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2016다268848이 감사인이 수행할 절차와 얻을 증거를 어떻게 보았는지를 묻는다. 판결요지가 다루는 대목에서 감사인이 수행할 절차와 증거 수집의 요구를 읽고, 두 가지의 연결을 합성 사례에 대입해 판결요지가 남긴 물음을 둔다.
7.1판결요지가 다루는 대목
앞 절이 주의의무의 기준 자리를 정리하고 남긴 물음에 답하려면, 우선 판결요지가 무엇을 직접 말하는지부터 읽어야 한다.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의 판결요지는 여러 쟁점을 나누어 적고 있다. 그 가운데 감사인이 수행할 절차와 그 결과 얻을 증거에 관련된 대목은 [2] 항목이다.
그 항목은 감사인이 감사업무를 수행할 때 지켜야 할 주의의무의 내용과 회계감사기준의 지위를 함께 다룬다. 판결요지 [2]는 감사인의 의무를 다음과 같이 적는다. "감사인은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13. 12. 30. 법률 제121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외부감사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주식회사에 대한 감사업무를 수행할 때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감사를 실시함으로써 피감사회사의 재무제표에 대한 적정한 의견을 표명하지 못함으로 인한 이해관계인의 손해를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구 외부감사법 제1조, 제5조 제1항)"(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 이 문장은 감사인이 지키어야 할 기준을 회계감사기준에 두고, 그 목적이 이해관계인의 손해 방지에 있음을 밝힌다.
같은 항목은 회계감사기준이 정해지는 방식과 그 효과도 함께 밝힌다.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은 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한다. "구 외부감사법 제5조 제2항에 의하면 회계감사기준은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정하며, 그에 따라 마련된 회계감사기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것으로서 감사인의 위와 같은 주의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의 주요한 기준이 된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 이 인용은 두 가지를 가르친다. 기준을 정하는 주체가 한국공인회계사회라는 점과, 그 기준이 주의의무 위반 판단의 주요한 기준이 된다는 점이다.
이 판결요지가 말하는 범위는 여기까지다. 감사인이 어떤 절차를 어느 범위에서 수행해야 하는지, 특정 절차를 생략하면 무엇을 얻지 못하는지까지 항목의 문구는 적지 않는다. 따라서 R회계법인이 나머지 두 창고에 대해 어떤 절차를 수행했는지와 같은 사실은 이 판결요지의 문구만으로는 가려지지 않는다. 확인서에 무엇이 적혀 있었는지도 마찬가지다. 이 항목은 확정 손해의 유무나 고의의 존부에 관한 판단도 담지 않는다. 인과관계에 관한 논점 역시 이 판결요지의 대상 밖에 있다. 그와 같은 법적 평가는 이 판결요지의 문구가 다루는 대목이 아니라, 이후의 단계에서 각각 살필 문제로 남는다.
결국 판결요지 [2]는 감사인이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감사를 실시함으로써 이해관계인의 손해를 방지할 주의의무를 부담한다는 점과, 회계감사기준이 그 의무 위반 판단의 주요한 기준이 된다는 점을 선언한다. 그 문구가 감사인의 절차 수행에 관하여 직접 남긴 것은, 그 수행의 기준이 회계감사기준이라는 점이다.
7.2감사인이 수행할 절차
판결요지가 감사인의 주의의무 내용을 가리킨 자리에 무엇이 놓이는지를 밝힌 다음에, 이 정리가 요구하는 절차의 범위를 살펴보는 일로 나아간다. 판결은 감사업무의 수행 방식을 묻는 자리에서 "감사인은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13. 12. 30. 법률 제121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외부감사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주식회사에 대한 감사업무를 수행할 때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감사를 실시함으로써 피감사회사의 재무제표에 대한 적정한 의견을 표명하지 못함으로 인한 이해관계인의 손해를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구 외부감사법 제1조, 제5조 제1항)"라고 밝혔다. 이 문구는 감사인이 마땅히 수행할 절차를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정함을 말한다.
같은 판결은 회계감사기준의 정함과 그 구실을 이어서 밝혔다. 판결은 "구 외부감사법 제5조 제2항에 의하면 회계감사기준은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정하며, 그에 따라 마련된 회계감사기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것으로서 감사인의 위와 같은 주의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의 주요한 기준이 된다"라고 판시하였다. 이에 따라 감사인이 어떤 절차를 두루 거쳐야 하는지는 회계감사기준을 가늠틀로 삼아 따져 묻게 된다.
