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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령·예규의 효력: 행정규칙과 법규명령의 경계 · Volume 30 · Chapter 7 · First edition

위임 범위를 가르는 표지

법원은 위임의 범위를 무엇을 보아 가르는가?

Length
about 3,100 words · 13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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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statutes · 2 decisions
As of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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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mmary
  2. 7.1두 판결이 놓은 물음
  3. 7.2법령의 위임을 받은 규칙
  4. 7.3위임을 벗어난 규칙
  5. 7.4위임 범위를 가르는 표지
  6. 7.5법원의 심사 구조
  7. 7.6다음 장으로 넘기는 물음
  8. Decision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법원이 위임의 범위를 무엇을 보아 가르는지 묻는다. 86누484와 2010다72076 판결요지에서 법령의 위임을 받은 규칙과 위임을 벗어난 규칙을 가르는 표지를 뽑고, 법원의 심사 구조를 정리한다.

7.1두 판결이 놓은 물음

이 장에서 미루어 둔 물음이 지금 놓인 자리다. 을의 양도소득세는 국세청 훈령에 적힌 계산 방식에 따라 산출되었고, 세무서는 법률이 구체적 기준을 국세청장에게 맡겼다고 답한다. 반면 을은 그 훈령이 공무원 사이의 사무 처리 기준일 뿐이라고 하고, 병은 늘 적용하던 예규의 감경을 자기에게만 빼앗겼다고 다투고 있다. 이렇게 훈령과 예규가 각각 처분의 근거로 내걸리거나 배척되는 장면에서, 위임이 있는 규칙과 위임을 벗어난 규칙을 가르는 표지가 먼저 문제된다. 이 물음에 답하는 두 판결을 차례로 읽는다.

먼저 대법원 1987. 9. 29. 선고 86누484 판결이 행정규칙의 법규성에 관해 남긴 기준이다. 이 판결은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정하는 업무처리지침의 일반적 효력을 먼저 밝히면서,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서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법령의 규정이 특정행정기관에게 그 법령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 그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특정하고 있지 아니한 관계로 수임행정기관이 행정규칙의 형식으로 그 법령의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면 그와 같은 행정규칙, 규정은 행정규칙이 갖는 일반적 효력으로서가 아니라, 행정기관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법령규정의 효력에 의하여 그 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갖게 된다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행정규칙, 규정은 당해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한 그것들과 결합하여 대외적인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갖게 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87. 9. 29. 선고 86누484 판결). 이 판시는 위임이 있는 행정규칙이 대외적 효력을 갖는 근거를 규칙 자체가 아니라, 권한을 부여한 법령규정의 효력에서 찾는다. 을의 사안에서 훈령이 법령의 위임을 받아 작성된 것이라면 그 훈령의 효력은 이 기준에 따라 읽어야 한다.

같은 판결은 위임의 경로를 구체적 조문으로 밝힌다. 우선 위임의 첫 단계로, "소득세법 (1982.12.21. 법률 제3576호로 개정된 것) 제23조 제4항, 제45조 제1항 제1호에서 양도소득세의 양도차익을 계산함에 있어 실지거래가액이 적용될 경우를 대통령령에 위임함으로써"라고 하였다(대법원 1987. 9. 29. 선고 86누484 판결). 이 인용은 법률이 양도차익 계산에서 실지거래가액이 적용될 경우를 대통령령에 맡긴다는 점을 말한다. 나아가 위임의 둘째 단계에 관해, "동법시행령(1982.12.31. 대통령령 제10977호로 개정된 것) 제170조 제4항 제2호가 위 위임규정에 따라 양도소득세의 실지거래가액이 적용될 경우의 하나로서 국세청장으로 하여금 양도소득세의 실지거래가액이 적용될 부동산투기억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거래를 지정하게 하면서 그 지정의 절차나 방법에 관하여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아니하고 있어"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87. 9. 29. 선고 86누484 판결). 시행령이 국세청장에게 거래 지정을 맡기되 절차나 방법을 제한하지 않았다는 점이 다음 판단의 전제로 놓인다.

