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두 판결을 가른 표지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2013도7718과 2014도8719의 판결요지를 나란히 놓고, 우편물 검사와 행정조사가 각각 놓인 자리를 말로 견주어 본다. 표지가 갈라 놓는 곳과 영장 요구의 경계선을 정리하고, 표지의 한계와 이어짐을 밝힌다.
10.1두 판결의 나란히 놓기
같은 세관공무원이 물건을 열고 내용을 들여다본 장면이 두 판결에 함께 등장하지만, 영장 요구 앞에서 두 판결의 자리는 서로 다르다. 무엇이 이 자리를 가르는지 묻기 전에, 우선 두 판결이 각각 무엇을 문제 삼았는지 판결요지에 있는 말로 마주 놓는다. 이 글은 앞의 우편물 검사 사례나 세관 조치의 세부를 다시 옮기지 않는다.
먼저 2013도7718에서 다룬 검사의 성격을 들여다본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은 우편물 개봉·시료채취·성분분석이 어떤 성격의 조사인지 아래와 같이 밝혔다.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 이루어지는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의 검사는 수출입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 등을 목적으로 한 행정조사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압수·수색영장 없이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 검사가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 이 판결이 붙인 단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점이고, 통관이라는 목적에 붙들린 행정조사가 강제처분의 자리에 들지 않는다는 데 무게를 둔다.
다음으로 2014도8719가 문제 삼은 조치는 앞 판결의 통관검사와 목적이 갈린다. 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4도8719 판결은 특례법 제4조 제1항에 따른 조치의 개봉·점유취득이 영장주의 아래 놓이는지를 물었고, 그 질문에 대해 "범죄수사인 압수 또는 수색에 해당하여 사전 또는 사후에 영장을 받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이 판결은 통관 목적의 검사까지 영장주의로 끌어오지 않았다. 이 판결은 통관검사에 관해 "수출입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 등을 목적으로 조사를 하는 것으로서 이를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세관공무원은 압수·수색영장 없이 이러한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확인했다(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4도8719 판결). 이로써 통관목적의 조사와 범죄수사인 압수·수색은 한 판결 안에서도 나란히 놓인다.
이 판결이 그은 경계의 한쪽 끝에는 점유 취득 방식도 놓여 있다. 통관검사로 확보한 물건을 수사기관에 넘기는 경우에도, "세관공무원이 통관검사를 위하여 직무상 소지하거나 보관하는 물품을 수사기관에 임의로 제출한 경우에는 비록 소유자의 동의를 받지 않았더라도 수사기관이 강제로 점유를 취득하지 않은 이상 해당 물품을 압수하였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4도8719 판결). 같은 행위라도 누가 어떻게 점유를 가져갔는지에 따라 압수의 성립이 달라진다.
두 판결을 나란히 놓고 보면, 영장 요구를 가르는 첫 표지는 검사의 목적이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이 다룬 것은 통관 목적의 행정조사였고, 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4도8719 판결이 다룬 것은 같은 세관 절차 안에서 범죄수사로 기운 개봉·점유취득이었다. 통관의 적정을 꾀하는 조사와 마약류 분산을 막기 위한 조치는 같은 개봉 행위를 두고도 그 자리를 달리한다.
이 글에서 오른편에 놓인 자료가 둘이라 하여 이 경계가 저절로 완성되지는 않는다. 각 판결이 붙인 단서와 조건은 그대로 남기고, 판결요지에 없는 사실이나 조사 절차의 세부로 그 차이를 더 넓히지 않는다. 지금 확인한 것은 목적과 점유 취득 방식이 표지로 떠오른다는 관찰일 뿐이고, 이 관찰은 W증권 문답서의 증거능력이나 경의 책임을 확정하지 않는다. 남은 것은 이 표지들이 이 사례의 문답서에서 어떻게 보이는지를 살펴보는 일이다.
