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이 장은 제39조가 어떤 행위를 어떤 형으로 벌하는지와 거짓으로 작성한다는 말이 무엇에 대한 인식을 요구하는지를 묻는다. 행위 유형과 법정형을 조문에 적힌 값 그대로 읽고, 고의가 알아야 할 대상, 작성과 승인의 자리 대응, 거짓성 인식에 남은 간격을 차례로 분석한다.
5.1제39조의 행위 유형과 법정형
기록의 범위를 정리한 데서 멈추지 않고, 이제 벌칙 조문이 정한 행위와 형량을 있는 그대로 살필 차례이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9조는 표제를 「벌칙」이라 하면서, ①항에서 처벌되는 행위를 하나의 문장에 묶어 규정한다. 동법 제39조제1항은 "「상법」 제401조의2제1항 및 제635조제1항에 규정된 자나 그 밖에 회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가 제5조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하여 거짓으로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거나 감사인 또는 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가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을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한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이 문장은 행위 주체를 넓게 열어 두고, 그 주체가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하여 행하는 세 가지 기재 행위를 함께 묶어 하나의 법정형을 둔다.
행위 주체는 상법이 지명한 자에 더하여, 회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로 넓게 열려 있다. 합성 사례에서 재무담당 임원 을이 현장 추정치를 재무제표에 반영하였고, 대표 갑은 숫자의 작성 책임이 재무팀에 있다고 진술하였다. 제39조제1항이 "「상법」 제401조의2제1항 및 제635조제1항에 규정된 자나 그 밖에 회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를 한 줄로 나란히 두는 까닭에, 을과 갑 각자의 지위가 이 문장에 어느 쪽으로 놓이는지는 개별 사실에 따라 가려져야 한다. 다만 그 가림의 결말을 지금의 기록만으로 확정할 수 없다는 점은 앞서 확인한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제39조제1항이 나열한 행위는 그대로 세 갈래이다. 첫째는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하여 거짓으로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는 행위이고, 둘째는 감사인 또는 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가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을 기재하지 아니하는 행위이며, 셋째는 같은 주체가 그 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하는 행위이다. ①항은 이 셋에 공통으로 "제5조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하여"라는 조건을 놓고, 앞의 두 갈래에 "거짓으로"를, 뒤의 한 갈래에 "기재하지 아니하거나"와 "거짓으로 기재한"을 각각 붙인다. N사가 미완성 공사의 진행률을 과다 산정하여 매출을 앞당겨 기재한 사안이 어느 갈래에 놓일지는, 이 문장이 요구하는 요건에 비추어 판단할 문제이다.
법정형은 그대로 두 겹이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9조제1항의 기본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해지고, 징역과 벌금 사이에 선택 관계가 놓인다. 벌금은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을 기준으로 배수로 정하는데, 그 산정에 예외가 붙어 있다. 동법 제39조제1항 단서는 "다만,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이 없거나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5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10억원 이하인 경우에는 벌금의 상한액을 10억원으로 한다"고 하여, 산정이 곤란하거나 액수가 낮은 경우의 상한을 별도로 둔다. 앞서 열거된 기재 중 공정표의 작성 시점과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가 미정인 까닭에, 이 사례에서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액수는 조문이 정한 상한 중 어느 쪽에 놓일지 정해져 있지 않다.
제39조제2항은 그 위반행위의 결과에 따라 형을 가중하는 체계를 둔다. 동법 제39조제2항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제5조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하여 회사의 재무제표상 손익 또는 자기자본 금액이 자산총액의 일정 비중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변경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에 따라 각각 가중할 수 있다"고 하면서, "다만, 자산총액의 100분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이 500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적용한다"는 단서를 함께 둔다. 가중은 당연한 결과가 아니라 "각각 가중할 수 있다"는 선택으로 열려 있고, 그 문턱은 자산총액 규모를 기준으로 먼저 걸러진다. 동법 제39조제2항제1호는 "재무제표상 변경된 금액이 자산총액의 100분의 10 이상인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제2호는 "재무제표상 변경된 금액이 자산총액의 100분의 5 이상으로서 제1호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각각 정한다. N사의 매출 900억 원이 자산총액의 어느 비중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기록이 없는 지금, 제2항의 가중이 문헌상 열려 있기는 하나 어느 호로 확정된다고 말할 수 없다.
