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국민이 자기에게 적용될 기준에 닿지 못한다면 무엇이 남는지 묻는다. 처분기준 설정과 공표의 틀을 다시 세우고 국가법령정보센터의 행정규칙 원문에서 발령일과 시행일을 확인하는 방법을 정리하며, 미공표 기준이 남는 자리를 세운다.
13.1처분기준 설정과 공표의 틀
알 수 없는 기준의 문제를 묻기에 앞서, 행정절차법이 처분기준을 어떻게 다루는지 조문의 짜임부터 살핀다. 세무서의 납세고지와 병의 감경 불적용 다툼은 모두 어떤 기준이 적용되었는지에 관한 분쟁이고, 그러한 기준에 관한 기본 규율은 행정절차법 제20조에 놓여 있다. 이 조문에 무엇을 요구하는지 가감 없이 읽어야만, 훈령의 법규성 같은 더 무거운 쟁점을 꺼내기 전에 정확한 출발점에 서게 된다.
설정의 요구는 명확하다. 행정절차법 제20조제1항은 "행정청은 필요한 처분기준을 해당 처분의 성질에 비추어 되도록 구체적으로 정하여 공표하여야 한다. 처분기준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행정절차법 제20조)고 규정한다. 처분기준을 정하는 일과 그 기준을 공표하는 일은 떼어 생각할 수 없다. 납세고지서에 적용된 계산 방식이 국세청 훈령에 담겨 있다면, 그 훈령은 처분기준을 담은 문서라는 점에서 우선 공표의 요구를 받는다. 구체성의 정도는 처분의 성질에 비추어 판단하라고 되어 있으므로, 양도소득세 산출처럼 계산 방식이 수반되는 사안에서는 그 성질에 따른 구체성이 요구된다고 읽을 여지가 있다.
세무서가 훈령의 계산 방식으로 세액을 산출한 절차의 기초로서도 이 조문은 처분기준의 문서를 특정한다. 행정절차법 제20조제2항은 인허가의제의 경우 관련 인허가 처분기준의 제출과 통합 공표에 관하여 규정한다. 이 사례는 인허가의제가 아니므로 해당 항이 직접 적용되지는 않으나, 처분기준의 설정과 공표를 한 행정청의 사무로 배정하는 조문의 배치는 주목할 만하다. 다만 이 판시사항처럼 법규성의 근거를 찾는 방향은 이 조문에서 뒷받침되지 아니하며, 처분기준의 법규성이나 구속력 요건은 이 조문에 더해 읽을 수 없다.
조문의 예외도 빠뜨리지 않고 읽어야 한다. 행정절차법 제20조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처분기준을 공표하는 것이 해당 처분의 성질상 현저히 곤란하거나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처분기준을 공표하지 아니할 수 있다. <개정 2022. 1. 11.>"(행정절차법 제20조)고 정한다. 비공표를 선택하려면 현저히 곤란하거나 현저히 해치는 상황이라는 조건과 상당한 사유라는 조건이 함께 요구된다. 훈령과 예규의 공표 방식과 시점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안에서, 이 예외 조건이 충족되는지 판단할 재료는 확보되지 않았다.
설명 요청 제도도 함께 두고 있다. 행정절차법 제20조제4항은 "당사자등은 공표된 처분기준이 명확하지 아니한 경우 해당 행정청에 그 해석 또는 설명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행정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요청에 따라야 한다. <개정 2022. 1. 11.>"(행정절차법 제20조)고 선언한다. 당사자에게는 기준의 해석을 요구할 길이 열려 있고, 행정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요청을 받아들여야 한다. 을이 훈령이 공무원 사이의 사무 처리 기준일 뿐이라고 주문하는 지점에 이 규정이 접어들고, 훈령에 적힌 계산 방식이 납세자에게 어떻게 설명되어야 하는지의 방향이 제시된다. 다만 감경을 늘 적용하던 예규에 관하여 병의 신뢰와 대우의 형평성을 어떻게 볼지는 이 조문으로 다루어지지 않은 주제이다.
