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대장에 쓰는 여덟 축을 하나씩 정의하고, 각 축이 판결의 어느 측면을 떼어 적는 것인지 밝힌다. 여덟 축을 세우는 순서, 사실 기록과 법적 평가의 분리, 쟁점과 근거를 나눈 두 축, 요건 규칙과 사정 형량의 구분, 단서어와 증명책임의 자리, 처분 결과와 인용 범위의 기록을 차례로 살핀다.
6.1여덟 축을 세우는 순서
조문이 남긴 자리를 받은 뒤 대장에 세울 축의 이름과 순서를 차례로 밝히는 일로 나아간다. 축의 수를 늘리거나 줄이는 선택에 따르는 효과는 여기서 다루지 아니하며, 판결요지에 확인된 범위 밖에서 축의 내용을 채우지도 아니한다. 따라서 아래에 적은 축의 이름은 판결문에 드러난 측면을 떼어 적는 자리의 이름일 뿐이고, 그 자리에 무엇을 채울지는 각 판결의 판결요지에서 확인되는 문장으로만 채워진다.
첫째로 쟁점의 축을 세운다. 이 축은 판결이 놓은 질문을 떼어 적는 자리이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판시사항에서 그 질문을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종료되기 전에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유관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이와 무관한 전자정보(무관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 수사기관이 그러한 정보에 대하여도 압수·수색을 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 수사기관이 새로운 범죄혐의의 수사를 위하여 기존 압수·수색 과정에서 취득한 무관정보가 남아 있는 하드카피·이미징 등 형태의 복제본을 탐색, 복제 또는 출력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복제본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더라도 위법한지 여부(적극)"로 놓았다. 이 사례에서 한쪽 기록에 적힌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으면 위법이라는 문구는 이 판결이 놓은 질문과 겹치는 자리가 확인되지 아니하므로, 어느 축에 둘지는 아직 미정이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둘째로 규범의 축을 세운다. 이 축은 판단의 근거가 된 조문을 떼어 적는 자리이다.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은 그 근거를 조문으로 명시하였다. 그 판결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09조 제1항이 "채무자의 행위가 부인된 경우 상대방이 그가 받은 급부를 반환하거나 그 가액을 상환한 때에는 상대방의 채권은 원상으로 회복된다."고 정함을 판결요지에서 옮기고 있다(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 조문의 문언과 취지가 판단의 출발점이 됨이 이 인용에서 드러나며, 대장에 옮길 때도 이 조문을 규범의 축에 두어야 한다.
셋째로 기준의 축을 세운다. 이 축은 판결이 세운 기준을 떼어 적는 자리이다.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은 산정의 기준을 다음과 같이 세웠다. "구체적인 사안에서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가액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인정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사기적 부정거래행위를 근절하려는 자본시장법 제443조의 입법 취지와 형사법의 대원칙인 책임주의를 염두에 두고 위반행위의 동기, 경위, 태양, 기간, 제3자 개입 여부, 증권시장 상황 및 그 밖에 주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반 요소들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이익을 산정해야 하며, 그에 관한 증명책임은 검사가 부담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 이 판결이 세운 기준이 요건을 늘어놓는 규칙인지 사정을 종합하는 형량인지에 관한 판단은 미정으로 남는다.
넷째로 조건의 축을 세운다. 이 축은 단서와 예외를 떼어 적는 자리이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단서를 붙여 "다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단서가 붙은 문장만이 예외를 열므로, 두 요약 가운데 어느 쪽의 단서어가 원문에 있는지에 관한 판단은 이 인용에서 확인되지 아니하여 미정으로 남는다. 두 요약 가운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이라는 문구에 대응하는 자리도 같은 판결요지에서 확인되지 아니하며,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수사기관이 유관정보를 선별하여 압수한 후에도 무관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면 무관정보 부분에 대하여는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여 취득한 것이어서 위법하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 문장이 어느 요약에 가까운지도 역시 미정이다.
다섯째로 사실의 축을, 여섯째로 평가의 축을 나란히 세운다. 앞의 축은 관찰된 사실을, 뒤의 축은 법적 평가를 각각 떼어 적는 자리이다. 일곱째로 인과의 축을 세우고, 여덟째로 결론의 축을 세운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이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를 판단의 항목으로 든 것은 인과의 축에 옮길 자리이고,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이 "적용할 때에는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가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함으로써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균형 원칙이나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고 한 것은 결론의 축에 붙일 주의의 문장이다.
