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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의 증명: 자금·가치·손해·인과관계의 재현 · II-07 · Chapter 3 · First edition

총액과 순액, 산정할 수 없는 금액

언제 총액과 순액을 구별하고, 산정할 수 없는 금액은 어떻게 표시하는가?

Length
about 2,700 words · 12 min
Sources
3 statutes · 2 decisions
As of
2026-10-11
On this page
  1. Summary
  2. 3.1총액과 순액의 분리 기준
  3. 3.2이득액 합산의 기준 시기
  4. 3.3부담 공제와 순액 환원
  5. 3.4산정할 수 없는 금액의 표시
  6. 3.5산정 방식과 비교 기준
  7. 3.6미산정 금액과 기재의 한계
  8. Statutes referred to
  9. Decision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이 장은 언제 총액과 순액을 구별하고 산정할 수 없는 금액을 어떻게 표시하는지를 묻는다. 총액과 순액의 분리 기준, 이득액 합산의 기준 시기, 부담 공제와 순액 환원, 산정할 수 없는 금액의 표시를 차례로 살피고, 산정 방식과 비교 기준을 함께 본다. 미산정 금액을 기재하는 한계에서 맺는다.

3.1총액과 순액의 분리 기준

남아 있는 항목을 확정된 기준 안에 두고 넘긴 뒤, 문제는 형사 규정에서 말하는 가액·이득액과 손해 배상액이 같은 금액인지에 이른다. 특히 전문가 계산서가 원자료와 함께 금액을 제시해도, 그 금액이 어느 규정의 산식에서 나온 것인지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

이 구별의 출발점으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가 이득액을 어떻게 정하는지 본다. 그 제3조 제1항은 특정 죄를 범한 사람의 형을 가중하면서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이어서 "1.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2.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 "② 제1항의 경우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고 정한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이 조문은 가액을 처벌의 구분 기준으로 삼을 뿐, 손해의 개념이나 배상액의 산출 방식을 말하지 않는다. 전문가 계산서에 적힌 금액이 이 조문의 이득액과 같은 것인지 여부는 이 조문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그런데 형법상 사기죄의 성립에서 가액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별도로 정해져 있다.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12928 판결은 판시사항 [1]에서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하여 피해자의 현실적 손해발생을 요하는지 여부(소극) 및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사기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소극)"라는 쟁점을 다룬다. 판시사항만으로 이 쟁점의 결론을 넘겨 짐작할 수는 없다. 다만 이 표제가 현실적 손해의 발생과 재물 가액의 성립 영향이라는 두 물음을 따로 놓고 본다는 점은 분명하다.

가액이 산정되는 방식은 위 판결의 다른 판시사항에서 구체화된다. 판시사항 [5]는 "부동산 등 재물편취의 경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의 적용을 전제로 구체적 가액(이득액)을 산정할 때에, 부동산 등의 시가 상당액에서 근저당권 등에 의한 부담 금액을 공제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를 다룬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12928 판결). 여기서 공제 대상이 특정 경제범죄 법률의 적용을 전제로 한 것임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즉 시가 상당액에서 부담 금액을 빼는 산식은 이득액을 정하는 절차의 문제이고, 이 산식의 결과가 곧 손해 배상액인 것은 아니다.

위 판결의 판결 이유는 근저당권 설정 편취 사안에서 형법상 이득사기죄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를 나누어 본다. 그 이유는 "사기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가 아닌 「형법」제347조의 이득사기죄가 문제되는 이 부분 범죄사실의 경우, 피고인이 위 근저당권을 설정하게 함으로 인하여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구체적인 가액은 양형에 관한 사항에 불과하여 위 범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고 밝힌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12928 판결). 가액의 크기가 양형의 문제로 남는 대목이다. 같은 이유는 "사기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가 아닌 「형법」제347조의 재물사기죄가 문제되는 이 부분 범죄사실의 경우, 피고인이 편취한 이 사건 상가의 가액에서 근저당권설정액 등 부담액을 공제한 구체적 이득액 여하는 위 범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할 것이니,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도 한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12928 판결). 이에 따르면 형법상 재물사기죄에서 부담액을 공제하여 남은 금액의 유무가 범죄 성립을 좌우하지 않는다.

