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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죄의 경계: 경영판단과 임무위배의 구분 기준 · Volume 1 · Chapter 14 · First edition

남는 물음과 재검토 조건

이 권의 물음 가운데 어떤 것이 다음 검토로 남는가?

Length
about 2,800 words · 12 min
Sources
1 statutes · 3 decisions
As of
2026-10-11
On this page
  1. Summary
  2. 14.1구별한 질문을 다시 연결하기
  3. 14.2원문이 답하지 않은 문제
  4. 14.3법문과 판례가 달라질 때
  5. 14.4합성 사례의 열린 판단
  6. 14.5다른 권으로 이어지는 질문
  7. Statutes referred to
  8. Decision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구별해 두었던 질문들을 다시 연결하고, 원문이 답하지 않은 문제를 모은다. 법문과 판례가 달라지는 경우, 합성 사례에 남은 열린 판단, 다른 권으로 이어지는 질문을 정리한다.

14.1구별한 질문을 다시 연결하기

문서 부재에서 인식과 고의로 나아가려는 추론을 각각 분리해 살핀 뒤에는, 이제 요건·경영판단·손해·증명을 하나의 순서로 이어보아야 한다. A사가 거래처 B사에 담보 없이 50억 원을 대여한 사안에서 형법은 배임죄를 이렇게 정한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고 정한다. 이 규정은 임무위배, 이익 취득, 손해 가함을 함께 요구하므로, 질문은 이 넷 가운데 무엇을 이미 확인했는지에서 시작한다.

임무위배의 기준은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에서 이렇게 정리된다. 그 판결은 "여기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고 밝힌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담보 없이 자금을 대여한 행위가 이 기준에 드는지는 대여 당시의 사정을 두고 판단할 일이다. 아울러 같은 판결은 자금대여에 관한 판단 기준을 한정한다. 회사의 이사 등이 타인에게 회사자금을 대여함에 있어 "타인이 이미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하여 그에게 자금을 대여할 경우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정을 충분히 알면서 이에 나아갔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대여해 주었다면, 그와 같은 자금대여는 타인에게 이익을 얻게 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회사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되고, 회사의 이사는 단순히 그것이 경영상의 판단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임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으며, 이러한 이치는 타인이 자금지원 회사의 계열회사라 하여 달라지지 않는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갑이 대여 당시 B사의 변제능력을 알았는지, 회수조치를 고려조차 하지 않았는지는 여기서 필요한 사실이다. 다만 회수 검토 자료의 부재만으로 그 사실을 바로 확정할 수는 없다.

경영판단의 자리는 같은 판결이 이어서 둔다. 그는 경영자가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더라도 예측이 빗나가 기업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까지 고의에 관한 해석기준을 완화하여 업무상배임죄의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본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그리고 그 판단 기준으로 "문제 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인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덧붙인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도 같은 요소를 두며, "그러한 인식이 없는데 단순히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못 박는다. 50억 원 대여에 대한 갑의 인식이 무엇이었는지는 이 판단의 중심에 놓인다.

손해는 결과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2002도4229 판결은 "배임죄에 있어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선다. 그러나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은 그 폭을 다시 좁힌다. 대표권을 남용한 의무부담행위와 관련하여 "상대방이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그 의무부담행위는 원칙적으로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고, 경제적 관점에서 보아도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회사에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평가하기 어려우므로, 달리 그 의무부담행위로 인하여 실제로 채무의 이행이 이루어졌다거나 회사가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되었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이상 배임죄의 기수에 이른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B사가 무너졌다는 사실만으로 손해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회수액과 대여 당시의 담보 여부가 이 자리를 채운다.

한편 대여행위는 회사자금을 내보낸 것이므로 형법 제355조 제1항의 횡령 문제도 함께 떠오른다. 그 조문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형법 제355조). 두 구성요건은 구별되지만 A사 자금의 귀속과 사용이 어느 쪽에 걸리는지에 관한 판단은 앞서 본 임무위배와 손해의 논의와 분리되어 있지 않다.

결국 이 사안의 결론은 회수액, 계열관계, 당시 변제능력, 갑의 인식, 이사회 승인 여부가 모두 미정인 채로 남는다. 송금액 50억 원은 그대로 손해액이나 이득액이 되지 않는다. 앞서 구별한 각 질문은 이 순서로 다시 묶여 하나의 추론이 되며, 그 추론이 어디서 끊어지는지는 사실의 공백이 어디인지에 달려 있다.

14.2원문이 답하지 않은 문제

요건을 나누어 연결하면 남는 쟁점이 드러난다. 현재 묶은 법문과 판례 문장은 그 쟁점마다 답을 내어 놓지 않는다.

