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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죄의 경계: 경영판단과 임무위배의 구분 기준 · Volume 1 · Chapter 5 · First edition

재산상 이익과 본인의 손해

재산상 이익과 본인의 손해는 각각 어떻게 산정하는가?

Length
about 3,100 words · 13 min
Sources
1 statutes · 3 decisions
As of
2026-10-11
On this page
  1. Summary
  2. 5.1서로 다른 두 값
  3. 5.2전체적 재산가치
  4. 5.3지출액과 손해액
  5. 5.4주식 인수의 평가
  6. 5.5가액 산정과 형사책임
  7. 5.6계산이 전제를 증명하지는 않는다
  8. Statutes referred to
  9. Decision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재산상 이익과 본인의 손해라는 서로 다른 두 값을 구분하고, 전체적 재산가치의 관점을 검토한다. 지출액과 손해액의 차이, 주식 인수의 평가, 가액 산정과 형사책임의 관계를 살피며, 계산이 전제를 증명하지 않는다는 점을 남긴다.

5.1서로 다른 두 값

행위의 평가와 인식의 판단을 가른 자리에서 나아가, 이제는 손해와 이익이 각각 무엇을 세는지 살핀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은 임무위배 행위와 본인의 손해를 함께 요구하며, 그와 동시에 제3자 이익의 취득을 별도의 경로로 적는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은 배임죄의 성립 요건을 이렇게 적는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고 적고 있다(형법 제355조). 이 조문은 취득자의 이익과 본인의 손해를 나란히 두며, 어느 쪽이 다른 쪽의 산수인지 말하지 않는다. 두 값은 서로 다른 출발점에서 센다.

그렇다면 본인의 손해는 무엇을 세는가.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은 업무상배임죄에서 그 기준을 이렇게 밝힌다. "업무상배임죄에서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한다 함은 총체적으로 보아 본인의 재산상태에 손해를 가하는 경우, 즉 본인의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를 가져오는 것을 말하고, 이와 같은 법리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내지 제3자가 취득하는 재산상 이익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같은 판결은 이 기준을 본인의 손해에 쓰면서도 그와 같은 법리가 제3자 이익에도 같게 적용된다고 함께 적는다. 이 문장은 제3자 이익의 측정 기준을 말하면서, 그 값이 본인의 손해액과 자동으로 같아지는 것은 아님을 함께 남긴다. A사의 손해는 대여금 50억 원의 지급이 아니라 대여로 인한 A사 전체 재산가치의 감소를 물어야 한다. B사가 얻은 이익은 송금액이 아니라 그 지급으로 B사의 재산가치가 얼마나 늘었는지를 묻는다.

그 이득액의 산출은 가중처벌 규정에서 더욱 엄격해진다. 같은 판결은 이득액의 의미를 이렇게 적는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의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고 (…)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얼마인지는 범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반면 배임 또는 업무상배임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 한다) 제3조 위반죄는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 원 이상 또는 50억 원 이상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이득액에 따라 형벌도 매우 가중되어 있으므로,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를 적용할 때에는 취득한 이득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함으로써,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균형 원칙이나,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따라서 업무상배임으로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 있더라도 가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기준으로 가중 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를 적용할 수 없다"고(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이 판결의 법리는 이득액이 특정되어야 가중처벌 규정을 대는 것이라 못 박는다. B사가 받은 이익의 가액이 확정되지 않는다면, 송금액 50억 원을 그대로 이득액으로 놓고 가중처벌 규정을 대는 것은 이 법리에 맞지 않는다. 같은 판결은 이득액의 산출에서 빼야 할 값을 함께 적는다. "위와 같은 물품 규격 등의 부당 변경으로 인해 정당한 계약금액보다 증가된 계약금액 부분을 전부 제3자가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라고 할 수는 없고, 그와 같은 계약금액 증가분에서 물품 규격 등의 부당 변경으로 인해 통상적으로 예상되는 비용 증가분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이 제3자의 이득액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고(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제3자의 이익은 들어온 값에서 나갈 값까지 뺀 뒤의 나머지에서 센다. 송금액 전액을 B사의 이익으로 보는 것은 이 계산과 어긋난다.

