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2016마5352와 2002그121이 제217조의 차등 문언과 공정·형평의 의미를 어떻게 풀었는지 읽는다. 같은 종류 안의 평등과 다른 권리 사이의 차등을 구분하고, 권리보호조항이 그은 선과 평등 원칙의 관계를 살핀다. 이를 바탕으로 사례에 놓을 심사 척도를 정리한다.
4.1제217조 차등 문언의 의미
차등의 요구가 남긴 물음은 정도의 문제로 이어진다. 이종의 권리자 사이에 두어야 할 차등이 얼마만큼의 차이를 의미하는지, 같은 성질의 권리를 가진 자 사이의 평등이 얼마만큼의 동일을 요구하는지를 따져야 한다. 공정·형평의 문언이 무엇을 요구하는지는 이 대목에서 두 결정이 남긴 판시를 차례로 읽으며 정리할 수 있다.
먼저 같은 성질의 권리 안에서 차등을 둘 수 있는 범위가 문제이다. 대법원 2018. 5. 18. 자 2016마5352 결정은 회생계획의 공정·형평이 담은 뜻을 다음 같이 밝혔다. “법원이 회생계획의 인가를 하기 위해서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고 한다) 제243조 제1항 제2호 전단에 따라 회생계획이 공정하고 형평에 맞아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채무자회생법 제217조 제1항이 정하는 권리의 순위를 고려하여 이종의 권리자들 사이에는 회생계획의 조건에 공정하고 형평에 맞는 차등을 두어야 하고, 채무자회생법 제218조 제1항이 정하는 바에 따라 동종의 권리자들 사이에는 회생계획의 조건을 평등하게 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여기서 평등은 형식적 의미의 평등이 아니라 공정·형평의 관념에 반하지 아니하는 실질적인 평등을 가리킨다.”(대법원 2018. 5. 18. 자 2016마5352 결정) 이 문언은 이종의 권리자 사이에 두는 차등과 동종의 권리자 사이에 두는 평등이 하나의 원칙 안에서 함께 요구됨을 분명히 한다.
같은 결정은 이 문언이 닫힌 분류를 요구하지 않음도 밝혔다. “따라서 회생계획에서 모든 권리를 반드시 채무자회생법 제217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5호가 규정하는 5종류의 권리로 나누어 각 종류의 권리를 획일적으로 평등하게 취급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5종류의 권리 내부에서도 회생채권이나 회생담보권의 성질의 차이, 채무자의 회생을 포함한 회생계획의 수행가능성 등 제반 사정에 따른 합리적인 이유를 고려하여 이를 더 세분하여 차등을 두더라도 공정·형평의 관념에 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차등을 둘 수 있다.”(대법원 2018. 5. 18. 자 2016마5352 결정) 제217조가 정한 5종류의 권리 구분은 차등의 상한을 고정하지 않는다. 같은 성질의 권리를 더 나누어 다르게 대우할 여지는 합리적 이유가 있는 범위 안에서 열려 있다.
다만 이 여지에 제한이 따라붙는다. 같은 결정은 다음과 같이 단정한다. “다만 같은 성질의 회생채권이나 회생담보권에 대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권리에 대한 감면 비율이나 변제기를 달리하는 것과 같은 차별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8. 5. 18. 자 2016마5352 결정) 차등의 문언이 요구하는 정도는 이 단서의 경계 안에서 가늠된다. 합리적 이유 없는 감면 비율의 차이, 합리적 이유 없는 변제기의 차이는 공정·형평에 어긋난다.
그 경계를 정하는 데에 어떤 사정이 두루 참작되는지에 관하여는 회사정리법 하의 판단도 함께 읽힌다. 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은 정리계획의 조건에 둘 차등의 문언을 “정리계획에서는 정리담보권, 정리채권, 주주의 권리의 순위를 고려하여 계획의 조건에 공정·형평한 차등을 두어야 한다.”는 문구로 적으면서, 그 뜻을 “선순위 권리자에 대하여 수익과 청산시의 재산분배에 관하여 우선권을 보장하거나 후순위 권리자를 선순위 권리자보다 우대하지 않아야 됨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 아래에서 판단에 두루 참작할 사정을 열거하였다. “자본의 감소와 그 비율, 신주발행에 의한 실질적인 지분의 저감 비율, 정리계획안 자체에서 장래 출자전환이나 인수·합병을 위한 신주발행을 예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예상되는 지분 비율, 그에 따라 정리계획에 의하여 정리회사가 보유하게 될 순자산 중 기존주주의 지분에 따른 금액의 규모, 변제될 정리채권의 금액과 비율, 보증채권의 경우 주채무자가 그 전부 또는 일부를 변제하였거나 변제할 개연성이 있다면 그 규모 등을 두루 참작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 이 사정들은 지분의 저감과 신주발행이 끼치는 실질적 효과를 함께 봐야 함을 뜻한다. 비율만을 한 가지로 떼어 비교하는 판단은 이 목록이 가리키는 방식과 거리가 있다.
