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제193조가 회생계획의 내용으로 열거하는 사항을 정리하고, 그 가운데 권리 조정이 놓이는 자리를 읽는다. 변제 사항을 I사 계획안과 대조하여 주식 교환과 병합이 계획의 어디에 자리하는지를 살피고, 관찰된 사실과 법적 평가를 구분한다. 조정의 기준인 공정·형평과 평등의 판단 기준은 다음 장에 남긴다.
2.1회생계획 내용의 항목
변제표의 자리 배분을 마치고 계획의 문안을 열면 가장 먼저 무엇을 적어야 하는지가 가로막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93조는 회생계획에 담을 사항을 항목별로 나누어 두고 있다. 이 항목들이 계획안이 적을 수 있는 범위를 그대로 가른다.
필수 항목은 다섯이다. 제193조 제1항은 "①회생계획에는 다음 각호의 사항을 정하여야 한다."고 선언하고 이어서 "1.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주주·지분권자의 권리의 전부 또는 일부의 변경"을 꼽는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93조). 계획이 권리자의 법적 지위를 바꾸려면 그 변경을 반드시 문안에 올려야 한다는 뜻이다. 같은 항은 "2. 공익채권의 변제", "3. 채무의 변제자금의 조달방법", "4. 회생계획에서 예상된 액을 넘는 수익금의 용도", "5. 알고 있는 개시후기타채권이 있는 때에는 그 내용"을 차례로 요구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93조). 자금 조달 수단과 초과 수익의 처분, 알려진 개시후 채권의 처리가 계획안에 없으면 항목으로서 불충분하다. I사의 계획안이 담은 변제의 방법과 비율은 제1호의 변경 항목에 놓이고, 그 문안에 함께 적힌 신주 발행은 아래의 선택 항목에 걸친다.
선택 항목은 아홉이다. 제193조 제2항은 "②회생계획에는 다음 각호의 사항을 정할 수 있다."고 열거한다. "1. 영업이나 재산의 양도, 출자나 임대, 경영의 위임", "2. 정관의 변경", "3. 이사·대표이사(채무자가 주식회사가 아닌 때에는 채무자를 대표할 권한이 있는 자를 포함한다)의 변경", "4. 자본의 감소"가 앞쪽에 든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93조). 뒤쪽으로 "5. 신주나 사채의 발행", "6. 주식의 포괄적 교환 및 이전, 합병, 분할, 분할합병", "7. 해산", "8. 신회사의 설립", "9. 그 밖에 회생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이 이어진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93조). I사가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에게 건네려는 새 주식은 제5호의 신주 발행으로, 기존 주주의 주식을 10주당 1주로 줄이는 조처는 제4호의 자본 감소로 각각 이 열거 안에 놓인다.
제2항 제9호의 문구가 넓어 보여도 열거되지 않은 사항을 계획안에 마음대로 덧붙일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 그 문구는 "그 밖에 회생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그치고 회생에 필요한 범위를 조건으로 삼는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93조). 그러므로 조문이 적지 않은 내용은 제9호가 아니라 회생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이라는 한정 안에서만 계획의 자리를 얻는다. I사 계획안의 신주 교환 비율과 주식병합 비율의 확정, 반대 조에 주어진 보호 조항의 유무, 계획에 따른 변제와 청산 시 배당의 비교 결과는 미정이다. 이러한 항목들이 조문의 어느 호에 맞는지 정해지기 전에 위반 여부를 논하지 않는 편이 옳다.
변제순위에 관한 별도의 장치도 있다. 제193조 제3항은 "제92조제1항에 따라 법원이 정한 기한까지 전부 또는 일부의 채권자들 사이에 그들이 가진 채권의 변제순위에 관한 합의가 되어 있는 때에는 회생계획안 중 다른 채권자를 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변제순위에 관한 합의가 되어 있는 채권에 관한 한 그에 반하는 규정을 정하여서는 아니된다."고 정한다. 같은 항은 "이 경우 채권자들은 합의를 증명하는 자료를 제92조제1항에 따라 법원이 정한 기한까지 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고 덧붙이고 제출 의무를 조건으로 붙인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93조). 따라서 이 항은 합의된 변제순위를 지키는 문안의 경계이지, 계획의 항목을 늘리는 근거가 아니다.
