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제218조의 평등 원칙이 놓인 자리를 읽고, 같은 성질의 권리를 가진 사람이라는 기준과 조건을 같게 한다는 요구를 정리한다. 차등 문언과 평등 요구가 접하는 지점을 살피고, 예외 규정의 구조를 조문에서 읽는다. 예외를 인정하는 구체적 판단은 다음 장에 남긴다.
5.1평등 원칙이 놓은 자리
심사 척도를 I사의 계획안에 놓을 때, 먼저 그 척도가 법문 어디에 붙어 있는지 살펴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8조는 회생계획의 조건을 문제 삼는 조문이다. 그 제1항은 평등을 요구하는 자리를 이렇게 정한다. "①회생계획의 조건은 같은 성질의 권리를 가진 자 간에는 평등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8조) 이 문장은 평등의 요구가 걸리는 지점이 회생계획의 조건임을 분명히 한다. 따라서 계획안에 적힌 변제의 방법과 비율은 조문이 다루는 범위 안에 놓인다.
조문은 평등을 무예외로 내세우지 않는다. 단서가 따라붙어 예외의 문을 열어 두고, 그 예외를 제1호부터 제4호까지 나열한다. 그 가운데 제1호와 제2호는 이렇게 적혀 있다. "1. 불이익을 받는 자의 동의가 있는 때 2. 채권이 소액인 회생채권자, 회생담보권자 및 제118조제2호 내지 제4호의 청구권을 가지는 자에 대하여 다르게 정하거나 차등을 두어도 형평을 해하지 아니하는 때"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8조) 예외는 평등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데 쓰이지 않고, 조건의 차이가 평등 요구를 벗어나는지를 가르는 틀로 쓰인다. 같은 성질의 권리를 가진 자 사이에서 조건을 달리한 경우, 그 달리함이 예외에 해당하는지는 조문에 적힌 각 호의 요건에 맞추어 판단할 일이다.
제1호의 동의가 있는지, 제2호의 소액 요건이 충족되는지는 현재 확정되어 있지 않다. 반대를 표명한 상거래채권자 모임의 동의는 관찰된 사실에 포함되지 않는다. 무담보 상거래채권자 각각의 채권이 소액인지도 이 자리에서 확인된 바 없다. 그러므로 두 예외가 I사의 계획안에서 성립하는지 여부는 미정으로 남는다. 계획안에 적힌 변제의 방법과 비율이 권리자별로 다르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제218조제1항에 어긋난다고 말할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한편 제218조는 제2항에서 별도의 취급을 허용한다. 그 취급은 특수관계에 있는 자와 관련된 청구권에 한정되어 있다. 그 각 호는 다음과 같다. "1. 회생절차개시 전에 채무자와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의 특수관계에 있는 자의 채무자에 대한 금전소비대차로 인한 청구권 2. 회생절차개시 전에 채무자가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의 특수관계에 있는 자를 위하여 무상으로 보증인이 된 경우의 보증채무에 대한 청구권 3. 회생절차개시 전에 채무자와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의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채무자를 위하여 보증인이 된 경우 채무자에 대한 보증채무로 인한 구상권"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8조) 이 취급은 금융기관 담보채권자나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의 변제 조건과는 다른 축에 놓인다. 대상 청구권의 성격이 다를 뿐 아니라, 그 취급을 정하는 요건도 제1항의 예외와 별개로 적혀 있다.
결국 제218조가 묻는 것은 계획안에 변제 비율의 차이가 있는지가 아니라, 같은 성질의 권리를 가진 자 사이의 조건이 평등한지이며, 그렇다면 예외가 성립하는지이다. I사의 계획안에서 금융기관 담보채권자와 무담보 상거래채권자가 같은 성질의 권리를 가진 자인지, 또 기존 주주의 지분 축소가 회생계획의 조건에 해당하는지는 별도로 살펴야 할 물음이다. 그러한 판단은 다음 자리에서 다루고, 이 자리에서는 조문의 문언이 정한 자리를 확인하는 데 그친다.
5.2같은 성질의 권리라는 기준
평등의 원칙이 회생계획의 어느 구간에서 작동하는지를 살핀 데서 나아가, 이제는 그 원칙이 적용되는 대상을 나누는 문언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8조는 평등의 대상을 어떤 표현으로 한정하는지 우선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같은 조 제1항 본문은 그 한정의 문구를 이렇게 적고 있다. "회생계획의 조건은 같은 성질의 권리를 가진 자 간에는 평등하여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8조) 이 문언은 평등을 요구할 때마다 권리자 사이의 성질을 먼저 비교하도록 놓았다.
