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이 장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적힌 금지 행위 유형을 조문에 쓰인 문구대로 읽는다. 금지 행위 유형의 나열, 시세조종 유형의 문언, 부정거래 유형의 문언, 증권이 아닌 토큰의 시장에서 그 금지가 놓이는 자리를 차례로 살핀다. 시세조종과 부정거래가 자본시장법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지는 뒤의 장에서 견주어 보는 쟁점이다.
8.1조문이 금지하는 자리
앞 장에서 세 법률의 정의가 만나는 자리를 확인하고 범위를 닫았으니, 이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가 그어 놓은 금지의 경계를 조문의 첫 자리부터 읽어 가야 한다. 이 절에서 밝힐 것은 제10조가 무엇을 누구에게 금지하는가이다. 여기서 자본시장법의 규율을 앞서 끌어오지 않으며, 조문에 없는 요건을 만들어 붙이지도 않는다.
우선 시장의 불공정거래를 규율하는 이 장의 근거 조문인 제10조는 각 항에서 금지 대상의 주체를 서로 다르게 적고 있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항은 미공개중요정보의 이용을 금지하면서 그 대상을 특정한다. 동 법령 제10조 제1항 본문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가상자산에 관한 미공개중요정보(이용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불특정 다수인이 알 수 있도록 공개되기 전의 것을 말한다. 이하 같다)를 해당 가상자산의 매매, 그 밖의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한다. 이 문장에 따르면 미공개중요정보의 이용을 금지받는 자는 그 열거에 해당하는 자이고, 금지되는 행위는 그 정보를 매매나 그 밖의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는 것이다.
그 열거의 첫 항목은 동 법령 제10조 제1항 제1호로 "가상자산사업자,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자(법인인 경우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및 그 임직원·대리인으로서 그 직무와 관련하여 미공개중요정보를 알게 된 자"이다. 즉 사업자와 발행자 쪽에서 직무상 정보를 손에 넣은 자가 첫 자리에 놓인다. U재단이 백서를 쓰고 토큰을 판 주체라면, 재단과 그 임직원은 이 호가 정한 자리에 놓일 수 있다.
다음으로 동 법령 제10조 제2항은 매매의 외형을 잘못 보이게 하는 행위를 누구에게나 금지한다. 동 법령 제10조 제2항 본문은 "누구든지 가상자산의 매매에 관하여 그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밖에 타인에게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으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선언한다. 이 항에서는 제1항과 달리 대상이 "누구든지"로 적혀 있으며, 행위에 "타인에게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이라는 목적이 요구된다. 이 목적 요건은 문장에 적힌 조건이므로 이 사례에서 이를 판단할 때 빼놓을 수 없다.
또한 동 법령 제10조 제3항과 제4항도 모두 "누구든지"를 주어로 두고, 각각 매매의 유인과 거래 수단의 정당성을 문제 삼는다. 동 법령 제10조 제3항은 "누구든지 가상자산의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가상자산의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키는 매매 또는 그 위탁이나 수탁을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고, 동 법령 제10조 제4항은 "누구든지 가상자산의 매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한다. 두 항 모두 목적 요건을 함께 적고 있다는 점에서 제2항과 궤를 같이 한다.
그 밖에 동 법령 제10조 제5항은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자기 또는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가상자산의 거래를 제한한다. 동 법령 제10조 제5항 본문은 "가상자산사업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외에는 자기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이하 “특수관계인”이라 한다)가 발행한 가상자산의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한다. 이 항의 주체는 사업자로 한정되어 있어, 토큰을 산 사람처럼 거래에 참여하기만 한 자는 그 문장의 주어 자리에 놓이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위반의 효과를 적은 조항이 금지의 범위를 가다듬는다. 동 법령 제10조 제6항은 "제1항부터 제5항까지를 위반한 자는 그 위반행위로 인하여 이용자가 그 가상자산의 매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선언한다. 이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은 앞 항에서 금지된 행위를 위반한 자에게 생기며, 그 손해는 이용자가 매매나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입은 것으로 한정된다. 조문이 이러한 자리를 그어 놓았으므로, 이 사례에서 수익 분배가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곧 제10조의 어느 항을 위반한 것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8.2금지 행위 유형의 나열
제10조가 금지하는 자와 행위의 자리를 확인한 뒤에는, 조문이 금지 행위를 어떤 순서로 놓았는지 그대로 읽어야 한다. 조문은 금지 대상의 행위를 네 개 항으로 나누어 적었고, 각 항 안에서 다시 호를 매겨 유형을 나열하였다. 이 나열의 값과 순서를 바꾸어 읽으면 유형 사이의 경계가 사라진다.