그럼 계획안이 담을 수 있는 것은 제193조의 두 열거 안으로 한정된다. 필수 항목을 빠짐없이 채우고, 선택 항목은 회생에 필요한 범위 안에서 더한다. I사 계획안의 신주 발행과 자본 감소는 위에서 확인한 두 호에 놓이지만, 신주 교환 비율과 주식병합 비율의 확정 근거는 아직 조문의 항목과 대조하지 않았다. 다음에 올 것은 조문이 요구하는 변제 사항을 계획안의 변제 방법과 비율에 하나씩 붙여 보는 일이다.
2.2변제 사항과 계획안 대조
회생계획이 담을 수 있는 항목의 범위를 확인한 데서 멈추지 않고, 이제는 조문이 요구하는 변제 사항이 I사의 계획안에 적힌 변제의 방법과 비율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하나씩 살펴볼 차례이다. 대응 관계를 확인하는 데 집중하며, 변제 조건이 적법한지까지의 판단은 이 자리에서 미룬다.
회생계획에 반드시 정해야 할 사항 가운데 변제에 직접 관련된 것은 두 가지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93조 제1항은 회생계획에 담아야 할 사항을 열거하면서 "2. 공익채권의 변제"를 요구하고, "3. 채무의 변제자금의 조달방법"도 함께 요구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93조). 전자는 변제의 대상을, 후자는 변제에 쓸 돈이 어디서 오는지를 정하도록 한 항목이다. 계획안이 변제의 방법과 비율을 적으려면 이 두 항목에 대한 답을 먼저 담고 있어야 한다.
변제의 대상을 확정하면 그 몫이 누구에게 얼마씩 돌아가는지가 다음 쟁점으로 남는다. 같은 조항 제1호는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주주·지분권자의 권리의 전부 또는 일부의 변경"을 계획에 정하여야 할 첫 번째 사항으로 두고 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93조). I사의 계획안은 금융기관 담보채권자에게 원금 전액을 현금으로,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에게는 30%를 현금으로, 나머지 70%를 신주로 바꾸어 주며, 기존 주주의 주식을 10주에서 1주로 줄인다. 담보채권자·무담보채권자·주주 각각에 대해 권리의 전부 또는 일부가 변경되는 구조이므로, 세 주체의 몫 차이는 모두 이 항목 아래 놓인다.
변제에 쓰일 자금이 어떻게 조달되는지도 계획안의 변제 사항을 읽는 축 가운데 하나이다. 제1항 제3호가 요구하는 "채무의 변제자금의 조달방법"은 현금 변제분의 재원을 밝히는 자리이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93조). I사의 계획안에서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에게 돌아가는 30%와 담보채권자에게 돌아가는 원금 전액은 현금 변제이고, 그 자금의 조달 방법은 여기서 확인된 사실만으로는 미정이다. 신주 발행으로 충당하는 70%는 조문상 "변제자금의 조달방법"이 아니라, 새 주식을 내어 권리 변경을 이루는 수단이다.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에게 신주로 바꾸어 주는 70%의 배분은 계획에 담을 수 있는 사항의 한 범위를 함께 보여준다. 같은 조 제2항은 회생계획에 정할 수 있는 사항을 열거하면서 "5. 신주나 사채의 발행"을 두고 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93조). I사가 발행하는 신주는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의 채권 일부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데 쓰이고 있으며, 그 신주 발행 자체는 필수 항목이 아니라 담을 수 있는 항목의 하나로 계획에 올라와 있다. 기존 주주의 주식을 10주에서 1주로 줄이는 주식병합은 같은 항목의 자본 감소나 주식의 교환·병합과 맞닿는 조정이지만, 이 자리에서 그 확정 비율의 적정성은 미정으로 남긴다.
마지막으로 제1항 제4호와 제5호의 사항이 계획안에 담기는지도 대조 대상에 남는다. 조문은 "4. 회생계획에서 예상된 액을 넘는 수익금의 용도"와 "5. 알고 있는 개시후기타채권이 있는 때에는 그 내용"을 정하여야 할 사항으로 요구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93조). 관찰된 계획안의 내용은 변제의 방법과 비율, 권리자별 몫의 차이, 그리고 반대의 표명에 이르는 데 그치므로, 수익금의 용도와 개시후기타채권의 유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변제 사항과 조문 항목의 대응은 권리 변경과 변제 자금의 항목에 한해 확인된 셈이다.
