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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량권 일탈·남용: 처분 기준표의 해석 · Volume 31 · Chapter 4 · First edition

비례와 평등: 재량의 두 이웃 원칙

비례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은 재량 행사에 어떤 한계를 놓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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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2,200 words · 9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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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statutes · 0 decis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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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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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mmary
  2. 4.1두 원칙의 나란한 자리
  3. 4.2비례의 원문 읽는 법
  4. 4.3목적과 수단의 균형
  5. 4.4평등의 원문 읽는 법
  6. 4.5동종 사안의 동등 취급
  7. 4.6재량에 놓이는 두 이웃
  8. Statute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이 장은 비례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이 재량 행사에 어떤 한계를 놓는지를 묻는다. 행정기본법 제10조와 제9조의 원문을 대조하며 두 원칙의 나란한 자리를 세우고, 목적과 수단의 균형과 동종 사안의 동등 취급이 요구하는 바를 나누어 살핀다. 두 원칙이 재량에 놓이는 이웃으로서의 자리를 정리한다.

4.1두 원칙의 나란한 자리

제22조가 남긴 여백 앞에서 재량의 한계를 정하는 두 원칙을 나란히 놓고 본다. 행정기본법 제10조의 비례의 원칙과 같은 법 제9조의 평등의 원칙이 그것이다. 두 원칙은 재량의 범위를 좁히는 방향에서 함께 작동하되, 그 문장이 요구하는 것은 서로 다르다. 비례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의 원문을 대조하여 놓는 것이 이 자리의 일이다. 기준표의 설계에 적용하는 문제는 뒤에 남긴다.

행정기본법 제10조는 행정작용이 따라야 할 기준을 세 가지로 나누어 적는다. 「행정기본법」 제10조(비례의 원칙)에 따르면 "행정작용은 다음 각 호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 1. 행정목적을 달성하는 데 유효하고 적절할 것 2. 행정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칠 것 3. 행정작용으로 인한 국민의 이익 침해가 그 행정작용이 의도하는 공익보다 크지 아니할 것"(행정기본법 제10조)이다. 행정작용이라는 주어 아래 셋이 나란히 놓여 있다. 첫째는 목적 달성의 유효성과 적절성을, 둘째는 필요한 최소한도를, 셋째는 침해 이익과 의도하는 공익의 크기를 각각 다룬다. 이 사례에서 처분청이 정한 영업정지 2개월에 세 기준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원문은 판단의 순서를 밝히지 않는다.

행정기본법 제9조는 행정청과 국민 사이의 대우를 다룬다. 「행정기본법」 제9조(평등의 원칙)에 따르면 "행정청은 합리적 이유 없이 국민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이다. 여기서 행정청이 주어이고, 금지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다. 비례의 원칙이 행정작용 자체의 크기를 다루는 데 비해, 평등의 원칙은 그 행정작용이 다른 사람의 처지와 비교하여 달라지는지를 본다. 종업원이 위조된 신분증을 제시받았다는 사정과 개업 뒤 첫 위반으로 기록되었다는 사정이, 유사한 처지의 영업자와 비교하여 같은 무게로 다루어졌는지는 미정이다.

두 원문을 나란히 놓으면 재량에 놓이는 한계의 성격이 드러난다. 비례의 원칙은 처분의 내용이 목적 달성에 유효하고,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치고, 침해가 의도하는 공익보다 크지 아니한지를 요구한다. 평등의 원칙은 같은 처지에 있는 이들이 합리적 이유 없이 다르게 대우되지 않기를 요구한다. 이 사례에서 처분청이 별표의 감경 조항 해당 여부를 따져 보았는지, 별표에 적히지 않은 사정이 재량 판단에 들어갔는지는 미정이다. 처분 사전통지와 처분서에 적힌 이유의 범위, 처분청이 유사 사례를 어떻게 비교하였는지도 미정이다.

이 관찰들은 곧 재량권의 일탈 또는 남용이라는 법적 평가를 뜻하지 않는다. 여기서 확인한 것은 두 원칙의 원문이 각각 무엇을 주어와 서술어로 삼는지, 그리고 두 원문이 나란히 놓일 때 어떤 구별이 생기는지이다. 비례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은 재량의 이웃으로 자리하되, 그 각각의 문장이 무엇을 요구하는지는 별도의 문제로 남는다. 기준표의 설계에 두 원칙을 어떻게 적용할지도 이 자리에서 다루지 않는다.