이 판시들이 요구하는 정도는 I사의 계획안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I사의 계획안이 담은 변제의 방법과 비율, 그리고 권리자별 몫의 차이는 관찰된 사실로 남아 있을 뿐이고, 어떤 조에 권리보호조항이 주어졌는지, 계획이 인가되었는지, 신주 교환 비율과 주식병합 비율이 어떻게 확정되었는지, 계획에 따른 변제와 청산 시 배당이 어떻게 비교되는지, 조 분류가 어떻게 확정되었는지는 미정이다. 계획의 조건에 두어진 차등이 공정·형평에 어긋나는지, 기존 주주의 지분이 남는 것이 이 사정들 안에서 합리적인 이유를 갖는지는 관찰된 사실만으로 곧바로 정해지지 않는다. 남은 질문은 같은 종류의 권리 안에서 요구되는 대우를 물을 때 이어진다.
4.2같은 종류 안의 평등
차등의 문언이 요구하는 정도를 세운 뒤에는 같은 종류의 권리 안에서 평등이 무엇을 요구하는지가 남는다. 채무자회생법 제218조 제1항은 조건의 평등을 명하고, 대법원 2018. 5. 18. 자 2016마5352 결정은 그 평등의 뜻을 이렇게 밝힌다. "여기서 평등은 형식적 의미의 평등이 아니라 공정·형평의 관념에 반하지 아니하는 실질적인 평등을 가리킨다." 같은 조 안에 선 모든 권리자에게 자릿수까지 같은 비율을 강제하는 규칙이 아니라는 뜻이다.
실질적 평등의 뜻은 종류의 내부에 대한 태도에서 분명해진다. 같은 결정은 "회생계획에서 모든 권리를 반드시 채무자회생법 제217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5호가 규정하는 5종류의 권리로 나누어 각 종류의 권리를 획일적으로 평등하게 취급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박는다. 이어지는 이유에서 종류의 내부를 다시 나눌 여지가 열린다. "5종류의 권리 내부에서도 회생채권이나 회생담보권의 성질의 차이, 채무자의 회생을 포함한 회생계획의 수행가능성 등 제반 사정에 따른 합리적인 이유를 고려하여 이를 더 세분하여 차등을 두더라도 공정·형평의 관념에 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차등을 둘 수 있다." 평등이 차등을 막는 벽이 아니라 차등의 한계를 지키는 잣대라는 점이 드러난다.
다만 그 잣대에는 아래쪽 경계가 있다. 같은 결정은 같은 성질의 회생채권이나 회생담보권에 대한 취급을 이렇게 한정한다. "다만 같은 성질의 회생채권이나 회생담보권에 대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권리에 대한 감면 비율이나 변제기를 달리하는 것과 같은 차별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합리적 이유의 유무가 허용과 불허용을 가른다. 이 기준을 I사의 사례에 들이대면, 무담보 상거래채권자 안에서 일부에게 30%를 주고 다른 이에게 50%를 주는 식의 처리는 같은 성질의 권리에 대한 감면 비율의 차이가 되므로 그 까닭이 드러나야 한다. 상거래채권자와 금융기관 담보채권자 사이의 비율 차이는 서로 다른 성질의 권리 사이의 문제라서 이 문언의 바로 그 자리는 아니다.
