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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금지원칙: 형벌 조항의 비례성 심사 · Volume 37 · Chapter 9 · First edition

배임 조항이 세운 책임의 한계

특정경제범죄법의 배임 부분은 책임과 형벌의 비례에서 어떻게 심사되었는가?

Length
about 2,500 words · 11 min
Sources
1 statutes · 1 decisions
As of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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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mmary
  2. 9.1제3조 배임 부분의 문언
  3. 9.2위헌심사의 쟁점 설정
  4. 9.3책임과 형벌의 비례 기준
  5. 9.4결정요지의 판단 흐름
  6. 9.5법정형 하한의 취급
  7. 9.6배임 조항의 최종 평가
  8. Statutes referred to
  9. Decision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이 장은 특정경제범죄법의 배임 부분이 책임과 형벌의 비례에서 어떻게 심사되었는지를 묻는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제3조의 배임 부분 문언과 위헌심사의 쟁점 설정을 읽고, 결정요지의 판단 흐름과 법정형 하한의 취급까지 차례로 살핀다.

9.1제3조 배임 부분의 문언

비례가 흔들리는 지점을 살핀 뒤에는 형벌의 구체적 조건이 담긴 문언을 그대로 들여다보아야 한다. 배임 조항이 어떤 행위에 어떤 형벌을 더하는지를 조문에서 읽어 모으는 일은 이득액을 둘러싼 판단이 무엇에 기대는지 가르는 일이 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가중처벌의 대상이 되는 죄를 나열하며 배임을 함께 두고 있다. 「형법」 제355조(횡령·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이 문언은 가중처벌의 문을 열어 놓은 자리에 이득액의 가액을 놓고, 그 계산 대상을 범죄행위로 취득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으로 한정한다.

같은 항은 이득액의 구간에 따라 형벌을 둘로 나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처하도록 정해져 있다. 이 구간의 하한은 3년이고, 상한의 윤곽은 유기징역의 범위에 맡겨져 있다.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처하도록 별도의 형벌이 정해져 있다. 이 두 구분 사이에서 이득액의 숫자는 형벌의 무게를 가르는 유일한 준거로 놓인다.

제3조 제2항은 형벌의 병과를 허용하는 문언을 더한다. 제1항의 경우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벌금의 상한을 이득액에 묶어 놓고, 병과 여부는 판단의 몫으로 남겨 둔다.

사례의 임이 6억 원의 이득을 얻었다면, 조문상으로는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의 구간에 들어간다. 임의 이득액에 대응하는 형벌 문언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이라는 것이며, 제2항의 벌금 병과 가능성도 같은 자리에 놓인다. 다만 임에 선고된 형의 종류와 그 판단의 구체적 경위, 이득액을 계산한 시점의 화폐 가치, 하한을 넘는 감경이 가능한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이득액 전액을 갚았다는 사실도 문언만으로는 형벌의 구간을 바꾸지 않는다.

이 조문이 비례성을 갖추는지,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는 이 문언 읽기만으로는 정해지지 않는다. 다만 제3조가 이득액을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으로 두고, 그 숫자에 5억 원과 50억 원의 구간을 매긴 뒤 3년 이상의 유기징역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을 각각 걸어 놓은 구조는, 앞서 살핀 비례의 흔들림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가리키는 준거가 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9.2위헌심사의 쟁점 설정

조문의 문언을 모아 읽은 데서 나아가, 이 형벌 조항이 헌법에 맞는지를 따지는 일은 청구된 쟁점의 틀 안에서 이루어진다. 헌법재판소는 배임 조항에 관하여 네 가지 물음을 세우고, 그 가운데 두 가지가 이 책이 다루는 과잉금지와 책임 원칙에 닿는다. 위헌심사에서 무엇이 문제로 붙었는지 먼저 밝히지 않으면, 판단의 한계를 벗어난 읽기가 되고 만다.

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에서 특별법 배임조항은 이득액을 기준으로 형을 단계적으로 가중하는 조항으로 특정되었다. 그 결정은 심사 대상을 이렇게 적었다. "특별법 배임조항이 배임행위로 취득한 이득액에 따라 업무상 배임죄를 단계적으로 가중처벌하는 것은 업무상 배임행위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이득액에 따른 단계적 가중처벌을 법률에 명시함으로써 일반예방 및 법적 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고 사법에 대한 신뢰를 제고할 수도 있다" (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 이 발언은 가중처벌의 수단 선택이 놓인 맥락, 곧 이득액이 결과불법의 핵심이라는 점과 집행유예 선고의 가능성까지 함께 살폈다. 이 책이 놓은 사례에서 임의 이득액은 6억 원이고, 그 전액이 갚어졌지만 형의 종류와 판단 경유는 미정으로 남는다.