이 구별이 이번 분쟁에 던지는 뜻은 명확하다. 전문가 계산서에 적힌 총액과 그 총액에서 어떤 항목을 뺀 순액은, 형법상 사기죄의 성립 여부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의 이득액 산정에서 각각 다른 취급을 받는다. 계산서가 원자료로 계좌 내역·장부·계약서와 변경 이메일·세금 자료를 함께 인용하고, 기준 시점·할인율·비교 기준 상황·포함된 거래 목록을 밝힌다 하더라도 그 금액이 어느 규정을 위한 것인지가 먼저 정해져야 한다. 적용되는 계약의 버전과 변경 합의의 유효 여부, 손해 금액의 법적 개념, 산식의 핵심 입력값, 미확인 잔액의 처리, 산정할 수 없는 항목의 범위는 아직 미정이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인 것은 아니며, 여기서 확인되는 것은 총액과 순액을 나누는 기준이 형사 규정의 이득액 산정에서만 확인된다는 점이다.

3.2이득액 합산의 기준 시기

가액과 손해배상액을 나누어 읽은 뒤에 남는 물음은, 이득액의 합산이 어느 시점에 묶이는지이다. 합산의 기준 시기를 정하지 않으면 같은 자료를 두고도 총액이 달라진다.

대법원 1990. 10. 16. 선고 90도1815 판결은 공갈범행으로 취득한 이득액의 산정 시기를 직접 다룬다. 공갈범행으로 인하여 취득한 이득액 산정의 기준시기에 관하여 그 판결은, "공갈폭행으로 인하여 취득한 이득액은 공갈범행으로 인하여 취득하기로 약정된 즉 불법영득의 대상이 된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의 가액이 기준이 되어야 하고, 범죄의 기수시기를 기준으로 하여 산정할 것이며 그 후의 사정변경을 고려할 것이 아니고 그와 같은 사정변경의 가능성이 공갈 행위시 예견 가능한 것이라고 하여도 마찬가지이다."라고 판시하였다. 합산의 기준은 계약이 이행된 때나 손해가 확정된 때가 아니라 범죄의 기수시기이며, 그 뒤에 값이 변하거나 사정이 달라져도 이미 합산된 금액은 다시 흔들리지 않는다.

같은 판결은 이득액의 뜻도 함께 밝힌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소정의 '이득액'이란 거기에 열거된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불법영득의 대상이 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의 합계인 것이지 궁극적으로 그와 같은 이득을 실현할 것인지, 거기에 어떠한 조건이나 부담이 붙었는지 여부는 영향이 없다. 이에 따르면 이득액은 불법영득의 대상이 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그대로 합산한 금액이고, 그 이득이 실제로 남는지와 항목에 조건이나 부담이 붙었는지는 합산에서 따지지 않는다. 조건과 부담의 처리는 이득액 합산의 시기 문제와 구별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이득액의 뜻을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로 정하고, 이득액의 구간에 따라 가중처벌의 단계를 나눈다. 이 조문은 가액의 합계를 이득액이라 부르며, 금액 기준으로 가중처벌의 단계를 나눈다.

전문가 계산서가 기재한 기준 시점, 할인율, 비교 기준 상황, 포함된 거래 목록은 산식의 입력값으로 제시된 것이며, 법이 정한 기준 시기와 같은지는 별개의 일이다. 제출된 계좌 내역에 일부 기간이 빠져 있고 장부와 계좌 사이에 일치하지 않는 잔액이 남아 있는 사실은 이득액 산정에 관한 확인 절차의 문제로 남는다. 적용되는 계약의 버전과 변경 합의의 유효 여부, 손해 금액의 법적 개념, 산식의 핵심 입력값, 미확인 잔액의 처리, 산정할 수 없는 항목의 범위는 미정이다.

따라서 합산의 총액은 범죄의 기수시기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그 시기 이후에 값이 변한 것은 합산에 반영하지 않으며, 합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금액 기준을 새로 만들지도 않는다.

3.3부담 공제와 순액 환원

기준 시점에서 합산된 금액이 총액을 이루더라도, 그 금액이 곧 그대로 손해에 해당하는지는 별도의 문제이다. 전문가 계산서는 원자료로 계좌 내역·장부·계약서와 변경 이메일·세금 자료를 함께 인용하고, 그 계산서 안에는 기준 시점·할인율·비교 기준 상황·포함된 거래 목록이 적혀 있다. 다만 제출된 계좌 내역에는 일부 기간이 빠져 있고 장부와 계좌 사이에 일치하지 않는 잔액이 남아 있다. 이 사정을 놓고 볼 때, 총액에서 어떤 항목을 빼야 순액이 되는지, 그리고 그 공제가 허용되는 조건이 무엇인지가 문제로 남는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5도7288 전원합의체 판결은, 부동산을 편취한 경우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의 적용을 전제로 그 부동산의 가액을 산정함에 있어, 부동산의 시가 상당액에서 근저당권 등에 의한 부담에 상당하는 금액을 공제하여야 하는지 여부를 쟁점으로 다루었다. 이 판결은 공제 요건을 조문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가액 산정의 판단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계약에 기한 손해 배상 금액의 산정과는 구별되는 자료이다.