4.2비례의 원문 읽는 법

그 자리를 벗어나 제10조의 문장이 무엇을 요구하는지부터 살핀다. 원문에 적힌 요구와 적히지 않은 요건을 나누어 읽어야 비례의 원칙을 재량 판단에 정확히 놓을 수 있다.

행정기본법 제10조는 행정작용의 지침을 세 항으로 적는다. 원문은 "행정작용은 다음 각 호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행정기본법 제10조)고 먼저 선언한다. 여기서 주어는 '행정작용'이다. 즉 이 조항이 직접 규율하는 대상은 처분이나 그 밖의 행정작용이며, 작성자나 기준표가 아니다. 조항이 각호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고 선언하는 바, 각호는 이 선언에 이어지는 내용을 적는다. 선언의 자리에 새 요건을 더할 필요는 없다.

제1호는 행정목적과 수단의 관계를 다룬다. 원문은 "행정목적을 달성하는 데 유효하고 적절할 것"(행정기본법 제10조)이라 요구한다. 같은 호에 적힌 두 낱말을 각각 떼어 새로운 요건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수단이 목적 달성에 유효하고 적절한지 묻는 한 가지 판단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읽는다. 이 문장은 목적과 수단 사이에 맺히는 관계를 다룬다. 수단을 고르는 사람의 태도나 처분의 방식이 어떠해야 하는지는 문장에 적히지 아니한다. 제1호가 요구하는 것은 그 관계가 성립하는가이다.

제2호는 수단의 강도를 묻는다. 원문은 "행정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칠 것"(행정기본법 제10조)이라 한다. 여기에는 단서나 예외가 붙지 않았다.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선 수단을 배제한다는 요구가 조항에 적혀 있다. 제1호가 수단과 목적 사이의 관계를 다루었다면, 제2호는 그 관계가 성립하는 수단 가운데 어느 강도까지 허용되는지를 묻는다. 필요한 최소한도의 바깥에 놓인 수단은 조항의 요구에 맞지 않다.

제3호는 수단이 남기는 손해를 다룬다. 원문은 "행정작용으로 인한 국민의 이익 침해가 그 행정작용이 의도하는 공익보다 크지 아니할 것"(행정기본법 제10조)이라 요구한다. 이 문장은 비교의 두 변을 '국민의 이익 침해'와 '행정작용이 의도하는 공익'으로 놓는다. 제2호가 다루지 못한 물음을 제3호가 받는다. 수단의 강도가 필요한 최소한에 머물러도 그 수단이 남기는 손해는 남을 수 있다. 그 손해와 의도하는 공익을 저울에 올려 비교하는 것이 제3호의 요구이다. 비교의 결과 침해가 공익보다 크지 않아야 한다는 문장은 단서 없이 끝난다.

세 항을 함께 읽으면 비례의 원칙이 요구하는 것은 목적 달성에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며, 그 강도가 필요한 최소한에 그치고, 남는 손해가 의도하는 공익보다 크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세 항은 앞선 항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물음을 이어 받으면서 놓여 있다. 제1호가 수단과 목적의 관계를 묻고, 제2호가 그 수단의 강도를 묻고, 제3호가 남는 손해를 묻는다. 원문은 이 밖의 요건이나 성립요소를 적지 아니한다.

정의 식당에 대한 처분의 경위 가운데 별표의 감경 조항 해당 여부나 유사 사례 비교가 미정으로 남은 사정은, 제10조 원문이 직접 적어 놓지 않은 범위에 들어간다. 그 사정들이 비례 판단에 실제로 관여하는지는 원문의 문장만으로는 미정이다. 다만 그 사정들이 어느 호의 문장에 맡겨져 다루어지는지를 찾는 일은, 원문에 적힌 세 항을 하나씩 놓아 보는 것으로 가능하다.

이 조항이 재량 행사에 놓는 한계는 바로 이 세 항에서 나온다. 처분청의 재량 판단이 세 항 가운데 어느 하나를 넘어선다면, 그 판단은 원문에 적힌 요구에서 벗어난다. 그러한 벗어남이 '비례의 원칙에 반한다'는 평가로 이어지는 점은 조항의 선언에 따른다. 원문에 적히지 않은 요건을 요구에 더하면, 그 한계는 조항의 문장이 놓은 자리보다 넓어진다. 원문에 적힌 세 항의 문장에 맞추어 읽는 일이 그래서 남는다.

