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소송구조 결정이 미루어 주는 비용과 미루기·면제의 두 효과를 조문이 실린 범위에서 가른다. 변호사 보수의 지급 미루기와 조문이 닿지 않는 자리를 도표로 정리하고, 남은 비용이 만드는 다음 질문을 남긴다. 구조 요건의 해석 논쟁은 이 장에서 다루지 않는다.
7.1구조가 미루어 주는 비용
구조 요건이 재판을 받을 권리와 맞닿는 자리를 살핀 뒤에는, 그 요건을 충족한 사람에게 실제로 돌아가는 이익이 무엇인지 물어야 한다. 구조 결정이 비용 문제에 관해 정한 바를 조문에서 직접 읽어 보면, 그 이익의 경계가 분명해진다.
민사소송법 제128조는 구조가 무엇을 다루는지 첫 항에서부터 밝힌다. 조문은 "법원은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신청에 따라 또는 직권으로 소송구조를 할 수 있다. 다만,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정한다(민사소송법 제128조). 구조가 미루어 주는 대상은 '소송비용'이며, 그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대상이라는 점이 문언에 적혀 있다. 을이 돌려받으려는 보증금이 얼마인지와 달리, 구조가 다루는 것은 그 청구의 대상 금액이 아니라 소송을 수행하는 데 드는 비용이다.
그 비용이 어느 범위에 놓이는지는 조문의 표현이 한정한다. 같은 법 제128조 제2항은 "제1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 같은 항 본문에 따른 소송구조 신청에 필요한 소송비용과 제133조에 따른 불복신청에 필요한 소송비용에 대하여도 소송구조를 하지 아니한다"라고 정한다. 이 단서는 구조가 덮지 못하는 자리를 가리킨다.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라면 구조 신청 자체와 그 불복에 드는 비용까지 구조 밖에 놓인다. 반대로 말해, 구조가 미루어 주는 비용은 청구 금액과 무관하게 소송 수행에 수반되는 비용에 머문다. 변호사를 선임하는 데 드는 보수나, 서면을 작성하는 이웃에게 건네는 사례금이 이 범위에 들어가는지는 조문이 밝히지 않는다. 을의 이웃이 받을 금액의 액수와 성격은 미정이며, 그 사례금이 구조로 미루어지는 비용에 해당하는지도 미정으로 남는다.
구조가 미루어 주는 비용이 소송 수행에 수반되는 비용에 머문다는 점은, 구조를 받은 뒤에 추가로 드는 비용을 어떻게 볼지에서 한층 분명해진다. 대법원 2026. 6. 12. 자 2026무533 결정은 소송비용액 확정절차에서 구조를 받은 쪽이 부담하게 된 추가 감정료를 다루면서, 구조 제도의 자리를 다음처럼 설명한다. "소송구조 제도는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소송절차에서 기회균등을 보장함으로써, 직접적으로는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간접적으로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을 보장하는 수단이다"(대법원 2026. 6. 12. 자 2026무533 결정). 같은 결정은 이어 "소송구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추가 감정료 상당의 소송비용을 수구조자가 부담하는 것이 부당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밝힌다(대법원 2026. 6. 12. 자 2026무533 결정). 구조가 소송비용을 둘러싼 부담을 뒤로 미루는 제도이면서, 그 부담이 구조 대상에 실제로 포함되는지 여부는 별도로 가려야 할 문제라는 뜻이다. 을을 대리한 적 없는 이웃이 받은 금액이 구조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이러한 구분을 적용해야 할 자리에 놓인다.
소명의 문제는 요건의 쪽에 놓인다. 제128조 제3항은 "제1항의 신청인은 구조의 사유를 소명하여야 한다"라고 정한다. 자금능력의 부족을 소명하는 책임이 신청인에게 있다는 뜻이며, 소명이 미흡하면 구조가 되지 않는다. 을이 소송구조를 신청했는지,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는 미정이다.
절차상으로는 어느 법원이 관할하는지가 정해져 있다. 제128조 제4항은 "소송구조에 대한 재판은 소송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법원이 한다"라고 정한다. 기록을 보관하는 법원이 심판한다는 것이며, 이는 구조 신청의 처리 절차를 가른다. 같은 항 제5항은 "제1항에서 정한 소송구조요건의 구체적인 내용과 소송구조절차에 관하여 상세한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라고 덧붙인다(민사소송법 제128조). 요건과 절차의 상세한 내용은 이 조문 밖의 규칙에 맡겨져 있다.
