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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금지원칙: 형벌 조항의 비례성 심사 · Volume 37 · Chapter 3 · First edition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의 문언

기본권 제한의 한계는 헌법 조문에 어떻게 적혀 있는가?

Length
about 2,200 words · 10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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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tatutes · 0 decisions
As of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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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mmary
  2. 3.1제2항 문언의 배치
  3. 3.2제한 목적의 열거
  4. 3.3필요성에의 한정
  5. 3.4법률로 제한하는 방식
  6. 3.5본질적 내용 침해 금지
  7. 3.6문언에서 나온 심사 틀
  8. Statute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이 장은 기본권 제한의 한계가 헌법 조문에 어떻게 적혀 있는지를 묻는다. 헌법 제37조 제2항의 문언을 읽고, 열거된 제한 목적, 필요성에의 한정, 법률로 제한하는 방식, 본질적 내용 침해 금지를 차례로 살피며 심사 틀이 나오는 구조를 설명한다.

3.1제2항 문언의 배치

형벌이 신체의 자유를 박탈한다는 사실이 심사 강도를 가른다면, 그 강도를 실제로 정하는 문언은 어디에 놓여 있는지 살펴야 한다. 헌법 제37조 제2항은 제한의 요건과 한계를 한 문장에 담고 있다. 먼저 그 문장의 배치부터 있는 그대로 읽는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이 문장은 앞뒤 두 부분으로 나뉘고, 그 사이에 "제한하는 경우에도"라는 이음말이 놓인다. 앞부분은 제한이 허용되는 조건을, 뒷부분은 제한이 지켜야 할 한계를 말한다. 한 문장 안에서 허용과 한계가 함께 적혀 있으므로, 어느 한쪽만 떼어 읽어서는 조항 전체를 읽었다고 할 수 없다.

앞부분은 순서대로 요소를 놓는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르면 제한의 대상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이고, 제한의 근거는 같은 조항에 열거된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이다. 이어서 "을 위하여"가 목적 관계를 잇고,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의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가 제한의 폭을 좁힌다. 제한의 수단은 마지막에 "법률로써"로 적힌다. 문장의 배치가 이러하므로, 이득액을 기준으로 형벌의 하한을 정한 법률이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지 묻는 임의 사례에서는 위 요소가 차례로 대조 대상이 된다.

여기서 대상과 근거가 나란히 놓인 점을 따로 살펴야 한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을 보면, 제한의 대상이 "모든 자유와 권리"로 넓게 적혀 있는 반면, 제한의 근거는 세 가지 목적로 한정되어 있다. 대상이 넓고 근거가 좁은 이 배치는, 넓은 대상 가운데 어느 것을 제한하든 좁은 근거 가운데 하나에 걸려야 한다는 읽기를 낳는다. 임의 사례에서 자유와 권리가 넓은 쪽에 해당하는지는 이 문장만으로 정해지지 않으므로, 이 점은 미정으로 남는다.

뒷부분은 앞부분이 허용한 제한마저도 멈추게 하는 문언을 담는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의 "제한하는 경우에도"라는 말은 제한이 앞부분의 요건을 모두 갖추었더라도 그로 끝나지 않음을 뜻한다. 이어서 같은 조항은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는 금지를 놓는다(대한민국헌법 제37조). 이 금지 앞에는 "할 수 없다"가 붙어 있어, 문언상으로는 선택의 여지 없이 지켜야 할 한계로 적혀 있다.

따라서 이 문장에서 요건 충족은 제한의 허용으로 곧장 이어지지 않는다. 앞부분의 요소가 모두 갖추어져도, 뒷부분의 본질적 내용 침해 여부를 한 번 더 거친 뒤에라야 제한이 그 자리를 찾는다. 두 부분이 한 문장 안에서 순서를 이루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임이 갚은 6억 원이나 선고된 형의 종류가 이 두 부분 가운데 어느 쪽 판단에 무엇을 보태는지 역시 미정이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는 앞의 세 목적이 적힌 자리 바로 뒤에 놓인다. 배치상 이 말은 목적 달성을 위해 제한이 필요한 범위로 제한을 묶는 기능을 맡는다. 이 기능이 형벌 조항에서 어떤 결과를 낳는지는 미정이다. 문언의 배치가 확인한 것은, 요건과 한계가 한 문장 안에서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순서를 이룬다는 점이다.