조문상의 요구를 요약하면, 처분기준은 필요할 때 구체적으로 정하여 공표하고, 변경할 때에도 같은 요구가 적용되고, 예외적 사유가 있을 때에만 비공표가 가능하며, 불분명한 기준에 대하여 당사자가 설명을 청할 수 있는 셈이다. 훈령과 예규의 발령일과 시행일, 공표 방식, 처분이 인용한 조항의 범위, 상위 법령과의 문언 대응은 미정으로 남는다. 이 쟁점들은 다음 쟁점의 확인 대상이며, 지금은 조문이 설정과 공표에 관하여 무엇을 요구하는가만을 틀로 삼아 둔다.
13.2발령일과 시행일의 확인
행정절차법 제20조의 공표 의무가 처분기준의 공시 방식을 요구하는 틀임을 확인한 뒤, 그 기준이 적힌 행정규칙의 발령일과 시행일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가 다음 문제로 떠오른다.
국가법령정보센터의 행정규칙 원문에는 보통 발령일과 시행일이 함께 적혀 있다. 이 날짜들은 문서의 작성과 발송, 그리고 적용의 개시라는 서로 다른 시점을 가리킨다. 그 구분이 흐려지면 처분에 적용된 조항이 어느 시점의 기준인지 확인할 수 없다. 따라서 먼저 원문에 적힌 날짜를 그대로 읽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인용할 법령이나 판례의 문언은 이 문제에 대하여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발령일과 시행일의 법적 의미를 정의하거나, 둘 사이의 간격에 법규성을 부여하는 기준을 세울 수 없다. 오직 문서에 적힌 날짜의 표기 자체를 확인하는 절차만이 남는다. 문언 대응이 미정인 훈령의 경우에는, 그 날짜가 상위 법령의 어느 조항과 맞물리는지도 함께 밝혀야 한다.
을의 양도소득세 계산에 인용된 국세청 훈령을 보면, 발령일과 시행일이 각각 언제인지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이 날짜가 처분일보다 앞서는지, 그 훈령이 고지 당시 유효했는지가 명확해져야 한다. 병이 다투는 예규의 감경 적용 여부도 마찬가지로, 해당 예규의 발령일과 시행일이 다른 납세자에게 적용된 시점과 겹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확인 절차는 처분의 적법성을 판단하기 전에 선행되어야 하는 작업이다.
발령일과 시행일의 확인은 문서에 적힌 날짜를 빠짐없이 읽는 단순한 작업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날짜가 어떤 시점의 기준을 가리키는지 밝히지 않으면 처분기준의 공표 의무가 실제로 지켜졌는지 판단할 수 없다. 그러므로 행정규칙의 원문에 적힌 날짜를 정확히 기록하고, 처분이 인용한 조항과의 대응 관계를 정리하는 절차가 요구된다. 이 확인이 완료되어야 비로소 공표의 형태가 국민이 닿을 수 있는지 여부를 논할 수 있다.
13.3공표와 접근의 문제
발령일과 시행일이 확인되면 이어서 따펴볼 것은 그 기준이 국민에게 닿을 수 있는 형태로 내놓아졌는지이다. 을은 세무서가 산출 근거로 삼은 국세청 훈령을 공무원 사이의 사무 처리 기준으로 보고, 세무서는 법률이 구체적 기준을 국세청장에게 맡겼다고 답한다. 이 대립은 처분기준이 어떻게 공표되었는지를 법문으로 살필 때 남는 질문이다.
「행정절차법」 제20조 제1항은 처분기준의 정립과 공표를 함께 요구한다. 그 문언은 "행정청은 필요한 처분기준을 해당 처분의 성질에 비추어 되도록 구체적으로 정하여 공표하여야 한다. 처분기준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행정절차법 제20조)고 정한다. 공표가 정립의 부수물이 아니라 그 기준이 외부에 알려지는 데 필요한 절차임을 법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사례에서 세무서가 인용한 훈령의 공표 방식은 미정이고, 따라서 그 훈령이 이 항의 공표를 거쳤는지 여부는 미정으로 남는다.