5.2거짓 작성 문언의 구조
제39조의 행위 유형을 나누어 보면, 그 안에 '거짓으로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는 행위가 자리한다. 이 문언에서 '거짓'은 무엇을 수식하는가. 외부감사법 제39조제1항은 처벌되는 행위를 적시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상법」 제401조의2제1항 및 제635조제1항에 규정된 자나 그 밖에 회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가 제5조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하여 거짓으로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거나 감사인 또는 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가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을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한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이 없거나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5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10억원 이하인 경우에는 벌금의 상한액을 10억원으로 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9조) 이 문언은 '거짓'을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는 행위에 대해 쓰고 있다.
한편 같은 항은 감사보고서에 대하여는 "기재하여야 할 사항을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하는 표현을 쓴다. 이 구절에서 '거짓'은 '기재'를 수식한다. 다시 말해 두 경우에 '거짓'이 붙는 자리가 다르다. 재무제표에 대해서는 작성·공시 행위 전체가, 감사보고서에 대해서는 기재 행위가 뒤따른다. N사의 사안에서 재무담당 임원 을은 현장에서 올린 원가 추정치를 그대로 반영하였다고 진술하고, 대표 갑은 숫자의 작성은 재무팀 소관이라고 진술한다. 앞의 문언에 비추어 보면, '거짓'이 수식하는 대상은 이 사안에서 재무제표의 작성·공시 행위다.
그렇다면 '거짓'이라는 낱말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조문은 '거짓'의 정의를 적지 않는다. 조문은 다만 '제5조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하여'라는 구절을 '거짓으로' 앞에 둔다. 이 순서는 회계처리기준 위반이 거짓 작성의 앞자리에 놓임을 보여준다. N사가 3년 동안 미완성 공사의 진행률을 과다하게 산정하여 매출 900억 원을 앞당겨 재무제표에 기재한 사안은, 이 구절에 놓이면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하여 작성된 기재로 읽힌다. 다만 위반 사실이 곧 거짓이라는 법적 평가까지 뜻하는 것은 아니다.
조문이 나머지 요건으로 적은 것은 형벌이다. 같은 항은 처벌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그 뒤 단서에서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이 없거나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5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10억원 이하인 경우에는 벌금의 상한액을 10억원으로 한다"고 덧붙인다. 이 형벌 규정은 거짓 작성의 의미를 새로 정하지 않는다. 거짓이 무엇인지는 앞의 문언, 즉 '거짓으로 재무제표를 작성·공시'라는 표현 안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사내 메신저에는 이번 분기 목표에 맞추라는 내용의 한 줄이 남아 있고, 그 지시의 수신자와 시점은 확인된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추정치를 뒷받침한 공정표의 작성 시점,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 결재선에 남은 서명의 순서는 미정이다. 이 사안에서 확정된 것은 확인된 사실의 기재뿐이다. 위에서 옮긴 조문의 문언이 '거짓'을 재무제표의 작성·공시 행위에 붙여 쓴다는 확인에서, 그 문언이 요구하는 인식의 범위를 가리는 일은 다음 단계의 일로 남는다.
5.3고의가 알아야 할 대상
거짓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범죄의 고의는 무엇을 향한 인식을 요구하는가. 앞 단위에서 거짓이 수식하는 대상이 기재임을 확인하였으니, 이제 그 기재의 성립에 관하여 행위자가 알았어야 할 것이 기재 자체인지 아니면 기재에 실린 내용의 바탕이 되는 사실인지 문제가 된다. 이 물음은 벌칙의 문언에서만 그 답의 범위를 삼아야 한다.
형벌 규정에 원칙적으로 쓰인 죄형법정주의의 기준은 법률에서 정한 것이다. 그 기준은 다만 법률에 의하여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 한정한다는 뜻을 밝힌다. 이 규정은 행위형벌의 영역에서 인식의 대상도 행위 자체에 묶여 있음을 전제로 삼는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거짓 작성의 고의가 미쳐야 할 대상도 조문이 정한 행위의 요소 가운데서 찾아야 한다.
그 조문이 정한 행위를 다시 적으면,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9조 제1항은 "제5조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하여 거짓으로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거나 감사인 또는 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가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을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한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 문언은 위반의 수단으로 회계처리기준 위반을 두고, 그 결과로 재무제표의 거짓 작성이나 감사보고서의 누락·거짓 기재를 벌하고 있다. 거짓이라는 수식어는 작성된 기재에 붙어 있다. 고의의 대상으로 요구되는 것은 그 기재가 거짓으로 작성되었음에 대한 인식이다.
