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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촉과 의사결정: 비공식 영향에 흔들리지 않는 조직 · II-13 · Chapter 5 · First edition

제5장 결정 권한의 배분: 접수에서 발신까지

접수·검토·승인·발신을 누가 나누어 맡고, 무엇을 대표님 결정에 넘겨야 하는가?

Length
about 2,300 words · 10 min
Sources
7 statutes · 1 decisions
As of
2026-10-11
On this page
  1. Summary
  2. 5.1접수의 역할과 첫 기록
  3. 5.2접촉자의 대리 권한 확인
  4. 5.3권한 밖 접촉과 무권대리
  5. 5.4승인의 자리와 이사회 의사록
  6. 5.5위임받은 사무의 처리 기준
  7. 5.6발신 이후의 책임과 감독
  8. Statutes referred to
  9. Decision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이 장은 접수·검토·승인·발신을 누가 나누어 맡고 무엇을 대표님 결정에 넘길지를 묻는다. 접수의 역할과 첫 기록, 접촉자의 대리 권한 확인을 살피고, 권한 밖 접촉과 무권대리, 승인의 자리와 이사회 의사록, 위임받은 사무의 처리 기준, 발신 이후의 책임과 감독을 차례로 다룬다.

5.1접수의 역할과 첫 기록

자료가 모여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자료에 대한 법적 평가가 끝나지 않았다면, 이제 누가 그 자료를 처음 접수하고 무엇을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지가 문제이다. 이 물음은 준법통제기준이 요구하는 통제 장치의 구조에서 단서를 얻는다. 상법 제542조의13은 상장회사에 준법통제기준의 마련을 요구하면서, 그 준칙을 "법령을 준수하고 회사경영을 적정하게 하기 위하여 임직원이 그 직무를 수행할 때 따라야 할 준법통제에 관한 기준 및 절차"로 정의한다. 이 정의는 직무 수행의 각 단계마다 따라야 할 기준과 절차가 있어야 함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접수·검토·승인·발신의 역할을 나누어 두는 것은 임의의 편의가 아니라, 직무 수행 과정을 기준과 절차에 맞게 통제하기 위한 구분이다.

준법통제기준은 그대로 두고 보존되는 문서가 아니다. 상법 제542조의13 제2항과 제3항은 "제1항의 상장회사는 준법통제기준의 준수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하 "준법지원인"이라 한다)을 1명 이상 두어야 한다"고 정하고, "준법지원인은 준법통제기준의 준수여부를 점검하여 그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이 규정은 기준의 준수 여부가 사후에 점검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점검이 가능하려면 접수 단계에서 무엇이 들어왔고 누가 어떻게 처리했는지가 기록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접수의 역할은 이 기록의 출발점을 만드는 데 있다.

점검 과정에서 자료 제출 요구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도 기록 범위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상법 제542조의13 제9항은 "임직원은 준법지원인이 그 직무를 수행할 때 자료나 정보의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 이에 성실하게 응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여기서 요구되는 것은 자료나 정보 자체이며, 그 자료가 접수된 경위와 보관된 자리도 함께 제시될 수 있어야 한다. 상대방 측 대리인이 지정 이메일이 아닌 대표님 개인 연락처로 전달해 온 문서가 접수 처리 대상이 되었다면, 그 전달 경로와 접수 시점이 함께 남아야 한다. 같은 날 외부 문서 공유 링크로 온 추가 메시지에 대해서도 접수 처리 방식을 미정으로 두는 대신, 링크의 형태와 첨부된 자료가 무엇이었는지를 기록의 대상으로 삼는다.

한편 준법지원인의 직무 수행은 보호 장치를 요구한다. 상법 제542조의13 제4항과 제10항은 "제1항의 상장회사는 준법지원인을 임면하려면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고 정하고, "제1항의 상장회사는 준법지원인이었던 사람에 대하여 그 직무수행과 관련된 사유로 부당한 인사상의 불이익을 주어서는 아니 된다"고 정한다. 이 보호는 점검이 실제 작동하려면 점검 주체가 위축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를 담는다. 접수 기록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건 담당자 명의의 회신 초안이 작성된 경우, 초안이 쓰였다는 사실과 초안의 승인 여부는 서로 다른 기록 항목이다. 승인 여부는 미정으로 남아 있다.