먼저 제1항은 미공개중요정보의 이용을 금지한다. 제10조 제1항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가상자산에 관한 미공개중요정보(이용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불특정 다수인이 알 수 있도록 공개되기 전의 것을 말한다. 이하 같다)를 해당 가상자산의 매매, 그 밖의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적는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이 문장은 금지할 행위를 두 가지로 적는다. 하나는 당사자가 직접 미공개중요정보를 거래에 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타인에게 그 정보를 쓰게 하는 것이다. 조문이 정보의 정의를 괄호 안에 넣어 함께 적은 점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미공개중요정보를 알게 된 자의 범위는 같은 항의 일곱 호가 차례로 표시한다. 제1호는 "가상자산사업자,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자(법인인 경우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및 그 임직원·대리인으로서 그 직무와 관련하여 미공개중요정보를 알게 된 자"로 적고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6호는 "제1호부터 제5호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제1호부터 제5호까지의 어느 하나의 자에 해당하지 아니하게 된 날부터 1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를 포함한다)로부터 미공개중요정보를 받은 자"를 적는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정보를 받은 자까지 적은 것은 정보가 처음 자리에서 옮겨 갔을 때도 금지의 범위 안에 둔다는 뜻이며, 이 범위는 조문에 적힌 자에 그친다.
제2항은 시세조종에 관한 유형을 나열한다. 제10조 제2항은 "누구든지 가상자산의 매매에 관하여 그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밖에 타인에게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으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적는다. 여기서는 목적이 앞에 놓이고 행위 유형이 뒤에 온다. 나열된 유형은 짝을 지어 거래하는 행위, 권리 이전을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거짓으로 꾸민 매매, 그리고 그 행위의 위탁이나 수탁이다.
제3항은 짧게 한 문장으로 유형을 적는다. 제10조 제3항은 "누구든지 가상자산의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가상자산의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키는 매매 또는 그 위탁이나 수탁을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적는다. 제2항과 나란히 놓고 보면, 제3항은 매매의 유인을 목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그 자리를 분명히 하고, 시세의 변동 또는 고정을 함께 적는다.
제4항은 그 밖의 행위를 네 호로 적고, 제5항은 가상자산사업자가 자기 또는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경우를 둔다. 제10조 제4항은 "누구든지 가상자산의 매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적고, 그 호에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의 사용, 중요사항에 관한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 거짓의 시세를 이용하는 유인, 그리고 그 행위의 위탁이나 수탁을 차례로 놓는다. 제5항은 "가상자산사업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외에는 자기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이하 "특수관계인"이라 한다)가 발행한 가상자산의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적고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단서로 놓인 두 가지 경우를 빼놓지 않고 함께 읽는다.
이 나열은 유형 사이의 경계를 분명히 한다. 제1항의 대상은 자격을 갖추어 정보를 알게 된 자이고, 제2항부터 제4항은 "누구든지"를 주어로 삼는다. 제2항은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 제3항은 매매를 유인할 목적, 제4항은 재산상 이익의 취득 등 호마다 조건을 달리 한다. 유형에 없는 행위를 끼워 넣거나 그 뜻을 넓혀 읽으면 이 경계는 흐려진다. 조문의 순서와 값은 이 자리에서 그대로 둔다.
8.3시세조종 유형의 문언
유형을 적힌 순서대로 확인한 뒤에는, 시세조종으로 적어 놓은 행위의 문언을 그 자리에서 다시 펼쳐 놓아야 한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는 시세조종과 관련하여 제2항과 제3항에 각각 다른 규정을 두고 있으며, 이 두 규정의 문언을 떼어 읽는 일이 이 절의 남은 과제이다.
시세조종의 첫 번째 자리는 제10조 제2항에 있다. 그 항은 먼저 목적인 행위를 금지하는 문장으로 시작하는데,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2항은 "누구든지 가상자산의 매매에 관하여 그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밖에 타인에게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으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적고 있다. 이 문장은 금지되는 행위의 목적이 둘임을 함께 적고 있다. 하나는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밖에 타인에게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하는 것이다.