같은 결정이 명확성 원칙의 쟁점에서 밝힌 이득액의 뜻도, 책임의 범위를 가늠하는 출발점이 된다. 결정문은 이득액을 이렇게 설명한다. "특별법 배임조항의 ‘이득액’은 업무상 배임죄로 인하여 자기가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고, 재산상 이익의 가액은 업무상 배임행위로 취득한 실질적인 이득의 합산액을 뜻함이 분명하다" (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 이 문장은 손해의 확정 시점이나 환산 방법을 새로 정하지 않고, 이득액이 실질적인 이득의 합산액임을 확인하는 데 그친다. 임의 이득액이 계산된 시점의 화폐 가치는 이 결정이 다룬 바 없으므로, 이 책에서 역시 미정으로 둔다.

책임과 형벌 사이 비례원칙의 쟁점은 가중처벌의 척도가 책임에 걸맞은지를 묻는다. 결정문은 그 기준을 이렇게 적었다. "재산범죄에서 이득액은 법익침해라는 결과불법의 핵심 요소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한 단계적 가중처벌은 수긍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고, 구체적 사안에 따라서는 집행유예의 선고도 가능하다. 따라서 특별법 배임조항이 책임과 형벌 사이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 이 판단은 이득액을 양형의 주된 준거로 삼는 구도 자체를 수긍한 것이지,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를 확정한 것은 아니다.

과잉금지원칙의 쟁점은 형벌 조항이 아니라 업무상 배임조항, 즉 형법상 기본 조항에 대하여 제기되었다. 결정문은 그 물음에 이렇게 답한다. "어떤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입법자의 광범위한 입법재량의 범위 안에 있으므로 업무상 배임조항이 국가형벌권 행사에 관한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과잉입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 여기에 더해 결정은 고의 판단에 엄격한 해석기준이 적용된다는 점을 함께 적었다. 이는 과잉금지 심사의 한 축으로 놓인 것이지, 형벌의 하한을 넘는 감경이 가능한지에 대한 답이 아니다.

이렇게 설정된 쟁점의 틀 안에서, 특별법 배임조항의 가중처벌과 형법상 업무상 배임조항의 처벌이 각각 어떤 물음을 받았는지 구분된다. 하나는 책임과 형벌의 비례이고, 다른 하나는 형벌권 행사의 한계다. 임에게 선고된 형의 종류, 그 판단의 경위, 하한을 넘는 감경의 가능성은 이 결정이 다루지 않은 사실로 남는다. 그 항목들이 미정인 채로 남아 있는 한, 이 형벌 조항이 비례성을 갖추는지와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는 이 단계에서 확정되지 않는다.

9.3책임과 형벌의 비례 기준

쟁점을 명확성원칙에서 비례원칙으로 옮긴 뒤에, 2014헌바99 결정은 특별법 배임조항이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에 어긋나는지를 따로 살폈다. 그 판단의 기준을 살피기에 앞서, 이 사건에서 비례원칙의 심사 대상이 무엇이었는지부터 밝혀 두어야 한다. 그 결정은 나. 항에서 "특별법 배임조항이 책임과 형벌 사이 비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로 쟁점을 적었다 (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 이 쟁점이 다루는 것은 업무상 배임죄를 단계적으로 가중처벌하는 특별법 배임조항이다. 형법의 업무상 배임조항은 이 쟁점의 심사 범위에 들지 않는다.

결정이 이 비례성 심사에 내세운 첫 기준은 입법목적의 정당성이다. 그 기준을 확인하기 위하여 결정요지 나. 항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특별법 배임조항이 배임행위로 취득한 이득액에 따라 업무상 배임죄를 단계적으로 가중처벌하는 것은 업무상 배임행위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 업무상 배임행위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가중처벌의 목적을 정당화한다는 것이다. 결정이 제시하는 둘째 기준은 이득액이라는 기준 자체의 적합성이다. 이에 관하여 결정요지는 "재산범죄에서 이득액은 법익침해라는 결과불법의 핵심 요소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한 단계적 가중처벌은 수긍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고, 구체적 사안에 따라서는 집행유예의 선고도 가능하다"고 판시한다 (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 이득액이 결과불법의 핵심 요소라는 점이 가중처벌 기준의 합리성을 뒷받침하며, 집행유예 선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이 같은 결론을 보탠다.

