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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불확실성의 정량화: 해석 분기의 확률적 표현 · Volume 49 · Chapter 11 · First edition

갈래의 근거를 붙이는 법

각 갈래의 근거는 무엇을 근거로 삼아 적어야 하는가?

Length
about 2,600 words · 11 min
Sources
0 statutes · 2 decisions
As of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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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mmary
  2. 11.1근거를 붙이는 자리
  3. 11.2다수의견의 근거 문장
  4. 11.3별개·반대의견의 근거
  5. 11.4새 증거 판단의 갈래
  6. 11.5조문·판례·의견의 자리
  7. Decision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각 갈래의 근거를 무엇을 근거로 삼아 적어야 하는지를 묻고, 조문·판례·의견 가운데 무엇이 어느 갈래의 근거가 되는지를 두 사례의 다른 문장으로 나누어 읽는다. 다수의견의 근거 문장과 별개·반대의견의 근거, 새 증거 판단의 갈래를 차례로 두고 각 요소의 자리를 가른다.

11.1근거를 붙이는 자리

기록을 꼴로 다시 옮기는 작업에서 갈래마다 무엇을 근거로 붙일지가 문제로 남는다. 2014도1104의 다수의견은 의무부담행위의 효력을 가르면서 근거를 두는 자리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은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는 등 그 임무에 위배하여 회사 명의로 의무를 부담하는 행위를 하더라도 일단 회사의 행위로서 유효하고, 다만 상대방이 대표이사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회사에 대하여 무효가 된다"고 말한다. 이 문장은 의무부담행위의 효력을 상대방의 악의 또는 과실 유무에 따라 나누는 갈래의 앞자리에 놓인다. 갈래가 갈라지는 바로 그 지점에 효력의 근거가 붙는다.

그다음 갈래는 상대방이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이다. 이 경우에 기수에 이르렀는지를 가르면서 다수의견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함께 적었다.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은 "경제적 관점에서 보아도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회사에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평가하기 어려우므로, 달리 그 의무부담행위로 인하여 실제로 채무의 이행이 이루어졌다거나 회사가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되었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이상 배임죄의 기수에 이른 것은 아니다"고 밝힌다. 그러나 이 갈래의 결과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같은 다수의견은 "그러나 이 경우에도 대표이사로서는 배임의 범의로 임무위배행위를 함으로써 실행에 착수한 것이므로 배임죄의 미수범이 된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는 문장을 그 뒤에 둔다. 근거의 자리를 가를 때 단서를 빼놓으면 갈래의 결과가 뒤바뀐다.

상대방이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는 다른 갈래를 이룬다. 이 갈래에서 다수의견은 "그 의무부담행위가 회사에 대하여 유효한 경우에는 회사의 채무가 발생하고 회사는 그 채무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이러한 채무의 발생은 그 자체로 현실적인 손해 또는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라고 할 것이어서 그 채무가 현실적으로 이행되기 전이라도 배임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고 밝혔다. 유효한 의무부담 그 자체가 손해로 평가된다는 근거가 이 갈래에 붙는다.

약속어음 발행의 갈래는 앞의 의무부담행위와 같은 자리를 공유하되 예외를 둔다.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은 "어음발행이 무효라 하더라도 그 어음이 실제로 제3자에게 유통되었다면 회사로서는 어음채무를 부담할 위험이 구체적·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그 어음채무가 실제로 이행되기 전이라도 배임죄의 기수범이 된다"고 말한다. 이 문장이 그 근거이다. 같은 다수의견은 "그러나 약속어음 발행이 무효일 뿐만 아니라 그 어음이 유통되지도 않았다면 회사는 어음발행의 상대방에게 어음채무를 부담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에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발생하였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이때에는 배임죄의 기수범이 아니라 배임미수죄로 처벌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는 단서를 그 뒤에 붙인다. 무효와 유통 여부가 함께 놓여야 이 갈래의 결과가 정해진다.