그 전제 아래 판결은 훈령의 형식으로 작성된 규정이 갖는 기능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에 따라 국세청장이 재산제세사무처리규정 제72조 제3항에서 양도소득세의 실지거래가액이 적용될 부동산투기억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거래의 유형을 열거하고 있으므로, 이는 비록 위 재산제세사무처리규정이 국세청장의 훈령형식으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에 의한 거래지정은 소득세법시행령의 위임에 따라 그 규정의 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가지면서 그와 결합하여 대외적 효력을 발생하게 된다 할 것이므로 그 보충규정의 내용이 위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났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양도소득세의 실지거래가액에 의한 과세의 법령상의 근거가 된다"고 하였다(대법원 1987. 9. 29. 선고 86누484 판결). 이 판시에 따르면 훈령의 형식 자체가 장애가 되지 않으며, 대외적 효력은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지 않았을 때만 인정된다. 이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을의 사안에서 훈령이 법령상 근거가 되는지는 위임한계의 존부에 달려 있다. 다만 훈령의 발령일·시행일·공표 방식, 처분이 인용한 조항의 범위, 훈령과 상위 법령의 문언 대응은 정해지지 않았으므로, 이 판결이 을의 양도소득세 산출을 바로 승인하는 결론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다른 한편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은 위임된 절차나 방식을 지키지 않은 규칙의 효력을 쟁점으로 삼는다. 그 판결은 위임이 있는 행정규칙의 효력에 관한 전제를 "법령의 규정이 특정 행정기관에게 법령 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특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수임 행정기관은 행정규칙이나 규정 형식으로 법령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 이 경우 행정규칙 등은 당해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을 가지게 되지만, 이는 행정규칙이 갖는 일반적 효력이 아니라 행정기관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법령 규정의 효력에 근거하여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다"라고 밝힌다(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 그러면서 위임한계를 넘는 경우에 관해 "따라서 그 행정규칙이나 규정이 상위법령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경우에는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할 여지는 없다. 이는 행정규칙이나 규정 ‘내용’이 위임범위를 벗어난 경우뿐 아니라 상위법령의 위임규정에서 특정하여 정한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식’에 위배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므로, 상위법령에서 세부사항 등을 시행규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였음에도 이를 고시 등 행정규칙으로 정하였다면 그 역시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이 인정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 이 판시는 내용뿐 아니라 위임규정이 정한 절차나 방식을 어긴 규칙도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 판결은 또 "‘주택건설공사 감리비지급기준’은 구 주택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주택법’이라 한다) 제24조 제6항의 위임한계를 벗어난 것일 뿐만 아니라, 경쟁입찰을 통한 감리비의 결정방식, 총 공사비 및 감리 대상 공사비의 산정방식, 감리대가 이외 비용의 산정방식 등 사업주체가 감리자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감리비의 지급기준에 관하여 규정함으로써 일반 국민의 계약자유 등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이를 가리켜 행정관청이 일반적 직권에 의하여 구 주택법이 규정한 범위 내에서 법률을 현실적으로 집행하는 데 필요한 세부적인 사항을 정한 ‘집행명령’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도 하였다(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 같은 판결은 구 주택법의 부칙 조항에 관해, "2003. 5. 29. 법률 제6916호로 전부 개정된 주택법 부칙 제2조는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규정에 의한 처분·절차 그 밖의 행위는 이 법의 규정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한 이 법 규정에 의하여 행하여진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인용하며, 그 조항이 행정규칙의 효력을 계속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 이 판결이 다룬 사안은 감리비지급기준과 구 주택법의 관계에 관한 것이므로, 병이 다투는 감경 예규의 적용 여부에 대해서는 이 판결이 직접 답하지 않는다. 두 판결이 놓은 물음은, 법령의 위임을 받은 규칙과 위임을 벗어난 규칙을 가르는 기준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지이며, 이 물음은 앞서 미루어 둔 처분의 근거와 병의 요구에 모두 닿는다. 위임의 존재와 그 한계를 나누어 읽는 일이 이 장의 표지다.

