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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의 신빙성: 조서와 법정 진술의 간극 · Volume 25 · Chapter 1 · First edition

말이 바뀐 자리

수사기관에서 한 말과 법정에서 한 말이 엇갈릴 때 법원의 앞에 놓이는 문제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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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1,900 words · 8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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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statutes · 0 decisions
As of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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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mmary
  2. 1.1엇갈린 말과 남은 기록
  3. 1.2법원 앞에 놓인 두 물음
  4. 1.3증거재판주의의 자리
  5. 1.4증거 자격의 물음
  6. 1.5증명력과 자유심증
  7. 1.6두 물음의 차례
  8. Statute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수사기관에서 한 말과 법정에서 한 말이 엇갈리는 장면을 관찰된 사실로 놓고, 그 자리에 놓이는 문제를 살핀다. 엇갈린 말과 남은 기록을 먼저 들여다본 뒤, 증거로 쓰일 수 있는 자격의 물음과 어느 쪽을 믿을지의 물음이라는 두 문의 자리를 가려 둔다. 증거재판주의의 자리와 증명력과 자유심증을 거쳐 두 물음의 차례를 정한다.

1.1엇갈린 말과 남은 기록

말이 바뀐 자리를 관찰된 사실로만 펼쳐 읽으면, 그 자리에 놓인 것은 하나의 판단이 아니라 서로 어긋나는 두 진술과 함께 남은 기록이다. 이 어긋남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를 살피기 전에, 형사소송법 제307조가 정하는 사실 인정의 방식을 먼저 열어 두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07조는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고 선언한다. 이 규정은 말이 바뀐 자리에서 확인되는 사실도 증거에 의한 방법으로만 읽힌다는 기준을 제시한다.

뇌물 사건의 공여자 임은 수사기관에서 현금 5천만 원을 사무실에서 건넸다고 진술하였다. 임의 계좌에는 그 무렵 5천만 원을 인출한 기록이 남아 있고, 사무실 출입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이 자리에 놓이는 두 개의 기록은 그 성격이 서로 다르다. 인출 기록은 임의 자금 흐름을 드러내는 자료이고, 출입 기록은 사무실 출입 자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남지 않았다. 그러므로 두 기록을 하나의 축 위에 놓고 같은 무게로 읽을 수는 없다. 인출 기록은 어떤 돈이 인출되었음을 보여 주고, 출입 기록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확인할 수 있던 자리를 비워 둔다.

법정에서 임은 기억이 분명하지 않고 조사 때는 선처를 기대하고 말하였다고 진술을 바꾸었다. 임의 말은 수사기관 진술과 법정 진술이라는 두 자리에서 서로 다르게 놓인다. 그러나 조사가 이루어진 구체적 상황은 미정이다.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뒷받침할 다른 자료가 있는지 여부도 미정이다. 출입 기록이 남지 않은 이유 역시 미정이다. 이 미정으로 남은 항목들은 채워 넣어야 할 과제로 놓여 있는 것이 아니라, 확인되지 않는 자리로 남아 있다.

이렇게 놓인 장면에서 확인되는 것은 그 사실 자체에 머무른다. 즉 진술이 바뀌었고, 그 진술을 둘러싼 자료 가운데 인출 기록은 남아 있으나 출입 기록은 확인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들은 서로를 보충하거나 상쇄하는 방식으로 자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인출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해서 출입 기록의 부재가 설명되는 것도 아니고, 출입 기록이 남지 않았다고 해서 인출 기록의 뜻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관찰된 사실만으로는 진술의 신빙성, 증거능력 또는 증명력 같은 법적 평가가 곧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형사소송법 제307조는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고 정한다. 이 문장은 범죄사실을 인정하기에 이르는 증명의 정도를 요구하는 규정이다. 임의 진술과 남은 기록을 그 기준에 어느 정도로 놓을지는 지금 미리 정해지지 않는다. 미정으로 남은 항목들이 채워지지 않은 채로, 엇갈린 말과 남은 기록은 그 자리에 놓인 모습 그대로 남는다.

1.2법원 앞에 놓인 두 물음

기억의 흔들림과 진술의 번복이라는 장면을 관찰된 사실로만 펼쳐 본 뒤, 법원 앞에 놓이는 물음의 자리가 나뉜다. 임의 진술이 엇갈리는 이 자리에서, 법원은 한꺼번에 묻는 것이 아니라 두 물음을 따로 놓고 다룬다. 하나는 그 말이 재판의 재료로 놓일 자격이 있는지의 물음이고, 다른 하나는 그 재료 가운데 어느 쪽을 믿을지의 물음이다.

