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이 장은 조직 안의 각 자리에서 요구되는 인식이 어떻게 달라지고 어떻게 따로 심사되어야 하는지를 묻는다. 대표, 재무담당 임원, 실무자 자리마다 다른 정보 접촉과 작성 책임이 놓인 자리를 정리하고, 내부통제가 남긴 기록과 결재선의 서명 순서를 통해 지시와 작성의 인식을 구분한다.
10.1자리마다 다른 정보 접촉
대출과의 접점에서 남은 물음이 지시한 사람, 만든 사람, 서명한 사람을 가르는 일이라면, 그 가름은 각 자리에 놓인 사람이 무엇을 접할 수 있었는지에서 시작한다. 이 사례에서 확인된 기재만 놓고 보면, 대표 갑, 재무담당 임원 을, 원가 추정치를 올린 현장 실무자의 자리에는 서로 다른 정보만 놓여 있다. 을은 현장에서 올린 원가 추정치를 그대로 반영하였다고 진술하고, 갑은 숫자의 작성은 재무팀 소관이라고 진술한다. 두 진술이 겹치는 지점은 없다.
각 자리의 정보 접촉 범위를 정하는 데는 법령이 자리별 책임을 미리 나누어 놓은 부분이 있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제1항은 재무제표의 작성 책임을 특정한 자리에 두면서, "회사의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회계담당 임원이 없는 경우에는 회계업무를 집행하는 직원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작성할 책임이 있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고 규정한다. 이 문언은 작성 책임의 소재를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의 자리에 놓는다. 이 사례에서 을은 재무담당 임원이고, 갑은 대표이사이다. 두 자리 모두 이 문언이 가리키는 자리에 들지만, 각 자리가 접하는 정보는 이 문언이 곧바로 밝히는 바가 아니다.
정보가 자리를 따라 어떻게 모이고 나누어지는지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규정에서 더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제1항은 내부회계관리규정에 포함될 사항을 열거하면서, "회계정보(회계정보의 기초가 되는 거래에 관한 정보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식별·측정·분류·기록 및 보고 방법에 관한 사항"(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과 "회계정보의 오류를 통제하고 이를 수정하는 방법에 관한 사항"(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을 함께 둔다. 같은 항은 "회계정보의 작성 및 공시와 관련된 임직원의 업무 분장과 책임에 관한 사항"(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도 요구한다. 업무 분장이 규정에 따라 나누어져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 각 자리가 접하는 정보의 범위도 그 분장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 분장 아래에서 대표자의 자리가 놓인 곳은 다시 밝혀져 있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제3항은 "회사의 대표자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관리·운영을 책임지며, 이를 담당하는 상근이사(담당하는 이사가 없는 경우에는 해당 이사의 업무를 집행하는 자를 말한다) 1명을 내부회계관리자(이하 “내부회계관리자”라 한다)로 지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르면 갑의 자리에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관리·운영에 대한 책임이 놓인다. 다만 이 책임의 문언이 곧 갑이 원가 추정치나 진행률 산정의 세부 수치를 직접 접하였다는 뜻은 아니다. 을의 자리에는 회계담당 임원으로서의 작성 책임이 놓이고, 현장 실무자의 자리에는 원가 추정치를 만들어 올리는 역할이 놓인다.
사내 메신저에 남은 이번 분기 목표에 맞추라는 지시는 지시의 존재만을 보여준다. 그 지시의 수신자와 시점은 확인된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이 한 줄이 갑에게서 을에게로 갔는지, 을에게서 실무자에게로 갔는지, 그리고 언제 보내졌는지는 이 사례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공정표의 작성 시점,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 결재선에 남은 서명의 순서도 미정이다. 위에서 확인된 사실의 기재만으로 확정손해나 고의라는 법적 평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 자리들에 놓인 정보의 접촉 범위가 서로 다르다는 점까지가 이 자리에서 확인되는 전부이다.
10.2작성 책임이 놓인 자리
자리마다 다른 정보 접촉의 차이를 밝힌 뒤에, 이제는 그 자리 가운데 무엇이 재무제표 작성 책임과 제출 의무를 지는지가 문제로 남는다. 회사가 그린 숫자를 책임질 주체를 정하는 근거는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놓여 있으므로, 우선 그 문언이 책임과 의무를 어디에 부과하는지부터 읽어야 한다.