결국 구조가 미루어 주는 것은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부담해야 할 소송비용이다. 그 범위를 넘어 변호사 보수나 제3자에게 건네는 금전까지 구조가 덮는다고 조문에서 읽어 내기는 어렵다. 을의 이웃이 받은 금액이 이 범위에 들어갈지 여부는 확정된 사실이나 평가 없이 미정으로 남는다.
7.2미루기와 면제의 두 효과
소송구조가 실제로 미루어 주는 비용의 범위가 정해진 뒤에 남는 것은 그 미루기가 끝나는 때와 미루임으로써 없어지는 것의 차이다. 민사소송법 제128조는 두 가지 표현을 함께 쓰면서 구조의 효과를 나누어 두었고, 그 표현의 뜻을 구별하여 읽어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128조는 그 조문 안에 미루기와 면제를 나란히 둔다. "법원은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신청에 따라 또는 직권으로 소송구조를 할 수 있다. 다만,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문장이 구조가 성립하는 틀을 밝히고, 이 틀 안에서 비용의 납부가 다루어진다. 앞 절에서 본 비용의 범위가 미루기와 면제가 함께 작용하는 자리다. 대법원 2026. 6. 12. 자 2026무533 결정은 이 두 표현이 끝까지 영구 면제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데, 그 결정은 소송구조 제도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소송구조 제도는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소송절차에서 기회균등을 보장함으로써, 직접적으로는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간접적으로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을 보장하는 수단이다." (대법원 2026. 6. 12. 자 2026무533 결정) 미루기와 면제는 이 성격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놓이는 것이고, 수단의 작용 범위를 조문의 표현 밖으로 넓힐 까닭이 없다.
조문이 담지 않은 것은 그 두 효과가 각각 언제 끝나는지, 그리고 어떤 절차를 거치는지에 관한 것이다. 자료로 주어진 조문이 미루기의 기한이나 면제의 확정 시점을 밝히지 않으므로, 이 사례에서 을이 미루어 둔 비용이 언제 실제로 나가야 하는지와 그 면제가 언제 확정되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을이 혼자 소장을 내어 첫 변론기일에 청구원인을 정리해 오라는 말을 들었더라도, 그 말 자체가 구조의 미루기나 면제의 범위를 확장하지는 않는다.
미루기와 면제를 함께 읽을 때 구분되는 것은 그 표현이 닿는 대상이다. 미루기는 납부의 시점을 뒤로 옮기는 것으로 읽히고, 면제는 납부 의무 자체를 없애는 것으로 읽힌다. 다만 조문이 그 시점의 기산이나 면제의 확정을 규정하지 않았으므로, 두 표현의 뜻을 넘어 구체적인 시점과 절차 효과를 만들어 넣을 수 없다. 이 구분은 미루어진 비용이 나중에 어떻게 되는지에 관한 자리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 대법원 2026. 6. 12. 자 2026무533 결정은 확정된 비용부담의 판정을 바꾸지 않으면서 액수를 정하는 자리에서 한정된 조정이 가능하다고 전제한다. "소송비용액 확정절차에서는 상환할 소송비용의 액수를 정할 수 있을 뿐, 소송비용부담에 관한 재판에서 확정한 상환의무 자체의 존부나 범위를 심리·판단하거나 변경할 수 없다. 그러나 소송비용액 확정절차에서 법원이 당사자가 신청한 총금액을 한도로 부당한 비용항목을 삭제·감액하고 정당한 비용항목을 추가하거나 당사자가 주장한 항목의 금액보다 액수를 증액하는 것은 가능하다." (대법원 2026. 6. 12. 자 2026무533 결정) 그 결정은 그 자료의 사안에서 추가 감정료를 다루었지만, 여기서는 이 문장이 가리키는 한계만을 가져온다. 액수를 정하는 절차에서 옮길 수 있는 것은 액수뿐이고, 미루임으로써 생긴 의무의 존부와 범위는 그 절차 밖에서 정해진다. 그러므로 을에게 미루어진 비용이 언제 상환의 대상이 되는지와 면제된 비용이 완전히 없어지는지의 구분은, 액수를 정하는 절차만으로 해소되지 않는다.
