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기본 구성요건과 업무상 가중의 관계, 금액 구간의 문언, 이득액이라는 추가 요건을 차례로 살핀다. 산정할 수 없는 경우의 처리, 송금액과 가중구간의 관계, 미수 규정과 산정의 순서를 검토한다.
9.1기본 구성요건과 업무상 가중
거래처 B사에 대한 무담보 대여가 계열사 지원과 구별되는 문제였다면, 이제는 그러한 행위가 배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은 배임의 기본 구성요건을 규정한다. 그 문언에 따르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형법 제355조). 이에 따라 배임은 임무위배 행위, 재산상 이익의 취득, 본인에 대한 손해라는 요건을 갖추어야 성립한다. A사 대표 갑의 대여가 업무상 배임의 문제가 되려면, 우선 이 세 요건에 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업무상 배임은 여기에 업무라는 특성이 더해진다. 형법 제356조는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형법 제356조)라고 정한다. 제356조는 제355조의 죄를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범한 경우를 처벌하므로, 업무상 배임에도 제355조 제2항의 기본 구성요건이 그대로 요구된다. 가중된 형벌이 기본 요건의 대체물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 구성요건의 내용은 판례에서 구체화된다.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은 배임의 주체와 임무위배 행위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위배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그 범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신분이 있어야 하고,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 함은 양자 간의 신임관계에 기초를 두고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대행하거나 타인 재산의 보전행위에 협력하는 자 등을 말하며,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당해 사무의 내용·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에 대한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대표이사 갑은 A사의 재산관리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담보 없는 대여가 그 임무에 어긋나는지가 여기서 다투어진다.
같은 판결은 배임의 기본죄와 가중죄의 관계도 명백히 한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의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고, 그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득액’이라고 한다)이 얼마인지는 문제되지 아니하는 데 비하여, 배임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법’이라고 한다) 위반죄에 있어서는 취득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또는 50억 원 이상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이득액에 따라 그 죄에 대한 형벌도 가중되어 있으므로, 이를 적용함에 있어서는 취득한 이득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함으로써,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균형 원칙이나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그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이에 따르면 이득액은 기본 배임죄의 성립 요건이 아니다.
가중처벌의 문언은 별도로 확인한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은 제355조 또는 제356조의 죄를 범한 사람의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일 때 가중처벌한다. 이 조에서 정한 구간과 형은 다음과 같다. "1.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2.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이 규정은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므로, 앞선 기본 구성요건의 충족과는 별개의 판단을 요한다.
그런데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은 그 이득액 산정의 어려움을 분명히 한다. "따라서 업무상배임으로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 있더라도 가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기준으로 가중 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를 적용할 수 없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이에 따르면 A사의 대여에서 확정 손해액·이득액이 미정인 상태로는 가중처벌 규정의 적용이 단정되지 않는다. 이득액 산정의 근거는 다음 검토의 과제로 남는다.
같은 판결은 업무상배임에서 손해의 의미도 밝힌다. "업무상배임죄에서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한다 함은 총체적으로 보아 본인의 재산상태에 손해를 가하는 경우, 즉 본인의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를 가져오는 것을 말하고, 이와 같은 법리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내지 제3자가 취득하는 재산상 이익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따라서 손해와 이익 모두 전체적 재산가치의 관점에서 파악한다.
결론적으로 업무상 배임은 형법 제356조의 가중에도 불구하고 형법 제355조 제2항의 기본 구성요건을 모두 요구한다. 갑의 대여 행위는 그 임무위배성, 재산상 이익의 취득, A사의 전체적 재산가치 감소라는 요건에 비추어 판단되어야 하고, 이득액의 가중처벌은 별도의 산정을 전제로 한다.