R회계법인이 S사의 감사업무를 맡은 자리에서도 물음은 같은 가늠틀 위에 놓인다. R회계법인이 창고 세 곳 가운데 한 곳에서만 재고자산을 실사하고 나머지 두 곳은 S사가 준 확인서로 갈음한 것이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감사를 실시한 범위에 미치는지가 논점이 된다. 다만 감사조서에 경영진 확인서를 받았다는 한 줄만 남은 까닭에 나머지 두 창고에 관해 R회계법인이 실제로 어떤 절차를 수행했는지는 미정이다.
확인서로 갈음한 대목에서 확인서에 무엇이 적혀 있었는지 역시 미정이다. 확인서가 재고자산의 수량과 실재에 관한 기록을 담고 있었는지, 아니면 다른 내용을 담고 있었는지가 밝혀져야 비로소 그 기록이 회계감사기준이 요구하는 절차의 수행을 채웠는지를 따질 수 있다. 현재의 사정만으로는 이에 관한 판단을 내릴 수 없다.
그러므로 감사인이 수행할 절차의 범위는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감사를 실시하였는지라는 물음으로 좁혀 읽힌다. 2년 뒤 드러난 가공 재고 400억 원이 이 물음의 답을 좌우하지는 않으며, 확정 손해나 고의와 같은 법적 평가는 이 자리를 넘어서는 일이다. 남은 일은 감사인이 어떤 증거를 손에 넣어야 했는지를 묻는 데 있다.
7.3증거 수집의 요구
절차의 수행 범위를 논하고 나면 그 다음에 따라나오는 물음은 감사인이 그 절차를 통하여 얻어야 할 증거의 내용이다. 이 점에 관하여도 앞서 본 판결이 밝힌 주의의무의 기준이 그대로 작용한다. 판결은 감사인이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감사를 실시함으로써 이해관계인의 손해를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은 이 의무의 근거를 조문과 함께 밝힌다. 감사인이 감사업무를 수행할 때 부담하는 주의의무의 내용에 관한 판시사항에 따라, "감사인은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13. 12. 30. 법률 제121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외부감사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주식회사에 대한 감사업무를 수행할 때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감사를 실시함으로써 피감사회사의 재무제표에 대한 적정한 의견을 표명하지 못함으로 인한 이해관계인의 손해를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구 외부감사법 제1조, 제5조 제1항)." 이 문구는 증거 수집의 요구를 감사인이 감사를 실시하는 과정 전반에 미치는 의무로 파악하고 있다. 증거는 감사의 결과물이 아니라 감사 실시의 요건에 속하는 것으로서 이해관계인의 손해 방지라는 목적을 지향한다.
증거가 갖추어져야 할 정도를 정하는 기준으로서 판결은 회계감사기준의 지위를 함께 밝힌다. 같은 판시사항은 "구 외부감사법 제5조 제2항에 의하면 회계감사기준은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정하며, 그에 따라 마련된 회계감사기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것으로서 감사인의 위와 같은 주의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의 주요한 기준이 된다"고 설시한다. 이에 따르면 감사인이 어떠한 증거를 수집하였는지를 가늠할 때 회계감사기준이 주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다만 판결은 그 기준의 주요성을 말할 뿐이며, 증거의 종류나 증명력에 관하여 별도의 등급을 정하지 않는다. 증거 수집의 요구가 충족되었는지는 회계감사기준이 정하는 바에 따라 판단할 문제이고, 이 사례에서 나머지 두 창고에 관한 절차와 확인서의 내용이 미정인 이상 그 충족 여부 역시 미정으로 남는다.
한편 증거의 요구는 그대로 제3자 책임의 증명 문제와 맞닿는다.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은 같은 판결에서 "이때 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자가 감사인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를 하였다는 점을 주장·증명해야 한다"고 밝힌다. 여기서 요구되는 주장·증명의 대상은 감사보고서의 기재와 그 결함이다. 감사인이 어떤 절차를 거쳐 어떤 증거를 얻었는지는 이 기재의 결함을 다투는 과정에서 뒷받침되는 사실로서 다루어질 뿐이다. 이 사례에서 회계감사기준이 주의의무의 주요한 기준이라는 점은 확인되었으나, 확인서의 구체적 내용과 투자자의 이용 범위가 미정인 이상 증거의 충족 여부에 관한 결론은 다음으로 미루어진다.