을이 받은 이웃의 도움이 수고비를 받은 것이라면 처벌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는 사실은, 구조가 미루거나 면제하는 비용의 범위와는 자리를 달리한다. 이웃이 받은 금액의 액수와 성격이 미정인 채 남아 있으므로, 그 금액이 구조가 다루는 소송비용에 드는지 판단할 수 없다. 구조 결정이 미루거나 면제하는 대상이 확정되어야 그 밖의 지출이 구조와 어떤 관계에 놓이는지 가를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사례에서 구조가 뒤로 미루는 것과 없애는 것을 구분하되, 조문이 밝힌 비용의 범위와 그 표현의 뜻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 을에게 미루어진 비용과 면제된 비용의 구체적 시점, 이웃이 받은 금액이 구조와 맞닿는지 여부는 확인할 사실로 남는다.
7.3변호사 보수의 지급 미루기
구조가 납부를 미루고 면제하는 두 효과를 나누어 본 데서, 화두는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한 경우의 보수로 옮겨간다. 을은 혼자 소장을 냈으나 상대방이 변호사를 통해 준비서면을 낸 터라, 대리인 선임과 그 대가의 지급 시점을 겪어 가는 중이다. 제128조는 소송구조의 요건을 두면서 신청인의 자금능력 부족과 소명을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법원은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신청에 따라 또는 직권으로 소송구조를 할 수 있다. 다만,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 조항이 구조의 문을 여는 기준을 정한 것으로, 을이 그 요건을 소명할 수 있는지 여부는 미정이다.
구조가 선포된 뒤 무엇이 미루어지는지는 납부의 미루기와 별개로 보수 지급의 미루기에서 다시 읽어야 한다. 두 표현은 같은 법문 안에 함께 놓여 있으나 그 대상이 다르다. 하나는 소송비용의 납부이고, 다른 하나는 변호사 보수의 지급이다. 제128조는 구조의 요건과 그 신청·결정의 틀만을 규정한다.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신청에 따라 또는 직권으로 소송구조를 할 수 있다고 한 데서, 그 소송비용이 변호사 보수의 지급 시기를 뒤로 미루는 효과까지 담는지는 이 조문만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을이 이웃의 도움으로 서면을 썼다면, 그 대가의 지급 문제는 대리인을 변호사로 선임한 경우의 보수 논의와 자리를 달리할 수 있다.
변호사 보수의 지급을 미루는 제도는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한 경우에 관해 성립한다. 을은 스스로 소장을 내고 이웃의 도움으로 서면을 작성했으므로, 대리인 선임의 요건을 충족했는지는 미정이다. 만일 을이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여 구조를 받는다면, 그 보수 지급의 미루기는 구조가 담는 효과의 일부로 논의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제128조가 소명을 요구하는 구조의 사유는 자금능력의 부족에 관한 것이고, 보수의 액수나 상환 방법은 이 조문의 문언에 담겨 있지 않다. 조문이 담지 않은 보수 액수의 산정이나 상환 방법은 만들어 넣지 아니한다.
을이 대리인을 선임한 경우에 한정하여 보수 지급이 미루어진다는 것은, 대리인을 선임하지 않은 경우의 비용 납부와 그 자리를 구분해 이해해야 한다는 뜻이다. 제128조는 소송구조의 요건으로 자금능력의 부족과 소명을 두고 있으며, 그 구체적인 내용과 소송구조절차는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한다. 그 위임의 범위 안에서 보수 지급의 미루기가 어떻게 다루어지는지 확인하기 전에는, 조문만으로 그 성립 범위를 넓게 잡을 수 없다. 을의 경우처럼 혼자 소장을 내고 이웃의 도움으로 서면을 쓴 이가 변호사 보수의 지급을 미루는 제도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는, 대리인 선임의 요건 충족과 함께 미정으로 남는다.
