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이 장은 시간·비용·인력·건강의 제약 안에서 무엇을 핵심으로 삼고 무엇을 보류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네 가지 제약을 항목으로 적고, 쟁점을 가르는 직접성과 현재성, 소송비용부담의 귀속, 변호사 보수의 비용 인정, 소송구조 신청의 요건을 차례로 살핀 뒤 핵심 대응과 보류 목록을 만든다. 특정 작업의 수행 기법과 전문가 비용의 시장 수준은 이 장의 범위에 넣지 않았다.
2.1네 가지 제약의 항목
앞 단위에서 연결 확인을 마친 뒤에는 그 연결을 실제로 지탱할 수단이 남아 있는지가 다음 문제이다. 수단의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제약의 항목을 각각 가려내어 적어야 한다. 시간·비용·인력·건강을 한 덩어리로 묶어 말하면 어느 항목에서 얼마가 모자라는지 드러나지 않는다. 항목을 나누어 쓰는 일은 그 자체로 평가가 아니며, 남은 수량을 적는 일과도 다르다. 민사소송법 제128조는 소송비용 항목의 하나를 따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법조문의 문구를 먼저 읽는다.
소송비용을 지출할 능력이 미달하는 경우가 어떠한 요건으로 다루어지는지 보기 위하여, 민사소송법 제128조는 “법원은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신청에 따라 또는 직권으로 소송구조를 할 수 있다. 다만,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민사소송법 제128조)라고 정한다. 이 규정은 비용 항목의 결핍을 소송비용으로 한정하여 본다. 자금능력의 부족은 자금에 관한 사정일 뿐이고, 다른 항목의 결핍과 같은 것인지는 이 규정이 정하지 않는다. 같은 법조문은 “제1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 같은 항 본문에 따른 소송구조 신청에 필요한 소송비용과 제133조에 따른 불복신청에 필요한 소송비용에 대하여도 소송구조를 하지 아니한다”(민사소송법 제128조)라고 덧붙인다.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를 예외로 두면서 그 예외의 범위를 신청과 불복신청에 필요한 비용에까지 넓히는 문구이다. 예외의 문구까지 함께 읽어야 비용 항목이 다루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적을 수 있다. 이 사례에서 비용 항목에 무엇이 남았는지는 자료로 확인되지 않으므로, 그 자리는 비운 채 둔다.
신청과 소명의 차례도 같은 법조문에 들어 있다. 민사소송법 제128조는 “제1항의 신청인은 구조의 사유를 소명하여야 한다”라고 정한다. 이에 따라 비용 항목의 결핍은 주장만으로 되지 않고 소명을 요구받는다.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 잔여량이나 수치를 항목에 채워 넣을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같은 법조문은 “소송구조에 대한 재판은 소송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법원이 한다”(민사소송법 제128조)라고 정한다. 재판을 맡는 법원을 소송기록이 보관된 곳으로 정한 문구는, 기록이 흩어져 있거나 일부만 정리된 경우에 어느 자료를 기준으로 삼을지에 관한 판단을 직접 다루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 인계 자료가 일부만 정리된 사정은 그 문구가 정한 바 밖에 놓여 있다.
시간 항목은 마감일과 절차의 차례로 표시한다. 남은 기한이 얼마인지, 그 기한의 승인 상태가 어떤지는 자료로 확인된 범위에서만 적는다. 인력 항목은 담당자의 수와 교체 상황으로 표시한다. 인계 자료가 일부만 정리된 사정은 인력 항목의 한계에 해당한다. 건강 항목은 그 항목의 결핍을 낱개의 사유로 두고, 다른 세 항목과 섞지 않는다. 네 항목 가운데 비용 항목만 법조문의 문구로 어느 범위인지 가늠할 수 있고, 나머지 세 항목은 그 항목을 세우는 데 그친다. 민사소송법 제128조는 “제1항에서 정한 소송구조요건의 구체적인 내용과 소송구조절차에 관하여 상세한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라고 정한다. 비용 항목의 자세한 내용을 적을 근거가 이 법조문 안에는 더 들어 있지 않다.