그렇다면 "같은 성질의 권리"라는 표현이 무엇을 가리키는지가 조건의 평등을 판단하는 첫 관문이 된다. 조문은 이 표현에 덧붙여 정의를 달지 않고 있다. 제218조 제1항 각호와 제2항은 같은 성질의 권리를 묻는 대신, 차등을 두어도 되는 경우와 불이익하게 취급할 수 있는 청구권의 유형을 따로 열거한다. 여기서 "불이익을 받는 자의 동의가 있는 때" 같은 단서가 붙은 예외들이 그 예이다. 예외의 열거 방식 자체가 성질의 구분을 대신 정의해주지는 않는다.
I사의 계획안은 담보채권자에게 원금 전액을 현금으로,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에게는 30%를 현금으로 나머지 70%를 신주로, 기존 주주에게는 주식병합을 각각 정하고 있다. 이처럼 변제의 방법과 비율이 다르게 적힌 사정만으로 담보채권과 무담보채권이 제218조가 말하는 "같은 성질의 권리"에 함께 드는지 또는 성질이 달라 나뉘는지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조문이 정의를 붙이지 않았으므로, 관찰된 변제의 차이는 성질의 차이를 뒤따라온 결과인지 별개의 문제인지가 먼저 남는다.
더구나 제218조 제1항 단서는 "채권이 소액인 회생채권자, 회생담보권자 및 제118조제2호 내지 제4호의 청구권을 가지는 자에 대하여 다르게 정하거나 차등을 두어도 형평을 해하지 아니하는 때" 를 평등 요구의 예외로 둔다. 이 단서는 평등의 대상이 되는 자의 범위를 좁히면서도, 그 범위를 소액 여부라는 기준으로 다시 가른다. 성질의 비교와 액수의 비교가 나란히 놓여 있는 셈이다.
무담보 상거래채권자 모임이 금융기관 채권자에 비해 불리한 조건이라며 반대한 것은, 두 채권의 성질이 같은지 다른지에 대한 판단을 요한다. 같은 성질에 든다고 본다면 제218조 제1항 본문의 평등 요구가 시작되고, 성질이 다르다고 본다면 본문의 요구는 그 자리에서 적용되지 않는다. 어떤 쪽이든 조문의 성질 기준이 먼저 확정되어야 한다. 현재 I사 계획안을 두고 두 채권의 성질 관계가 무엇으로 확정되는지, 그리고 제218조 제1항 단서 각호가 적용되는지, 그 결과 계획의 인가 여부가 무엇인지 모두 미정이다.
결국 "같은 성질의 권리"라는 기준은 조문의 문언에 놓였지만 그 문언만으로 자기 경계를 밝히지 않는다. 제218조는 평등을 요구하는 대상을 성질로 묶어 두고, 그 성질의 판정이 의심스러운 자리를 단서의 예외들로 다시 다듬었다. 이 사례에서 관찰된 변제 방법과 비율의 차이, 그리고 반대의 표명만으로는 성질 기준의 충족 여부나 권리 침해의 확정이 곧바로 나오지 않는다. 성질의 구분이 남는 한, 그 성질을 따라 요구되는 "조건"이 무엇인지의 문제도 그 뒤에 그대로 놓인다.
5.3조건을 같게 한다는 요구
같은 성질의 권리라는 기준을 정하고 나면, 다음으로 조문이 실제로 같도록 요구하는 대상이 무엇인지 묻게 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8조제1항은 평등의 대상을 회생계획의 조건으로 삼는다. 조건이라 함은 변제의 방법과 비율처럼 권리자의 몫을 정하는 문구 전체를 가리킨다. I사 계획안은 금융기관 담보채권자에게 원금 전액을 현금으로,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에게 채권액의 30%를 현금으로 나머지 70%를 신주로 변제한다. 이 문구들이 모두 조건에 해당하는지가 먼저 살펴볼 대상이다.