구조가 담는 비용의 범위와 그 밖의 금액이 놓이는 자리를 나누어 보면, 변호사 보수의 지급 미루기는 대리인을 선임한 경우에 관해 성립하는 것으로 읽힌다. 제128조는 소송구조의 요건과 그 신청의 틀만을 두고 있을 뿐이다. 을이 받은 수고비의 액수와 성격, 그리고 그 지급을 미루는지 여부는 이 조문이 답하는 자리가 아니다. 조문이 비용으로 담아 둔 바 밖에 남는 금액은 구조 결정의 근거로 설명되지 않으며, 그 자리는 법령 확인이 필요한 자리로 남는다.
7.4조문이 닿지 않는 자리
보수 지급의 미루기까지 읽어 낸 뒤에도 남는 물음이 있다. 구조 결정의 근거는 비용으로 담아 둔 바까지 미치는가, 아니면 그 밖의 자리에도 미치는가. 민사소송법 제128조 제1항은 그 미치는 자리를 신청과 비용에 한정하여 둔다. "법원은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신청에 따라 또는 직권으로 소송구조를 할 수 있다. 다만,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민사소송법 제128조). 구조란 사람이 낼 비용의 문제를 다룰 뿐이며, 그 밖의 것을 담아 두는 장치는 이 조문에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자금능력의 판단은 비용에 바로 들지 않는 사정에 닿을 수 있다. 조문은 사유의 소명을 신청인의 몫으로 남긴다. "제1항의 신청인은 구조의 사유를 소명하여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128조). 소명이 무엇을 향할지는 조문이 적어 두지 않았다. 사람의 재산과 수입이 문제의 하나인 것은 헤아릴 수 있으나, 그 형식과 범위를 조문에서 읽어 내기는 어렵다. 구체적인 요건과 절차는 다른 자리를 돌아가게 된다. "제1항에서 정한 소송구조요건의 구체적인 내용과 소송구조절차에 관하여 상세한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 (민사소송법 제128조). 이에 따라 무엇이 소명으로 족한지, 무엇을 첨부할지는 이 조문만으로는 적을 수 없다.
이웃이 받는 수고비가 그러한 자리에 놓인다. 을은 이웃의 도움으로 서면을 썼고, 그 이웃은 수고비를 받으면 처벌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수고비가 무엇인지, 얼마인지, 무엇에 대한 대가인지는 사실로 적힌 바가 없다. 성격과 액수는 미정이다. 그러한 금액을 소송비용에 넣을 것인지, 자금능력의 판단에서 함께 보아 할 것인지에 관하여 제128조는 답을 두지 않았다. 조문이 말하는 바 밖에 놓인 금액을 두고 조문에 답이 있다 단정하는 것은 이 자리에서 삼가야 할 일이다.
소명의 방법 또한 남는 자리를 넓힌다. 소송구조 신청의 결과와 그 경위는 미정이고, 무엇이 소명으로 제출되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제128조는 신청과 요건을 마련하여 두되, 신청에 드는 비용과 불복신청에 드는 비용을 별도로 두었다. "제1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 같은 항 본문에 따른 소송구조 신청에 필요한 소송비용과 제133조에 따른 불복신청에 필요한 소송비용에 대하여도 소송구조를 하지 아니한다" (민사소송법 제128조). 이는 비용의 자리를 한정하는 한 예이다. 그 예가 이웃이 받은 금액에 어떻게 닿을지는 여기서 정해 두지 않는다.
남는 자리를 이렇게 남겨 두는 것은 서두르지 않기 위해서이다. 조문이 비용에 대해 무언가를 두었다고 해서, 비용 밖의 값어치까지 그 조문이 거두어 들였다고 읽어서는 안 된다. 그 자리는 대법원규칙이 채울 수 있고,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날 때 새롭게 보일 수 있다. 현시점에서 확인되는 것은, 이웃이 받은 금액의 성격과 구조 결정의 관계에 관한 한 이 조문에 답이 없다는 사실에 머무른다.
7.5구조가 덮는 것과 덮지 못하는 것
앞에서 조문이 닿지 않는 자리를 확인한 데 이어, 이제 확인된 비용의 경계를 한 자리에 모아 견주어 본다. 을의 사정에 따라 법률이 부담을 덜어 주는 자리와 그렇지 아니한 자리를 나란히 놓으면, 각 자리의 근거가 어디에서 오는지 분명해진다.
