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이 장은 파산절차가 임금과 퇴직금을 재단채권으로 어떻게 묶는지를 묻는다. 제473조의 문두 정의와 임금·퇴직급여의 호를 읽고, 임원 보수와의 경계 및 함께 나열된 청구권들을 조문에서 확인한다. 절차에 의하지 않는 변제와 열거의 범위를 살피며, 제415조의2의 지위와 파산선고 뒤의 지연손해금은 이어지는 두 장에서 읽는다.
7.1재단채권의 문두 정의
공익채권의 수시 변제를 정한 조문에서 변제 시기와 방식을 확인한 데서 멈추지 않고, 이제 파산절차에서 그 채권이 놓이는 자리를 따져보아야 한다. 앞 장이 다룬 규정과 파산절차의 재단채권 규정은 서로 다른 조문이므로, 그 내용을 그대로 가져오지 않고 새로이 재단채권의 범위를 여는 문구부터 읽는다. M사에 밀려 있는 임금과 퇴직급여를 파산재단에서 어떻게 다룰지 여부는 이 문구에 달려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는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청구권은 재단채권으로 한다"라고 선언하고 열 개의 호를 둔다. 이 문두는 재단채권을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파산재단으로부터 변제받는 채권으로 놓고, 해당 청구권을 각 호로 한정하여 정한다. M사의 회생절차에서 밀린 임금과 퇴직금이 이 범주에 드는지 여부는 우선 이 문두와 각 호의 문구에서 찾아야 한다. 문구 밖의 사정으로 그 범주를 넓히거나 좁힐 자리는 이 선언 앞에서 성립하지 않는다.
그 범위를 정하는 데 필요한 자리는 문두 다음의 각 호에 있다. 같은 조 제10호는 "채무자의 근로자의 임금·퇴직금 및 재해보상금"을 재단채권으로 적시한다. M사에 청구할 임금과 퇴직급여는 이 호가 적시하는 채권의 종류와 겹치며, 이 단계에서 그 범위를 좁히거나 넓힐 근거는 조문에 없다. 다만 호의 적시에 그치고 그 너머의 판단은 미루어야 하는 까닭은, 문두가 각 호에 해당하는 청구권만을 재단채권으로 선언하기 때문이다.
이 호가 임금과 퇴직급여를 함께 다루지만, 그에 덧붙이는 기간이나 금액의 한도를 두지는 않는다. 다만 문두가 재단채권을 각 호에 해당하는 청구권으로 한정하는 이상, 호의 문구에 담긴 채권의 종류와 범위는 그 문구 그대로 확인할 문제로 남는다. M사에서 밀린 임금과 퇴직금 12억 원 가운데 어느 부분이 이 호에 드는지는 다음 문제로 미루고, 여기서는 이 호가 그러한 채권을 재단채권으로 적시한다는 사실만을 둔다. 한편 회사 재산에 설정된 담보권과 이 호의 관계 역시 이 문구만으로 정해지지 않으므로, 같은 범위의 문제로 함께 미룬다.
같은 조 다른 호도 함께 놓아야 이 범위의 자리가 분명해진다. 제2호는 국세징수법 또는 지방세징수법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을 다루면서 "다만, 파산선고 후의 원인으로 인한 청구권은 파산재단에 관하여 생긴 것에 한한다"라는 단서를 둔다. 이 단서는 그 호의 청구권을 한정할 뿐이고, 제10호의 임금·퇴직금 및 재해보상금에 그대로 옮길 내용이 아니다. 다른 호에 붙은 단서를 이 호에 덧붙여 그 범위를 좁히는 읽기는 이 문구에서 찾을 수 없다.
결국 제473조의 문두가 재단채권을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파산재단으로부터 변제받는 채권으로 놓고, 제10호가 채무자의 근로자의 임금·퇴직금 및 재해보상금을 그 범주 안에 둔다. 이 두 자리가 이 장에서 읽어낼 첫 결론이다. 담보권보다 앞서는 범위나 대지급금을 대위한 공단의 청구 자리는 이 문구만으로 정해지지 않으므로 미정으로 남는다. 대지급금을 이미 받은 근로자의 자리에 놓인 공단의 청구가 어느 호에 닿는지도 이 문단에서 적시한 문구만으로는 정해지지 않는다.
