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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서비스 접근권: 자기변론과 사법 접근성 · Volume 40 · Chapter 11 · First edition

국가가 붙여 주는 변호

형사 절차에서 국가는 언제 변호인을 붙여 주는가?

Length
about 1,900 words · 8 min
Sources
1 statutes · 1 decisions
As of
2026-10-11
On this page
  1. Summary
  2. 11.1국선변호 조문의 뼈대
  3. 11.2국선변호인을 붙이는 사유
  4. 11.3청구와 선정의 순서
  5. 11.4강제 선임과의 갈림길
  6. 11.5변호사 강제주의와 재판청구권
  7. Statutes referred to
  8. Decision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형사소송법 제33조의 국선변호인 사유를 조문에 적힌 대로 읽고, 붙이는 사유와 청구·선정의 순서를 살핀다. 강제로 선임하게 하는 절차와 무엇이 다른지 비교하고, 변호사 강제주의와 재판청구권의 자리를 더듬는다. 방어권과 국선 변호의 자세한 문제와 비용 문제는 남겨 둔다.

11.1국선변호 조문의 뼈대

앞 단위가 형사 절차에서 국가가 붙여 주는 변호인을 다루지 않고 물음을 남긴 채 끝낸 자리에서, 이제 형사소송법 제33조의 문언을 자리별로 살핀다. 이 조문은 국선변호인을 법원이 선정하여야 하는 경우를 세 항에 나누어 적고 있으며, 각 항이 다루는 것이 사유인지 청구인지 아니면 별도의 필요인지 구분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제33조 제1항은 법원의 직권 선정을 명하는 경우를 여섯 호에 적는다. 조문에 명시된 사유를 확인하기 위하여 그 문언을 그대로 옮기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변호인이 없는 때에는 법원은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라고 선언한 뒤, "1. 피고인이 구속된 때", "2. 피고인이 미성년자인 때", "3. 피고인이 70세 이상인 때", "4. 피고인이 듣거나 말하는 데 모두 장애가 있는 사람인 때", "5. 피고인이 심신장애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때", "6. 피고인이 사형,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된 때"의 순서로 사유를 열거한다(형사소송법 제33조). 이 사유들은 "변호인이 없는 때"라는 단서를 공통으로 띠며, 법원의 선정 의무는 사유 가운데 하나가 충족되고 변호인이 없다는 두 조건이 함께 놓일 때 비로소 발생한다.

제33조 제2항은 제1항과 달리 피고인의 청구를 전제로 한다. 법원의 선정 의무가 피고인의 청구에 걸리는 이유를 분명히 하기 위하여 조문을 인용하면, "법원은 피고인이 빈곤이나 그 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 피고인이 청구하면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3조). 이 항에서 법원이 변호인을 선정하는 것은 "빈곤이나 그 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와 "피고인이 청구"한 일이 겹칠 때이다. 그러므로 국가가 붙여 주는 변호인을 받는 절차는 조문의 어디에 그 신청 행위가 놓이는지에 따라 달라지며, 이 항에 있어서 청구 없는 선정은 문언상 열려 있지 않다.

제33조 제3항은 앞의 두 항과는 다른 기준을 둔다. 그 문언을 옮기면, "법원은 피고인의 나이·지능 및 교육 정도 등을 참작하여 권리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피고인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3조). 이 항에서 선정의 요건은 "권리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법원의 판단이며, 그 판단의 자료가 되는 것은 "피고인의 나이·지능 및 교육 정도 등"이다. 또한 이 항의 선정은 "피고인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행하여져야 한다.

제33조의 세 항은 각기 다른 문턱을 두지만, 어느 항에 해당하더라도 법원이 선정하여야 하는 것은 변호인이다. 이 조문은 변호인의 자격이나 보수, 선정의 시기와 방법을 적지 아니하므로, 이 밖의 사유나 절차를 조문에서 읽어 내기는 어렵다. 을이 혼자 제기한 이 사건에서 국가가 붙여 주는 변호인의 문제가 생긴다면, 그 자리는 제33조의 어느 항이 말하는 경우인지가 먼저 정해져야 한다.

11.2국선변호인을 붙이는 사유

변호인의 선정을 국가가 맡을 조건을 함께 두면서, 앞 절의 뼈대는 사유를 조문이 적은 자리에서 찾도록 이끌었다. 그렇다면 형사소송법 제33조가 실제로 적어 둔 사유는 무엇이고, 그 사유는 어떤 피고인에게 국선변호인을 붙이게 하는가. 이 절은 각 호의 문언을 그대로 두고, 사유를 넓히거나 줄여 읽지 않는 데 주의를 기울인다.

