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앞의 장들이 읽은 기준을 차례로 대어 장부, 수사 단계의 자백, 법정 자백, 신의 증언이 각각 어떤 사정의 형량 대상인지 배열한다. 채택의 결론은 확정하지 않고, 확정할 수 없는 사실이 무엇인지만 남긴다.
12.1압수 장부와 배제의 기준
앞 절에서 이어진 네 증거의 쟁점은, 압수된 장부를 놓고 먼저 물어야 할 배제 기준을 한데 모으는 일이다. 대법원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를 위반하여 수집한 증거를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선언하였다.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문장은 압수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사무실 옆 창고에서 회계 장부를 압수한 사안에서, 압수 자체가 법이 정한 절차를 따라 적법한지 먼저 되묻게 한다.
절차 위반의 경위가 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장소라는 점에 이르자, 대법원은 형식적 위반만으로 배제를 확정하지 않는다. 같은 전원합의체 판결은 "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압수물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함에 있어서는 (…) 형식적으로 보아 정해진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라는 이유만을 내세워 획일적으로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것 역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한 취지에 맞는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판단은 실체적 진실 규명이라는 목표를 함께 염두에 둔 뒤, 제시된 예외의 틀 안에서만 채택 가능성을 열어 둔다. 사무실 옆 창고라는 장소가 압수영장에 기재되지 않았고, 그 기재가 빠진 경위와 수사관의 인식이 미정인 지금, 압수 자체의 적법성에 관한 단정은 이 자리에서 하지 않는다.
압수 자체가 위법하다고 볼 경우, 이 장부를 보여 주고 받은 경의 수사 단계 자백은 2차적 증거의 문제로 나아간다. 대법원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증거 수집과 2차적 증거 수집 사이 인과관계의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2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예외적인 경우에는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기준은 장부를 보여 준 뒤 이뤄진 경의 자백이 장부에서 비롯되었는지, 그 연결이 희석되었는지를 따져 보는 틀을 마련한다. 장부의 작성 시기와 보관 상태, 경의 자백 내용과 장부 기재 내용이 겹치는 범위가 미정이므로, 인과 연결의 희석을 이 자리에서 판단하지 않는다.
같은 기준은 법정에서 석 달 뒤 이뤄진 경의 자백과 신의 �증언에도 그대로 물어야 한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밝혔다. 이 문장은 장부가 적법하게 수집되지 않았다면, 그 장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일 수 있는 자백과 증언 모두를 원칙의 범위에 놓는다. 다만 자백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며 이뤄졌고, 증언이 장부 외의 자료에서 비롯되었는지 여부가 미정이므로, 예외의 성립을 이 자리에서 단정하지 않는다.
2차적 증거의 판단에는 1차적 증거의 수집과 그 뒤의 수집 과정이 함께 놓인다. 같은 판결은 "법원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을 살피는 것은 물론,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문장은 압수된 장부를 1차적 증거로 놓고, 경의 자백과 신의 증언을 각각 2차적 증거로 놓는 지도를 제공한다. 수사관의 인식과 의도, 장부와 각 증거 사이의 인과관계가 미정인 지금, 네 즕거의 증거능력과 채택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채로 판단의 순서만을 밝힌다.
12.2수사 단계 자백의 2차성
압수 장부의 증거능력에 관한 판단이 그대로 남은 채, 장부를 보여 준 뒤 이뤄진 경의 수사 단계 자백은 어떤 사정을 헤아려야 할지가 이어지는 문제이다. 이 자백은 장부라는 1차적 증거를 바탕으로 수집된 2차적 증거이므로, 앞 장에서 본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여 읽어야 한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은 2차적 증거의 판단 구조를 다음 두 층위로 배열한다. 먼저 1차적 증거 수집의 관련 사정을 살피고, 그다음 2차적 증거 수집 과정의 사정을 덧댄다. 법원은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펴야 한다.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곧 12.1에서 다룬 압수 경위와 수사관의 인식은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경의 자백을 판단할 때에도 앞단의 사정으로 함께 읽힌다.
