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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의 증명: 자금·가치·손해·인과관계의 재현 · II-07 · Chapter 5 · First edition

잔액 대사와 확인되지 않은 자료, 행위자 연결의 한계

잔액과 누락 거래를 대사하고 행위자를 연결할 수 있는 한계는 어디인가?

Length
about 3,100 words · 13 min
Sources
4 statutes · 1 decisions
As of
2026-10-11
On this page
  1. Summary
  2. 5.1잔액 대사의 기본 구조
  3. 5.2누락 거래와 미확인 잔액의 표시
  4. 5.3누락 자료의 확보와 제출 의무
  5. 5.4문서 제출 거부와 자기이용문서
  6. 5.5자금 흐름과 행위자 연결의 한계
  7. 5.6대사 결과가 확정하는 것
  8. Statutes referred to
  9. Decision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이 장은 잔액과 누락 거래를 대사하고 행위자를 연결할 수 있는 한계가 어디인지를 묻는다. 잔액 대사의 기본 구조, 누락 거래와 미확인 잔액의 표시, 누락 자료의 확보와 제출 의무, 문서 제출 거부와 자기이용문서를 차례로 살피고, 자금 흐름과 행위자 연결의 한계를 본다. 대사 결과가 확정하는 범위에서 맺는다.

5.1잔액 대사의 기본 구조

대사로 확인된 자금 이동과 확인되지 않은 잔액을 나누어 기록한 뒤에, 이제 잔액 대사가 무엇을 대상으로 하는지 그 구조를 가를 차례다. 상대방은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 금액을 산출한 전문가 계산서를 내면서, 그 계산서에 계좌 내역·장부·계약서와 변경 이메일·세금 자료를 함께 원자료로 인용했다. 잔액 대사란 그 원자료들 가운데 계좌 내역과 장부가 서로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읽는 작업이다. 이 대사의 대상은 기초 잔액, 거래 목록, 기말 잔액 세 가지다. 원자료의 각 항목이 이 가운데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 식별하지 않으면, 대사는 놓인 자리가 정해지지 않은 채로 남는다.

대사의 기준이 될 회계처리기준의 구분을 두고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제1항은 금융위원회가 증권선물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회사의 회계처리기준을 정함에 있어 다음 각 호와 같이 구분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 제1호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의 국제회계기준을 채택하여 정한 회계처리기준", 제2호는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정한 회계처리기준"이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은 회사의 회계처리와 감사인의 회계감사에 통일성과 객관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제3항은 "회사는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대사의 대상이 되는 기초 잔액·거래 목록·기말 잔액은 이와 같은 회계처리기준 아래 작성된 장부와 재무제표에서 그 자리를 찾는다.

대사에 쓰는 장부와 서류가 어느 범위까지 남아 있어야 하는지는 「상법」 제33조가 정한다. 그 제1항은 "상인은 10년간 상업장부와 영업에 관한 중요서류를 보존하여야 한다. 다만, 전표 또는 이와 유사한 서류는 5년간 이를 보존하여야 한다"라고 하였다 (상법 제33조). 제2항은 "전항의 기간은 상업장부에 있어서는 그 폐쇄한 날로부터 기산한다"고 정하며, 제3항은 "제1항의 장부와 서류는 마이크로필름 기타의 전산정보처리조직에 의하여 이를 보존할 수 있다"고 정한다. 대사에 필요한 계좌 내역과 장부가 이 정한 범위 안에 남아 있는지는, 그 자료가 존재한다는 사실과는 별개로 살펴야 할 점이다. 제출된 계좌 내역에는 일부 기간이 빠져 있고, 장부와 계좌 사이에는 일치하지 않는 잔액이 남아 있다.