구조가 부담을 덜어 주는 자리는 조문으로 정해진다. 민사소송법 제128조는 소송을 수행하려는 사람의 경제적 사정을 요건의 축으로 삼는다. 자금 능력의 부족을 이유로 부담을 덜어 줄 수 있게 한 취지는, 같은 조 제1항의 문언을 읽으면 분명하다. 민사소송법 제128조 제1항은 "법원은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신청에 따라 또는 직권으로 소송구조를 할 수 있다. 다만,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한다. 재판정은 이 본문에 따라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원칙으로 삼아 확인하면서, 뒤이은 단서에 따라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를 제외한다. 본문과 단서를 떼어 놓고 읽으면 요건의 테두리가 선명해지지 않는다. 을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청구를 혼자 수행하려는 사정이 본문에 놓이는지, 아니면 단서에 놓이는지가 이 테두리 안에서 판단될 자리다.
나아가 같은 조 제2항은 예외의 범위를 한정한다. 민사소송법 제128조 제2항은 "제1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 같은 항 본문에 따른 소송구조 신청에 필요한 소송비용과 제133조에 따른 불복신청에 필요한 소송비용에 대하여도 소송구조를 하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이에 따라 단서의 판단은 신청 절차와 불복 절차의 비용에까지 미친다. 을이 소장을 내기 전이나 낼 당시에 소송구조를 신청하는 경우에도 예외의 판단 범위는 달라지지 않는다. 구조가 덮는 비용의 앞자리마저 단서의 판단에 함께 놓이는 셈이다.
요건의 소명 책임은 신청인에게 둔다. 민사소송법 제128조 제3항은 "제1항의 신청인은 구조의 사유를 소명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요건을 충족하는 사정을 재판정에 보여야 한다는 취지이며, 이를 소명하였는지는 같은 조가 정한 요건의 테두리 안에서 판단될 일이다. 그런데 요건의 테두리 자체는 조문에만 놓여 있지 않다. 민사소송법 제128조 제5항은 "제1항에서 정한 소송구조요건의 구체적인 내용과 소송구조절차에 관하여 상세한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고 정한다. 이에 따라 세부 기준의 자리는 조문 밖에서 마련된다. 을이 소명하여야 할 사유의 구체적인 내용과 소송구조절차의 상세한 사항은 이 조문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구조가 덮는 자리와 덮지 못하는 자리를 가르는 경계에 관하여 대법원 2026. 6. 12. 자 2026무533 결정은 소송구조의 제도적 취지를 밝히면서, 구조가 닿지 않는 비용이 부담의 자리에 놓이는 경우를 다루고 있다. 그 결정은 먼저 소송구조의 바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소송구조 제도는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소송절차에서 기회균등을 보장함으로써, 직접적으로는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간접적으로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을 보장하는 수단이다." (대법원 2026. 6. 12. 자 2026무533 결정) 구조가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지키는 수단이라는 취지가 드러난다. 이 취지는 앞서 인용한 조문의 요건이 담고 있는 방향과 같은 자리에 놓인다.
그 결정은 이어서 구조가 닿지 않은 비용이 남는 자리를 다음에 이르러 살핀다. 그 문장은 다음과 같다. "한편 사회보장수급권에 관한 행정소송에서 당사자인 사인이 감정을 신청하고 감정료에 대하여 소송구조를 받은 이후 그 상대방인 행정청 등이 추가로 감정을 신청하여 감정료를 지출한 경우에는, 사회보장수급권에 관한 행정소송의 성질 및 소송구조 제도가 지니는 헌법적 함의를 고려하여 소송구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추가 감정료 상당의 소송비용을 수구조자가 부담하는 것이 부당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법원 2026. 6. 12. 자 2026무533 결정) 구조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비용이 남는 자리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취지가 읽힌다. 이 문장은 구조가 닿지 않는 비용이 그 자체로 수구조자의 몫으로 확정된다는 뜻을 담고 있지 않다.
한편 그 결정은 비용 항목의 범위를 정하는 자리에 관하여도 다음과 같이 이르고 있다. "소송비용액 확정절차에서는 상환할 소송비용의 액수를 정할 수 있을 뿐, 소송비용부담에 관한 재판에서 확정한 상환의무 자체의 존부나 범위를 심리·판단하거나 변경할 수 없다." (대법원 2026. 6. 12. 자 2026무533 결정) 액수를 정하는 자리와 부담의 범위를 정하는 자리를 구분하는 취지가 드러난다. 이 구분은 을이 받을 수 있는 부담의 경계가 어느 절차에서 확정되는지를 가르는 자리에 놓인다.