4.3목적과 수단의 균형

제10조 원문을 읽고 나면 무엇이 무엇에 맞아야 하는지가 남는다. 행정기본법 제10조는 행정작용이 따라야 할 원칙을 세 가지로 나누어 적고, 그 첫째는 "행정목적을 달성하는 데 유효하고 적절할 것"이라 정한다. 이 문장은 목적과 수단을 짝지어 놓는다. 수단은 목적을 달성하는 데 유효하고 적절해야 한다. 목적과 수단의 균형이란 이 짝이 맞는지, 그리고 그 짝이 다른 원리에 어긋나지 않는지를 따지는 일이라 읽힌다.

유효하고 적다는 요구가 먼저 놓인 까닭은 수단이 목적에 이르는 길 위에 있는지를 보기 위해서이다. 위 문구가 정하는 것은 수단의 적합함이다(행정기본법 제10조). 정의 식당이 청소년에게 술을 판 사실에 대응해 영업정지가 정해졌다면, 그 영업정지가 청소년 보호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인지는 이 첫 요구의 자리에서 물어지는 문제이다. 다만 정의 식당에서 처분청이 별표의 감경 조항 해당 여부를 따져 보았는지, 별표에 적히지 않은 사정이 재량 판단에 들어갔는지는 미정이다.

다음으로 놓이는 요구는 수단의 크기이다. 제10조 제2호는 "행정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칠 것"이라 적는다. 같은 목적에 이르는 수단이 여럿이라면 그중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치는 것을 고르라는 뜻이다. 정의 식당의 기록에 개업 뒤 첫 위반이 들어 있고, 종업원은 위조된 신분증을 제시받았다면, 그 사정이 최소한도의 수단을 가르는 데 무엇을 뜻하는지는 자료가 정한 바 없다. 다만 그 사정이 최소한도 판단에서 다루어지는 한, 별표가 정한 기준만으로 수단이 정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셋째로 놓이는 요구는 수단의 이익과 그로 인한 침해의 크기를 맞히는 일이다. 제10조 제3호는 "행정작용으로 인한 국민의 이익 침해가 그 행정작용이 의도하는 공익보다 크지 아니할 것"이라 적는다. 수단이 유효하고 적절하며 최소한도에 그친다 해도, 그로 인한 이익 침해가 의도하는 공익을 넘어서면 이 요구에 어긋난다. 처분 사전통지와 처분서에 적힌 이유의 범위, 처분청이 유사 사례를 어떻게 비교하였는지는 미정이다. 그 사정은 제3호의 맞춤을 가를 수 있는 자리에 놓인다.

세 가지 요구는 각기 다른 물음을 놓는다. 첫째는 수단이 목적에 닿는지, 둘째는 그 수단이 필요한 최소한도인지, 셋째는 침해가 공익을 넘지 않는지이다. 정의 식당의 사정을 놓고 보아도 이 세 물음 가운데 어느 것이 어떻게 답되었는지, 그리고 위 관찰이 곧 재량권의 일탈 또는 남용이라는 법적 평가를 뜻하는지는 정해진 바 없다. 목적과 수단의 균형은 이 세 짝을 차례로 맞추어 보는 자리에서만 서 있을 수 있다.

4.4평등의 원문 읽는 법

비례의 원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평등의 원문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그 문구를 훑는 일이 남는다. 행정기본법 제9조는 평등의 원칙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행정청은 합리적 이유 없이 국민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 한 문장은 차별을 금지하면서, 금지의 범위를 '합리적 이유 없이'라는 단서 안에 담아 두었다.

이 원문에서 먼저 손에 잡히는 것은 차별이라는 낱말이다. 행정청이 국민을 다르게 취급하는 것이 문장의 전제가 된다. 그러나 원문은 어느 행위를 차별로 부를 것인지, 어떤 기준으로 두 사람의 상황을 비교할 것인지에 관하여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같은 처분을 두고도 비교의 대상을 무엇으로 잡느냐에 따라 차별이 보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 문장만으로는 정의 식당의 처분이 다른 영업자의 처분과 다르다거나 같다고 말할 수 없다. 비교의 틀은 원문 밖에서 가져와야 하는데, 그 자리를 무엇으로 채울지는 원문이 정해 두지 않았다.