한편 손해의 측정은 별도의 규칙을 따른다.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23 판결은 손해가 언제 성립하는지 이렇게 밝힌다. 판결문은 "배임죄에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라 적고 그 뒤에 다른 판례를 덧붙인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23 판결). 이 판결의 법리는 손해를 미래의 위험까지 포섭한다. A사가 담보 없이 50억 원을 내준 시점에 이미 손해 발생의 위험이 생겼는지는 이 법리에서 물을 자리다. 다만 회수액, B사의 당시 변제능력, 갑의 인식, 이사회 승인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대여 당시의 회수 가능성과 회수된 액수는 이 문제에서 밝힐 것이 남는다.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은 이 두 값을 계산하는 데 요구되는 신중을 이렇게 말한다. "이를 적용함에 있어서는 취득한 이득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함으로써,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균형 원칙이나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그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고(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같은 판결은 산술평균으로 손해액과 이득액을 함께 확정한 원심을, 손해액 및 이득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며 파기환송한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A사의 손해와 B사의 이익을 하나의 계산으로 묶어 확정할 수 없는 경우, 송금액을 그대로 양쪽에 놓는 것은 이 판결이 경계한 지름길이다. 회수액과 이사회 승인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지금, 손해액과 이득액은 각각의 자리에서 남는다.

5.2전체적 재산가치

손해와 이익을 각각 세는 기준을 나눈 뒤에는 이 둘이 만나는 지점, 곧 본인의 재산이 실제로 무엇으로 평가되는지가 남는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은 배임의 성립을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로 정한다. 여기서 손해가 무엇인지, 이익이 무엇인지 가리려면 먼저 그 재산의 값을 어떻게 잴지가 정해져야 한다.

이 질문에 대하여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은 손해와 이익에 같은 자를 대어 본다. "업무상배임죄에서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한다 함은 총체적으로 보아 본인의 재산상태에 손해를 가하는 경우, 즉 본인의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를 가져오는 것을 말하고, 이와 같은 법리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내지 제3자가 취득하는 재산상 이익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한쪽 거래의 급부만 세는 계산으로는 어느 값도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본인의 감소는 전체의 감소로, 제3자의 증가도 전체의 증가로 센다.

같은 판결은 이 자를 계약 거래에 놓아 이득액의 범위를 좁힌다. 물품 규격을 부당하게 바꾼 뒤 예정보다 비싸게 계약한 사안에서 판례는 "위와 같은 물품 규격 등의 부당 변경으로 인해 정당한 계약금액보다 증가된 계약금액 부분을 전부 제3자가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라고 할 수는 없고, 그와 같은 계약금액 증가분에서 물품 규격 등의 부당 변경으로 인해 통상적으로 예상되는 비용 증가분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이 제3자의 이득액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고 선을 그었다. 규격이 높아지면 계약액이 오르는 만큼 계약상대방의 소요비용도 오른다. 그 비용 증가분을 뺀 차액만 남는다.

이 구분은 다른 계산과도 맞닿는다.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은 토지 매매 사안에서 "이 사건 토지 전체의 매매대금의 산술평균액을 종중 토지의 적정매매가격으로 보아 이를 기준으로 이 사건 배임행위로 인한 손해액 및 이득액을 인정"한 산정을 거절하고, 그 근거를 "객관적 가치가 비슷한 토지라도 구체적인 협상 결과에 따라 매매가격에 작지 않은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데에서 찾는다. 거래 하나를 통째로 잡아 평균으로 나눈 뒤 한 쪽에 배분하는 방식은, 그 거래에 실제로 들어간 급부와 반대급부를 읽어 내지 못할 때 생기는 오류이다. 특경법 제3조의 이득액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해야 한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이득액을 특정할 수 없으면 같은 조를 적용할 수 없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A사의 대여로 돌아오면, 50억 원이 송금된 것은 급부의 한쪽이다. 갑이 무엇을 받고 무엇을 떠안았는지, 그 거래로 A사의 재산상태가 총체적으로 어떻게 변했는지는 자료에 아직 없다. 송금액 자체는 확정된 손해액도 이득액도 아니므로, 여기서 수치를 적어 넣는 것은 이득액 산정의 신중함과 어긋난다. 이득액을 산정할 수 없다면 특경법 제3조의 적용 여부도 미정으로 남는다.