평등 논의의 원형은 더 앞선 결정에도 적혀 있다. 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은 회사정리법 제229조의 평등을 "형식적인 평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형평의 관념에 반하지 않는 실질적인 평등을 말하는 것으로서, 정리계획에 있어서 모든 권리를 반드시 같은 법 제228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6호가 규정하는 6종류의 권리로 나누어 각 종류의 권리를 획일적으로 평등하게 취급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6종류의 권리 내부에 있어서도 정리채권이나 정리담보권의 성질의 차이 등을 고려하여 이를 더 세분하여 차등을 두더라도 형평의 관념에 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와 같이 할 수 있다."고 푼다. 권리의 종류가 늘어난 점을 빼면 두 법의 문구는 같은 결을 이룬다. 이사를 위해 필요한 차등이 같은 종류 안에서도 살아남는다는 가르침은 2002그121에서 2016마5352로 그대로 이어졌다.
같은 종류 안에서 어느 차등이 실질적 평등에 맞는지는 그 이유의 내용으로 판단할 일이다. 2016마5352가 뽑은 사정은 성질의 차이와 수행가능성이다. I사의 계획안에서 무담보 상거래채권자 안에 현금과 주식의 비율이 다른 무리가 섞여 있지 않다면, 그 조 안의 평등은 30%와 신주 교환의 조건이 조원 전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형태로 갖춰져야 한다. 반대로 어떤 무리에게만 별도의 변제 방식을 얹으려 하면 합리적 이유가 함께 서류 위에 놓여야 한다. 그 이유가 계획안에 담겨 있는지, 또 합리적인 범위 안에 있는지는 관찰된 사실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요컨대 같은 종류 안의 평등은 같은 자리에 있는 권리자에게 같은 취급을 요구하되, 그 취급이 반드시 같은 숫자로 계산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형식의 동일함이 목표가 아니고,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의 배제가 목표다. I사의 상거래채권자 모임이 제기한 반대는 그 경계를 겨냥한 것이다. 반대하는 조에 주어질 보호 조항과 최종적인 조 분류의 확정은 아직 미정이다. 따라서 평등 원칙을 위반했다는 확정된 판단은 이 자리에서 내려지지 않으며, 다만 같은 종류의 권리 안에서 어떤 차등이 허용되고 어떤 차등이 닫히는지는 이 기준에 따라 읽어야 한다.
4.3다른 권리 사이의 차등
같은 종류 안의 평등이 요구하는 대우의 정도를 정리한 데서 나아가, 이제 서로 다른 권리 사이에 둔 차등은 어디까지 허용되는지가 문제이다. 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은 그 기준을 이렇게 제시한다. "정리계획에서는 정리담보권, 정리채권, 주주의 권리의 순위를 고려하여 계획의 조건에 공정·형평한 차등을 두어야 한다." (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 이 문언은 차등을 두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도 그 폭을 숫자로 밝히지는 않는다.
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은 그 폭을 설명하면서 우선순위의 보장을 전제로 삼는다. 위 결정은 공정·형평의 원칙이 "선순위 권리자에 대하여 수익과 청산시의 재산분배에 관하여 우선권을 보장하거나 후순위 권리자를 선순위 권리자보다 우대하지 않아야 됨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어서, 예컨대 정리채권자의 권리를 감축하면서 주주의 권리를 감축하지 않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고" (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라고 밝혔다. 이 구절은 채권자를 줄이면서 주주를 남기는 방향의 대우가 우선순위를 거스르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I사의 계획안이 담보채권을 전액 현금으로 두고 주식을 10대 1로 줄이는 관계를 어떻게 볼지는, 앞의 문언이 아니라 아래에 이어지는 판단 기준을 따라서 읽어야 한다.
바로 그 점에서 위 결정은 서두르지 말 것을 주문한다. 주식과 채권은 비교 대상이 단순하지 않다. 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은 "다만 주식과 채권은 그 성질이 상이하여 단순히 정리채권의 감축 비율과 주식 수의 감소 비율만을 비교하여 일률적으로 우열을 판단할 수는 없고, 자본의 감소와 그 비율, 신주발행에 의한 실질적인 지분의 저감 비율, 정리계획안 자체에서 장래 출자전환이나 인수·합병을 위한 신주발행을 예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예상되는 지분 비율, 그에 따라 정리계획에 의하여 정리회사가 보유하게 될 순자산 중 기존주주의 지분에 따른 금액의 규모, 변제될 정리채권의 금액과 비율, 보증채권의 경우 주채무자가 그 전부 또는 일부를 변제하였거나 변제할 개연성이 있다면 그 규모 등을 두루 참작하여야 한다." 고 판시하였다. 이 나열은 우열을 한 가지 숫자로 환산하지 말라는 뜻이다. I사의 계획안에 적힌 30% 현금 변제와 70% 신주 교환, 그리고 10대 1 주식병합의 관계가 우선순위를 침해하는지 판단하려면, 저감 비율과 순자산 중 기존주주 몫의 규모가 함께 놓여야 한다. 다만 그 계산에 쓰일 값 가운데 어떤 값이 확정인지는 위 사정에서 드러나지 않는다.