9.2금액 구간의 문언
업무상 배임의 기본 요건이 정해진 뒤에 남는 물음은 가중처벌의 문언이 어떤 금액을 어떻게 나누는지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는 가액을 ‘이득액’이라 부르며 금액 구간을 둘로 나눈다. 그 조문은 이렇게 적는다. "제3조(특정재산범죄의 가중처벌) ① 「형법」 제347조(사기),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제350조(공갈), 제350조의2(특수공갈), 제351조(제347조, 제347조의2, 제350조 및 제350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개정 2016. 1. 6., 2017. 12. 19.>"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이 조문은 형법상의 배임·업무상 배임을 가중처벌의 대상으로 함께 열거한다.
형법 제355조 제2항과 제356조는 이 조문이 가리키는 기본 죄의 내용을 이룬다. 형법 제356조는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고 정한다. (형법 제356조) 아울러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은 형법 제355조 제2항의 배임죄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고, 형법 제356조의 업무상배임죄는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 제2항의 죄를 범한 때에 성립하는데,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얼마인지는 범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밝힌다.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가중처벌의 문언이 전제로 삼는 것은 이 두 조문의 구성요건이다.
그 뒤에 따라붙는 금액 구간은 이득액의 액수를 기준으로 한다. 같은 조문은 각 호에서 이렇게 나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은 1.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2.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구분한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호와 제2호는 50억원을 경계로 삼는다. 아울러 "② 제1항의 경우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는 단서가 뒤에 놓인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이 구절은 병과의 상한을 이득액 이하로 잡는 조건을 함께 적고 있다.
미수범에 관한 형법 제359조는 "제355조 내지 제357조의 미수범은 처벌한다."고 선언한다. (형법 제359조) 그러나 이 선언만으로는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의 금액 구간이 미수 단계에서 어떻게 놓이는지가 정해지지 않는다. 이 점은 별도로 판단되어야 한다.
이 문언을 A사 갑의 사정에 놓아보면, 50억 원 대여가 곧 제1호의 경계에 닿는 것은 아니다. 이득액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송금액 자체는 이 가액에 곧바로 대응하지 않는다. 회수액, 당시 변제능력, 계열관계가 미정인 지금 어느 구간에 놓일지 단정할 길이 없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문언을 그대로 두는 일이다. 5억 원 이상이 제1항의 문턱이고, 50억 원 이상과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 각각 다른 형을 부른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이 문턱들이 이 사례에서 채워졌는지 여부는 미정으로 남는다.
9.3이득액이라는 추가 요건
금액 구간의 문언을 읽고 나면, 다음으로는 그 구간을 채우는 가액이 무엇인지가 문제이다. 배임죄에서 손해액과 이득액이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전제로, 가중처벌에 나아가기 전에 먼저 이득액의 성격을 분명히 해야 한다.
형법 제355조는 배임을 처벌하면서 이익의 가액을 요구하지 않는다. 형법 제355조 제2항에 따르면, "②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라고 규정한다. 형법 제356조도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하여 형만을 정할 뿐이다. 즉 업무상배임의 성립에 이득액은 요건이 아니다.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은 이 대비를 명시적으로 밝힌다. 이 판결은 배임과 업무상배임의 이득액을 다루면서,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얼마인지는 범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반면 배임 또는 업무상배임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 한다) 제3조 위반죄는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 원 이상 또는 50억 원 이상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이득액에 따라 형벌도 매우 가중되어 있으므로,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를 적용할 때에는 취득한 이득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함으로써,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균형 원칙이나,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고 판시한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이 판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의 이득액이 형법상 배임의 성립 요건이 아니라 별도의 가중처벌 요건임을 분명히 한다.
같은 맥락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은, 동법에 열거된 죄를 범한 사람이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고 규정한다. 여기서 이득액은 가중처벌의 관문이지 배임 성립의 관문이 아니다.