이렇게 대조하면 I사의 계획안에 적힌 변제의 방법과 비율은 제193조 제1항 제1호의 권리 변경과 제3호의 변제 자금 조달, 그리고 제2항 제5호의 신주 발행 자리를 각각 채우고 있다. 그러나 이 대응 관계만으로 변제 조건의 적법성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변제 조건이 공정·형평의 기준에 맞는지, 반대하는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의 권리가 침해되는지는 이 자리의 확인을 넘어서는 판단이다.
2.3권리 조정이 놓인 자리
변제의 방법과 비율이 계획안에 어떻게 적혔는지 살핀 데서 나아가, 이번에는 그러한 몫의 차이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93조가 정한 회생계획의 내용 가운데 어디에 놓이는지 따져 본다. I사는 회생계획안에서 금융기관 담보채권자에게 원금 전액을 현금으로 변제하고,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에게는 채권액의 30%만 현금으로 변제하며 나머지 70%는 새로 발행하는 주식으로 바꾸어 주기로 하였다. 계획이 이처럼 자금을 나누어 주는 것은 전적으로 무심한 처사가 아니라, 회생계획이 어떤 사항을 담아야 하는지 적어 둔 조문이 있는 자리에서 읽히므로 그 자리를 먼저 찾는다.
조정의 대상을 정한 첫 자리를 확인하기 위해, 회생계획의 내용을 정한 법령의 문장을 옮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93조 제1항 제1호는 회생계획에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주주·지분권자의 권리의 전부 또는 일부의 변경"을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담보채권자에게 원금 전액을 주고 무담보채권자에게 일부만 남겨 주는 차이는, 각자가 가진 권리를 그대로 두지 않고 바꾸는 내용이므로 이 열거 안에 놓인다. 상거래채권자 모임이 금융기관 채권자에 비해 변제 조건이 불리하다고 반대한 까닭도, 바로 이 자리를 두고 계획안이 권리의 몫을 나눈 데 있다.
그렇다면 계획안이 담은 몫의 차이는 제193조 제1항이 요구한 사항 가운데 어디까지 담아야 하는지가 남는다. 같은 조 제2항 제5호는 회생계획에 "신주나 사채의 발행"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93조). I사가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의 남은 70%를 새로 발행하는 주식으로 바꾸어 주려는 것도 이 항에서 허용한 내용에 놓인다. 제2항이 "정할 수 있다"고 한 사항인 만큼 계획이 꼭 담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계획이 그러한 수단을 썼을 때 그 자리를 조문이 인정한다는 뜻에 그친다.
몫의 차이가 자리를 잃지 않았다고 하여 곧바로 그 차이가 옳은 것은 아니다. 조정의 한계를 가늠하는 기준은 따로 두어져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7조 제1항은 "회생계획에서는 다음 각호의 규정에 의한 권리의 순위를 고려하여 회생계획의 조건에 공정하고 형평에 맞는 차등을 두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 기준은 회생담보권, 일반의 우선권 있는 회생채권, 그 외의 회생채권, 잔여재산의 분배에 우선적 내용이 있는 주주·지분권자의 권리, 그 외의 주주·지분권자의 권리를 서로 구분하여 차등을 두도록 요구한다. I사 계획안에서 금융기관 담보채권자와 무담보 상거래채권자 사이에 놓인 몫의 차이가 이 기준에 맞는지, 기존 주주의 주식이 10주를 1주로 줄어드는 것까지 이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계획안이 권리의 변경을 담고 조정의 기준이 별도로 놓여 있음을 확인한 만큼, 남은 것은 그 차등이 기준을 넘는지 가늠하는 일이다. 이에 관한 결론은 다음 단계에 맡긴다.
2.4주식 교환과 병합의 자리
권리 조정의 자리를 제193조 안에서 찾은 뒤에는, 계획안에 적힌 신주 교환과 주식병합이 그 조문의 어디에 놓이는지를 대조할 차례이다. I사의 계획안은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의 채권액 30%를 현금으로 변제하고 나머지 70%는 새로 발행하는 주식으로 바꾸어 주며, 기존 주주의 주식은 10주를 1주로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 가지 조정이 한 계획안에 함께 실려 있으므로, 각각이 회생계획의 내용으로서 어느 호에 해당하는지 자리를 나누어 읽어야 한다.