네 항목의 잔여량이 모두 미정이면 항목은 비어 있어도 항목의 이름은 남는다. 항목에 값이 없다는 사실과 항목이 없다는 사실은 다르다. 남은 요구 중 자료로 확인되는 항목과 보류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주장의 범위도 함께 미정으로 남는다. 상대방이 내놓은 자료 가운데 어떤 항목이 어느 제약에 닿는지도 이 법조문이 정한 바가 아니다. 민사소송법 제128조는 구조의 요건과 소명, 재판의 관할, 위임의 범위를 다룰 뿐이고, 시간·인력·건강에 관한 문구를 두지 않는다. 그러므로 네 항목을 같은 법조문의 기준으로 통째로 재지 않고, 비용 항목에만 이 규정의 문구를 대어 본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닌 바와 같이, 항목의 자리를 정하는 일 자체가 잔여량의 평가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네 가지 제약의 항목을 분리한 뒤에야 각 항목에 무엇을 할당할지가 드러난다.
2.2쟁점을 가르는 직접성과 현재성
시간·비용·인력의 항목을 나누어 둔 뒤에 남는 질문은, 어느 항목의 소모까지가 현재 남은 대응에 실제로 기대할 만한가이다. 이 물음은 자원의 양만으로는 가려지지 않는다. 상대방의 주장이 우리 측의 권리에 지금 어떤 상태로 닿아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비로소 남은 범위가 정해진다. 그러므로 남은 대응을 가르는 기준 가운데 하나로, 기본권침해의 직접성과 현재성을 요구하는 소원청구요건의 문헌을 놓고 살핀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1990. 9. 3. 선고 89헌마120 판결의 판결요지 제1항은 그 요건을 충족한 예를 다음과 같이 든다. "1. 소원청구요건인 기본권침해의 직접성과 현재성을 갖춘 례"(전원재판부 89헌마120, 1990. 9. 3.). 이 판결요지는 요건의 이름과 충족된 예를 밝히는 데 그치며, 그 밖의 소원청구요건을 새로이 정하지 않는다.
그 예가 성립한 근거는 판결요지 본문에서 확인된다. 위 판결의 판결요지 제1항 본문은 "헌법재판에 있어서의 변호사강제주의의 위헌성을 문제삼아 스스로 심판청구 및 수행을 하고자 하는 자는, 그에 대하여 국선대리인의 선임결정을 받아 그를 통하여 소원심판청구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하더라도 자기자신에 의한 직접적인 심판수행권이 제한받고 있음이 명백하므로 소원요건인 권리침해의 직접성과 현재성은 구비되었다고 볼 것이다"(전원재판부 89헌마120, 1990. 9. 3.)라고 설시한다. 대리인이 선임되어 심판을 수행할 수 있게 된 사정이 청구인 자신의 수행권 제한을 없애 주지는 못하며, 그 제한이 명백한 때 직접성과 현재성이 갖추어진다는 뜻이다.
