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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불확실성의 정량화: 해석 분기의 확률적 표현 · Volume 49 · Chapter 6 · First edition

다른 의견이 선 자리

2014도1104에서 별개의견과 반대의견은 다수의견과 무엇을 두고 갈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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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2,700 words · 12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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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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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mmary
  2. 6.1전원합의체의 세 의견
  3. 6.2다수의견의 쟁점 배치
  4. 6.3별개의견이 선 자리
  5. 6.4반대의견이 문제 삼은 것
  6. 6.5문언에서 갈린 지점
  7. 6.6체계와 목적의 갈림
  8. Decision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2014도1104에서 별개의견과 반대의견이 다수의견과 무엇을 두고 갈리는지를 같은 판결요지 안에서 따로 읽는다. 갈림이 문언·체계·목적 가운데 어디에서 나왔는지 가르고, 각 의견이 선 자리를 차례로 살핀다.

6.1전원합의체의 세 의견

앞에서 판결문이 해석의 갈림을 기록해 둔 방식을 살핀 마당에, 이어서 그 기록이 하나의 목소리가 아니라 셋으로 갈려 있다는 점을 확인한다. 2014도1104에는 다수의견과 별개의견과 반대의견이 함께 실려 있다. 이 셋을 섞지 않고 각자 선 자리를 가려 놓아야, 이 장에서 말하는 갈림이 무엇인지 가릴 수 있다.

먼저 다수의견이 선 자리를 본다.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다수의견은, 배임죄의 기수시기를 심리하기 어려운 까닭을 이렇게 적었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형식적으로는 본인을 위한 법률행위를 하는 외관을 갖추고 있지만 그러한 행위가 실질적으로는 배임죄에서의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이러한 행위는 민사재판에서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민법 제103조 참조) 등에 해당한다는 사유로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데, 형사재판에서 배임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이러한 행위에 대한 민사법상의 평가가 경제적 관점에서 피해자의 재산 상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하기 때문이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이 문장이 다수의견이 손해를 판단할 때 무엇을 헤아리라고 적었는지를 보여 준다.

다수의견은 대표권 남용으로 회사가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를 나누어 적었다. 그 구분의 문언은 이렇다.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는 등 그 임무에 위배하여 회사 명의로 의무를 부담하는 행위를 하더라도 일단 회사의 행위로서 유효하고, 다만 상대방이 대표이사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회사에 대하여 무효가 된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이어 다수의견은, 그러한 행위가 무효인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에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발생하였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이때에는 배임죄의 기수범이 아니라 배임미수죄로 처벌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고 적었다. 여기에서 다수의견은 유효와 무효를 나누고, 각각에 기수와 미수를 붙인다.

별개의견은 배임죄의 성격부터 다르게 본다.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 고영한,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김신의 별개의견은 그 출발점을 이렇게 적었다. "배임죄는 위험범이 아니라 침해범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나아가 그 문언 근거를 같은 문단에 두면서, "형법 제355조 제2항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손해를 가한 때’란 문언상 ‘손해를 현실적으로 발생하게 한 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고 밝혔다. 별개의견은 이 문언을 손해가 실제로 생긴 때에 한정해 읽는다.

별개의견은 종래의 해석을 이렇게 겨눈다. "종래의 판례는 배임죄의 ‘손해를 가한 때’에 현실적인 손해 외에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해석함으로써 배임죄의 기수 성립 범위를 넓히고 있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실해 발생의 위험을 가한 때는 손해를 가한 때와 전혀 같지 않은데도 이 둘을 똑같이 취급하는 해석은 문언해석의 범위를 벗어난 것일 뿐만 아니라, 형벌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하여 해석하는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한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고 적었다. 이 대목이 별개의견이 손해와 위험을 갈라 놓는 자리를 분명히 한다.