그 판단의 틀을 이루는 근거로서, 위 판결은 사기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에 대하여 "편취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5억 원 이상 또는 50억 원 이상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그 가액에 따라 그 죄에 대한 형벌도 가중되어 있으므로, 이를 적용함에 있어서는 편취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함으로써,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균형 원칙이나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그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고 전제하였다. 가액의 산정이 법정형의 선택에 직결되는 이상, 총액을 그대로 적는 방식만으로는 이 요구에 응한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위 판결은 부동산의 가액 산정에 관하여 "그 부동산에 아무런 부담이 없는 때에는 그 부동산의 시가 상당액이 곧 그 가액이라고 볼 것이지만, 그 부동산에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되어 있거나 압류 또는 가압류 등이 이루어져 있는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아무런 부담이 없는 상태에서의 그 부동산의 시가 상당액에서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범위 내에서의 피담보채권액, 압류에 걸린 집행채권액, 가압류에 걸린 청구금액 범위 내에서의 피보전채권액 등을 뺀 실제의 교환가치를 그 부동산의 가액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공제의 대상이 되는 항목이 열거되어 있기는 하나, 그 열거가 이 사례의 손해 항목에 그대로 옮겨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판시가 이 사례에 던지는 뜻은 공제의 방향에 관한 것이다. 시가 상당액과 같은 총액에서 부담에 상당하는 금액을 빼고 남는 실제의 교환가치를 가액으로 삼으라는 것이므로, 부담이 확인되는 항목이 순액을 이루는 방식으로만 공제에 들어간다. 그러나 이 사례에서 미정인 사항은 그대로 남는다. 적용되는 계약의 버전과 변경 합의의 유효 여부, 손해 금액의 법적 개념, 산식의 핵심 입력값, 미확인 잔액의 처리, 산정할 수 없는 항목의 범위는 미정이고, 특히 계좌 내역에서 빠진 기간과 장부 사이의 불일치 잔액이 공제 대상에 해당하는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더하여 공제 항목의 범위를 확장할 근거는 이 판시 안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별개의견은 공제 대상의 한계와 관련하여 "공동담보가 설정되거나 하나의 압류·가압류의 대상이 된 수개의 부동산들 중 일부를 편취한 경우와 근저당권 이외의 담보물권 또는 용익물권, 대항력 있는 임차권, 가처분, 가등기 등이 있는 경우 그 공제의 범위를 어디까지 또는 어느 정도까지로 한정할 것인지에 관해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기 어려우므로, 다수의견은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고 형사절차에서 혼란을 가져오는 것이어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였다. 보충의견 역시 "가처분이나 순위보전의 가등기는 부동산의 처분에 장애사유는 될 수 있어도 교환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사유는 아니므로 부동산의 가액 산정에 있어 이를 고려할 것은 아니지만, 지상권 등의 용익물권은 경우에 따라 그 부동산의 교환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될 수 있고, 담보가등기·등기된 전세권·대항력 있는 임대차 등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저당권과 동일하게 취급하여도 무방하리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 사례에 등장하는 계약서와 변경 이메일, 세금 자료가 이 열거 안에 드는지 여부는 판시로 정해진 것이 아니며, 공제 항목을 새로 더하는 방식으로 이 사례의 총액을 줄일 수는 없다.

그 결과 이 사례에서 순액 환원의 성립 여부는 미정으로 남는다. 총액에서 부담에 상당하는 금액을 빼고 실제의 교환가치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액으로 삼는다는 방향은 위 판결에서 확인되지만, 그 공제가 이 사례의 계산서에 기재된 각 항목에 대하여 인정되는지, 그리고 빠진 기간과 불일치 잔액이 그 공제에 포함되는지는 판시가 다룬 쟁점 밖의 일이다. 확인되지 않은 금액을 추정하여 공제에 넣는 것은, 총액을 정한 기준 시점을 새로 만드는 것만큼이나 자료의 범위를 넘는 일이다.

3.4산정할 수 없는 금액의 표시

부담을 공제한 뒤의 순액이 확정되더라도, 그 순액을 이루는 각 항목의 액수가 모두 산출되지는 않는다. 남은 문제는 액수 산정이 어려운 항목을 서류에 어떻게 적는가이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가 정한 기준을 원문대로 읽고, 이 규정이 액수 표시에 주는 의미를 한정하여 살핀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손해배상 액수의 산정)는 손해배상 액수의 산정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정한다.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이 규정은 손해의 발생과 액수의 증명을 나누어 다루며, 액수의 증명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만 법원이 상당한 금액을 정할 수 있음을 밝힌다.