첫째 물음은 증거의 자격에 관한 것이다. 임이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이 법정에 증거로 올라올 수 있는지, 조사받은 상황이 어떤 조건을 갖추었는지가 이 물음의 자리에서 다뤄진다. 이 자리에서 형사소송법 제307조는 사실의 인정을 증거에 맡긴다. 그 제307조 제1항은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고 선언한다. 따라서 남은 계좌 기록이나 임의 진술 가운데 무엇이 사실의 인정을 떠받칠 증거로 설 수 있는지가 먼저 가려진다.

둘째 물음은 믿음의 크기와 방향에 관한 것이다. 자격을 얻은 증거들 앞에서 어느 쪽 진술에 더 무게를 둘지, 남은 기록이 진술을 얼마나 받쳐 주는지가 이 물음의 자리에 놓인다. 같은 조항 제2항은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고 요구한다(형사소송법 제307조). 이 요구는 믿음의 정도를 재는 잣대이며, 자격의 물음과는 다른 자리에서 읽힌다.

증명력의 방향을 정하는 일은 형사소송법 제308조가 맡는다. 그 조문은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고 밝힌다(형사소송법 제308조). 이에 따라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돌아가며, 엇갈린 진술 가운데 어느 쪽을 어느 정도로 믿을지가 이 자유판단의 자리에서 정해진다.

이렇게 두 물음은 자격의 자리와 믿음의 자리로 나뉘어 놓인다. 앞선 장면에서 관찰한 계좌 인출 기록과 출입 기록의 부재, 그리고 진술의 번복은 어느 쪽 물음에 응답할 재료인지를 따로 가려야 한다. 조서가 증거로 서기 위한 요건이나 번복을 평가할 구체적 기준은 이 자리에서 꺼내지 않으며, 앞서 미정으로 적힌 조사 상황과 다른 자료의 유무도 채워 넣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 관찰된 사실만으로는 진술의 신빙성, 증거능력 또는 증명력 같은 법적 평가가 곧 정해지지 않는다. 법원 앞에 놓인 두 물음은 각자의 자리에서 응답을 기다린다.

1.3증거재판주의의 자리

어느 쪽 말을 믿을지에 대한 평가가 남는다고 본 앞의 논의는, 그렇다면 그 평가가 무엇에 기대어 이루어지는지라는 물음으로 이어진다. 형사소송법 제307조는 이 물음에 대한 첫 자리를 내준다. 그 조문은 사실의 인정에 관한 기본 태도를 이렇게 적는다. 형사소송법 제307조는 "①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②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07조) 이 문장은 인정을 이끌어 낼 근거가 증거여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임의 진술을 포함하여 무엇을 증거로 삼을지가 먼저 정해져야 사실의 인정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제307조 제1항은 인정의 방향을 가리키지만, 어떤 서류나 진술이 증거 자격을 얻는지에 관한 요건까지 직접 적고 있지는 않다. 이 조문에서 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요건은 찾아볼 수 없다. 조서가 증거로 쓰이기 위한 요건을 이 조문에서 새로 만들어 내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 수사기관의 진술과 법정에서의 진술이 서로 다르게 적힌 채 남아 있다고 할 때, 어느 쪽을 기준으로 사실을 인정할지에 앞서 그 기록들이 증거로 놓일 수 있는지가 먼저 다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제307조는 그 자격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않는다. 이 조문은 인정이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는 것과, 범죄사실의 인정이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만을 밝힌다.

그러므로 앞에서 둘로 나눈 두 물음 가운데 자격의 물음은 형사소송법 제307조에 기댈 수 없다. 이 조문이 마련하는 자리는 증거에 의한 사실 인정이라는 것이다. 그 자리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는지를 가리는 것은 별도의 논의로 남는다. 임의 계좌 인출 기록이나 사무실 출입 기록 같은 객관적 자료도 마찬가지이다. 그 자료들이 법정에서 어떤 자격을 얻는지는 이 조문의 문장 밖에서 정해져야 한다.

따라서 증거재판주의는 진술의 신빙성을 따지는 논의에 자리를 내주되, 그 자리를 정돈하는 데 필요한 요건까지 제시하지는 않는다.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는 요구는 그 앞에 무엇이 증거로 놓여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이미 전제한다. 이 사례에서 조사가 이루어진 구체적 상황이나 진술을 뒷받침할 다른 자료의 존재 여부가 미정으로 남아 있는 한, 자격의 물음은 열린 채로 남는다.