우선 법원의 직권 선정은 변호인이 없는 때를 전제로 한다. 법원이 반드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하는 경우를 같은 조 제1항은 여섯으로 적는다. 이 사유에 해당하면 법원은 피고인의 청구를 기다리지 않고 선정에 나선다.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은 사유를 "1. 피고인이 구속된 때", "2. 피고인이 미성년자인 때", "3. 피고인이 70세 이상인 때", "4. 피고인이 듣거나 말하는 데 모두 장애가 있는 사람인 때", "5. 피고인이 심신장애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때", "6. 피고인이 사형,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된 때"로 차례로 적는다(형사소송법 제33조). 이 여섯 사유는 각각 독립한 경우를 이르며, 하나만 들어도 같은 항의 문언이 충족된다. 사유의 판단 기준과 시점은 조문이 따로 적지 아니하므로, 이 절에서 더 보태어 말하지 아니한다.

그 밖에 조문이 따로 두는 사유가 있다. 같은 조 제2항은 "법원은 피고인이 빈곤이나 그 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 피고인이 청구하면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고 적는다(형사소송법 제33조). 이 경우의 사유는 빈곤이나 그 밖에 선임할 수 없는 사정이고, 청구는 피고인이 낸다. 사유와 청구가 함께 놓여 있으므로, 어느 하나만으로는 이 항의 선정이 되지 아니한다. 같은 조 제3항은 "법원은 피고인의 나이·지능 및 교육 정도 등을 참작하여 권리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피고인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고 적는다(형사소송법 제33조). 이 항의 사유는 권리를 보호할 필요에 관한 판단이고, 피고인이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범위까지 선정이 미치지 아니한다.

이를 앞의 사례에 두면, 을이 구속되었는지, 미성년자이거나 70세 이상인지, 듣거나 말하는 데 모두 장애가 있는 사람인지, 심신장애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지, 사형·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되었는지는 미정이다. 을이 변호인이 없었다는 사실도 미정으로 남는다. 빈곤이나 그 밖에 선임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하는지, 나이·지능·교육 정도를 참작한 권리보호의 필요가 인정되는지도 역시 미정이다. 관찰된 것은 을이 혼자 소장을 낸 사실과 이웃이 서면을 써 준 사실뿐이고, 그 사실만으로 제33조가 적은 사유 중 어느 하나가 충족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11.3청구와 선정의 순서

제33조가 정한 사유로 국선변호인을 붙일 수 있다면, 그 선정은 어떤 순서로 이어지는지 살펴본다.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은 변호인이 없는 피고인에게 법원이 먼저 나서는 경우를 하나의 묶음으로 둔다. 같은 조 제2항과 제3항은 그 밖의 경우에 법원이 선정하는 경로를 따로 둔다. 두 경로에서 누가 먼저 움직이는지가 순서의 출발점이다.

직권 선정의 경우를 먼저 본다. 법원이 선정할 의무를 짐은 구속된 피고인, 미성년자인 피고인, 70세 이상인 피고인, 듣거나 말하는 데 모두 장애가 있는 피고인, 심신장애가 의심되는 피고인, 사형·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된 피고인이 모두 그 사유에 든다. 이 경우 청구가 앞서지 않는다.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변호인이 없는 때에는 법원은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라고 적는다. 이 문언대로라면 사유가 사실관계에 부합하는 순간 법원이 스스로 움직여야 하며, 피고인의 신청을 기다릴 여지가 없다. 을의 소송에 이 사유가 들어맞는지는 위 사유의 요소가 그대로 사실에 나타나는지에 달렸고, 이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 밖의 경우, 즉 청구에 따라 선정되는 경로는 순서가 뒤바뀐다. 형사소송법 제33조 제2항은 "법원은 피고인이 빈곤이나 그 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 피고인이 청구하면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라고 적는다. 이 문언에 따르면 청구가 먼저이고 선정이 뒤따른다. 법원이 먼저 나서지 않고, 피고인이 빈곤이나 그 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어 청구한 뒤에 법원의 선정 의무가 생긴다. 을이 스스로 소장을 낸 점만으로는 이 경로의 청구가 있었는지가 정해지지 않고, 을이 실제로 선정을 청구했는지, 그 결과는 무엇인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

세 번째 경로는 청구와 관계없이 법원이 필요를 판단하는 경우다. 형사소송법 제33조 제3항은 "법원은 피고인의 나이·지능 및 교육 정도 등을 참작하여 권리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피고인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라고 적는다. 이 경로에서 법원이 먼저 판단하고, 그 판단의 한도를 피고인의 명시적 의사가 짓는다. 을이 혼자 소를 이끌며 어떤 이해를 보였는지, 판사가 청구원인을 정리해 오라고 한 지시가 이 경로에서 필요를 염두에 둔 것인지는 미정이다.

