되었다고 볼 만한 다른 사정이 개입되었는지가 기준이 된다. 2010도2094 판결은 "당초의 적법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행위의 중간에 그 행위의 위법 요소가 제거 내지 배제되었다고 볼 만한 다른 사정이 개입됨으로써 인과관계가 단절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같은 판결은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여, 사후의 동의만으로 위법성이 치유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이 사례에서 경의 법정 자백과 신의 증언이 그러한 단절을 이룰 만한 사정에 해당하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따라서 회계 장부, 수사 단계의 자백, 법정 자백, 신의 증언은 각각 압수의 적법성과 2차적 증거의 인과관계라는 두 물음에 차례로 놓일 뿐, 지금 단계에서 증거능력이나 채택 여부가 확정되지 않는다. 미정 사실이 확인된 뒤에 각 증거가 위 원칙의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비로소 판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