3.2제한 목적의 열거

제2항의 문언을 그 자리에서 본 뒤, 곧바로 그 문장이 제한의 근거로 무엇을 가리키는지 묻는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은 제한이 허용되는 목적을 세 가지로 적는다. 그 목적의 이름을 조문이 어떻게 놓아 두었는지 먼저 본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이 제한의 근거로 적는 목적은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의 셋이다. 조문은 세 목적을 쉼표로 이은 뒤 마지막 하나 앞에 "또는"을 둔다. 그 문장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대한민국헌법 제37조)라고 정한다. 이 문장은 제한의 목적이 셋임을 가리키되, 그 셋을 하나의 띄어쓰기 묶음 안에 나란히 놓는다. 열거된 이름의 수를 세는 일은 문장에 적힌 낱말을 세는 것으로 끝난다.

국가안전보장은 그 둘 가운데 맨 앞에 온다. 조문은 이 낱말을 새로 풀어 적지 아니하고 그대로 둔다. 그러므로 이 목적의 뜻과 범위를 이 문장에서 새삼 정의할 자료는 없으며, 미정으로 남는다. 앞에 놓였다는 자리가 이 목적에 다른 둘보다 넓은 범위나 높은 위계를 부여하는지 역시 문언이 말하지 아니한다. 이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열거의 첫 항목이 이 낱말이라는 사실뿐이다.

질서유지는 국가안전보장 뒤에 놓인다. 역시 이 낱말만으로 그 의미의 경계를 적은 곳은 없다. 조문 밖에서 뜻을 더하려 하면 문언을 벗어나는 일이 되므로, 여기서는 열거된 목적의 하나로만 확인한다. 앞 항목과 쉼표로 갈라져 있으면서도 같은 띄어쓰기 묶음 안에 함께 놓여 있다는 배치가, 이 낱말이 목적으로서 적힌 방식의 전부이다.

공공복리는 세 번째로 온다. 이 낱말에도 조문이 뜻을 보태지 아니한다. 셋 가운데 마지막 자리에 놓이고 "또는"이 그 앞에 붙어 있으나, 그 배치가 셋 사이의 관계를 어떤 식으로 정하는지 문언은 밝히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셋이 서로 다른 세 가지 목적인지, 아니면 한 목적의 다른 모습인지조차 이 자리에서는 정해지지 아니한다.

조문은 이 셋을 나열한 뒤 그 띄어쓰기 묶음을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라는 한정에 이어 붙인다. 목적이 열거되어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열거가 바로 필요한 경우라는 조건과 붙어 있다는 사실, 이 두 가지가 이 자리에서 확인되는 내용이다. 세 목적이 셋 다 그 한정 아래 놓이는지, 그 한정이 세 이름 가운데 어느 것에만 붙는지는 조문의 배치만으로 더 나아가 밝히지 아니하며, 이 점도 미정으로 남는다.

따라서 이 단계의 결론은 제한의 목적이 조문 안에서 셋으로 적혀 있다는 점이다. 임에 대한 처벌에서 그 목적이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그 목적이 임의 경우에 성립하는지는 미정이다. 각 목적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조문이 말하지 않으므로, 여기서 새로 정하지 아니하고 열거의 사실만을 남긴다. 열거의 항목 이름과 그 순서, 항목 사이의 갈라놓기가 확인되는 내용의 전부이며, 항목의 뜻을 벌려 적는 일은 이 자리에서 하지 아니한다.

3.3필요성에의 한정

열거된 세 가지 목적에 제한을 걸 수 있는지 여부를 살핀 뒤에는, 그 제한이 어떤 방식으로만 가능한지 하는 문제로 나아가야 한다.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한 제한이라 하여 모두 허용되는 것은 아니고, 조문은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라는 말로 제한의 가능 여부를 한 번 더 좁힌다. 이 말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조문의 문언에서 읽어낼 수 있는 범위만을 살펴보기로 한다.