형사소송법 제33조의 세 항은 하나의 절차를 세 갈래로 나누어 놓은 구조이며, 각 갈래에서 청구와 선정의 선후가 다르다. 제1항은 사유에 부합하면 법원이 직권으로 먼저 선정한다. 제2항은 피고인의 청구가 먼저이고 법원의 선정이 뒤따른다. 제3항은 법원이 필요를 인정해 선정하되 피고인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그친다. 을의 경우 어느 갈래에 놓이는지, 그리고 청구와 선정 가운데 무엇이 실제로 이루어졌는지는 아직 관찰된 사실만 있을 뿐이며, 그 순서를 확정할 근거는 없다.

11.4강제 선임과의 갈림길

국선변호의 비용과 방어권의 본질을 다음 단위로 넘긴 채, 선정의 순서를 살핀 앞 논의는 법원이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하는 경우가 정해져 있음을 보여 주었다. 그렇다면 법원이 변호인을 붙여 주는 일과 누군가에게 변호인을 갖추도록 요구하는 일은 같은 것인가. 이는 강제 선임과 국선 선정을 가르는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를 묻는다.

먼저 국가가 변호인을 붙여 주는 절차를 정한 형사소송법 제33조는, 변호인이 없을 때 법원이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하는 경우를 첫째 항에서 여섯 가지로 적는다. "제33조(국선변호인) ①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변호인이 없는 때에는 법원은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 <개정 2020. 12. 8.> 1. 피고인이 구속된 때 2. 피고인이 미성년자인 때 3. 피고인이 70세 이상인 때 4. 피고인이 듣거나 말하는 데 모두 장애가 있는 사람인 때 5. 피고인이 심신장애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때 6. 피고인이 사형,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된 때" (형사소송법 제33조). 이 항에 적힌 것은 피고인이 변호인을 두어야 한다는 요구가 아니라, 그 변호인이 없을 때 법원이 채워 넣는 방식이다.

같은 조 다음 항들 역시 선정의 결을 이어 간다. "②법원은 피고인이 빈곤이나 그 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 피고인이 청구하면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 <개정 2020. 12. 8.> ③법원은 피고인의 나이·지능 및 교육 정도 등을 참작하여 권리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피고인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 <개정 2020. 12. 8.>" (형사소송법 제33조). 청구가 있으면 선정하고, 필요를 인정하면 의사에 반하는 범위에서 벗어나 선정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변호인 없이 스스로 소송을 이어 가려는 이를 막는 문장은 보이지 않는다.

반면 헌법재판소 1990. 9. 3. 89헌마120 결정이 다룬 쟁점은 자기 자신이 심판을 수행하려 할 때 변호사를 갖추도록 하는 요구가 문제된 상황이었다. 그 결정의 판시사항은 "헌법재판에 있어서의 변호사강제주의의 위헌여부" (헌법재판소 1990. 9. 3. 89헌마120 결정)이다. 즉 스스로 심판청구와 수행을 하고자 한 사람을 두고, 변호사를 통하도록 한 규율 자체가 헌법에 어긋나는지가 다투어진 셈이다.

이 결정은 그러한 요구에 맞서 심판을 청구하는 이의 자격도 함께 살핀다. "헌법재판에 있어서의 변호사강제주의의 위헌성을 문제삼아 스스로 심판청구 및 수행을 하고자 하는 자는, 그에 대하여 국선대리인의 선임결정을 받아 그를 통하여 소원심판청구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하더라도 자기자신에 의한 직접적인 심판수행권이 제한받고 있음이 명백하므로 소원요건인 권리침해의 직접성과 현재성은 구비되었다고 볼 것이다." (헌법재판소 1990. 9. 3. 89헌마120 결정) 국선대리인이 붙는다고 해서 스스로 수행하려는 이의 제한이 지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편 이 결정은 변호사강제주의에 붙은 조건도 놓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 1990. 9. 3. 89헌마120 결정은 변호사강제주의의 공공복리 기여도가 크고, 그 이익이 변호사선임 비용지출을 하지 않는 이익보다 크며, 무자력자에 대한 국선대리인제도라는 대상조치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 이상 헌법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고 본다. 무자력자를 위한 국선대리인 제도가 따로 있다는 점이 이 판단에 함께 놓여 있다.