결정이 드는 셋째 기준은 법적 안정성과 일반예방이다. 이 기준은 가중처벌을 법률에 명시하는 방식과 결부되어 있다. 결정요지는 그 명시가 "일반예방 및 법적 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고 사법에 대한 신뢰를 제고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 양형 기준을 미리 법률에 적어 둠으로써 예방 효과와 법 집행의 예측 가능성이 함께 높아진다는 취지다. 이 기준들이 겹쳐지자 결정은 "특별법 배임조항이 책임과 형벌 사이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짓는다 (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 앞의 세 기준이 모두 충족되었다는 판단이 이 결론에 이르는 길이다.

그러나 이 결론에 대해 재판관 이정미의 반대의견은 정면으로 이의를 제기한다. 반대의견은 그 조항이 "오로지 ‘배임행위에 따른 이득액’만을 기준으로 처벌의 정도를 달리함으로써 수많은 양형인자 가운데 법익침해라는 불법요소만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 다수의견이 합리적 기준이라 본 이득액 중심의 구도를, 반대의견은 양형인자의 편중이라 본다. 반대의견은 이어 "특별법 배임조항이 범죄의 가액만을 기준으로 차등적으로 처벌하다 보니 그 범죄가 포괄일죄로 의율이 되는지 또는 경합범으로 의율이 되는지에 따라 법정형에 현저한 차이가 나게 되어 처벌의 불균형이 심해지고, 그 법정형이 형법상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를 침해하는 범죄의 법정형과 비슷하여 형벌체계 상의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본다 (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 죄수의 의율에 따라 법정형이 달라지는 점과 다른 범죄의 법정형과의 균형이 어긋나는 점이 반대의견이 삼는 두 가지 근거다. 그에 따라 반대의견은 "특별법 배임조항은 책임과 형벌 사이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결론짓는다 (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

이렇게 보아서, 책임과 형벌의 비례를 판단하는 기준은 2014헌바99 결정에서 입법목적의 정당성, 기준 선택의 합리성, 법적 안정성이라는 세 갈래로 정리된다. 다만 그 기준이 양형의 다른 요소를 얼마나 참고할지를 두고는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이 갈라선다. 아울러 이 형벌 조항이 임에게 선고된 형에 실제로 어떻게 비추어지는지, 이득액의 산정 시점의 화폐 가치가 형량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미정이다. 그 판단은 결정요지가 밝힌 기준을 임의로 확장하지 않는 가운데 후속 단계에서 다뤄져야 한다.

9.4결정요지의 판단 흐름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는 판단의 순서를 따라가면, 그 기준이 조항의 어느 요소를 향해 작동하는지가 드러난다. 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은 먼저 가중처벌의 근거가 되는 요소를 특정하고, 그 요소가 입법목적과 이어지는지 살핀 뒤, 양형의 여지를 확인하고 마무리한다. 각 단계가 어디에서 멈추는지를 놓치지 않고 읽어야, 판단이 미치지 못한 자리는 비워둘 수 있다.

결정요지는 무엇을 기준으로 처벌의 정도가 나뉘는지부터 밝힌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는 이득액의 구간을 나누어 처벌을 정한다. 그 조문에 따르면, 동법 제3조 제1항은 「형법」 제347조(사기),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제350조(공갈), 제350조의2(특수공갈), 제351조(제347조, 제347조의2, 제350조 및 제350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고 정하고, 그 각 호에서 이득액의 구간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구분한다. 이에 따라 양형의 단계를 나누는 요소는 이득액이며, 결정요지도 비례성의 심사 대상으로 바로 그 이득액을 향한다.