무엇보다 결의의 무게가 밝혀지지 않는다. 배임죄의 요건 가운데 임무위배의 의미는 자료에서 구체화되어 있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은 그 의미를 이렇게 서술한다. "여기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이사가 타인에게 회사자금을 대여할 때 그 임무의 내용이 무엇인지, 또 이사회 승인이 그 내용에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지는 이 판시가 다루지 않는다. 따라서 갑이 50억 원을 빌려줄 때 이사회 결의를 거쳤는지가 임무위배 판단에 어떤 무게를 갖는지는 이 문장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회수 전망도 빈자리로 남는다. 같은 판결은 회사자금 대여에서 배임행위가 성립하는 사정을 이렇게 적는다. "회사의 이사 등이 타인에게 회사자금을 대여함에 있어 타인이 이미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하여 그에게 자금을 대여할 경우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정을 충분히 알면서 이에 나아갔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대여해 주었다면, 그와 같은 자금대여는 타인에게 이익을 얻게 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회사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되고, 회사의 이사는 단순히 그것이 경영상의 판단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임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으며, 이러한 이치는 타인이 자금지원 회사의 계열회사라 하여 달라지지 않는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담보 없이 빌려준 사실은 이 문장의 두 번째 경우에 가깝다. 그러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가 무엇인지, 또 당시 B사가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하여" 있었는지는 이 판시가 스스로 밝히지 않는다. 송금액 50억 원이 곧 손해인지도 판단되지 않는다.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은 손해의 의미를 이렇게 둔다. "배임죄에 있어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은 대표권남용 사실을 상대방이 알지 못하여 의무부담행위가 유효한 경우의 손해 평가에 관하여 다수의견으로 "이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어 그 의무부담행위가 회사에 대하여 유효한 경우에는 회사의 채무가 발생하고 회사는 그 채무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이러한 채무의 발생은 그 자체로 현실적인 손해 또는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라고 할 것이어서 그 채무가 현실적으로 이행되기 전이라도 배임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한다"고 밝히고, 같은 판결의 별개의견은 "의무부담행위에 따라 채무가 발생하거나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되더라도 이는 손해 발생의 위험일 뿐 현실적인 손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고 본다. 어느 쪽을 따르는지에 따라 대여금이 남긴 자리의 평가가 달라지지만, 회수액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두 의견 모두 답하지 않는다.

증거의 공백은 세 번째 남는 문제다. 갑이 B사에 무엇을 알고 빌려주었는지는 형법상 고의의 판단에 놓인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고 규정한다.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은 고의의 입증 방법을 다루며 "이와 같은 업무상배임죄의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고의, 동기 등의 내심적 사실)은 피고인이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문제가 된 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범의를 부인하고 있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 판시는 간접사실을 무엇으로 삼을지 기준만을 제시한다. 회수 검토 자료가 무엇이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사회 승인 여부가 미정인 채로 남는 것도 같은 자리에서 정리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판단의 지평 자체가 열려 있다.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은 경영상의 판단에 관한 해석기준을 이렇게 적는다.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미필적 인식을 포함)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는 엄격한 해석기준은 유지되어야 할 것이고, 그러한 인식이 없는데 단순히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도 비슷한 사정을 나열하면서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만 쓴다. 이 문장은 무엇을 어떻게 판단할지의 틀은 제공하지만, 갑과 B사의 관계가 계열이었는지, 갑이 무엇을 기대했는지는 미정으로 남긴다. 이 미정은 판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실이 확정되지 않아 남는 것이다.

14.3법문과 판례가 달라질 때

앞 단위에서 남겨 둔 결의의 무게와 증거 공백은 원문이 담지 않은 자료의 부재에서 나왔다. 그런데 법문과 판례의 판단 기준이 달라지는 때에는, 이미 세운 논증을 다시 짚어 보아야 한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은 배임죄의 성립을 이렇게 적는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형법 제355조) 이 문언은 행위·이익취득·손해라는 세 요소를 놓지 않지만, 그 각각의 뜻을 판례가 가다듬어 왔다.

판례가 문언의 뜻을 어떻게 좁히고 넓히는지는 손해 요건에서 두드러진다.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은 "배임죄에 있어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보았다. 이 기준은 뒤에 선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다시 거론된다.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의 별개의견은 배임죄를 침해범으로 보면서 "여기서 ‘손해를 가한 때’란 문언상 ‘손해를 현실적으로 발생하게 한 때’를 의미한다."고 본다. 같은 판결의 다수의견은 의무부담행위의 경우 "이러한 채무의 발생은 그 자체로 현실적인 손해 또는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라고 할 것이어서 그 채무가 현실적으로 이행되기 전이라도 배임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한다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손해의 의미를 두고 문언의 좁은 읽기와 위험까지 포섭하는 해석이 함께 놓여 있는 셈이다.

