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이 장은 제8조가 대표자와 담당자에게 지운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 의무가 무엇이고 그 운영 기록이 무엇을 보여 주는지를 묻는다. 의무의 주체와 대상, 운영과 평가가 요구하는 범위를 정리하고, 절차가 남긴 기록과 그 기록이 보여 주는 한계를 차례로 살핀다.
4.1제8조 의무의 주체와 대상
작성 책임의 귀속만으로 작성자의 인식이 증명되지 않는다면, 이제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관한 규정이 누구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그 문언에서 읽어내야 한다. 이 사례에서 N사의 재무제표에는 매출 900억 원이 앞당겨 기재되었고, 그 숫자를 둘러싼 진술은 갑과 을 사이에 갈린다. 그렇지만 내부회계관리제도에 관한 의무가 누구에게 주어졌는지를 정하는 일은 진술의 분포나 메신저의 한 줄과 별개로 조문의 문언에서 시작한다. 외부감사법 제8조는 그 문언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 등”의 의무를 나누어 규정한다.
그 조문은 먼저 의무의 주체를 ‘회사’로 잡는다. 외부감사법 제8조 제1항은 의무의 주체를 이렇게 적는다. “회사는 신뢰할 수 있는 회계정보의 작성과 공시를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사항이 포함된 내부회계관리규정과 이를 관리·운영하는 조직(이하 “내부회계관리제도”라 한다)을 갖추어야 한다. 다만, 주권상장법인이 아닌 회사로서 직전 사업연도 말의 자산총액이 1천억원 미만인 회사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회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이 문언에 따르면 갖춤의 의무를 부담하는 주체는 회사이며, 갑이나 을 개인이 아니다. 단서는 그 의무가 주권상장법인이 아닌 회사 중 직전 사업연도 말의 자산총액이 1천억원 미만인 회사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회사에는 미치지 않음을 둔다. N사가 이 단서의 회사에 해당하는지는 이 조문만으로는 미정이다.
같은 항은 그 의무의 대상을 규정한다. 동조 제1항 전단에서 회사가 갖추어야 할 것으로 적은 것은 “내부회계관리규정”과 “이를 관리·운영하는 조직”이다. 이 둘을 합하여 조문은 “내부회계관리제도”라 부른다. 그 구성 요소는 같은 항 각 호에서 이어진다. 제1호는 “회계정보(회계정보의 기초가 되는 거래에 관한 정보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식별·측정·분류·기록 및 보고 방법에 관한 사항”을, 제2호는 “회계정보의 오류를 통제하고 이를 수정하는 방법에 관한 사항”을 든다. N사에서 쟁점이 된 회계정보의 측정과 기록은 제1호의 문언이 가리키는 범위 안에 놓인다.
제8조 제1항은 대상의 목록을 계속한다. 제3호는 “회계정보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 및 조정 등 내부검증에 관한 사항”을, 제4호는 “회계정보를 기록·보관하는 장부(자기테이프·디스켓, 그 밖의 정보보존장치를 포함한다)의 관리 방법과 위조·변조·훼손 및 파기를 방지하기 위한 통제 절차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다. 제5호는 “회계정보의 작성 및 공시와 관련된 임직원의 업무 분장과 책임에 관한 사항”을, 제6호는 “그 밖에 신뢰할 수 있는 회계정보의 작성과 공시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둔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여기까지의 문언이 정하는 것은 규정과 조직이 담아야 할 사항의 목록이다. 갑이 진술한 숫자 작성의 재무팀 소관이라는 구분이나 을이 진술한 원가 추정치의 반영은, 제5호가 요구하는 업무 분장과 책임에 관한 사항이 규정 안에 담기는지의 문제로 가닿는다. 다만 각 호가 사내 메신저의 지시 문구나 결재선의 서명 순서를 별도로 요구하지 않으므로, 그러한 기록이 제1항 각 호의 대상에 놓이는지는 이 문언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제8조는 제1항의 갖춤 의무와 구별되는 행위 금지를 함께 둔다. 동조 제2항은 “회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의하지 아니하고 회계정보를 작성하거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따라 작성된 회계정보를 위조·변조·훼손 및 파기해서는 아니 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그 주체는 다시 회사이며, 금지되는 대상은 제도에 의하지 아니한 작성과 제도에 따라 작성된 회계정보에 대한 위조·변조·훼손 및 파기이다. N사에서 진행률을 과다하게 산정하여 매출을 앞당겨 기재한 행위가 이 금지의 대상에 해당하는지는, 그 행위가 내부회계관리제도에 의하지 않고 이루어졌는지와 관련되어 미정으로 남는다.
