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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포렌식의 무결성: 해시값과 연계 보관 · Volume 26 · Chapter 9 · First edition

처음 값을 계한 시점의 문제

해시값을 처음 계산하기 전의 구간은 어떻게 다루어져야 하는가?

Length
about 2,800 words · 12 min
Sources
1 statutes · 1 decisions
As of
2026-10-11
On this page
  1. Summary
  2. 9.1최초 계산 시점의 문제 제기
  3. 9.2압수 현장에서의 값 확인
  4. 9.3최초 계산 이전의 구간
  5. 9.4확인서에 적힐 시점 정보
  6. 9.5기록의 빈 구간 읽기
  7. 9.6시점 정보의 정리와 남은 물음
  8. Statutes referred to
  9. Decision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해시값을 처음 계산하기 전의 구간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묻는다. 압수 현장에서 값을 확인한 경우와 그 이전·이후에 값을 계산한 경우가 남기는 차이를 기록에 남는 시점의 문제로 읽고, 확인서에 적힐 시점 정보의 종류를 정리한다.

9.1최초 계산 시점의 문제 제기

해시 값의 일치가 무엇을 보여 주는지를 가른 자리에서 남은 물음은, 그 값을 처음 계산한 시점이 언제이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값의 일치는 두 시점의 상태가 같았음을 말할 뿐, 그 두 시점 사이가 어떻게 이어졌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값을 처음 계산한 시점이 언제로 잡히는지는 그 이음새를 따져 보는 출발점이 된다.

처음 값을 계산한 시점의 문제는 압수의 목적물이 정보저장매체인 경우에 관한 판례에서 출발점을 찾는다.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은 정보저장매체를 압수할 때 수사기관이 취하여야 할 조치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때 피의자 또는 변호인은 그 집행에 참여할 수 있다. 압수의 목적물이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인 경우에는 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 있는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이를 제출받아야 하고, 피의자나 변호인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 이 인용은 복제가 압수 절차 안에서 이루어지는 조치임을 전제한다. 수사관이 현장에서 하드디스크의 내용을 복제한 행위는 이 조치에 가까운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그 조치가 언제 어떻게 완료되었는지는 미정이다.

같은 판결은 복제된 파일을 수사기관 사무실에서 다루는 단계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수사기관이 정보저장매체에 기억된 정보 중에서 키워드 또는 확장자 검색 등을 통해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 있는 정보를 선별한 다음 정보저장매체와 동일하게 비트열 방식으로 복제하여 생성한 파일(이하 '이미지 파일'이라 한다)을 제출받아 압수하였다면 이로써 압수의 목적물에 대한 압수·수색 절차는 종료된 것이므로, 수사기관이 수사기관 사무실에서 위와 같이 압수된 이미지 파일을 탐색·복제·출력하는 과정에서도 피의자 등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 이 인용은 현장의 복제와 사무실의 후속 작업을 절차상으로 가른다. 처음 값을 계산한 시점이 현장에 놓이는지 사무실에 놓이는지에 따라 그 값을 둘러싼 보호의 범위가 달라지지만, 어느 쪽으로 놓일지는 확정되어 있지 않다.

값의 계산 시점은 증거능력의 요건과도 맞닿는다. 같은 판결은 전자문서 파일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원본임이 증명되거나 혹은 원본으로부터 복사한 사본일 경우에는 복사 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임이 증명되어야만 하고, 그러한 증명이 없는 경우에는 쉽게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고 보았다. 이 인용은 복사본의 신뢰를 복사 과정의 무결성에 둔다. 처음 값을 계산한 시점은 그 과정에 첫 기준점을 세우는 자리이지만, 기준점이 섰다는 사실만으로 증거능력이 생기지는 않는다.