공표에는 예외가 있다. 「행정절차법」 제20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처분기준을 공표하는 것이 해당 처분의 성질상 현저히 곤란하거나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처분기준을 공표하지 아니할 수 있다." 고 정한다. 이 단서는 공표하지 아니할 수 있는 상황을 좁게 열거하고, 그 사유가 있었는지는 별도로 입증되어야 할 사항이다. 세무서가 내세우는 국세청 훈령이 이 예외에 해당하는지는 밝혀져 있지 않다.
공표된 기준이 모호할 때에는 당사자가 직접 물을 수 있다. 「행정절차법」 제20조 제4항은 "당사자등은 공표된 처분기준이 명확하지 아니한 경우 해당 행정청에 그 해석 또는 설명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행정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요청에 따라야 한다." (행정절차법 제20조)고 정한다. 을이 훈령의 문언을 다툴 때 이 항이 두는 절차는, 기준이 공표된 경우에 한해 그 기준을 설명하게 한다. 다만 을의 다툼은 훈령 자체의 성격을 겨냥하는 것이어서, 모호성 해소 절차와는 결이 다르다.
한편 병은 다른 납세자에게 늘 적용하던 예규의 감경을 자기에게는 적용하지 않았다고 다투고 있다. 「행정기본법」 제9조는 "행정청은 합리적 이유 없이 국민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고 정한다. 병의 주장을 판단하려면 그 예규가 누구에게 어떤 방법으로 공표되었는지와 함께, 그 감경이 왜 병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는지가 함께 놓여야 한다. 이 사례에서 예규의 공표 방식과 각 처분이 인용한 조항의 범위는 미정이고, 감경 적용 여부에 대한 결론은 이 자리에서 정하지 않는다. 공표의 형태가 기준의 성격을 어떻게 제한하는지는 공표되지 않은 기준의 자리를 남겨둔 채, 이 자리에서 끝맺는다.
13.4미공표 기준의 남은 자리
공표되지 않은 기준을 둘러싼 쟁점이 무엇으로 남는지 살피기 전에, 공표의무를 정한 문언을 먼저 되짚어야 한다. 앞에서 본 공표와 접근의 문제는 결국 공표되지 않은 처분기준이 처분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라는 물음에 이르기 때문이다. 행정절차법 제20조 제1항은 "행정청은 필요한 처분기준을 해당 처분의 성질에 비추어 되도록 구체적으로 정하여 공표하여야 한다. 처분기준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라고 규정한다. 이 조항이 공표의무를 선언하는 문언인 만큼, 그 이행 여부에 따라 기준의 성격이 달라질 가능성이 열린다.
그러나 공표의무에는 예외가 있다. 같은 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처분기준을 공표하는 것이 해당 처분의 성질상 현저히 곤란하거나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처분기준을 공표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즉 행정청이 정당한 사유를 가지고 기준을 공표하지 않기로 한 경우에도 처분기준 자체가 존재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미공표 기준의 법적 지위는 단정할 수 없게 된다.
세무서가 을의 양도소득세 산출 근거로 든 국세청 훈령의 공표 방식과 발령일, 시행일은 미정이다. 그 훈령이 위 제3항의 예외에 해당하여 공표되지 않았는지, 아니면 그 밖의 사정으로 공표되지 않았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을이 그 훈령이 공무원 사이의 사무 처리 기준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공표되지 않은 기준을 자기 처분의 근거로 삼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과 맞닿아 있다 (행정절차법 제20조). 세무서가 법률이 구체적 기준을 국세청장에게 맡겼다고 답하는 것은 또 다른 쟁점이다. 법률이 행정청에 재량 준칙의 정립을 위임한 경우 그 기준이 미공표여도 처분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의 문제다. 이 장면에서 훈령의 법규성에 대한 법적 평가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병의 경우는 다른 방향의 물음을 낳는다. 다른 납세자에게 늘 적용하던 예규의 감경을 자기에게는 적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병의 주장이다. 여기서는 미공표 기준을 자신에게도 적용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지가 다투진다. 병이 문제 삼는 예규의 공표 여부와 발령일, 시행일, 그 예규가 인용된 조항의 범위는 미정이다. 그 예규가 공표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납세자에게만 적용되어 왔다는 점이 어떻게 평가되어야 할지도 미정이다.