조건의 범위를 넓게 읽으면 변제의 방법과 비율의 어느 한쪽만 떼어 따질 여지가 줄어든다. 조건이란 말은 한 묶음의 문구를 가리키므로, 현금과 신주라는 방법의 차이와 30%라는 비율의 차이가 함께 놓인다. I사 계획안에서 두 차이는 서로 붙어 있다. 상거래채권자 모임이 반대한 까닭도 이 묶음 전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평등의 심사는 변제의 방법만 보거나 비율만 보는 방식으로 좁혀 진행하기 어렵다.
조건이 묶음으로 놓인다고 해서 방법의 차이를 곧바로 불평등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조건의 평등이지 현금 변제의 형식적 동일이 아니다. I사 계획안에서 담보채권과 무담보채권은 변제의 방법과 비율이 함께 다르다. 그러나 자료가 제공한 관찰 범위 안에는 계획안에 적힌 변제의 방법과 비율, 권리자별 몫의 차이, 반대의 표명만 놓여 있다. 반대하는 조에 어떤 보호 조항이 주어졌는지, 계획의 인가 여부, 신주 교환 비율과 주식병합 비율의 확정, 계획에 따른 변제와 청산 시 배당의 비교 결과, 조 분류의 최종 확정은 미정이다. 이 미정 사항들은 현금과 신주라는 방법의 차이가 조문의 평등 요구에 닿는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재료로서 남는다.
같이 요구되는 조건이 권리의 성질을 전제한다는 점도 놓쳐서는 안 된다. 조문은 같은 성질의 권리를 가진 자 간의 평등을 말하므로, 조건의 동일성이 문제되는 것은 권리의 성질이 같다고 놓인 범위에서이다. I사 계획안의 담보채권과 무담보채권, 기존 주주의 주식은 변제의 방법과 비율이 서로 다르다. 그렇지만 이들이 같은 성질의 권리를 가진 자인지, 또는 어떤 조로 묶일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조건이 같아야 한다는 요구는 권리의 성질이 달라 같은 묶음에 들지 않는 자에게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조건을 같게 한다는 요구는 같은 성질의 권리 안에서 변제의 방법과 비율을 묶음째 다룬다는 데 의미가 있다. I사 계획안에서 현금과 신주의 배분은 권리자별 몫의 차이를 만든다. 그러나 그 차이가 조문의 평등 요구에 어긋나는지 여부는 관찰된 사실만으로 곧바로 정해지지 않는다. 공정·형평의 위반, 권리 침해의 확정, 고의나 확정 손해와 같은 법적 평가는 이 관찰만으로 내려질 수 없다. 조건이 같다거나 다르다는 판단은 권리의 성질이 확정된 뒤에야 비로소 완성된다.
5.4차등 문언과 평등 요구의 접점
변제 방법과 비율의 차이가 조문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 드는지, 아니면 그 범위를 넘는지 가르는 문제가 남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8조는 평등 요구의 문언과 그 예외를 함께 두고 있다.
조문의 본문은 차등이 허용되는 최소한의 전제를 이렇게 밝힌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8조제1항에 따르면, "회생계획의 조건은 같은 성질의 권리를 가진 자 간에는 평등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6. 5. 29.>"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8조). 금융기관 담보채권자와 무담보 상거래채권자가 같은 성질의 권리를 가진 자에 드는지 아닌지는 문언의 판단 기준에 속한다.
동의를 근거로 한 예외는 반대의 표명과 정면으로 마주친다. 조문은 첫째 예외 사유로 "불이익을 받는 자의 동의가 있는 때"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8조)를 둔다. 상거래채권자 모임이 계획안에 반대하는 사실만으로는 이 사유가 성립하지 않으며, 반대하는 쪽에 어떤 보호 조항이 주어졌는지는 미정이다.
소액 채권자에 대한 차등은 형평의 해 여부를 함께 요구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8조는 둘째 사유로 "채권이 소액인 회생채권자, 회생담보권자 및 제118조제2호 내지 제4호의 청구권을 가지는 자에 대하여 다르게 정하거나 차등을 두어도 형평을 해하지 아니하는 때" 를 든다. 무담보 상거래채권자 각각의 채권액이 이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계획안에 적힌 변제의 방법과 비율만으로는 확정되지 않는다.
거래상대방 중소기업자에 대한 우대는 사업의 계속에 지장이 생길 우려를 전제로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8조의 셋째 사유는 "채무자의 거래상대방인 중소기업자의 회생채권에 대하여 그 사업의 계속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다른 회생채권보다 우대하여 변제하는 때" 이다. 이 문언은 우대의 방향을 다른 회생채권보다 유리하게 두고 있어, 현재처럼 무담보 상거래채권자 쪽이 불리하게 정해진 경우와는 겨냥하는 바가 다르다.