한편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은 근거의 자리를 갈래가 아니라 판단의 기준에 두는 예를 보여 준다. 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의 다수의견은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 정한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법원으로서는 새로 발견된 증거만을 독립적·고립적으로 고찰하여 그 증거가치만으로 재심의 개시 여부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을 선고한 법원이 사실인정의 기초로 삼은 증거들 가운데 새로 발견된 증거와 유기적으로 밀접하게 관련되고 모순되는 것들은 함께 고려하여 평가하여야 하고, 그 결과 단순히 재심대상이 되는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그 정당성이 의심되는 수준을 넘어 그 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의 개연성이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 새로운 증거는 위 조항의 '명백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새로 발견된 증거 하나에 근거를 홀로 두지 않고 함께 평가할 구 증거의 범위에 근거를 나누어 두는 셈이다. 갈래마다 근거를 붙일 자리가 다르므로, 이 보고서의 분기 구조에서도 갈래가 갈라지는 지점과 결과가 정해지는 지점을 따로 떼어 근거를 배치할 일이다.

11.2다수의견의 근거 문장

앞 단위에서 갈래마다 붙는 근거의 자리를 가르쳤으니, 이제는 다수의견이 근거로 삼은 문장이 어느 갈래에 놓이는지를 읽어야 한다. 이 물음은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 원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다수의견과 별개의견, 반대의견은 같은 사건에서 각기 다른 문장을 근거로 내세우므로, 어느 문장이 다수의견의 근거 자리에 놓이는지를 가르는 일이 필요하다.

다수의견은 먼저 배임죄의 기수시기를 심리·판단하기 어려운 까닭을 밝히면서, 형사재판에서 손해 발생 여부를 판단할 기준을 제시한다. 그 판단의 기준을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다.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다수의견은, 형사재판에서 배임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인 손해 발생 또는 배임죄의 보호법익인 피해자의 재산상 이익의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의 기준으로 "종래의 대법원판례를 기준으로 하되 구체적 사안별로 타인의 사무의 내용과 성질, 임무위배의 중대성 및 본인의 재산 상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고 설시하였다. 이 문장은 쟁점의 갈래를 나누기에 앞서 판단의 틀을 세우는 자리에 놓인다. 이 판결이 종래의 대법원판례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밝힌 이상, 갈래마다 붙일 근거는 바로 그 기준 아래서 찾아야 한다.

다수의견은 이어 대표권 남용에 의한 의무부담행위의 효력과 손해 발생의 관계를 나누어 논한다. 상대방이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관하여, 다수의견은 "달리 그 의무부담행위로 인하여 실제로 채무의 이행이 이루어졌다거나 회사가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되었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이상 배임죄의 기수에 이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대표이사로서는 배임의 범의로 임무위배행위를 함으로써 실행에 착수한 것이므로 배임죄의 미수범이 된다"고 설시하였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이는 의무부담행위가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는 갈래에 붙는 근거이다. 무효인 갈래에서는 기수에 이르지 못하되 미수범은 성립한다는 뜻이므로, 그 갈래의 근거 자리에는 미수의 성립 여부를 가르는 문장이 함께 놓인다.

다수의견은 상대방이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지 못하여 의무부담행위가 회사에 대하여 유효한 경우에 관하여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어 그 의무부담행위가 회사에 대하여 유효한 경우에는 회사의 채무가 발생하고 회사는 그 채무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이러한 채무의 발생은 그 자체로 현실적인 손해 또는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라고 할 것이어서 그 채무가 현실적으로 이행되기 전이라도 배임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한다"고 설시하였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유효한 갈래에는 기수범이 성립한다는 근거가 붙는다. 무효 갈래와 유효 갈래가 각기 다른 근거 문장에 의하여 갈리므로, 두 문장을 한 자리에 섞어 적으면 갈래의 구분이 무너진다.

약속어음 발행의 경우에 관하여 다수의견은 "어음발행이 무효라 하더라도 그 어음이 실제로 제3자에게 유통되었다면 회사로서는 어음채무를 부담할 위험이 구체적·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그 어음채무가 실제로 이행되기 전이라도 배임죄의 기수범이 된다"고 하였고, 이어서 "약속어음 발행이 무효일 뿐만 아니라 그 어음이 유통되지도 않았다면 회사는 어음발행의 상대방에게 어음채무를 부담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에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발생하였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이때에는 배임죄의 기수범이 아니라 배임미수죄로 처벌하여야 한다"고 설시하였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무효이면서 유통되지 않은 갈래와 무효이면서 유통된 갈래가 이 문장에서 갈리므로, 각 갈래에는 그 갈래에 놓인 문언만이 근거로 붙는다.