작성 책임의 주체를 가리기 위하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제1항은 책임의 소재를 다음과 같이 정한다. "회사의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회계담당 임원이 없는 경우에는 회계업무를 집행하는 직원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작성할 책임이 있다." 이 문언은 작성 책임을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이라는 두 자리에 지우고, 회계담당 임원이 없는 경우에는 회계업무를 집행하는 직원을 그 자리에 대신 놓는다. 이 사례에서 재무담당 임원 을이 회계담당 임원에 해당하는지, 회계업무를 집행하는 직원이 따로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된 기재가 없으므로, 책임의 소재를 확정할 자리의 사실은 미정으로 남는다.
제출 의무의 주체와 상대방은 같은 조에서 별도로 정해진다. 제6조제2항은 "회사는 해당 사업연도의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내에 감사인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선언한다. 작성 책임이 자연인의 자리에 놓이는 것과 달리, 제출 의무는 회사라는 법인에 지워지고 그 이행 상대방은 감사인이다. 이 사례에서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가 미정이지만, 제출 의무를 진 주체가 회사임은 문언상 분명하다.
같은 조는 제출 의무의 이행이 지연될 경우에 어떤 절차를 요구하는지도 정한다.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인 회사에 대해서 제6조제3항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59조제1항에 따른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인 회사는 제2항에 따라 재무제표를 기간 내에 감사인에게 제출하지 못한 경우 사업보고서 공시 후 14일 이내에 그 사유를 공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또한 주권상장법인인 회사의 제출기한 초과에 대하여 제6조제5항은 "주권상장법인인 회사가 제4항에 따른 제출기한을 넘길 경우 그 사유를 제출기한 만료일의 다음 날까지 증권선물위원회에 제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증권선물위원회는 해당 사유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3조의 방식에 따라 공시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다만 N사가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인지, 주권상장법인인지는 확인된 기재에 나타나지 아니하므로, 이러한 후속 의무가 이 사례에 적용되는지는 미정이다.
제6조제6항은 감사인이 재무제표를 대신 작성하거나 회계처리에 관하여 자문하는 것을 금지한다. 그 문언은 "회사의 감사인 및 그 감사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는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을 대신하여 작성하거나 재무제표 작성과 관련된 회계처리에 대한 자문에 응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를 해서는 아니 되며, 해당 회사는 감사인 및 그 감사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에게 이러한 행위를 요구해서는 아니 된다."라고 선언한다. 작성 책임을 회사 내부의 자리에 묶어 두기 위한 이 금지는, 감사인이 대신 만든 숫자라도 회사의 작성 책임이 소멸하지 않음을 뜻한다.
제6조의 문언이 작성 책임의 주체와 제출 의무의 주체를 이렇게 나누어 놓고 있음에도, 그 문언에는 두 자리에 공통되는 인식의 요건이나, 작성 책임자로 인정될 범위를 확장하는 표현이 들어 있지 아니하다. 지시한 사람, 만든 사람, 서명한 사람 가운데 무엇이 법정의 작성 책임자인지는 제6조의 문언만으로는 새로이 가려지지 아니하며, 이 사례의 메신저 지시 수신자와 시점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사정도 그 범위를 확정하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10.3내부통제가 남긴 기록
작성 책임이 놓인 자리를 문언으로 가른 뒤에 남는 것은 그 책임자가 무엇에 근거하여 숫자를 만드는가의 문제이다. 외부감사법 제8조는 이 근거를 회사 안의 절차와 기록으로 요구하고 있다. 동조 제1항은 회사가 갖추어야 할 내부회계관리제도의 내용을 열거하면서, 제1호에서 "회계정보(회계정보의 기초가 되는 거래에 관한 정보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식별·측정·분류·기록 및 보고 방법에 관한 사항"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을 들고 있다. 미완성 공사의 진행률을 측정하여 매출을 기재하는 작업도 이 항이 정한 측정과 기록의 대상에 들어간다.
같은 항은 측정의 결과를 되돌아보는 장치까지 규정한다. 제3호는 "회계정보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 및 조정 등 내부검증에 관한 사항"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을, 제2호는 "회계정보의 오류를 통제하고 이를 수정하는 방법에 관한 사항"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을 요구한다. 진행률 과다 산정이 계산의 오류인지 추정의 편향인지는 여기서 따로 가르지 않는다. 문언은 오류를 통제할 절차와 그 점검의 흔적을 제도 안에 둘 것을 요구할 뿐이다.