이 의무의 주체와 대상 가운데 일부는 개인을 가리키는 문언으로 남는다. 동조 제3항은 “회사의 대표자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관리·운영을 책임지며, 이를 담당하는 상근이사(담당하는 이사가 없는 경우에는 해당 이사의 업무를 집행하는 자를 말한다) 1명을 내부회계관리자(이하 “내부회계관리자”라 한다)로 지정하여야 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이에 따라 관리·운영의 책임을 지는 자는 회사의 대표자이고, 내부회계관리자를 지정하여야 할 의무도 그에게 주어진다. 갑과 을 중 이 규정이 가리키는 대표자와 내부회계관리자가 누구인지는 확인된 사실의 기재만으로는 미정이다. 따라서 제8조의 문언이 회사와 대표자, 그리고 지정된 내부회계관리자에게 각각 무엇을 지우는지가 먼저 정해지고, 그 위에서 그들이 N사의 회계정보 작성에 관한 인식을 가졌는지는 별도로 다루어야 할 문제로 남는다.
4.2운영 의무가 요구하는 범위
주체와 대상이 정해진 뒤에 남는 것은 무엇을 행해야 하는지의 문제이다. 이 점에서는 우선 제8조 제1항이 내부회계관리규정과 조직이 갖추어야 할 사항을 각 호로 열거하는 문언에서 출발한다. 외부감사법 제8조 제1항은 회사가 "신뢰할 수 있는 회계정보의 작성과 공시를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사항이 포함된 내부회계관리규정과 이를 관리·운영하는 조직(이하 “내부회계관리제도”라 한다)을 갖추어야 한다"고 정하고, 다만 주권상장법인이 아닌 회사로서 직전 사업연도 말의 자산총액이 1천억원 미만인 회사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회사는 예외로 한다. 즉 갖춤의 의무는 규정과 조직이 함께 포함되는 제도 전체를 향하고, 그 의무가 빠지는 회사는 문언이 적어 둔 범위로 한정된다. 이 사례의 N사가 이 예외에 해당하는지 확인된 기록은 없으므로, 이 의무가 이 회사에 적용된다고 전제한 채의 논의로 한정한다.
각 호가 펼쳐 보이는 사항을 차례로 보면, 제1호는 "회계정보(회계정보의 기초가 되는 거래에 관한 정보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식별·측정·분류·기록 및 보고 방법에 관한 사항"(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을 요구한다. 제2호는 "회계정보의 오류를 통제하고 이를 수정하는 방법에 관한 사항"(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이며, 제3호는 "회계정보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 및 조정 등 내부검증에 관한 사항"(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을 요구한다. 이 사례에서 문제가 된 진행률 산정과 매출 인식은 회계정보의 측정과 기록에 관한 사항에 걸쳐 있고, 그 오류를 통제하거나 내부검증에서 걸러낼 절차가 규정에 담겨 있는지가 이 호들의 문언이 묻는 범위이다. 다만 문언은 방법과 절차를 규정에 담도록 요구할 뿐, 산정의 숫자 자체를 특정한 방식으로 정하지는 않는다.
제4호는 "회계정보를 기록·보관하는 장부(자기테이프·디스켓, 그 밖의 정보보존장치를 포함한다)의 관리 방법과 위조·변조·훼손 및 파기를 방지하기 위한 통제 절차에 관한 사항"(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을 요구한다. 제5호는 "회계정보의 작성 및 공시와 관련된 임직원의 업무 분장과 책임에 관한 사항"(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이다. 이 사례의 추정치를 담은 공정표와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가 이 장부와 절차 안에서 어떻게 다루어졌는지, 그리고 대표 갑과 재무담당 임원 을의 업무 분장이 규정에 어떻게 적혀 있는지는 확인된 사실의 기재로는 미정이다. 제6호는 그 밖의 사항을 위임하는데, "그 밖에 신뢰할 수 있는 회계정보의 작성과 공시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이다. 이 위임의 내용은 대통령령에 맡겨진 것으로서, 문언만으로 새로운 사항을 끼워 넣을 자리는 남지 않는다.