그 인식의 대상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5도4471 판결은 감사보고서의 허위 기재에 관한 판단에서 "행위자인 외부감사인이 감사보고서의 내용에 자신이 감사한 사실에 관한 인식이나 판단의 결과를 표현함에 있어서 자신의 인식판단이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내용과 불일치하는 것임을 알고서도 일부러 내용이 진실 아닌 기재를 한 때를 말한다"라고 하였다. 이 판시는 인식의 지향점이 기재된 내용과 자신의 인식 사이의 불일치임을 밝힌다. 같은 판결은 "그 기재의 허위성 및 허위 기재의 고의는 사물의 성질상 그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고도 하였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5도4471 판결). 이는 허위 기재의 고의를 다루는 방식을 말할 뿐이며, 감사보고서에 관한 이 판결이 회계처리기준 위반의 재무제표 작성에 대한 결론을 직접 정하지는 않는다.
만약 행위자의 인식이 기재의 근거가 된 사실까지 정확히 이르러야 한다면,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따른 수치의 편차를 모두 기억하고 평가한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하다. 그러나 조문은 행위의 중심을 작성된 기재에 두고 있다. 매출 900억 원을 앞당겨 적은 재무제표의 행위자에게 요구되는 인식은, 진행률을 과다하게 산정한 숫자가 재무제표에 실려서 거짓 기재를 이루었다는 점에 미친다. 추정치의 각 근거가 무엇이었는지까지 알아야 고의가 성립한다는 요구는 이 조문에 담겨 있지 않다.
다만 행위자가 기재의 거짓성을 알지 못하고 원가 추정치를 그대로 반영하였다면, 그 사정은 인식의 결여를 주장하는 근거로 주어진다. 그런데 사내 메신저에는 이번 분기 목표에 맞추라는 취지의 지시가 한 줄 남아 있는데, 그 지시가 거짓 기재의 인식과 어떻게 맞물리는지 확인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지시의 수신자와 시점이 확인된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상태에서, 그 한 줄만으로 거짓 작성의 인식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정리하면, 거짓 작성의 고의가 알아야 할 대상은 재무제표나 감사보고서에 된 거짓 기재 그 자체이다. 그 기재의 바탕이 된 추정치나 공정표의 작성 시점이 고의의 요소로 추가로 요구된다고 읽을 근거는 조문에 없다. 사례에서 확인된 사실의 기재만으로 확정손해나 고의라는 법적 평가가 확정된 것은 아니므로, 인식의 대상을 이렇게 좁혀 두고 평가를 다음 문제로 넘긴다.
5.4작성과 승인의 자리 대응
고의가 알아야 할 대상이 기재 자체인지 그 근거인 사실인지로 좁혀진 데 이어, 이번에는 그 인식을 지닌 자를 조문이 벌하는 행위에 어떻게 놓는지 살필 차례이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9조 제1항은 처벌 대상의 범위를 먼저 열거하면서 "「상법」 제401조의2제1항 및 제635조제1항에 규정된 자나 그 밖에 회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가"라고 지칭한다. 이 문언은 자격의 명칭을 적은 것이 아니라 행위자의 자리를 가리키며,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까지 포함한 열어둔 구성을 취한다.
그 자리를 채울 행위는 같은 항에서 "제5조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하여 거짓으로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거나"라는 표현으로 한정된다. 여기서 조문이 벌하는 자리는 작성과 공시이며, 승인은 그 목록에 없다. 따라서 승인이 언제나 처벌에서 빠진다는 뜻은 아니고, 승인자가 제1항의 문언에 걸리려면 열거된 자리에 해당하는 자로서 위 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놓일 근거가 요구된다고 읽힌다.
이 사례에서 재무담당 임원 을은 현장에서 올린 원가 추정치를 반영하였다고 진술한다. 을의 자리는 "그 밖에 회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에 놓일 수 있고, 반영의 방식이 재무제표의 작성으로 이어졌다면 그 행위는 위 문언의 작성에 가깝다. 다만 추정치를 그대로 반영했다는 진술은 과다 산정이라는 결과를 알았는지를 곧바로 끌어오지 않고, 진행률 산정의 근거에 관한 진술에 그친다.