다음으로 결정요지는 이득액에 따른 단계적 가중처벌이 이른바 입법목적과 맞닿아 있는지를 본다. 결정요지는 "특별법 배임조항이 배임행위로 취득한 이득액에 따라 업무상 배임죄를 단계적으로 가중처벌하는 것은 업무상 배임행위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말한다. 이 판단은 이득액이라는 요소가 입법이 보호하려는 목적에 대응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한편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단서에 해당하는 예외는 보이지 않고, 동법 제3조 제2항은 "제1항의 경우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고만 정한다. 이에 따라 이 조문은 병과의 가능성을 열어둘 뿐, 이득액의 구간에 따른 형의 구분 자체에 다른 기준을 더하지는 않는다.

결정요지는 이어서 그 기준이 합리적인지를 살피고, 구체적 처벌의 여지까지 확인한다. 결정요지는 "재산범죄에서 이득액은 법익침해라는 결과불법의 핵심 요소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한 단계적 가중처벌은 수긍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고, 구체적 사안에 따라서는 집행유예의 선고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이득액은 법익침해라는 결과불법의 핵심 요소라는 점에서 기준으로 삼을 만한 이유를 얻게 된다. 다만 집행유예의 선고 가능성이 언급된 것으로 보아, 이 구간의 형이 곧 구체적 선고형을 뜻하는 것은 아님이 드러난다.

끝으로 결정요지는 책임과 형벌의 비례를 쟁점 삼아 "특별법 배임조항이 책임과 형벌 사이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정리한다. 그에 앞서 열거한 것은 이득액이라는 기준의 선택이요, 그 기준이 지닌 사유이다. 반면 이 형벌 조항이 비례성을 갖추는지, 이득액 6억 원의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는 판단이 닿지 않은 자리에 남는다. 또한 법정형 하한의 취급과 임에 대한 형의 종류는 이 결정요지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9.5법정형 하한의 취급

결정요지가 책임과 형벌 사이 비례원칙을 심사하며 이득액 기준의 단계적 가중처벌을 긍정한 데에서, 그 판단이 법정형의 하한에까지 미쳤는지를 살펴야 한다. 임이 얻은 이득액은 6억 원이어서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의 구간에 들고, 그 구간의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형법상 배임죄를 가중처벌하기 위하여 이득액의 구간을 나눈 뒤 그에 맞추어 법정형을 정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는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고 정한다. 임의 이득액 6억 원이 이 구간의 범위 안에 들어가므로, 임에게 적용될 법정형의 하한은 3년의 징역이다.

그 하한에 관해 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은 별도로 다루지 않았다. 그 결정은 이득액에 따른 단계적 가중처벌이 책임과 형벌 사이 비례원칙에 어긋나는지 여부만을 문제 삼았고, 그 심사에서 "재산범죄에서 이득액은 법익침해라는 결과불법의 핵심 요소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한 단계적 가중처벌은 수긍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고, 구체적 사안에 따라서는 집행유예의 선고도 가능하다"고 하였다(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 그 결정이 밝힌 근거는 이득액이 결과불법의 핵심 요소라는 데에 있고, 그 기준에 맞춘 단계적 구분이 합리적이라는 데에 있다. 하한의 숫자가 얼마여야 하는지, 그 하한을 넘는 감경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그 결정이 언급하지 않았고, 형을 선고한 종류나 양형의 구체적 경위도 적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 결정의 문언만으로는 하한의 크기 자체가 받아들여졌다고 보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하한의 존치가 거부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 결정은 같은 심사에서 업무상 배임행위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하였다. 아울러 이득액에 따른 단계적 가중처벌을 법률에 명시함으로써 일반예방 및 법적 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고 사법에 대한 신뢰를 제고할 수도 있다고 하였다(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 이 대목은 가중처벌의 구분 근거가 됨과 함께, 이득액 구간마다 정해진 법정형이 법률에 미리 적혀 있다는 사실에 힘을 싣는다. 다만 구체적 사안에 따라서는 집행유예의 선고도 가능하다고 덧붙였을 뿐, 하한을 기준으로 한 형의 산정은 그대로 두었다. 집행유예의 선고 가능성이 하한을 넘는 감경을 뜻하는지에 대하여서는 자료가 말하지 않으므로, 임에게 그러한 감경이 가능한지는 미정이다.