이와 같이 다수의견의 근거 문장은 갈래마다 따로 놓인다. 앞의 갈래에 붙일 근거를 뒤의 갈래에서 끌어오거나, 한 갈래의 근거를 다른 갈래의 근거 자리에 옮겨 적으면 다수의견의 논지가 흐트러진다. 별개의견이 배임죄를 침해범으로 본다는 논거나 반대의견의 논거는 이 근거 자리에 옮겨 적지 아니한다. 다수의견이 스스로 밝힌 기준과 갈래별 문장만이 이 자리의 근거이다.

11.3별개·반대의견의 근거

다수의견이 쟁점마다 근거를 놓은 자리를 확인하고 나면, 이 판결에 붙은 별개의견과 반대의견이 각기 무엇을 근거 자리로 삼는지 읽어야 한다. 같은 쟁점에 관한 말이라도 어느 갈래에 놓였는지에 따라 그 말의 효력이 갈린다. 앞 절에서 다룬 다수의견과 뒤섞지 않고, 별개·반대의견이 제 자리를 가리키는 법을 익히는 것이 이 절의 과제다.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은 다수의견과 별개의견, 반대의견이 함께 실려 있다. 그중 다수의견에 반하여 선출된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 고영한,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김신의 별개의견은, 그들이 다수의견과 갈리는 지점을 여기에 둔다. 별개의견은 다수의견에 얹힌 보조 논거가 아니라, 다수의견과 같은 법리를 다른 자리에서 읽어내는 독립된 자리에 놓인다.

별개의견은 배임죄를 위험범으로 보는 대신 침해범으로 본다. 그 근거를 법의 문언에서 찾는 이유를, 별개의견은 이렇게 든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손해를 가한 때’란 문언상 ‘손해를 현실적으로 발생하게 한 때’를 의미한다." 이 인용은 별개의견이 쟁점의 근거 자리를 조문의 문언에 둔다는 뜻이다. 같은 자리를 다른 갈래에서 다루었다 해서 이 문언이 다수의견의 것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별개의견이 문언해석을 그 근거 자리로 삼는 까닭은 판례가 문언을 넘어서서 넓혀 읽은 데 있다고 별개의견은 말한다. 그 말을 별개의견의 인용에서 확인하면 이렇다. "실해 발생의 위험을 가한 때는 손해를 가한 때와 전혀 같지 않은데도 이 둘을 똑같이 취급하는 해석은 문언해석의 범위를 벗어난 것일 뿐만 아니라, 형벌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하여 해석하는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한다." 이 인용은 별개의견이 실해 발생의 위험을 손해에 넣는 해석을 거절하는 까닭을, 문언해석의 범위와 죄형법정주의에서 찾는다는 뜻이다. 합성 사례에서 셋째 쟁점에 걸린 문언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는 아직 미정이고, 여기 쓴 것은 관찰된 말의 기록일 뿐 확정된 법적 평가가 아니다.

그러므로 이 판결의 별개의견과 반대의견이 각각 무엇을 근거 자리로 삼는지 읽을 때, 그 갈래를 다수의견과 섞거나 그 우열을 적어선 안 된다. 별개의견이 놓인 자리는 조문의 문언과 죄형법정주의이고, 다수의견이 놓인 자리는 앞 절에서 확인한 구성요건과 판단 기준이다. 같은 쟁점을 두고 갈래가 갈리는 까닭은 같은 말을 같은 자리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사례에서 둘째 쟁점에 관한 자료가 제출될 것인지, 첫째 쟁점과 셋째 쟁점의 판단이 서로를 제약할 것인지도 미정이다. 갈래마다 다른 근거 자리를 가르쳐 두면, 앞으로 쟁점의 확률을 적을 때 어느 말을 어느 갈래에서 가져와야 하는지 헛갈리지 않는다.

11.4새 증거 판단의 갈래

간이승소확률의 근거 자리를 살핀 데서 나아가,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의 재심사유를 둘러싼 전원합의체 결정에서 새 증거의 판단 방법이 어떤 갈래로 갈리는지 읽어보아야 한다. 이 결정은 다수의견과 별개의견이 나뉜 자리마다 무엇을 근거로 삼는지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먼저 증거의 신규성을 누구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에 관하여, 다수의견은 그 근거를 조문의 문언과 재심제도의 성격에서 찾는다. 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의 다수의견은,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 정한 무죄 등을 인정할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란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의 소송절차에서 발견되지 못하였거나 또는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제출할 수 없었던 증거를 새로 발견하였거나 비로소 제출할 수 있게 된 때를 말한다"고 밝힌다. 같은 다수의견은 "증거의 신규성을 누구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에 대하여 위 조항이 그 범위를 제한하고 있지 않으므로 그 대상을 법원으로 한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라고 하면서, 다만 "피고인이 재심을 청구한 경우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의 소송절차 중에 그러한 증거를 제출하지 못한 데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증거는 위 조항에서의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서 제외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고 덧붙인다. 이 갈래는 법적 안정성과 헌법이 대법원을 최종심으로 규정한 취지를 근거 자리에 놓는다.