이상 여덟 축을 쟁점·규범·기준·조건·사실·평가·인과·결론의 순서로 세웠다. 축의 이름은 이 순서로 대장에 세워 적고, 각 축이 떼어 받을 문장은 그때그때 판결에서 확인되는 범위 안에서만 옮긴다. 이 순서가 옳다는 결론을 새로 세운 것은 아니며, 앞에서 남긴 자리를 받는 범위 안에서 자리를 나눈 것이다.
6.2사실 기록과 법적 평가의 분리
관찰된 사실과 법적 평가를 갈라 적는 일은, 여덟 축의 이름을 정한 데서 곧바로 따라오는 문제이다. 두 기록이 같은 판결을 두고 서로 다른 결론을 끌어낸 자리를 규명하려면, 먼저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평가인지에 대한 기준을 잡아야 한다. 이 기준은 판결문이 스스로 말하는 형식에서 찾아야지, 기록하는 사람의 의도에서 찾아서는 안 된다.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1항 단서 및 제2항의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에 관하여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은 산정의 기본 방법으로 이렇게 말한다. "통상적인 경우에는 위반행위와 관련된 거래로 인한 총수입에서 거래를 위한 총비용을 공제한 차액을 산정하는 방법으로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이익을 산출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사안에서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가액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인정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사기적 부정거래행위를 근절하려는 자본시장법 제443조의 입법 취지와 형사법의 대원칙인 책임주의를 염두에 두고 위반행위의 동기, 경위, 태양, 기간, 제3자 개입 여부, 증권시장 상황 및 그 밖에 주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반 요소들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이익을 산정해야 하며, 그에 관한 증명책임은 검사가 부담한다"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 위반행위의 동기나 경위 같은 항목은 사건에서 관찰된 사실이지만, 위법성의 성립은 그 사실들을 모아 산출한 평가이다. 이 판결이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라는 표현을 쓴 자리는, 요건을 늘어놓은 규칙과 달리 사정을 짚어 무게를 잡는 형량에 해당한다.
같은 판결은 이 평가의 경계를 한 가지 더 밝힌다. "나아가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1항 단서 및 제2항은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을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삼아 그 가액에 따라 그 죄에 대한 형벌을 가중하고 있으므로, 이를 적용할 때에는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가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함으로써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균형 원칙이나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 이익의 가액은 형벌의 가중을 가르는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취급된다. 그러므로 가액의 산정 근거가 되는 거래 사실은 사실 축에 적고, 그 가액이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평가 축에 적는 것이 이 판결이 세운 구분에 부합한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에서도 관찰 사실과 법적 평가의 경계는 같은 자리에서 갈린다. 수사기관이 무관정보를 선별한 뒤에도 남겨 둔 상태와 같은 수사의 각 정황은 사실이고, 그 정황이 법에 어긋나는지는 별개의 판단이다. 그 판결은 무관정보의 보관에 관하여 이렇게 판시한다. "수사기관이 유관정보를 선별하여 압수한 후에도 무관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면 무관정보 부분에 대하여는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여 취득한 것이어서 위법하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보관의 계속, 영장의 사후 발부, 증거 사용 동의는 모두 사건에 일어난 일이다. 그러나 '위법하다', '치유되지 않는다'는 문장은 판결이 내린 평가이다. 요약의 단서어를 검증할 때에는 이 평가의 문장에 이미 들어 있는 조건을 빠뜨리지 않는지 살핀다.
이 구분을 대장에 옮기면, 관찰된 사실은 사실 축에 날짜와 행위의 형태 그대로 적고, 확정 손해·고의·위법성 같은 평가는 각 판결이 붙인 문구를 그대로 붙여 평가 축에 적는다. 두 기록 가운데 어느 쪽의 단서어가 원문에 있는지, 또 뒤 사건에서 인용된 범위가 판결문의 어느 문장인지는 미정으로 남겨 둔다. 미정인 자리를 사실 축에 확정된 것처럼 채우지 않는 일이 이 구분의 실질이다.