1.4증거 자격의 물음

형사소송법 제307조가 사실의 인정을 증거에 묶어 둔 이상, 이제는 사례의 재료 가운데 무엇이 증거로 놓일 수 있는지가 별도의 물음으로 선다. 임이 수사기관에서 건넸다고 진술한 현금 5천만 원의 전달, 그 무렵 남은 계좌 인출 기록, 남지 않은 사무실 출입 기록이 각각 증거의 자격을 얻는가는 앞서 읽은 증거재판주의가 곧바로 대답해 주지 않는다. 제307조는 인정의 근거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가릴 뿐, 어떤 재료가 그 근거의 반열에 설 수 있는지를 규정하지 않는다.

형사소송법 제307조는 "①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②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고 정한다. 같은 조문은 인정에 이르는 데 필요한 증명의 정도까지 적고 있다. 다만 그 조문은 증거의 자격을 정하는 요건을 담고 있지 아니하며, 임의 진술이나 계좌 기록 같은 개별 자료가 먼저 통과해야 하는 문턱을 그 안에서 찾을 수 없다.

임의 수사기관 진술이 증거로 쓰이려면 진술 자체가 어떤 형식으로 법정에 놓이는지가 먼저 정해져야 한다. 조사에서 말한 내용이 법정에서 되풀이되는 형태인지, 아니면 조서가 제출되는 형태인지에 따라 형사소송법이 요구하는 자격의 요건이 갈린다. 여기서는 조사가 이루어진 구체적 상황이 미정이고,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뒷받침할 다른 자료가 있는지도 미정이다. 그러므로 어떤 요건을 임의 진술이 갖추었는지는 이 자리에서 단정할 수 없다.

계좌의 인출 기록은 남아 있고, 사무실 출입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이 두 사정은 같은 방향의 효력을 갖지 않는다. 인출 기록은 존재하는 자료로서 그 자격이 문제될 수 있으나, 출입 기록이 남지 않은 것은 자료가 제출되지 못하는 상태를 뜻할 뿐이다. 출입 기록이 남지 않은 이유는 미정이다. 남지 않은 사실 자체가 다른 자료의 자격을 넓히거나 좁히는 효과를 지는지는, 이 사례에서 확정된 것이 없다.

법정에서 임이 기억이 분명하지 않다고 하고 조사 때는 선처를 기대하고 말하였다고 진술을 바꾸었더라도, 그 바꾸어 말한 내용이 증거 자격을 얻는지의 물음은 앞의 물음과 나란히 선다. 자격이 먼저 통과된 뒤에야 어느 쪽 말을 얼마만큼 믿을지가 논의될 수 있다. 관찰된 사실들만으로 진술의 신빙성, 증거능력 또는 증명력 같은 법적 평가가 곧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자격의 물음에 놓인 자료들이 뒤의 단계로 나아가기 전에 지켜 두어야 할 구분이다.

1.5증명력과 자유심증

증거로 쓰일 수 있는 자료가 모였다면, 이제 어느 쪽의 말을 믿을지가 남는다. 형사소송법 제308조는 이 물음에 관해 "제308조(자유심증주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라고 정한다. 이 조문이 바로 증명력과 자유심증의 자리를 규정한다.

임이 수사기관에서 말한 바와 법정에서 말한 바가 어긋나므로, 법관은 두 진술 가운데 어느 쪽이 실제에 가까운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그 판단의 준거를 법문이 따로 주고 있지 않으므로, 이 물음은 제308조가 정한 자유심증의 영역 안에 놓인다. 어느 진술이 더 믿을 만한지에 관해 법령이 미리 순서를 매겨 두지 않은 까닭이다. 형사소송법 제308조는 증거의 증명력을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긴다고 선언할 뿐, 믿을 만함의 등급이나 차례를 열거하지 않는다. 따라서 법관이 이 사례에서 두 진술을 어떻게 비교할지는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다.

조문의 문언에 비추어 보면, 자유심증이란 판단의 기준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판단의 주체가 법관에게 있다는 뜻이다. 제308조가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고 규정하는 까닭은, 증명력의 물음에 관해 법이 대신 해답을 내려 주지 않는 영역을 남겨 두는 데 있다. 이 사례에서 수사기관 진술과 법정 진술 가운데 어느 쪽을 받아들일지가 바로 그 영역에 놓인다. 법관의 자유판단은 법문이 세워 둔 판단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며, 이 사례의 구체적 사정들이 그 안에 놓인다.