제2항은 이어서 각 호에서 금지되는 행위를 나열한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2항 제1호는 "자기가 매도하는 것과 같은 시기에 그와 같은 가격으로 타인이 가상자산을 매수할 것을 사전에 그 자와 서로 짠 후 매매를 하는 행위"를 적고, 같은 항 제2호는 "자기가 매수하는 것과 같은 시기에 그와 같은 가격으로 타인이 가상자산을 매도할 것을 사전에 그 자와 서로 짠 후 매매를 하는 행위"를 적고 있다. 두 호는 각각 매도의 방향과 매수의 방향을 가리키며, 그 행위를 이루는 요소가 같음을 보여 준다. 사전에 짜는 합의가 있고, 그 합의에 따라 같은 시기에 같은 가격으로 매매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두 호에 함께 들어 있다. 제3호는 "가상자산의 매매를 할 때 그 권리의 이전을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거짓으로 꾸민 매매를 하는 행위"를 적으며, 매매의 모습을 갖추되 권리 이전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요소를 둔다. 제4호는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행위를 위탁하거나 수탁하는 행위"를 적어, 앞 세 호의 행위를 위탁하거나 수탁하는 경우까지 같은 항에 넣고 있다.
제10조 제3항은 제2항과 함께 시세조종에 관한 규정이면서도 다른 문언을 쓰고 있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3항은 "누구든지 가상자산의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가상자산의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키는 매매 또는 그 위탁이나 수탁을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적고 있다. 이 항에서 먼저 확인할 것은 목적이다. 매매를 유인할 목적이 제3항의 문언에 들어 있다. 이어서 그 행위가 무엇인지 보건대,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키는 매매를 하는 경우가 적혀 있으며, 그 위탁이나 수탁을 하는 경우가 함께 적혀 있다.
이 항들을 놓고 보면서 미정으로 남겨 두어야 할 자리가 있다. 이 절은 제10조가 적어 놓은 행위의 문언만을 확인하고, 그 행위를 이루는 요소를 하나씩 떼어 읽는 일까지만 맡았다. 합성 사례에서 U재단이 백서에 플랫폼 수익의 30%를 분기마다 토큰 보유자에게 나누겠다는 내용을 적고 토큰을 판매한 사실, 구매자가 플랫폼 운영에 관여하지 않은 사실, 거래소가 그 토큰을 상장한 사실, 수익 분배가 1년 동안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을 나열해 두었으나, 이 사실들이 제2항이나 제3항의 어느 호에 적힌 행위에 들어맞는지 여부는 이 자리에서 확정되지 않았다. 발행자가 기대한 사업 수행의 범위, 구매자들이 기대한 이익의 출처, 거래소가 상장 심사에서 확인한 사항은 미정이다. 앞서 적은 유형과 떼어 읽은 요소가 이 사례에 어떻게 놓이는지는 확인된 사실이 더 쌓인 뒤에 살피일 문제로 남는다.
8.4부정거래 유형의 문언
제10조가 시세조종 유형을 별개 항에서 금지한 뒤 남겨 둔 자리에는 부정거래 유형이 놓여 있다. 그런데 조문이 그 유형을 적어 놓은 문언은 무엇이며, 앞 유형과는 어디서 겹치고 어디서 갈라지는지를 차례로 확인해 보아야 한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4항은 금지되는 행위의 범위를 넓게 열어 두고 있다. 그 문언은 "누구든지 가상자산의 매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라고 선언한다. 이 선언이 금지의 주체를 "누구든지"로 한정하지 않고, 금지의 대상이 되는 거래를 "가상자산의 매매, 그 밖의 거래"로 넓게 잡고 있다는 뜻이다. 앞 유형이 매매에 관한 판단을 어긋나게 하는 행위를 겨냥한 것과 달리, 이 항은 거래와 관련된 행위 전반을 규율의 틀 안에 넣는다.
제4항 제1호는 그 틀 안에서 첫 번째 유형을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로 적는다. 이 문언은 수단·계획·기교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따로 열거하지 않고, "부정한"이라는 형용으로 그 성격을 표시하는 데 그친다. 따라서 이 유형은 행위의 수단이 부정한 성격을 띠는 경우를 포섭하도록 열려 있다. 여기에 고의나 손해 같은 요건을 덧붙여 읽을 필요는 없으며, 조문이 적어 놓지 않은 요소를 이 자리에서 새로 만들어 넣는 것은 문언의 범위를 바꾸는 일이 된다.