이 판시가 제시하는 두 기준은 각각 다른 물음에 답한다. 직접성은 침해가 청구인의 권리에 직접 닿는지를 묻고, 현재성은 그 침해가 이미 지나간 일에 그치지 않고 지금 이어지고 있는지를 묻는다. 위 판결에서 국선대리인의 선임은 청구인이 스스로 심판을 수행할 경로에 관한 사정이었다. 그 사정이 바뀌어도 청구인 자신의 수행권 제한이라는 침해 자체는 그대로 남았으므로, 침해의 직접성은 유지되었다. 한편 수행권 제한은 심판을 하고자 하는 시점에 실제로 작용하고 있었으므로, 침해의 현재성도 함께 인정되었다. 두 기준을 나란히 두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직접성만으로는 이미 지난 제한까지 남은 대응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고, 현재성만으로는 우리 측의 권리에 닿지 않은 타인의 불편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
이 판례가 정한 범위는 그 사정에 국한된다. 대리인 선임으로 수행 경로가 열렸는데도 자기 자신에 의한 직접 수행이 제한되는 경우를 다루었을 뿐이다. 그러므로 이 판례를 근거로 소원청구요건 가운데 직접성과 현재성에 더하여 다른 요건을 만들어 적용하지 않는다. 한편 같은 판결의 판결요지 제2항은 변호사강제주의의 위헌여부를 다루며, 그 본문은 "변호사강제주의는 재판업무에 분업화 원리의 도입이라는 긍정적 측면 외에도, 재판을 통한 기본권의 실질적 보장, 사법의 원활한 운영과 헌법재판의 질적 개선, 재판심리의 부담경감 및 효율화, 사법운영의 민주화 등 공공복리에 그 기여도가 크다 하겠고, 그 이익은 변호사선임 비용지출을 하지 않는 이익보다는 크다고 할 것이며, 더욱이 무자력자에 대한 국선대리인제도라는 대상조치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 이상 헌법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전원재판부 89헌마120, 1990. 9. 3.)고 설시한다. 이 항은 침해의 성립 요건이 아니라 제도 자체의 위헌 여부를 다루므로, 직접성과 현재성을 가르는 기준을 넓히는 문헌으로 삼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이 제출한 계약서와 자금 기록이 우리 측 권리를 어떻게 제한하는지, 그 제한이 지금 명백한지에 관한 판단은 판결요지 제1항이 담당한 범위 안에서만 다룬다.
따라서 남은 대응을 가를 때 확인할 것은, 자료로 드러난 요구 항목이 우리 측의 방어 수단을 직접 제한하는지, 그 제한이 현재의 상태인지이다. 상대방이 여러 버전의 계약서와 변경 이메일, 자금 기록, 전문가 계산서를 함께 제출하였으므로, 어느 문서가 우리 측의 대응 수단에 닿는지를 먼저 가려내야 한다. 닿는 것으로 확인된 항목이라도 그 제한이 이미 지나간 시점의 것인지, 지금 이어지고 있는 것인지를 따로 살핀다.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 의사결정을 해석하는 부분은, 작성 시점이 당시와 다른 만큼 현재성의 판단에 관한 근거를 뒷받침하는 정도를 따로 가려야 한다. 인계 자료와 설명 문서로는 당시 의사결정의 전모가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 남고,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가 누락되었으며 담당자가 교체되는 동안 인계 자료는 일부만 정리되었다. 확대·유지·축소·종결의 어느 방향으로 전환할 것인지와 보류할 주장의 범위는, 이 기준에 견주어 확인된 사실의 범위 안에서 정할 일이며 자료로 확인되지 않은 잔여량과 수치는 정해지지 않은 채 남는다.
2.3소송비용부담의 귀속
직접성과 현재성을 가른 뒤에도 남는 질문은 비용이 어느 쪽에 귀속되는가이다. 이 질문은 앞에서 논한 권리침해의 요건과는 다른 차원에 놓인다. 요건이 성립하는지 묻는 일과, 그 과정에서 쓴 비용을 누가 마저 짊어질지 묻는 일은 서로 갈라놓아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98조(소송비용부담의 원칙)는 그 귀속의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한다. "소송비용은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한다." 이 한 문장이 부담의 향방을 패소 여부에 묶어 둔다(민사소송법 제98조).
이 사례에서 상대방은 계약 해지와 경제적 손해를 주장하며 여러 버전의 계약서, 변경 이메일, 자금 기록, 전문가 계산서를 제출했다. 민사 주장과 기관 제출 설명이 함께 놓여 있고,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는 당시 의사결정을 해석한다. 이러한 자료는 각기 손해의 범위와 계약의 해석을 둘러싼 방어의 재료가 된다. 그러나 재료를 갖추어 둔다는 것과 비용의 귀속이 정해지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제98조에 따르면 어느 쪽이 어떤 제출에 든 비용을 감당할지가 정해지는 때는 패소 여부를 따져 본 뒤이다. 그 전에 미리 부담의 주체를 단정하는 것은 조문이 정한 순서를 거스른다.