반대의견이 선 자리는 이 인용에 담기지 않았다. 따라서 그 내용을 여기서 헤아리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세 의견이 각각 쟁점 하나를 놓고 정면으로 맞선 것인지, 아니면 서로 다른 차원을 말한 것인지도 이 문장들만으로는 정해지지 않는다. 이 장에서 말하는 갈림이란, 같은 사건 안에서 한 견해가 다른 견해와 문언으로 벌어진 자리를 뜻한다. 그 자리를 좁히거나 넓히는 평가는 뒤에 남는다.

6.2다수의견의 쟁점 배치

세 의견의 자리를 구분해 놓았으니, 이제 갈림을 맞대려면 무엇부터 손대야 하는지가 남는다. 이 절의 과제는 판결요지 안에서 다수의견이 실제로 다룬 쟁점을 그대로 배열하여, 다른 의견과 맞댈 자리를 만드는 일이다. 그 배열에 앞서, 다수의견의 논거가 어떤 문제를 순서대로 다루는지 판결요지의 문언에서 확인해 두어야 한다.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의 판결요지 [2]에서, 다수의견은 먼저 판사실무상의 어려움을 문제로 삼는다. 그 까닭을 판결요지는 다음과 같이 밝힌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형식적으로는 본인을 위한 법률행위를 하는 외관을 갖추고 있지만 그러한 행위가 실질적으로는 배임죄에서의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이러한 행위는 민사재판에서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민법 제103조 참조) 등에 해당한다는 사유로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데, 형사재판에서 배임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이러한 행위에 대한 민사법상의 평가가 경제적 관점에서 피해자의 재산 상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형사재판이 민사법상의 평가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이 점은, 뒤이어 나오는 판단 기준의 출발점이 된다.

그 출발점에서 다수의견은 판단의 지침을 제시한다. "형사재판에서 배임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인 손해 발생 또는 배임죄의 보호법익인 피해자의 재산상 이익의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종래의 대법원판례를 기준으로 하되 구체적 사안별로 타인의 사무의 내용과 성질, 임무위배의 중대성 및 본인의 재산 상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이 문장은 손해 발생과 재산상 이익 침해를 판단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삼고 무엇을 함께 살펴야 하는지를 가르쳐 준다. 검토 보고서의 숫자를 평가할 때도, 이 문장에 적힌 항목들이 다수의견의 판단 틀인 셈이다.

다수의견은 다음으로 대표권 남용에 따른 의무부담행위를 다룬다. 먼저 그 효력을 가르는 문턱을 제시한다.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는 등 그 임무에 위배하여 회사 명의로 의무를 부담하는 행위를 하더라도 일단 회사의 행위로서 유효하고, 다만 상대방이 대표이사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회사에 대하여 무효가 된다." 이 문언에 따르면,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가 의무부담행위의 효력을 가르는 첫째 쟁점이 된다. 이 쟁점이 셋 가운데 어느 자리에 놓일지는 자료가 정해 두지 않았다.

상대방이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대하여 다수의견은 기수 여부를 정한다. "따라서 상대방이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그 의무부담행위는 원칙적으로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고, 경제적 관점에서 보아도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회사에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평가하기 어려우므로, 달리 그 의무부담행위로 인하여 실제로 채무의 이행이 이루어졌다거나 회사가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되었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이상 배임죄의 기수에 이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대표이사로서는 배임의 범의로 임무위배행위를 함으로써 실행에 착수한 것이므로 배임죄의 미수범이 된다." 이 인용은 무효인 경우에 기수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과 함께, 실행의 착수는 인정된다는 점을 함께 적고 있다. 그 뒤의 단서에 적힌 사정들이 이 사례에서 벌어졌는지는 미정이다.