7.2법령의 위임을 받은 규칙

위임을 둘러싼 물음을 두 판결 가운데 먼저 86누484의 판결요지에서 들여다보면, 그 출발점은 행정규칙이 갖는 일반적 효력의 한계다. 대법원 1987. 9. 29. 선고 86누484 판결은 그 한계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행정규칙의 법규성"에 관한 판시에서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서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법령의 규정이 특정행정기관에게 그 법령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 그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특정하고 있지 아니한 관계로 수임행정기관이 행정규칙의 형식으로 그 법령의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면 그와 같은 행정규칙, 규정은 행정규칙이 갖는 일반적 효력으로서가 아니라, 행정기관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법령규정의 효력에 의하여 그 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갖게 된다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행정규칙, 규정은 당해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한 그것들과 결합하여 대외적인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갖게 된다"(대법원 1987. 9. 29. 선고 86누484 판결). 이 판시가 말하는 바에 따르면 위임이 있는 규칙의 대외적 구속력은 규칙 자체가 지닌 힘이 아니라 위임한 법령규정의 효력에서 나온다. 따라서 위임의 형태와 범위가 그 구속력의 경계를 이룬다.

그 경계를 실제 위임 관계에 적용한 대목이 같은 판결요지의 나. 부분이다. 이 판결은 소득세법과 그 시행령의 위임 구조를 이렇게 서술한다. "소득세법 (1982.12.21. 법률 제3576호로 개정된 것) 제23조 제4항, 제45조 제1항 제1호에서 양도소득세의 양도차익을 계산함에 있어 실지거래가액이 적용될 경우를 대통령령에 위임함으로써 동법시행령(1982.12.31. 대통령령 제10977호로 개정된 것) 제170조 제4항 제2호가 위 위임규정에 따라 양도소득세의 실지거래가액이 적용될 경우의 하나로서 국세청장으로 하여금 양도소득세의 실지거래가액이 적용될 부동산투기억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거래를 지정하게 하면서 그 지정의 절차나 방법에 관하여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아니하고 있어"(대법원 1987. 9. 29. 선고 86누484 판결). 여기서는 법률이 대통령령에, 대통령령이 국세청장의 지정에 권한을 맡기면서 지정의 절차나 방법을 제한하지 않은 점이 관건으로 꼽힌다. 위임받은 기관이 남겨진 형식을 무엇으로 택하는가가 다음 문제로 이어진다.

이 판결은 그 이어짐을 훈령 형식의 규칙에 대한 평가로 보여준다. 같은 판시가 이어지는 대목에서 "이에 따라 국세청장이 재산제세사무처리규정 제72조 제3항에서 양도소득세의 실지거래가액이 적용될 부동산투기억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거래의 유형을 열거하고 있으므로, 이는 비록 위 재산제세사무처리규정이 국세청장의 훈령형식으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에 의한 거래지정은 소득세법시행령의 위임에 따라 그 규정의 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가지면서 그와 결합하여 대외적 효력을 발생하게 된다 할 것이므로 그 보충규정의 내용이 위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났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양도소득세의 실지거래가액에 의한 과세의 법령상의 근거가 된다"(대법원 1987. 9. 29. 선고 86누484 판결). 그 결과 훈령이라는 형식이 그 자체로 대외적 효력을 막지 않는다. 위임을 받아 내용을 보충하는 규칙은 위임한계 안에서 상위 법령과 결합하여 대외적 효력을 낸다. 다만 그 효력은 무조건이 아니다. 판시는 "그 보충규정의 내용이 위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났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대법원 1987. 9. 29. 선고 86누484 판결)이라는 조건을 단다. 위임한계를 벗어난 규칙의 효력은 이 조건 밖의 문제로 남는다.