절차가 남겨야 할 기록의 성격은 제4호에서 분명해진다. 그 호는 "회계정보를 기록·보관하는 장부(자기테이프·디스켓, 그 밖의 정보보존장치를 포함한다)의 관리 방법과 위조·변조·훼손 및 파기를 방지하기 위한 통제 절차에 관한 사항"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을 들고 있다. 공정표의 작성 시점과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가 확인되지 않은 채 남아 있어도, 이 항이 요구하는 것은 그러한 자료가 위조나 변조로부터 보호되는 관리 방법이다. 기록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확정되지 않은 사정은 그 자체로 통제의 결함을 확정하지 않는다.
누가 어느 절차를 맡는지도 같은 항에서 정한다. 제5호는 "회계정보의 작성 및 공시와 관련된 임직원의 업무 분장과 책임에 관한 사항"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을 요구한다. 대표 갑이 숫자의 작성을 재무팀 소관이라 하고, 재무담당 임원 을이 현장 추정치의 반영만을 진술하는 사정은 두 자리의 분장이 어디에 놓였는지를 묻게 만든다. 그러나 분장의 문서가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그 문언만으로 두 사람의 책임 범위를 확정할 수는 없다.
제도의 운영을 어겼을 때의 금지는 제8조 제2항에 있다. 그 항은 "회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의하지 아니하고 회계정보를 작성하거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따라 작성된 회계정보를 위조·변조·훼손 및 파기해서는 아니 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고 정한다. 진행률을 산정한 뒤 매출 900억 원을 앞당겨 재무제표에 기재한 행위가 이 금지에 걸리는지는, 앞에서 본 절차가 실제로 두어졌는지와 그 절차를 따랐는지에 달렸다. 메신저의 한 줄이 어느 자리에 보내진 지시인지는 확인된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므로, 그 지시만으로 작성 경위가 정해지지 않는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정해진 자리에서 정해진 보고를 남긴다. 제3항은 "회사의 대표자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관리·운영을 책임지며, 이를 담당하는 상근이사(담당하는 이사가 없는 경우에는 해당 이사의 업무를 집행하는 자를 말한다) 1명을 내부회계관리자(이하 “내부회계관리자”라 한다)로 지정하여야 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고 하면서, 제4항은 "회사의 대표자는 사업연도마다 주주총회, 이사회 및 감사(감사위원회가 설치된 경우에는 감사위원회를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에게 해당 회사의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를 보고하여야 한다. 다만, 회사의 대표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이사회 및 감사에 대한 보고는 내부회계관리자가 하도록 할 수 있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고 정한다. 감사의 평가와 비치도 같은 흔적을 남긴다. 제5항은 "회사의 감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를 평가하여 이사회에 사업연도마다 보고하고 그 평가보고서를 해당 회사의 본점에 5년간 비치하여야 한다. 이 경우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관리·운영에 대하여 시정 의견이 있으면 그 의견을 포함하여 보고하여야 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고 규정한다. 결재선에 남은 서명의 순서와 이 보고의 기록이 같은 것인지는 확인된 사실만으로는 정해지지 않았다. 문언이 요구한 절차와 기록의 자리가 확인되지 않은 채 남아 있으므로, 지금까지의 기재만으로 각 사람의 인식이나 고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10.4결재선의 서명 순서
서명 순서의 문제에 이르기 전에, 내부통제가 남긴 기록을 통해 각 자리에 부과된 절차를 살펴보았다. 이제 남은 것은 결재란에 찍힌 서명의 자리와 순서이며, 이 흔적이 각 서명자의 검토 시점과 범위를 어디까지 드러내는지 따져보아야 한다. 사례에서 결재선에 남은 서명의 순서는 아직 미정이다. 그러므로 서명의 존재가 곧바로 그 사람의 인식을 확정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 점을 전제로 서명을 둘러싼 책임의 근거부터 확인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제1항은 재무제표 작성 책임을 정하면서, "회사의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회계담당 임원이 없는 경우에는 회계업무를 집행하는 직원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작성할 책임이 있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고 선언한다. 이에 따라 작성 책임은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이라는 두 자리에 함께 부과된다. 같은 조 제2항은 "회사는 해당 사업연도의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내에 감사인에게 제출하여야 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고 하여 제출 의무를 뒀다. 대표 갑은 숫자의 작성은 재무팀 소관이라고 진술하지만, 이 조문만으로는 대표이사 자리의 작성 책임을 재무팀에게로 옮길 수 없다.