위 판결은 그 증명의 방법도 함께 밝혔다. "증거로 제출된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나 출력물이 복사·출력 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 내용을 그대로 복사·출력한 것이라는 사실은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나 출력물의 생성과 전달 및 보관 등의 절차에 관여한 사람의 증언이나 진술, 원본이나 사본 파일 생성 직후의 해시(Hash)값 비교, 전자문서 파일에 대한 검증·감정 결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 이 인용은 해시값 비교가 판단의 한 요소임을 분명히 한다. "원본이나 사본 파일 생성 직후의 해시(Hash)값 비교"라는 표현이 가리키는 시점은 생성 직후이지만, 이 사례에서 해시값을 처음 계산한 시점이 언제인지는 미정이다. 그러므로 이 사례의 값 확인서와 서명은 그 시점의 출발점을 마련했을 뿐이며, 미정으로 남은 시점과 보관의 빈틈을 스스로 메우지 않는다.

9.2압수 현장에서의 값 확인

형사소송법 제106조가 정한 압수 절차 안에서 값을 현장에서 확인한 기록이 갖는 의미를 살필 차례다. 값 확인의 시점과 방식이 제106조의 요건에 어떻게 놓이는지부터 읽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3항은 정보저장매체를 압수할 때의 방식을 정한다. 그 항은 "법원은 압수의 목적물이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이하 이 항에서 “정보저장매체등”이라 한다)인 경우에는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이어서 "다만, 범위를 정하여 출력 또는 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정보저장매체등을 압수할 수 있다"라고 단서를 둔다. 이 조문은 출력·복제의 방식과 예외를 정할 뿐, 복제본에 대한 값 확인의 시점이나 그 확인의 기록에 관하여는 별도로 말하지 않는다. 수사관이 압수 현장에서 노트북 하드디스크의 내용을 복제하고 해시값을 확인서에 적은 것은 이 항의 복제라는 방식 안에서 이루어진 행위로 볼 수 있다. 다만 그 값을 언제 처음 계산했는지에 관하여는 이 조문이 아무런 기준을 두지 않으므로, 기록에 남은 시점만이 확인의 근거가 된다.

값 확인이 현장에서 이루어진 경우에 어떤 기록이 따라야 하는지는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의 태도를 함께 읽어야 한다. 그 판결은 압수물 목록의 취지에 관하여 "수사기관은 이러한 권리행사에 지장이 없도록 압수 직후 현장에서 압수물 목록을 바로 작성하여 교부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밝혔다. 현장에서의 기록이 피압수자의 권리행사를 위한 기초 자료가 된다는 뜻이다. 이 사례에서 수사관은 확인서에 해시값을 적고 피압수자 무의 서명을 받았다. 그 기록은 현장에서 작성되어 피압수자에게 제시된 점에서 위 판결이 말하는 원칙에 부합하는 형태를 갖추었다. 그러나 확인서에 적힌 값이 언제 계산되었는지가 함께 기록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장에서의 확인이 참여권 보장과 맞닿는지도 따져보아야 한다. 위 판결은 "피의자나 변호인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다만 수사기관 사무실에서 압수된 이미지 파일을 탐색·복제·출력하는 과정까지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그 구분의 기준은 압수·수색 절차가 현장에서 종료되었는지에 있다. 이 사례에서 복제와 값 확인이 압수 현장에서 함께 이루어졌다면, 그 행위는 참여의 기회가 보장되어야 하는 구간 안에 놓인다. 피압수자 무의 서명은 그 구간에서 당사자가 현장에 있었다는 흔적을 남긴다.

그러나 현장에서의 값 확인이 곧 무결성의 확정을 뜻하지는 않는다. 위 판결은 원본 동일성의 증명에 관하여 "원본임이 증명되거나 혹은 원본으로부터 복사한 사본일 경우에는 복사 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임이 증명되어야만 하고, 그러한 증명이 없는 경우에는 쉽게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라고 전제한다. 증명의 방법으로는 "원본이나 사본 파일 생성 직후의 해시(Hash)값 비교" 등을 함께 들고 있다. 해시값의 비교가 증명의 한 방법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현장에서 확인한 값은 그 증명에 쓰일 수 있는 자료가 된다. 다만 그 값이 생성 직후에 계산된 것인지는 별도로 확인되어야 한다. 이 사례에서 해시값을 처음 계산한 시점은 미정이다. 값이 기록에 남아 있다는 사실과 그 값이 언제 계산되었는지는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현장에서의 값 확인은 압수 절차 안에서 작성된 기록을 남긴다. 그 기록은 목록 교부의 원칙이나 참여 기회의 보장과 같은 절차의 흐름 안에 놓이지만, 제106조가 정한 요건을 새로 만들지 않는다. 확인서와 서명은 현장에서 무엇이 있었는지를 보여줄 뿐이다. 값의 최초 계산 시점이 언제인지, 복제본이 누구의 손에 있었는지, 분석 도구의 종류와 설정은 무엇이었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이 항목들은 관찰된 사실의 나열이며, 무결성의 확정이나 증거능력의 유무를 뜻하지 않는다. 값 확인의 기록이 가진 범위는 현장에서 작성된 사실까지이다.