다만 이 사례의 자료는 사건의 전모를 다 담고 있지 않다. 담당자가 교체되는 동안 인계 자료는 일부만 정리되었고,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는 누락되어 있다. 대응에 쓸 시간·인력·비용의 잔여량과 남은 기한, 승인 상태의 보존 수준은 미정이다. 이처럼 자료가 끊긴 자리에서 비용 항목의 내역을 채우는 일은 결국 남은 자료의 확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확인되지 않은 항목을 확정된 비용으로 세워 놓으면, 그 항목이 나중에 누구에게 귀속될지 가르는 데에도 근거가 흔들린다. 제98조가 부담자를 정하는 방식이 패소 판정에 달려 있는 이상, 항목 자체의 확정이 선행되어야 비용의 귀속 논의가 비로소 선다.
그리고 회수가 예상된다는 사정은 지출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대체하지 못한다. 비용을 쓰는 쪽의 판단에서 회수 전망이 작용할 수는 있으나, 그 전망은 제98조가 정한 부담의 귀속과는 무관하다. 조문은 부담을 패소한 당사자에게 돌릴 뿐, 회수를 예정한 자에게 미리 면책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남은 대응에서 비용을 새로 투입할지 판단할 때, 회수 가능성에 기댄 예상이 지출의 이유를 대신하는 자리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지출의 근거는 별도로 세워야 하고, 귀속은 귀속대로 따로 읽어야 한다.
상대 요구 중 자료로 확인되는 항목과, 보류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주장의 범위는 아직 미정이다. 확대·유지·축소·종결 어느 쪽으로 전환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이 항목의 구분은 남은 대응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필요하지만, 그 구분이 곧 제98조의 적용 결과를 미리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니듯, 비용 부담의 귀속도 패소의 판정에 뒤따르는 결과로만 읽힌다. 남은 대응의 항목별 지출은 이 귀속 규칙을 염두에 두고 다시 가를 일이다. 그렇게 가른 뒤에야 비용이 어느 쪽에 떨어질지 묻는 일이 무게를 얻는다.
2.4변호사 보수의 비용 인정
소송비용의 귀속을 항목별로 구분한 뒤에, 남은 것은 그 항목에 실제 지출한 돈이 얼마만큼 들어가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변호사 보수는 그 지출 항목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므로, 어느 범위까지가 소송비용으로 인정되는지 먼저 가려야 한다. 계약 해지와 손해배상을 다투는 상대방이 여러 버전의 계약서와 자금 기록을 제출한 이 사건에서는 변호사 보수 항목이 유독 커질 수밖에 없다.
민사소송법 제109조는 변호사 보수의 소송비용 인정 범위를 두 문항으로 정한다. 제1항은 소송을 대리한 변호사에게 당사자가 지급했거나 지급할 보수 가운데 인정되는 부분을 한정한다. 민사소송법 제109조 제1항은 "소송을 대리한 변호사에게 당사자가 지급하였거나 지급할 보수는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금액의 범위안에서 소송비용으로 인정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르면 당사자가 변호사와 실제 약정했거나 이미 지급한 금액 전부가 소송비용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규칙이 정한 금액의 범위 안에 드는 부분만 소송비용으로 인정되며, 그 범위를 넘는 보수는 인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 상대방이 제시한 전문가 계산서나 우리 측이 지급한 보수 청구서는 이 한정을 먼저 통과해야 한다.
같은 조 제2항은 복수 변호사의 대리를 어떻게 셀지 정한다. 민사소송법 제109조 제2항은 "제1항의 소송비용을 계산할 때에는 여러 변호사가 소송을 대리하였더라도 한 변호사가 대리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복수의 변호사가 각각 보수를 받았더라도, 제1항의 범위를 계산할 때는 대리인을 한 사람으로 본다. 담당자가 교체되고 인계 자료가 일부만 정리된 이 사건처럼 실무상 대리인이 여러 차례 바뀐 경우에도, 계산에 관한 한 인원 수는 늘어나지 않는다.