함께 놓여 있는 금지는 운영 의무의 이면을 이룬다. 제8조 제2항은 "회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의하지 아니하고 회계정보를 작성하거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따라 작성된 회계정보를 위조·변조·훼손 및 파기해서는 아니 된다"고 정한다. 제도 밖의 작성과 작성된 정보의 훼손이 금지되는 문언이므로, 이 사례에서 진행률을 과다하게 산정하여 매출을 앞당겨 기재한 행위가 이 금지에 닿는 행위인지 여부는 별개의 평가로 남는다. 금지의 문언이 있다고 하여 그 행위를 행한 자의 인식이 곧 확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운영 의무의 책임 소재도 같은 조항에서 읽힌다. 제8조 제3항은 "회사의 대표자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관리·운영을 책임지며, 이를 담당하는 상근이사(담당하는 이사가 없는 경우에는 해당 이사의 업무를 집행하는 자를 말한다) 1명을 내부회계관리자(이하 “내부회계관리자”라 한다)로 지정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대표자에게 관리·운영의 책임을 지우면서 내부회계관리자 1명의 지정을 함께 요구하는 문언이다. 이 사례에서 대표 갑이 숫자의 작성을 재무팀 소관이라고 진술하였으나, 그 진술과 문언이 대표자에게 지우는 책임은 서로 다른 차원에 놓인다. 사내 메신저에 남은 지시는 이번 분기 목표에 맞추어 처리하라는 내용의 한 줄로 정리되며, 그 지시가 이 관리·운영 안에서 어떻게 놓이는지는 수신자와 시점이 확인된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므로 여기서 확정되지 않는다. 이 조항이 각 호로 요구한 규정과 조직의 갖춤, 제2항의 금지, 제3항의 책임과 지정이 곧 운영이 요구하는 범위이고, 그 안에 담겨야 할 절차의 구체적인 내용은 문언이 정한 사항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
4.3평가 의무와 그 처리
운영의 범위를 문언으로 확인한 뒤에는 그 운영이 평가를 거쳐 어떤 처리를 낳는지가 다음의 쟁점이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는 운영의 요건을 나열한 데 그치지 않고 평가의 주체와 방법, 결과의 귀착을 별도로 정하고 있다. 그 문언이 무엇을 요구하고 무엇을 요구하지 않는지를 평가의 국면에서 따로 살핌으로써, N사의 사안에서 평가의 결함을 인식으로 곧바로 옮길 수 있는지 가늠한다.
평가 의무의 주체와 방법을 먼저 확인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제5항은 평가의 주체를 회사의 감사로 한정하면서 그 처리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회사의 감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를 평가하여 이사회에 사업연도마다 보고하고 그 평가보고서를 해당 회사의 본점에 5년간 비치하여야 한다. 이 경우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관리·운영에 대하여 시정 의견이 있으면 그 의견을 포함하여 보고하여야 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이에 따라 평가의 결과는 이사회에 대한 보고와 본점 비치로 처리되고, 관리·운영에 대한 시정 의견이 있을 때에는 그 의견이 보고에 포함된다. 이 문언은 평가 대상을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로 두므로, 그 평가가 나아가 작성자나 승인자의 인식까지 다루는지 여부는 이 항문에서 정해지지 않았다.
평가와 별개로 대표자의 보고 의무가 놓여 있음도 문언으로 확인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제4항은 "회사의 대표자는 사업연도마다 주주총회, 이사회 및 감사(감사위원회가 설치된 경우에는 감사위원회를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에게 해당 회사의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를 보고하여야 한다. 다만, 회사의 대표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이사회 및 감사에 대한 보고는 내부회계관리자가 하도록 할 수 있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라고 정한다. 대표자의 보고와 감사의 평가는 각각 다른 주체가 맡는 절차이고, 그 대상이 모두 운영실태로 표현되어 있다. 이에 따라 갑의 진술, 즉 숫자의 작성은 재무팀 소관이라는 진술이 제4항의 보고 의무를 대신하거나 그 의무를 완화하는 것은 아니며, 그 진술이 평가의 결론으로 이어지는지도 이 항문에서 정해지지 않았다.