또한 문장의 주어는 행정청이고, 상대는 국민이다. 즉 차별 금지의 요구는 행정청이 국민을 상대하는 관계에 놓인다. 정의 식당에 대한 영업정지 2개월의 처분은 행정청이 영업자에게 한 행위이므로 이 문장이 다루는 자리에 들어온다. 다만 그 처분이 다른 영업자의 처분과 어떻게 다른지 살피는 일은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다음으로 주목할 대목은 '합리적 이유 없이'라는 단서이다. 이 문구는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만을 금지한다. 반대로 읽으면 합리적 이유가 있는 차별은 금지의 예외 안에 들어온다. 다만 원문은 합리적 이유의 뜻이나 판단 방법을 적지 않았으므로, 그 의미를 여기서 확정하기 어렵다. 처분청이 별표의 감경 조항 해당 여부를 따져 보았는지, 별표에 적히지 않은 사정이 재량 판단에 들어갔는지도 미정이다.

정의 식당에 적용하면, 종업원이 위조된 신분증을 제시받았고 식당이 개업 뒤 첫 위반으로 기록된 사정이 '합리적 이유'의 문제와 무관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위 관찰은 곧 재량권의 일탈 또는 남용이라는 법적 평가를 뜻하지 않는다. 처분 사전통지와 처분서에 적힌 이유의 범위, 처분청이 유사 사례를 어떻게 비교하였는지도 미정이다. 제9조의 문장은 차별을 금지할 뿐, 이 사안의 결론을 스스로 내어 놓지 않는다.

정리하면, 제9조의 원문은 차별 금지와 그 단서를 적고 있을 뿐이다. 차별의 요건을 채울 비교의 기준, 합리적 이유의 뜻과 판단의 방법은 원문에서 찾을 수 없다. 이 빈 자리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지가 이 문제의 남은 쟁점이며, 원문이 적지 않은 것을 여기서 지어내어 채울 수는 없다.

4.5동종 사안의 동등 취급

제9조의 원문에서 요구를 확인한 뒤, 이제 같은 사안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로 나아간다. 행정기본법 제9조는 "행정청은 합리적 이유 없이 국민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선언한다. 이 문장은 차별의 금지라는 형식으로 말하지만, 같은 사안을 다르게 대우하는 행정이 이 선언에 어긋나지 않으려면 무엇이 같은지에 답해야 한다. 동종 사안의 동등 취급이라는 요구는 바로 이 물음에 붙는 이름이다.

같은 사안인지를 가르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위조된 신분증을 제시받고 청소년에게 술을 판 정의 식당의 처분을, 다른 식당의 처분과 나란히 놓고 비교한다면 비교의 축을 무엇으로 잡을 것인가. 개업 뒤 첫 위반인지, 종업원이 위조된 신분증을 보았는지, 영업정지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 가운데 무엇을 같아야 할 요소로 삼느냐에 따라 동등 취급의 범위가 달라진다. 가령 위반의 횟수를 같은 요소로 삼는다면 정의 식당은 개업 뒤 첫 위반으로 기록되어 있으므로 그 사정이 비교에 들어간다. 종업원이 제시받은 신분증의 위조 여부를 같은 요소로 삼는다면 그 사정 역시 비교에 들어간다. 두 사정 가운데 어느 쪽을 비교의 축으로 택하느냐에 따라 나란히 놓일 사안의 범위가 달라진다.

그러나 행정기본법 제9조의 문장은 비교 기준을 열거하지 않는다. 법문은 차별을 금지하면서 무엇을 같게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따라서 동종 사안의 동등 취급이라는 요구를 이 조문에서 읽어낼 때 비교의 축은 법문이 정하지 않은 채 남는다. 이 지점에서 원문에 없는 기준을 지어내어 넣는 대신, 그 기준이 미정으로 남아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 정확한 태도이다.

비교 기준이 미정이라면, 처분청이 유사 사례를 어떻게 비교하였는지도 함께 미정으로 남는다. 처분청이 정의 식당의 사안을 어떤 다른 사안과 나란히 보았는지, 그 비교에서 무엇을 같은 요소로 삼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전통지와 처분서에 적힌 이유의 범위도 함께 미정으로 남는다. 처분청이 밝힌 이유가 비교의 범위를 어떻게 정하였는지는 이 자리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처분청이 별표의 감경 조항 해당 여부를 따져 보았는지, 별표에 적히지 않은 사정이 재량 판단에 들어갔는지도 미정이다. 별표에 적힌 기준과 적히지 않은 사정이 함께 놓일 때 동등 취급의 물음은 한층 구체화되지만, 그 구체화의 방향은 확인된 자료가 정하지 않는다.