7.2임금과 퇴직급여의 호
문두가 재단채권의 성격을 정한 뒤 각 호가 청구권을 나열하듯, 임금과 퇴직급여는 그 나열의 어디에 놓이는지 살핀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는 열한 개의 호로 재단채권의 범위를 적고 있는데, 그중 임금과 퇴직급여를 함께 다루는 호는 다음 문구이다. 동법 제473조제10호는 "채무자의 근로자의 임금·퇴직금 및 재해보상금"을 재단채권으로 둔다. 이 호는 임금과 퇴직급여를 한 자리에 묶어 다룬다는 점에서, 청구권의 성격을 호마다 나누어 적는 조문 구조 안에서 그 둘의 지위를 함께 선다.
이 호가 적시하는 채권자는 "채무자의 근로자"이다. 임금·퇴직금이란 표현 앞에 이 한정이 붙어 있으므로, 청구권의 주체는 채무자와 근로관계에 있는 사람으로 한정된다. 앞서 문두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변제받는 채권으로 재단채권을 놓은 것과 견주면, 근로자의 임금과 퇴직급여는 그 변제 경로 안에 놓인다. M사에서 밀린 석 달 치 임금과 퇴직금은, 채무자의 근로자가 가지는 청구권이라는 점에서 이 호의 문구에 걸린다.
호의 끝에 붙은 "재해보상금"은 임금·퇴직금과 나란히 놓인 세 번째 항목이다. 다만 이 호는 임금·퇴직금에 기간이나 금액의 상한을 두지 않는다. 따라서 얼마 동안의 임금인지, 액수가 얼마인지에 따라 이 호가 좁아지거나 넓어지지 않는다. 조문이 적시한 것은 채권의 종류이지, 그 산정 기준이 아니다. M사에서 신청 당시 밀린 임금과 퇴직금이 12억 원에 이른다는 사정만으로, 이 호의 적용 범위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이 호와 나란히 놓인 호들을 대조하면 그 자리를 더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조 제11호는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생긴 채무자의 근로자의 임치금 및 신원보증금의 반환청구권"을 별도의 호로 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 임금·퇴직금이 제10호에, 임치금 및 신원보증금의 반환청구권이 제11호에 각각 놓인다는 점에서, 청구권의 종류에 따라 호가 갈린다. 다만 이 대조는 호의 배치를 확인하는 데 그치며, 어느 호가 먼저 변제되는지에 대해서는 여기서 말하지 않는다.
제473조제10호는 임금과 퇴직급여를 "채무자의 근로자"가 가지는 청구권으로 한 호에 묶어 재단채권에 넣는다. 이 호의 문구는 기간이나 금액의 제한을 적지 않으므로, 그 범위를 좁힐 근거는 조문 안에서 찾을 수 없다. 다만 회사 재산의 대부분에 설정된 담보권에 대한 우선관계, 대지급금을 지급한 근로복지공단의 대위 청구와 나머지 근로자의 청구 사이의 순위, 파산선고 뒤 지연손해금의 귀속은 이 호의 문구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이 쟁점들은 미정으로 남는다.
7.3임원 보수와의 경계
임금과 퇴직급여를 함께 다루는 호를 확인한 뒤에는, 그 호가 임원의 보수까지 데려오는지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는 청구권의 종류를 열거하면서 그 귀속자를 각 호마다 따로 적어 둔다. 이 적음을 읽어야 임원 보수와 근로자 임금이 어느 지점에서 갈리는지 드러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제10호는 청구권의 귀속자를 먼저 한정한 뒤 보수의 종류를 열거한다. "10. 채무자의 근로자의 임금·퇴직금 및 재해보상금"이라는 문구에서 귀속자가 '채무자의 근로자'로 적혀 있음이 드러난다. 같은 호가 다루는 것은 채무자와 근로계약관계에 놓여 근로를 제공한 사람의 임금과 퇴직급여다. 임원의 보수를 이 호에 데려오려면 조문이 정한 자격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 보수의 성격만으로 그 자격을 넘어서게 할 근거는 호에 적혀 있지 않다.