감사인이 뒤이어 무엇을 검토하는지도 범위가 한정되어 있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제6항은 "감사인은 회계감사를 실시할 때 해당 회사가 이 조에서 정한 사항을 준수했는지 여부 및 제4항에 따른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에 관한 보고내용을 검토하여야 한다. 다만, 주권상장법인(직전 사업연도 말의 자산총액이 1천억원 미만인 주권상장법인은 제외한다)의 감사인은 이 조에서 정한 사항을 준수했는지 여부 및 제4항에 따른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에 관한 보고내용을 감사하여야 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라고 정한다. 검토나 감사의 대상이 조문 준수 여부와 제4항 보고내용에 그치는 한, 이 절차의 결함이 곧 작성자나 승인자의 인식으로 이어진다는 뜻은 문언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이를 N사의 사안에 적용하면 확인된 사실은 다음의 범위에 머문다. 사내 메신저에는 이번 분기 목표에 맞추도록 요구하는 한 줄이 남아 있고, 을의 진술 및 갑의 진술이 확인된 사실로 남아 있다. 공정표의 작성 시점,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 결재선에 남은 서명의 순서는 미정으로 남는다. 따라서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가 정한 운영과 평가의 처리가 이 사안에서 실제로 어떻게 수행되었는지, 그 결함이 누구의 인식에 해당하는지는 위에서 확인된 사실의 기재만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4.4절차가 남기는 기록
운영 실태의 평가를 살핀 뒤에는, 그러한 운영과 평가가 수행되면서 무엇이 남는지가 문제된다.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절차는 그 자체로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그 이행 여부는 절차가 만들어 내는 기록을 통해 드러난다. 이 사례에서 메신저의 한 줄과 원가 추정치, 공정표 따위의 문서가 확인된 기록의 범위에 해당하며, 여기에 담긴 내용만이 현재 손에 잡히는 자료이다. 그 기록들이 어떤 요소를 담아야 하는지, 그리고 그 기록이 남긴 자리에 무엇이 비어 있는지를 따져 보아야 한다.
우선 회계정보의 취급 과정에서 남아야 할 기록의 성격을 법률이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인 요건을 가리켜,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1호는 "회계정보(회계정보의 기초가 되는 거래에 관한 정보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식별·측정·분류·기록 및 보고 방법에 관한 사항"을 내부회계관리규정에 포함할 대상으로 들고 있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같은 항 제5호는 "회계정보의 작성 및 공시와 관련된 임직원의 업무 분장과 책임에 관한 사항"을 같은 범주에 넣고 있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위 두 규정에 비추어 보면, 매출 900억 원을 앞당겨 기재한 데 관여한 인원이 누가 어떤 책임 아래 어떤 절차를 밟았는지는 그 취급 과정에서 남겨진 기록이 담아야 할 정보이다. 진행률을 과다하게 산정한 사실만으로는 그러한 기록이 충분히 갖추어졌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
기록의 진위를 흔드는 행위는 별도로 금지되어 있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제2항은 "회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의하지 아니하고 회계정보를 작성하거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따라 작성된 회계정보를 위조·변조·훼손 및 파기해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한다. 위 규정은 회계정보를 만들거나 바꾸는 경로를 절차 안에 가두는 한편, 이미 만들어진 기록을 없애거나 고치는 행위를 따로 막는다. 그러므로 확인된 기록이 훼손된 흔적이나 절차 밖에서 작성된 흔적을 보여 주는지 살피는 일은, 그 기록의 증거력을 가늠하는 출발점이 된다. 다만 이 사례에서 확인된 기록의 기재만으로는 그러한 흔적의 유무가 밝혀지지 않았다.
절차가 남기는 기록 가운데 상당한 몫은 감사에 관한 것이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제5항은 "회사의 감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를 평가하여 이사회에 사업연도마다 보고하고 그 평가보고서를 해당 회사의 본점에 5년간 비치하여야 한다. 이 경우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관리·운영에 대하여 시정 의견이 있으면 그 의견을 포함하여 보고하여야 한다"라고 정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위 규정은 평가의 결과를 문서로 남기고 그 문서를 일정 기간 보관하도록 함으로써, 운영 실태를 추적할 단서를 남긴다. 감사인이 이를 검토하는 절차에 관하여도 같은 법률 제8조 제6항은 "감사인은 회계감사를 실시할 때 해당 회사가 이 조에서 정한 사항을 준수했는지 여부 및 제4항에 따른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에 관한 보고내용을 검토하여야 한다. 다만, 주권상장법인(직전 사업연도 말의 자산총액이 1천억원 미만인 주권상장법인은 제외한다)의 감사인은 이 조에서 정한 사항을 준수했는지 여부 및 제4항에 따른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에 관한 보고내용을 감사하여야 한다"라고 정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이에 따라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는 이 검토나 감사의 흔적이 남는 자료의 폭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그런데 감사인에게 넘어간 자료가 무엇이었는지는 확인된 기록의 범위 밖에 놓여 있으며, 따라서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다.
