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자본시장법 제126조의 손해배상액 산정 규정을 출발점으로 삼아 산정식의 값과 결합 구조, 기만행위가 없을 시세를 살핀다. 매매 수량과 거래의 한정을 적고, 이 산정 방식이 손해액 증명의 부담을 어느 자리에서 덜어 주는지와 조문이 닿지 않는 경계를 본다.
6.1제126조 산정 규정의 출발
소송허가 판단의 대상을 마감하면서 남은 것은 그 허가 뒤에 이어질 손해액의 산정이다. 이 물음에 대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6조는 "제125조에 따라 배상할 금액은 청구권자가 해당 증권을 취득함에 있어서 실제로 지급한 금액에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금액을 뺀 금액으로 추정한다"고 문을 연다. 이 첫 문장이 손해배상액을 표명하는 자리를 가리킨다.
조문은 산정의 기준을 "제125조에 따라" 배상할 금액에 둔다. 제125조에 따른 배상책임의 범위 안에서 그 배상액을 얼마로 잡을지를 정하는 것이 이 규정의 자리이다. 조문이 제125조에 따른 책임 자체의 성립 요건을 새로 두지 않으므로, 산정은 책임이 전제된 뒤에 이어지는 단계이다. T사 사례에서 소송허가 요건이 미정으로 남아 있는 한, 이 산정 규정이 놓일 자리도 확정되지 않았다.
산정의 방식은 뺄셈이다. 제126조제1항 본문은 "청구권자가 해당 증권을 취득함에 있어서 실제로 지급한 금액"에서 일정한 금액을 뺀다. 차감되는 금액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한정된다. 조문은 취득에 실제로 지급한 금액을 산정의 출발로 삼고, 빼는 값은 각 호가 정한 경우 가운데 하나를 택하도록 묶어 둔다. 차감 값이 무엇인지와 두 값을 어떻게 결합하는지는 이 문장 밖에서 찾을 일이 아니라 조문 안에 이미 적혀 있다.
제126조제1항은 이어 "1. 제125조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의 변론이 종결될 때의 그 증권의 시장가격(시장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추정처분가격을 말한다)", "2. 제1호의 변론종결 전에 그 증권을 처분한 경우에는 그 처분가격"을 차감 값으로 꼽는다. 시장가격이 없는 경우에 추정처분가격을 대신 쓴다는 단서가 첫 호 안에 붙어 있고, 변론종결 전 처분한 경우에는 처분가격이 그 자리를 대체한다는 조건이 둘째 호에 붙어 있다. 이 대체와 단서는 산정을 피해자의 처분 여부에 맞추는 방향을 보여 준다.
다만 각 값의 산출 기준과 시점은 이 조문이 정한 범위 안에서만 다룬다. T사 주주 1,200명 각각의 취득 시기와 가격, 보유 기간, 매도 여부가 다르다는 사실은 산정에 쓸 값을 사람마다 다르게 잡을 수 있다는 점을 뜻할 뿐이고, 각 값이 얼마인지는 아직 미정이다. 분식 공시와 수주 실패 공시, 업종 지수 하락이 주가에 각각 얼마만큼 영향을 미쳤는지도 미정으로 남는다. 관찰된 주가 28% 하락과 업종 지수 6% 하락은 이 산정식의 값이 아니라 그 값들을 구할 때 마주할 사실의 일부로 남는다.
6.2산정식의 값과 결합 구조
제126조가 손해배상액을 표명하는 자리를 확인한 뒤에는 산정식에 들어가는 값과 값들을 묶는 방식을 문언 그대로 읽어야 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6조제1항은 배상할 금액을 구하는 첫 단계를 이렇게 정한다. "제125조에 따라 배상할 금액은 청구권자가 해당 증권을 취득함에 있어서 실제로 지급한 금액에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금액을 뺀 금액으로 추정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6조) 이 문언은 빼기의 방향을 분명히 한다. 즉 실제로 지급한 금액을 기준에 두고, 그 기준에서 정해진 금액을 차감한 나머지를 배상액으로 삼는다.
산정식에서 앞자리에 놓이는 값은 청구권자가 실제로 지급한 금액이다. 이 값은 청구권자가 해당 증권을 취득함에 있어서 지급한 것으로서, 누가 얼마를 지급했는지에 관한 사실이다. T사 주주 1,200명 가운데 각자 언제 어떤 가격에 주식을 사들였는지가 서로 다르더라도, 산정식은 그 주주마다 지급한 금액을 둔 뒤에 빼기를 한다. 즉 공시 전후로 취득 시기가 엇갈린 주주의 숫자는 산정식의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
다음 각 호는 빼기에 쓸 금액을 둘로 나눠서 적는다. 그 구체적인 내용을 먼저 제1호에서 읽는다. "제125조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의 변론이 종결될 때의 그 증권의 시장가격(시장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추정처분가격을 말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6조) 이 값은 변론 종결 시점의 시장가격이며, 시장가격이 없으면 추정처분가격을 대신 놓는다. 조문은 추정처분가격의 산출 기준이나 시점을 더 밝히지 않으므로, 그 값을 어떻게 구할지는 이 산정식 안에서 정해지지 않는다.