제2호는 거짓 기재나 표시, 그리고 누락을 이용하는 유형을 규정한다. 그 문언은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를 하거나 타인에게 오해를 유발시키지 아니하기 위하여 필요한 중요사항의 기재 또는 표시가 누락된 문서, 그 밖의 기재 또는 표시를 사용하여 금전,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얻고자 하는 행위"(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라고 적는다. 이 유형이 요구하는 것은 중요사항에 관한 거짓 기재 또는 표시의 사용이고, 누락된 문서나 기재·표시의 사용 역시 그 대열에 놓인다. 다만 그 행위의 방향이 "금전,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얻고자 하는" 것으로 한정되어 있음에 유의하여야 한다. 결국 거짓이나 누락이라는 수단과 이익 취득이라는 목적이 함께 놓여야 제2호의 문언에 닿는다.
제3호는 유인을 목적으로 거짓의 시세를 이용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그 문언은 "가상자산의 매매, 그 밖의 거래를 유인할 목적으로 거짓의 시세를 이용하는 행위"(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라고 적는다. 이 유형은 시세의 변동 자체가 아니라 "거짓의 시세"라는 표시를 수단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앞의 시세조종 유형과 갈라진다. 시세조종이 매매의 모양으로 시세를 움직이거나 고정하는 행위를 다룬다면, 제3호는 거짓 시세의 이용을 통해 거래를 끌어들이는 행위를 겨냥한다.
제4호는 앞 세 유형의 위탁이나 수탁을 함께 묶어 둔다. 그 문언은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행위를 위탁하거나 수탁하는 행위"(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라고 적는다. 이 호는 위탁과 수탁을 별도의 유형으로 취급함으로써, 직접 행위자에 더하여 그 행위를 맡기거나 맡은 자도 같은 규율 아래 묶어 둔다. 그리고 제4항 각 호는 제1호부터 제4호까지 서로 다른 행위를 나열하고 있을 뿐, 그 행위의 요건에 고의나 손해를 덧붙여 놓지 않았다. 조문이 적어 놓은 유형의 문언을 그대로 확인하는 한, 요건을 새로 더해 읽는 것은 이 자리에서 삼가야 한다.
8.5증권이 아닌 토큰의 시장
제10조의 금지 유형을 문언에서 확인한 뒤, 그 유형들이 증권이 아닌 토큰의 거래에서 어떤 모습으로 대조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제10조의 각 항은 주체, 목적, 행위 양식을 적시하면서도 고의나 손해 같은 요건을 따로 두지 않았다. 그런데 그 문언은 "가상자산"에 관한 것이므로 증권성 유무와 무관하게 적용되는 것처럼 읽히고, 실제로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금지는 정보를 알게 된 자의 지위를 기준으로 삼는다.
예컨대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금지에서 "가상자산에 관한 미공개중요정보(이용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불특정 다수인이 알 수 있도록 공개되기 전의 것을 말한다. 이하 같다)를 해당 가상자산의 매매, 그 밖의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라고 한 조항은, 정보의 공개 여부를 기준으로 삼는다. 증권성이 있는지와는 별개로, 정보가 "불특정 다수인이 알 수 있도록 공개되기 전의 것"인지가 쟁점이 된다.
이 유형은 다시 정보를 알게 된 자의 지위를 일곱 가지로 나눈다. 그중 "제1호부터 제5호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제1호부터 제5호까지의 어느 하나의 자에 해당하지 아니하게 된 날부터 1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를 포함한다)로부터 미공개중요정보를 받은 자"(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라는 규정은, 정보의 출처를 지위와 연결하여 범위를 넓힌다. 이 조항이 증권이 아닌 토큰의 거래에서도 그대로 놓인다면, 정보의 출처가 되는 지위만 확인하면 된다.
시세조종과 관련하여 제10조 제2항은 "누구든지 가상자산의 매매에 관하여 그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밖에 타인에게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으로"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그 행위 유형 중 "가상자산의 매매를 할 때 그 권리의 이전을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거짓으로 꾸민 매매를 하는 행위"(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는, 거래의 외형만 보고 판단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이 유형 역시 증권성과 무관하게 거래 양식 자체를 규율한다.
제10조 제4항의 부정거래 금지는 "누구든지 가상자산의 매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아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그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를 하거나 타인에게 오해를 유발시키지 아니하기 위하여 필요한 중요사항의 기재 또는 표시가 누락된 문서, 그 밖의 기재 또는 표시를 사용하여 금전,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얻고자 하는 행위"(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는, 문서의 기재 내용 자체를 쟁점으로 삼는다. 이는 증권성이 아닌 토큰의 거래에서 문서가 무엇이었는지, 거짓 또는 누락이 있었는지를 따져야 함을 뜻한다.
