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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결정의 효력: 위헌·헌법불합치 이후 · Volume 39 · Chapter 10 · First edition

소급효의 한계: 2015헌바216

형벌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의 효력은 과거로 어디까지 미치는가?

Length
about 2,300 words · 10 min
Sources
1 statutes · 1 decisions
As of
2026-10-11
On this page
  1. Summary
  2. 10.1형벌 조항 위헌과 시간의 문제
  3. 10.2결정요지가 그린 소급효의 경계
  4. 10.3제47조 재심 문언 읽기
  5. 10.4문언과 결정요지의 나란히 놓기
  6. 10.5과거로 미치는 범위의 가름
  7. 10.6남은 물음과 다음 사건
  8. Statutes referred to
  9. Decision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이 장은 형벌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의 효력이 과거로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묻는다. 2015헌바216 결정요지가 소급효의 제한을 심사한 방식을 읽고, 제47조의 재심 문언을 나란히 놓는다. 문언과 결정요지의 자리를 견주어 과거로 미치는 범위의 가름을 살핀다.

10.1형벌 조항 위헌과 시간의 문제

앞에서 판단의 경계를 모아 두었으므로, 이제 형벌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이 시간을 거슬러 미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가 문제로 남는다. 헌법재판소 2016. 4. 28. 2015헌바216 결정은 이 물음을 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한 헌법재판소법(2014. 5. 20. 법률 제12597호로 개정된 것) 제47조 제3항 단서의 심사를 통해 다룬다. 그 쟁점은 "종전에 합헌으로 결정한 사건이 있는 형벌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선고된 경우 그 합헌결정이 있는 날의 다음 날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도록 한 헌법재판소법(2014. 5. 20. 법률 제12597호로 개정된 것) 제47조 제3항 단서가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이다(헌법재판소 2016. 4. 28. 2015헌바216 결정). 즉 이 결정은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자르는 기준점이 합헌결정의 존재인지를 묻는다.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하는 첫째 근거는 과거의 합헌결정에 부여된 법적 의미이다. 왜 과거의 합헌결정이 그 이후의 소급효까지 자를 수 있는지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헌법재판소가 당대의 법 감정과 시대상황을 고려하여 합헌이라는 유권적 확인을 하였다면, 그러한 사실 자체에 대하여 법적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헌법재판소가 특정 형벌법규에 대하여 과거에 합헌결정을 하였다는 것은, 적어도 그 당시에는 당해 행위를 처벌할 필요성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합의가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므로, 합헌결정이 있었던 시점 이전까지로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밝힌다(헌법재판소 2016. 4. 28. 2015헌바216 결정). 이에 따르면 합헌결정이 있었던 시점은 당해 행위의 처벌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확인된 시점으로서, 위헌결정이 그 이전까지 소급할 근거를 끊는다.

소급효를 제한하는 둘째 근거는 법집행의 지속성과 국가형벌권에 대한 신뢰이다. 시대가 달라져 법률이 더 이상 시대적 정의를 담아내지 못하게 된 경우에도 그동안의 효력을 전부 부인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해당 형벌조항이 성립될 당시에는 합헌적인 내용이었다고 하더라도 시대 상황이 변하게 되면 더 이상 효력을 유지하기 어렵거나 새로운 내용으로 변경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합헌으로 평가되던 법률이 사후에 시대적 정의의 요청을 담아내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여 그동안의 효력을 전부 부인해 버린다면, 법집행의 지속성과 안정성이 깨지고 국가형벌권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버릴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현재의 상황에서는 위헌이더라도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합헌결정이 있었던 형벌조항에 대하여는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함으로써 그동안 쌓아 온 규범에 대한 사회적인 신뢰와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법자의 결단에 따라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한 것이므로, 이러한 소급효 제한이 불합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헌법재판소 2016. 4. 28. 2015헌바216 결정). 위헌이 된 법률에 대한 규범적 신뢰와 국가형벌권의 안정성이 소급효 제한의 정당한 기초라는 뜻이다.

위 두 근거는 함께 모여 차별 취급의 정당성을 구성한다. 합헌결정이 있었던 형벌법규를 합헌결정이 없었던 경우와 구별 취급하는 것이 왜 정당한지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결국 심판대상조항이 종전에 합헌결정이 있었던 형벌법규의 경우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하여 합헌결정이 없었던 경우와 달리 취급하는 것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정리한다(헌법재판소 2016. 4. 28. 2015헌바216 결정). 즉 합헌결정의 유무가 소급효의 범위를 달리할 합리적 기준이라는 결론이다.