제2호는 변론 전에 처분한 경우의 값을 따로 정한다. "제1호의 변론종결 전에 그 증권을 처분한 경우에는 그 처분가격"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6조) 이 값은 처분 시점의 처분가격이다. 다시 말해 실제 지급액에서 차감하는 값은 원칙적으로 변론종결 시점의 시장가격이고, 변론종결 전에 처분한 때에는 처분가격이다. 두 값 가운데 어느 쪽을 놓을지는 처분의 유무와 시기에 따라 정해진다.
산정식은 이렇게 묶인다. 실제로 지급한 금액에서, 변론종결 시점의 시장가격 또는 변론종결 전 처분한 때의 처분가격을 뺀 나머지를 추정 손해액으로 삼는다. 시장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추정처분가격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이 값들은 하나의 식 안에서 결합되며, 앞 값과 뒤 값의 산출 기준이 각각 다르다는 점이 구조의 핵심이다. T사 사례에서 분식 공시·수주 실패 공시·업종 지수 하락이 주가에 미친 영향의 크기는 미정이며, 이 값들 사이의 비중은 산정식의 문언이 다루지 않는다.
제126조제1항의 값과 결합 구조가 이렇다면, 앞 자리에 놓이는 값의 배경 사실이 왜곡되었다면 그 왜곡의 역할은 같은 조문 어디에 닿을까. 이 물음은 산정식이 대조하는 시세가 무엇을 가리키는지로 나아간다.
6.3기만행위가 없을 시세
산정식이 대조하는 금액 가운데 나머지 한 축을 이루는 것이 무엇인지 이제 조문의 문언에서 확인한다. 제126조는 청구권자가 지급한 금액에서 빼는 값을 두 가지로 두는데, 그 빼는 값의 성격은 산정의 반대편에 놓이는 시세를 가리킨다. 이 시세가 기만행위가 없을 때 형성되었을 가격인지를 조문이 어떻게 말하는지 살핀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6조 제1항은 배상 금액을 정하는 방식을 다음과 같이 둔다. "제125조에 따라 배상할 금액은 청구권자가 해당 증권을 취득함에 있어서 실제로 지급한 금액에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금액을 뺀 금액으로 추정한다." 이 문언은 뺄 값이 두 가지 가운데 하나임을 전제로 삼는다.
그 첫째 값을 조문은 이렇게 적는다. "제125조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의 변론이 종결될 때의 그 증권의 시장가격(시장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추정처분가격을 말한다)"이다. 여기서 조문이 붙이는 값은 변론종결 시점의 시장가격이며, 시장가격이 없을 때에는 추정처분가격이 그 자리를 채운다.
둘째 값은 청구권자가 처분한 경우에 등장한다. 조문은 "제1호의 변론종결 전에 그 증권을 처분한 경우에는 그 처분가격"이라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뺄 값은 변론종결 시점의 시장가격과 변론종결 전 처분가격 가운데 하나로 정해진다. 두 값 모두 거래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을 가리키며, 조문은 그 가격을 기만행위가 없었을 경우의 가격이라는 말로 수식하지 않는다.
그런데 산정식에서 취득 대가에서 빼는 값은 분식 공시 이후의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이다. T사가 분식회계 사실을 공시한 뒤 주가가 28% 하락한 날 형성된 시장가격은 이미 기만행위가 반영된 상태의 가격이다. 조문의 문언은 이런 시장가격 자체를 기만행위가 없었을 시세로 부르지 않고, 다만 변론종결 시점이나 처분 시점의 시장가격을 뺄 값으로 지정한다. 따라서 기만행위가 없었을 경우에 형성되었을 시세라는 개념을 산정식 안에서 직접 가리키는 문구는 조문에서 찾을 수 없다.
조문이 기만행위의 영향을 다루는 것은 오히려 제2항이다. 그 제2항은 다음과 같이 정한다. "제1항에 불구하고 제125조에 따라 배상책임을 질 자는 청구권자가 입은 손해액의 전부 또는 일부가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발생한 것이 아님을 증명한 경우에는 그 부분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이 규정은 기만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배상자가 증명한 경우 그 부분의 배상책임을 면하게 하는 단서이다.