이 두 자리를 나란히 두면 갈림길이 드러난다. 형사소송법 제33조는 변호인이 없는 사람을 찾아 변호인을 선정해 주는 제도를 정할 뿐, 변호인을 반드시 두도록 요구하지 않는다. 그에 따라 을이 혼자 소장을 내고 소송을 이어 가는 일 자체는 이 조문이 막지 않는다. 반면 89헌마120이 다룬 것은 스스로 재판을 수행하려는 이를 변호사를 거치게 한 요구이며, 그 요구를 두고 다투는 자격과 무자력자 대상 조치가 함께 논의되었다. 제33조에 강제 선임의 요건을 새로 만들어 넣을 수는 없다.

11.5변호사 강제주의와 재판청구권

국선대리인을 붙여 주는 절차와 강제 선임의 갈림길을 살핀 데서, 강제 선임이 변호사를 스스로 찾아야 하는 부담까지 대신 떠맡아 주는 제도는 아니라는 점이 남는다. 그렇다면 변호사를 강제로 두어야 하는 재판 절차에 서는 사람이 권리를 어떻게 주장하는지는 별도의 물음이다. 이 물음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 1990. 9. 3. 89헌마120 결정의 판결요지가 직접 답한다.

그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는 먼저, 헌법재판에서 변호사 강제주의에 의하여 스스로 심판을 수행하려는 사람의 지위를 다음과 같이 보았다. "헌법재판에 있어서의 변호사강제주의의 위헌성을 문제삼아 스스로 심판청구 및 수행을 하고자 하는 자는, 그에 대하여 국선대리인의 선임결정을 받아 그를 통하여 소원심판청구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하더라도 자기자신에 의한 직접적인 심판수행권이 제한받고 있음이 명백하므로 소원요건인 권리침해의 직접성과 현재성은 구비되었다고 볼 것이다."(헌법재판소 1990. 9. 3. 89헌마120 결정) 국선대리인이 붙는다고 해서 스스로 수행할 권한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므로, 강제주의가 그 권한을 막는다는 점은 현재의 침해로 인정된다는 뜻이다.

변호사 강제주의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지는, 그 권한 제한을 뒷받침하는 공익이 얼마인지와 따져 본 다음에 정해진다. 헌법재판소 1990. 9. 3. 89헌마120 결정이 그 판단의 근거로 든 것은 다음과 같다. "변호사강제주의는 재판업무에 분업화 원리의 도입이라는 긍정적 측면 외에도, 재판을 통한 기본권의 실질적 보장, 사법의 원활한 운영과 헌법재판의 질적 개선, 재판심리의 부담경감 및 효율화, 사법운영의 민주화 등 공공복리에 그 기여도가 크다 하겠고, 그 이익은 변호사선임 비용지출을 하지 않는 이익보다는 크다고 할 것이며, 더욱이 무자력자에 대한 국선대리인제도라는 대상조치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 이상 헌법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헌법재판소 1990. 9. 3. 89헌마120 결정) 변호사를 둔 재판이 가져오는 공익이 크고, 힘에 부치는 사람을 위한 대안이 따로 마련되어 있으므로 강제주의는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 판결요지로 앞 절의 비교를 정리하면 갈림길이 분명해진다. 강제 선임은 재판 절차가 요구하는 변호인 자리를 채우게 하면서도, 그 자리를 채우는 데 드는 비용을 대신 내 주지는 않는다. 국선대리인 제도는 그 비용 부담이 힘에 부치는 사람에게 남는 경우에 대비하여 마련된 별도의 조치다. 두 가지가 함께 있어서 변호사 강제주의가 헌법에 맞는 것으로 인정된다는 점이 이 결정의 결론이다.

한편 을이 혼자 소장을 내어 청구원인을 정리해 오라는 말을 들은 사정은, 이 결정이 다룬 헌법재판의 절차와는 구별하여 살핀다. 이웃이 서면 작성을 도운 일이나 그 대가를 둘러싼 사정 역시, 이 결정의 판결요지가 직접 다루는 범위에 들어 있지 않다. 확정된 것은 헌법재판에서의 변호사 강제주의와 국선대리인 제도의 관계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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