대표 갑은 숫자의 작성은 재무팀 소관이라고 진술한다. 이 진술은 갑이 작성자로서의 자리를 본인이 아니라고 밝힌 것이며, 사내 메신저에 남은 한 줄인 이번 분기 목표에 맞춰 달라는 지시는 그 뜻만으로 작성자를 특정하지 못한다. 지시의 수신자와 시점은 확인된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므로, 그 지시가 을에게 도달한 것인지 또 어느 시점에 도달한 것인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이 사례의 문제는 작성과 승인의 자리 대응이다. 을의 자리는 작성에 가까운 자리에 놓이지만, 진술만으로 반영의 경위가 다 밝혀지지 않았다. 갑의 자리는 지시라는 한 줄로만 연결된 채, 수신자와 시점이 확정되지 않았다. 조문이 작성과 공시를 벌하는 자리로 적어 두었으므로, 각자가 어느 행위에 놓이는지가 확인되어야 하고, 확인된 사실의 기재만으로 그 자리를 넘어설 수는 없다.
5.5거짓성 인식의 남은 간격
행위의 자리 대응이 정리되었으므로, 이제 남는 물음은 그 자리에 선 사람이 무엇을 인식했느냐이다. 형벌 조문이 거짓 작성에 요구하는 인식의 내용을 먼저 조문에서 읽어야 한다.
외부감사법 제39조제1항은 처벌 대상 행위를 "제5조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하여 거짓으로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거나 감사인 또는 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가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을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한 경우"로 정한다. 이 문장은 기준 위반과 거짓 기재를 함께 요구한다. 진행률 과다 산정이라는 재무제표와 기준의 어긋남은 전자의 축에 놓인다.
그러나 조문은 행위와 기재만을 적시할 뿐, 작성자가 거짓성을 인식했는지는 적시하지 않는다.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5도4471 판결은 외부감사인의 허위 기재에 관한 인식의 의미를 이렇게 밝혔다.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01. 3. 28. 법률 제64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 제1항 제2호의 ‘감사보고서에 허위의 기재를 한 때’라고 함은 행위자인 외부감사인이 감사보고서의 내용에 자신이 감사한 사실에 관한 인식이나 판단의 결과를 표현함에 있어서 자신의 인식판단이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내용과 불일치하는 것임을 알고서도 일부러 내용이 진실 아닌 기재를 한 때를 말한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5도4471 판결)." 이 인용은 거짓 기재에 필요한 인식이 기재와 실제 판단 사이의 불일치를 아는 상태라는 점을 가리킨다. 기재가 기준과 다르다는 사실만으로 그 인식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다.
그 인식을 직접 들여다볼 수 없을 때의 방법도 같은 판결에 담겨 있다. 위 대법원 판결은 허위성과 그 고의의 증명 수단을 다음에서 밝혔다. "그 기재의 허위성 및 허위 기재의 고의는 사물의 성질상 그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고,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5도4471 판결)." 이 인용은 간접사실의 연결이 그 인식을 채우는 경로임을 일러준다. 남은 간격은 간접사실의 범위로 좁히되, 좁혀졌다는 사실과 좁히지 못했다는 사실을 서로 섞지 않아야 한다.
원가 추정치를 그대로 반영했다는 을의 진술은, 숫자의 출처를 밝히면서 동시에 추정이라는 성질을 함께 밝힌다. 추정이 틀린 것과 추정치의 허구를 인식한 것은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은 사후에 드러난 부정·오류와 감사 당시의 확인 절차를 이렇게 나누어 보았다. "사후적으로 재무제표에서 일부 부정과 오류가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감사인이 감사업무를 수행하면서 전문가적 의구심을 가지고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고 경영자 진술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확인절차를 거치는 등 회계감사기준 등에 따른 통상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면 그 임무를 게을리하지 아니하였음을 증명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 이 인용은 왜곡의 발견 시점과 작업 당시의 판단 근거를 갈라 놓는다. 같은 자리의 기재라도 그 기재를 지탱한 자료와 절차가 무엇이었는지에 따라 인식의 인정 여부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이 사례에 적용하면,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는 그러한 자료 가운데 한 가지로 남는다.
숫자의 작성은 재무팀 소관이라는 갑의 진술과 메신저의 한 줄도 같은 맥락을 남긴다. 한 줄은 지시의 시점과 수신자가 확인된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이 사실은 지시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를 정하지 못하며, 지시자가 기재의 거짓성을 인식했는지도 정하지 못한다.