U재단의 경우 백서에 플랫폼 수익의 30%를 분기마다 토큰 보유자에게 나누겠다는 내용을 적고 토큰을 판매했으며, 토큰을 산 사람은 플랫폼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고, 거래소는 그 토큰을 상장했으며, 판매 이후 1년이 지나는 동안 수익 분배는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백서 작성 당시 발행자가 기대한 사업 수행의 범위, 구매자들이 기대한 이익의 출처, 거래소가 상장 심사에서 확인한 사항은 미정이다.
이 관찰된 사실만으로는 제10조 제4항 제2호가 정하는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었는지, 또는 "중요사항의 기재 또는 표시가 누락된 문서"가 사용되었는지가 미정이다. 백서에 적힌 수익 분배 약속이 무엇을 기준으로 기재된 것인지, 구매자가 어떤 이익 출처를 기대했는지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유형과 시세조종 유형의 대조점도 남는다. 수익 분배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정만으로는 "미공개중요정보"를 알게 된 자의 지위나 "거짓으로 꾸민 매매"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는다.
증권이 아닌 토큰의 거래에서 제10조의 금지 유형은 각 유형이 요구하는 요건의 문언과 대조되어야 한다. 증권성 유무는 그 대조에서 별도의 기준으로 작용하지 않으며, 대조의 결과는 확인된 사실이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미정으로 남은 항목들은 미정으로 남는다.
8.6다음 장으로 넘기는 벌칙
증권이 아닌 토큰에서도 제10조의 금지 유형이 어떻게 놓이는지를 살핀 데서, 이제 그 금지 조문이 벌칙과 맞닿는 자리를 남겨 둔 채 장을 접을 때가 되었다. 앞서 본 대조가 어떤 제재의 근거가 되는지는 이 자리에서 적지 않으므로, 금지의 문언에 붙어 있는 책임 조항이 다루는 범위만 확인하고 넘기겠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6항은, 앞의 항들을 어긴 자가 어떤 책임을 지는지를 이렇게 적고 있다. "제1항부터 제5항까지를 위반한 자는 그 위반행위로 인하여 이용자가 그 가상자산의 매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이 조항은 금지 행위를 한 자에게 이용자의 손해를 물리는 책임을 직접 두고 있다. U재단 사례에서 이 책임이 실제로 성립하는지는, 앞 항들이 적은 각 요건이 그 사건에 어떻게 놓이는지에 달렸고, 그 자리는 이 장에서 다루지 않는다.
이 문장이 금지 조항과 어떻게 붙어 있는지도 살펴 두어야 한다. 제6항은 제1항의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금지, 제2항의 통정·허수 매매 금지, 제3항의 시세유인·시세변동 금지, 제4항의 부정한 수단 등의 금지, 제5항의 자기 발행 가상자산 거래 제한을 함께 가리키며 배상 책임을 적고 있다. 제6항에 붙은 "그 위반행위로 인하여 이용자가 (…) 입은 손해"(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라는 표현이 인과와 손해를 함께 요구하고 있음도, 이 문장만 읽어도 드러난다.
그런데 이 책임 조항을 무겁게 다루려면 앞의 항들이 무엇을 금하는지부터 먼저 읽어야 한다. 제1조 제2호부터 제4호까지, 제2항부터 제4항까지가 적어 놓은 행위의 모습과 목적, 그리고 시세 변동이라는 표현이 쓰이는 자리는 그 읽기의 재료가 된다. 그 읽기를 다음에 이어 제10조의 금지 문언을 항목 하나하나 떼어 살펴보며 하겠다.
이 장이 미뤄 둔 또 하나는 벌칙이다. 위반 행위에 어떤 형벌이 따라오는지는 형벌 조항에서 확인할 일이므로, 여기서 미리 적지 않는다. U재단 토큰의 증권성이나 수익 분배 약속 불이행의 법적 평가, 그리고 거래소 상장 심사의 확인 범위도 미정으로 남는다. 결국 이 장의 자리는 금지 조문과 배상 책임 조항이 맞닿는 지점을 가리키는 데 그치고, 그 지점에서 무슨 요건이 요구되는지는 다음에 이어서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