형벌 조항 위헌과 시간의 문제는 결정적으로 합헌결정의 시점이라는 하나의 날짜를 둘러싼다. 이 결정이 다루는 것은 위헌결정의 소급효가 어느 날까지 도달하는지, 즉 합헌결정의 존재가 그 도달 범위를 어디서 자르는가이다. 심판대상조항의 단서가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 것으로 본 이상, 합헌결정이 있었던 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은 그 합헌결정이 있는 날의 다음 날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 이 서술이 다루는 것은 소급효의 기점이 어디에 놓이는가라는 시간의 문제이며, 그 기점이 정해졌을 때의 후속 처리는 이 결정에서 새로 확정하지 않는다.

10.2결정요지가 그린 소급효의 경계

합헌결정의 존재가 왜 소급효를 자르는 경계가 되는지는 2015헌바216의 결정이 밝힌 논거를 따라 살필 일이다. 헌법재판소는 먼저 과거의 심사가 지닌 의미를 다음과 같이 확인한다. “헌법재판소가 당대의 법 감정과 시대상황을 고려하여 합헌이라는 유권적 확인을 하였다면, 그러한 사실 자체에 대하여 법적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헌법재판소 2016. 4. 28. 2015헌바216 결정). 이 문장은 종전 결정을 단지 과거의 해석에 그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그 존중의 근거는 사회적 합의의 확인에 있다. 같은 결정은 “헌법재판소가 특정 형벌법규에 대하여 과거에 합헌결정을 하였다는 것은, 적어도 그 당시에는 당해 행위를 처벌할 필요성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합의가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므로, 합헌결정이 있었던 시점 이전까지로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할 근거가 없다”(헌법재판소 2016. 4. 28. 2015헌바216 결정)고 본다. 합헌결정 시점이 소급효 인정 범위의 앞쪽 경계임이 여기서 분명해진다.

한편 법률의 내용이 바뀌지 않아도 시대의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결정은 “해당 형벌조항이 성립될 당시에는 합헌적인 내용이었다고 하더라도 시대 상황이 변하게 되면 더 이상 효력을 유지하기 어렵거나 새로운 내용으로 변경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헌법재판소 2016. 4. 28. 2015헌바216 결정)고 말한다. 이런 변화가 과거의 효력을 전부 지우는 근거가 되는지는 다음 논거가 가른다.

과거의 효력을 무효로 만들 경우 생기는 불안정을 헌법재판소 2016. 4. 28. 2015헌바216 결정은 이렇게 적는다. “그런데 합헌으로 평가되던 법률이 사후에 시대적 정의의 요청을 담아내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여 그동안의 효력을 전부 부인해 버린다면, 법집행의 지속성과 안정성이 깨지고 국가형벌권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버릴 우려가 있다”(헌법재판소 2016. 4. 28. 2015헌바216 결정). 소급효의 제한은 과거의 처벌을 지키기 위한 결단이라기보다 법 집행의 연속성과 규범에 대한 신뢰를 지키는 방편으로 제시된다.

이런 배경에서 심판대상조항의 취지가 정리된다. 헌법재판소 2016. 4. 28. 2015헌바216 결정은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현재의 상황에서는 위헌이더라도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합헌결정이 있었던 형벌조항에 대하여는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함으로써 그동안 쌓아 온 규범에 대한 사회적인 신뢰와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법자의 결단에 따라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한 것이므로, 이러한 소급효 제한이 불합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입법자의 결단은 법적 안정성의 확보에 놓이고, 그 결단은 불합리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결국 쟁점은 평등원칙의 심사로 이어진다. 결정은 “결국 심판대상조항이 종전에 합헌결정이 있었던 형벌법규의 경우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하여 합헌결정이 없었던 경우와 달리 취급하는 것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헌법재판소 2016. 4. 28. 2015헌바216 결정)고 맺는다. 합헌결정의 유무가 두 경우를 가르는 합리적 이유이며, 그 결과가 형벌 조항 위헌의 시간적 효력을 제한한다. 병의 사건과 정의 확정 사건 각각에 이 경계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이 결정요지 안에 드러난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다.