6.3쟁점과 근거를 나눈 두 축
법률 조문을 본문에 인용할 때는 그 조문이 어디에 놓인 것인지부터 밝힌다. 예를 들어 채무자회생법 제109조 제1항의 문언은 2018다224781 판결의 판결요지가 그 취지를 밝히며 인용한 대목에서 그대로 확인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09조 제1항은 "채무자의 행위가 부인된 경우 상대방이 그가 받은 급부를 반환하거나 그 가액을 상환한 때에는 상대방의 채권은 원상으로 회복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 조문은 부인에 의해 회복되는 채권의 범위를 다루는 근거이지, 회복되는 채권의 요건을 나열한 규범이 아니다. 이 판결이 어떤 법적 물음을 두고 답했는지 쟁점 축에, 그 답에 댄 근거가 무엇인지 근거 축에 가르는 일이 축을 세우는 첫 작업이 된다.
쟁점 축에 옮길 자리는 판결요지가 서두에 적어 놓은 물음이다. 같은 판결의 판결요지는 "원인채무의 지급을 위해 어음을 배서·양도한 경우, 어음금이 지급되어 어음상 채무가 소멸하면 원인채무도 함께 소멸하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어음금 지급행위가 부인되어 어음소지인인 상대방이 어음금을 반환한 경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09조 제1항에 따라 소멸했던 어음상 채권이 회복되고 어음상 채권의 소멸로 인해 함께 소멸했던 원인채권도 회복되는지 여부(적극)"라고 묻고 있다. 여기에 적힌 물음은 이 판결이 실제로 다룬 법적 다툼의 범위를 가른다. 어느 요약이든지 이 범위를 벗어나 새로운 물음을 더하면 쟁점 축은 그만큼 원문에서 떠난다.
근거 축에 옮길 자리는 그 물음에 대한 답을 뒷받침하는 문장이다. 같은 판결요지는 "이 조항의 문언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부인에 의해 회복되는 상대방의 채권은 부인된 행위의 직접 대상이 된 채권에 한정되지 않고 그 채권의 소멸로 인해 함께 소멸했던 보증채권이나 보험금채권 등 다른 채권도 포함될 수 있다."라고 설시한다. 이 문장이 곧 회복되는 채권의 범위에 관한 근거이다. 판결요지가 댄 근거를 넘어서 새 법률 조문이나 판단을 끌어오지 않는 한, 근거 축은 이 문장 안에 머문다.
근거의 요건을 스스로 만들어 붙이지 않는 일도 같은 자리에서 갈린다. 2020도3050 판결의 판결요지는 전자정보 압수·수색과 관련하여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라고 설시한다. 이어서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밝힌다. 다만 이어서 붙은 단서는 "다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라고 예외를 둔다. 요건과 단서를 함께 옮겨야 근거 축이 원문에 부합한다.
같은 판결이 2차적 증거의 판단에 두는 사정은 그 자체로 근거 축의 내용이다. 판결요지는 "법원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피는 것은 물론,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시한다. 이 문장은 판단에 두어야 할 사정을 적은 근거이지, 요건을 하나하나 늘어놓은 규칙이 아니다. 따라서 이 판결이 세운 기준이 어느 쪽인지를 단정하는 판단형 항목은 다른 자리에서 다루어야 할 일이며, 근거 축은 그 문장을 있는 그대로 옮기는 데 그친다.
6.4요건 규칙과 사정 형량의 구분
근거를 떼어낸 뒤에 남는 물음은 판결이 세운 기준의 성격이다. 두 기록이 서로 다른 문장으로 적어 두었으므로, 이 기준이 요건을 늘어놓는 규칙인지 사정을 종합하는 형량인지 판단형 축에만 적어야 한다. 판결요지가 그 구분을 뒷받침하는 문장을 담고 있지 않으면 판단형 축을 비워 두고 어느 쪽인지를 정하지 않은 채 넘긴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의 판결요지는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가를 때 따질 사정을 열거하면서 그 나열을 반드시 거쳐야 할 요건으로 자리매김하지 않는다. 판결요지는 "법원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피는 것은 물론,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라고 적는다. 사정의 종합이 곧 판단의 방법임이 이 문장에 밝혀져 있다.
한편 같은 판결의 판결요지는 압수·수색 단계에서의 위법 여부를 따질 때 다른 어조를 취한다. 판결요지는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에 있어 저장매체 자체를 외부로 반출하거나 하드카피·이미징 등의 형태로 복제본(이하 ‘복제본’이라 한다)을 만들어 외부에서 그 저장매체나 복제본에 대하여 압수·수색이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도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이하 ‘유관정보’라 한다) 이외에 이와 무관한 전자정보(이하 ‘무관정보’라 한다)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한 압수·수색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다"라고 선을 긋는다. 무관정보를 어떻게 대했는지에 따라 적법과 위법이 갈리는 모습이다. 다만 그 앞뒤 맥락은 이 요약들이 겨누는 쟁점과 겹치지 않는다.