나머지 차등의 여지는 형평의 판단에 맡겨진다. 넷째 사유는 "그 밖에 동일한 종류의 권리를 가진 자 사이에 차등을 두어도 형평을 해하지 아니하는 때"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8조)이며, 같은 항 제2항은 특수관계인의 금전소비대차·보증채무·구상권에 대해서 "다른 회생채권보다 불이익하게 취급할 수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8조)고 정한다. 계획에 따른 변제와 청산 시 배당의 비교 결과와 조 분류의 최종 확정이 미정인 지금, 어떤 차이가 이 문언의 허용 범위에 들고 어떤 차이가 그 밖에 남는지를 여기서 확정하지 않는다. 관찰된 것은 권리자별 몫의 차이가 조문에 적힌 예외의 어느 항목에 맞닿는지를 물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사실뿐이다.
5.5예외 규정의 구조
차등을 허용하는 문언의 범위를 확인한 뒤에 남는 물음은, 조문이 그 예외를 어떤 구조로 열어 두는지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8조는 우선 원칙을 세우고 있다. 같은 성질의 권리를 가진 자 간에는 평등하여야 한다는 것이 그 원칙이다. 회생계획의 조건이 이 원칙을 따른다는 것이 출발점이며, I사의 계획안처럼 권리자별로 몫이 갈리는 조건도 이 문언 앞에 놓인다.
그런 다음 조문은 다만이라는 낱말로 곧바로 예외의 문을 연다. "다만,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적혀 있다. 이 대목은 예외가 열거된 경우에만 성립하도록 구조를 잡고 있다. 평등 요구의 예외는 각호의 요건에 놓이고,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에 한하여 평등 요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제1호는 동의라는 관문을 둔다. "불이익을 받는 자의 동의가 있는 때"가 그 경우이다. 제2호는 액수를 기준으로 삼는다. "채권이 소액인 회생채권자, 회생담보권자 및 제118조제2호 내지 제4호의 청구권을 가지는 자에 대하여 다르게 정하거나 차등을 두어도 형평을 해하지 아니하는 때"가 그 경우이다. 제3호는 거래 관계를 본다. "채무자의 거래상대방인 중소기업자의 회생채권에 대하여 그 사업의 계속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다른 회생채권보다 우대하여 변제하는 때"가 그 경우이다. 제4호는 앞의 경우를 다 담지 못할 것을 대비한다. "그 밖에 동일한 종류의 권리를 가진 자 사이에 차등을 두어도 형평을 해하지 아니하는 때"가 그 경우이다. 이처럼 사유를 넷으로 나눈 뒤 마지막 호로 남은 경우를 받아 두는 것이 예외 규정의 첫 층이다. 상거래채권자 모임이 제기한 반대의 이유가 어느 호에 걸리는지, 그리고 그 호가 실제로 성립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이 사례에서 미정으로 남는다.
조문은 제2항에서 예외의 구조를 한 번 더 짜 놓는다. "회생계획에서는 다음 각호의 청구권을 다른 회생채권과 다르게 정하거나 차등을 두어도 형평을 해하지 아니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다른 회생채권보다 불이익하게 취급할 수 있다"라고 적혀 있다. 이 항은 불이익 취급을 다루되, 그것이 언제 허용되는지를 규정한다. 동의를 요한 제1항 제1호와 달리 제2항은 특정한 청구권과 인정 요건을 함께 둔다는 점에서 구조가 다르다.
제2항이 뽑아 놓은 청구권은 셋이다. 첫째, "회생절차개시 전에 채무자와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의 특수관계에 있는 자의 채무자에 대한 금전소비대차로 인한 청구권"이다. 둘째, "회생절차개시 전에 채무자가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의 특수관계에 있는 자를 위하여 무상으로 보증인이 된 경우의 보증채무에 대한 청구권"이다. 셋째, "회생절차개시 전에 채무자와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의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채무자를 위하여 보증인이 된 경우 채무자에 대한 보증채무로 인한 구상권"이다. 셋 모두 회생절차개시 전의 행위를 기준으로 하고, 특수관계의 범위는 대통령령에 맡기고 있다. I사의 계획안이 금융기관 채권자와 상거래채권자를 어떻게 나누었는지는 보이는 바와 같으나, 어느 채권이 이 셋에 해당하는지의 확정은 미정이다.