그 사정들을 여기에 그대로 놓아 보면, 수사관의 인식과 영장 기재 경위는 미정으로 남아 있다. 그 미정 사실은 채워 넣지 않은 채로 판단해야 하고, 따라서 장부의 위법성이 어느 정도인지, 그 위법이 경의 자백에 얼마나 남아 있는지 역시 미정이다. 판례가 열거한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가 이 사례에서 어떤 값을 갖는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음 층위에서 판례는 2차적 증거를 구하는 과정의 사정을 본다. 법원은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본다고 하면서, 구체적인 정황의 예로 "최초 자백 이후 구금되었던 피고인이 석방되었다거나 변호인으로부터 충분한 조력을 받은 가운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음에도 다시 자발적으로 계속하여 동일한 내용의 자백을 하였다는 사정, 최초 자백 외에도 다른 독립된 제3자의 행위나 자료 등도 물적 증거나 증인의 증언 등 2차적 증거 수집의 기초가 되었다는 사정"을 든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경의 자백은 장부를 본 직후 수사 단계에서 나왔으므로, 여기에 대응할 독립 사정이 있는지 여부는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자백 내용과 장부 기재가 겹치는 범위마저 미정이므로, 장부가 자백의 기초가 된 정도도 확정할 수 없다.
한편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도2094 판결은 인과 단절을 더 좁게 본다. 법원은 "당초의 적법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행위의 중간에 그 행위의 위법 요소가 제거 내지 배제되었다고 볼 만한 다른 사정이 개입됨으로써 인과관계가 단절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라고 하면서, 위법한 강제연행 상태에서 이어진 측정에 대해서는 "강제연행 상태로부터 시간적·장소적으로 단절되었다고 볼 수도 없고 피의자의 심적 상태 또한 강제연행 상태로부터 완전히 벗어났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을 이유로 배제하였다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도2094 판결). 경의 자백이 장부를 본 뒤 곧바로 수사실에서 이루어진 점만으로는, 이 판례가 요구한 위법 요소의 제거 내지 배제를 인정할 근거가 생기지 않는다.
다만 이 자백이 배제될 것이라는 결론을 미리 세울 수는 없다. 판례는 예외적 채택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제반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보라고 하기 때문이다. 사례가 준 사실만으로는 수사관의 의도, 위반의 정도, 자백의 임의성과 그 내용의 겹침이 무엇인지 가려지지 않고, 이 네 증거 각각의 채택 여부는 확정된 법적 평가가 아니다. 그러므로 경의 수사 단계 자백은 1차적 위법의 무게와 자백 수집 과정의 사정을 함께 놓고 형량해야 할 2차적 증거로, 그 값은 미정의 영역에 머문다.
12.3법정 자백의 독자적 자리
장부의 위법한 수집이 2차적 증거의 판단으로 이어진다면, 석 달 뒤 재판정에서 이뤄진 경의 자백은 그 판단 틀 속에서 무슨 자리를 차지할까.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도2094 판결은 앞선 위법이 끊어진 상태에서 얻은 증거를 다룬다. 인과관계가 단절된 경우를 놓고 판례는 "증거수집 과정에서 이루어진 적법절차 위반행위의 내용과 경위 및 그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당초의 적법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행위의 중간에 그 행위의 위법 요소가 제거 내지 배제되었다고 볼 만한 다른 사정이 개입됨으로써 인과관계가 단절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판결이 잇는 물음은 석 달과 재판정이라는 사정이 위법 요소를 제거하였는지이다.
그 물음에 답하기 전에 단절의 요건을 한 걸음 더 들여다본다. 같은 판결은 피의자의 요구로 이뤄진 혈액채취를 다루며 "강제연행 상태로부터 시간적·장소적으로 단절되었다고 볼 수도 없고 피의자의 심적 상태 또한 강제연행 상태로부터 완전히 벗어났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시간과 장소의 분리만으로는 모자라고 심리 상태까지 벗어났을 때 단절이 성립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재판정이라는 장소의 이동은 필요한 사정이되 충분한 사정은 아니며, 경이 처한 심리 상태를 함께 살펴야 한다.
자백이 반복되는 장면에서는 다른 사정이 열려 있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은 증거능력을 인정할 만한 정황을 열거하면서 "최초 자백 이후 구금되었던 피고인이 석방되었다거나 변호인으로부터 충분한 조력을 받은 가운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음에도 다시 자발적으로 계속하여 동일한 내용의 자백을 하였다는 사정"을 들었다. 변호인의 조력과 상당한 시간이 함께 놓일 때 반복 자백은 위법의 영향을 걷어낸 것으로 볼 여지가 생긴다. 경의 자백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았고 석 달의 간격을 두었으므로, 두 요소는 형식상 이에 겹친다.