9.3최초 계산 이전의 구간

현장에서 값을 확인한 것만으로는 그 이전의 구간이 무엇으로 채워졌는지가 드러나지 않는다. 확인 전에 어떤 조치가 있었고 누가 저장매체를 다루었는지는 별도의 기록이 있을 때만 읽을 수 있다. 이 점을 확인해 두지 않은 채 남은 구간은 법정에서 그대로 빈 시간으로 놓인다.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에 따른 압수·수색 절차는 영장 집행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은 그 절차에서 수사기관이 지켜야 할 조치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때 피의자 또는 변호인은 그 집행에 참여할 수 있다. 압수의 목적물이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인 경우에는 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 있는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이를 제출받아야 하고, 피의자나 변호인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 최초로 값을 계산하기 이전의 시간이 무엇으로 기록되는지는 이 절차가 시작되기 전후에 무엇이 남았는지에 달려 있다.

판결은 이어 정보저장매체의 선별과 복제가 끝나는 지점을 다음과 같이 특정한다. "수사기관이 정보저장매체에 기억된 정보 중에서 키워드 또는 확장자 검색 등을 통해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 있는 정보를 선별한 다음 정보저장매체와 동일하게 비트열 방식으로 복제하여 생성한 파일(이하 ‘이미지 파일’이라 한다)을 제출받아 압수하였다면 이로써 압수의 목적물에 대한 압수·수색 절차는 종료된 것이므로, 수사기관이 수사기관 사무실에서 위와 같이 압수된 이미지 파일을 탐색·복제·출력하는 과정에서도 피의자 등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 이 구분에 따르면 압수 절차가 끝난 뒤의 사무실 처리는 참여 보장의 대상이 아니다. 값 확인이 언제 이루어졌는지가 문제되는 것은 그 앞뒤 어느 쪽에서 조치가 이루어졌는지를 가르는 일이 된다.

절차가 끝나면 그 시점의 목록이 남아야 한다. 판결은 목록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압수물 목록은 피압수자 등이 압수처분에 대한 준항고를 하는 등 권리행사절차를 밟는 가장 기초적인 자료가 되므로, 수사기관은 이러한 권리행사에 지장이 없도록 압수 직후 현장에서 압수물 목록을 바로 작성하여 교부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 현장에서 작성한 목록이 최초 계산 이전 구간의 유일한 흔적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목록에 남은 시점이 그 구간을 어디까지 잇는지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확인 자체의 증명력은 목록과는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판결이 원본 동일성의 증명 방법으로 든 사정 가운데 하나가 바로 값 비교이다.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나 출력물이 복사·출력 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 내용을 그대로 복사·출력한 것이라는 사실은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나 출력물의 생성과 전달 및 보관 등의 절차에 관여한 사람의 증언이나 진술, 원본이나 사본 파일 생성 직후의 해시(Hash)값 비교, 전자문서 파일에 대한 검증·감정 결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있다."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 이 문장은 비교에 쓰인 값이 언제 계산되었는지를 함께 살피도록 이끈다. 확인서에 기록된 값이 실제로 최초 계산의 결과인지, 그 계산이 어떤 상태의 사본에서 나온 것인지는 별도로 확인되어야 한다.