서명이 내부통제 안에서 갖는 자리도 함께 봐야 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제1항제5호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포함될 사항으로 "회계정보의 작성 및 공시와 관련된 임직원의 업무 분장과 책임에 관한 사항"을 지정한다. 이에 따라 결재선의 순서는 회사가 정한 업무 분장이 실무에서 어떻게 배열되었는지를 보여주는 한 자료가 된다. 같은 조 제3항은 "회사의 대표자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관리·운영을 책임지며, 이를 담당하는 상근이사(담당하는 이사가 없는 경우에는 해당 이사의 업무를 집행하는 자를 말한다) 1명을 내부회계관리자(이하 “내부회계관리자”라 한다)로 지정하여야 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고 하여 대표자에게 관리·운영 책임을 지운다. 결재란의 순서만으로 대표 갑과 재무담당 임원 을 각각이 언제 어떤 범위에서 추정치를 들여다보았는지는 확정되지 않는다.
한 자리의 서명이 남았다는 사실과 그 자리에 요구된 절차가 지켜졌는지는 따로 살핀다. 제8조제4항은 "회사의 대표자는 사업연도마다 주주총회, 이사회 및 감사(감사위원회가 설치된 경우에는 감사위원회를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에게 해당 회사의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를 보고하여야 한다. 다만, 회사의 대표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이사회 및 감사에 대한 보고는 내부회계관리자가 하도록 할 수 있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고 정한다. 대표 갑이 이 보고 절차를 이행했는지, 을이 내부회계관리자로서의 지위를 맡았는지는 확인된 사실의 기재로 드러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결재선에 남은 서명의 순서만으로 두 자리의 검토 시점과 범위가 특정되지 않으며, 그 인식의 정도는 미정으로 남는다.
10.5지시와 작성의 인식 구분
서명의 순서만으로는 지시한 사람과 숫자를 만든 사람의 인식이 함께 확정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시의 자리에서 요구되는 인식과 숫자 작성의 자리에서 요구되는 인식을 따로 놓고 보아야 하는가. 이 물음에 답하려면 먼저 작성 책임의 주체가 누구인지 법문에서 확인해야 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제1항은 재무제표 작성의 책임 소재를 다음과 같이 정한다. "회사의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회계담당 임원이 없는 경우에는 회계업무를 집행하는 직원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작성할 책임이 있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 같은 조 제2항은 회사가 해당 사업연도의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내에 감사인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정하여 제출 의무의 주체를 회사로 둔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 이 사례에서 대표 갑과 재무담당 임원 을은 모두 이 조항이 지목하는 자리에 놓인다. 다만 그 두 자리를 하나로 묶는 문장은 아니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제1항제5호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항목으로 회계정보의 작성 및 공시와 관련된 임직원의 업무 분장과 책임에 관한 사항을 든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업무 분장과 책임을 항목으로 요구하는 대목은, 지시의 자리와 숫자 작성의 자리가 원리상 나뉠 수 있음을 전제로 한다. 이 사례에서 갑은 숫자의 작성이 재무팀 소관이라고 진술하고, 을은 현장에서 올린 원가 추정치를 그대로 반영하였다고 진술한다. 그 두 진술은 자리에 따른 분장의 구분을 두는 것이다.
그렇다 하여 각 자리의 인식이 저절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제3항은 대표자가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관리와 운영을 책임진다고 정하고, 담당하는 상근이사 1명을 내부회계관리자로 지정하여야 한다고 덧붙인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관리와 운영의 책임이 대표자에게 있는 조항은, 분장의 구분 뒤에도 일정한 책임이 남는다는 뜻을 가진다.
이 사례에서 확인된 것은 미완성 공사의 진행률을 과다하게 산정하여 매출 900억 원을 앞당겨 재무제표에 기재하였다는 사실 기재뿐이다. 사내 메신저에는 이번 분기 목표에 맞추어 달라는 취지의 한 줄이 남아 있고, 그 지시의 수신자와 시점은 확인된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공정표의 작성 시점과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 결재선에 남은 서명의 순서는 미정이다. 지시한 자리의 인식과 작성한 자리의 인식은 이 기재만으로 어느 쪽이든 확정되지 않으며, 확인된 사실의 기재만으로 고의나 확정손해라는 법적 평가가 이미 정해진 것도 아니다.