10.3제47조 재심 문언 읽기

소급효의 경계가 결정요지에서 확인되었다면, 그 경계를 넘어서는 사건에서 확정된 유죄판결을 다루는 근거는 무엇인가. 그 근거는 헌법재판소법 제47조에 있다. 제47조 제4항은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된 경우에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선언한다.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4항은 소급효 조항의 결과를 받아 확정판결에까지 미치는 길을 열어 둔다. 그 문언은 "제3항의 경우에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근거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헌법재판소법 제47조). 이 문언은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된 경우를 전제로 하고, 확정된 유죄판결을 그 대상으로 삼는다. 제3항에 따라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는 형벌 조항에 근거한 확정판결이 재심의 문턱에 해당한다는 점은 문언에서 드러난다.

이 사례에서 병이 그 형벌 조항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동안의 사건과, 정이 3년 전에 같은 조항으로 유죄가 확정되어 형을 마친 사건은 문언에 따라 구별된다. 정의 사건은 확정된 유죄판결이며, 제47조 제4항이 열어 둔 재심의 문언 위에 놓인다. 병의 사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같은 문언의 대상은 아니다. 병의 재판에 적용할 조항의 내용은 미정이다.

그 문언은 다만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할 뿐이다. 문언이 정한 것은 청구할 수 있는 자격이며, 재심이 열리는 사건의 범위이다. 그 문언에 기간이나 요건이 더 적혀 있지는 않다. 문언에 없는 기간이나 요건을 여기에 얹어 읽으면 안 된다. 확정판결에 대한 뒤처리로서 재심이 어느 시점에, 어떤 요건 아래 진행되는지는 여기서 정해지지 않았다.

제47조 제5항은 재심의 진행에 관한 준거를 함께 두고 있다. 그 문언은 "제4항의 재심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을 준용한다"고 정한다(헌법재판소법 제47조). 재심의 진행은 형사소송법에 맡겨진다는 점이 문언에서 드러난다. 다만 재심이 열리는 사건의 범위는 제4항의 문언이 정하고, 준용의 대상과 기준은 이 자리에서 다루지 않는다. 정이 청구할 수 있는 뒤처리의 인용 여부와, 잠정 적용 기간 중 선고된 판결의 처리는 미정이다.

결국 제47조 제4항이 확정된 유죄판결에 대하여 열어 둔 것은 청구할 수 있는 자격이며, 이 사례에서 그 문언이 놓이는 자리는 정의 사건이다. 문언에 없는 요건을 더하거나, 재심의 진행을 여기서 정하면 안 된다. 그 자리는 형사소송법에 맡겨진다.

10.4문언과 결정요지의 나란히 놓기

재심의 문언을 열어 본 뒤에는, 그 문언이 정한 시점을 어떤 범위의 위헌결정에 두는지 확인해야 한다. 헌법재판소 2016. 4. 28. 2015헌바216 결정은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소급효의 시점 제한이 평등원칙에 어긋나는지 묻는다. 이 글은 그 결정요지와 헌법재판소법 제47조의 문언을 나란히 놓고, 양쪽이 각각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는지 가른다.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은 형벌에 관한 법률의 위헌결정이 과거로 효력을 잃는 범위를 정하면서, 종전에 합헌결정이 있었던 경우를 따로 둔다. 그 단서는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에서 “다만, 해당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대하여 종전에 합헌으로 결정한 사건이 있는 경우에는 그 결정이 있는 날의 다음 날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이 문언은 합헌결정이 있었던 사건의 시점만을 효력 상실의 기산점으로 옮겨 둘 뿐, 확정판결의 처리나 청구의 인용 여부에 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그 문언이 옮긴 시점을 2015헌바216 결정이 어떤 이유에서 정한 것인지도 함께 놓아야 한다. 헌법재판소 2016. 4. 28. 2015헌바216 결정은 “헌법재판소가 특정 형벌법규에 대하여 과거에 합헌결정을 하였다는 것은, 적어도 그 당시에는 당해 행위를 처벌할 필요성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합의가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므로, 합헌결정이 있었던 시점 이전까지로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판시한다. 이 판시는 소급효를 그 시점 이전으로 넓힐 근거를 말하지 않는 것으로 한정된다.