따라서 최초 계산 이전의 구간은 확인서 바깥에서 무엇이 기록되었는지를 묻는 문제로 읽힌다. 판결이 요구하는 참여 보장과 목록 교부가 어느 시점의 사실을 남기는지에 따라 그 구간의 폭이 달라진다. 이 구간의 처리가 곧바로 증거능력의 유무를 결정한다는 식으로 나아가지는 않는다.

9.4확인서에 적힐 시점 정보

해시값이 언제 처음 계산되었는지가 기록되지 않으면, 그 값이 무엇에 대한 값인지조차 확인하기 어렵다. 이 문제는 확인서에 남겨야 할 시점 정보의 종류를 따져보는 일로 이어진다. 이때 시점 정보는 현장에서 확인한 경우와, 그 이전이나 이후에 계산한 경우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먼저 현장 확인의 틀을 살펴보아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106조는 정보저장매체의 처리 방식을 정하면서, "법원은 압수의 목적물이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이하 이 항에서 “정보저장매체등”이라 한다)인 경우에는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 조문은 범위를 정해 복제하는 방식을 원칙으로 삼는다. 압수 현장에서 복제가 이루어졌다면, 그 복제의 시점이 곧 범위를 정해 추출한 시점에 가깝게 겹친다.

복제가 현장에서 범위를 정해 이루어졌는지는 목록의 기재와 함께 확인된다.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은, "압수된 정보의 상세목록에는 정보의 파일 명세가 특정되어 있어야 하고, 수사기관은 이를 출력한 서면을 교부하거나 전자파일 형태로 복사해 주거나 이메일을 전송하는 등의 방식으로도 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파일 명세가 특정된 목록에는 해당 파일들이 언제 어느 범위에서 뽑혔는지가 드러난다. 이 판결은 파일 명세의 특정을 요구할 뿐, 확인서에 적어야 할 시점 항목을 따로 정하지는 않는다.

확인서에 적힌 해시값이 처음 계산된 시점은, 그 값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보여준다. 위 대법원 판결은 전자문서 사본의 동일성을 증명하는 방법 가운데 "원본이나 사본 파일 생성 직후의 해시(Hash)값 비교"를 들었다(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 이 표현은 해시값 비교가 사본 생성 직후에 이루어질 때 그 증명력을 갖는다는 점을 말한다. 따라서 해시값이 계산된 시점이 복제 직후인지, 한참 뒤인지는 이 비교가 가지는 의미를 가른다.

그 이전에 계산된 값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복제 작업이 시작되기 전에 원본에 대해 해시값을 먼저 계산해 두었다면, 그 값은 복제본의 값과 나란히 놓여 비교의 출발점이 된다. 위 판결이 증명 방법으로 든 것은 "원본이나 사본 파일 생성 직후의 해시(Hash)값 비교"이므로(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 그 비교가 언제 이루어졌는지가 분명해야 한다. 확인서에 적힌 값이 원본의 값인지 복제본의 값인지, 그리고 그 계산이 어느 작업 직후에 있었는지가 함께 남아야 한다.

반대로 복제가 끝난 뒤에 계산된 값의 의미는 다르다.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은, 동일성의 증명이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나 출력물의 생성과 전달 및 보관 등의 절차에 관여한 사람의 증언이나 진술, 원본이나 사본 파일 생성 직후의 해시(Hash)값 비교, 전자문서 파일에 대한 검증·감정 결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 사례에서 확인서에 적힌 해시값이 복제 이후 어느 시점의 값인지 미정이고, 그 값이 무엇에 대해 계산된 것인지도 미정이다. 확인서가 시점 정보를 담아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9.5기록의 빈 구간 읽기

확인서에 시점 정보가 어디까지 기재되는지를 살핀 뒤, 그 기록에 공백이 있을 때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한다. 보관 기록에는 9일간의 빈칸이 남아 있다. 이 빈칸은 그 자체로 무결성이 깨졌다는 뜻인가, 아니면 읽을 정보가 없다는 뜻인가. 이 구분을 세우기 전에 법문이 현장에서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먼저 본다.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3항은 정보저장매체를 다루는 방식을 정한다. 현장 압수의 기준을 확인하기 위하여 위 조문을 그대로 옮긴다. "법원은 압수의 목적물이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이하 이 항에서 “정보저장매체등”이라 한다)인 경우에는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아야 한다. 다만, 범위를 정하여 출력 또는 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정보저장매체등을 압수할 수 있다. <신설 2011. 7. 18.>" (형사소송법 제106조). 이 단서는 범위를 정한 복제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할 때만 정보저장매체를 그대로 압수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한다. 복제의 방식과 범위는 앞 단위에서 확인한 대로 현장에서 확정되는 것이며, 공백은 그 이후의 기록에서 생긴다.