이 판결요지가 을의 사안에서 말해주는 것도 이 범위 안에 머문다. 세무서가 국세청 훈령의 계산 방식으로 양도소득세를 산출했다면, 그 훈령의 계산 방식이 위임을 받아 내용을 보충하는 규칙인지가 우선 따져볼 대상이다. 을이 훈령을 공무원 사이의 사무 처리 기준으로만 보는 반론에는, 판시가 세운 출발점이 그대로 관련한다. 세무서가 법률이 구체적 기준을 국세청장에게 맡겼다고 답한다면, 그 맡김의 형태와 절차·방식에 대한 제한 유무가 이 판결이 세운 기준에 비추어 확인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판결요지에는 을의 세액 산출에 인용된 훈령의 발령일·시행일·공표 방식이나 인용 조항의 범위, 훈령과 상위 법령의 문언 대응이 담겨 있지 않다. 자료가 제공되지 않아 그것들은 미정으로 남는다. 병이 다투는 예규의 감경 적용 여부에 대해서도 이 판결요지는 정한 바가 없다. 훈령의 법규성이나 감경의 적용 여부에 대한 법적 평가는 이 판결요지에 드러난 효력의 기준을 옮겨 적은 것까지가 한계다.

7.3위임을 벗어난 규칙

위임의 존재를 그대로 인정한 데서 나아가, 대법원은 위임의 범위를 벗어난 규칙이 갖는 효력을 별도로 정리하고 있다.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의 판결요지[1]은 효력의 근거를 먼저 밝힌 뒤 벗어난 경우를 나눈다. 그 판결요지는 "법령의 규정이 특정 행정기관에게 법령 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특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수임 행정기관은 행정규칙이나 규정 형식으로 법령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이 경우 행정규칙 등은 당해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을 가지게 되지만, 이는 행정규칙이 갖는 일반적 효력이 아니라 행정기관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법령 규정의 효력에 근거하여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다"라고 덧붙인다. 이 문장은 위임받은 권한의 근거가 곧 규칙의 대외적 효력의 근거임을 말한다.

같은 판결요지[1]는 이어서 그 근거가 벗어나면 어떻게 되는지 가른다. "따라서 그 행정규칙이나 규정이 상위법령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경우에는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할 여지는 없다"고 선을 긋는다. 그 까닭으로 "이는 행정규칙이나 규정 ‘내용’이 위임범위를 벗어난 경우뿐 아니라 상위법령의 위임규정에서 특정하여 정한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식’에 위배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임을 밝힌다. 이에 따라 "상위법령에서 세부사항 등을 시행규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였음에도 이를 고시 등 행정규칙으로 정하였다면 그 역시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이 인정될 수 없다"고 결론짓는다. 위임의 절차와 방식을 벗어난 것도 내용을 벗어난 것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는 점이 이 사례의 출발점이다.

판결요지[2]는 이 원리를 사안의 형식에 적용한다. 감리비의 지급기준을 정한 규칙을 두고 "구 주택법이 시행된 이후에는 감리비의 지급기준 등은 구 주택법이 규정한 바에 따라 ‘건설교통부령’의 형식으로 정해야 하므로, 건설교통부장관의 ‘고시’ 형식으로 되어 있는 종전 ‘감리비지급기준’은 구 주택법 제24조 제6항이 권한행사의 절차 및 방법을 특정하여 위임한 것에 위배되어 더 이상 대외적인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을 가지지 못한다"고 말한다. 세무서가 국세청 훈령에 적힌 계산 방식으로 산출한 경우에도, 그 훈령이 법률이 정한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식에 맞는지가 먼저 가려져야 한다. 절차와 방식이 어긋났다면 대외적 구속력은 인정되지 않는다.

같은 판결요지[3]는 그 규칙이 집행명령인지에 대해서도 답한다. 그 규칙은 위임한계를 벗어났을 뿐 아니라 "일반 국민의 계약자유 등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이를 가리켜 행정관청이 일반적 직권에 의하여 구 주택법이 규정한 범위 내에서 법률을 현실적으로 집행하는 데 필요한 세부적인 사항을 정한 ‘집행명령’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한다. 집행명령으로 볼 여지도 함께 닫힌다.