이 사례의 계산서에는 기준 시점, 할인율, 비교 기준 상황, 포함된 거래 목록이 적혀 있다. 대사는 그 계산서에 적힌 기준 시점과 거래 목록이, 원자료의 기초 잔액과 거래 목록, 기말 잔액 가운데 어느 것과 맞물리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적용되는 계약의 버전과 변경 합의의 유효 여부, 손해 금액의 법적 개념, 산식의 핵심 입력값, 미확인 잔액의 처리, 산정할 수 없는 항목의 범위는 미정이다. 회계처리기준과 장부 보존 규정이 정한 범위를 넘겨, 이 대사에서 손해의 법적 개념이나 책임의 귀속을 단정하지는 않는다.

이와 같이 잔액 대사의 기본 구조는 기초 잔액에서 거래 목록을 지나 기말 잔액으로 이어지는 대응 관계를 원자료에서 읽어내는 데 놓인다. 대사의 대상과 범위를 이 구조 안에서 먼저 가름하고 나서야, 자료에 남은 빈자리와 어긋난 잔액을 어떻게 기록할지 문제로 삼을 수 있다. 이 자리에서 자료가 있다는 사실을 곧 법적 평가로 옮기지 않는다는 점만 분명히 둔다.

5.2누락 거래와 미확인 잔액의 표시

대사의 대상과 범위를 확인하면 이어서 남는 것은 빈 자리다. 계좌 내역에서 일부 기간이 빠졌을 때 그 공백을 무엇으로 채울지가 문제인데, 먼저 확인된 거래와 확인되지 않은 잔액을 나누어 표시하는 원리를 살핀다.

외부감사법 제5조는 회계처리기준이 무엇을 위하여 마련되는지를 밝히는데, 회사와 감사인이 같은 기준 아래 기록을 읽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같은 법 제5조 제2항은 "제1항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은 회사의 회계처리와 감사인의 회계감사에 통일성과 객관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정한다. 이 문장은 회계 기록을 읽는 사람 사이의 일관된 기준을 요구하므로, 원자료에서 확인된 항목과 확인되지 않은 항목을 한 가지로 섞지 말고 구분하여 적도록 이끈다. 확인된 거래는 확인된 거래대로, 공백은 공백대로 표시하는 방식이 통일성과 객관성에 부합한다.

회계처리기준이 재무제표 작성에 요구되는 사정도 같은 방향이다. 같은 법 제5조 제3항은 "회사는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하여야 한다"라고 하면서, 적용할 회계처리기준과 적용 방법을 정하는 문제를 함께 둔다. 따라서 계좌 내역에 없는 기간에 거래가 있었다고 보아 숫자를 채워 넣는 것은 회계처리기준의 적용 방법과도 어긋나는 일이다. 이 사례에서 제출된 계좌 내역은 일부 기간이 비어 있으므로, 그 기간의 금액은 확인된 거래의 목록에 넣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전문가 계산서는 기준 시점, 할인율, 비교 기준 상황, 포함된 거래 목록을 함께 적고 있지만, 원자료인 계좌 내역이 빈 기간을 가지고 있으므로 계산서에 적힌 금액 전체가 확인된 거래에 기초한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계산서가 인용한 장부와 계좌 사이에 일치하지 않는 잔액이 남아 있다는 사정도 같은 문제를 낳는다. 그 잔액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원자료에서 드러나지 아니하므로, 미확인 잔액으로 표시하고 거래 목록과는 나누어 적는 편이 정직한 기록이다. 여기서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둔다.

미확인 잔액에 거래를 채워 대사를 맞추는 일은 삼가야 한다. 확인되지 않은 금액을 그대로 손해로 확정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손해 금액의 법적 개념과 산식의 핵심 입력값은 미정으로 남아 있고, 미확인 잔액의 처리 방식과 산정할 수 없는 항목의 범위 역시 미정이다. 이처럼 미정인 항목은 미정으로 남겨 두어야 하며, 공백을 추정한 숫자로 메우는 것은 확인된 거래의 목록을 왜곡한다.

결국 빈 기간과 미확인 잔액은 확인된 거래와 나란히 표시하되 그 자체로 거래 목록에 편입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 계좌 내역의 공백을 무엇으로 메울지, 그리고 미확인 잔액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이 자리에서 확정되지 아니한다.