따라서 제126조의 문언만으로는 기만행위가 없을 시세를 따로 산출하는 절차나 참고 지표를 확정할 수 없다. 제1항은 뺄 값을 시장가격 또는 처분가격으로 지정하고, 제2항은 기만행위로 발생하지 않은 손해 부분의 배상책임을 부인한다. T사의 분식 공시, 수주 실패 공시, 업종 지수 하락이 각각 주가에 미친 영향의 크기가 미정인 이 사례에서, 그 영향의 크기를 나누어 계산하는 기준은 조문에서 도출되지 않는다.
6.4매매 수량과 거래의 한정
앞 절에서 확인한 두 시세의 차이가 곧 손해액이 되는 구조는 말 그대로 한 증권의 매매에 대한 것이다. 이제 그 차이에 무엇을 곱해 총액이 되는지, 그리고 어느 거래가 산정의 대상이 되는지를 조문에서 찾는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6조 제1항은 산정의 기준을 청구권자의 개별 취득 행위에 두는데, 그 문언은 "제125조에 따라 배상할 금액은 청구권자가 해당 증권을 취득함에 있어서 실제로 지급한 금액에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금액을 뺀 금액으로 추정한다"고 정한다. 이 문장에서 산정의 축은 '해당 증권'의 취득과 그 대가이며, 청구권자가 실제로 지급한 금액만이 기준이 된다는 뜻이 분명하다. 따라서 한 증권의 취득 때마다 그 취득분에 대한 산정이 이루어진다.
같은 조항은 차감할 금액을 변론종결 시점 또는 처분 시점으로 한정하여, "제125조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의 변론이 종결될 때의 그 증권의 시장가격(시장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추정처분가격을 말한다)"과 "제1호의 변론종결 전에 그 증권을 처분한 경우에는 그 처분가격"을 각각 제1호와 제2호로 들고 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6조). 처분 여부에 따라 차감 대상이 갈리며, 변론종결 전 처분한 경우 그 처분가격이 쓰인다. 이는 T사 주주 1,200명의 거래 가운데 매도한 주식과 보유 중인 주식이 서로 다른 차감 대상을 갖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조문은 산정식에 곱해질 매매 수량을 따로 명기하지 않는다. 각 호가 정하는 것은 취득에 지급한 금액과 차감할 금액의 두 금액이며, 이 둘의 차액에 어떤 수량을 적용할지에 관한 별도의 문언은 없다. 이에 따라 수량은 산정의 단위인 '해당 증권'의 취득 단위를 따르는 것으로 읽히며, 조문에 없는 가중치나 보유 기간별 배율을 더해 산정식을 확장할 수는 없다.
조문에 등장하는 거래의 한정은 이에 그친다. 취득 시기에 따른 차등 규칙도, 보유 기간에 따른 차등 규칙도 제126조의 문언에는 마련되어 있지 않다. T사 주주들이 취득한 시점이 다르고 가격이 다르다는 사실은 개별 청구권자의 지급 금액이 달라진다는 뜻일 뿐, 조문이 정한 산정 구조 자체를 바꾸지 않는다. 분식 공시·수주 실패 공시·업종 지수 하락의 영향 비율이 미정인 상태에서 각 거래별 손해액이 어떻게 나뉠지는 이 조문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미정으로 남는다.
6.5손해액 증명 부담의 완화
수량과 거래의 한정을 넘어서면, 남는 것은 각 청구권자의 손해액을 얼마로 볼 것인가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6조 제1항은 산정의 틀을 두는 방식으로 이 물음에 답한다. 그 조문은 배상할 금액을 "청구권자가 해당 증권을 취득함에 있어서 실제로 지급한 금액에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금액을 뺀 금액으로 추정한다"고 정한다. 산식의 앞자리에는 취득 시 실제 지급액이 놓이고, 뒷자리에는 처분가격 또는 변론종결 시의 시장가격이 놓힌다.
제1항은 뒷자리에 올 금액을 둘로 나누어 적는다. 먼저 제1호는 "제125조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의 변론이 종결될 때의 그 증권의 시장가격(시장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추정처분가격을 말한다)"을 둔다. 이어서 제2호는 "제1호의 변론종결 전에 그 증권을 처분한 경우에는 그 처분가격"을 둔다. 이 두 호가 손해액 계산에서 변론종결 이후의 가격 변동이나 처분의 유무를 구분하는 자리를 만든다.
이 산정 방식이 덜어 주는 것은 증명 부담이다. 조문은 계산 결과를 "추정한다"고 말한다. 청구권자는 그 산식에 넣을 값을 찾는 일에 그치고, 가격이 내려간 만큼을 따로 계산해 그 총액을 일일이 증명하는 데로 나아가지 않는다. 다만 이 추정은 산식으로 만들어지는 금액을 둘러싼 것이며, 배상책임의 성립이나 거짓 기재와 가격 움직임 사이의 인과관계까지 조문이 정한 것으로 넓힐 수 없다.