10.2우편물 검사의 자리
앞 절에서 두 판결이 각각 무엇을 문제 삼었는지를 나란히 놓았다면, 이제는 우편물 검사가 영장 요구 앞에 서는 자리를 2013도7718의 판결요지에서 읽어낼 차례이다. 이 판결은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 벌어진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의 적법성을 문제 삼았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은 우편물 통관검사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관세법 제246조 제1항, 제2항, 제257조, ‘국제우편물 수입통관 사무처리’(2011. 9. 30. 관세청고시 제2011-40호) 제1-2조 제2항, 제1-3조, 제3-6조, 구 ‘수출입물품 등의 분석사무 처리에 관한 시행세칙’(2013. 1. 4. 관세청훈령 제15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등과 관세법이 관세의 부과·징수와 아울러 수출입물품의 통관을 적정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관세법 제1조)에 비추어 보면,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 이루어지는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의 검사는 수출입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 등을 목적으로 한 행정조사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압수·수색영장 없이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 검사가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 이 인용은 우편물 검사를 적정한 통관을 목적으로 한 행정조사로 보고, 수사기관의 강제처분과 그 성격을 갈라놓는다. 성격이 갈라지는 자리에서 압수·수색영장의 요구는 우편물 검사에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이 판결이 우편물 검사에 주는 자리는 좁게 읽힌다. 판결요지는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에 관해 말할 뿐이다. 우편물 이외의 물건을 상대로 한 수색이 이 판결에서 다루어진 것은 아니다. 이 사례에서 문답서와 그 이첩이 문제되지만, 우편물 검사가 그러한 쟁점까지 가리키지는 않는다.
또한 판결요지가 영장 면제를 무조건으로 내주지 않는 점에도 유의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이라는 단서는 그 검사가 통관이라는 목적에 머무는 경우에 한정한다.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에 가닿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결론은 달라질 수 있다. 이 사례에서 조사가 감독 목적만으로 이루어졌는지, 이첩이 어떤 절차로 이루어졌는지는 미정이다.
따라서 2013도7718은 우편물 통관검사에 담긴 행정조사를 전형적인 자리로 삼아 영장 요구 앞에 두되, 우편물 이외의 수색으로 그 자리를 넓히지 않는다. 문답서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간 뒤 법정에서 채택될지는 이 판결이 답하는 바가 아니다. 이 사례의 법정에서 그 문답서의 증거능력은 미정으로 남는다.
10.3행정조사의 자리
우편물 검사가 영장 요구 앞에 놓인 자리를 살핀 데서 나아가, 행정조사가 그 요구 앞에서 어디에 서 있는지 물을 차례이다. 앞 절의 우편물 검사가 수색이라는 이름 아래 놓였다면, 이번에는 감독 목적의 조사 자체가 강제처분의 자리에 닿는지가 문제이다. 대법원은 수출입물품 검사 과정에서 드러나거나 의심된 마약류와 관련된 세관장의 조치를 두고 그 경계를 밝힌 바 있다. 그 판결요지는 조사와 수사가 섞이는 지점을 짚는다.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에 놓이는 영장주의의 전제를 먼저 확인해 두어야 한다. 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4도8719 판결은 그 전제를 이렇게 밝힌다. "수사기관에 의한 압수·수색의 경우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적법절차와 영장주의 원칙은 법률에 따라 허용된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관철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4도8719 판결).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이 원칙과 예외의 구도 안에 놓여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 감독기관의 조사가 이 구도에 닿는지는 그 조사의 성질에 달려 있다.
감독 목적의 조사가 원칙적으로 수사기관의 강제처분과 다른 자리를 차지한다는 점도 같은 판결요지에서 확인된다. 대법원은 통관검사의 성질을 가리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물론 수출입물품 통관검사절차에서 이루어지는 물품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의 검사는 수출입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 등을 목적으로 조사를 하는 것으로서 이를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세관공무원은 압수·수색영장 없이 이러한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4도8719 판결). 통관의 적정을 목적으로 하는 검사라면 그에 빠른 조사 단계에서는 영장이 따로 요구되지 않는다. 이 관찰이 W증권에 대한 조사에 그대로 옮겨지는지는 뒤에 밝힐 쟁점이다.
그러나 같은 목적이라도 조치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 닿는 자리에서는 판단이 갈린다. 대법원은 조사 목적과 조치의 성질을 나누며 이렇게 판시한다. "그러나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에 따른 조치의 일환으로 특정한 수출입물품을 개봉하여 검사하고 그 내용물의 점유를 취득한 행위는 위에서 본 수출입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 등을 목적으로 조사를 하는 경우와는 달리, 범죄수사인 압수 또는 수색에 해당하여 사전 또는 사후에 영장을 받아야 한다"(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4도8719 판결). 조사의 겉모습이 통관검사에 머물더라도 그 한 조치가 범죄수사인 압수 또는 수색에 이르면 영장이 뒤따른다. 문답서 작성이나 그 이첩이 이 경계에 닿는지는 이 판결요지가 다루지 않은 자리이다.