공백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판례가 증명의 대상을 정하는 방식에서 힌트를 얻는다.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은 원본 동일성을 다루며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나 출력물이 복사·출력 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 내용을 그대로 복사·출력한 것이라는 사실은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나 출력물의 생성과 전달 및 보관 등의 절차에 관여한 사람의 증언이나 진술, 원본이나 사본 파일 생성 직후의 해시(Hash)값 비교, 전자문서 파일에 대한 검증·감정 결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있다" 고 선언한다. 이는 확인할 정황의 목록이며, 각 항목이 없으면 곧바로 결론이 난다는 뜻이 아니다. 보관 기록의 빈칸은 "생성과 전달 및 보관 등의 절차"의 한 대목에서 확인할 이야기가 채워지지 않았다는 표시로 읽힌다.

그 빈칸이 가리키는 범위를 구체적으로 살핀다. 첫째, 해시값을 처음 계산한 시점이 언제인지 자료가 말해 주지 않는다.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은 "원본이나 사본 파일 생성 직후의 해시(Hash)값 비교" 를 판단의 근거로 적시한다. 계산 시점이 비어 있으면, 확인서에 적힌 값이 "생성 직후"의 값인지 아닌지 자체를 확인할 길이 없다. 둘째, 그 9일 동안 복제본이 누구의 손에 있었는지 미정이다. 셋째, 사용한 분석 도구의 종류와 설정, 파일 300개를 뽑은 기준과 그 선택이 누구의 판단에 따른 것인지도 자료가 말해 주지 않는다. 이 항목들은 관찰된 사실의 나열이며, 무결성의 상실이나 증거능력의 유무를 이미 정해 놓은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판례가 설정하는 증명의 틀은 빈칸을 무시하지 못하게 한다.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은 "원본임이 증명되거나 혹은 원본으로부터 복사한 사본일 경우에는 복사 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임이 증명되어야만 하고, 그러한 증명이 없는 경우에는 쉽게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고 밝힌다. 같은 판결은 "이러한 원본 동일성은 증거능력의 요건에 해당하므로 검사가 그 존재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해야 한다"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고 덧붙인다. 여기서 말하는 "쉽게"는 곧 자동적인 배제가 아니라 심사의 방향을 가리킨다. 증명책임의 소재는 검사에 있으므로, 공백을 메울 다른 정황이 있다면 그 정황이 제시되어야 하고, 없다면 "증명이 없는 경우"가 된다.

이 사례에서 확인서는 현장 계산의 결과를 적는 자리이고, 보관 기록은 그 이후를 적는 자리다. 9일의 빈칸은 확인서 바깥에서 생긴 공백이므로, 현장에서의 복제와 해시 기재가 법정에 제출된 파일 300개에까지 이르는지를 잇는 이야기가 비어 있음을 표시한다. 그 공백을 무결성의 확정된 결여로 단정할 근거는 자료에 없고, 공백을 그냥 지나갈 근거 역시 자료에 없다. 다만 위 판결이 정한 대로, 복사·출력의 과정에서 인위적 개작이 없었음이 다른 제반 사정으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기준만이 남는다. 그 증명이 채워지는지 아닌지는 앞서 미정으로 남긴 항목들이 무엇을 보여 주는지에 달려 있다.