결국 이 사례에서 손에 잡히는 것은 메신저의 한 줄, 원가 추정치, 공정표의 존재 여부뿐이다. 그 지시의 수신자와 시점이 확인된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므로, 어느 시점에 누구에게 지시가 내려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공정표의 작성 시점과 결재선에 남은 서명의 순서 역시 마찬가지로 확정되지 않았으며, 그 순서를 기록의 범위 밖에서 채워 넣을 수는 없다. 따라서 절차가 남긴 기록의 범위는 여기까지이다.
4.5기록이 보여 주는 한계
절차 이행의 기록은 어디까지 남는지 살펴본 결과, 남은 자료만으로 지시의 시점과 서명의 순서를 확정할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그 기록이 절차의 이행 여부를 어느 범위까지 보여 주는지, 그리고 그 밖의 것은 무엇인지에 관하여 정리할 필요가 있다.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요구하는 사항 가운데 기록과 직접 맞닿은 것은 무엇인지 먼저 헤아려 본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1호는 회계정보의 식별·측정·분류·기록 및 보고 방법에 관한 사항을 내부회계관리규정에 담도록 정한다. 같은 항 제4호는 "회계정보를 기록·보관하는 장부(자기테이프·디스켓, 그 밖의 정보보존장치를 포함한다)의 관리 방법과 위조·변조·훼손 및 파기를 방지하기 위한 통제 절차에 관한 사항"을 요구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이에 따라 회사는 장부의 관리와 보존에 관한 규칙을 두게 되고, 그 규칙은 기록을 남기고 지키는 절차에 관한 것이다. 다만 이 규정은 어떤 기록에 무엇이 적혀 있어야 한다고까지 밝히지는 않는다.
같은 조 제5호는 회계정보의 작성 및 공시와 관련된 임직원의 업무 분장과 책임에 관한 사항을 규정에 포함하도록 한다. 이 조항에 비추어 보면 각자가 맡은 일의 범위는 문서에 정하여 남기도록 마련되어 있다. 을이 현장 추정치를 반영하였다고 말한 것과 갑이 숫자의 작성을 재무팀 소관이라고 말한 것도, 그 문서에 적힌 분장에 따라 검토할 대상이 된다. 그렇다고 두 사람의 말 가운데 어느 쪽이 옳은지, 그 말이 제도의 이행을 뜻하는지는 이 조항만으로 정하여지지 않는다.
절차를 지켰는지는 감사의 몫으로도 맡겨진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제5항은 "회사의 감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를 평가하여 이사회에 사업연도마다 보고하고 그 평가보고서를 해당 회사의 본점에 5년간 비치하여야 한다. 이 경우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관리·운영에 대하여 시정 의견이 있으면 그 의견을 포함하여 보고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이에 따라 감사의 평가보고서는 해마다 남고 그 사본은 본점에 머문다. 그 보고서는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의 살핌을 담되, 무엇을 어떻게 판단하였는지까지 밝혀 두도록 되어 있다.
같은 조 제6항은 "감사인은 회계감사를 실시할 때 해당 회사가 이 조에서 정한 사항을 준수했는지 여부 및 제4항에 따른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에 관한 보고내용을 검토하여야 한다. 다만, 주권상장법인(직전 사업연도 말의 자산총액이 1천억원 미만인 주권상장법인은 제외한다)의 감사인은 이 조에서 정한 사항을 준수했는지 여부 및 제4항에 따른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에 관한 보고내용을 감사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이에 따라 외부 감사인은 그 준수 여부를 함께 살피고, 그 살핀 결과를 감사보고서에 올리게 된다. 이 자리에서 확인되는 것은 제도가 정한 절차에 따랐는지의 여부이다.
결국 내부회계관리제도가 남기는 기록은 절차가 마련되어 있고 그 절차를 지키는 장치가 작동하였는지를 보여 주는 데까지 나아간다. 반면 회계정보의 수치가 어떠한 근거에서 나왔는지, 담당자가 어떤 마음으로 그 수치를 재무제표에 옮겼는지는 이 기록에 담기지 아니한다. 메신저에 남은 한 줄이 어떤 뜻인지는 기록의 범위 밖에서 더 확인할 것이 남아 있다. 그러므로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곧 고의가 있었다고 읽을 수는 없고, 그 점은 별도로 살펴야 할 과제로 남는다.