W증권의 직원 경에 대한 조사를 앞에 놓고 보면, 그 조사가 감독 목적만으로 이루어졌는지, 넉 달 뒤의 이첩이 어떤 절차로 이루어졌는지, 경이 진술을 거부할 수 있었는지는 아직 미정이다. 이 관찰이 경의 행위가 범죄를 구성한다는 확정이나, 그 문답서의 증거능력·고의·위법성과 같은 법적 평가를 뜻하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해 둔다. 영장 요구가 갈라 놓는 자리는 조사의 이름보다 조사 안에서 이루어지는 조치의 성질에 놓여 있다.
10.4표지가 갈라 놓는 곳
행정조사가 영장 요구에서 한 걸음 비켜 앉는 자리를 확인한 뒤, 그 자리를 가르는 표지가 무엇인지 두 판결을 견주어 살피는 일이다. 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4도8719 판결은 같은 검사 절차 안에서도 목적이 바뀌는 지점에서 영장주의가 다시 들어온다고 말한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은 통관검사의 절차와 목적을 함께 놓고 그 검사가 강제처분이 아니라고 본다. 두 판결이 나란히 두는 기준을 문장 그대로 옮겨 보아야 한다.
2013도7718 판결이 우편물 검사의 성격을 판시한 대목은 절차의 근거와 목적을 함께 짚는다. 판결은 "관세법 제246조 제1항, 제2항, 제257조, ‘국제우편물 수입통관 사무처리’(2011. 9. 30. 관세청고시 제2011-40호) 제1-2조 제2항, 제1-3조, 제3-6조, 구 ‘수출입물품 등의 분석사무 처리에 관한 시행세칙’(2013. 1. 4. 관세청훈령 제15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등과 관세법이 관세의 부과·징수와 아울러 수출입물품의 통관을 적정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관세법 제1조)에 비추어 보면,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 이루어지는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의 검사는 수출입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 등을 목적으로 한 행정조사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압수·수색영장 없이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 검사가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고 판시한다. 이 판시에서 통관의 적정이라는 목적이 검사의 성격을 가르는 표지로 놓인다. 개봉과 시료채취와 성분분석이라는 방식이 같은 것이어도, 그 검사가 통관을 위한 조사라면 강제처분의 자리에 서지 않는다.
2014도8719 판결은 같은 통관검사를 두고 그 자리에 머무는 경우와 그 자리를 벗어나는 경우를 나눈다. 판결은 우선 "수출입물품 통관검사절차에서 이루어지는 물품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의 검사는 수출입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 등을 목적으로 조사를 하는 것으로서 이를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세관공무원은 압수·수색영장 없이 이러한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4도8719 판결)고 말한다. 이 문장은 2013도7718 판결이 세운 통관 목적의 조사와 같은 자리에 서 있다. 목적이 통관에 놓여 있는 한, 검사의 방식만으로 영장 요구가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2014도8719 판결은 이어서 목적과 방식이 함께 달라지는 지점을 짚는다. 판결은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에 따른 조치의 일환으로 특정한 수출입물품을 개봉하여 검사하고 그 내용물의 점유를 취득한 행위는 위에서 본 수출입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 등을 목적으로 조사를 하는 경우와는 달리, 범죄수사인 압수 또는 수색에 해당하여 사전 또는 사후에 영장을 받아야 한다"(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4도8719 판결)고 판시한다. 이 판시에서 갈라지는 표지는 하나가 아니다. 특례법 제4조 제1항에 따른 조치라는 근거, 특정한 물품을 개봉하고 그 내용물의 점유를 취득하는 방식, 그리고 범죄수사라는 성격이 함께 놓인다. 통관 목적의 검사와 같은 눈에 보이는 행위라도, 그 행위가 수사의 요청에 따라 특정 물품을 겨누고 내용물의 점유를 취득하는 때에 이르면 영장 요구가 들어온다.