이처럼 제218조는 원칙을 한 문장으로 세운 뒤, 예외를 제1항의 네 가지 경우와 제2항의 세 가지 청구권으로 나누어 둔다. 각 경우마다 문언이 놓는 요건이 있고, 그 요건을 넘어서는 조건은 조문이 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반대하는 자가 어느 요건에 호소하는지에 따라 읽어야 할 문언이 갈리고, 그 문언이 요구하는 것이 채워졌는지에 대한 판단은 이 자리에서 새로 만들 수 없다. 조문이 예외의 구조로 남겨 둔 것은 그 구조 그대로 읽히고, 구조 밖의 판단은 남는다.
5.6다음 장에 남기는 판단
예외 규정의 구조를 살핀 뒤에는, 조문이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는지 가르는 일이 남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8조제1항은 먼저 "회생계획의 조건은 같은 성질의 권리를 가진 자 간에는 평등하여야 한다"고 선언한다. 이 문장은 같은 성질의 권리를 가진 자 사이의 차등을 금지하는 기준을 세우고 있을 뿐, 어떤 차등이 이 기준에 어긋나는지에 대한 판단 방법을 함께 적고 있지는 않다.
같은 항은 이어서 단서로 "다만,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8조)고 하여 예외의 문을 연다. 그 열거 가운데 제1호는 "불이익을 받는 자의 동의가 있는 때"(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8조)를 들고, 제2호는 "채권이 소액인 회생채권자, 회생담보권자 및 제118조제2호 내지 제4호의 청구권을 가지는 자에 대하여 다르게 정하거나 차등을 두어도 형평을 해하지 아니하는 때"(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8조)를, 제3호는 "채무자의 거래상대방인 중소기업자의 회생채권에 대하여 그 사업의 계속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다른 회생채권보다 우대하여 변제하는 때"(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8조)를, 제4호는 "그 밖에 동일한 종류의 권리를 가진 자 사이에 차등을 두어도 형평을 해하지 아니하는 때"(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8조)를 둔다. 이 네 문구가 각각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조문만으로는 확정되지 않고, 앞서 본 바대로 개별 요건을 새로 세우는 일은 이 문장들 밖의 판단을 요구한다.
조문이 적고 있는 것은 여기까지다. 각 호의 예외가 성립하는지 가르는 기준이 무엇인지, 그러한 기준을 세우는 일이 어느 자료에 맡겨져 있는지는 열거된 문구 안에 담겨 있지 않다. I사의 계획안에서 금융기관 담보채권자에게 원금 전액을,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에게 채권액의 30%와 신주 교환을 각각 정한 변제의 방법과 비율은 그대로 적혀 있고, 상거래채권자 모임이 계획안에 반대한 사실도 함께 관찰되지만, 이 사실들만으로 위 각 호 가운데 어느 호가 해당되는지 가려지지 않는다. 이 사례에 적용할 판단 기준을 이 자리에서 새로 세우는 것은 이 문단의 밖으로 나가는 일이다.
그렇다면 이 장이 넘겨줄 것은 분명하다. 제218조제1항의 단서 열거는 무엇이 예외인지를 형식적으로 보여 주지만, 그 예외가 이 사례의 차등에 실제로 적용되는지의 여부는 판단의 근거를 더 요구한다. 특히 제2호와 제4호의 "형평을 해하지 아니하는 때"라는 문구는 형평의 내용을 스스로 정하지 않고 있고, 제3호의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 역시 그 우려의 정도와 판단 방법을 밝히지 않는다. 반대가 표명된 조에 어떤 보호 조항이 주어졌는지, 계획의 인가 여부와 신주 교환 비율, 주식병합 비율의 확정, 그리고 계획에 따른 변제와 청산 시 배당의 비교 결과는 모두 미정으로 남는다.
조 분류의 최종 확정이 미정인 채로 남아 있는 이 사례에서, 공정·형평의 위반이나 권리 침해의 확정을 이 장 안에서 결론지을 수 없다. 관찰된 것은 계획안에 적힌 변제의 방법과 비율, 권리자별 몫의 차이, 그리고 반대의 표명뿐이고, 이 관찰된 사실들로부터 법적 평가가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음 장에서는 같은 성질의 권리를 가진 자 사이의 차등에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제218조의 평등 문구에서 읽어 내는 일이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