7.4절차와 증거의 연결
증거의 수집 요구까지 정리한 뒤에는, 감사인이 실제로 수행한 절차와 그것으로 얻은 증거가 판결요지 안에서 어떻게 맞물리는지 살펴볼 차례다.
이 문제를 다루려면 우선 판결요지가 감사업무와 회계감사기준을 어떻게 묶어 두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은 감사업무의 수행 기준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감사인은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13. 12. 30. 법률 제121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외부감사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주식회사에 대한 감사업무를 수행할 때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감사를 실시함으로써 피감사회사의 재무제표에 대한 적정한 의견을 표명하지 못함으로 인한 이해관계인의 손해를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구 외부감사법 제1조, 제5조 제1항)"(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 이 인용은 감사인이 수행하는 절차 자체가 회계감사기준을 기준으로 삼아 실시된 것이어야 한다는 뜻을 담는다. 한편 같은 판결은 회계감사기준의 지위에 관하여 "구 외부감사법 제5조 제2항에 의하면 회계감사기준은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정하며, 그에 따라 마련된 회계감사기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것으로서 감사인의 위와 같은 주의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의 주요한 기준이 된다"고도 밝힌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 이에 따르면 절차가 기준에 부합하였는지 하는 판단은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가르는 자리에서 다루어진다.
절차와 증거의 연결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절차에서 얻은 증거가 감사보고서에 어떻게 담겼는지가 다음 고리가 된다. 같은 판결은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요건으로 "감사인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를 함으로써 이를 믿고 이용한 제3자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에는 그 감사인은 제3자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는 점을 확인한다. 이 인용이 이 자리에서 갖는 뜻은, 절차에서 수집한 증거가 감사보고서의 기재라는 형태로 나타날 때 비로소 제3자 책임의 판단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 기재의 흠결을 두고 누가 밝혀야 하는지도 분명하다. 판결은 "이때 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자가 감사인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를 하였다는 점을 주장·증명해야 한다"고 설시한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 따라서 절차의 수행 여부와 그 결과물의 기재가 각각 별개의 쟁점으로 놓이더라도, 책임을 구하는 쪽이 기재의 흠결을 적어도 주장의 단계에서 끌고 가야 한다.
그렇다면 절차와 증거의 연결은 두 갈래로 읽힌다. 절차가 회계감사기준에 부합하였는지는 주의의무 판단의 기준을 놓고 보는 문제이고, 그 절차의 산물이 감사보고서에 어떻게 옮겨졌는지는 기재의 흠결을 놓고 보는 문제다. 판결요지는 앞의 갈래에서 회계감사기준을 주요한 기준으로 제시하고, 뒤의 갈래에서 주장·증명책임의 소재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제3자에게 둔다. 이 두 축이 서로 어긋나지 않게 읽힐 때 비로소, 감사인이 수행할 절차와 얻을 증거가 왜 분리할 수 없는 한 벌인지 드러난다.
7.5합성 사례에 대입하기
절차와 증거의 연결을 살핀 뒤에는, 그 틀을 합성 사례에 대입해 무엇을 짚을 수 있는지 가를 차례이다.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의 판결요지가 주는 기준을 S사의 사정에 가져다 놓을 때, 자료가 밝히는 범위와 밝히지 않는 범위가 갈린다.
이 판결요지는 먼저 감사인의 주의의무 내용을 확정한다.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은 "감사인은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13. 12. 30. 법률 제121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외부감사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주식회사에 대한 감사업무를 수행할 때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감사를 실시함으로써 피감사회사의 재무제표에 대한 적정한 의견을 표명하지 못함으로 인한 이해관계인의 손해를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구 외부감사법 제1조, 제5조 제1항)"(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라고 판시한다. R회계법인이 S사의 감사업무를 수행한 감사인이라는 점은 사례의 전제에서 정하여, 이 주의의무가 그에게 미친다.
주목할 점은 기준의 지위이다.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은 "구 외부감사법 제5조 제2항에 의하면 회계감사기준은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정하며, 그에 따라 마련된 회계감사기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것으로서 감사인의 위와 같은 주의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의 주요한 기준이 된다"고 밝힌다. 따라서 R회계법인이 재고자산 실사를 창고 한 곳에 한정하고 나머지를 확인서로 갈음한 행위를 헤아릴 때, 회계감사기준이 판단의 주요한 기준이 된다.