감축의 우열이 정해진 뒤에도 차등의 허용 범위는 같은 종류 안에서 다시 한번 가늠된다. 회사정리법 제229조는 "정리계획의 조건은 같은 성질의 권리를 가진 자 사이에서는 평등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고 정하고, 위 결정은 그 평등을 형식적인 것으로 한정 짓지 않는다. 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은 "여기에서의 평등이라는 의미는 형식적인 평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형평의 관념에 반하지 않는 실질적인 평등을 말하는 것으로서, 정리계획에 있어서 모든 권리를 반드시 같은 법 제228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6호가 규정하는 6종류의 권리로 나누어 각 종류의 권리를 획일적으로 평등하게 취급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6종류의 권리 내부에 있어서도 정리채권이나 정리담보권의 성질의 차이 등을 고려하여 이를 더 세분하여 차등을 두더라도 형평의 관념에 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와 같이 할 수 있다." 고 하였다.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와 금융기관 담보채권자가 서로 다른 종류의 권리인지, 그리고 그 안에서 또 나눌 여지가 있는지는 이 기준 아래에서 정해질 일이다.
그 경계는 어떤 경우에 분명히 넘어가는지에 대한 해답도 위 결정이 함께 제시한다. 보증채권의 취급을 다루며 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은 "보증인인 회사에 대하여 정리절차가 개시된 경우 채권자는 개시 당시 가지는 채권의 전액에 관하여 정리채권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나, 이와 같은 정리채권에 대하여는 그 변제방법을 정함에 있어 다른 정리채권보다 차등을 두어 불리한 조건을 정하는 것은, 비록 그것이 연대보증채권이라고 하더라도 회사정리법 제229조에 정한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고 판시하였다. 다른 정리채권보다 불리한 조건을 정해도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이 판시는, 차등이 그 자체로 금지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반대하는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에 대한 I사의 30% 변제 조건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는, 위 판시가 요건으로 삼은 사정들이 모아져야 판단된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 그 판단을 확정하기는 어렵고, 권리자별 몫의 최종 확정도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다른 권리 사이의 차등은 우선순위를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그리고 성질의 차이를 두루 참작하는 방식으로 허용된다고 읽어야 한다. 반대의 표명만으로 계획의 인가 여부나 신주 교환 비율, 주식병합 비율, 그리고 청산 시 배당과의 비교 결과가 곧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상거래채권자 모임이 제기한 불리함과 기존 주주의 지분 존속에 대한 의문은, 위 판시가 요구한 참작 사정이 놓인 뒤에야 비로소 공정·형평 위반의 평가 대상이 된다.
4.4권리보호조항이 그은 선
다른 권리 사이의 차등이 어느 범위까지 허용되는지를 가리고 나면, 차등을 받지 못한 조가 인가 절차에서 어떤 보호를 받는지 물어야 한다. 대법원 2018. 5. 18. 자 2016마5352 결정은 이 물음에 대해 권리보호조항을 정하는 법원의 재량과 그 한계를 함께 밝히고 있다.
그 결정은 먼저 인가 결정에서 동의하지 않은 조의 권리를 보호하는 방식을 규정한다. 대법원 2018. 5. 18. 자 2016마5352 결정은 "법원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고 한다) 제244조 제1항에 따라 인가결정을 할 경우에는 위 조항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방법 또는 그에 준하는 방법에 의하여 공정하고 형평에 맞게, 권리가 본질에서 침해되지 않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권리의 실질적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권리를 보호하는 방법으로, 동의하지 않은 조의 권리자 전원에 대하여 권리보호조항을 정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대법원 2018. 5. 18. 자 2016마5352 결정) 이 문장은 권리보호조항이 반대 조의 권리자 한 사람만이 아니라 그 조의 권리자 전원에 대하여 정해져야 할 의무적 사항임을 분명히 한다.