헌법 제37조 제2항은 제한의 요건을 한 문장에 담아 두고 있다. 위임된 제한의 허용 범위를 규정하면서 그 제한에 한계를 함께 두는 조항이므로, 앞 부분과 뒷 부분을 나누어 읽어서는 그 뜻을 놓치게 된다. 개정 전의 관련 조문이나 그 법조문이 담아내던 기존의 의미를 살피는 일은 자료가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다루지 않으며, 조문에 적힌 글자 그대로의 문언에서 출발한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은 제한의 요건을 다음과 같이 정한다.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대한민국헌법 제37조). 이 문언은 제한의 근거가 되는 목적을 열거한 데 이어,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라는 조건을 덧붙인다. 그러므로 열거된 목적과 떨어져 있는 제한은 애초에 허용되지 않는다.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의 문언이 제한을 예외적인 것으로 묶는 조건임을 읽어낼 수 있다. 제한이 원칙이고 예외인 것은 아니다. 제한은 조문이 적어 놓은 목적을 위하여 그 목적을 이루는 데 필요한 경우에만 가능하며, 그 범위를 넘는 제한은 조문이 허용하지 않는다. 여기서 "필요한"이라는 말이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판단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은 이 문언만으로는 열리지 않는다. 심사의 방법이나 단계를 조문 밖에서 만들어 내지 않으므로, 필요성을 따지는 틀은 미정의 사항으로 남는다.

제한의 요건은 목적의 열거와 필요성의 제한이 함께 놓여 완성된다. 앞에서 확인한 세 가지 목적만이 제한의 근거가 될 수 있고, 그 목적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제한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문언에서 따라 나온다. 임에 대한 처벌이 이 요건을 갖추는지는 필요성의 기준이 미정인 이상 이 자리에서 단정할 수 없다. 이 문언이 제한을 예외로 묶어 두는 한계임을 확인한 것으로 충분하다.

3.4법률로 제한하는 방식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라는 조건이 제한의 예외성을 밝힌 데서 나아가, 그 제한이 어떤 형식을 갖추어야 하는지도 문언이 함께 정하고 있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은 제한의 요건과 수단을 한 문장 안에 나란히 두고 있다.

제한의 수단에 관한 대목부터 확인한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문언은 제한의 가능성을 열면서 그 방법을 한정한다. 조문은 이렇게 이어진다.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이 문언에서 법률로써라는 말은 제한을 법률이 정한 방식으로만 할 수 있음을 뜻하며, 필요한 경우라는 요건을 따로 떼어 읽더라도 수단에 관한 요구는 온전히 남는다.

같은 문장 안에서 요건과 수단을 함께 제시한 취지는 간단하다. 필요한 경우에 이르렀더라도 제한은 법률로써만 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법률로써라는 수단의 한정은 목적의 열거인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와도 구별된다. 목적을 갖추었다는 사정만으로 제한의 형식까지 갖추었다고 보는 것은 조문의 구조에 맞지 않다. 제한 주체와 수단의 결합이 요구된다는 점은 문언에서 그대로 읽힌다.

조문의 전체 흐름은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와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라는 말이 이어지는 구조이며, 그 뒤에는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는 문장이 놓여 있다. 여기서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는 문언이 이 심사 틀에서 자리하는 곳은, 제한의 정당성에 관한 요구 가운데 수단의 형식을 담당하는 자리이다. 이는 요건에 관한 요구인 필요성 심사와 겹치지 않고, 뒤에 나오는 본질적인 내용에 관한 요구와도 별개의 항목으로 나뉜다. 하나의 문장 안에 세 항목이 놓여 있으나, 각 항목이 담당하는 물음은 서로 다르다.