상대방이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 채무의 발생이 곧 손해가 된다. "그리고 상대방이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어 그 의무부담행위가 회사에 대하여 유효한 경우에는 회사의 채무가 발생하고 회사는 그 채무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이러한 채무의 발생은 그 자체로 현실적인 손해 또는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라고 할 것이어서 그 채무가 현실적으로 이행되기 전이라도 배임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한다." 채무의 발생만으로도 기수가 된다는 이 기준은, 앞서 무효인 경우에 대한 기준과 나란히 놓일 자리를 차지한다. 어느 경우가 이 사례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에 필요한 사실이 자료에 더해질지 여부는 미정이다.

마지막으로 약속어음 발행을 다룬다. 다수의견은 의무부담행위의 기준을 그대로 따르되, 어음의 유통을 특수한 사정으로 더한다.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는 등 그 임무에 위배하여 약속어음 발행을 한 행위가 배임죄에 해당하는지도 원칙적으로 위에서 살펴본 의무부담행위와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 다만 약속어음 발행의 경우 어음법상 발행인은 종전의 소지인에 대한 인적 관계로 인한 항변으로써 소지인에게 대항하지 못하므로(어음법 제17조, 제77조), 어음발행이 무효라 하더라도 그 어음이 실제로 제3자에게 유통되었다면 회사로서는 어음채무를 부담할 위험이 구체적·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그 어음채무가 실제로 이행되기 전이라도 배임죄의 기수범이 된다. 그러나 약속어음 발행이 무효일 뿐만 아니라 그 어음이 유통되지도 않았다면 회사는 어음발행의 상대방에게 어음채무를 부담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에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발생하였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이때에는 배임죄의 기수범이 아니라 배임미수죄로 처벌하여야 한다." 여기까지가 다수의견이 판결요지 안에서 실제로 다룬 쟁점들의 전부이다. 앞서 적은 판단 기준과 의무부담행위의 효력, 그리고 어음의 유통이 그것이며, 다른 의견과 맞댈 자리는 바로 이 세 줄기에 놓이게 된다. 이 쟁점들 가운데 둘째와 셋째가 이 사례에서 어느 구체적 상황에 속하는지, 그리고 둘째 쟁점에 관한 자료가 제출될 것인지는 미정이다.

6.3별개의견이 선 자리

다수의견이 쟁점을 배치한 자리를 따라가면, 거기서 갈리는 지점이 드러난다.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 고영한,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김신의 별개의견은 배임죄의 성격에 관한 법리를 먼저 정한다. 그는 "배임죄는 위험범이 아니라 침해범으로 보아야 한다"라고 선언한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이 문장은 별개의견이 다수의견과 처음으로 등을 돌리는 자리에 놓인다. 다수의견이 실해 발생의 위험을 기수로 포섭하는 곳에서, 별개의견은 침해라는 기준을 세워 그 자리를 비워 둔다.

별개의견은 문언에서 그 근거를 찾는다. 왜 위험범으로 보아야 안 되는지를 설명하면서, "형법 제355조 제2항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손해를 가한 때’란 문언상 ‘손해를 현실적으로 발생하게 한 때’를 의미한다"라고 밝힌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여기서 별개의견은 조문에 적힌 '손해를 가한 때'를 현실적 손해의 발생 시점으로 읽는다. 이 해석이 서자, 손해와 그 위험은 서로 다른 시점으로 갈라진다.

그런 다음 별개의견은 종래 판례의 태도를 지목한다. 그 지점에서 "종래의 판례는 배임죄의 ‘손해를 가한 때’에 현실적인 손해 외에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해석함으로써 배임죄의 기수 성립 범위를 넓히고 있다"라고 적는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실해 발생의 위험까지 기수로 넣는 해석이 기수의 범위를 넓힌다는 말은, 다수의견이 채무의 발생이나 어음채무 부담의 구체적·현실적 위험을 기수로 본 자리를 가리킨다. 같은 문언을 두고 기수의 범위가 넓어지느냐 아니냐가 갈리는 셈이다.