5.3누락 자료의 확보와 제출 의무

누락 기간에 해당하는 거래를 확인하는 일은 미확인 잔액을 남긴 채 멈춘 자리에서 시작된다. 잔액 대사에서 미표시로 남은 부분을 해소하려면 확인할 자료를 확보해야 하며, 그러한 자료를 상대방에게 요구할 근거는 민사소송법의 문서 제출 의무에서 찾는다. 이때 요구의 대상이 되는 것은 거래의 존재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거래를 적은 문서이다.

민사소송법 제344조는 문서 제출 의무의 성립 요건을 네 갈래로 나누어 규정한다. 미확보 자료의 확보 수단으로 우선 고려할 근거는 신청자가 문서 보유자에 대하여 문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경우인데, 같은 조 제1항 제2호는 "신청자가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그것을 넘겨 달라고 하거나 보겠다고 요구할 수 있는 사법상의 권리를 가지고 있는 때"(민사소송법 제344조)를 제출 의무가 성립하는 경우로 들고 있다. 이 조건은 문서의 내용과 무관하게 요구할 권리를 요구자의 쪽에 두므로, 계좌 내역이나 장부를 넘겨받을 권리를 확정하는 문제와 문서에 무엇이 기재되어 있는지의 문제를 나누어 본다. 계약이나 거래 관계에서 그러한 권리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는 이 사례에서 미정이다.

제출 의무의 근거를 권리관계가 아니라 문서의 성격에서 찾을 수도 있다. 같은 조 제1항 제3호는 "문서가 신청자의 이익을 위하여 작성되었거나, 신청자와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 사이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작성된 것인 때"(민사소송법 제344조)를 원칙으로 내세우면서, 다만 제304조 내지 제306조의 동의를 받지 아니한 문서, 제314조 각호의 관계에 있는 사람에 관한 비밀 문서, 비밀 지킬 의무가 면제되지 아니한 제315조제1항 각호의 사항이 적힌 문서를 예외로 둔다. 이 단서가 붙어 있는 이상, 서면 이메일이나 세금 자료가 법률관계에 관하여 작성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제출 의무가 당연히 성립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예외 사유가 문서에 함께 적혀 있는지 따로 살펴야 하며, 그 판단은 이 사례에서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제344조 제2항은 제1항의 경우 외에도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보관하는 문서를 뺀 나머지 문서에 대하여 두 가지를 제외하면 제출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정한다. 거절 사유에 해당하는 문서는 "제1항제3호나목 및 다목에 규정된 문서"와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하기 위한 문서"(민사소송법 제344조)이다. 후자의 문서가 무엇인지에 관한 판단 기준은 별도로 살펴야 할 쟁점이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이 계산서의 원자료로 삼은 계좌 내역·장부·계약서와 변경 이메일·세금 자료가 이 두 유형 가운데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는 판정되지 않았다.

제출 의무가 성립하더라도 문서를 내지 아니한 때에 곧 미확인 거래의 존재가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민사소송법 제349조는 "당사자가 제347조제1항·제2항 및 제4항의 규정에 의한 명령에 따르지 아니한 때에는 법원은 문서의 기재에 대한 상대방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효과의 대상이 문서의 기재에 대한 주장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빠진 기간에 거래가 실제로 있었던 사실, 그 거래의 금액, 미확인 잔액의 처리 방식은 문서의 기재를 둘러싼 주장의 범위에 들어가지 않으면 인정되지 않는다. 이 규정은 법원이 인정할 수 있다고 정할 뿐 인정하여야 한다고 정하지 아니하므로, 불제출의 사실이 곧 손해 금액의 산정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누락 자료의 확보는 문서 제출 의무와 그 불이행의 효과라는 절차적 틀 안에서 요구되는 것으로 한정하며, 거래가 실제로 있었던 사실은 별도로 증명하여야 한다. 상대방의 계산서가 원자료를 함께 인용하고 있다는 사정은 자료의 존재를 가리킬 뿐, 법적 평가를 뜻하지 아니한다. 적용되는 계약의 버전, 변경 합의의 유효 여부, 손해 금액의 법적 개념, 산식의 핵심 입력값, 미확인 잔액의 처리, 산정할 수 없는 항목의 범위는 앞서와 같이 미정으로 남는다.