한편 계좌에 남은 5천만 원 인출 기록은 임의 진술과 별개로 존재하는 자료이다. 이 기록이 수사기관 진술을 어느 정도 뒷받침하는지는 법관이 판단할 몫이다. 출입 기록이 남지 않은 사정 역시 같은 자리에서 함께 읽힐 뿐이며, 그 결론이 벌써 정해진 것은 아니다. 조사가 이루어진 구체적 상황이나 다른 뒷받침 자료의 유무는 미정으로 남아 있고, 자유심증이 이러한 미정의 사정들을 어떻게 다룰지 역시 미리 열거되어 있지 않다. 인출 기록이라는 객관적 자료와 두 진술이라는 말의 자료가 함께 놓일 때, 법관은 그 사이의 관계를 평가할 수 있을 뿐이다. 그 평가의 결과가 어느 쪽을 가리킬지는 이 자리에서 미리 말할 수 없다.

임이 법정에서 말을 바꾸면서 밝힌 까닭, 즉 기억이 분명하지 않고 선처를 기대하고 말하였다는 사정도 판단의 재료에 놓일 뿐이다. 제308조는 그 사정이 가진 무게를 법문으로 정하지 않는다. 같은 까닭으로 임이 수사기관에서 현금 5천만 원을 사무실에서 건넸다고 진술한 구체적 모습도, 그 진술 자체만으로 믿음의 정도가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관찰된 사실들이 판단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면, 그 사실들이 가리키는 방향은 법관이 살필 몫으로 남는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 관찰된 사실들만으로 진술의 신빙성, 증거능력 또는 증명력이 곧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증거능력의 물음이 따로 놓인 뒤에, 증명력의 물음이 제308조의 자유심증 아래에서 판단 대상이 된다. 어느 진술을 믿을지는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고, 그 판단은 새로 세울 기준이 아니라 자유심증의 영역에서 이룩될 몫이다. 이 자리에서 정해지는 것은 그 자리를 가리키는 선이며, 사례의 결론은 그 선 안에서만 오를 수 있다.

1.6두 물음의 차례

법관이 어느 진술을 믿을지 정하는 자리와, 그 진술이 재판정에 서 있을 자격이 있는지를 묻는 자리는 겹쳐 보여도 서로 다르다. 앞 절에서 본 자유심증주의가 전자를 다룬다면, 이제는 후자의 물음이 그 앞에 놓인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여야 한다. 자격이 먼저이고 믿음은 그다음이다.

물음의 차례가 왜 그런지, 증거재판주의의 문언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307조는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라고 선언한다. 이 문장이 요구하는 것은 사실을 세울 재판 위의 자료이며, 그 자료가 놓일 수 있는지 여부는 자료의 내용을 평가하기 앞서 확인되어야 한다.

같은 조문은 뒤이어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07조)고 덧붙인다. 이는 사실의 인정에 이르는 도정에 관한 기준이며, 도정에 오를 자료의 자격을 정하는 문장은 아니다. 이 사례에서 임이 법정에서 말을 바꾸었다고 하더라도, 그 바뀐 말과 조사 때의 말 중 어느 쪽이 더 믿을 만한지에 대한 논의는 이들 진술이 먼저 증거로 놓인 뒤에 시작된다.

형사소송법 제308조는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고 규정한다. 이 규정이 법관에게 내어 주는 판단의 자유는 증거의 증명력에 관한 것이며, 증거로 서 있을 자격의 유무를 법관이 자유로이 정한다는 뜻은 아니다. 증명력의 자유심증은 두 번째 자리의 논의이고, 첫 자리의 논의는 별도의 기준을 기다린다.

이 사례의 관찰된 사실만으로 두 물음의 결론이 곧 정해지지는 않는다. 임의 진술이 바뀐 경위, 조사가 이루어진 구체적 상황, 진술을 뒷받침할 다른 자료의 유무, 출입 기록이 남지 않은 이유는 모두 미정이며, 여기 적힌 사실만으로 진술의 신빙성, 증거능력, 증명력 가운데 어느 하나의 법적 평가가 곧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두 물음은 각각의 자리에서 차례로 다루어져야 한다. 이 사례에서 말이 바뀐 자리를 어떻게 정리할지는 첫 번째 물음, 즉 조사기관에서 작성된 진술이 재판정에 서 있을 자격을 묻는 쪽부터 열어보아야 한다. 그 물음이 남겨 두고 있는 쟁점의 범위는 뒤에서 조서의 의미를 세우는 작업으로 넘어가 비로소 구체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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