공정표의 작성 시점,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 결재선에 남은 서명의 순서는 미정이다. 미정의 항목이 남아 있는 한, 인식의 시기와 내용을 붙일 자리도 함께 남는다. 확인된 사실의 기재만으로 고의라는 법적 평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5.6법인 책임에 남기는 경계
재무제표의 기재가 회계처리기준과 다르다는 사실과 고의의 평가 사이에 남은 간격을 확인한 뒤에 남는 물음은, 그 평가가 벌칙 조문이 정한 누구에 관한 것인가라는 점이다. 이 물음은 징역형의 대상이 되는 행위자와 인식의 주체를 가려내는 작업이므로, 조문이 정한 행위와 인식의 요건을 먼저 살펴야 한다.
외부감사법 제39조는 벌칙으로 다루는 주체를 열거하면서, 형량과 함께 그 행위의 형태를 정한다. 위 행위와 주체를 함께 정한 조문은 다음과 같다. "제39조(벌칙) ① 「상법」 제401조의2제1항 및 제635조제1항에 규정된 자나 그 밖에 회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가 제5조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하여 거짓으로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거나 감사인 또는 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가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을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한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이 없거나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5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10억원 이하인 경우에는 벌금의 상한액을 10억원으로 한다. <개정 2025. 4. 1.>"(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9조) 이 인용은 벌칙의 대상을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 등으로 한정하고, 처벌되는 행위를 거짓 작성·공시 또는 기재의 누락·거짓 기재로 묶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규모는 형량의 기준이 될 뿐, 행위와 인식의 요건을 새로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같은 조는 규정위반으로 재무제표의 손익 또는 자기자본이 자산총액의 일정 비중만큼 변경되는 경우에 형을 가중할 수 있다고 정한다. 가중의 전제를 확인하기 위하여 외부감사법 제39조의 그 문언을 그대로 옮기면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제5조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하여 회사의 재무제표상 손익 또는 자기자본 금액이 자산총액의 일정 비중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변경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에 따라 각각 가중할 수 있다. 다만, 자산총액의 100분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이 500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적용한다. 1. 재무제표상 변경된 금액이 자산총액의 100분의 10 이상인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재무제표상 변경된 금액이 자산총액의 100분의 5 이상으로서 제1호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9조) 가중은 금액의 비중에 따른 것이므로, 금액의 산정이 곧 행위자의 인식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N사의 경우 3년 동안 진행률을 과다하게 산정하여 900억 원을 앞당겨 기재하였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으나, 가중의 비중은 자산총액을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산정이 남는다. 행위자가 회사에 귀속되는 의사표시를 어떻게 하는지에 관한 논의는 다른 규범에서 다루어지지만, 외부감사법 제39조가 정한 벌칙의 틀은 그대로 두어야 한다.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의 범위를 외부감사법 제39조의 문언에 따라 가려내는 작업은, 앞에서 확인한 행위와 인식의 요건을 특정한 사람에게 적용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이 대목에서 회사의 의사결정이나 내부 결재의 흐름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법률의 별도 규정이 요구하는 틀에서 따져 보아야 하며, 그 평가를 벌칙 조문에 담긴 행위와 인식의 요건으로 대신할 수는 없다.
이 사례에서 을은 현장에서 올린 원가 추정치를 반영하였다고 진술하고, 갑은 숫자의 작성은 재무팀 소관이라고 진술한다. 그 두 진술은 확인된 사실로 이어지지 않으므로, 그 기재만으로는 누가 어떤 인식으로 행위하였는지가 정해지지 않는다. 회사 내부에서 어떤 심의나 보고가 이루어졌는지에 관한 자료는 확인된 범위 안에서 남아 있지 않으므로, 이를 이유로 행위자를 특정하거나 인식의 내용을 확정할 수 없다. 그러므로 메신저에 남은 한 줄의 지시에 대해서도, 그 수신자와 시점이 확인된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상태에서 그 지시가 누구의 인식을 보여주는지 판단을 서두를 수 없다.
따라서 벌칙이 요구하는 행위와 인식의 범위는 외부감사법 제39조가 정한 행위자와 행위의 형태에 맞추어 확인하여야 하며, 회사의 의사가 어떻게 구성되는지에 관한 평가를 그 행위자의 인식으로 곧바로 확정할 수 없다. 이 사례에서 행위자의 인식과 벌칙 조문의 적용은 아직 미정으로 남고, 법인 책임의 양벌규정에 관한 논의는 별도로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