을이 받은 이웃의 도움에 수고비가 섞여 있었는지, 그 금액의 성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조문으로 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 앞서 확인한 대로 이 조문은 소송비용에 한정해 부담을 다룬다. 그 바깥에 놓이는 금액의 성격에 대하여 이 조문은 항목을 새로 정하고 있지 않다. 신청 절차와 불복 절차를 함께 다룬 제2항 역시 그 바깥의 금액을 담지 않는다. 대법원규칙에 위임한 제5항이 요건의 구체적인 내용과 절차의 상세한 사항을 다룰 자리이지만, 그 위임이 이웃이 받은 금액의 성격까지 정하는 근거로는 이 조문에 드러나 있지 않다. 위 결정이 다룬 금액의 항목과 그 자리를 가르는 논거 역시 이웃이 받은 금액의 성격에 관한 답이 되지 않는다. 미정으로 남은 자리다.
이렇게 견주어 보면, 조문이 덮는 자리는 요건의 충족과 신청·불복 절차의 비용에 놓이고, 그 바깥에 놓이는 금액과 사정은 구조의 근거로 설명되지 않는다. 을이 혼자 소장을 내고 변론기일에 청구원인을 정리하라는 지시를 받은 사정은 비용의 문제와 분리된다. 그 지시가 어느 자리에서 오는지에 대해서는 이 조문이 답하지 않는다.
7.6남은 비용과 다음 질문
구조의 요건 조문으로 경계를 그은 뒤에도 남는 비용이 있다. 을이 혼자 소장을 내고 이웃의 도움으로 서면을 작성한 일은 구조로 면제되는 항목에 그대로 놓이지 않는다. 이웃이 받은 금액의 액수와 성격은 미정이고, 이웃이 처벌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는 사실만 관찰되었다. 남은 자리를 규정에 따라 구분하고 다음 질문으로 넘겨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128조 제1항은 구조가 대상으로 삼는 비용을 소송비용으로 한정한다. 법원이 소송구조를 할 수 있는 경우를 적은 동항은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신청에 따라 또는 직권으로 소송구조를 할 수 있다. 다만,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정한다(민사소송법 제128조). 이 문언은 소송비용에 무엇이 드는지 목록을 새로 열지 아니한다. 을이 이웃에게 건넨 금액이 소송비용에 해당하는지는 이 조문만으로 확정되지 아니하며, 그 금액의 성격이 확정되지 않은 이상 구조의 대상 여부도 미정으로 남는다. 아울러 동항 단서가 두는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의 예외는 구조가 아예 열리지 않는 자리를 가리키므로, 을의 청구가 그 예외에 들지는 판단의 근거가 아직 없다. 다만 제1항 본문이 "할 수 있다"라고 표현한 점은, 요건이 갖추어지더라도 법원이 구조를 명할 의무까지 지는 것은 아님을 조문의 문언에서 읽힌다.
신청의 길과 직권의 길이 함께 적혀 있다는 점도 짚어 둔다. 동항은 "신청에 따라 또는 직권으로"라고 두 길을 나란히 놓는다(민사소송법 제128조). 따라서 을이 직접 신청했는지에 따라 구조가 시작되는지가 갈리지는 아니하고, 신청이 있었다면 제3항이 정한 소명의 자리로 이어진다. 제3항은 "제1항의 신청인은 구조의 사유를 소명하여야 한다"라고 부담을 둔다(민사소송법 제128조). 이 부담은 소명의 대상이 되는 사유와 결부되고, 자금능력의 부족에 관한 판단의 근거와 맞닿는다. 그러나 을이 신청했는지,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미정이다. 그러므로 이웃의 수고비가 소명 대상에 들었는지도 단정할 수 없다.