나아가 2025도6356 판결은 이득액을 단순한 거래액이 아니라 비용을 고려한 잔액으로 본다. 이 판결은 지방자치단체의 물품 제조·구매계약에서, "위와 같은 물품 규격 등의 부당 변경으로 인해 정당한 계약금액보다 증가된 계약금액 부분을 전부 제3자가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라고 할 수는 없고, 그와 같은 계약금액 증가분에서 물품 규격 등의 부당 변경으로 인해 통상적으로 예상되는 비용 증가분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이 제3자의 이득액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한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손해액과 이득액이 액수에서 서로 맞물릴 수는 있지만, 이득액은 손해액을 그대로 옮겨 적은 것이 아니라 별도로 산정해야 할 대상임이 드러난다.
이 사례의 A사와 B사에 이 판시를 옮겨 보면, 갑이 대여한 50억 원은 어디까지나 송금액이다. 대여금 송금액은 손해액도 아니고 이득액도 아니다. B사가 무너졌다는 사정만으로 이득액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회수액, 계열관계, 당시 변제능력, 갑의 인식, 이사회 승인 여부는 미정이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 이득액은 아직 산정되지 않았고, 가중처벌 요건의 충족 여부도 미정으로 남는다.
9.4산정할 수 없는 경우
가액의 위계가 형량에 이어지는 만큼, 산정 자체가 어려울 때 어떻게 처리할지는 가중처벌의 마지막 문턱이다. 판례는 이 문턱에서 산정을 우회하는 시도를 막는다.
2025도6356은 업무상배임에서 이득액의 자리와 그 산정의 기준을 함께 밝힌다.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은 형법 제355조 제2항의 배임과 형법 제356조의 업무상배임이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얼마인지는 범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전제한다. 같은 판결은 이어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위반죄에 관해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 원 이상 또는 50억 원 이상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이득액에 따라 형벌도 매우 가중되어 있으므로,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를 적용할 때에는 취득한 이득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함으로써,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균형 원칙이나,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고 선을 긋는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배임 자체는 이득액에 관계없이 성립하는 반면, 가중처벌은 그 가액을 요소로 요구한다는 뜻이다.
같은 판결은 이 기준을 산정 불가의 경우에 그대로 적용한다.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은 "업무상배임으로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 있더라도 가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기준으로 가중 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시한다. 이득액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인 이상, 산정하지 못한 가액으로 그 요건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결론이다. 이 판결은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을 함께 참조하고 있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산정의 엄격함이 곧 왜곡된 산출에 대한 경계라는 점은 2012도3840에서 분명해진다.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은 가중처벌을 적용하기 위한 이득액 산정에서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균형 원칙이나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그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고 밝힌다. 그 판결에서 원심은 거래 전체 대금의 산술평균을 적정가격으로 삼아 손해액과 이득액을 계산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이 전제한 바와 같이 피고인과 공소외 2 주식회사가 이 사건 토지 전체를 합산하여 총매수가격을 정하였다거나 그 평당 가격을 180만 원으로 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직접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평당 180만 원에서 200만 원은 매수자의 "지급할 용의가 있는 최대 매수가격의 의미에 불과"하였고, 구체적인 협상 결과에 따라 "매매가격에 작지 않은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인근 거래 사례만으로 그 가격을 단정할 수도 없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대법원은 이에 따라 손해액·이득액 산정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하였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확정되지 않은 시세와 거래 총액의 평균은 산정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
2025도6356은 증가액의 전부를 이득으로 보는 것을 같은 태도로 거부한다. 지방자치단체의 물품 제조·구매계약에서 공무원이 규격을 부당하게 바꾸어 가격이 오른 경우,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은 "그와 같은 계약금액 증가분에서 물품 규격 등의 부당 변경으로 인해 통상적으로 예상되는 비용 증가분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이 제3자의 이득액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한다. 그 판결은 아울러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한다 함은 총체적으로 보아 본인의 재산상태에 손해를 가하는 경우, 즉 본인의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를 가져오는 것을 말하고, 이와 같은 법리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내지 제3자가 취득하는 재산상 이익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설시한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이득과 손해 모두 전체 재산 상태에서 읽어야 하며, 원인이 된 비용은 그 안에서 빠진다.