조문은 그 추정을 그대로 두지 않고 뒤집는 자리를 함께 둔다. 제126조 제2항은 "제1항에 불구하고 제125조에 따라 배상책임을 질 자는 청구권자가 입은 손해액의 전부 또는 일부가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발생한 것이 아님을 증명한 경우에는 그 부분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배상책임을 질 자가 손해의 전부 또는 일부가 다른 원인에서 온 것을 증명하면, 그 부분은 산식 밖으로 빠진다.
T사의 경우에도 이 자리는 그대로 남는다. 분식 공시·수주 실패 공시·업종 지수 하락 각각이 주가에 미친 영향의 크기는 미정이고, 제2항이 요구하는 증명의 대상이 되는 부분도 그 크기와 함께 미정이다. 청구권자 측은 제1항의 산식으로 금액을 내세울 수 있지만, 그 금액이 거짓 기재에서 온 손해만을 담는다는 뜻은 조문이 대신 말해 주지 않는다.
6.6조문이 닿지 않는 경계
산정의 틀이 손해액 증명을 어디까지 덜어 주는지를 살핀 뒤에 남는 물음은, 조문이 도달하지 못하는 자리를 어떻게 표시할 것인가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6조는 손해배상액의 산정 방법을 두면서 그것이 적용될 범위를 항목으로 나누어 둔다. 추정의 기준이 되는 금액은 청구권자가 실제로 지급한 금액에서 정해진 금액을 뺀 나머지이다. 제126조 제1항은 그 뺄 금액을 두 가지로 정하는데, 제1호는 "제125조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의 변론이 종결될 때의 그 증권의 시장가격(시장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추정처분가격을 말한다)"이라고 하여 변론종결일의 시장가격을 먼저 둔다. 제2호는 "제1호의 변론종결 전에 그 증권을 처분한 경우에는 그 처분가격"이라고 하여 처분한 경우에 그 가격으로 바꾼다. 이 사례에서 주주의 취득 시기와 가격, 보유 기간, 매도 여부가 모두 다르다는 점은, 어느 주주에게 제1호가 적용되고 어느 주주에게 제2호가 적용되는지가 그 주주마다 달라질 수 있음을 뜻한다. 조문은 매도 여부와 처분 시점에 따라 쓸 금액을 갈라 놓았을 뿐, 취득 시점이 멀거나 가격이 낮은 주주의 손해를 별도로 다루지 않는다.
조문이 명시적으로 다루지 않는 항목은 그 경계 바깥에 남는다. 이 사례에서 분식 공시, 수주 실패 공시, 업종 지수 하락 각각이 주가에 미친 영향의 크기는 미정이다. 제126조 제1항은 실제 지급 금액과 정해진 금액의 차액을 추정하되, 그 차액을 만든 요인을 하나하나 나누어 계산하는 방법은 두지 않았다. 따라서 세 가지 원인 가운데 어느 것이 얼마만큼의 하락을 만들었는지에 관한 비율은 이 조문의 산정 틀 안에서 정해지지 않는다. 같은 이유로 업종 지수가 6% 하락한 부분을 주가 하락에서 빼야 하는지, 대규모 수주 실패의 공시가 어느 몫을 차지하는지도 조문의 문언만으로는 결론이 나지 않는다. 소송허가 요건의 충족 여부와 대표당사자의 적격 여부, 제외신고를 할 구성원의 범위와 시기, 총원의 손해 산정에 쓸 방법 역시 이 산정 조항이 직접 다루는 바가 아니다.
다만 조문은 그 경계 안쪽에서 예외의 문을 함께 열어 둔다. 제126조 제2항은 배상책임을 질 자가 손해의 일부가 다른 원인에서 나왔음을 증명하는 경우에 그 부분을 배상에서 제외할 수 있게 한다. 원문은 "제1항에 불구하고 제125조에 따라 배상책임을 질 자는 청구권자가 입은 손해액의 전부 또는 일부가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발생한 것이 아님을 증명한 경우에는 그 부분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이 문장이 다루는 것은 추정된 금액에서 다른 원인으로 생긴 부분을 빼는 문제이며, 피고의 반증이 추정을 깨뜨리는 경우의 구체적인 모습은 여기서 살피지 않는다. 한편 시세 조작 사건의 손해 산정은 제126조의 틀과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이 장이 정리한 것은 제126조가 실제 지급 금액에서 정해진 금액을 빼는 방식으로 손해액을 추정한다는 사실과, 그 추정의 테두리 밖에 무엇이 남는지이다. 관찰된 주가의 움직임과 공시 사실은 산정의 재료가 될 뿐, 곧 확정된 손해액이나 인과관계의 인정을 뜻하지 않는다. 미정으로 남은 항목들은 이 산정 조항으로는 채워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