구조 요건 조문이 절차를 정하는 자리도 함께 살핀다. 제128조 제4항은 "소송구조에 대한 재판은 소송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법원이 한다"라고 재판의 주체를 가린다. 이 규정은 구조의 대상이 되는 비용 항목을 확장하거나 축소하는 내용을 담지 아니하므로, 남은 비용의 경계를 정하는 자리에 놓이지 아니한다. 제5항은 "제1항에서 정한 소송구조요건의 구체적인 내용과 소송구조절차에 관하여 상세한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라고 위임한다(민사소송법 제128조). 이 위임은 요건의 구체적인 내용과 절차를 대법원규칙의 자리로 넘기되, 소송비용의 범위를 그 위임 안에서 새로 정한다거나 남은 비용을 규칙으로 채운다는 뜻을 담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웃이 받은 금액을 구조가 덮는 항목에 넣는 해석은 조문에 적힌 위임의 범위 안에서 찾을 수 없다.
구조의 대상이 되는 비용과 그 밖의 비용이 어느 절차에서 갈리는지에 대해서는 대법원 2026. 6. 12. 자 2026무533 결정이 말하는 바를 살핀다. 그 결정은 소송비용액 확정절차에서 법원이 다루는 범위를 이렇게 적는다. "소송비용액 확정절차에서는 상환할 소송비용의 액수를 정할 수 있을 뿐, 소송비용부담에 관한 재판에서 확정한 상환의무 자체의 존부나 범위를 심리·판단하거나 변경할 수 없다. 그러나 소송비용액 확정절차에서 법원이 당사자가 신청한 총금액을 한도로 부당한 비용항목을 삭제·감액하고 정당한 비용항목을 추가하거나 당사자가 주장한 항목의 금액보다 액수를 증액하는 것은 가능하다"(대법원 2026. 6. 12. 자 2026무533 결정). 액수를 정하는 자리와 상환의무의 범위를 정하는 자리는 이처럼 나뉘어 있다. 그 결정은 나아가 소송구조 제도의 성격을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소송절차에서 기회균등을 보장함으로써, 직접적으로는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간접적으로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을 보장하는 수단"이라고 적는다(대법원 2026. 6. 12. 자 2026무533 결정). 구조가 두는 자리가 소송비용에 한정된다는 앞의 문언과 함께 이 비춰 볼 때, 을이 이웃에게 건넨 금액을 구조가 덮는 항목에 넣는 문제는 소송비용의 범위를 정하는 자리에서 먼저 가려진다. 다만 그 결정은 사회보장수급권에 관한 행정소송에서 추가 감정료를 두고 "소송구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추가 감정료 상당의 소송비용을 수구조자가 부담하는 것이 부당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만 적는다(대법원 2026. 6. 12. 자 2026무533 결정). 여기에서 비롯한 물음은 을의 사정과 맞닿는 자리를 가리키나, 그 결정이 을의 사정에 대한 결론까지 적은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을의 청구에 이 법리가 어떻게 적용될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한편 을이 마주한 절차 상의 요구는 별개의 자리에 놓인다. 판사가 첫 변론기일에 청구원인을 정리해 오라고 한 일과 상대방이 제출한 30쪽짜리 준비서면은, 구조 요건 조문이 다루는 비용 항목과 겹치지 아니한다. 을이 서면을 스스로 작성하기 어려웠다는 사정만으로 구조 대상 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같은 맥락에서 을이 혼자 소장을 냈다는 사실도 대리를 구하지 못한 사정을 가리킬 뿐, 제128조가 정한 요건의 문언을 바꾸지 아니한다. 을이 이웃에게 건넨 금액과 그 대가의 성격이 무엇인지에 관한 사실도, 이웃이 수고비를 받으면 처벌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는 관찰과 구분되어야 한다. 전자는 그대로 두고 법적 평가를 유보할 사정이고, 후자는 관찰된 사실의 나열에 그친다. 이 자리를 비용의 문제로 환원하지 아니하고, 재판정에서의 절차 문제로 분리하여 물어야 한다.
결국 구조가 덮는 범위와 덮지 못하는 범위는 조문에 적힌 대상의 한정에 따라 나뉘고, 남는 비용은 미정 상태로 남는다. 을이 겪은 서면 작성의 부담은 청구원인의 정리와 같은 절차적 요구에서 나오므로, 비용 항목의 확장을 위한 근거로 삼을 수 없다. 남은 질문은 비용이 아니라 재판정에서 무엇이 요구되고 누가 그것을 감당하는지에 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