A사가 자금난인 B사에 담보 없이 50억 원을 대여한 사안에서 회수액과 당시 B사의 변제능력, 갑의 인식은 미정이다. 따라서 이 사안의 이득액은 구체적으로 산정된 바 없다. 산정되지 않은 가액을 두고 이를 영으로 두거나 송금액 50억 원 그대로 두는 것은 각기 다른 쪽의 왜곡이다. 앞선 판례가 금지하는 것은 산정 근거 없는 값으로 가중처벌의 요건을 채우는 일이다. 이득액이 산정되지 않는 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의 적용은 검토되지 않는다.
9.5송금액과 가중구간
가액을 산정할 수 없다면 가중처벌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는 데서, 송금된 50억 원이 곧 이득액인지 여부로 물음이 옮겨간다. 업무상 배임의 기본 법정형을 정한 형법 제356조는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이 조문은 금액의 크기를 묻지 않으므로, 가중을 논하려면 별도의 기준이 세워져야 한다.
그 기준을 가진 조문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다. 그 조문은 형법 제355조와 제356조의 죄를 범한 사람이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 이하 이득액이라 부르는 값이 5억원 이상일 때에 가중처벌한다고 정하고, 개정 2016. 1. 6., 2017. 12. 19.의 이력을 둔다(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이에 따라 5억 원이 가중의 문턱이고 50억 원이 상위 구간의 경계다. 다만 조문이 세는 값은 지급된 금액이 아니라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므로(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송금 자체를 이득액에 넣는 것은 문언과 맞지 않는다.
이 문언의 요구를 판례는 산정의 엄격성으로 풀어 왔다.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은 이득액의 크기가 구성요건에 관여하는 구조를 가중죄의 전제로 지적한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의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고, 그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득액’이라고 한다)이 얼마인지는 문제되지 아니하는 데 비하여, 배임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법’이라고 한다) 위반죄에 있어서는 취득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또는 50억 원 이상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이득액에 따라 그 죄에 대한 형벌도 가중되어 있으므로, 이를 적용함에 있어서는 취득한 이득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함으로써,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균형 원칙이나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그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같은 문장은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에서 다시 확인되며, 그 판결은 덧붙여 "업무상배임으로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 있더라도 가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기준으로 가중 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를 적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송금액이 유일한 숫자이고 손해액·이득액이 확정되지 않은 지금, 두 구간 가운데 어느 쪽이냐를 정할 근거가 먼저 성립한 셈이 아니다.
구간을 정하려면 그 값을 무엇에서 빼서 맞출지가 남는다.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은 계약금액 증가분을 통째로 이득액으로 보는 방식을 거절하며 공제의 구조를 밝힌다. "위와 같은 물품 규격 등의 부당 변경으로 인해 정당한 계약금액보다 증가된 계약금액 부분을 전부 제3자가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라고 할 수는 없고, 그와 같은 계약금액 증가분에서 물품 규격 등의 부당 변경으로 인해 통상적으로 예상되는 비용 증가분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이 제3자의 이득액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이 판시가 보여 주는 원칙은, 지급된 액수가 그대로 이득액이 되지 않고 관련된 증감을 거친 나머지만 남는다는 것이다. 그 나머지가 어느 크기인지 B사의 변제능력·담보·회수액과 갑의 지위·승인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이런 사실들이 미정인 채로는 남는 값을 계산할 수 없다.
대여금 회수의 경우도 손해와 이익이 같은 값을 강제하지는 않는다.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은 손해의 의미를 "총체적으로 보아 본인의 재산상태에 손해를 가하는 경우, 즉 본인의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를 가져오는 것을 말하고, 이와 같은 법리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내지 제3자가 취득하는 재산상 이익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서술한다. 송금을 보낸 뒤 대여금 채권이 남아 있느냐, 그 채권의 가치가 얼마인가에 따라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 범위가 갈린다. 그 값이 확정되어야 5억 원의 문턱을 넘느냐, 50억 원의 경계를 넘느냐를 비로소 적을 수 있다.