별개의견은 그 확장이 허용될 수 없는 까닭을 함께 밝힌다. 왜 그러한 취급이 문제인지를 두고, "실해 발생의 위험을 가한 때는 손해를 가한 때와 전혀 같지 않은데도 이 둘을 똑같이 취급하는 해석은 문언해석의 범위를 벗어난 것일 뿐만 아니라, 형벌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하여 해석하는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한다"라고 말한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별개의견이 내세우는 것은 문언해석의 한계와 죄형법정주의이다. 그 두 가지를 함께 두어, 위험을 손해에 포섭하는 읽기를 거둔다.

이 자리를 이렇게 표시해 둘 수 있다. 별개의견은 배임죄를 침해범으로 본다. 손해는 현실적으로 발생해야 한다. 실해 발생의 위험은 손해가 아니다. 위험을 기수에 넣는 해석은 문언의 범위를 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형벌규정의 의미를 넓히며,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 이 네 가지가 별개의견이 선 자리이고, 그 자리는 다수의견이 실해 발생의 위험을 기수로 묶어 둔 바로 옆에 놓인다. 다만 별개의견이 이 사안의 결론을 어떻게 놓는지, 반대의견과 겹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여기서 밝히지 않는다.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 고영한,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김신의 별개의견은 기수와 미수의 구분에 관한 한 쟁점에서 자리를 잡았고, 그 자리는 실해 발생의 위험을 손해로 취급할 수 있느냐는 물음 위에 서 있다. 투자심사 보고서에 적힌 '이 소송에서 질 확률 30%'라는 문장이 무엇을 재는지 따져 물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셋째 쟁점에 걸린 문언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에 따라 기수의 시점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손해의 범위도 달라진다. 셋째 쟁점의 문언 해석이 미정인 지금, 별개의견이 세운 기준은 그 미정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뿐이다. 이 잣대가 이 사안의 청구 금액이나 판결이 당사자에게 낳을 결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확정하지 않는다. 확정된 것은 문언을 현실적 손해로 읽어야 한다는 요구와, 실해 발생의 위험을 손해에 넣는 해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거절뿐이다.

6.4반대의견이 문제 삼은 것

별개의견이 태어난 자리를 표시하는 데서 그친다면, 반대의견이 앉은 자리는 따로 물어야 한다. 이 판결에서 반대의견은 무엇을 문제로 삼았는가.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의 판시사항 [2]에는 별개의견이 서술되어 있으나, 반대의견이 서술된 부분은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반대의견의 원문을 여기에 인용할 수 없다. 이 사실을 밝혀둔 채로, 반대의견의 대상을 다수의견의 그것과 견주어 가늠하는 일은 어디까지 가능한지 살펴야 한다.

다수의견은 판시사항 [2] (가)에서 "형사재판에서 배임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인 손해 발생 또는 배임죄의 보호법익인 피해자의 재산상 이익의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종래의 대법원판례를 기준으로 하되 구체적 사안별로 타인의 사무의 내용과 성질, 임무위배의 중대성 및 본인의 재산 상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인용은 손해의 판단에 구체적 사정의 종합이 필요하다는 다수의견의 태도를 드러낸다.

대조적으로 별개의견은 판시사항 [2]의 첫 문단에서 "형법 제355조 제2항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손해를 가한 때’란 문언상 ‘손해를 현실적으로 발생하게 한 때’를 의미한다"고 적었다. 이 인용은 손해의 의미를 문언에서 찾겠다는 별개의견의 자리를 보여준다.

검토 보고서에는 이 소송에서 질 확률이 30%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다. 그 문장에 붙은 쟁점 셋 가운데, 어느 것이 반대의견의 대상이었는지는 미정이다. 작성자가 구두로 밝힌 바는 쟁점 둘은 자사에 유리하고 하나는 반반이라는 것뿐이며, 반대의견과의 대응 관계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셋째 쟁점에 걸린 문언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 둘째 쟁점에 관한 자료가 제출될 것인지, 첫째 쟁점과 셋째 쟁점의 판단이 서로를 제약할 것인지도 미정으로 남는다.