증거능력 판단에 관한 문장과 압수·수색의 적법에 관한 문장은 각각의 자리에서 쓰였다. 한 판결 안에 두 어조가 함께 놓여 있다고 해서, 하나의 문장이 다른 하나의 성격까지 뒤바꾸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두 요약 가운데 어느 쪽의 단서어가 원문에 있는지, 뒤 사건에서 인용된 범위가 판결문의 어느 문장인지는 여기서 적지 않는다.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의 판결요지는 손해액산정에 관한 사정을 적으면서 그 판단의 성격을 함께 밝힌다. 판결요지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가액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인정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사기적 부정거래행위를 근절하려는 자본시장법 제443조의 입법 취지와 형사법의 대원칙인 책임주의를 염두에 두고 위반행위의 동기, 경위, 태양, 기간, 제3자 개입 여부, 증권시장 상황 및 그 밖에 주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반 요소들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이익을 산정해야 하며, 그에 관한 증명책임은 검사가 부담한다"라고 적는다. 이 판결은 요건을 늘어놓기보다 사정을 묶어 가늠하는 쪽에 방점을 둔다.
이 판결들은 판단형의 어조를 가늠할 문단을 낼 뿐이다. 이 사례에서 두 기록 가운데 어느 쪽이 원문에 가까운지, 그리고 뒤 사건이 어느 범위를 빌려 왔는지에 관해서는 아직 확인된 것이 없다. 판단형 축에 적을 자리와 비워 둘 자리를 나눈 뒤에야 단서어를 옮기는 일이 시작된다.
6.5단서어와 증명책임의 자리
요건과 형량의 구분이 정해지지 않은 채 남은 자리에서, 이번에는 두 요약이 붙인 단서어 가운데 어느 쪽이 판결문에 실제로 있는지 묻는다. 두 기록은 같은 판결을 두고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으면 위법이라고 한 요약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이라고 한 요약을 각각 담았는데, 뒤 기록의 단서어가 원문에서 확인되는지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확인된 문구만 단서어 축에 옮기고, 원문에 없는 조건을 만들어 붙이지 않는 것이 이 자리를 지키는 방법이다.
자본시장법 제443조의 이익 산정을 다룬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은, 산정을 둘러싼 사정의 종합을 요구하는 문장에 조건의 단서를 함께 두고 있다. 이 판결은 이익의 가액을 통상적 방법으로 인정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의 처리 방식을 이렇게 밝힌다. "구체적인 사안에서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가액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인정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사기적 부정거래행위를 근절하려는 자본시장법 제443조의 입법 취지와 형사법의 대원칙인 책임주의를 염두에 두고 위반행위의 동기, 경위, 태양, 기간, 제3자 개입 여부, 증권시장 상황 및 그 밖에 주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반 요소들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이익을 산정해야 하며, 그에 관한 증명책임은 검사가 부담한다."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 이 문장에 붙은 조건어는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이며, 두 요약 가운데 어느 기록에도 이 문구는 들어 있지 않다. 따라서 뒤 기록이 적은 단서어는 원문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뒤 기록이 붙인 단서어는 판결문의 문구와 일치하지 않으므로, 단서어 축에는 옮기지 않고 미정으로 남긴다. 앞 기록이 붙인 단서어 역시 이 판결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단서어와는 별도로, 증명책임의 소재는 이 판결이 직접 적은 대로 옮겨야 한다. 위 인용의 끝부분은 이익 산정에 관한 증명책임이 검사에게 있음을 명시하므로, 증명책임 축에는 그 소재만 적는다. 자료가 이 책임의 근거나 분배 이유를 따로 설명하고 있지 않으므로, 검사가 부담한다는 문구를 넘겨 원인을 추정하지 않는다. 판시사항도 증명책임의 소재를 검사로 표기하고 있으므로, 이 기재와 본문의 인용은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
전자정보 압수·수색에 관한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판단할 때의 사정을 열거하면서, 그 열거에 조건의 단서를 달지 않는다. 이 판결은 법원의 판단 사유를 이렇게 규정한다. "법원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피는 것은 물론,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이 문장에는 예외적인 경우라는 조건이 달려 있지 않다. 앞서 증거의 사용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문장에만 예외의 조건이 붙으므로, 판단 사유의 열거에 단서어를 덧붙이면 원문을 넘어서는 일이 된다. 두 요약의 단서어는 어느 쪽이든 이 판결의 판단 사유 문장에 붙일 수 없다.