결국 접수의 역할은 자료를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자료가 어떤 경로로 들어왔는지, 누가 접수했는지, 무엇이 첨부되어 있었는지를 기록의 첫 항목으로 남기는 데 있다. 외부 링크로 온 메시지와 개인 연락처로 온 문서를 각각 어디에 두었는지,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가 첨부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어디에 기록되었는지는 이 기록 범위 안의 문제이다. 전화로 오간 내용의 구체적 문구와 그 이후 조직 입장이 기록상 어디서 바뀌었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자료가 모여 있다는 사실이 곧 그 자료에 대한 법적 평가가 끝났다는 뜻은 아니며, 접수 단계의 기록은 그 평가가 나중에 가능하도록 하는 조건을 만들 뿐이다.

5.2접촉자의 대리 권한 확인

접수가 첫 기록을 남기는 절차였다면, 이제 그 접촉이 본인을 대신한 것인지를 묻는 차례이다. 상대방 측 대리인이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 요구가 담긴 문서를 대표님 개인 연락처로 보내 왔으므로, 문서가 도착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접촉의 효과가 대표에게 귀속되는지는 별도로 살펴야 한다.

그 판단의 출발점은 민법 제114조이다. 대리행위의 효력을 두고 같은 법 제114조 제1항은 "대리인이 그 권한내에서 본인을 위한 것임을 표시한 의사표시는 직접 본인에게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라고 규정한다. 이 사례에서 접촉자는 대리인 자격으로 문서를 보냈다고 표시했지만, 그 권한이 계약 해지 통보와 손해 배상 요구에 이르는지는 문언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접수 기록에는 발신자의 대리 권한 범위가 미정으로 남아 있다. 권한 내에서 본인을 위한 의사표시였다는 두 요건, 곧 권한의 범위와 본인을 위한 표시가 함께 확인되어야 비로소 대표에게 직접 효력이 생긴다.

같은 조 제2항은 "전항의 규정은 대리인에게 대한 제삼자의 의사표시에 준용한다."라고 규정한다. 조직이 이 접촉에 대해 회신을 보내는 방향으로 나아갈 경우, 그 회신이 대리인에게 도달한 때에 본인에게 효력이 생기는지도 같은 틀로 읽힌다. 회신 초안이 사건 담당자 명의로 작성되었으나 승인 여부가 미정이므로, 이 규정이 적용되는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대리 권한의 범위가 문언으로 드러나지 않을 때는 대리권 수여의 표시를 두고 살핀다. 민법 제125조는 "제삼자에 대하여 타인에게 대리권을 수여함을 표시한 자는 그 대리권의 범위내에서 행한 그 타인과 그 제삼자간의 법률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 그러나 제삼자가 대리권없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한다. 다만 이 사례에서 상대방 측에 대리권 수여의 표시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그 범위 안에 해지 통보와 손해 배상 요구가 있었는지는 기록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표현대리 규정이 적용될 여지가 열려 있는 셈이다.

권한 확인에 필요한 자료는 접수 단계에서 모아 두었으나, 자료가 모여 있다는 사실이 곧 자료에 대한 법적 평가가 끝났다는 뜻은 아니다. 첨부된 자금 기록과 전문가 계산서는 계산의 근거를 보여 줄 뿐, 발신자가 그 문서를 보낼 권한을 가졌다는 사실까지 보여 주지 않는다. 외부 문서 공유 링크로 온 추가 메시지의 접수 처리 방식 역시 미정으로 남는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 할 일은 대리 권한의 범위와 본인을 위한 표시를 각각 확인한 뒤, 확인되지 않은 부분을 미정으로 기록해 두는 것이다. 전화로 오간 내용의 문구와 조직 입장이 기록상 달라진 지점이 미정인 이상, 접촉의 효력에 관한 판단은 유보된다.

5.3권한 밖 접촉과 무권대리

접촉자의 대리 권한을 확인하는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면, 이제는 그 권한을 넘어선 접촉이 조직에 어떤 효력을 미치는지를 가려야 한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 측 대리인이 지정 이메일이 아닌 개인 연락처로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 요구가 담긴 문서를 보내 왔으므로, 그 접촉의 효력은 대리 권한의 범위 밖에서 이루어졌는지에 달려 있다. 민법 제126조는 권한을 넘은 행위의 책임을 정한다. 대리인이 그 권한외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제삼자가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본인은 그 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민법 제126조). 이 조문이 정하는 것은 본인이 책임지는 조건이며, 권한을 넘었는지 여부만으로 효력이 자동으로 정해지지 않음을 뜻한다. 이 사례에서 대리인이 보인 행위가 권한 밖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그 권한을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는 아직 판단되지 않았다.