반대의견이 문제 삼은 대상이 어느 쟁점에 놓이는지 자료가 확인해 주지 않으므로,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이 갈리는 지점을 이 자리에서 단정할 수 없다. 반대의견이 원문에 남긴 범위를 넘겨 이후 심급의 판단을 미리 말하는 일도 피해야 한다. 이 소송의 청구 금액과 그 판결이 당사자에게 낳을 결과 역시 미정이다. 여기 기록된 것은 관찰된 사실과 말의 기록일 뿐, 승패의 확률이나 확정 손해·고의 같은 법적 평가의 확정이 아니다.

6.5문언에서 갈린 지점

갈림을 무엇에서 나온 것으로 볼 것인지 그대로 둔 채, 문언에서 나온 지점만을 따로 세웠다. 이 판결에서 문언을 문제 삼은 대목은 별개의견에 남아 있고, 다수의견이 다른 근거에서 한 보완은 문언의 대립으로 옮기지 않는다. 별개의견이 문제 삼은 문언은 형법 제355조 제2항의 ‘손해를 가한 때’이다. 다수의견과 별개의견이 손해의 의미를 두고 갈리는 지점이 곧 문언에서 갈린 지점이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의 문언을 왜 별개의견의 출발점으로 삼는지 밝히기 위해, 별개의견이 인용한 조문을 그대로 옮기면 "형법 제355조 제2항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손해를 가한 때’란 문언상 ‘손해를 현실적으로 발생하게 한 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이 문언이 손해를 현실적으로 발생한 때로 한정 짓는다는 것이 별개의견의 읽기이다. 손해와 실해 발생의 위험을 나누는 선이 이 문언 해석에서 나온다.

그 다음 문언에서 갈린 대목은 종래 판례의 취급이 문언을 넘는지 여부이다. 별개의견은 그 판단을 이렇게 적었다. "그럼에도 종래의 판례는 배임죄의 ‘손해를 가한 때’에 현실적인 손해 외에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해석함으로써 배임죄의 기수 성립 범위를 넓히고 있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위험을 손해에 넣는 해석이 문언의 범위를 넘어선다는 점이 별개의견이 문언에서 세운 지점이다. 이 사례에서 그 지점은 셋째 쟁점의 문언을 어떻게 읽을지와 겹치지 않는다.

문언과 무관한 대목을 문언의 대립으로 옮기지 않기 위해, 별개의견이 함께 쓴 근거를 구분한다. 별개의견은 "실해 발생의 위험을 가한 때는 손해를 가한 때와 전혀 같지 않은데도 이 둘을 똑같이 취급하는 해석은 문언해석의 범위를 벗어난 것일 뿐만 아니라, 형벌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하여 해석하는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한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고 적었다. 죄형법정주의를 든 대목은 문언해석을 넘는 별도의 근거이므로, 문언에서 갈린 지점에는 넣지 아니한다. 다수의견이 타인의 사무의 내용과 성질, 임무위배의 중대성, 본인의 재산 상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하라고 한 보완은 사안별 판단의 기준을 둔 것이지 손해의 문언을 새로 읽은 것이 아니므로, 이 자리에서 문언의 대립으로 다루지 아니한다.

문언에서 갈린 지점은 손해를 현실적 손해로 읽을지, 실해 발생의 위험까지 넣을지의 한 지점이다. 이 사례의 셋째 쟁점에 걸린 문언의 읽기와 이 지점은 서로를 정하지 아니하며, 둘째 쟁점에 관한 자료의 제출 여부도 이 지점을 좌우하지 아니한다. 이 소송의 청구 금액과 판결이 당사자에게 낳을 결과는 미정으로 남는다.

