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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령·예규의 효력: 행정규칙과 법규명령의 경계 · Volume 30 · Chapter 8 · First edition

재량준칙이 대외적 효력을 얻는 경로

재량준칙은 어떤 경로로 국민과 법원을 구속하게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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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2,400 words · 10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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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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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mmary
  2. 8.1재량준칙을 문제로 삼는 까닭
  3. 8.2자기구속이 성립하는 판단
  4. 8.3재량준칙 구속의 경계
  5. 8.4대외적 구속력의 판단 틀
  6. 8.5두 판단의 나란한 읽기
  7. 8.6국민과 법원을 구속하는 경로
  8. Decision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재량준칙이 어떤 경로로 국민과 법원을 구속하게 되는지 묻는다. 2009두7967 판결요지의 자기구속 판단과 90헌마13 결정요지의 대외적 구속력 판단 틀을 나란히 읽고, 국민과 법원을 구속하는 경로를 표시한다.

8.1재량준칙을 문제로 삼는 까닭

위임 범위를 가른 뒤에도 남는 물음, 즉 재량준칙이 대외적 효력을 얻는 경로를 따라가려면, 우선 재량준칙이 무엇을 규율하는 지침인지부터 밝혀 두어야 한다. 이 지점에서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이 다룬 쟁점의 자리를 잡아 보자. 이 판결이 두 개의 쟁점을 나란히 두고 있어, 재량준칙의 성격과 그 위반의 효과를 따로 읽을 수 있다.

판결은 먼저 재량준칙이 무엇을 규율하는 지침인지 판시사항 제목에서 드러내고 있다. 2009두7967 판결의 판시사항 제목은 "[1]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이나 내부지침’을 위반한 행정처분이 위법하게 되는 경우"이다. 이 제목이 다루는 쟁점은 행정규칙이나 내부지침을 위반한 처분이 언제 위법하게 되는지이다. 사무 처리 기준의 준수가 대외적으로 문제되는 때를 다루는 셈이므로, 세무서가 훈령의 계산 방식에 따랐다는 사정만으로 처분의 위법 여부가 정해지지 않음은 이 제목에서 이미 짐작된다.

재량준칙이 규율하는 대상이 무엇인지 더듬으려면 판결요지가 행정규칙에 붙이는 성격을 살펴야 한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의 판결요지[1]는 이렇게 말한다.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이나 내부지침’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므로 행정처분이 그에 위반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인용은 업무처리지침과 법령의 해석적용 기준이 행정조직 안에 머무는 것이 원칙임을 밝힌다. 따라서 국세청 훈령에 적힌 계산 방식이 곧 납세자에 대한 구속력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여기서 먼저 확인된다.

재량준칙의 문제는 구속력의 유무로만 끝나지 않는다. 판결요지는 행정규칙이 재량권 행사의 준칙인 경우를 따로 놓고, 그 정한 바가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지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자기구속이 생긴다고 본다. 그렇다면 계산 방식이 담긴 훈령이 어떤 절차로 반복 집행되었는지, 그 훈령의 발령일·시행일·공표 방식이 어떠한지는 미정이다. 나아가 훈령과 상위 법령의 문언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미정이다. 이 사안에서 세무서가 처분에 인용한 조항의 범위 역시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그 조항의 문언이 계산 방식의 준수를 요구하는지조차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다.

재량준칙이 문제로 삼아지는 까닭은 처분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 아니라, 처분이 재량권을 행사하는 방식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국세청 훈령이 적힌 계산 방식이 납세고지서의 산출 근거로 제시되는지 여부와, 그 훈령이 반복 집행되어 을에 대한 관계에서 자기구속이 성립하는지는 서로 다른 질문이다. 그 차이가 2009두7967 판결의 쟁점 구조와 맞닿아 있으며, 병이 예규의 감경을 자기에게는 적용하지 않았다고 다투는 쟁점도 같은 자리에 놓인다. 이 사안의 결과는 훈령의 법규성이나 감경의 적용 여부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므로, 결론을 서두르지 않고 판단의 틀을 세우는 데 그친다.

8.2자기구속이 성립하는 판단

재량준칙이 대외적 효력을 갖는 경로로 무엇이 남는지를 묻는 자리에서, 2009두7967은 행정의 자기구속 원칙을 그 문에 두었다. 이 판결은 자기구속이 언제 성립하는지를 판결요지 [1]의 한 문장으로 밝히고 있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의 판결요지 [1]은 먼저 규칙의 성격을 이렇게 전제한다.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이나 내부지침’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므로 행정처분이 그에 위반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는 것이 그 전제이다. 이 전제는 재량준칙이 곧 법규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런데 같은 판결요지 [1]은 이 전제에 단서를 단다. "다만, 재량권 행사의 준칙인 행정규칙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지게 되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관은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받게 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를 위반하는 처분은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된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는 것이 그 내용이다. 자기구속의 성립에 관한 판단 기준이 이 문장에 담겨 있다.