이 기준을 이 사건의 지출 항목에 적용하면, 변호사 보수는 제109조 제1항이 정한 범위 안의 금액만 소송비용 항목에 넣을 수 있다. 대법원규칙이 정한 금액의 범위에 관한 세부 기준은 여기서 확인되지 않으므로, 그 구체적인 액수는 미정으로 둔다. 다만 범위 밖의 보수와 범위 안의 보수를 나누어 기록해 두면, 뒤에 비용 항목을 합산할 때 헷갈리지 않는다. 아울러 복수 변호사로 인한 중복 계산은 제2항이 배제하므로, 여러 차례 인계된 대리 비용을 인원 수만큼 더할 필요는 없다.
한편 상대방이 여러 버전의 계약서와 자금 기록을 제출한 사실은 변호사 보수의 인정 범위와 별개의 문제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니라는 점은 앞서 확인했다. 변호사 보수를 지출하는 근거 역시 마찬가지다. 앞 단위에서 확인했듯이 회수가 예상된다는 점만으로 비용 지출을 정당화할 수 없고, 제109조가 정한 인정 범위 밖의 보수는 결국 귀속 항목에 넣기 어렵다.
이 사건에서 남은 시간·인력·비용의 잔여량과 보류할 수 있는 주장의 범위가 미정이므로, 변호사 보수를 어느 규모로 잡을지도 함께 미정으로 남는다. 다만 제109조의 인정 범위를 기준 삼아 지출 항목을 가름하면, 소송비용으로 회수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분리된다. 이 구분은 뒤에 비용을 쓰거나 아낄지를 결정할 때 판단의 기준이 된다.
2.5소송구조 신청의 요건
변호사 보수가 비용으로 인정되는 범위를 가른 뒤에는, 그 비용을 실제로 부담할 능력이 남아 있는지가 남은 문제이다. 소송구조는 이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비용 지출을 미루는 제도이므로, 그 요건을 법문대로 읽고 이 사건에서 신청을 핵심 대응으로 옮길지를 판단한다. 자료로 확인되는 요건에 놓이지 않는 사정은 이 판단의 근거로 삼지 않는다.
소송구조의 요건을 규정한 민사소송법 제128조 제1항은, 법원이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신청에 따라 또는 직권으로 소송구조를 할 수 있고, 다만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고 정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 같은 항 본문에 따른 소송구조 신청에 필요한 소송비용과 제133조에 따른 불복신청에 필요한 소송비용에 대하여도 소송구조를 하지 아니한다고 이은 뒤, 같은 조 제3항에서 "제1항의 신청인은 구조의 사유를 소명하여야 한다"라고 정한다(민사소송법 제128조). 요건은 자금능력의 부족과 신청 또는 직권이라는 두 갈래이고, 그 사유의 소명은 신청인이 쥐는 입증의 몫이며, 패소가 분명한 경우는 예외로서 빠진다. 구체적인 요건 내용과 절차에 관하여 제128조 제5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고 두고 있다.
이 사건에서 먼저 놓이는 요건은 신청인의 자금능력 부족이다. 대응에 쓸 수 있는 시간·인력·비용의 잔여량이 미정이고, 남은 기한과 승인 상태의 보존 수준도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하다고 단정할 근거는 아직 없다. 요건에 없는 사정을 더할 필요는 없으나, 요건에 있는 자금능력의 사정 자체가 미정인 채로 구조 신청을 핵심 대응으로 옮길 수는 없다.
다음 요건은 신청 또는 직권이라는 경로이다. 법원이 직권으로 구조를 할 수도 있으나, 제128조 제3항의 소명 의무는 신청인에게 놓이므로, 신청으로 가는 경우에는 그 사유를 소명할 자료를 갖춰야 한다.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는 당시 의사결정을 해석할 뿐이고,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는 누락되어 있다. 소명의 재료가 부분적인 채로 남아 있는 한, 신청을 핵심 대응으로 옮기는 판단을 확정하기 어렵다.