임원 보수가 다른 호의 문구에 들어가는지도 함께 살핀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제4호는 "파산재단에 관하여 파산관재인이 한 행위로 인하여 생긴 청구권"을 재단채권으로 삼는다. 제3호는 "파산재단의 관리·환가 및 배당에 관한 비용"을 나란히 둔다. 이 두 호는 청구권이 생겨난 사유와 대상을 기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임원의 보수가 파산재단에 관한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근로자로서의 임금채권인지에 따라 어느 호가 적용될지 갈린다. 임원의 보수가 곧 근로자 임금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근로자 임금의 자리가 임원 보수로 밀려나는 것도 아니다.
제473조가 귀속자를 함께 적은 다른 호를 대조하면 이 경계가 더 뚜렷해진다. 같은 조 제11호는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생긴 채무자의 근로자의 임치금 및 신원보증금의 반환청구권"을 재단채권으로 삼는다. 이 호에도 '채무자의 근로자'라는 자격이 함께 놓여 있다. 제9호는 "채무자 및 그 부양을 받는 자의 부양료"를 적으면서 귀속자를 채무자와 그 부양을 받는 자로 한정한다. 이와 같이 호마다 청구권의 종류와 귀속자가 함께 적혀 있음을 볼 때, 제10호의 '채무자의 근로자'는 임원 보수를 받아들이는 자리가 아니다.
M사의 경우 밀린 임금과 퇴직급여는 채무자의 근로자에게 귀속한 청구권이며, 제10호의 문구가 다루는 대상이다. 임원의 보수는 이 문구 밖에 놓인다. 다만 임원의 보수가 다른 호의 요건에 부합하는지 여부는 그 호의 문구에 따라 판단할 일이다. 대지급금을 이미 받은 근로자에 대한 근로복지공단의 대위청구가 제10호의 임금채권과 같은 자격에 서는지, 담보권자보다 앞서는 우선순위를 받는지, 파산선고 뒤 지연손해금이 재단채권에 해당하는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해지지 않은 것은 정해지지 않은 채로 남는다. 이 경계를 읽는 일은 그 판단을 앞당기지 않는다.
7.4함께 나열된 청구권들
임원 보수를 가른 경계를 따라가면, 같은 조문이 그 옆에 어떤 청구권들을 함께 세워 두었는지 살펴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는 열한 개의 호로 재단채권을 적고, 그 중 근로자에 관한 청구권은 두 호에 나뉘어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제10호는 "채무자의 근로자의 임금·퇴직금 및 재해보상금"을 재단채권으로 삼는다. 이 호가 임금과 퇴직금을 같은 자리에 두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보다 한 호 아래에서는 다른 범위의 청구권을 다룬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제11호는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생긴 채무자의 근로자의 임치금 및 신원보증금의 반환청구권"을 함께 재단채권으로 삼는다. 임금·퇴직금은 근로의 대가이고, 임치금과 신원보증금은 회사에 맡긴 금원의 반환을 구한다는 점에서 청구의 성질이 다르다. 조문이 이를 두 개의 호로 갈라 놓았으므로, 한 호에 들어간 청구권을 다른 호의 청구권으로 넓게 읽을 수 없다.
두 호는 아울러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생긴"(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이라는 한정을 임치금 및 신원보증금 쪽에만 붙인다. 임금·퇴직금 및 재해보상금에는 같은 시기의 제한이 적혀 있지 않다. 문구의 배치만으로 보면, 임치금과 신원보증금은 파산선고 전의 원인에서 생긴 것에 한해 재단채권에 들고, 임금 등은 그러한 한정 없이 열거되어 있다. 이 구별이 M사 사례에서 어떤 결과를 낳는지는 조문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같은 조가 다른 호에서 부양료를 따로 두는 점도 눈에 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제9호는 "채무자 및 그 부양을 받는 자의 부양료"를 재단채권으로 삼는다. 근로자 청구권과 나란히 놓이면서도, 채무자 자신의 생활비라는 성질에 따라 별개의 호로 갈라진다. 이와 같이 조문은 청구권마다 자리를 따로 마련해 두고 있다.