우선 신주 교환의 자리를 살핀다. 회생계획의 내용 가운데 정하여야 할 사항으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은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주주·지분권자의 권리의 전부 또는 일부의 변경"을 꼽고 있다. I사의 계획안에서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의 채권액 70%를 신주로 바꾸는 것은 그 채권자가 가진 권리의 내용을 현금 변제청구로부터 주식 교부청구로 바꾸는 것이므로, 이 사항은 권리 변경의 자리에 놓인다.
한편 신주를 새로 내놓는 행위 자체는 다른 호의 문제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은 회생계획에 정할 수 있는 사항으로 "신주나 사채의 발행"을 열거하고 있다.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에게 교부할 주식을 새로 발행하기로 한 계획안의 내용은 이 호에 해당하며, 이는 정하여야 할 사항이 아니라 정할 수 있는 사항이다.
다음으로 기존 주주의 주식을 10주에서 1주로 줄이는 조항을 보면, 이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 정할 수 있는 사항으로 둔 "자본의 감소"에 관한 규정과 맞닿는다. 기존 주주의 지분이 줄어드는 결과가 함께 나오므로, 같은 조정이 주주의 권리 변경의 자리에도 걸친다는 점을 함께 읽어야 한다. 이 사례에서 확인되는 것은 두 호가 한 조항 위에 겹쳐 놓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신주 발행과 자본 감소는 제193조 제2항의 열거 사항으로서 회생계획에 담을 수 있는 자리만을 가리킨다. 신주 교환 비율과 주식병합 비율의 확정, 그리고 그 적정성은 관찰된 사실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여기서 다루지 않는다. 계획안에 적힌 변제의 방법과 비율, 권리자별 몫의 차이, 반대의 표명이 어떤 법적 평가로 이어지는지도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2.5관찰 사실과 법적 평가
신주 교환과 주식병합의 자리를 제193조에 대조한 것으로 그쳐, 이제 남는 것은 변제표에 적힌 내용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변제표에 나타난 것은 우선 금융기관 담보채권자에게 원금 전액을 현금으로 변제하고,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에게는 채권액의 30%를 현금으로 변제하고 나머지 70%는 새로 발행하는 주식으로 바꾸어 주며, 기존 주주의 주식은 10주를 1주로 줄이는 내용이다. 그에 따라 권리자별 몫이 갈리는 결과가 나타나고, 상거래채권자 모임은 계획안에 반대한다고 표명하였다. 이 가운데 법률상 평가에 앞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변제의 방법과 비율, 권리자별 몫의 차이, 반대의 표명이다.
변제의 방법과 비율이 계획안에 기재된 것은 제193조 제1항이 정한 사항의 하나에 해당한다. 회생계획에는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주주·지분권자의 권리의 전부 또는 일부의 변경"을 정하여야 하고(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93조), 변제의 방법과 비율은 그러한 권리의 변경 내용으로서 기재된다. 따라서 계획안에 적힌 변제 표의 숫자 자체는 사실로 읽을 수 있다. 다만 그 숫자가 적정한지, 합리적인지는 변제표의 문면 밖에서 판단할 문제이다.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에게 채권액의 30%를 현금으로, 나머지 70%를 신주로 배정하고, 금융기관 담보채권자에게는 원금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은 제193조 제2항이 정한 사항에 놓인다. 회생계획에는 "신주나 사채의 발행"을 정할 수 있고(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93조), 상거래채권자의 70%를 신주로 바꾸는 방식은 그와 같은 발행을 수단으로 삼는다. 그렇다고 하여 신주로 바꾸는 비율 70%라는 숫자가 곧바로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금융기관 담보채권자와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의 몫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은 제217조의 문언과 마주하게 한다. 회생계획에서는 "회생계획의 조건에 공정하고 형평에 맞는 차등을 두어야" 하고(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7조), 그 순위를 고려할 대상은 "회생담보권", "일반의 우선권 있는 회생채권", "제2호에 규정된 것 외의 회생채권", "잔여재산의 분배에 관하여 우선적 내용이 있는 종류의 주주·지분권자의 권리", "제4호에 규정된 것 외의 주주·지분권자의 권리"의 다섯 가지이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7조). 그러나 "공정하고 형평에 맞는"이라는 문구의 뜻은 조문 자체가 확정해 주지 않는다.