이로써 두 요약 가운데 어느 쪽의 단서어가 판결문에 있는지, 그리고 증명책임의 소재가 어디에 적히는지가 각각의 축에 가려졌다. 단서어 축에는 판결문에서 확인된 문구만 올리고, 확인되지 않는 표현은 미정으로 둔다. 증명책임 축에는 검사라는 소재만 적으며, 그 분배의 이유는 적지 않는다. 한 요약의 결론이 다른 사건의 검토에서 인용된 범위와 이유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6.6처분 결과와 인용 범위의 기록
단서어의 자리를 확인한 데서 나아가, 이제 처분의 결과와 인용 범위를 각각의 축에 옮겨 적는 일이 남는다. 이 사례에서 두 기록이 인용한 대상은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이다. 그 판결이 어떤 채권을 회복시키는지를 밝히는 문장을 결과 축에 옮기고, 뒤 사건에서 어느 문장이 인용 범위로 옮겨졌는지를 인용 범위 축에 옮긴다. 다만 판결이 그 판단에 이르기 전에 전제하는 관계를 먼저 확인한다. 원인채무와 어음상 채무의 소멸에 관해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은 "원인채무의 지급을 위해 어음을 배서·양도한 경우 원인채무와 어음상 채무가 병존하고 있다가 나중에 어음금이 지급되어 어음상 채무가 소멸하면 원인채무도 함께 소멸한다."고 선언한다. 어음금의 지급이 원인채무의 소멸을 끌어온다는 이 관계가 회복의 판단에 선행하는 전제임이 드러난다.
그 회복이 어느 범위에 미치는지는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에 인용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09조 제1항에서 출발한다.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에 따르면 회복의 근거인 그 조문은 "채무자의 행위가 부인된 경우 상대방이 그가 받은 급부를 반환하거나 그 가액을 상환한 때에는 상대방의 채권은 원상으로 회복된다."라고 적혀 있다. 회복의 주체가 상대방이고, 그 시기가 급부의 반환 또는 가액의 상환 때라는 뜻이 이 문장 안에 함께 들어 있다. 판례는 바로 이 조항의 문언과 취지에서 회복되는 채권의 범위를 넓혀 읽는다.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은 "부인에 의해 회복되는 상대방의 채권은 부인된 행위의 직접 대상이 된 채권에 한정되지 않고 그 채권의 소멸로 인해 함께 소멸했던 보증채권이나 보험금채권 등 다른 채권도 포함될 수 있다."고 보았다. 회복이 직접 대상 채권에 묶이지 않는다는 점이 이 문장에 밝혀져 있으며, 함께 소멸한 다른 채권까지가 그 범위에 든다.
이 판결이 앞의 전제와 조문을 모아 내놓는 결론이 결과 축에 적힐 처분이다. 어음금 지급이 부인되어 어음금이 반환된 경우를 두고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은 "채무자회생법 제109조 제1항에 따라 소멸했던 어음상 채권이 회복되고 어음상 채권의 소멸로 인해 함께 소멸했던 원인채권도 회복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한다. 소멸했던 어음상 채권과 함께 소멸했던 원인채권이 나란히 회복된다는 이 문장이 처분의 결과이다. 여기까지 읽어 옮긴 범위는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에 관해 확인한 문장에 한하며, 판결이 세운 기준이 요건을 늘어놓는 규칙인지 사정을 종합하는 형량인지는 판시문장이 밝히지 않으므로 미정으로 남긴다.
뒤 사건에서 인용 범위로 옮겨진 문장이 판결문의 어느 자리에 놓이는지도 같은 문장 가운데서 확인한다. 앞 두 기록이 각각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으면 위법이라는 요약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이라는 요약으로 적은 문구는 판결문 어디에도 그대로 나타나지 아니하므로 그 문구를 인용 범위로 옮길 수 없고, 인용 범위 축에는 위에서 적은 판시문장만이 자리한다(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 뒤 사건에서 이 판결을 근거로 어떤 결론에 이르렀는지는 이 판결의 기록에 미리 적지 않으며, 그 결론과 이 판결의 인용 범위가 어느 문장에서 겹치는지도 미정으로 남는다. 판결이 스스로 적은 범위 밖의 문장을 인용 범위로 끌어오지 않는 한, 결과 축과 인용 범위 축의 기록은 각각의 자리에 그대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