한편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른 대지급금을 받은 근로자에 대해서는, 근로복지공단이 그 채권을 대위하여 회사에 청구하는 절차가 이어지고 있다. 공단의 청구와 남은 근로자 자신의 청구가 같은 순위인지에 대해서는 미정이다. 마찬가지로 회사 재산에 설정된 은행 담보권과 임금채권 사이의 우선 범위, 그리고 파산선고 뒤 지연손해금이 재단채권에 포함되는지 여부도 미정이다. 관찰된 사실의 나열이 곧 확정된 손해나 고의 같은 법적 평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이처럼 제473조가 함께 나열한 청구권들은 각 호의 문구에 따라 갈라져 있고, 호에 적히지 않은 청구권을 재단채권에 끌어들이는 근거는 조문에서 찾을 수 없다. 따라서 열거된 종류를 넘어 재단채권의 범위를 넓힐 필요는 없고, 나열된 각 항목이 서로 다른 청구권을 표시한다는 점을 전제로 다음 쟁점으로 넘어갈 일이다. 다만 여기서는 어떤 호에 들어가고 들어가지 않는지를 문구로 확인하는 데 그친다.
7.5절차에 의하지 않는 변제
호에 적힌 청구권이 무엇을 함께 묶는지 살핀 뒤에 남는 물음은, 재단채권을 정한 조문이 어느 때의 지급을 전제로 하는지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는 각 호의 청구권을 재단채권으로 정하면서 그 앞에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청구권은 재단채권으로 한다"라고만 밝힌다. 조문이 내세우는 요건은 청구권의 종류에 관한 것이고, 지급의 시기나 순서에 관한 문장은 이 문에 들어 있지 않다.
그렇다면 재단채권이 놓이는 자리는 어디에서 확인할 것인지가 다음 문제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제3호는 재단채권의 하나로 "파산재단의 관리·환가 및 배당에 관한 비용"을 든다. 이 호는 청구권의 종류를 적으면서 동시에 그 청구권이 붙는 절차의 범위를 말한다. 관리와 환가와 배당이 함께 나열되어 있으므로, 재단채권은 이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재단의 재산으로 충당될 자리를 받는다.
같은 조문이 재단의 관리를 넘어서는 청구권도 같은 절차에 묶어 놓은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제4호는 "파산재단에 관하여 파산관재인이 한 행위로 인하여 생긴 청구권"을 재단채권으로 정하고, 같은 조 제7호는 "제335조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파산관재인이 채무를 이행하는 경우에 상대방이 가지는 청구권"을 함께 둔다. 파산관재인이 재단을 위하여 한 행위에서 생긴 청구권까지 재단채권으로 묶었다는 것은, 그러한 청구권이 재단의 관리·환가·배당 절차 안에서 처리될 자리를 받는다는 뜻이다.
절차에 의하지 않고 이른 시기에 지급하는 자리를 따로 두는 것과는 갈라지는 것이다. 재단채권은 재단의 관리와 환가와 배당이라는 순서 안에 놓이고, 그 절차를 거치지 않고 먼저 변제하는 자리를 조문에서 찾을 수 없다. 앞 절의 호에 따라 종류를 확인한 청구권이라도 지급은 같은 순서에 놓인다.
조문이 재단채권의 종류를 나누어 놓은 방식도 이 구분과 어긋나지 않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제5호는 "사무관리 또는 부당이득으로 인하여 파산선고 후 파산재단에 대하여 생긴 청구권"을, 같은 조 제6호는 "위임의 종료 또는 대리권의 소멸 후에 긴급한 필요에 의하여 한 행위로 인하여 파산재단에 대하여 생긴 청구권"을 각각 재단채권으로 정한다. 두 호 모두 파산선고 뒤에 생긴 청구권을 다루지만, 그 청구권을 재단의 관리·환가·배당 절차 밖에서 곧바로 지급하는 청구권으로 세우지는 않는다.
이 구분이 M사의 사정에서 뜻하는 바는 명확하다. 밀린 임금과 퇴직금은 제473조제10호가 재단채권으로 두는 청구권이다. 그러나 청구권의 종류가 정해진다고 해서 은행의 담보권이 설정된 재산에서 먼저 변제받는 자리를 뜻하지는 않으며, 재단의 환가와 배당이라는 절차가 그 자리를 놓는다. 절차에 의하지 않은 변제를 먼저 받는 지위가 조문에 정해져 있지 않으므로, 밀린 임금과 퇴직금이 어느 범위에서 담보권보다 앞서는지는 이 장에서 정해지지 않았다.