보호의 내용은 ‘공정하고 형평에 맞게’, ‘권리가 본질에서 침해되지 않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이라는 세 가지 기준을 함께 충족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대법원 2018. 5. 18. 자 2016마5352 결정은 위 조항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방법 또는 그에 준하는 방법에 의하여, 권리를 보호하는 방법으로 권리의 실질적 가치를 부여하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대법원 2018. 5. 18. 자 2016마5352 결정) 이에 따라 단지 권리를 형식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권리자가 계획에서 실제로 얻는 가치가 본질적인 침해를 막고 피해를 줄이는 수준이어야 한다.
법원이 반드시 회생계획안을 바꾸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8. 5. 18. 자 2016마5352 결정은 "그런데 권리보호조항을 정하기 위하여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반드시 변경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였다. (대법원 2018. 5. 18. 자 2016마5352 결정) 계획안의 조항이 그대로 권리보호조항의 기준을 채울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뿐, 형식적인 변경 여부가 핵심이 되지 않는다.
나아가 이미 부결된 계획안의 조항이 법정 요건을 채우고 있으면 그대로 권리보호조항으로 삼을 수 있다. 대법원 2018. 5. 18. 자 2016마5352 결정은 "부결된 회생계획안 자체가 이미 부동의한 조의 권리자에게 청산가치 이상을 분배할 것을 규정하여 채무자회생법 제244조 제1항 각호의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원이 부동의한 조의 권리자를 위하여 회생계획안의 조항을 그대로 권리보호조항으로 정하고 인가를 하는 것도 허용된다."고 하였다. (대법원 2018. 5. 18. 자 2016마5352 결정) 즉 계획안이 청산가치 이상을 분배하도록 정하고 있을 때 그 규정 자체가 보호 조항의 자격을 갖춘다.
이리하여 권리보호조항이 그은 선은 명백하다. 반대 조의 권리자 전원이 계획을 통해 청산가치 이상의 실질적 가치를 얻을 수 있느냐가 인가의 요건이 된다. I사의 계획안이 금융기관 담보채권자에게는 원금 전액을 현금으로 변제하고,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에게는 채권액의 30%만 현금으로 지급한 뒤 나머지 70%는 신주로 바꾸어 주며, 기존 주주의 주식은 10주를 1주로 줄이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반대하는 상거래채권자 조에 어떤 보호 조항이 주어졌는지는 미정이다. 관찰된 것은 변제의 방법과 비율, 그리고 권리자별 몫의 차이와 반대의 표명뿐이다. 따라서 그 반대 조에 실질적 가치가 충분히 부여되었는지, 청산가치 이상이 보장되었는지는 추가로 확정되어야 비로소 평가할 수 있다.
4.5평등 원칙과 공정·형평
권리보호조항이 그은 선을 살핀 뒤에는, 그 선을 무릅쓰고 차등을 둔 조건이 왜 '공정·형평'한지 평가하는 기준의 성격을 물어야 한다. 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은 공정·형평과 평등을 서로 다른 문언으로 다루면서도 실질에서 이어 붙였으므로, 두 기준의 역할을 이 결정에서 읽어 두기로 한다.
우선 공정·형평의 원칙이 무엇을 지키도록 요구하는지부터 확인한다. 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은 회사정리법 제228조 제1항의 문언과 그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시하였다. "회사정리법 제228조 제1항은 "정리계획에서는 정리담보권, 정리채권, 주주의 권리의 순위를 고려하여 계획의 조건에 공정·형평한 차등을 두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공정·형평의 원칙은 선순위 권리자에 대하여 수익과 청산시의 재산분배에 관하여 우선권을 보장하거나 후순위 권리자를 선순위 권리자보다 우대하지 않아야 됨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어서, 예컨대 정리채권자의 권리를 감축하면서 주주의 권리를 감축하지 않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고, 다만 주식과 채권은 그 성질이 상이하여 단순히 정리채권의 감축 비율과 주식 수의 감소 비율만을 비교하여 일률적으로 우열을 판단할 수는 없고, 자본의 감소와 그 비율, 신주발행에 의한 실질적인 지분의 저감 비율, 정리계획안 자체에서 장래 출자전환이나 인수·합병을 위한 신주발행을 예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예상되는 지분 비율, 그에 따라 정리계획에 의하여 정리회사가 보유하게 될 순자산 중 기존주주의 지분에 따른 금액의 규모, 변제될 정리채권의 금액과 비율, 보증채권의 경우 주채무자가 그 전부 또는 일부를 변제하였거나 변제할 개연성이 있다면 그 규모 등을 두루 참작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 이 인용은 두 가지를 분명히 한다. 