한 가지 더 살필 점은 이 문언이 누구에게 요구를 부과하는가이다.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는 말은 제한의 수단을 법률에 맡긴다는 뜻을 담고 있다. 따라서 제한의 근거와 내용이 법률에 놓여 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은 이 문언에서 직접 나온다. 문언이 그 확인을 요구한다는 점은 분명하나, 그 확인을 어떤 형식으로 하고 어떤 결론에 이르게 하는지에 관해서는 문언이 더 말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문언이 심사 틀에서 독립적인 항목인지는 미정이다. 문언은 제한이 법률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요구를 제시할 뿐, 그 요구를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심사할지에 관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는다. 요구의 내용과 그 요구가 실제 심사에서 어느 자리를 차지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며, 후자의 문제는 이 문언만으로 해소되지 않는다. 법률이 아닌 형식으로 이루어진 제한을 어떻게 다룰지에 관해서도 문언은 답하지 않는다.

어떤 형벌 조항이 비례성을 갖추는지에 대해서는 미정이며, 그 판단을 위해 제한의 수단이 법률로 마련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앞에서 확인한 문언의 요구와 무관하지 않다. 다만 필요한 경우에 이르렀는지, 법률로 제한되었는지,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지는 각기 다른 물음으로 놓인다. 하나의 조문이 세 가지 요구를 함께 두고 있다 하더라도, 심사에서 각 요구는 각각 확인되어야 한다. 법률로 제한되었다는 사정이 필요성을 대신하지 않고, 필요한 경우에 이르렀다는 사정이 형식의 결함을 메우지도 않는다.

3.5본질적 내용 침해 금지

법률에 의한 제한이라는 형식 요건과 별개로,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은 제한의 한계를 문언 안에 함께 둔다. 그 한계가 무엇인지를 밝히려면 후단의 문장을 먼저 그대로 읽어야 한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 후단이 그 한계를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이 문장은 제한을 가할 수 있는 경우를 정한 전단과 이어지면서, 제한이 허용되는 경우에도 지켜야 할 선을 따로 둔다. 이 선은 제한의 요건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으로 닿을 수 있는 범위의 바깥을 표시하는 역할을 갖는다.

조문은 이 선의 이름만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이라 부를 뿐, 그 내용을 확정하는 기준을 함께 제시하지 않는다. 어떤 자유의 어떤 부분이 본질적인 것인지에 관한 낱말이나 문구, 또는 그 범위를 잴 단위를 조문 안에서 찾을 수 없다. 그러므로 본질적인 내용의 범위를 조문에 없는 기준으로 확정하는 것은 이 문언을 읽는 일의 범위를 넘는다.

후단은 앞의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라는 문언과 나란히 놓여 있다. 전단이 정한 것은 제한이 가능한 경우의 요건이고, 후단이 정한 것은 그 경우에라도 넘을 수 없는 한계이다. 두 문장은 같은 문단 안에 이어지지만 각자의 역할이 다르다. 한쪽은 제한의 문을 열어 주는 조건을 말하고, 다른 쪽은 문이 열렸어도 들어갈 수 없는 자리를 표시한다. 이 구분을 지키지 않으면 후단을 제한 요건의 하나로 흡수해 버리게 되고, 조문이 따로 둔 선은 그 자리를 잃는다.

이 조항이 다루는 것은 자유와 권리의 제한이며, 제한이 법률로써 뒷받침된다고 하더라도 후단의 금지는 함께 작동한다. 다시 말해 형식 요건을 갖춘 제한이라도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수준에 이르면 그 금지에 저촉된다. 다만 어떤 제한이 이 금지에 저촉되는지는 본질적인 내용의 범위가 확정되어야 비로소 판단할 수 있다.

제한이 가해지는 방식이 뒤바뀌어도 이 선은 그대로 남는다. 제한의 수단이나 절차를 달리한다고 해서 후단의 금지가 약해지거나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조문은 수단을 가리지 않고 "제한하는 경우에도"라는 표현을 써서, 제한이 이루어지는 모든 경우에 이 금지가 함께 작용함을 분명히 한다.

나아가 이 문언이 무엇을 정하고 무엇을 정하지 않는지를 함께 읽어야 한다. 조문은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그 본질적인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침묵을 조문에 없는 기준으로 메우는 일은 해석의 몫이 아니라 새로 규칙을 세우는 일에 가깝다. 문언이 정한 선을 문언이 정한 그 자리에 두는 것으로 충분하다.