이 인용이 세무서와 을의 다툼에 던지는 뜻은 다음과 같다. 국세청 훈령에 적힌 계산 방식이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을 이루었다면, 그 훈령은 행정의 자기구속 원칙에 따라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지켜져야 할 기준이 된다. 이 경우 훈령을 위반한 납세고지서는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어긋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될 수 있다. 반면 그런 되풀이 시행과 행정관행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훈령이 내부 기준이라는 사정만으로 처분이 곧바로 위법하게 되지는 않는다.

같은 판결이 내놓은 사건의 결론도 이 기준의 적용을 보여 준다. 판결요지 [2]는 "시장이 농림수산식품부에 의하여 공표된 ‘2008년도 농림사업시행지침서’에 명시되지 않은 ‘시·군별 건조저장시설 개소당 논 면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신규 건조저장시설 사업자 인정신청을 반려한 사안에서, 그 처분이 행정의 자기구속의 원칙 및 행정규칙에 대한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없다고 한 사례"(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로 그 사안을 정리한다. 그 사안에서 판결은 위 지침이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을 이루었다거나 공표만으로 신청인이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갖게 되었다고 보지 않았고, 우월한 공익상 요청에 따라 요건을 추가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여 처분의 위법을 부정하였다.

병의 다툼에 관한 한, 자기구속의 성립이 확인되면 예규상의 감경이 다른 납세자에게 늘 적용되어 왔다는 사정이 그 예규의 준수를 요구하는 근거가 될 여지가 생긴다. 다만 그 예규의 감경이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을 이루었는지, 그리고 다른 납세자에게 적용되던 사정이 병에게도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요구되는지는, 확정된 사실로서 주어진 바 없다. 예규의 발령일·시행일·공표 방식과 각 처분이 인용한 조항의 범위 역시 미정이다. 이 점들을 미정으로 남겨 두는 채로, 2009두7967이 밝힌 판단 기준은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지게" 되었다는 성립 요건에 놓여 있음을 확인할 뿐이다.

8.3재량준칙 구속의 경계

자기구속이 성립한 뒤에도 그 구속이 무한정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은 구속이 깨어지는 조건을 한 구절로 밝히고 있다. 대법원은 그 요지를 "다만, 재량권 행사의 준칙인 행정규칙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지게 되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관은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받게 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를 위반하는 처분은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된다"고 정리하였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 이 판시가 담은 것은 구속의 성립과 함께 그 구속에 예외를 둘 수 있는 조건, 곧 '특별한 사정'이다.

그렇다면 '특별한 사정'이 무엇인지가 다음 쟁점이다. 판결요지는 이 사건의 사실관계에서 그 사정을 하나로 특정하여 밝히고 있다. 대법원은 "쌀 시장 개방화에 대비한 경쟁력 강화 등 우월한 공익상 요청에 따라 위 지침상의 요건 외에 '시·군별 건조저장시설 개소당 논 면적 1,000ha 이상' 요건을 추가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수 있어"라는 판단을 제시하였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 여기서 예우되는 것은 우월한 공익상의 요청이다. 즉, 구속의 깨어짐은 행정기관이 임의로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우월한 공익이라는 사정이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정당화된다는 뜻이다.

판결요지는 앞서 성립 요건으로 삼았던 되풀이 시행과 신뢰의 존재를 이 사건에서 배제한 점도 밝히고 있다. 대법원은 "위 지침이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졌다거나 그 공표만으로 신청인이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없고"라고 전제하였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 이 전제는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는 판단과 나란히 놓여야 한다. 구속의 성립 근거가 되는 요건이 이 사건에서는 충족되지 않았고, 동시에 그 구속을 넘어설 만한 사정이 인정되었다는 두 층위가 함께 제시된 것이다.

이 판결요지가 범위를 밝히지 않은 것은 신중히 남겨 두어야 한다. '특별한 사정'의 예로 판결요지가 든 것은 우월한 공익상의 요청이며, 이 사안에서는 쌀 시장 개방화에 대비한 경쟁력 강화가 그 예로 특정되었다. 다른 사정이 같은 예외에 해당하는지, 또 우월한 공익이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구속을 넘어설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판결요지가 기준을 내놓고 있지 않다. 을이 다투는 훈령에 의한 계산 방식과 병이 요구하는 예규상 감경의 적용이 이 경계에 걸리는지의 여부도, 그 사정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질 뿐 이 판결요지 자체가 확정해 주지는 않는다.