조문은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에서 금액을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으로서 법원이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다고 하여, 금액의 정함을 법원의 판단에 맡긴다. 따라서 액수 산정이 어려운 항목에 대하여 당사자가 특정한 금액을 적어 제출하는 경우, 그 기재는 산정이 끝난 액수의 주장이라기보다 산정이 어려운 사정을 밝히는 표시에 가깝다. 계산서에 기준 시점·할인율·비교 기준 상황·포함된 거래 목록이 적혀 있어도, 그것만으로 산정이 어려운 사정이 해소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조문이 산정의 근거로 든 것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라는 판단의 토대이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계좌 내역의 누락 기간이나 장부와 계좌 사이의 불일치 잔액은, 이 사정을 이루는 자료의 범위에 관한 사정이다. 다만 해당 사정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이 규정이 정한 바 없고, 자료는 산정 절차나 요건을 제시하지 않았다.

조문의 요건에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가 놓인 자리를 보면, 이 규정은 액수의 증명이 어려운 경우의 판단 기준을 정한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이 규정을 액수 증명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관한 규칙으로 읽는 것은 문언에 붙는 범위를 넘는다. 손해 금액의 법적 개념, 산식의 핵심 입력값, 미확인 잔액의 처리, 적용되는 계약의 버전과 변경 합의의 유효 여부는 미정이다.

결국 산정할 수 없는 금액은 확정된 액수로 적지 아니하고, 그 항목이 산정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함께 산정이 어렵다는 사정을 드러내어 표시한다. 그 표시에 대하여 법원이 상당한 금액을 정하는지는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가 정한 판단에 따라야 하고, 산정 절차나 요건은 이 규정에 새로 더할 수 없다. 계산서에 인용된 자료의 존재는 액수의 산정을 의미하지 아니하며, 미정의 항목은 미정으로 남는다.

3.5산정 방식과 비교 기준

산정 방식이 법적으로 승인된 손해액을 뜻하지 않는 점을 확인하고 나면, 증권관련 집단소송법 제34조가 비교 기준 상황을 어떻게 고정하는지가 다음 쟁점이 된다. 전문가 계산서는 기준 시점과 할인율, 비교 기준 상황, 포함된 거래 목록을 함께 적어 손해 금액을 산출했으나, 이 산정 방식이 법에서 정한 순서를 따르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손해배상액의 산정에 관한 우선순위를 두어, 증권관련 집단소송법 제34조 제1항은 "손해배상액의 산정에 관하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나 그 밖의 다른 법률에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라고 정한다. 이 규정은 산정에 관한 다른 법률의 규정이 있을 경우 그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계산서가 어떤 법률 규정에 따라 산정 방식을 골랐는지부터 확인되어야 한다.

그다음 순위를 두어, 같은 조 제2항은 "법원은 제1항에 따르거나 증거조사를 통하여도 정확한 손해액을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표본적·평균적·통계적 방법 또는 그 밖의 합리적인 방법으로 손해액을 정할 수 있다"라고 정한다(증권관련 집단소송법 제34조). 제2항은 제1항에 따르거나 증거조사를 거친 뒤에도 정확한 산정이 곤란한 경우에 열리는 방식이며, 그 방식으로 표본적·평균적·통계적 방법이나 그 밖의 합리적인 방법이 열려 있다.

계산서가 기재한 기준 시점과 비교 기준 상황은 이 두 항 가운데 어느 것을 염두에 두고 정해졌는지에 따라 그 의미가 갈린다. 제1항에 따른 산정인지, 제2항이 열어둔 방식인지가 계산서에 드러나 있지 않다면 그 산정 방식의 법적 위치는 정해지지 않는다. 적용되는 계약의 버전과 변경 합의의 유효 여부가 미정인 상태에서 비교 기준 상황이 고정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제34조는 할인율이나 포함될 거래의 범위, 미확인 잔액의 처리를 따로 정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계산서에 적힌 할인율과 거래 목록은 산정 방식의 하나로 제시된 입력값이며, 그 자체로 법이 요구한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니듯이, 산정 방식이 제시되었다는 사실도 곧 법적 평가가 아니다.