본질적 내용 침해 금지는 제한의 한계를 적어 문언으로 못 박았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의미를 갖는다. 이 조항의 문언이 무엇을 정하고 무엇을 정하지 않는지를 구분해 두는 한, 이후 심사 틀의 자리를 정하는 일에서 이 문장이 차지하는 몫은 분명해진다.

3.6문언에서 나온 심사 틀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제한할 수 있다는 문언의 끝에서 본질적 내용 침해 금지에 이르렀으니, 이제 그 앞뒤를 하나로 묶어 심사의 틀을 세워보아야 한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은 제한의 요건과 한계를 한 문장 안에 나란히 둔다. 그 문언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라고 정한다(대한민국헌법 제37조). 이 한 문장 안에 제한의 목적, 제한에 요구되는 필요성, 제한 수단으로서의 법률, 그리고 제한이 지켜야 할 한계가 차례로 놓여 있다. 조문의 짜임은 곧 심사의 차례가 된다.

조문은 먼저 제한의 목적을 셋으로 적는다.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가 그것이다. 이 목적들은 제한을 정당화하는 이유로 제시되어 있고, 그 목적을 밝히지 않은 제한은 문언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조문의 목적어는 이 셋에 머무른다. 그러므로 제한이 어느 목적에 맞는지 밝히는 일에서 심사가 시작된다. 제한이 내세우는 목적을 정해진 셋 가운데 어느 것에 두는지 가려내지 못하면, 그 제한은 문언이 정한 정당화의 출발점을 얻지 못한다. 이 첫 자리를 지나야 비로소 제한의 필요성을 논할 수 있다.

다음으로 조문은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라고 하여 필요성을 제한의 조건으로 내건다. 필요한 경우에만 제한할 수 있으므로, 필요하지 않은 제한은 문언이 허용하는 범위에 들지 못한다. 목적에 맞는 제한이라도 필요하지 않다면 허용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목적과 필요성은 별개의 물음이며, 앞의 자리에서 목적을 가려냈다고 해서 필요성이 함께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조문은 필요성의 정도나 방법을 자세히 밝히지 않으므로, 그 의미는 문언 그대로 남는다. 필요성이 무엇을 묻고 그 판단이 어디까지 미치는지에 관하여는 문언이 더 말하지 않는다. 필요성이 채워졌는지를 묻는 일은 이 틀의 두 번째 자리가 된다.

그다음 조문은 제한의 수단을 "법률로써"라고 못박는다. 법률로 제한할 수 있으므로, 법률이 아닌 방식으로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이 문장이 허용하는 바가 아니다. 제한의 목적이 정해진 셋에 맞고 그 제한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하여도, 제한이 법률에 놓여 있지 않다면 이 문언이 그린 범위에 들지 못한다. 목적과 필요성이 갖추어졌는지를 묻는 물음과 제한이 법률로 되어 있는지를 묻는 물음은 서로 갈라진다. 제한이 법률에 근거하는지, 그 근거가 되는 법률이 스스로 필요한 경우에 맞는지를 묻는 일은 이 틀의 세 번째 자리가 된다.

끝으로 조문은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하여 제한의 한계를 함께 둔다. 제한은 필요하고 법률에 근거하여도 본질적 내용에 이르러서는 멈춘다. 이 문언은 앞의 셋을 모두 채운 제한에 대해서도 그 끝을 밝힌다. 목적과 필요성과 법률이라는 앞의 요건이 이어진 뒤에 마지막 한계가 자리하고, 이 한계는 앞의 요건을 대신하지도 않고 앞의 요건이 대신하지도 않는다. 이렇게 목적, 필요성, 법률로의 제한, 본질적 내용 침해 금지가 한 문장 안에서 이어지는 구조가 문언에서 나온 심사의 틀이다. 이 틀을 형벌 조항에 적용하거나 다른 나라의 심사 기준을 끌어들이는 일은 이 자리에서 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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