이 두 판결을 나란히 놓으면 표지가 갈라 놓는 자리를 찾을 수 있다. 한쪽에는 통관의 적정을 목적으로 하는 조사가 놓이고, 다른 쪽에는 범죄수사인 압수 또는 수색이 놓인다. 판결이 열거한 근거 규정과 목적이 같은 검사 방식의 성격을 가른다. 감독 목적의 조사라는 이름만으로 영장 요구가 사라지지 않고, 물품을 개봉한다는 사실만으로 영장 요구가 생기지도 않는다.
한편, 검사의 요청과 세관장의 조치가 수사기관에 의한 압수·수색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자리가 달라진다. 2014도8719 판결은 "그러나 이러한 조치가 수사기관에 의한 압수·수색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영장주의 원칙이 적용된다"고 분명히 한다. 이는 같은 조치 안에서도 성격이 바뀌는 순간 영장주의가 다시 들어온다는 뜻이다.
이 사례에서 금융감독원 검사역이 W증권의 직원 경을 조사실에서 묻고 답한 내용이 문답서로 작성된 일은, 그 조사의 목적이 감독에 놓였는지 아니면 범죄수사에 닿았는지에 따라 자리가 갈릴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다만 그 조사의 근거 규정과 그 문답서 작성의 방식, 그리고 그 조사가 두 판결이 나눈 어느 쪽에 놓이는지는 미정이다. 두 판결이 밝힌 표지(근거와 목적, 그리고 특정 대상을 겨눈 점유 취득의 방식)가 이 사례의 어느 지점에 맞닿는지는 다음에 확인할 일로 남는다.
10.5영장 요구의 경계선
표지의 작동을 확인한 데 이어 그 표지가 멈추는 지점을 묻는다. 앞에서 두 판결의 요지를 견주어 조사의 목적과 방식이 표지로 작동하는 자리를 찾았다면, 이제 그 표지를 넘어서는 경우 무엇이 영장 요구를 불러오고 무엇이 요구하지 않는지를 두 판결이 세운 근거에서 읽어 낼 일이다.
먼저 통관검사 자체를 다룬 판결의 태도를 확인한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은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 압수·수색영장 없이 진행된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 검사의 적법 여부를 문제로 삼았다. 그 요지는 "관세법 제246조 제1항, 제2항, 제257조, ‘국제우편물 수입통관 사무처리’(2011. 9. 30. 관세청고시 제2011-40호) 제1-2조 제2항, 제1-3조, 제3-6조, 구 ‘수출입물품 등의 분석사무 처리에 관한 시행세칙’(2013. 1. 4. 관세청훈령 제15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등과 관세법이 관세의 부과·징수와 아울러 수출입물품의 통관을 적정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관세법 제1조)에 비추어 보면,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 이루어지는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의 검사는 수출입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 등을 목적으로 한 행정조사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압수·수색영장 없이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 검사가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고 선언했다. 이 판결에서 영장이 요구되지 않는 까닭은 개봉·시료채취·성분분석이라는 행위가 아니라 그것이 수출입물품의 적정한 통관을 목적으로 한 행정조사 안에 있다는 성격 규정에 놓여 있다.
그러나 같은 행위라도 그 성격이 달라지면 결론이 갈린다. 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4도8719 판결은 수출입물품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마약류가 감추어져 있다고 밝혀지거나 그러한 의심이 드는 경우,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검사의 요청으로 세관장이 행하는 조치에 영장주의 원칙이 적용되는지 여부를 한정하여 적극으로 보았다. 같은 판결은 나아가 위 조항에 따른 조치의 일환으로 특정한 수출입물품을 개봉하여 검사하고 그 내용물의 점유를 취득한 행위가 범죄수사인 압수 또는 수색에 해당하여 사전 또는 사후에 영장을 받아야 하는지 여부를 적극으로 보았다(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4도8719 판결). 즉 개봉과 점유취득이라는 외형은 같더라도 통관을 목표로 한 행정조사에서 범죄수사로 목적과 방식이 넘어선 자리부터 영장 요구가 선다는 것이다.
같은 판결이 통관검사를 다시 확인하며 그 경계선을 남긴 것도 이 때문이다. 그 판결은 "수출입물품 통관검사절차에서 이루어지는 물품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의 검사는 수출입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 등을 목적으로 조사를 하는 것으로서 이를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세관공무원은 압수·수색영장 없이 이러한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4도8719 판결)고 밝히면서, 같은 검사가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에 따른 조치의 일환으로 이루어지고 그 내용물의 점유까지 취득하는 경우 "범죄수사인 압수 또는 수색에 해당하여 사전 또는 사후에 영장을 받아야 한다"(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4도8719 판결)고 적었다. 관세법 제246조 제1항, 제2항, 제257조와 관세법 제1조를 근거로 통관의 적정성을 삼은 2013도7718의 판단과, 특례법 제4조 제1항에 따른 조치가 범죄수사에 이르렀는지를 물은 2014도8719의 판시가 나란히 놓여 경계선을 이룬다.