파산선고 뒤의 지연손해금이 재단채권에 드는지 여부는 이 자리에서 다루지 않는다. 그 자리는 다음 문제로 남는다.
7.6열거의 닫힌 범위
재단채권의 변제가 환가와 배당의 순서를 거치지 않고 이루어진다는 점을 확인한 뒤에, 그 범위가 어디서 끝나는지를 살펴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는 열거의 시작을 두고 이렇게 선언한다.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청구권은 재단채권으로 한다." 이 문구는 호에 들지 않는 청구권을 재단채권으로 끌어들이는 데 대해 문언상의 여지를 좁힌다. 곧 청구권이 재단채권이 되려면 각 호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여야 한다.
이어지는 열한 개의 호는 각각 청구권의 사유를 한정하여 적고 있다. 그중 근로자와 관련된 것은 두 호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 제10호는 "채무자의 근로자의 임금·퇴직금 및 재해보상금"을 재단채권으로 들고 있다. 같은 조 제11호는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생긴 채무자의 근로자의 임치금 및 신원보증금의 반환청구권"을 함께 두고 있다. 임금과 퇴직금이 이 장에서 다룬 재단채권의 범위에 드는 것은 이 두 호의 문구로 확인된다.
다른 호들은 사유와 시점을 더 좁게 적고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 제2호 단서는 "파산선고 후의 원인으로 인한 청구권은 파산재단에 관하여 생긴 것에 한한다"고 한정한다. 같은 조 제5호는 "사무관리 또는 부당이득으로 인하여 파산선고 후 파산재단에 대하여 생긴 청구권"을, 제6호는 "위임의 종료 또는 대리권의 소멸 후에 긴급한 필요에 의하여 한 행위로 인하여 파산재단에 대하여 생긴 청구권"을 각각 들고 있다. 호마다 원인과 시점이 함께 적혀 있다는 점이 이 조문의 구조이다.
각 호의 문구를 놓고 보면, 제4호와 제5호는 파산재단에 관하여 또는 파산재단에 대하여 생긴 청구권이라는 표현을 쓴다. 제10호와 제11호는 이런 표현 없이도 청구권의 주체와 대상을 "채무자의 근로자"로 특정한다. 이 차이는 각 호가 편입하는 청구권을 가르는 문언상의 기준이 된다. 나아가 제2호는 징수 우선순위가 일반 파산채권보다 우선하는 청구권을 넣으면서 "제446조의 규정에 의한 후순위파산채권을 제외한다"는 예외를 함께 두고, 단서로 원인의 시점을 한정한다. 예외와 단서가 본문에 함께 적혀 있다는 점도 열거의 폭을 읽을 때 놓칠 수 없다.
이 구조를 사례에 대입하면, 밀린 석 달 치 임금과 퇴직금은 제10호의 문구에 드는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른 대지급금을 이미 받은 근로자에 대해서는, 근로복지공단이 대위하여 회사에 청구하는 것이 제473조의 어느 호에 해당하는지 조문에서 직접 확인되지 않는다. 공단의 대위 청구가 "채무자의 근로자의" 임금 또는 퇴직금에 관한 청구권인지, 아니면 별도의 사유에 따른 청구권인지는 이 열거 안에서 자리를 찾지 못한다. 그 청구권을 재단채권으로 볼지 여부는 여기서 확정하지 않고 남겨 둔다.
같은 조의 각 호는 사유를 나누어 적되 한정을 함께 두고, 그 밖의 청구권을 편입하는 문구를 두지 않는다. 이에 따라 재단채권의 범위는 열거에서 닫히는 것으로 읽힌다. 그 닫힌 범위 안에서 이 장이 확정한 부분은 제10호의 임금·퇴직금·재해보상금과 제11호의 임치금·신원보증금 반환청구권이다. 대지급금에 따른 대위 청구가 이 범위 안에서 같은 순위를 가지는지 여부와, 파산선고 뒤 지연손해금이 재단채권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이 장에서 다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