6.6체계와 목적의 갈림

문언의 읽기에서 갈린 지점을 따로 가려 읽고 나면, 남은 의견 대립의 자리를 묻는 일이 남는다. 세 의견의 갈림 가운데 문언이 아닌 체계와 목적에 뿌리를 둔 지점을 따로 모으면, 앞에서 세운 구분의 경계가 마무리된다.

체계에서 갈리는 지점은 종래 판례를 기준으로 삼는 다수의견의 태도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은 배임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인 손해 발생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을 두고, "종래의 대법원판례를 기준으로 하되 구체적 사안별로 타인의 사무의 내용과 성질, 임무위배의 중대성 및 본인의 재산 상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목에서 다수의견은 문언에서 출발하기보다 이미 확립된 판례의 축적을 체계의 일부로 삼아 판단 기준을 잡고 있다.

같은 판결의 별개의견은 이와 달리 형법 규정의 문언을 체계 안에서 읽는 길을 택한다. 별개의견은 배임죄를 위험범이 아닌 침해범으로 보아야 한다고 전제한 뒤, 형법 제355조 제2항의 '손해를 가한 때'란 문언상 '손해를 현실적으로 발생하게 한 때'를 의미한다고 본다. 문언의 뜻을 그대로 지키면 실해 발생의 위험은 손해와 같지 않으므로, 이를 손해에 포함시키는 해석은 문언해석의 범위를 넘는다는 것이다. 별개의견은 그러한 확장 해석이 "형벌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하여 해석하는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한다"고 지적한다. 여기서 갈림의 근거는 문언 자체보다 문언을 형벌 규정의 체계 안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할 것인지에 관한 판단이다.

목적에서 갈리는 지점은 다수의견이 강조하는 신중한 판단의 이유에서 읽힌다.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은 형사재판에서 손해 발생 여부를 판단할 때 민사법상의 평가가 "경제적 관점에서 피해자의 재산 상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즉 피해자의 재산 상태를 실질적으로 지키려는 보호법익의 목적이 판단 방법을 끌어내는 셈이다. 이와 달리 별개의견은 죄형법정주의가 곧 판단의 경계를 긋는다고 본다. 같은 조문을 두고 한쪽은 피해자 보호의 목적에서 판단의 폭을 넓히고, 다른 쪽은 피고인 보호의 목적에서 판단의 폭을 좁힌다.

다수의견은 이 목적에 따라 판례를 정리하면서도 구체적 사안의 심리를 요구한다. 같은 판결의 다수의견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형식적으로는 본인을 위한 법률행위를 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민사재판에서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민법 제103조 참조) 등에 해당한다는 사유로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형편을 짚는다. 그러한 무효 판단이 경제적으로 피해자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형사재판이 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이 판단이 이 사례에서 어느 쪽으로 기울지는 여기에서 정하지 아니한다. 셋째 쟁점에 걸린 문언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 둘째 쟁점에 관한 자료가 제출될 것인지, 첫째 쟁점과 셋째 쟁점의 판단이 서로를 제약할 것인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체계에서 갈리는 지점과 목적에서 갈리는 지점을 따로 모으면, 세 의견의 대립은 문언의 읽기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난다. 다수의견은 판례의 축적과 피해자 보호라는 두 축에서 판단 기준을 잡고, 별개의견은 문언의 뜻과 죄형법정주의라는 두 축에서 그 기준을 좁힌다. 어느 쪽 해석이 옳은지, 그리고 판례가 바뀔 수 있는지에 관한 결론은 여기에 두지 아니한다. 이 소송의 청구 금액과 그 판결이 당사자에게 낳을 결과도 미정이다. 검토 보고서에 소송에서 질 확률이 30퍼센트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던 것을 물었던 투자심사 담당자에게, 작성자의 대답이 확인해 준 것은 쟁점이 셋이며 그중 둘은 자사에 유리하고 하나는 반반이라는 구두 진술뿐이다. 그 진술이 승패의 확률이나 확정 손해 같은 법적 평가의 확정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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