5.4문서 제출 거부와 자기이용문서

제출 의무를 거부할 수 있는 사유를 좁힌 뒤 남은 자료를 어디까지 내놓아야 하는지는, 이제 자기이용문서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다룰 차례로 이어진다. 앞 절이 확보 절차의 요건을 다루었다면, 이 절의 질문은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예외사유 중 하나인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하기 위한 문서’의 판단 기준은 무엇인가에 있다. 전문가 계산서가 원자료로 인용한 장부와 변경 이메일 등 내부 작성 문건들이 이 범주에 놓이는지가 쟁점이다.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은 문서 제출 의무의 예외를 열거한다. 그 둘째 사유는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하기 위한 문서”(민사소송법 제344조)이다. 조문은 사유의 이름만을 정할 뿐, 어느 문서가 여기에 들어가는지는 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판단 기준은 판례에서 확인해야 한다.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은 우선 기준을 제시한다. “어느 문서가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할 목적으로 작성되고 외부자에게 개시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지 않으며 개시할 경우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심각한 불이익이 생길 염려가 있다면, 문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규정의 자기이용문서에 해당한다.”(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여기서 주목할 것은 요건이 셋이라는 점이다. 작성 목적상 오로지 자기 이용이라는 점, 외부 개시가 예정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 개시 시 심각한 불이익의 염려가 있다는 점이다. 셋이 함께 갖추어져야 예외사유가 성립하며, 하나라도 결하면 예외로 나아가지 못한다.

이 같은 판단은 명칭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같은 결정은 “문서의 표제나 명칭만으로 판단하여서는 아니 되고, 문서의 작성 목적, 기재 내용에 해당하는 정보, 당해 유형·종류의 문서가 일반적으로 갖는 성향, 문서의 소지 경위나 그 밖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한다고 본다. 회사 내부 결재를 거친 장부나 계약 변경 이메일이 ‘내부 자료’라는 제목을 달았다고 하여 곧 자기이용문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작성 목적과 기재 정보의 성격, 같은 종류 문서의 통상적 성향, 소지 경위를 함께 살핀다.

내부 결재 문건이라는 사정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은 같은 결정이 명시한다. “설령 주관적으로 내부 이용을 주된 목적으로 회사 내부에서 결재를 거쳐 작성된 문서일지라도, 신청자가 열람 등을 요구할 수 있는 사법상 권리를 가지는 문서와 동일한 정보 또는 직접적 기초·근거가 되는 정보가 문서의 기재 내용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 객관적으로 외부에서의 이용이 작성 목적에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는 볼 수 없는 경우, 문서 자체를 외부에 개시하는 것은 예정되어 있지 않더라도 문서에 기재된 ‘정보’의 외부 개시가 예정되어 있거나 정보가 공익성을 가지는 경우 등에는 내부문서라는 이유로 자기이용문서라고 쉽게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이 사례에서 계산서는 장부와 변경 이메일에서 나온 정보를 금액 산정의 직접 근거로 삼았다. 그러한 정보가 내부 문서에 담겨 있더라도 그 문서가 곧 자기이용문서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이 밖에도 같은 결정은 개인정보를 이유로 한 거부 사유를 다룬다.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은 “임직원의 급여 및 상여금 내역 등이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에 해당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문서소지인이 문서의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본다. 결재선에 남은 내부 정보가 개인 정보 성격을 가진다는 사정만으로는 예외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다만 예외사유가 되지 않더라도 신청이 곧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같은 결정은 “법원은 민사소송법 제290조에 따라 제출명령신청의 대상이 된 문서가 서증으로서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제출명령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할 수 있고”(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라고 하며,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된 문서에 의하여 증명하고자 하는 사항이 청구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것이라면 받아들이지 아니할 수 있다”(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고 본다. 그러면서 “문서가 쟁점 판단이나 사실의 증명에 어느 정도로 필요한지, 다른 문서로부터 자료를 얻는 것이 가능한지, 문서 제출로 얻게 될 소송상 이익과 피신청인이 문서를 제출함으로 인하여 받게 될 부담이나 재산적 피해 또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법인 내부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 및 영업 비밀, 기타 권리에 대한 침해와의 비교형량 및 기타 소송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과연 문서제출이 필요한지 및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고 기준을 둔다.