9.6시점 정보의 정리와 남은 물음

공백을 사실의 나열로만 남겨 둔 뒤에는, 확인서 기재에 담길 수 있는 시점 정보가 어떤 것인지를 차례로 따져 보아야 한다. 이 장에서 관찰한 시점 가운데 첫째는 해시값을 처음 계산한 때이다. 수사관이 압수 현장에서 복제본의 해시값을 확인서에 적었으나, 그 값을 계산한 정확한 시각이 언제인지에 관한 기록은 없다. 해시값 비교가 원본 동일성의 증명 수단 가운데 하나로 쓰이기 위해서는, 그 값이 어느 시점에 무엇을 대상으로 산출되었는지가 함께 남아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106조는 정보저장매체의 압수 방식을 정하면서, "법원은 압수의 목적물이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이하 이 항에서 “정보저장매체등”이라 한다)인 경우에는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 조문은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는 절차를 요구할 뿐, 그 복제가 이루어진 시각이나 해시값 계산 시각을 확인서에 기재할 방식까지 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은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것임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원본이나 사본 파일 생성 직후의 해시(Hash)값 비교"를 들고 있다. "생성 직후"라는 표현은, 해시값 비교의 증명력을 높이는 데 계산 시점이 중요함을 뜻한다. 이 사례에서 해시값을 처음 계산한 시점이 미정으로 남아 있으므로, 위 판결이 말하는 생성 직후의 비교가 있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시점 정보의 둘째는 보관 기록에 남은 9일간의 공백이다. 이 공백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관찰된 사실의 나열에 해당할 뿐이며, 그 자체로 무결성의 상실이나 증거채택의 배제를 뜻하지 않는다. 다만 대법원 2017도13263 판결은 원본 동일성의 증명에 관하여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나 출력물의 생성과 전달 및 보관 등의 절차에 관여한 사람의 증언이나 진술"을 판단 자료로 들고 있다. 보관 절차에 관여한 사람을 특정할 수 있어야 그 증언이나 진술로 공백 기간의 경위를 소명할 수 있는데, 이 사례에서 그 9일 동안 복제본이 누구의 손에 있었는지는 미정이다. 따라서 위 판결이 열거한 증명 방법 가운데 어느 하나가 이 사례에서 갖추어졌는지를 단정할 수 없다.

확인서 기재의 관점에서 보면, 해시값과 그 계산 시점은 확인서에 이미 적혔으나 계산 시각은 적히지 않았다. 압수물 목록과 관련하여 대법원 2017도13263 판결은 "압수된 정보의 상세목록에는 정보의 파일 명세가 특정되어 있어야 하고"라고 판시한다. 여기서 특정되어야 할 것으로 지목된 것은 파일 명세이며, 해시값이나 계산 시각의 기재 방식이 이 판시에 포함되는지는 판결이 정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확인서에 적힌 해시값이 위 판결이 요구하는 특정의 요소인지를 이 자료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시점 정보의 셋째는 파일 300개를 선별한 기준과 그 판단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이다. 이 항목도 미정이다. 대법원 2017도13263 판결은 수사기관이 정보저장매체에 기억된 정보 중에서 관련 있는 정보를 선별한 다음 이미지 파일을 제출받아 압수한 경우, 수사기관 사무실에서 압수된 이미지 파일을 탐색·복제·출력하는 과정에서 피의자 등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한다. 다만 그 판시는 선별이 수사기관에 의하여 이루어졌다는 전제 아래 성립하며, 이 사례에서 파일 300개의 선택이 누구의 판단에 따른 것인지는 미정이다. 따라서 위 판시의 전제가 이 사례에 들어맞는지를 확인할 수 없다.

이렇게 모아 보면, 해시값의 계산 시점과 보관 기간의 담당자, 선별 기준과 선별자의 귀속이 남은 물음으로 남는다. 각 항목은 확인서 기재의 완전성과는 별개로, 앞서 본 원본 동일성의 증명 방법 가운데 어느 것을 이 사례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요소이다. 다만 수집 단계의 행위가 무엇으로 정해져 있는지에 관해서는, 위 형사소송법 조문과 판결이 다룬 범위를 넘는 결론을 여기서 미리 정하지 않는다. 압수 단계에서의 절차와 그 후의 보관 및 선별 사이의 연결이 어떻게 볼 것인지는, 별도로 압수 조문의 절차 범위를 읽은 뒤에 판단할 문제로 남는다.

Statutes referred to

Decisions referred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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