이 경계선을 문장으로 옮기면 영장 요구를 가르는 것은 검사 행위의 명칭이나 수행 주체가 아니라 그 검사가 적정한 통관을 목적으로 한 행정조사 안에 머무는지, 범죄수사인 압수 또는 수색의 성격을 띠는지이며, 나아가 개봉에 그치지 않고 내용물의 점유를 취득하는 조치가 더해졌는지가 판단의 재료가 된다는 뜻이다. 다만 이 판단의 재료는 두 판결이 각 사안에서 확인한 것에 그친다. 판결요지가 말하지 않는 요건을 새로 덧붙여 경계선을 넓힐 수는 없고, 수사기관이 통관검사 중 확보한 물품을 소유자의 동의 없이 임의로 제출받아 강제로 점유를 취득하지 않은 경우까지 압수로 볼지는 앞 인용에서 확인한 범위를 넘어서므로 여기서 확정하지 않는다. 통관을 목적과 방식의 표지로 삼아 영장 요구의 유무를 가르는 기준은 이와 같으며, 그 표지가 서지 않는 자리에서 무엇이 대신 판단의 준거가 되는지는 다음 단위의 몫으로 남겨 둔다.
10.6표지의 한계와 이어짐
영장 요구의 경계선을 둔 두 판결의 기준을 옮겨 놓았으니, 이제 그 표지가 서는 자리를 밝히고 멈추는 자리를 확인해야 한다. 표지가 어디까지 서는지를 확인해야 그 다음 문제로 넘어갈 수 있다.
이 경계선의 한쪽 끝은 통관검사에 놓인다.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 영장 없이 이루어진 개봉과 시료채취의 적법성이 문제된 사안에서,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은 그 검사가 가진 성격부터 밝혔다. 해당 검사의 근거와 목적을 함께 살핀 뒤 대법원은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 이루어지는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의 검사는 수출입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 등을 목적으로 한 행정조사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압수·수색영장 없이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 검사가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통관을 목적으로 한 조사는 그 목적 자체가 수사를 향하지 않는 한 영장 요구에 이르지 않는다.
다른 쪽 끝은 같은 검사라도 목적이 달라지면 달라진다. 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4도8719 판결은 수출입물품 검사 과정에서 마약류가 감추어져 있거나 그 의심이 드는 경우에 대한 조치를 다루었다. 그 조치가 수사에 해당하는지를 가르며 대법원은 “그러나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에 따른 조치의 일환으로 특정한 수출입물품을 개봉하여 검사하고 그 내용물의 점유를 취득한 행위는 위에서 본 수출입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 등을 목적으로 조사를 하는 경우와는 달리, 범죄수사인 압수 또는 수색에 해당하여 사전 또는 사후에 영장을 받아야 한다”고 선언하였다. 같은 개봉과 점유취득이라도 범죄수사의 일환이라면 영장 요구가 함께 따라온다.
따라서 이 표지가 서는 자리는 조사의 목적에 닿아 있다. 통관을 지향한 조사에는 영장 요구가 서지 않고, 범죄수사를 지향한 강제처분에는 그 요구가 선다는 뜻이다. 그 표지가 이 경계선에서 멈추는 것까지는 확인한 셈이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검사역이 회사 업무와 거래 내역에 관해 묻고 답한 내용을 문답서로 작성한 사안에 그 표지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여기서 단정할 수 없다. 그 조사가 감독 목적만으로 이루어졌는지, 문답서가 어떤 절차로 수사기관에 넘어갔는지가 모두 미정이기 때문이다. 경이 받은 안내문에 진술거부권의 고지가 없었다는 점과 그 문답서가 형사재판에 제출되었다는 점도, 그 표지의 범위만으로는 해명되지 않는다.
이 경계선이 확인한 것은 영장 요구를 가르는 기준이 조사의 성격과 목적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조사의 자리에서 작성된 기록 자체가 무엇인지는 별개의 질문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