이에 대해 대법관 김영란, 대법관 박시환, 대법관 김지형, 대법관 박일환, 대법관 김능환, 대법관 전수안의 별개의견은 같은 조문의 문언을 그대로 두고 판단의 기준을 법원에 둔다. 같은 결정의 별개의견은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서 무죄 등을 인정할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해당하는지는, 재심을 청구하는 피고인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재심 개시 여부를 심사하는 법원이 새로이 발견하여 알게 된 것인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고 말한다. 그 근거로서 별개의견은 "다수의견과 같이 그 증거가 법원이 새로 발견하여 알게 된 것임과 동시에 재심을 청구한 피고인에 의하여도 새로 발견된 것이어야 한다고 보는 것은 피고인에게 명백히 불리한 해석에 해당하며, 법적 안정성의 측면만을 강조하여 위 조항에 정한 새로운 증거의 의미를 제한 해석하는 것은 위 조항의 규정 취지를 제대로 반영한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라고 본다. 여기서는 문언의 제한 부재와 정의의 관념이 근거 자리에 함께 놓인다.

다음으로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를 판단할 때 함께 볼 기존 증거의 범위에 관하여도 갈래가 갈린다. 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의 다수의견은 이 쟁점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 정한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법원으로서는 새로 발견된 증거만을 독립적·고립적으로 고찰하여 그 증거가치만으로 재심의 개시 여부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을 선고한 법원이 사실인정의 기초로 삼은 증거들 가운데 새로 발견된 증거와 유기적으로 밀접하게 관련되고 모순되는 것들은 함께 고려하여 평가하여야 하고, 그 결과 단순히 재심대상이 되는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그 정당성이 의심되는 수준을 넘어 그 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의 개연성이 인정되는 경우"라고 밝힌다. 이 갈래가 구 증거의 범위를 '유기적으로 밀접하게 관련되고 모순되는 것들'로 한정하는 까닭은, 새로운 증거만 홀로 보아 명백성을 판단하면 "재심사유가 지나치게 제한되는데, 이는 새로운 증거에 의하여 이전과 달라진 증거관계 아래에서 다시 살펴 실체적 진실을 모색하도록 하기 위해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를 재심사유의 하나로 정한 재심제도의 취지에 반하기 때문이다"(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라는 데에 있다.

같은 쟁점에 관한 대법관 김영란, 대법관 박시환, 대법관 김지형, 대법관 박일환, 대법관 김능환의 별개의견은 그 범위를 넓힌다. 이 별개의견은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 정한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구 증거의 평가 범위를 다수의견과 같이 제한할 것이 아니라 새로 발견된 증거와 재심대상인 확정판결이 그 사실인정에 채용한 모든 구 증거를 함께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평가·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고 말한다. 그 근거로서 이 별개의견은 "새로 발견된 증거와 확정판결이 채용한 구증거들 사이의 밀접한 관련성이나 모순성은 실제 각 사안에서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바,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법원이 각 사안에 따라 새로운 증거와 확정판결이 채용한 증거들을 함께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타당하다"(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고 본다. 여기서는 각 사안의 구체적 판단과 현실적 타당성이 근거 자리에 놓인다.

이상의 대목에서 갈래마다 붙는 근거의 자리가 달라진다. 신규성의 기준에 관한 다수의견은 조문의 문언에 더하여 재심의 예외적 성격과 법적 안정성, 최종심 규정의 취지를 붙이고, 같은 쟁점의 별개의견은 조문이 그 범위를 제한하지 않는다는 문언에 정의의 관념과 규정 취지를 붙인다. 명백성 판단의 범위에 관한 다수의견은 재심제도의 취지와 '고도의 개연성'이라는 기준을, 같은 쟁점의 별개의견은 각 사안의 구체적 판단과 현실적 타당성을 근거로 삼는다. 이는 갈래가 곧 근거 자리를 가르는 표지가 됨을 뜻한다.