무권대리의 경우, 민법 제130조가 그 효력을 나누어 정한다. 대리권없는 자가 타인의 대리인으로 한 계약은 본인이 이를 추인하지 아니하면 본인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민법 제130조). 이 조문에 따르면 대리권 없는 자가 맺은 계약은 본인에 대하여 효력을 갖지 않고, 추인이 있을 때에만 그 효력이 발생한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 측 접촉자의 대리 권한 범위는 미정이므로, 그가 보낸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 요구가 이 무권대리 규정의 적용 대상인지 역시 확정되지 않았다.

이 무권대리 조문이 정하는 처리 방향은 단순하다. 본인이 추인하지 아니하면 그 계약은 본인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 따라서 권한 확인이 끝나지 않은 접촉은 추인의 유무를 정하기 전에 효력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이 사례에서 회신 초안이 작성되었으나 승인 여부가 미정이고, 원자료와 일부 메시지가 첨부되지 않았다. 초안이 작성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추인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 추인의 요건이나 기간은 이 규정에서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으며, 이 사례에서 추가로 만들어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

따라서 권한 밖 접촉은 두 갈래로 나누어 읽는다. 정당한 이유가 있어 본인이 책임을 지는 경우와, 추인이 없어 본인에 대하여 효력이 없는 경우가 그것이다. 이 사례에서 자료가 모여 있다는 사실이 곧 그 자료에 대한 법적 평가가 끝났다는 뜻은 아니며, 대리 권한의 범위와 추인 여부는 모두 미정으로 남아 있다. 권한 확인이 끝나지 않은 접촉은 그 효력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기록에 남겨 두어야 한다.

5.4승인의 자리와 이사회 의사록

승인이 무권대리 접촉을 언제 조직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지에 이어, 이제 그 승인이 조직 안에서 어떤 자리에서 이루어져야 하는지가 문제로 남는다.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 요구를 담은 문서가 대리 권한 밖에서 도착한 것으로 보아 두었더라도, 그 문서에 대한 조직의 대응은 조직의 의사를 만드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상법은 이사회의 권한에 속하는 회사의 업무집행을 특정한다.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 대규모 재산의 차입, 지배인의 선임 또는 해임과 지점의 설치·이전 또는 폐지 등 회사의 업무집행은 이사회의 결의로 한다고 정한다 (상법 제393조). 손해 배상 요구에 응하여 자산을 처분하거나 대규모로 자금을 빌리는 방향의 대응이라면 그 자리는 대표님 개인의 연락처가 아니라 이사회의 결의이다.

이사회가 감독하는 대상도 분명히 한다. 이사회는 이사의 직무의 집행을 감독하며 (상법 제393조), 이사는 대표이사로 하여금 다른 이사 또는 피용자의 업무에 관하여 이사회에 보고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상법 제393조). 아울러 이사는 3월에 1회 이상 업무의 집행상황을 이사회에 보고하여야 한다 (상법 제393조). 따라서 사건 담당자가 접수한 외부 문서 공유 링크와 첨부 자료의 처리 상황도 직무 집행의 일부로서 이사회 보고의 대상에 놓인다. 이 보고가 곧 승인은 아니며, 승인은 이사회의 결의라는 자리에서 확인된다.

그런데 승인의 자리를 확인하는 일은 승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록에서 찾는 일과 떼어 놓을 수 없다. 상법은 이사회의 의사에 관하여는 의사록을 작성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의사록에 기재할 사항을 정한다. 의사록에는 의사의 안건, 경과요령, 그 결과, 반대하는 자와 그 반대이유를 기재하고 출석한 이사 및 감사가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여야 한다 (상법 제391조의3). 이 조항은 승인의 사실이 기록에 남아야 하는 형식을 정하는 것이다. 안건으로 올랐는지, 어떤 경과를 거쳐 어떤 결과에 이르렀는지, 반대자가 있었다면 그 반대이유가 무엇인지가 함께 적혀야 한다.