4.6벌칙으로 넘기기 전의 자리
내부통제의 실패를 고의로 바꾸어 읽지 않는다는 태도를 전제로, 이제 남는 것은 그 제도가 스스로 무엇을 남기는가라는 점이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는 회사가 갖추어야 할 내부회계관리제도의 내용을 열거하면서, 그 구성요소마다 회사 안에서 남겨야 할 기록의 성격을 함께 규정한다. 이 기록이 담는 범위를 미리 가려두어야 벌칙 요건을 다룰 자리가 정해진다.
회사가 작성한 회계정보가 무엇을 근거로 삼았는지를 제도 안에서 추적할 수 있으려면, 무엇을 먼저 규정해야 하는지에 대해 제8조 제1항 제1호는 "회계정보(회계정보의 기초가 되는 거래에 관한 정보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식별·측정·분류·기록 및 보고 방법에 관한 사항"을 요구한다. 진행률 산정처럼 측정의 방법 자체가 문제된 경우, 회사는 이 산정의 방법을 규정에 담고 그대로 따라야 한다.
산정의 결과가 잘못되었을 때 그 오류를 어떻게 잡고 고치는지도 규정되어야 한다. 제8조 제1항 제2호는 "회계정보의 오류를 통제하고 이를 수정하는 방법에 관한 사항"을 내부회계관리규정에 두도록 한다. 오류 통제의 경로가 규정에 남아 있어야 수정의 흔적도 함께 남는다.
외부에 보고되기 전에 회사 안에서 검증이 한 차례 더 거쳐졌는지를 알려면 그 절차가 미리 정해져 있어야 한다. 제8조 제1항 제3호는 "회계정보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 및 조정 등 내부검증에 관한 사항"을 요구한다. 내부검증의 기록이 남았다면 제출된 회계정보가 그 단계를 거친 산물인지가 드러난다.
누가 그 숫자를 책임지고 만드는지가 정해져 있지 않다면 앞선 기록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특정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제8조 제1항 제5호는 "회계정보의 작성 및 공시와 관련된 임직원의 업무 분장과 책임에 관한 사항"을 규정에 두도록 한다. 작성의 책임이 배분된 흔적이 있어야 진술이 서로 어긋날 때 어느 자리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한편 회사는 규정을 정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제8조 제2항은 "회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의하지 아니하고 회계정보를 작성하거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따라 작성된 회계정보를 위조·변조·훼손 및 파기해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한다. 작성 자체가 제도 밖에서 이루어졌거나 제도 안의 산출물이 사후에 손을 거쳤다면, 남은 기록 사이에 공백이나 모순이 생길 수 있다.
제도의 관리와 운영은 책임자의 이름으로 묶여 있다. 제8조 제3항은 "회사의 대표자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관리·운영을 책임지며, 이를 담당하는 상근이사(담당하는 이사가 없는 경우에는 해당 이사의 업무를 집행하는 자를 말한다) 1명을 내부회계관리자(이하 “내부회계관리자”라 한다)로 지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다. 내부회계관리자의 지정 여부는 그 책임 소재가 제도 안에서 어떻게 배치되었는지를 보여 준다.
제도가 실제로 운영되었는지는 사업연도마다 밖으로 보고되고 안에 비치된다. 제8조 제4항은 "회사의 대표자는 사업연도마다 주주총회, 이사회 및 감사(감사위원회가 설치된 경우에는 감사위원회를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에게 해당 회사의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를 보고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다만 "회사의 대표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이사회 및 감사에 대한 보고는 내부회계관리자가 하도록 할 수 있다."라고 예외를 둔다. 보고의 주체가 누구에게 남았는지에 따라 운영에 대한 관여의 범위를 가릴 근거가 달라진다.
제도의 관리·운영에 대한 감사의 평가도 오래 남는다. 제8조 제5항은 "회사의 감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를 평가하여 이사회에 사업연도마다 보고하고 그 평가보고서를 해당 회사의 본점에 5년간 비치하여야 한다."라고 정하면서, "이 경우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관리·운영에 대하여 시정 의견이 있으면 그 의견을 포함하여 보고하여야 한다."라고 시정 의견의 반영을 요구한다. 회사가 비치한 평가보고서가 말하는 운영 실태와 시정 의견이 함께 읽힐 수 있다.
이렇게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 의무와 그 이행이 남기는 기록의 범위를 살폈다. 이 기록은 절차가 마련되고 지켜졌는지, 그리고 누구의 책임 아래 회계정보가 작성되었는지를 밝히는 데까지 미친다. 그렇다고 이 자리에서 확인된 사실의 기재만으로 확정손해나 고의라는 법적 평가가 확정된 것은 아니며, 기록이 보여 주지 못하는 부분은 그대로 미정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