공정·형평은 후순위가 선순위를 앞서지 않도록 정하는 기준이며, 감축 비율의 단순 대조로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때 참작할 사정을 열거하고 있다. I사 계획안에서 금융기관 담보채권자의 원금 전액 현금 변제와 상거래채권자 30% 현금 변제의 차이가 이 기준에 비추어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참작 사정을 두루 놓고 본 뒤에야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면 평등의 원칙은 별도의 무엇을 요구하는 것인가. 같은 결정은 회사정리법 제229조의 문언과 그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회사정리법 제229조는 "정리계획의 조건은 같은 성질의 권리를 가진 자 사이에서는 평등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의 평등이라는 의미는 형식적인 평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형평의 관념에 반하지 않는 실질적인 평등을 말하는 것으로서, 정리계획에 있어서 모든 권리를 반드시 같은 법 제228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6호가 규정하는 6종류의 권리로 나누어 각 종류의 권리를 획일적으로 평등하게 취급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6종류의 권리 내부에 있어서도 정리채권이나 정리담보권의 성질의 차이 등을 고려하여 이를 더 세분하여 차등을 두더라도 형평의 관념에 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와 같이 할 수 있다." (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 이 인용은 평등이 공정·형평의 관념을 벗어나지 않는 실질적 평등임을 분명히 하고, 같은 6종류의 권리 내부에서조차 성질의 차이를 고려해 세분하여 차등을 둘 수 있음을 확인한다. 즉 평등은 공정·형평과 대립하는 기준이 아니라 그 관념에 포섭되어 작동하는 문언임을 알 수 있다.
이 구분의 실익은 차등의 허용 여부를 어느 기준에 두고 볼지에 있다. 보증채권에 대한 차등을 다룬 같은 결정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보증인인 회사에 대하여 정리절차가 개시된 경우 채권자는 개시 당시 가지는 채권의 전액에 관하여 정리채권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나, 이와 같은 정리채권에 대하여는 그 변제방법을 정함에 있어 다른 정리채권보다 차등을 두어 불리한 조건을 정하는 것은, 비록 그것이 연대보증채권이라고 하더라도 회사정리법 제229조에 정한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 같은 성질의 권리로 보이는 채권이라도 변제 방법에서 불리한 조건을 정할 수 있다는 결론은, 형식적 동등 취급이 요구되지 않음을 뜻한다. 이에 따라 I사 계획안에서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에게 채권액 30% 현금과 70% 주식 교환을 정한 조건이 평등 원칙에 어긋나는지는, 조 분류와 성질의 차이를 살펴본 뒤에 비로소 물을 문제로 남는다.
요컨대 공정·형평은 순위와 우대의 관계를 규율하고, 평등은 같은 성질의 권리자 사이의 취급 기준을 실질적으로 가다듬는다. 앞서 본 권리보호조항의 선 위에서 이 두 기준이 각각 무엇을 요구하는지 밝힌 뒤에, 반대하는 상거래채권자 조에 대한 변제 조건과 기존 주주의 주식 감축이 각 기준에 비추어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다음에 놓아 볼 일이다. 관찰된 사실만으로는 공정·형평의 위반이나 권리 침해의 확정이 곧바로 성립하지 않음을 전제로, 두 기준의 역할을 이 선에서 구분해 두었다.
4.6사례에 놓는 심사 척도
공정·형평과 평등의 역할을 나눈 데서 이어, 두 결정이 세운 기준을 I사의 계획안에 놓고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살펴본다. 계획안은 금융기관 담보채권자에게 원금 전액을 현금으로 변제하고,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에게는 30%를 현금으로 변제한 뒤 나머지 70%를 신주로 바꾸어 주며, 기존 주주의 주식을 10주에서 1주로 줄인다. 여기서 검토해야 할 것은 변제의 방법과 비율이 서로 다른 그룹 사이에서 공정하고 형평에 맞는 차등을 이루는지, 그리고 같은 성질의 권리자 안에서 평등이 지켜지는지이다. 그러나 인가 여부나 신주 교환 비율과 주식병합 비율의 확정, 배당 비교, 조 분류의 최종 확정은 이 자리에서 결론 내지 않는다.