결국 산정 방식은 비교 기준 상황을 하나로 고정하는 틀을 이루지만, 그 틀을 정한 근거가 제34조 제1항인지 제2항인지가 먼저 밝혀져야 한다. 미정으로 남은 산식의 핵심 입력값과 산정할 수 없는 항목의 범위는 이 틀 안에서 그 자리를 찾지 못한 채 남는다. 총액에서 공제 항목이 빠지거나 더해지는 자리가 바로 이 빈틈과 맞닿는다.

3.6미산정 금액과 기재의 한계

산정 방식이 비교 기준 상황을 고정한다는 점을 확인한 뒤, 이제 계산서가 총액과 공제 항목, 그리고 산정되지 않은 금액을 함께 적는 방식이 어떤 한계에 부딪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이 사건의 계산서에는 포함된 거래 목록과 산식의 입력값이 함께 적혀 있으나, 일부 기간의 계좌 내역이 빠져 있고 장부와 계좌 사이의 잔액이 어긋난다. 총액이 제시되어도 그 안에 무엇이 들어가고 무엇이 빠졌는지가 드러나지 않으면, 순액과 총액의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한 것인지 판정할 수 없다.

금액 산정이 어려울 때 법원이 어느 선에서 액수를 정할 수 있는지, 민사소송법은 손해배상 액수의 산정에 관한 조항으로 규율한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는 손해의 인정과 액수의 증명을 나누어 다루면서,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조항은 액수의 증명이 어려운 경우에 한하여 법원이 상당한 금액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이며, 손해 발생의 인정 자체를 대신하지는 않는다. 계산서에 총액이 적혀 있고 산식의 핵심 입력값이 제시되어 있더라도, 그 입력값의 산출 근거가 일부 기간의 계좌 내역에서 확인되지 않는다면 액수 증명의 어려움은 조항이 말하는 범위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산정할 수 없는 금액과 그 원인이 무엇인지가 드러나지 않으면, 법원이 정할 수 있는 상당한 금액의 범위 역시 정해지지 않는다. 계산서의 미확인 잔액이 계좌 기간 누락에서 비롯한 것인지, 장부와 계좌의 기재 시점 차이 때문인지는 미정이다. 산정할 수 없는 항목의 범위가 미정인 채로 총액과 순액의 격차만 제시되면, 그 격차가 법적으로 인정되는 손해인지 아닌지는 판단할 수 없다.

편취 물건의 가액에서 부담을 공제해야 하는지에 관하여, 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5도7288 전원합의체 판결은 공제 범위의 확정이 가액 산정의 전제임을 말한다. 그 판결은 "그 부동산에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되어 있거나 압류 또는 가압류 등이 이루어져 있는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아무런 부담이 없는 상태에서의 그 부동산의 시가 상당액에서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범위 내에서의 피담보채권액, 압류에 걸린 집행채권액, 가압류에 걸린 청구금액 범위 내에서의 피보전채권액 등을 뺀 실제의 교환가치를 그 부동산의 가액으로 보아야 한다"고 설시한다(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5도7288 전원합의체 판결). 총액에서 무엇을 빼고 남은 것을 순액으로 삼는지가 가액의 정의에 포함된다는 뜻이며, 공제 항목의 범위가 확정되지 않으면 산출된 금액의 법적 의미도 정해지지 않는다.

같은 판결의 별개의견은 공제 범위를 어디까지 한정할 것인지가 어려운 문제임을 지적한다. 별개의견은 "공동담보가 설정되거나 하나의 압류·가압류의 대상이 된 수개의 부동산들 중 일부를 편취한 경우와 근저당권 이외의 담보물권 또는 용익물권, 대항력 있는 임차권, 가처분, 가등기 등이 있는 경우 그 공제의 범위를 어디까지 또는 어느 정도까지로 한정할 것인지에 관해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기 어려우므로, 다수의견은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고 형사절차에서 혼란을 가져오는 것이어서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5도7288 전원합의체 판결). 합성 사례에서 변경 합의의 유효 여부와 적용되는 계약의 버전이 미정인 점은, 이 판결이 말한 바와 같이 공제 항목의 범위를 한정하기 어려운 상황과 구조가 닿아 있다. 다만 이 판결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를 전제로 한 형사사안의 판단이며, 계약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이 사례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산서에 총액과 공제 항목, 미산정 금액이 함께 적혀 있더라도, 공제 항목의 범위와 미확인 잔액의 처리가 확정되지 않은 채로는 총액과 순액의 차이가 무엇에서 비롯한 것인지 가릴 수 없다. 미산정 금액의 범위가 무엇인지 규명하는 일은 다음에 다룰 원자료의 연결에서 비로소 빛을 본다. 다만 자료의 연결이 곧 자금 이동의 확인이 되는 것은 아니며, 이 사례에서 자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법적 평가가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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