같은 판결은 법정의 조건을 따로 적시한다. 앞선 자백을 기초로 모은 증거 가운데 법정진술을 두고 판례는 "공개된 법정에서 임의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에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 사례"로 정리했다. 공개된 법정이라는 자리와 임의성이라는 성질이 함께 평가된다. 경이 법정에서 다시 자백한 것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은 자리에서 이뤄졌으므로, 판례가 놓은 두 축 가운데 공개된 법정은 충족된 것으로 보이나 임의성의 정도는 자백의 내용과 경위가 확정되어야 비로소 가늠된다.
다만 석 달이라는 시간이 자동으로 단절을 이르키지는 않는다. 앞서 인용한 바와 같이 판례는 시간적·장소적 분리에 더해 심리 상태의 이탈을 요구한다. 경이 법정에 서기까지 어떤 상태에 있었는지, 장부의 압수가 그 상태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석 달과 변호인의 조력과 공개된 법정은 단절을 뒷받침할 사정으로 놓일 뿐, 그 자체로 단절을 확정하지 못한다.
결국 경의 법정 자백은 수사 단계의 자백과 나란히 놓이되 같은 잣대로 묶이지 않는다. 판례가 정한 인과관계 단절의 요건과 반복 자백을 뒷받침할 사정이 모두 검토되어야 하고, 그 검토가 끝나기 전에는 증거능력의 유무가 미정으로 남는다. 장부가 보여 준 뒤 얻은 수사 자백과는 별도로, 재판정에서 다시 이뤄진 자백은 그 자리가 갖는 조건으로서 따로 평가를 기다린다.
12.4제3자 증언의 출처
법정 자백의 독자성이 남기는 물음에 이어, 네 번째 증거는 거래 상대방 신의 법정 증언이다. 수사관이 위법하게 압수한 장부에 이름이 기재된 신은 재판정에 나와 증언했다. 이 증언이 장부에서 파생된 것인지, 장부와 무관한 별도의 자료에서 비롯된 것인지에 따라 증거능력의 운명이 갈린다.
2차적 증거의 판단 기준은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이 밝힌다. 그 판결은 절차를 어겨 수집한 증거와 그 파생물의 취급 원칙을 이렇게 정리한다.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같은 판결은 판단의 기준도 함께 제시한다. "법원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피는 것은 물론,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신의 증언이 2차적 증거라면, 위법한 장부 압수와 증언 수집 사이의 인과관계가 희석되었는지가 이 기준에 따라 물어질 일이다.
문제는 신의 증언이 과연 장부를 기초로 수집된 것인지 확정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은 2차적 증거 인정의 정황 가운데 독립된 출처의 존재를 이렇게 든다. "최초 자백 외에도 다른 독립된 제3자의 행위나 자료 등도 물적 증거나 증인의 증언 등 2차적 증거 수집의 기초가 되었다는 사정, 증인이 그의 독립적인 판단에 의해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소환을 받고 임의로 출석하여 증언하였다는 사정 등은 통상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만한 정황에 속한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이 사안에서 신의 증언이 장부 외의 자료에서 비롯되었는지 여부는 미정이다. 출처가 미정인 이상 위 정황을 들어 증거능력을 확정하기 어렵다.
같은 판결은 제3자의 법정 진술이 2차적 증거로 쓰일 수 있었던 사정을 구체적으로 밝힌다. "피고인의 자백은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최초 자백 이후 40여 일이 지난 후에 변호인의 충분한 조력을 받으면서 공개된 법정에서 임의로 이루어진 것이고, 피해자의 진술은 법원의 적법한 소환에 따라 자발적으로 출석하여 위증의 벌을 경고받고 선서한 후 공개된 법정에서 임의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예외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2차적 증거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이 사례는 피해자의 진술이 법원의 적법한 소환과 선서, 공개된 법정에서의 임의성을 갖추었음을 전제로 한다. 이 사안에서 신이 어떠한 절차로 소환되어 어떡게 증언하였는지는 미정이다.
무관 정보의 녟리를 그대로 옮길 수는 없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전자정보 압수에서 무관 정보의 취급을 이렇게 정한다. "수사기관이 유관정보를 선별하여 압수한 후에도 무관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면 무관정보 부분에 대하여는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여 취득한 것이어서 위법하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그러나 신의 증언은 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장소에서 수집된 물건이 아니다. 무관 정보에 관한 위 판단은 압수 대상 범위를 넘은 물적 취득을 다룬다. 증언의 출처가 장부인지 아닌지가 먼저 밝혀진 뒤에라야 이 판결의 논리가 신의 증언에 참고가 될지 가릴 수 있다.