이 기준을 이 접촉의 회신 초안에 적용하면, 초안의 승인 여부는 의사록에서 확인되지 않으므로 승인된 것으로 적어 두지 않는다. 외부 링크로 도착한 자금 기록과 전문가 계산서가 안건으로 올랐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발신자의 대리 권한 범위와 회신 초안의 승인 여부, 외부 링크 자료의 접수 처리 방식이 모두 미정인 상태에서, 접수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자료에 대한 법적 평가가 끝났다고 보지 않는다.

의사록의 열람 절차는 그 기록의 존재를 뒷받침한다. 주주는 영업시간내에 이사회의사록의 열람 또는 등사를 청구할 수 있으며 (상법 제391조의3), 회사는 그 청구에 대하여 이유를 붙여 이를 거절할 수 있다. 이 경우 주주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 이사회의사록을 열람 또는 등사할 수 있다 (상법 제391조의3). 이 규정은 회사가 기록을 쥐고 있다는 전제 아래 작동한다. 조직 입장이 어디서 바뀌었는지가 기록상 확인되지 않는다면, 그 자리는 아직 비어 있는 것이며, 빈 자리를 채운 것으로 처리하지 않는다. 승인의 자리는 이사회의 결의이고, 그 결의는 의사록이라는 기록으로 남는다.

5.5위임받은 사무의 처리 기준

이사회 결의와 의사록으로 승인의 자리를 확인한 뒤에는, 그 승인 아래 담당자에게 맡겨진 사무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처리하는지가 다음 문제가 된다. 대리인이 지정된 연락처가 아닌 개인 연락처로 해지 문서를 보내 왔고, 이어서 자금 기록과 전문가 계산서가 외부 링크로 뒤따라 왔으므로, 접수와 회신 초안의 작성 모두 위임받은 사무의 처리에 해당하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민법 제681조는 수임인의 처리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한다. "수임인은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한다." (민법 제681조) 위임의 본지를 따르는 의무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함께 요구하는 규정이므로, 발신자의 권한 범위가 확정되지 않은 채로 접수 처리와 회신 작성이 진행되었다면 그 처리가 위임의 본지에 부합하는지 판단할 수단이 남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 대리 권한의 범위는 미정으로 남아 있고, 담당자가 이를 전제로 작성한 회신 초안의 승인 여부도 함께 미정이다.

상법 제393조는 회사의 업무집행 가운데 이사회 결의를 요구하는 사항을 예시한다.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 대규모 재산의 차입, 지배인의 선임 또는 해임과 지점의 설치·이전 또는 폐지 등 회사의 업무집행은 이사회의 결의로 한다." (상법 제393조) 같은 조 제2항은 "이사회는 이사의 직무의 집행을 감독한다."고 정하고, 제3항은 "이사는 대표이사로 하여금 다른 이사 또는 피용자의 업무에 관하여 이사회에 보고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상법 제393조) 아울러 제4항은 "이사는 3월에 1회 이상 업무의 집행상황을 이사회에 보고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상법 제393조) 담당자가 작성한 회신 초안이 손해 배상 요구에 대한 조직의 대응을 담는다면 이사회의 감독과 보고가 미치는 범위 안에 들어오고, 이 사례에서 그 초안의 승인 여부가 어디에서 확정되었는지는 기록에 드러나 있지 않다.

같은 업무집행이라 하더라도 이사회 결의로 남겨진 사항과 대표이사의 권한으로 넘겨질 사항을 나누는 작업이 필요하다. 지정된 연락처가 아닌 개인 연락처로 온 해지 문서를 어떻게 접수할지, 외부 링크로 온 자금 기록과 전문가 계산서를 접수 처리에 어떻게 편입할지를 대표님의 결정 사항으로 넘길 것인지 여부는 위임의 범위가 확정된 뒤에야 정해진다. 자료가 모여 있다는 사실이 그 자료에 대한 법적 평가가 끝났다는 뜻은 아니며, 이 사례에서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가 첨부되지 않았다는 점은 그 평가가 끝나지 않았다는 사정에 해당한다.

그리하여 위임받은 사무의 처리 기준은 수임인이 위임의 본지를 따르며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썼는지에 놓이고, 이사회 권한에 남은 사항과 대표이사의 결정으로 넘길 사항을 가르는 일은 위임의 범위가 증빙된 뒤에야 성립한다. 위임의 범위가 증빙되지 않은 채로 조직의 입장이 정해졌다고 보지 않으며, 이 사례에서 전화로 오간 내용의 구체적 문구와 조직 입장이 기록상 바뀐 지점은 미정으로 남는다.