마지막으로 판결요지[4]는 법 개정 뒤의 경과를 다룬다. 구 주택건설촉진법하에서 상위법령의 위임을 받아 제정된 행정규칙, 규정이 전부 개정된 주택법 상위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남에도 그에 구애됨이 없이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을 계속 가진다는 취지를 규정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없다"고 말한다. 위임을 벗어난 규칙의 효력을 개정 법령이 그대로 이어주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병이 다투는 예규의 감경 적용 여부는 이 판결이 다룬 대외적 구속력의 문제와 구별되어야 하며, 그 판단은 미정으로 남는다.

7.4위임 범위를 가르는 표지

위임을 벗어난 규칙의 대외적 구속력이 배제된다고 본 뒤에는, 무엇이 위임의 범위 안에 드는지를 가르는 표지가 무엇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대법원 1987. 9. 29. 선고 86누484 판결은 위임의 틀을 설명하면서 "법령의 규정이 특정행정기관에게 그 법령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 그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특정하고 있지 아니한 관계로 수임행정기관이 행정규칙의 형식으로 그 법령의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면"이라는 조건을 둔다. 이 판결이 위임의 성립에 요구하는 것은 권한의 부여이며, 그 권한 행사의 절차나 방법이 법령에 특정되어 있지 않을 것을 함께 본다. 이 사례에서 세무서가 답한 법률이 구체적 기준을 국세청장에게 맡겼다는 취지는 이 판결이 첫 표지로 삼는 권한 부여의 유무에 관한 것이다.

같은 판결은 권한 행사의 절차와 방법을 법령이 특정한 경우까지를 다루지는 않았다. 권한이 부여되고 그 행사의 절차나 방법이 특정되지 않은 때에, 수임 기관이 훈령의 형식으로 구체적 사항을 정하면 그 규칙은 "행정규칙이 갖는 일반적 효력으로서가 아니라, 행정기관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법령규정의 효력에 의하여 그 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갖게 된다"고 판결한다. 이 문언은 훈령의 형식 자체가 아니라, 법령이 보충 권한을 맡긴 사실이 규칙의 의미를 가른다고 말한다. 을이 훈령을 공무원 사이의 사무 처리 기준으로만 보는지 여부는 이 표지와는 별개의 주장이다.

이 판결이 인용한 근거 조항에서도 위임의 범위가 드러난다. 소득세법 제23조 제4항과 제45조 제1항 제1호는 양도차익 계산에서 실지거래가액이 적용될 경우를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동법시행령 제170조 제4항 제2호는 그 경우의 하나로서 국세청장이 거래를 지정하게 하면서 "그 지정의 절차나 방법에 관하여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아니하고" 있다. 절차와 방법에 제한이 없다는 대목이 이 판결에서 위임이 살아 있는 것으로 본 이유와 맞닿는다. 다만 이 사례에서 훈령과 상위 법령의 문언 대응은 미정이다.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은 그 앞의 표지에 절차와 방법을 더한다. 이 판결은 "이는 행정규칙이나 규정 ‘내용’이 위임범위를 벗어난 경우뿐 아니라 상위법령의 위임규정에서 특정하여 정한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식’에 위배되는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판시한다. 권한 행사의 형식이 법령에 정해져 있다면, 규칙의 내용이 위임 범위 안에 들더라도 그 형식을 지키지 않으면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인정받을 수 없다. 세무서 처분이 인용한 조항의 범위가 무엇인지 미정인 이 사례에서, 인용된 법령이 정한 형식이 무엇인지는 바로 이 표지와 맞물려 있다.