이 사례에서 장부와 변경 이메일이 자기이용문서에 해당하는지, 계약의 어느 버전이 적용되는지를 적어도 이들 문건 없이 판단할 수 있는지는 미정이다. 앞 절이 자료를 요구하는 절차의 문을 열어두었다면, 지금 다룬 기준은 그 문을 닫을 수 있는 사유의 범위를 판례가 제시한 범위 안에서만 읽는다. 오로지 자기 이용이라는 내부 목적은 판례의 요건 중 하나일 뿐이고, 그것만으로는 제출 거부 사유가 성립하지 않는다. 판례 요지에 없는 새로운 거부 사유를 더할 필요도, 계산서를 제출한 쪽의 손해 금액이 곧 확정되는 것도 아니다.

5.5자금 흐름과 행위자 연결의 한계

제344조의 제출 거부 예외를 판단한 데서 한 걸음 나아가, 계좌 내역과 장부가 이어지는 범위에서 자금 흐름의 주체를 어떻게 연결할지 물어야 한다. 상대방은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의 금액을 전문가 계산서에 담아 제출했고, 그 계산서는 원자료로 계좌 내역·장부·계약서와 변경 이메일·세금 자료를 함께 인용한다. 계산서에는 기준 시점, 할인율, 비교 기준 상황, 포함된 거래 목록이 적혀 있으나, 제출된 계좌 내역에는 일부 기간이 빠져 있고 장부와 계좌 사이에 일치하지 않는 잔액이 남아 있다. 그 잔액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가 이 자료가 수용하는 범위의 문제로 먼저 가려져야 한다.

계약서와 변경 이메일은 당사자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작성된 문서에 해당한다. 민사소송법 제344조는 문서의 제출의무와 관련하여 “3. 문서가 신청자의 이익을 위하여 작성되었거나, 신청자와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 사이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작성된 것인 때”라고 정하고, 그 단서로 “다만, 다음 각목의 사유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덧붙인다(민사소송법 제344조). 이어서 같은 조는 “②제1항의 경우 외에도 문서(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그 직무와 관련하여 보관하거나 가지고 있는 문서를 제외한다)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도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제출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민사소송법 제344조). 이 조문은 계좌 내역과 장부, 계약서와 변경 이메일, 세금 자료가 제출의 대상으로 놓이는 법적 틀을 제시한다.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은 문서제출 거부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법원이 무엇을 판단하는지 밝히고 있다. 그 결정은 “한편 자기이용문서 등 문서제출 거부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법원은 민사소송법 제290조에 따라 제출명령신청의 대상이 된 문서가 서증으로서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제출명령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할 수 있고, 민사소송법 제347조 제1항에 따라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 결정으로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제출을 명할 수 있으므로”라고 설시한다(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이 설시는 계산서의 원자료 중 일부 기간이 빠진 계좌 내역이 제출되는 과정에서 서증으로서 필요한지가 별도로 가려짐을 뜻한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는 아니다.

같은 결정은 판단에 고려할 사항으로 “문서가 쟁점 판단이나 사실의 증명에 어느 정도로 필요한지, 다른 문서로부터 자료를 얻는 것이 가능한지, 문서 제출로 얻게 될 소송상 이익과 피신청인이 문서를 제출함으로 인하여 받게 될 부담이나 재산적 피해 또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법인 내부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 및 영업 비밀, 기타 권리에 대한 침해와의 비교형량 및 기타 소송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과연 문서제출이 필요한지 및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덧붙인다(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이 비교형량의 틀은 계산서가 인용하는 계약서와 변경 이메일, 세금 자료가 쟁점 판단에 어느 정도 필요한지 가리는 작업과 이어진다.