결국 자기구속은 재량준칙이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을 이루고 상대방의 보호가치 있는 신뢰가 놓일 때 성립하고, 우월한 공익상의 요청 같은 특별한 사정이 함께 있을 때 그 구속은 한계를 드러낸다. 대법원 2009두7967 판결이 밝힌 경계는 여기까지이며, 그 이상의 예외 사유나 사실관계는 판결요지가 제공하고 있지 않다.

8.4대외적 구속력의 판단 틀

재량준칙의 구속이 깨어지는 조건을 읽고 나면, 그 구속이 처음에 어떻게 생기는지가 다음 질문이 된다. 헌법재판소 1990. 9. 3. 90헌마13 결정은 행정규칙이 대외적 구속력을 얻는 경로를 결정요지에서 두 갈래로 나누어 말하고 있다. 그 틀의 문구를 먼저 밝힌다. "1. 행정규칙이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행정관청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경우, 또는 재량권행사의 준칙인 규칙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룩되게 되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관은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할 자기구속을 당하게 되고, 그러한 경우에는 대외적인 구속력을 가지게 된다 할 것이다."

이 결정요지는 경로를 하나로만 열어 두지 않았다. 첫째 경로는 상위 법령이 행정관청에게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하는 경우이다. 둘째 경로는 재량권행사의 준칙이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룩되는 경우이다. 두 경로 가운데 어느 것이나 그 결과는 같다. 행정기관이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당하고, 이때 대외적 구속력이 생긴다. 자기구속이 대외적 구속력과 같은 자리에서 말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지금 을의 사건에서 세무서가 국세청 훈령에 적힌 계산 방식으로 세액을 산정한 일이 위 두 경로 가운데 어느 쪽에 놓이는지를 묻게 된다. 세무서는 법률이 구체적 기준을 국세청장에게 맡겼다고 답하고 있고, 을은 그 훈령이 공무원 사이의 사무 처리 기준일 뿐이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훈령과 상위 법령의 문언 대응은 미정이다. 그러므로 90헌마13의 첫째 경로에 해당하는지, 곧 법령이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했는지는 이 틀만으로는 정해지지 않는다. 훈령이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룩되었는지도 별도로 밝혀져야 할 사실이다.

한편 병이 다투는 예규의 감경 적용 문제는 둘째 경로와 가까운 질문을 품고 있다. 그 예규가 다른 납세자에게 늘 적용되어 왔다는 병의 주장을 인정할 수 있다면, 되풀이 시행과 행정관행의 이룩이 논의의 출발점이 된다. 90헌마13의 결정요지는 이 경우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을 그 근거로 든다. 다만 감경 적용 여부에 대한 법적 평가는 이 자리에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위 결정요지는 두 경로와 그 결과만을 말하고 있다. 그 밖에 대외적 구속력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요건이나 예외는 이 문구에서 더 찾을 수 없다. 을과 병의 사건이 각 경로에 실제로 드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확실한 것은 행정규칙의 대외적 구속력이 규칙 자체의 효력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권한의 부여 또는 되풀이된 시행이라는 경로를 거쳐 자기구속으로 나타난다는 틀뿐이다.

8.5두 판단의 나란한 읽기

행정규칙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반복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되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이 작동한다는 전제는 앞서 확인한 바 있다. 그렇다면 그 전제가 놓인 자리와 자기구속이 성립하는 조건의 자리는 같은 것인지를 두 판단을 나란히 놓고 살펴보아야 한다.

자기구속의 경로를 판시한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은 먼저 행정규칙의 대외적 효력을 부정한다.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발하는 내부지침의 성질을 밝히면서 그 판결은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이나 내부지침’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므로 행정처분이 그에 위반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였다. 위반 사실만으로 위법이 되지 않는다는 이 판단은 헌법재판소 1990. 9. 3. 90헌마13 결정이 세운 틀과 같은 출발점에 서 있다.

두 판단이 공유하는 출발점은 바로 그 다음 문장에서 갈린다. 대법원 2009두7967 판결은 재량준칙이 관행이 되는 경우를 한정적으로 열면서 "다만, 재량권 행사의 준칙인 행정규칙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지게 되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관은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받게 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를 위반하는 처분은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된다"고 판시하였다. 반면 90헌마13 결정의 요지는 두 경로를 함께 적는다. 그 결정요지 1항은 "행정규칙이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행정관청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경우, 또는 재량권행사의 준칙인 규칙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룩되게 되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관은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할 자기구속을 당하게 되고, 그러한 경우에는 대외적인 구속력을 가지게 된다 할 것이다"라고 선언한다.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받은 경우가 2009두7967 판결의 문장에는 없다.