같은 판결은 형식을 지키지 못한 규칙의 귀결을 예로 보여준다. 구 주택법 제24조 제6항은 공사감리비를 "건설교통부령이 정하는 절차 등에 의하여" 지급하도록 한 반면, 종전의 지급기준은 건설교통부장관의 '고시' 형식이었다. 이에 대해 "구 주택법이 시행된 이후에는 감리비의 지급기준 등은 구 주택법이 규정한 바에 따라 ‘건설교통부령’의 형식으로 정해야 하므로, 건설교통부장관의 ‘고시’ 형식으로 되어 있는 종전 ‘감리비지급기준’은 구 주택법 제24조 제6항이 권한행사의 절차 및 방법을 특정하여 위임한 것에 위배되어 더 이상 대외적인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을 가지지 못한다"고 판결한다. 권한이 부여되었더라도 그 행사의 형식을 따르지 않으면 위임의 범위를 지킨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이처럼 두 판결이 세우는 표지는 권한 부여의 유무와 권한 행사의 절차·방식의 특정 여부이다. 병이 다투는 예규의 감경을 자기에게 적용하지 않은 사정은, 예규 발령의 절차나 상위 법령이 정한 형식이 무엇인지 미정인 채로는 이 표지들에 걸릴지 말지가 가려지지 않는다. 병의 주장이 어느 표지에 관한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7.5법원의 심사 구조

위임 여부와 그 범위를 가른 표지들은 결국 법원이 하나의 처분을 심사하는 자리에서 정해진 순서로 배열된다.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은 그 순서를 설명하는 말을 먼저 놓았다. "법령의 규정이 특정 행정기관에게 법령 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특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수임 행정기관은 행정규칙이나 규정 형식으로 법령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 이 말은 심사의 첫 자리에 놓이는 물음이 곧 위임의 유무라는 뜻이다. 법률이 구체적 사항을 정할 권한을 주었느냐의 물음이 먼저이고, 주어졌다면 얼마만큼 주어졌느냐의 물음이 뒤에 온다.

위임의 유무를 확인한 뒤에도 법원은 그 권한이 어떤 힘을 가지는지 정리해야 한다. 같은 판결은 이 점에서 "이 경우 행정규칙 등은 당해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을 가지게 되지만, 이는 행정규칙이 갖는 일반적 효력이 아니라 행정기관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법령 규정의 효력에 근거하여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대외적 구속력이 행정규칙의 형식에서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위임한 법령의 효력에 기대어 예외적으로 인정된다는 뜻이다. 을의 처분이 훈령에 적힌 계산 방식을 따랐다면, 그 방식이 가지는 힘은 위임된 권한의 범위 안에서만 찾을 수 있다.

두 번째 자리에 놓이는 위임 범위의 심사는 내용과 형식 모두를 겨눈다.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은 "따라서 그 행정규칙이나 규정이 상위법령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경우에는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할 여지는 없다. 이는 행정규칙이나 규정 ‘내용’이 위임범위를 벗어난 경우뿐 아니라 상위법령의 위임규정에서 특정하여 정한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식’에 위배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므로, 상위법령에서 세부사항 등을 시행규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였음에도 이를 고시 등 행정규칙으로 정하였다면 그 역시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이 인정될 수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을에게 적용된 계산 방식이 위임된 내용의 범위를 벗어났는지, 그리고 위임된 권한을 행사한 절차와 형식을 지켰는지가 함께 살펴진다.

이 심사의 순서는 1987년의 결론에서도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대법원 1987. 9. 29. 선고 86누484 판결은 "동법시행령(1982.12.31. 대통령령 제10977호로 개정된 것) 제170조 제4항 제2호가 위 위임규정에 따라 양도소득세의 실지거래가액이 적용될 경우의 하나로서 국세청장으로 하여금 양도소득세의 실지거래가액이 적용될 부동산투기억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거래를 지정하게 하면서 그 지정의 절차나 방법에 관하여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아니하고 있어"라고 적었다. 권한의 부여와 함께 절차·방법에 제한이 없는 사정이 지적되었고, 바로 그 사정이 훈령 형식으로 정한 것이 가능하다는 결론의 바탕이 된다. 위임 유무를 확인한 다음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법에 제한이 있는지를 보는 두 단계가 이 오래된 판결에도 놓여 있다.