따라서 50억 원을 송금했다는 사실만으로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구간에 들어갔다고 단정할 수 없다. 상위 구간의 선택은 확정된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임을 요구하고, 그러한 산정은 회수액을 비롯한 미정의 사실들이 채워져야 가능하다. 송금액은 확정 손해액이나 이득액이 아니므로, 지금 단계에서 남는 것은 두 구간의 문턱과 그 문턱에 값을 어떻게 맞추는가의 방법뿐이다.
9.6미수 규정과 산정의 순서
가중구간 선택이 이득액 산정에 달려 있다는 점을 확인한 뒤에, 이제 그 산정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가 문제이다. 배임죄에서 미수가 처벌되는지, 그리고 기수의 가액 산정과 어떤 순서를 이루는지를 먼저 가려야 한다. 형법 제359조는 미수범의 처벌 범위를 좁게 열거하고 있다. 형법 제359조(미수범)는 "제355조 내지 제357조의 미수범은 처벌한다."라고 규정한다. 이 조문은 형법 제355조 제2항의 배임죄를 그 범위에 포함하고, 형법 제356조의 업무상배임은 형법 제355조의 죄를 업무상의 임무위배로 범한 경우를 말하므로 그 미수도 함께 처벌된다. 따라서 대표이사가 임무위배행위를 개시했으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이나 손해의 발생이 현실화되지 않은 경우에도 미수범으로 의율할 수 있는 틀은 마련되어 있다. 다만 이 규정이 미수의 가중처벌까지 새로 정하는 것은 아니다. 미수의 처벌 여부를 가른 뒤에는 기수와 같은 방법으로 이득액을 산정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의 적용 여부를 따져야 한다.
그 순서를 분명히 하는 근거로,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은 형법 제355조 제2항과 특경법 제3조의 관계를 나누어 서술한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의 배임죄 성립에는 이득액의 크기가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그 판결은 먼저 밝힌다.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은 "형법 제355조 제2항의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고, 그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득액’이라고 한다)이 얼마인지는 문제되지 아니하는 데 비하여, 배임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법’이라고 한다) 위반죄에 있어서는 취득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또는 50억 원 이상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이득액에 따라 그 죄에 대한 형벌도 가중되어 있으므로, 이를 적용함에 있어서는 취득한 이득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함으로써,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균형 원칙이나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그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한다. 이 판시는 이득액 산정이 배임죄의 성립 단계가 아니라 가중처벌의 적용 단계에서 다루어짐을 분명히 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임무위배행위와 손해의 발생이 인정되더라도, 그로써 곧바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의 가중구간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가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하지 못하면 가중처벌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은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이 다시 확인한다. 같은 사정 아래에서 가중처벌을 배제하는 문장이 그 판결에 있다.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은 "업무상배임으로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 있더라도 가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기준으로 가중 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를 적용할 수 없다"라고 판시한다. 이 판시에 따르면 이득액의 존재를 추정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그 가액이 특정되어야 가중처벌의 문이 열린다. 이 사건에서 회수액과 갑의 인식 등이 미정인 채로 송금액만 놓고 가중구간을 정할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산정의 순서는 결국 세 단계로 정리된다. 먼저 임무위배행위로 재산상 이익의 취득 또는 손해의 발생이 있었는지를 살펴 배임죄의 성립을 가린다. 다음에 이득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하여, 그 가액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각 호의 기준에 닿는지를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가액을 산정할 수 없다면 같은 조를 적용하지 않고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의 범위에서 처벌 여부를 논한다. 미수인 경우에는 형법 제359조에 따라 처벌할 수 있는지를 먼저 가른 뒤, 기수인 경우와 같은 산정의 순서를 따른다. 이 순서를 지키면 기수의 여부, 취득 이익의 유무, 가액의 산정이 서로 섞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