이렇게 보면 미공표 기준에 관한 쟁점은 두 갈래로 남는다. 하나는 공표되지 않은 기준이 처분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이고, 다른 하나는 그러한 기준을 자기에게도 적용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지이다. 공표의무의 예외가 인정되는 범위가 어느 쪽 물음에 영향을 줄지도 앞으로 살펴볼 일이다. 미공표 기준에 대한 자기구속의 인정 여부는 이 자리에서 결론 내리지 않는다. 다만 그 문제가 공표 논의를 지나쳐도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점은 확인된다.
13.5예규 적용과 평등의 물음
미공표 기준의 남은 자리를 이렇게 둔 채, 병이 제기하는 감경 누락의 문제를 평등의 원칙으로 따져 본다. 병은 다른 납세자에게 늘 적용하던 예규의 감경을 자기에게는 적용하지 않았다고 다투며, 그 예규의 내용과 적용 관행이 언제부터 어떻게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
행정기본법 제9조는 평등의 원칙을 아래와 같이 두고 있다. 행정청이 합리적 이유 없이 국민을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행정기본법」 제9조(평등의 원칙) "행정청은 합리적 이유 없이 국민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 조문은 차별의 금지를 선언할 뿐, 어떤 처분을 요구할 수 있는지까지 정하지 않는다. 병이 예규의 감경을 받으려면 평등의 원칙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예규가 처분에 미치는 힘이 무엇인지에 대한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다.
행정절차법 제20조는 처분기준의 설정·공표에 관해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행정청이 처분기준을 정하여 공표하도록 하고, 공표가 곤란한 경우의 예외와 당사자의 해석 요청권을 함께 두고 있다.
「행정절차법」 제20조(처분기준의 설정·공표) "① 행정청은 필요한 처분기준을 해당 처분의 성질에 비추어 되도록 구체적으로 정하여 공표하여야 한다. 처분기준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 ③ 제1항에 따른 처분기준을 공표하는 것이 해당 처분의 성질상 현저히 곤란하거나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처분기준을 공표하지 아니할 수 있다. (…) ④ 당사자등은 공표된 처분기준이 명확하지 아니한 경우 해당 행정청에 그 해석 또는 설명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행정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요청에 따라야 한다." (행정절차법 제20조)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제4항이 공표된 처분기준을 전제로 당사자의 요청권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병이 다투는 예규가 공표된 처분기준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공표되지 않은 채 내부에서만 운용된 기준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 예규의 공표 방식과 시기가 미정이므로, 제4항의 요청권이 병에게 열려 있는지조차 열려 있다.
다른 납세자에게는 감경을 적용하면서 병에게는 적용하지 않은 사정을 두고도 마찬가지로 남는 점이 있다. 평등의 원칙이 그 적용의 차이를 금지하는지 여부와, 그 예규를 병에게도 적용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지 여부는 별개의 물음이다. 전자에 대한 판단이 곧바로 후자를 낳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장면에서 평등 원칙이 예규 적용 청구권을 직접 만들어 내는지에 대해서는 이 책이 판단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병이 다투는 적용의 차이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하는지가 먼저 문제로 남는다.
이와 함께 남는 물음은 그 예규의 성격이다. 세무서가 발급한 납세고지서가 아닌 다른 처분에서 늘 적용하던 예규의 감경이라면, 그 예규가 재량준칙의 성격을 가지는지, 아니면 단순한 사무 처리 기준에 그치는지에 따라 평등 원칙의 작용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그 예규의 발령일과 시행일, 공표 방식이 미정이므로, 그 성격을 확정하기에 충분한 재료가 아직 없다. 평등 원칙의 문언은 차별의 금지에 그치고, 그 차별의 시비를 가릴 때 기준이 되는 예규의 법적 성격은 별도로 밝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