11.5조문·판례·의견의 자리

새로운 증거의 판단에 붙은 근거가 갈래마다 달랐던 까닭을 물으면, 조문과 판례와 의견이 각자 다른 자리에서 말하기 때문이다. 이 자리의 구분을 사례에 옮겨 두면, 세 쟁점에 붙일 근거를 섞지 않고 고를 수 있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두 결정에 실린 문장을 차례로 되짚어, 무엇이 어떤 갈래의 근거로 놓이는지 적는다.

우선 법령 조문의 자리는 형사소송법 제420조에서 확인된다. 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은 신규성의 판단 기준을 말하면서 조문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옮긴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 정한 무죄 등을 인정할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란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의 소송절차에서 발견되지 못하였거나 또는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제출할 수 없었던 증거를 새로 발견하였거나 비로소 제출할 수 있게 된 때를 말한다." (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 이 문장은 두 갈래가 공유하는 출발점이며, 사례의 둘째 쟁점 곧 어떤 자료가 아직 제출되지 않았는지를 가를 때 거기에 붙일 근거다. 다만 미정인 쟁점이 셋째이든 둘째이든 그 판정은 미정으로 남는다.

다음으로 판례가 세우는 기준의 자리는 같은 결정의 다수의견이 맡는다. 종전 판례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뜻을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렇게 밝힌다. "형사재판에서 배임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인 손해 발생 또는 배임죄의 보호법익인 피해자의 재산상 이익의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종래의 대법원판례를 기준으로 하되 구체적 사안별로 타인의 사무의 내용과 성질, 임무위배의 중대성 및 본인의 재산 상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사례의 첫째 쟁점과 셋째 쟁점이 서로를 어떻게 제약하는지는 미정이므로, 이 기준을 어디까지 옮길지는 여기서 정하지 않는다. 이 문장은 종전 판례를 기준으로 삼되 구체적 사안을 종합해 판단하라고만 말한다.

이견이 갈리는 자리에 별개의견이 섰음도 적어 둔다. 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의 별개의견은 신규성의 기준을 법원에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서 무죄 등을 인정할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해당하는지는, 재심을 청구하는 피고인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재심 개시 여부를 심사하는 법원이 새로이 발견하여 알게 된 것인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 이는 다수의견과 다른 판단 방법의 근거로서만 자리하며, 조문 그 자체가 아니라 그에 대한 하나의 읽기다. 이 소송에서 작성자가 구두로 밝힌 셋째 쟁점에 이르기까지 쟁점이 셋이며 그중 둘은 자사에 유리하고 하나는 반반이라는 말도 마찬가지 자리에 놓인다. 셋째 쟁점의 문언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는 미정이고, 그에 관한 작성자의 말은 의견일 뿐 조문이나 판례의 자리로 옮겨 갈 수 없다.

문제되는 판단의 범위에 관해서도 판례의 문장이 따로 있다. 명백성의 판단에서 함께 볼 증거의 범위를 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의 다수의견은 이렇게 그린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 정한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법원으로서는 새로 발견된 증거만을 독립적·고립적으로 고찰하여 그 증거가치만으로 재심의 개시 여부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을 선고한 법원이 사실인정의 기초로 삼은 증거들 가운데 새로 발견된 증거와 유기적으로 밀접하게 관련되고 모순되는 것들은 함께 고려하여 평가하여야 하고, 그 결과 단순히 재심대상이 되는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그 정당성이 의심되는 수준을 넘어 그 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의 개연성이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 새로운 증거는 위 조항의 '명백한 증거'에 해당한다." (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 이 사례에서 둘째 쟁점의 자료가 제출될 것인지 여부는 미정이고, 첫째 쟁점과 셋째 쟁점의 판단이 서로를 제약할 것인지도 미정이다. 그러므로 이 문장은 판단할 때 무엇을 함께 보아야 한다는 기준만을 주며, 그 기준이 실제 사안에서 무엇을 끌어들일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

마지막으로, 조문과 판례와 의견이 각자의 자리에서 말한다는 점을 받아 적으면 이 자리의 구분이 끝난다.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의 별개의견은 손해 요건을 문언에 두고 읽으려 한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손해를 가한 때'란 문언상 '손해를 현실적으로 발생하게 한 때'를 의미한다."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단이 이 사례에 무엇을 확정해 주지는 않는다. 검토 보고서에 이 소송에서 질 확률 30%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는데, 그 출처가 어느 쪽이든, 그 숫자가 승패의 확률인지 확정 손해의 평가인지는 여기서 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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