이종의 권리자 사이에 어떤 척도로 우열을 판단할지는 2002그121 결정이 분명히 밝혔다. 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은 계획의 조건에 공정·형평한 차등의 의미로 "이 공정·형평의 원칙은 선순위 권리자에 대하여 수익과 청산시의 재산분배에 관하여 우선권을 보장하거나 후순위 권리자를 선순위 권리자보다 우대하지 않아야 됨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어서, 예컨대 정리채권자의 권리를 감축하면서 주주의 권리를 감축하지 않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고, 다만 주식과 채권은 그 성질이 상이하여 단순히 정리채권의 감축 비율과 주식 수의 감소 비율만을 비교하여 일률적으로 우열을 판단할 수는 없고, 자본의 감소와 그 비율, 신주발행에 의한 실질적인 지분"까지 차등의 우열을 어떻게 볼지 밝혔다. 이는 담보채권자를 우선하여 변제하는 구조를 정당화하는 전제이자, 후순위자가 더 나은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한계이다. I사 계획안에서 금융기관 담보채권자가 원금 전액을 현금으로 받고 무담보 상거래채권자가 30%와 주식으로 나누어 받는 구조는 이 한계가 정확히 어디서 작동하는지에 시험대를 놓는다.
다만 두 그룹의 대우를 수치만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 같은 결정은 "자본의 감소와 그 비율, 신주발행에 의한 실질적인 지분의 저감 비율, 정리계획안 자체에서 장래 출자전환이나 인수·합병을 위한 신주발행을 예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예상되는 지분 비율, 그에 따라 정리계획에 의하여 정리회사가 보유하게 될 순자산 중 기존주주의 지분에 따른 금액의 규모, 변제될 정리채권의 금액과 비율, 보증채권의 경우 주채무자가 그 전부 또는 일부를 변제하였거나 변제할 개연성이 있다면 그 규모 등을 두루 참작하여야 한다"고 하였다(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 따라서 I사 계획안에서 무담보 상거래채권의 70%가 신주로 바뀌는 부분과 기존 주주의 주식이 10대 1로 줄어드는 부분은 각각의 비율만 떼어 보아서는 안 되며, 신주가 채권자에게 실제로 부여하는 지분의 크기와 기존 주주에 남는 지분의 실질 규모를 함께 놓고 판단할 일이다. 신주 교환 비율과 주식병합 비율의 확정, 그리고 청산 시 배당과의 비교 결과는 미정으로 남는다.
같은 성질의 권리자 안에서는 평등이 요구된다. 대법원 2018. 5. 18. 자 2016마5352 결정은 그 평등의 성격을 "형식적 의미의 평등이 아니라 공정·형평의 관념에 반하지 아니하는 실질적인 평등을 가리킨다"고 전제하고, 이종 사이의 차등에 대하여도 "채무자회생법 제217조 제1항이 정하는 권리의 순위를 고려하여 이종의 권리자들 사이에는 회생계획의 조건에 공정하고 형평에 맞는 차등을 두어야 하고, 채무자회생법 제218조 제1항이 정하는 바에 따라 동종의 권리자들 사이에는 회생계획의 조건을 평등하게 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결정은 5종류의 권리 내부에서도 "회생채권이나 회생담보권의 성질의 차이, 채무자의 회생을 포함한 회생계획의 수행가능성 등 제반 사정에 따른 합리적인 이유를 고려하여 이를 더 세분하여 차등을 두더라도 공정·형평의 관념에 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차등을 둘 수 있다"고 하였다(대법원 2018. 5. 18. 자 2016마5352 결정). 다만 한계가 분명하다. 같은 결정은 "다만 같은 성질의 회생채권이나 회생담보권에 대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권리에 대한 감면 비율이나 변제기를 달리하는 것과 같은 차별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하였다(대법원 2018. 5. 18. 자 2016마5352 결정). I사 계획안에서 무담보 상거래채권자라는 같은 자리 안에 감면 비율이나 변제 방법이 갈리는 부분이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갈림에 합리적 이유가 서 있는지가 이 척도로 묻는 지점이다. 상거래채권자 모임이 표명한 반대는 이러한 심사의 출발점이 되지만, 반대의 표명만으로 공정·형평의 위반이나 권리 침해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관찰된 것은 변제의 방법과 비율, 권리자별 몫의 차이, 그리고 반대의 표명뿐이며, 법적 평가는 그 뒤에 서는 검토의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