따라서 신의 증언은 출처가 미정으로 남은 채 판단을 기다린다. 장부에서 파생되었다면 위법한 압수와 증언 수집 사이의 인과관계가 문제이고, 장부와 무관한 자료에서 비롯되었다면 독립된 출처의 정황이 거론될 일이다. 어느 쪽이든 이 사안의 사정은 확정되어 있지 않다.
12.5미정 사실의 남김
신의 증언 출처가 미정으로 남은 채 네 증거의 자리가 모두 가려지지 않은 문제는, 이제 판단에 필요한 사정들이 무엇인지 끝으로 되짚어 확정하지 않으면 풀리지 않는다. 따라서 네 증거 각각에 어떤 사실이 형량의 재료로 남는지 차례로 되돌아본다.
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창고에서의 압수는 우선 절차 위반 자체를 남긴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은 판단에 필요한 첫째 무리의 사정을 이렇게 가린다. “따라서 법원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펴야 한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창고가 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경위와 그 사정에 관한 수사관의 인식은 이 항목들 가운데 어느 쪽에 놓일지 정해지지 않았다.
경의 수사 단계 자백은 압수한 장부를 본 뒤 나온 진술이므로 2차적 증거의 범위에 놓인다. 다만 장부 기재 내용과 자백 내용이 겹치는 범위, 장부의 작성 시기와 보관 상태 같은 사실은 아직 비어 있다. 앞 판결이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고 한 점에 비추어, 이 겹치는 범위가 넓든 좁든 인과관계 평가에 들 사정임은 분명하다. 그런데 어떤 내용이 얼마나 겹치는지는 합성 사례가 답하지 않는다.
석 달 뒤 경이 법정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다시 자백한 일은 앞 판결이 예로 든 정황 가운데 하나와 닮았다. 그 판결은 “최초 자백 이후 구금되었던 피고인이 석방되었다거나 변호인으로부터 충분한 조력을 받은 가운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음에도 다시 자발적으로 계속하여 동일한 내용의 자백을 하였다는 사정”(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은 통상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만한 정황에 속한다고 본다. 그런데 자백 내용의 동일성은 정해지지 않았고, 석달의 시간이 이 문장이 말하는 상당한 시간에 드는지도 판단이 아니다.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도2094 판결은 그 흐름이 막히는 조건을 달리 적는다. 이 판결은 “그 사이에 위법한 체포 상태에 의한 영향이 완전하게 배제되고 피의자의 의사결정의 자유가 확실하게 보장되었다고 볼 만한 다른 사정이 개입되지 않은 이상 불법체포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가 단절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도2094 판결)고 판시한다. 경의 수사 단계 진술이 장부에 의한 영향에서 벗어났는지는, 영향 완전 배제를 뒷받침할 다른 사정이 있는지와 함께 남는다.
신의 증언에 이르면 출처가 무엇인지가 그대로 빈 자리로 남는다. 앞에서 이미 확인한 대로 그 증언이 장부에서 파생되었는지 별도의 자료에서 나왔는지 자료가 밝히지 않으므로, 장부 외 자료가 독립된 기초가 되었는지 여부도 정해지지 않는다. 앞 판결이 “최초 자백 외에도 다른 독립된 제3자의 행위나 자료 등도 물적 증거나 증인의 증언 등 2차적 증거 수집의 기초가 되었다는 사정”(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을 같은 무리의 정황으로 둔 점이 여기에 이어진다. 다만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이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정은 압수 자체의 위법성이 말해지는 자리에 놓이지, 신의 증언 출처가 가려지는 자리는 아니다.
이렇게 남은 자리들을 정리하면, 압수의 위반 내용과 정도, 수사관의 인식, 장부의 작성 시기와 보관 상태, 자백과 장부가 겹치는 범위, 자백 내용의 동일성과 석달의 의미, 장부 외 자료의 독립성, 신의 증언 출처가 모두 미정이다. 앞 판결이 “제반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고 한 터에, 이 항목들이 채워지지 않는 한 네 증거 각각의 채택은 확정되지 않는다. 이 장은 여기에서 그치고, 수사 과정의 위법을 억지하는 요구와 실체적 진실 규명의 요구가 이 미정 자리들 위에서 어떻게 맞서는지는 남겨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