개인정보에 해당한다는 사정만으로 제출을 막을 수는 없다. 같은 결정은 “임직원의 급여 및 상여금 내역 등이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에 해당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문서소지인이 문서의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한다(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이 판시는 세금 자료와 장부에 남아 있는 개인 식별 정보가 자금 흐름의 연결을 가로막는 사유가 되지 않음을 뜻한다. 다만 이 판시가 계좌 내역과 장부 사이에 남은 잔액의 귀속까지 정하지는 않는다.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은 “어느 문서가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할 목적으로 작성되고 외부자에게 개시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지 않으며 개시할 경우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심각한 불이익이 생길 염려가 있다면, 문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규정의 자기이용문서에 해당한다”고 판시한다. 한편 같은 결정은 “설령 주관적으로 내부 이용을 주된 목적으로 회사 내부에서 결재를 거쳐 작성된 문서일지라도, 신청자가 열람 등을 요구할 수 있는 사법상 권리를 가지는 문서와 동일한 정보 또는 직접적 기초·근거가 되는 정보가 문서의 기재 내용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 객관적으로 외부에서의 이용이 작성 목적에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는 볼 수 없는 경우, 문서 자체를 외부에 개시하는 것은 예정되어 있지 않더라도 문서에 기재된 ‘정보’의 외부 개시가 예정되어 있거나 정보가 공익성을 가지는 경우 등에는 내부문서라는 이유로 자기이용문서라고 쉽게 단정할 것은 아니다”고 덧붙인다(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이 기준은 전문가 계산서가 인용하는 장부와 계좌 내역이 내부 작성 문서라는 이유만으로 그 제출이 막히지 않음을 뜻한다.

계산서에 기재된 산식의 핵심 입력값과 기준 시점, 할인율, 비교 기준 상황, 포함된 거래 목록은 문서의 기재 내용에 해당하는 정보다. 위 판시가 말한 바와 같이, 문서의 표제나 명칭만으로 판단하여서는 아니 되고 문서의 작성 목적, 기재 내용에 해당하는 정보, 당해 유형·종류의 문서가 일반적으로 갖는 성향, 문서의 소지 경위나 그 밖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이 판단은 계좌 내역에 빠진 기간이 어느 거래를 비우는지, 장부와 계좌 사이에 남은 잔액이 어느 시점에서 비롯하는지에 관한 사실관계와 맞물린다. 다만 그 사실관계는 이 자료에 나타난 범위에서만 이어진다.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은 “어느 정보가 직업의 비밀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문서 소지자는 비밀이 보호가치 있는 비밀일 경우에만 문서의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고 판시한다. 이어서 같은 결정은 “정보가 공개됨으로써 문서 소지자에게 미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민사사건의 내용과 성격, 민사사건의 증거로 문서를 필요로 하는 정도 또는 대체할 수 있는 증거의 존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비밀의 공개로 발생하는 불이익과 이로 인하여 달성되는 실체적 진실 발견 및 재판의 공정을 비교형량하여야 한다”고 덧붙인다(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이 비교형량은 계산서의 산식이 영업 비밀에 해당하는지, 대체할 증거가 있는지를 가리는 작업과 이어진다.