5.3지출액과 손해액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이제 A사가 지출한 50억 원이 곧바로 손해액인지가 문제이다. 이 물음에 답하려면 먼저 손해와 이득의 산정에 대한 법원의 태도를 확인해야 한다. 대법원은 배임 또는 업무상배임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위반죄의 적용을 전제로 이득액을 산정할 때, 형법 제355조 제2항의 배임죄와 그 성립 요건을 달리한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은 이 구별을 분명히 한다. 이 판결은 이득액의 산정 기준을 다루면서 "형법 제355조 제2항의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고, 그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득액'이라고 한다)이 얼마인지는 문제되지 아니하는 데 비하여, 배임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법'이라고 한다) 위반죄에 있어서는 취득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또는 50억 원 이상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이득액에 따라 그 죄에 대한 형벌도 가중되어 있으므로, 이를 적용함에 있어서는 취득한 이득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함으로써,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균형 원칙이나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그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고 설시한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손해액이나 이득액의 수치가 법정형의 선택에 관여하는 이상, 단순한 지출액만으로 그 수치를 적는 것은 이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 판결은 이어서 산식의 근거를 요구한다. 원심이 이 사건 토지 전체의 매매대금 산술평균을 종중 토지의 적정매매가격으로 본 데 대하여, 대법원은 "원심이 전제한 바와 같이 피고인과 공소외 2 주식회사가 이 사건 토지 전체를 합산하여 총매수가격을 정하였다거나 그 평당 가격을 180만 원으로 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직접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하고(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객관적 가치가 비슷한 토지라도 구체적인 협상 결과에 따라 매매가격에 작지 않은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라는 이유로 그 산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손해액을 정하는 계산은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구체적 관계에 놓여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같은 방향에서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은 지출액을 그대로 이득액으로 잡는 산정을 다시 검토한다. 이 판결은 지방자치단체의 물품 제조·구매계약에서 "위와 같은 물품 규격 등의 부당 변경으로 인해 정당한 계약금액보다 증가된 계약금액 부분을 전부 제3자가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라고 할 수는 없고, 그와 같은 계약금액 증가분에서 물품 규격 등의 부당 변경으로 인해 통상적으로 예상되는 비용 증가분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이 제3자의 이득액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한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이득액이라도 상대방 측의 대가 증가분을 그대로 적지 못하며, 지출액의 전부를 손해액으로 적는 계산도 같은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아울러 이 판결은 산정 가능성 자체의 한계를 밝힌다. 대법원은 "따라서 업무상배임으로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 있더라도 가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기준으로 가중 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를 적용할 수 없다"고 설시한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A사의 경우에 대비하면, 50억 원은 B사에 송금된 액수일 뿐이고 회수 검토 자료는 제공되지 않았으며 회수액과 B사 자산의 잔존가치는 미정이다. 따라서 송금액만으로 확정 손해액이나 확정 이득액을 기재할 수 없고, 손해의 발생 위험이 어느 범위에 이르렀는지도 이 자료만으로는 미정으로 남는다.

5.4주식 인수의 평가

송금액만으로 손해액을 정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어, 이번에는 주식을 인수한 경우 그 인수가액과 주식의 가치를 어떻게 맞추어 보아야 하는지가 문제다. 배임죄에서 주식의 매수대금이 곧 손해액이 되지 않는 까닭은 대법원이 제시한 평가의 기준에서 드러난다.

주식 매수에서 손해액의 기본 산식에 관하여,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23 판결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회사의 대표이사 등이 그 임무에 위배하여 주식을 고가로 매수함으로 인하여 회사에 가한 손해액은, 그 주식이 회사의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이른바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니고 있어 그 가치를 평가하여 주식의 적정가액 산정에 가산하여야 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통상 그 주식의 실제 매수대금과 그 주식의 적정가액 사이의 차액 상당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도856 판결,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8도11036 판결 등 참조)."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23 판결) 이 판시는 주식 인수의 경우에도 지출액 그 자체가 아니라 지출액과 적정가액의 격차가 손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50억 원의 대여에서 송금액이 곧 손해가 될 수 없었던 것과 같은 이치가, 주식 인수의 평가에서도 되풀이된다.

실제 거래사례가 없는 비상장주식의 평가 방법에 관하여도 같은 판결은 기준을 밝혀 두었다. "비상장주식을 거래한 경우에, 그에 관한 객관적 교환가치가 적정하게 반영된 정상적인 거래의 실례가 있다면 그 거래가격을 시가로 보아 주식의 가액을 평가하여야 할 것이나, 만약 그러한 거래사례가 없다면 거래 당시 당해 비상장법인 및 거래당사자의 상황, 당해 업종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여러 평가방법들 중에서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는 평가방법들을 적용하여 주식의 적정가액을 평가할 수 있으며, 그러한 평가방법의 하나로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54조의 평가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 대법원 2007. 2. 8. 선고 2006도483 판결 등 참조)"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23 판결)고 하였다. 평가는 거래의 실례를 먼저 찾고, 그것이 없을 때에야 여러 방법 가운데 합리적인 것을 고르는 순서를 따른다. 합성 사례에서 회수 검토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고 당시 변제능력과 회수액이 미정인 상태라면, 대여 금액에 대응하는 가액을 이 기준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한편 손해의 성립 시점에 관하여 같은 판결은 "배임죄에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대법원 2008. 5. 8. 선고 2008도484 판결,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7도541 판결 등 참조), 주식의 실질가치가 0인 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액면가격으로 인수하는 경우 그로 인한 손해액은 그 신주 인수대금 전액 상당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4도520 판결 참조)"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23 판결)고 판시하였다. 실질가치가 0인 신주를 액면가로 인수한 경우에는 인수대금 전액이 손해라는 이 특수한 경우는, 주식의 적정가액이 0으로 확정된 전제에 서 있다. 대여에서 B사의 당시 변제능력과 잔존가치가 미정이라면, 이 특수한 경우를 곧바로 옮겨 대여 손해액을 50억 원 전체로 산정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주식 인수의 평가는 인수가액과 적정가액의 차액을 구하는 작업이며, 그 적정가액은 거래 실례 또는 종합적 평가방법으로 확정된다. 합성 대여 사례의 손해액은 이와는 별개의 산정 근거를 요하며, 회수액과 잔존가치는 미정으로 남는다.