그러나 이 두 단계의 심사는 이 자리에서 처리할 수 있는 범위만을 가른다. 어느 처분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는 이 심사 구조의 문밖에 남는다. 한편 병이 다투는 예규의 감경이 자기에게 적용되어야 하는지의 문제도 마찬가지로 별도의 물음이다. 이 자리에서는 그 물음의 결론을 적지 않고, 법원이 위임 유무와 위임 범위를 차례로 따져 나가는 구조만을 밝혀 둔다.

7.6다음 장으로 넘기는 물음

법원이 위임 유무와 위임 범위라는 두 단계를 밟아 판단을 마친 뒤에도 한 가지 물음이 남는다. 위임을 받은 재량준칙이 대외적 구속력을 얻는 경로가 무엇인지에 관한 물음이다. 이 물음은 앞서 세운 표지의 바깥에 있다. 대법원 1987. 9. 29. 선고 86누484 판결이 밝힌 효력의 근거를 다시 읽으면, 그 판례는 "행정기관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법령규정의 효력에 의하여 그 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갖게 된다"고 하였다. 이 문장이 가리키는 것은 행정규칙이 스스로 갖는 힘이 아니다. 위임한 법령 규정의 효력이 규칙의 내용을 끌어올린다.

그렇다면 효력의 문 앞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같은 판결은 그 전제로 "소득세법시행령의 위임에 따라 그 규정의 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가지면서 그와 결합하여 대외적 효력을 발생하게 된다 할 것이므로 그 보충규정의 내용이 위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났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양도소득세의 실지거래가액에 의한 과세의 법령상의 근거가 된다"고 하였다(대법원 1987. 9. 29. 선고 86누484 판결). 위임한계 안에 머무는가가 효력을 가르는 표지다. 이 사례에서 세무서가 인용한 계산 방식이 그 표지 안에 드는지, 국세청 훈령이 법률이 맡긴 구체적 기준을 정한 것인지, 그 문언 대응이 어떻게 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판결요지에 확인되지 않는 훈령의 문언이나 사건의 경과를 덧붙일 수 없다. 미정인 채로 남는다.

문을 여는 데 필요한 조건이 한 가지 더 있다.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은 권한행사의 절차와 방법을 잊지 말라 한다. 그 판례는 "상위법령의 위임규정에서 특정하여 정한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식’에 위배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므로, 상위법령에서 세부사항 등을 시행규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였음에도 이를 고시 등 행정규칙으로 정하였다면 그 역시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이 인정될 수 없다"고 하였다(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 이에 따르면 내용이 위임한계 안에 들어도 그 담은 형식이 위임이 정한 절차와 어긋나면 효력의 문은 닫힌다. 을을 둘러싼 국세청 훈령의 발령일·시행일·공표 방식과 각 처분이 인용한 조항의 범위는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 조건의 충족 여부도 미정으로 남는다.

이 자리에서 결론지을 것은 아니다. 위임 범위를 가른 표지는 효력을 판정하는 출발점에 지나지 않는다. 그 표지를 지나 재량준칙이 대외적 구속력을 얻는 경로는 아직 열리지 않은 물음이다. 병이 다투는 예규의 감경이 어느 길로 그에게 미치는지도 함께 놓인다.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의 판시사항은 구 주택건설촉진법하에서 상위법령의 위임을 받아 제정된 행정규칙 등이 2003. 5. 29. 법률 제6916호로 전부 개정된 주택법 상위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더라도 주택법 부칙(2003. 5. 29.) 제2조에 따라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지 여부를 다루었고, 그 사안에서 대외적 구속력이 인정되지 않았다(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 이 사례에서 병에게 적용할 예규의 감경이 미치는지는 그 경로가 밝혀진 뒤에야 가려질 일이다.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 물음이 다음 자리에 남아 있다는 사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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