이 차이는 대여 사안에서 곧바로 문제가 된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은 자금대여에 관한 판단 기준을 이렇게 적는다. "회사의 이사 등이 타인에게 회사자금을 대여함에 있어 타인이 이미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하여 그에게 자금을 대여할 경우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정을 충분히 알면서 이에 나아갔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대여해 주었다면, 그와 같은 자금대여는 타인에게 이익을 얻게 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회사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되고, 회사의 이사는 단순히 그것이 경영상의 판단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임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으며, 이러한 이치는 타인이 자금지원 회사의 계열회사라 하여 달라지지 않는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이 판시는 변제능력의 상실 인식과 담보·회수조치의 결여를 함께 둔다. 그에 따라 당시 변제능력과 갑의 인식이 미정인 사안에서는 어떤 판단 기준을 택하느냐에 따라 남는 물음의 자리가 달라진다.

고의 판단 기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앞의 2002도4229 판결은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을 두루 살핀 뒤,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미필적 인식을 포함)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는 엄격한 해석기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보았고, 그러한 인식이 없으면 단순히 손해가 발생한 결과만으로 또는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만으로 책임을 묻지 못한다는 뜻을 덧붙인다. 2015도12633 판결 역시 같은 사정들을 들며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인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한다.

따라서 판단 기준이 달라지면 다시 짚어야 할 자리는 정해져 있다. 손해를 위험으로 볼지 현실적 손해로 볼지, 임무위배의 요건을 담보·회수조치 결여에서 찾을지, 고의를 뒷받침할 간접사실로 무엇을 둘지가 그것이다. 회수액, 계열관계, 갑의 인식이 아직 미정인 채로 남아 있으므로, 어느 쪽 기준을 따르더라도 그 자료가 채워지기 전에는 결론을 확정할 수 없다.

14.4합성 사례의 열린 판단

법문과 판례의 판단 기준이 달라질 경우 어떤 논증을 다시 검토할지 밝힌 데서 나아가, A사의 대여를 확인된 사실과 미정의 요건에 따라 끝까지 어떻게 남겨 두어야 하는지 살핀다. 확인된 사실은 자금난인 거래처에 담보 없이 50억 원을 대여하였다는 것, 의사록이 한 쪽뿐이며 회수 검토 자료는 제공되지 않았다는 것, 1년 뒤 B사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먼저 임무위배의 판단 기준을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 판결은 자금대여의 경우에 대해 "회사의 이사 등이 타인에게 회사자금을 대여함에 있어 타인이 이미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하여 그에게 자금을 대여할 경우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정을 충분히 알면서 이에 나아갔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대여해 주었다면, 그와 같은 자금대여는 타인에게 이익을 얻게 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회사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되고, 회사의 이사는 단순히 그것이 경영상의 판단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임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으며, 이러한 이치는 타인이 자금지원 회사의 계열회사라 하여 달라지지 않는다"고 하였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그런데 대여 당시 B사의 변제능력과 갑의 인식이 미정인 지금, 위 기준의 어느 한 축도 확정할 수 없다.

고의의 판단은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이 제시한 조건에 맡겨야 한다. 그 판결은 경영상의 판단에 관하여 "경영상의 판단에 관련하여 기업의 경영자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일반적인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 고의의 입증 방법과 마찬가지의 법리가 적용되어야 함은 물론이지만, 기업의 경영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여 있어서 경영자가 아무런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선의에 기하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에 합치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다 하더라도 그 예측이 빗나가 기업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바, 이러한 경우에까지 고의에 관한 해석기준을 완화하여 업무상배임죄의 형사책임을 묻고자 한다면 이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임은 물론이고 정책적인 차원에서 볼 때에도 영업이익의 원천인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어 당해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 될 것이므로, 현행 형법상의 배임죄가 위태범이라는 법리를 부인할 수 없다 할지라도,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미필적 인식을 포함)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는 엄격한 해석기준은 유지되어야 할 것이고, 그러한 인식이 없는데 단순히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하였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이 기준에서 경위와 동기, 대여 검토 자료, 갑의 인식이 모두 비어 있으므로 손해 발생이라는 결과만으로 갑의 고의를 단정할 수 없다. 한편 회수액과 계열관계가 미정인 상태에서는 위 판결이 요구한 지원행위의 요건도 판단할 수 없다.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은 손해 요건을 보다 구체화한다. 그 판결은 배임죄의 성립에 관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배임의 범의로, 즉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한다는 점과 이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나 의사를 가지고 임무에 위배한 행위를 개시한 때 배임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이고, 이러한 행위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기수에 이른다"고 밝혔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결은 나아가 손해의 판단에 "종래의 대법원판례를 기준으로 하되 구체적 사안별로 타인의 사무의 내용과 성질, 임무위배의 중대성 및 본인의 재산 상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였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따라서 A사가 대여금을 지급한 사실만으로 확정 손해액과 이득액을 산정할 수는 없고, 그 금액은 손해·이득의 판단에서 정해질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그리고 그 판결은 전원합의체의 다수의견과 별개의견 사이에 손해 요건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그 이견은 위 사례에서 손해가 언제 성립하는지의 판단에도 그대로 남는다. 결국 갑의 유죄·무죄는 형법 제355조 제2항의 구성요건과 위 판결들이 제시한 기준을 사실이 채울 때에만 판단할 수 있는데(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지금 미정으로 남은 사항들은 다음에 확인되어야 할 판단의 축이다. 이사회 승인 여부도 같은 목록에 속하므로, 이 사례의 판단은 확정되지 않은 채 열려 있다.