같은 결정은 법집행의 지속성과 국가형벌권에 대한 신뢰를 함께 거론하면서, 소급효 제한을 입법자의 결단으로 설명한다. 헌법재판소 2016. 4. 28. 2015헌바216 결정은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현재의 상황에서는 위헌이더라도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합헌결정이 있었던 형벌조항에 대하여는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함으로써 그동안 쌓아 온 규범에 대한 사회적인 신뢰와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법자의 결단에 따라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한 것이므로, 이러한 소급효 제한이 불합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힌다. 이 판시가 다루는 쟁점은 소급효 제한의 합리성이다.

두 자료를 나란히 놓으면, 문언은 효력 상실의 시점을 정하고, 결정요지는 그 시점 정함의 합리성을 설명한다. 어느 쪽도 확정된 유죄의 뒤처리, 잠정 적용 기간 중 선고된 판결의 처리, 재심 심리의 기준을 말하지 않는다. 그 자리는 비어 있는 채로 남는다.

병이 받을 재판의 조항 내용과 정이 청구할 수 있는 뒤처리의 인용 여부, 그리고 잠정 적용 기간 중 선고된 판결의 처리는 이 대조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이 대조가 가르치는 것은 시점의 범위를 정하는 근거가 어느 자료에 있는지이고, 그 시점이 넘기는 결과의 자리는 다음의 가름에 남는다.

10.5과거로 미치는 범위의 가름

제47조의 문언과 2015헌바216 결정요지를 나란히 놓아 대조한 뒤에 남는 질문은, 위헌 결정이 과거로 미치는 범위를 무엇으로 가르느냐는 것이다. 형벌 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선고와 함께 정하여진 시한이 지났고 조항은 개정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는 지금, 그 범위의 가름은 병의 현재 재판과 정의 지난 사건에 각각 다르게 다가온다.

이 문제에 관하여 헌법재판소는 2016. 4. 28. 선고한 2015헌바216 결정에서 소급효 제한의 근거를 분명히 밝혔다. 합헌 결정이 있었던 사실 자체의 법적 의미를 두고, "헌법재판소가 당대의 법 감정과 시대상황을 고려하여 합헌이라는 유권적 확인을 하였다면, 그러한 사실 자체에 대하여 법적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헌법재판소 2016. 4. 28. 2015헌바216 결정)고 전제하였다. 그 다음에 소급효를 인정하지 않는 범위를 이렇게 정하였다. "헌법재판소가 특정 형벌법규에 대하여 과거에 합헌결정을 하였다는 것은, 적어도 그 당시에는 당해 행위를 처벌할 필요성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합의가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므로, 합헌결정이 있었던 시점 이전까지로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할 근거가 없다"(헌법재판소 2016. 4. 28. 2015헌바216 결정)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과거로 미치는 범위의 경계는 합헌 결정이 있었던 시점이다.

그 경계를 둔 까닭도 같은 결정에 담겨 있다. 법집행의 지속성과 국가형벌권의 신뢰를 지키려는 취지에서, "합헌으로 평가되던 법률이 사후에 시대적 정의의 요청을 담아내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여 그동안의 효력을 전부 부인해 버린다면, 법집행의 지속성과 안정성이 깨지고 국가형벌권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버릴 우려가 있다"(헌법재판소 2016. 4. 28. 2015헌바216 결정)고 하였다. 이어서 소급효 제한이 평등원칙에 어긋나지 않음을 "종전에 합헌결정이 있었던 형벌법규의 경우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하여 합헌결정이 없었던 경우와 달리 취급하는 것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헌법재판소 2016. 4. 28. 2015헌바216 결정)는 판단으로 정리하였다.

이 가름을 앞의 대조 결과에 적용하면, 합헌 결정의 유무가 과거 사건에 대한 위헌 결정의 도달 범위를 나누는 기준이 된다. 정의 사건은 같은 형벌 조항으로 유죄가 확정되어 형을 마쳤으나, 그 확정 판결이 합헌 결정의 시점 앞에 놓였는지 뒤에 놓였는지에 관하여는 확인된 사실이 없다. 확정 시점과 합헌 결정 시점의 선후가 확인되지 않은 이상, 위헌 결정이 정의 사건에 미치는지 여부는 이 자리에서 가려지지 않는다. 같은 이치에서 병이 받고 있는 재판에 적용할 조항의 내용도 미정이다. 병의 행위와 기소가 언제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그 시점이 경계의 어느 쪽인지에 관하여 확인된 사실이 없으므로, 적용할 조항의 내용을 여기서 정할 수 없다.