상거래채권자 모임의 반대는 이러한 차등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다. 반대의 표명 자체는 사실로 확인되지만, 반대가 이유 있는 것인지, 즉 차등이 "공정하고 형평에 맞는" 범위를 벗어난 것인지는 별도의 판단을 요한다. 관찰된 변제의 방법과 비율, 권리자별 몫의 차이, 반대의 표명만으로는 공정·형평의 위반이나 권리 침해가 확정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같은 이유로 기존 주주의 주식이 10주에서 1주로 줄어드는 비율과 신주 교환 비율의 적정성도 이 자리에서 확정되지 않는다.
결국 변제표에 적힌 내용은 회생계획이 담을 수 있는 사항으로서 기재된 사실이며, 그 사실이 적정한지 여부는 사실의 기재만으로 판단되지 않는다. 관찰된 사실은 평가의 출발점에 서 있을 뿐이고, 평가의 기준은 이 자리에서 미정으로 남는다.
2.6다음 장에 남기는 기준
변제의 방법과 비율이 사실이고 그 차이가 곧 평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한 뒤, 남는 질문은 이 장이 그 평가의 기준까지 놓았는지이다. 회생계획이 담을 사항을 늘어놓은 조문을 먼저 보아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93조는 계획에 넣어야 할 것과 넣을 수 있는 것을 나누어 규정하고 있다. 회생계획의 내용으로 정하여야 하는 사항의 첫 번째는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주주·지분권자의 권리의 전부 또는 일부의 변경"(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93조)이다. I사의 계획안이 금융기관 담보채권자와 무담보 상거래채권자, 기존 주주의 몫을 각각 다르게 정한 것은 바로 이 자리를 채운 것이다. 같은 조 이항은 자본 감소와 신주 발행을 계획에 정할 수 있는 사항으로 두고 있다. 따라서 원금 전액 현금 변제, 30% 현금과 70% 신주 교환, 10대 1 주식병합은 모두 계획이 담을 수 있는 내용의 범위에 들어온다.
그러나 제193조는 그 내용의 자리를 정할 뿐, 여러 권리자에게 서로 다른 조건을 줄 때 무엇을 기준으로 삼을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계획에 무엇을 담을 수 있는지와 그 내용이 허용되는지의 물음은 서로 다른 차원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관찰된 사실만으로 공정·형평의 위반이나 권리 침해가 곧바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그렇다면 그 평가의 기준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가 문제로 남는다. 이 물음에 대해서는 제193조가 답하지 않으므로 다른 자리를 찾아야 한다.
차등을 두어야 할 때의 기준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7조가 두고 있다. 이 조는 회생계획의 조건에 차등을 둘 것을 요구하면서도 그 차등의 방향을 다만 "다음 각호의 규정에 의한 권리의 순위를 고려하여 회생계획의 조건에 공정하고 형평에 맞는 차등을 두어야 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7조)고 정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각호는 회생담보권, 일반의 우선권 있는 회생채권, 그 밖의 회생채권, 우선적 내용이 있는 주주·지분권자의 권리, 그 밖의 주주·지분권자의 권리의 순으로 늘어놓는다. I사의 계획안에서 금융기관 담보채권자와 무담보 상거래채권자, 기존 주주가 각각 어느 호에 놓이는지, 그리고 그 구분이 확정된 뒤 어느 차등이 형평에 맞는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기준이 다음 장의 몫으로 남는 이유는 분명하다. 제217조의 각호가 늘어놓은 순서를 읽는 일과, 그 순서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형평에 맞는 차등을 판단하는 일은 차례가 정해진 작업이며 그 차례를 앞서 정할 필요는 없다. 계획이 담을 수 있는 내용을 살핀 이 장에서 심사의 순서나 평등의 기준을 미리 정해 버리면, 제217조가 놓은 기준이 놓인 자리 그대로가 아니라 이 장의 틀 안에서 끌어당겨진 것이 된다. 그러므로 이 장의 문은 여기서 닫는다.
정리하면, 제193조는 회생계획이 담을 사항의 자리를 정하며 그 자리를 채운 I사의 계획안은 형식상 그 범위 안에 있다. 반면 계획의 조건에 둔 차등이 공정하고 형평에 맞는지, 그 판단에서 어느 권리의 순서를 어떻게 고려할지는 제217조가 놓인 자리에서 확인할 문제로 남는다. 공정·형평의 심사 순서와 평등의 기준은 여기서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