14.5다른 권으로 이어지는 질문

앞 단위에서 A사 대여를 둘러싼 확인된 사실과 판단할 수 없는 요건을 구별하여 살폈으므로, 이제 남은 물음이 어느 권에서 다루어져야 하는지를 가려야 한다. 이 권이 다룬 원문은 형법 제355조와 이에 관한 세 판례에 그친다. 대여의 정당성과 경영판단의 법리를 검토하는 데 필요한 질문 가운데는 이 범위 밖의 원문을 요하는 것이 남는다.

우선 손해액과 이득액의 산정은 형법 제355조의 문언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고 규정한다. 이 조문은 이익의 취득과 손해의 가함을 요건으로 적시하면서도 그 액수를 정하는 방법은 두지 않는다. A사가 이미 지급한 50억 원이 손해액인지, B사가 얻은 이익이 얼마인지는 이 조문에서 곧바로 도출되지 않는다.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은 "배임죄에 있어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판시하였다. 이 판시는 손해의 성립 시점과 성질을 밝히지만 손해액의 계산 기준까지 제시하지는 않는다. 회수액이 얼마인지에 따라 실제 손해가 달라지므로, 손해액의 확정은 별도의 쟁점으로 남는다.

둘째로 계열회사 지원의 평가는 이 권의 자료만으로 온전히 결론 내리기 어렵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은 "타인이 이미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하여 그에게 자금을 대여할 경우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정을 충분히 알면서 이에 나아갔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대여해 주었다면, 그와 같은 자금대여는 타인에게 이익을 얻게 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회사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되고, 회사의 이사는 단순히 그것이 경영상의 판단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임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으며, 이러한 이치는 타인이 자금지원 회사의 계열회사라 하여 달라지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계열관계가 배임죄의 성립을 막지 못한다는 이 판시에도 불구하고, A사와 B사가 계열회사에 해당하는지는 확정된 사실에 없다. 판례가 제시한 계열회사 사이 지원행위의 고려 사항은 계열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 적용할 준거이며, 이 사례의 계열관계는 미정으로 남는다.

셋째로 민사상의 처리와 형사책임의 관계는 별도의 법령을 요구한다.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은 배임죄의 기수 시기를 다루면서, 의무부담행위의 효력과 회사가 실제로 부담하게 된 채무의 이행을 구별하였다. 대여금 채권이 형사 절차 밖에서 어떻게 회수되고 그 회수가 손해 산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민사법의 영역이다. 의사록이 한 쪽뿐이고 회수 검토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형사 요건의 입증과 별개로, 자료의 부족이 곧 권리의 부존재를 뜻하지 않는다.

끝으로 이 권이 확정하는 것은 한정적이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의 요건 문언, 경영판단과 고의의 판시 기준(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이 밝힌 임무위배행위의 의미와 계열회사 지원에 관한 판단 사항이 이 권의 원문이다. 이 원문만으로 갑의 유죄 여부, 실제 회수액, 확정 손해액과 이득액, 당시의 변제능력, 갑의 인식, 이사회 승인 여부를 확정할 수 없다. 송금액은 확정 손해액도 확정 이득액도 아니며, 미정으로 남은 사항은 미정으로 남는다. 이 권이 남기는 물음은 손해액 산정의 기준, 민사 회수와 형사 손해의 관계, 계열관계의 인정 여부이며, 각각은 그에 맞는 법령과 사실을 요한다.

Statutes referred to

Decisions referred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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