한편 형법 제47조의 재심 문언은 확정된 사건에서의 구제를 절차로 열어두되, 앞 절의 대조에서 보았듯이 그 문언과 위헌 결정의 소급효 범위가 각각 다루는 쟁점이 어느 것인지는 서로 나누어져 있다. 따라서 정이 청구할 수 있는 뒤처리의 인용 여부와, 잠정 적용 기간 중 선고된 판결의 처리는 이 자리에서 결론 내리지 않고 그대로 남겨 둔다. 지금까지 살핀 것은 오직 과거로 미치는 범위를 합헌 결정의 시점으로 가른다는 것뿐이다. 다만 그 범위 안에서 실제 사건이 어느 쪽에 놓이는지는 확인된 사실이 있어야 비로소 정해진다는 점을 분명히 하여 둔다.

10.6남은 물음과 다음 사건

소급효의 범위를 가른 뒤에도 확정된 사건의 처리는 그대로 남는다. 형벌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이 과거로 미치는 범위가 정해졌다고 해서, 그 범위 안에 놓인 확정 판결의 뒤처리까지 함께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헌법재판소법은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의 효력에 관하여 "②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개정 2014. 5. 20.>"(헌법재판소법 제47조)라고 먼저 선언하고, 형벌에 관하여는 별도로 소급의 문제를 다룬다. 이 규정은 효력 상실의 시점을 세우는 문언일 뿐, 확정 판결에 대한 구제의 요건까지 여기서 정하고 있지는 않다.

형벌 조항의 효력이 과거로 미쳐 상실하는 경우에도 확정 판결은 별도의 경로로 다룬다. 같은 조 제4항은 "제3항의 경우에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근거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개정 2014. 5. 20.>"(헌법재판소법 제47조)라고 정한다. 이 문언은 청구의 길을 열어 둘 뿐, 그 청구가 받아들여지는 조건을 여기서 적지 않는다. 확정 판결을 받은 사람이 어떤 요건 아래 어떤 심리를 거쳐 구제받는지는 이 문언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소급효 제한의 근거는 종전의 합헌 결정에 대한 존중이다. 헌법재판소 2016. 4. 28. 2015헌바216 결정은 종전에 합헌으로 결정한 사건이 있는 형벌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선고된 경우 그 합헌결정이 있는 날의 다음 날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도록 한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단서가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다루었다. 그 결정은 "헌법재판소가 당대의 법 감정과 시대상황을 고려하여 합헌이라는 유권적 확인을 하였다면, 그러한 사실 자체에 대하여 법적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헌법재판소 2016. 4. 28. 2015헌바216 결정)라고 전제한다. 합헌 결정의 존재 자체가 과거의 시점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뜻이다.

같은 결정은 소급의 범위를 그 시점에서 자르는 이유를 더 밝힌다. "헌법재판소가 특정 형벌법규에 대하여 과거에 합헌결정을 하였다는 것은, 적어도 그 당시에는 당해 행위를 처벌할 필요성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합의가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므로, 합헌결정이 있었던 시점 이전까지로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할 근거가 없다."(헌법재판소 2016. 4. 28. 2015헌바216 결정)라는 판단이 그것이다. 이 판단은 소급의 범위를 가르는 데서 그치며, 그 범위 안에 남는 확정 판결의 후속 절차까지 함께 가리키지는 않는다.

형벌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이 선고되고 국회가 정한 개정 시한을 넘긴 뒤에도 조항이 개정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경우, 그 조항으로 기소된 사람과 이미 확정 판결을 받은 사람 사이에는 서로 다른 자리가 놓인다. 진행 중인 재판에 적용할 조항의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고, 확정 판결을 받은 사람이 청구할 수 있는 뒤처리의 인용 여부도 정해지지 않았다. 잠정 적용 기간 중 선고된 판결의 처리 역시 여기서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 자리는 남은 물음으로 두고, 그 물음은 진행 중인 사건의 심리에서 다룰 자리로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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