5.5가액 산정과 형사책임

배임의 손해액을 주식 매수의 평가 문제로 한정하여 살핀 뒤에는, 그 산정된 금액이 형사책임의 어느 구간을 결정하는지가 남는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라고 규정한다. 일반 배임의 성립에는 이득액의 크기가 요구되지 않으므로, A사가 담보 없이 50억 원을 대여한 사안에서도 임무위배와 손해가 인정된다면 이 규정이 문제된다. 다만 그 50억 원은 송금액일 뿐이며 확정된 손해액이나 이득액은 아니다.

형사책임의 구간을 나누는 것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이득액 기준이다.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대법원)은 그 구조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얼마인지는 범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반면 배임 또는 업무상배임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 한다) 제3조 위반죄는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 원 이상 또는 50억 원 이상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이득액에 따라 형벌도 매우 가중되어 있으므로,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를 적용할 때에는 취득한 이득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함으로써,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균형 원칙이나,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같은 판결은 이어서 "업무상배임으로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 있더라도 가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기준으로 가중 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를 적용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따라서 A사 사안에서 회수액과 B사 변제능력이 미정이고 회수 검토 자료가 제공되지 않은 지금, 이득액이 특정 구간에 드는지는 확정할 수 없다.

이득액을 계산할 때 넣지 말아야 할 부분도 정해져 있다. 2025도6356 판결은 지방자치단체의 물품 제조·구매계약에서 규격이 부당하게 변경된 사안을 두고 "위와 같은 물품 규격 등의 부당 변경으로 인해 정당한 계약금액보다 증가된 계약금액 부분을 전부 제3자가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라고 할 수는 없고, 그와 같은 계약금액 증가분에서 물품 규격 등의 부당 변경으로 인해 통상적으로 예상되는 비용 증가분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이 제3자의 이득액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했다. 계약금액이 오른 것과 이득이 생긴 것은 같은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대여 사안으로 옮겨 보면, 약정된 원리금과 실제 회수액의 차이를 그대로 이득으로 놓을 수 없고 상환 조건과 회수 가능성이 함께 읽혀야 한다.

산정의 방향에 대한 단서도 있다.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대법원)은 이 점을 이렇게 적었다.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아도 원심이 전제한 바와 같이 피고인과 공소외 2 주식회사가 이 사건 토지 전체를 합산하여 총매수가격을 정하였다거나 그 평당 가격을 180만 원으로 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직접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합의된 기준가를 전제로 산술평균을 만들었으나 그 전제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었다는 이유로, 같은 판결은 "원심판결에는 배임죄에 있어서 손해액 및 이득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라고 판단했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이 판결은 이득액 산정이 근거 있는 수치 위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가중처벌 조항의 적용은 그 산정에 달려 있음을 분명히 한다.

그렇다고 하여 산정의 흔들림이 항상 판결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2012도3840 판결은 이어 "손해액이나 이득액의 계산에 잘못이 있더라도 그 금액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각 호 중 어느 것에 해당한다면 그 잘못은 같은 법조항을 적용한 판결의 결과에는 영향이 없다"라고 적었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23 판결). 같은 판결은 구체적으로 "이미 원심이 인정한 이득액이 500,000,000원을 초과하는 이 사건에서, 설사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 매입으로 인한 이득액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있어 △△△ 매입으로 인한 이득액을 768,000,000원으로 보아 원심이 인정한 이득액에 합산하여야 한다고 하더라도, 원심이 적용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에 해당하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일 뿐만 아니라, 피고인에게 인정된 이 사건 전체 범죄사실에 비추어 보면 배임의 이득 행위는 인정되면서 단지 그 이득액의 평가만이 문제 되는 위와 같은 사정이 결과적으로 양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없다고 보이므로, 결국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을 다투는 것에 해당하여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23 판결). 같은 호 안에 남는 조정과 호가 바뀌는 조정이 같은 무게를 갖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50억 원을 송금한 A사 사안에서 이득액은 미정이며, 그 미정의 값이 어느 호에 놓이는지에 따라 가중처벌의 적용 여부가 갈린다.