예외 규정도 함께 읽어야 한다. 제128조 제1항 단서와 제2항이 함께 두는 것은 패소가 분명한 경우로, 이 경우 신청에 필요한 비용과 불복신청에 필요한 비용에 대하여도 구조를 하지 아니한다. 상대방이 계약 해지와 경제적 손해를 주장하며 여러 버전의 계약서·변경 이메일·자금 기록·전문가 계산서를 제출하였지만, 우리 측의 주장을 보류하거나 축소할 범위와 확대·유지·축소·종결의 전환 방향이 모두 미정이다. 이 미정의 상태를 두고 패소가 분명하다거나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다.
따라서 소송구조 신청은 요건의 충족이 확인될 때 핵심 대응으로 옮길 항목으로 두되, 지금은 자금능력 부족과 구조 사유의 소명이 모두 미정이다. 자료로 확인되는 요건에 놓이는 사정만을 재료로 삼고, 요건에 없는 절차를 더하거나 예외를 좁게 읽지 않은 채 판단을 보류한다.
2.6핵심 대응과 보류 목록
앞 단위에서 비용을 낼 수 없는 사정을 요건에 맞추어 읽은 결과, 대응 과제를 핵심과 보류로 나눌 차례가 되었다. 비용의 귀속을 정한 민사소송법 제98조는 "소송비용은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한다"라고 선언한다. 이 조문은 패소한 당사자에게 비용 부담이 돌아간다는 점만을 정하며, 사건에서 어느 쪽이 패소할지는 정하지 아니한다.
이 조항을 앞의 사정 판단에 겹쳐 놓으면, 대응 항목을 나누는 기준이 하나 생긴다. 상대방이 요구한 사항 중 자료로 확인되는 항목은 확정된 비용의 귀속과 맞물리므로 핵심 대응에 놓는다. 민사 주장과 기관 제출 설명이 함께 존재하는 점은, 그 둘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으로 확인 여부를 따져야 함을 뜻한다. 다만 상대 요구 중 자료로 확인되는 항목의 범위는 미정이다.
핵심 대응에는 확인된 항목에 관한 대응만을 놓는다. 여러 버전의 계약서, 변경 이메일, 자금 기록, 전문가 계산서 가운데 어느 것이 확정된 것인지도 미정이므로, 그 확정 전에 대응의 내용을 확정하지 아니한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니므로, 자료의 존재만으로 항목을 핵심에 넣지 아니한다.
보류 목록에는 자료로 확인되지 아니하는 작업과 그 수행 기법을 넣지 아니한다.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 의사결정을 해석하는 부분은, 원자료의 확인을 기다리지 아니하고는 그 해석만으로 항목을 옮길 수 없다.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가 누락되어 있고 인계 자료도 일부만 정리되어 있으므로, 보류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주장의 범위는 미정으로 남는다.
그러나 보류가 항목의 포기를 뜻하지 아니한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89헌마120, 1990. 9. 3. 판결의 판시사항 제2항은 헌법재판에서의 변호사강제주의의 위헌 여부를 다루며, 이와 관련하여 "변호사강제주의는 재판업무에 분업화 원리의 도입이라는 긍정적 측면 외에도, 재판을 통한 기본권의 실질적 보장, 사법의 원활한 운영과 헌법재판의 질적 개선, 재판심리의 부담경감 및 효율화, 사법운영의 민주화 등 공공복리에 그 기여도가 크다 하겠고, 그 이익은 변호사선임 비용지출을 하지 않는 이익보다는 크다고 할 것이며, 더욱이 무자력자에 대한 국선대리인제도라는 대상조치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 이상 헌법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전원재판부 89헌마120, 1990. 9. 3.)라고 하였다. 이 판시는 변호사 선임 비용을 아끼는 이익보다 그 제도가 갖는 공공복리상의 이익이 크다는 점을 말한다. 자원이 모자란다고 하여 확인된 항목의 대응을 먼저 줄일 이유가 되지 못하는 까닭이다.
이렇게 나눈 두 목록의 항목 수와 내용은 자료로 확인되는 범위 안에서만 정한다. 확대·유지·축소·종결 중 어느 쪽으로 전환할지도 미정이므로, 두 목록을 확정된 계획으로 읽지 아니한다. 핵심 대응과 보류 목록은 대응의 우선순위를 적은 것이며, 그에 따른 결과의 귀속까지 미리 정한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