한편 이득액 기준의 단계적 구분을 달리 보았던 반대의견은 그 격차에 주목하였다. 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에 따르면 재판관 이정미는 "특별법 배임조항은 책임과 형벌 사이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하였다. 반대의견이 그 결론에 이른 근거는 이득액을 양형의 기준으로 삼았다는 데에 있었고, 법정형 하한 자체를 따로 다룬 것은 아니었다. 반대의견은 특별법 배임조항이 오로지 배임행위에 따른 이득액만을 기준으로 처벌의 정도를 달리함으로써 수많은 양형인자 가운데 법익침해라는 불법요소만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에 덧붙여 범죄의 가액만을 기준으로 차등적으로 처벌하는 까닭에 포괄일죄와 경합범의 의율에 따라 법정형이 현저하게 달라져 처벌의 불균형이 심해진다고 보았다(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 이 비판은 이득액 기준이 양형의 요소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데에 겨눠져 있고, 하한의 정함을 타당성으로 따로 세운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반대의견 역시 하한의 타당성이나 그 넘는 형의 선고에 관하여는 말하지 않았다.

이 사례에서 형법상 배임 조항이 세운 법정형의 하한이 비례성을 갖춘지,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에 관하여는 미정이다. 앞 단위에서 확인한 대로 이득액의 산정 기준이 명확하다는 판단만이 있고, 그 이득액에 맞춘 하한의 존치 타당성은 자료 안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임에게 선고된 형의 종류와 그 판단의 구체적 경위, 이득액을 계산한 시점의 화폐 가치, 하한을 넘는 감경이 가능한지 역시 미정이다. 그러므로 법정형 하한이 책임과 형벌 사이 비례원칙에 어긋나는지, 그리고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는 이 자료가 밝힌 범위 안에서 결론을 내릴 수 없다.

9.6배임 조항의 최종 평가

법정형 하한을 넘는 감경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서 멈춘 자리에서, 이번에는 제3조 배임 부분이 책임과 형벌의 비례 앞에서 받은 평가를 하나로 묶어 본다. 이 형벌 조항이 비례성을 갖추는지,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임의 이득액은 6억 원이므로, 가중처벌의 요건이 되는 금액 기준을 넘는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형법 제355조(횡령·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이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처벌한다고 정한다. 같은 조 제1항은 또한 "제1항의 경우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임의 이득액이 어느 구간에 놓이는지에 따라 선고할 수 있는 형의 범위가 갈린다.

특별법 배임조항이 책임과 형벌 사이 비례원칙에 어긋나는지에 관하여, 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은 "특별법 배임조항이 책임과 형벌 사이 비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으로 정리한다. 이 쟁점이 다루어지는 기준은 이득액에 따른 단계적 가중처벌이다. 그 결정은 이에 대해 "이득액은 법익침해라는 결과불법의 핵심 요소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한 단계적 가중처벌은 수긍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고, 구체적 사안에 따라서는 집행유예의 선고도 가능하다"고 본다(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 이득액을 기준으로 삼은 차등 자체는 합리적인 근거를 지녔다는 뜻이며, 구체적 사안의 형량 판단이 남는다.

같은 결정은 이득액의 의미를 밝히기도 한다. 그 결정은 "특별법 배임조항의 ‘이득액’은 업무상 배임죄로 인하여 자기가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고, 재산상 이익의 가액은 업무상 배임행위로 취득한 실질적인 이득의 합산액을 뜻함이 분명하다"고 판시한다(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 임의 이득액을 계산할 때 이 가액의 뜻이 무엇인지가 기준이 된다.

한편 그 결정에는 반대의견도 실려 있다. 재판관 이정미는 "특별법 배임조항은 오로지 ‘배임행위에 따른 이득액’만을 기준으로 처벌의 정도를 달리함으로써 수많은 양형인자 가운데 법익침해라는 불법요소만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고 본다(헌법재판소 2015. 2. 26. 2014헌바99 결정). 이 시각에서 이득액 한 가지를 기준으로 삼은 구조가 비례의 문제를 남긴다.

이 같은 평가들을 놓고 볼 때, 제3조 배임 부분이 비례성을 갖추는지에 관한 결론은 자료 안에서 하나로 모아지지 않는다. 다수의견은 그러하지 않다고 보았고 반대의견은 그와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는, 형의 종류와 그 판단의 구체적 경위, 이득액을 계산한 시점의 화폐 가치, 하한을 넘는 감경이 가능한지가 모두 미정인 채로 남는다. 다른 죄와 견주는 형벌 체계의 문제는 여기서 다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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