위 판시들에 비추어 보건대, 계약서와 변경 이메일, 계좌 내역과 장부, 세금 자료가 제출되어 읽히는 범위에서 자금 흐름의 주체가 연결된다. 그러나 자료로 연결되지 않은 자금의 책임 귀속이나 형사적 평가는 이 자료가 정하지 않으며, 미정으로 남는다. 적용되는 계약의 버전과 변경 합의의 유효 여부, 손해 금액의 법적 개념, 산식의 핵심 입력값, 미확인 잔액의 처리, 산정할 수 없는 항목의 범위 역시 미정이다. 대사 결과가 무엇을 확정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5.6대사 결과가 확정하는 것

행위자 연결을 어디서 멈출지가 남긴 자리에서, 이제 묻는 것은 대사 결과가 과연 무엇을 확정하는가이다. 대사표는 계좌 내역과 장부를 나란히 놓고 차이를 표시할 뿐, 그 차이가 어떤 법적 성질인지까지는 가르치지 않는다. 이 절에서 대사표가 확정하는 범위와 확정하지 못하는 범위를 나누어 본다.

대사에 쓰이는 장부가 어떤 기준을 따라 작성되었는지는 먼저 밝혀야 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회계처리기준)는 회사가 따라야 할 기준을 다음과 같이 못 박는다. "③ 회사는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제1항제1호의 회계처리기준을 적용하여야 하는 회사의 범위와 회계처리기준의 적용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 이 규정은 장부와 재무제표가 같은 기준 아래 놓여 있어야 함을 전제로 한다. 대사표가 장부와 계좌의 잔액을 비교하려면, 그 장부가 어떤 기준으로 작성되었는지가 비교의 출발점이 된다.

같은 조는 기준의 성격에 대해서도 말한다. 대사의 신뢰성이 달라지는 지점을 가르치므로, "② 제1항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은 회사의 회계처리와 감사인의 회계감사에 통일성과 객관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고 적는다. 통일성과 객관성이 확보된 기준 아래 작성된 장부라야 계좌 내역과 나란히 놓을 값이 된다. 이 사례에서 장부와 계좌 사이에 남은 잔액의 불일치는, 우선 두 기록이 같은 기준 위에 놓였는지부터 묻게 만든다.

대사표가 계산 근거로 삼는 서류가 어느 범위까지 남아 있어야 하는지도 미리 정해져 있다. 「상법」 제33조(상업장부등의 보존)는 보존 의무를 두면서, "①상인은 10년간 상업장부와 영업에 관한 중요서류를 보존하여야 한다. 다만, 전표 또는 이와 유사한 서류는 5년간 이를 보존하여야 한다"(상법 제33조)고 정한다. 이 기간은 보존의 의무를 그은 선이지, 그 선 밖의 기간이 빈 것을 메우는 근거는 아니다. 제출된 계좌 내역에서 일부 기간이 빠져 있는 까닭을 이 규정이 설명하지는 않는다.

보존 서류의 범위는 넓어도 대사표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원자료까지 채워 주지는 않는다. 같은 조는 장부와 서류를 마이크로필름이나 전산정보처리조직으로 보존할 수 있다고 하여 보존의 방법만 넓힌다(상법 제33조). 남아 있는 장부가 어떤 형태로 보존되었는지는 확인할 수 있어도, 빠진 기간의 계좌 내역이 어디에 있는지는 이 규정이 답하지 않는다. 확인되지 않은 기간과 잔액은 확인되지 않은 채로 남는다.

대사표가 확정하는 것은 두 기록이 놓인 자리에서 드러난 차이의 크기뿐이다. 그 차이가 손해 금액인지, 미확인 잔액을 어떻게 다룰지, 산식의 어느 입력값에 무엇을 넣을지는 대사표 밖의 판단이다. 전문가 계산서가 대사표를 근거로 삼더라도, 대사표는 계산서의 법적 성질까지 확정하지 않는다. 미정으로 남은 항목은 미정으로 두어야 한다.

이 장에서 확인한 한계는 이 자리에서 끝난다. 대사 결과를 손해 금액의 확정이나 가치 평가의 결론으로 넘겨받지 않는 한, 비교 가격과 평가 전제를 무엇으로 잡을지는 별도의 물음으로 남는다. 대사표가 확정한 차이의 크기는 다만 그 물음 앞에 놓인 숫자일 뿐이다.

Statutes referred to

Decisions referred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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