이 관찰은 곧 재량권의 일탈 또는 남용이라는 법적 평가를 뜻하지 않는다. 동종 사안의 동등 취급이라는 제9조의 요구는 무엇을 동종 사안으로 볼 것인지의 문제를 열어둔 채 남고, 그 열린 자리는 처분청의 재량 판단이 놓이는 자리와 맞닿는다. 비교의 축이 미정으로 남아 있는 한, 동등 취급은 재량의 한계를 그리는 이웃 원칙으로 서되 그 한계의 모서리는 이 자리에서 확정되지 않는다.

4.6재량에 놓이는 두 이웃

비례와 평등이 각각 무엇을 요구하는지 살핀 뒤, 이제 두 원칙을 재량의 한계로 나란히 놓고 본다. 두 원칙은 모두 행정기본법에 적혀 있으나, 그 문언이 재량에 거는 줄은 각각 다르다.

평등의 원칙은 먼저 행정청의 태도를 겨눈다. 행정기본법 제9조는 “행정청은 합리적 이유 없이 국민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적는다. 이 문언은 무엇을 같게 볼 것인지, 즉 동종 사안의 비교 기준을 정하지 않은 채 차별의 금지만을 선언한다. 따라서 앞서 남긴 물음, 같은 위반을 어떻게 묶어 비교할 것인가는 이 조문이 스스로 답하지 않는 자리에 있다. 조문이 비교의 척도를 적지 않았으므로, 재량의 행사에 평등이 요구하는 경계를 긋는 일은 판단자가 채울 몫으로 남는다. 조문이 남긴 그 여백이 평등 원칙을 재량의 옆에 놓인 이웃으로 만든다.

비례의 원칙은 행정작용이 목적에 이르는 경로를 세 겹으로 좁힌다. 행정기본법 제10조는 “행정작용은 다음 각 호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고 전제하고, 그 첫째로 “행정목적을 달성하는 데 유효하고 적절할 것”을 든다. 이는 수단과 목적 사이의 적합성을 요구하는 첫 번째 문턱이다.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수단은 여기서 이미 걸러진다.

둘째와 셋째 문턱은 수단의 크기를 더 정밀하게 제한한다. 같은 조항은 “행정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칠 것”이라 하여 필요한 범위에서 수단이 멈추어야 함을 적고, 이어서 “행정작용으로 인한 국민의 이익 침해가 그 행정작용이 의도하는 공익보다 크지 아니할 것”(행정기본법 제10조)이라 하여 이익 침해와 공익을 저울질한다. 최소한의 수단과 침해·공익의 비교는 나란히 놓일 때 비례의 이중 문턱을 이룬다.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라도 필요한 최소한을 넘어서는 선택은 둘째 문턱에 걸리고, 그 선택이 남기는 침해가 의도하는 공익보다 크면 셋째 문턱에 걸린다. 비례의 원칙은 이렇듯 수단의 골라짐을 세 번에 나누어 심사한다.

두 원칙을 나란히 놓으면 재량이 놓이는 자리는 분명해진다. 평등은 같은 사안을 다르게 대하지 않도록 재량의 폭을 옆에서 가로막고, 비례는 선택된 수단이 목적에 유효하며 필요한 최소한에 그치고 침해가 공익을 넘지 않도록 재량의 안쪽을 채운다. 한쪽은 행정청이 다른 사안과 비교하여 빚지는 고르기를 요구하고, 다른 한쪽은 선택된 처분 자체의 무게를 따진다. 두 원칙은 같은 재량을 서로 다른 방향에서 둘러싸므로, 하나의 처분에 두 원칙이 함께 걸려도 그 심사의 대상은 각각 다르다.

이 사례의 자리로 돌아오면, 식당의 청소년 주류 판매에 대한 영업정지 2개월의 선택이 두 이웃 안에 놓였는지는 판단되지 않은 채 남는다. 시행규칙 별표의 기준과 감경 조항이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별표에 적히지 않은 사정이 재량에 들어갔는지, 처분 사전통지와 처분서에 적힌 이유의 범위가 무엇이며 처분청이 유사 사례를 어떻게 비교하였는지는 모두 미정이다. 처분의 무게가 목적에 걸맞고 필요한 최소한에 그치는지, 그리고 다른 사안과 나란히 놓일 때 고르게 처리되었는지를 가릴 근거가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이렇게 관찰한 사실만으로 처분청의 재량 판단이 일탈 또는 남용이라는 평가에 이르지 아니하며, 그 평가는 남은 확인을 거쳐 비로소 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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