다음으로 제3자 책임의 요건이 놓인다.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에 따르면,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0조 제1항은 선의의 투자자가 사업보고서 등에 첨부된 회계감사인의 감사보고서를 신뢰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그 회계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13. 12. 30. 법률 제121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외부감사법’이라고 한다) 제17조 제2항부터 제7항까지의 규정을 준용하고 있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고 말한다. 이에 따라 이 판결은 "구 외부감사법 제17조 제2항은 감사인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를 함으로써 이를 믿고 이용한 제3자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에는 그 감사인은 제3자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고 전한다.
그 요건은 다시 나뉠 뿐 아니라, 그 입증도 정하여진다.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은 "이때 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자가 감사인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를 하였다는 점을 주장·증명해야 한다"고 판시한다. 가공 재고 400억 원이 드러난 뒤 제3자가 R회계법인에게 손해배상을 구하려면, 감사보고서에 중요한 사항의 기재가 빠졌거나 거짓으로 되었다는 점을 그가 주장하고 증명해야 한다.
그러나 합성 사례에는 정하여지지 않은 사실이 남는다. 나머지 두 창고에 대해 R회계법인이 어떤 절차를 수행했는지, S사가 준 확인서에 무엇이 적혀 있었는지, 투자자가 감사보고서를 어떻게 이용했는지, 회사와 감사인의 귀책 비율이 어느 것인지가 미정이다. 이 사정 아래에서 절차의 범위나 증거의 충분성에 관한 결론을 만들어 내거나, 제3자 책임의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 정리가 손해의 확정이나 고의의 존부와 같은 법적 평가를 뜻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7.6판결요지가 남긴 물음
절차와 증거의 범위를 가리되 그 밖의 논점이 남는다는 점을 확인하면 된다. 위 판결요지는 감사인이 부담하는 주의의무의 내용과 회계감사기준의 지위에 관해 다루면서,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에서 "감사인은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13. 12. 30. 법률 제121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외부감사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주식회사에 대한 감사업무를 수행할 때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감사를 실시함으로써 피감사회사의 재무제표에 대한 적정한 의견을 표명하지 못함으로 인한 이해관계인의 손해를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구 외부감사법 제1조, 제5조 제1항)."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 감사인이 무엇을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는 회계감사기준이라는 준거를 통해 형체를 얻는다.
이어 같은 판결은 "구 외부감사법 제5조 제2항에 의하면 회계감사기준은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정하며, 그에 따라 마련된 회계감사기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것으로서 감사인의 위와 같은 주의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의 주요한 기준이 된다."라고 덧붙였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 이 판시는 회계감사기준이 위반 판단의 출발선임을 분명히 한다. 다만 감사인이 특정 절차를 건너뛰거나 특정 증거에 의존한 것이 옳았는지를 확정하는 일은 이 판시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한편 판결요지가 적어 둔 주의의무의 목적은 "피감사회사의 재무제표에 대한 적정한 의견을 표명하지 못함으로 인한 이해관계인의 손해를 방지"하는 데 있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 증거와 절차의 논의는 결국 이해관계인의 손해 방지라는 이 목적에 묶여 있다. 회계감사기준이 요구하는 증거와 감사인이 실제로 모은 증거 사이의 거리가 좁혀졌는지를 따지는 것이 이 틀 안에서의 작업이다.
다만 판결요지는 절차와 증거의 문제만을 다룬 것이 아니다. 같은 판결은 손해배상책임의 요건과 입증책임의 소재에 관해 "이때 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자가 감사인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를 하였다는 점을 주장·증명해야 한다."라고 설시하고 있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 이는 절차상 하자와 별개로, 감사보고서의 기재에 관한 주장·증명이 요구됨을 밝힌다.
결국 이 판결요지가 절차와 증거에 관해 남기는 물음은 두 갈래이다. 하나는 감사인이 수행한 절차와 모은 증거가 회계감사기준에 부합했는지이고, 다른 하나는 그 결과가 감사보고서의 기재에 이르렀는지이다. 이 물음들 가운데 어느 쪽이 어떤 순서로 논의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 밖에 어떤 논점이 별도로 남는지는 따로 정리할 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