5.6발신 이후의 책임과 감독

접수와 발신의 권한을 나눈 뒤에는 발신된 뒤에 남는 문제가 기다린다. 회신이 나간 뒤에 그 발신을 둘러싼 손해가 생기면 그 책임을 누가 어떻게 지는지, 그리고 조직이 그 책임을 피하기 위해 무엇을 관리했어야 하는지가 쟁점이 된다. 이 문제는 발신 행위 자체를 만든 사람에 대한 책임과, 그 사람을 두고 감독했어야 할 조직에 대한 책임으로 나뉘어 살핀다.

발신한 사람이 이사의 지위에 있다면, 그 책임의 틀은 상법 제399조가 정한다. 회사에 대한 책임의 요건을 정한 같은 조 제1항은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전항의 행위가 이사회의 결의에 의한 것인 때에는 그 결의에 찬성한 이사도 전항의 책임이 있다"고 이사회의 결의에 찬성한 이사의 책임을 함께 정하며, 같은 조 제3항은 "전항의 결의에 참가한 이사로서 이의를 한 기재가 의사록에 없는 자는 그 결의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선다(상법 제399조). 이 규정은 발신의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이나 사건 담당자의 행위를 그대로 규율하는 것이 아니라, 이사의 임무 해태와 결의 참여를 요건으로 삼는다. 그러므로 회신이 이사회 결의에 따른 것인지, 결의에 찬성한 이사가 누구인지가 확인되지 않은 지금, 이 규정의 책임이 누구에게 성립하는지까지 단정할 수 없다.

조직 자체에 대한 책임은 별도로 생각해야 한다. 발신한 개인에 대한 책임이 성립하는 것과, 그 사람이 속한 법인이 감독 의무를 게을리했는지 여부는 나뉘어 판단한다. 상대방 측 대리인이 보낸 문서와 외부 링크 자료에 대한 대응이 사후에 문제되어도, 그 대응을 만든 개인의 행위와 조직의 감독 책임을 하나로 합쳐 놓을 수는 없다.

조직의 감독 책임을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도5824 판결이 다룬 쟁점이 참조된다.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도5824 판결은, 구 도로법상 양벌조항이 적용되기 위한 요건과 관련하여 "형벌의 자기책임원칙에 비추어 보면 위반행위가 발생한 그 업무와 관련하여 법인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한 때에 한하여 위 양벌조항이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며, 구체적인 사안에서 법인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하였는지 여부는 당해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당해 법률의 입법 취지, 처벌조항 위반으로 예상되는 법익 침해의 정도, 그 위반행위에 관하여 양벌조항을 마련한 취지 등은 물론 위반행위의 구체적인 모습과 그로 인하여 실제 야기된 피해 또는 결과의 정도, 법인의 영업 규모 및 행위자에 대한 감독가능성 또는 구체적인 지휘감독 관계, 법인이 위반행위 방지를 위하여 실제 행한 조치 등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판단 기준은 형벌을 전제로 한 양벌조항의 요건을 밝힌 것이다. 그러므로 이 판결이 제시한 감독 의무 게을림의 판단 틀을, 이 계약 분쟁에서의 민사 손해 배상 책임이나 내부 절차 위반의 판단에 그대로 옮겨 적용할 수는 없다.

다만 이 판결이 짚은 사정들은, 이 조직이 접수와 발신 과정에서 무엇을 실제로 관리했는지를 기록으로 남겨야 할 이유를 설명한다. 대리 권한의 범위가 확인되지 않은 채 회신 초안이 만들어졌고,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가 빠진 채 자료가 모였으며, 외부 링크 자료의 접수 처리 방식과 회신 초안의 승인 여부가 미정으로 남아 있는 지금, 감독 가능성을 뒷받침할 내부 기록이 무엇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자료가 모여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료에 대한 법적 평가가 끝났다고 볼 수 없음은 앞에서 확인한 바와 같다.

결국 발신 이후의 책임은 발신자의 지위와 그 행위의 근거에 따라 상법 제399조의 틀로 볼지, 그리고 조직이 감독 의무를 게을리했는지에 따라 별도로 볼지가 나뉘며, 후자의 판단에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도5824 판결이 밝힌 사정의 종합이 참고될 뿐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확정할 수 있는 것은 감독 책임의 판단 요건과 그 확인 대상일 뿐, 그 책임의 성립 여부는 미정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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