5.6계산이 전제를 증명하지는 않는다

가액 산정의 법리가 확인된 뒤에도 남는 문제가 있다. 판례가 요구하는 계산은 값을 정확히 계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값이 무엇에 대한 값인지, 어느 시점의 값인지, 어떤 단위로 잰 값인지까지 일치해야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는 점이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은 배임의 성립 요건으로 손해의 가해를 둔다. 이 조문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를 처벌한다고 정한다(형법 제355조). 이 문장에서 손해는 이득과 나란히 놓이며, 둘은 각자의 대상과 시점을 요구한다. 손해는 본인의 재산 상태에 관한 값이고, 이득은 취득자의 재산 상태에 관한 값이다. 이 둘을 하나의 숫자로 합쳐 읽는 순간, 재산상 이익과 본인의 손해는 서로 다른 전제 위에 놓이게 된다.

계산의 전제가 흔들리는 모습은 판례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은 토지 매매에서 산술평균액을 그대로 적정매매가격으로 삼은 계산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판결은, 원심이 전제한 바와 같이 피고인과 공소외 2 주식회사가 이 사건 토지 전체를 합산하여 총매수가격을 정하였다거나 그 평당 가격을 180만 원으로 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직접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고 보았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이 판단은 계산식 자체의 오류를 지적한 것이 아니다. 계산이 딛고 선 전제, 즉 가격이 합의되었다는 사실이 증거로 뒷받침되지 않는 한, 그 전제 위에 얹힌 산술평균액은 손해액과 이득액을 증명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합의된 평당 가격이 없다면 산술평균액은 매매대금의 배분 결과에 불과하며, 그것이 본인의 손해이자 취득자의 이득이라는 결론에 이르지 못한다.

같은 판례는 계산의 단위와 시점을 함께 맞출 것도 요구한다. 위 2012도3840 판결은, 객관적 가치가 비슷한 토지라도 구체적인 협상 결과에 따라 매매가격에 작지 않은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인근의 다른 토지 매수 사례만으로 종중 소유 토지의 적정매매가격을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인근 토지의 평당 가격은 다른 거래의 값이고, 그 거래의 시점과 협상 조건이 이 사건 토지의 값과 같은 것은 아니다. 값을 서로 다른 거래에서 꺼내 이어 붙이면 계산은 되지만, 손해액과 이득액은 확정되지 않는다.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은 계산의 전제가 지켜지지 않을 때 생기는 결과를 한층 분명히 보여준다. 그 판결은 업무상배임으로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 있더라도 가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기준으로 가중 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를 적용할 수 없다고 선언하였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여기서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다'는 것은 값을 계산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다. 계산에 들어간 값들이 같은 대상, 같은 시점, 같은 단위에 관한 것이라는 점이 확인되지 않을 때, 그 계산 결과는 이득액으로 기능하지 못한다. 위 판례는 아울러 업무상배임죄에서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한다 함은 총체적으로 보아 본인의 재산상태에 손해를 가하는 경우, 즉 본인의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를 가져오는 것을 말하고, 이와 같은 법리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내지 제3자가 취득하는 재산상 이익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손해와 이득에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는 말은, 두 값이 같은 전제 위에서 계산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점을 A사의 대여에 적용하면, 현재로는 값들의 출처와 시점이 서로 어긋나 있음이 드러난다. 송금액 50억 원은 대여 실행 당시의 지출액이다. 그러나 회수액이 미정이고, B사의 변제능력과 계열관계, 갑의 인식, 이사회 승인 여부가 모두 미정이므로, 이 송금액이 본인의 전체적 재산가치를 얼마나 감소시켰는지, 그리고 제3자 B사가 실제로 얼마의 이익을 취득했는지가 아직 계산되지 않는다. 의사록이 한쪽이며 회수 검토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사정은 계산의 전제를 확인할 증거가 부족함을 뜻할 뿐이다. 송금액을 곧 확정 손해액 또는 이득액으로 읽는 것은, 앞 본의 판례가 거부한 방식으로 계산의 전제를 건너뛴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 송금액 50억 원은 손해액·이득액의 후보값으로만 남아 있으며, 그 값이 무엇에 대한 값인지 확정되지 않았다.

Statutes referred to

Decisions referred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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