이 대비는 이 장면에서 을과 세무서 사이의 논쟁에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세무서가 답한 법률의 구체적 기준 위임 여부와, 그 위임을 받은 훈령이 보충의 권한을 실현하는 것인지는 이 자리에서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훈령과 상위 법령의 문언 대응이 미정으로 남아 있는 한, 90헌마13 결정요지 1항의 전단이 성립하는지는 판단할 수 없다. 2009두7967 판결이 밝힌 반복 시행과 행정관행의 성립 여부도 마찬가지로 미정이다.

그 판결은 성립 여부를 사실에서 확인하면서 그 지침이 되풀이 시행되지 않았고 공표만으로 신뢰가 생기지 않았다고 보았다. 즉 "위 지침이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졌다거나 그 공표만으로 신청인이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없고, 쌀 시장 개방화에 대비한 경쟁력 강화 등 우월한 공익상 요청에 따라 위 지침상의 요건 외에 ‘시·군별 건조저장시설 개소당 논 면적 1,000ha 이상’ 요건을 추가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수 있어, 그 처분이 행정의 자기구속의 원칙 및 행정규칙에 관련된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없다고 한 사례"라고 판시하였다. 반복 시행이 없었던 자리에서 자기구속의 성립은 닫히고, 예외 사정이 열려 있는 자리에서 위법 판단도 함께 멈춘다.

두 판단의 나란한 읽기는 이렇게 끝난다. 한쪽은 자기구속을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 문제로 다루고, 다른 쪽은 대외적 구속력의 성립 여부를 함께 다룬다. 어느 쪽이 우월한지를 자료가 말해주지 않으므로 이 자리에서는 단정하지 않고, 각 문장이 전제한 조건을 적어 두는 데 그친다.

8.6국민과 법원을 구속하는 경로

두 판단을 나란히 놓은 자리에서 남은 물음은 대외적 구속력이 끝내 누구를 구속하는가라는 점이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이 물음에 대하여 같은 문구를 쓰면서도 구속의 근거와 상대를 조금씩 다르게 배치하였다. 여기서는 두 자료가 밝힌 경로만을 적고, 평등과 신뢰의 매개는 다음 자리에 남겨 둔다.

헌법재판소 1990. 9. 3. 90헌마13 결정은 두 가지 경우를 먼저 꼽는다. 그 결정은 "행정규칙이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행정관청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경우, 또는 재량권행사의 준칙인 규칙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룩되게 되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관은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할 자기구속을 당하게 되고, 그러한 경우에는 대외적인 구속력을 가지게 된다 할 것이다."라고 설시하였다. 이에 따르면 대외적 구속력은 법령의 위임이라는 경로와 반복 시행이라는 경로 중 하나로 열린다. 다만 같은 결정은 "이 사건 인사관리원칙은 중등학교 교원등에 대한 임용권을 적정하게 행사하기 위하여 그 기준을 일반적·추상적형태로 제정한 조직 내부의 사무지침에 불과하므로, 그 변경으로 말미암아 청구인(교원)의 기본권이나 법적 이익이 침해당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경우 그 규칙은 두 경로를 모두 벗어났으므로 청구인을 구속하지 않았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도 같은 두 문을 두고 판단하였다. 그 판결은 먼저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이나 내부지침’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므로 행정처분이 그에 위반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내부의 기준이 그 자체로 국민을 구속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고는 "다만, 재량권 행사의 준칙인 행정규칙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지게 되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관은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받게 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를 위반하는 처분은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된다."라고 하였다. 구속의 상대는 여기서도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로 한정된다.

이 사례에 대입하면 을에 대한 납세고지는 국민을 구속하는 경로가 닫혀 있는지 여부를 묻게 한다. 2009두7967 판결은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므로 행정처분이 그에 위반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였고, 90헌마13 결정도 대외적 구속력을 법령의 위임 또는 반복 시행에 연결하였다. 그러므로 훈령의 법규성 그 자체는 이 경로에 서 있지 않다. 다만 각 처분이 인용한 조항의 범위와 훈령의 반복 시행이 있었는지는 아직 미정이다. 두 자료가 밝힌 대로, 이 경로가 열리는지의 판단은 그 사실 위에 놓인다.

병이 다투는 예규의 감경에 대하여서도 같은 자리가 남는다. 2009두7967 판결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를 위반하는 처분은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된다"라고 하였고, 90헌마13 결정도 "대외적인 구속력을 가지게 된다 할 것이다"라고 같은 조건을 두었다. 두 자료가 말하는 구속은 행정기관이 자기구속을 당하여 대외적으로 구속력이 생기는 형식이며, 법원이 그 규칙 자체를 직접 심사대상으로 삼는 형식은 아니다. 그러나 평등의 원칙과 신뢰보호의 원칙이 그 구속을 매개하는 방식은 이 자리에서 확정하지 않는다. 90헌마13 결정의 쟁점 범위를 먼저 밝히는 일도 남는다. 이 사례의 결과는 훈령의 법규성이나 감경의 적용 여부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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