10.6자리별 심사의 마무리 경계
지시한 사람, 만든 사람, 서명한 사람을 각각 놓고 본 심사는 그 구분을 지켰을 때 마무리의 경계를 함께 긋지 않으면 무너진다. 이 사례에서 확인된 것은 3년간 진행률을 과다하게 산정하여 매출 900억 원을 앞당겨 기재하였다는 사실 기재와 두 사람의 진술, 그리고 메신저에 남은 한 줄뿐이다. 이 기재만으로 어느 자리의 인식이 이미 확정되었다고 쓰면 앞에서 나눈 구분을 스스로 흐린다.
그 구분이 어떤 범위에서 작동하는지 분명히 하기 위해 외부감사법 제6조는 작성 책임의 주체를 먼저 특정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제1항은 "회사의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회계담당 임원이 없는 경우에는 회계업무를 집행하는 직원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작성할 책임이 있다."고 정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 이 조문은 작성 책임을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이라는 자리에 붙인다. 대표 갑의 진술처럼 숫자의 작성을 재무팀 소관으로 밀어낸다 해서 그 책임이 조문에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같은 맥락에서 회계담당 임원 을이 원가 추정치를 그대로 반영하였다고 진술한 것은 작성 책임의 자리에 서 있음을 확인할 뿐, 그 인식의 내용까지 확정하지 않는다.
작성 책임과 감사인의 역할은 서로 겹치지 않도록 선이 그어져 있다. 같은 조 제6항은 "회사의 감사인 및 그 감사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는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을 대신하여 작성하거나 재무제표 작성과 관련된 회계처리에 대한 자문에 응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를 해서는 아니 되며, 해당 회사는 감사인 및 그 감사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에게 이러한 행위를 요구해서는 아니 된다."고 정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 이 구분은 작성한 사람과 검증한 사람이 서로를 대신할 수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가 미정으로 남아 있어도, 그 범위가 작성 책임자의 인식을 대신 확정해 준다고 볼 수는 없다.
이번에는 내부회계관리제도가 그 안에서 자리를 어떻게 나누는지 본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제1항은 회사가 갖추어야 할 내부회계관리규정의 내용을 열거하면서 제5호에서 "회계정보의 작성 및 공시와 관련된 임직원의 업무 분장과 책임에 관한 사항"을 요구한다. 이 호는 업무 분장과 책임이 규정에 적힐 사항임을 말한다. 이 사례에서 결재선에 남은 서명의 순서와 공정표의 작성 시점이 미정으로 남아 있다는 것은, 분장의 기록이 아직 채워지지 않았다는 뜻이지 어느 한 사람이 그 자리를 대신 점유하였다는 뜻은 아니다.
업무 분장의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때에도 작성 자체를 우회할 수는 없다. 같은 조 제2항은 "회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의하지 아니하고 회계정보를 작성하거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따라 작성된 회계정보를 위조·변조·훼손 및 파기해서는 아니 된다."고 정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이 금지는 작성 경로에 관한 것이며, 누가 어떤 인식으로 그 경로를 밟았는지까지 정하지 않는다. 메신저에는 이번 분기 목표에 맞추라는 뜻의 한 줄이 남아 있고, 그 수신자와 시점은 확인된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이 지시만으로 거짓 작성의 인식이 확인된다고 볼 수는 없다.
대표자와 내부회계관리자의 책임도 자리를 나누어 놓은 것이다. 같은 조 제3항은 "회사의 대표자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관리·운영을 책임지며, 이를 담당하는 상근이사(담당하는 이사가 없는 경우에는 해당 이사의 업무를 집행하는 자를 말한다) 1명을 내부회계관리자(이하 “내부회계관리자”라 한다)로 지정하여야 한다."고 정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이에 따라 대표 갑에게는 관리·운영의 책임이 자리에 붙고, 내부회계관리자의 지정 여부는 별도로 확인할 사항이다. 두 책임이 조문에서 나뉘어 있는 만큼, 어느 한 사람의 인식을 다른 사람의 자리에서 끌어오지 않는 방식으로 심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 이 자리별 심사가 확인된 사실의 기재만을 놓고 각자의 인식 범위를 남겨 두는 것으로 끝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