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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과 증거구조: 새로운 증거의 명백성 · Volume 28 · Chapter 6 · First edition

알고 있었으나 내지 못한 증거

원판결 당시 이미 알던 증거는 어떤 사정에서 새로운 증거로 볼 수 있는가?

Length
about 2,500 words · 11 min
Sources
1 statutes · 1 decisions
As of
2026-10-11
On this page
  1. Summary
  2. 6.1재심이유 규정의 자리
  3. 6.2신규성이 묻는 물음
  4. 6.3알았으나 내지 못한 증거
  5. 6.4제출하지 못한 사정
  6. 6.5판단의 시점과 기준
  7. 6.6신규성에서 멈춘 자리
  8. Statutes referred to
  9. Decision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피고인이 원판결 당시 알고 있었으나 내지 못한 증거의 신규성을 다루며, 신규성 판단 기준이 이런 사정에 어떻게 닿는지 살핀다. 재심이유 규정의 자리와 판단의 시점과 기준을 차례로 읽고, 제출하지 못한 사정이 신규성 판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정리한다. 이 증거가 유죄의 구조를 흔드는지의 문제는 뒤 장에 남긴다.

6.1재심이유 규정의 자리

형사소송법 제420조는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을 어떤 까닭에서 청구할 수 있는지를 한정하여 정하고 있다. 이 목록의 의미를 새겨보기 전에, 먼저 그 조문이 증거의 새로움과 관련하여 어디에 무엇을 두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420조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까닭을 "재심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이유가 있는 경우에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 청구할 수 있다"고 먼저 선언한다. 이 선언은 재심이 확정판결의 안정을 깨는 예외적 수단임을 분명히 하면서도, 각 호가 정한 까닭 가운데 하나만 충분하면 청구의 문이 열린다는 점을 함께 밝힌다.

각 호 가운데 증거의 새로움과 직접 관련된 것은 다섯 번째 사유이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는 "유죄를 선고받은 자에 대하여 무죄 또는 면소를, 형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형의 면제 또는 원판결이 인정한 죄보다 가벼운 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를 들고 있다. 무죄나 면소, 형의 면제나 감경을 받아낼 증거가 새로 발견된 경우가 여기에 들어간다.

이 조문은 증거의 새로움과 함께 세 가지를 더 요구한다. 증거는 무죄 또는 면소, 형의 면제 또는 가벼운 죄의 인정에 이르는 것이어야 하고, 그 인정을 떠받칠 만큼 명백해야 하며, 새롭게 발견되어야 한다. 조문이 정하지 않은 요건을 여기에 덧붙일 까닭은 없다. 이 사례에서 유전자의 검출과 목격자의 새 말이 이 다섯 번째 사유에 놓인 증거에 해당하는지가 곧 살필 일이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1호부터 제4호와 제6호는 다른 까닭을 별도로 정한다. 제1호는 "원판결의 증거가 된 서류 또는 증거물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위조되거나 변조된 것임이 증명된 때"(형사소송법 제420조)를, 제2호는 "원판결의 증거가 된 증언, 감정, 통역 또는 번역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허위임이 증명된 때"(형사소송법 제420조)를 든다. 위조·변조된 증거물과 허위로 밝혀진 증언은 각각 별도의 까닭으로 다루어진다.

같은 맥락에서 제3호는 "무고로 인하여 유죄를 선고받은 경우에 그 무고의 죄가 확정판결에 의하여 증명된 때"(형사소송법 제420조)를, 제4호는 "원판결의 증거가 된 재판이 확정재판에 의하여 변경된 때"(형사소송법 제420조)를 들고 있다. 두 사유 모두 확정판결이나 확정재판에 의한 증명·변경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다섯 번째 사유의 "새로 발견된 때"와는 그 모습이 다르다.

이 사례에서 피고인의 유죄는 자백과 목격자 한 사람의 진술, 혈액형 감정으로 떠받쳐졌다. 수사기관이 보관한 증거물에서 다른 사람의 유전자가 검출되었고, 그 목격자는 당시 경찰의 암시를 받았다고 말한다. 확정판결에 의하여 증명된 사유가 확인된 것은 아니며, 어느 사유의 요건이 이 사료들로 채워지는지는 아직 미정이다. 제420조가 열거한 까닭 가운데 증거의 새로움에 관한 자리를 확인한 데서, 그 자리를 채우는 요건의 뜻을 살피는 일이 남는다.

6.2신규성이 묻는 물음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의 자리를 확인한 데 이어, 이 절에서는 그 사유에 놓인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라는 문구가 무엇을 기준으로 새로운 증거를 가려내는지 살핀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는 재심사유로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를 들고 있는데, 이 표현이 누구의 인식을 잣대로 삼는지에 관하여 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은 판시사항 [1]에서 그 여부를 쟁점으로 삼았다.

위 결정의 판시사항 [1]은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 정한 재심사유인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와 관련하여 그 증거가 법원뿐만 아니라 재심을 청구한 피고인에게도 새로워야 하는지 여부(적극)"이다. 이 쟁점의 답변은 적극이라 표시되어 있다. 다시 말해, 법원만 새로 알게 된 것으로는 부족하고 재심을 청구한 피고인에게도 새로워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이 문장은 결론의 방향만을 가리킬 뿐, 새로움을 판단하는 기준의 자세한 내용은 담고 있지 않다.

그 기준은 위 결정의 판결요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판결요지 [1]의 다수의견은 신규성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 정한 무죄 등을 인정할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란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의 소송절차에서 발견되지 못하였거나 또는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제출할 수 없었던 증거를 새로 발견하였거나 비로소 제출할 수 있게 된 때를 말한다." 이 문장은 새로움의 기준을 확정판결의 소송절차에 두고, 그 절차에서 발견되지 못한 경우와 발견되었으나 제출할 수 없었던 경우를 함께 포섭한다. 그러므로 이 사례에서 20년 전 수사기관이 보관해 온 증거물에서 다른 사람의 유전자가 검출된 사정이 위 문장의 어느 쪽에 드는지는, 확정판결의 소송절차에서 그 증거물이 발견되었는지, 발견되었다면 제출할 수 있었는지에 달려 있다.

다수의견은 이어서 신규성 판단의 대상을 법원에 한정하지 않음을 분명히 한다. "증거의 신규성을 누구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에 대하여 위 조항이 그 범위를 제한하고 있지 않으므로 그 대상을 법원으로 한정할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수의견은 곧 한계를 둔다. "피고인이 재심을 청구한 경우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의 소송절차 중에 그러한 증거를 제출하지 못한 데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증거는 위 조항에서의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서 제외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이에 따라 피고인이 원판결 당시 그 증거물과 감정 가능성을 알았는지, 알았다면 제출하지 못한 데 과실이 있는지가 신규성 판단에 관여한다. 그 사실관계는 이 사례에서 미정이다.

한편 같은 판시사항 [1]에 대한 별개의견은 다른 잣대를 든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서 무죄 등을 인정할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해당하는지는, 재심을 청구하는 피고인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재심 개시 여부를 심사하는 법원이 새로이 발견하여 알게 된 것인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별개의견은 법원의 인식만을 기준으로 삼으므로, 피고인이 알았는지, 제출하지 못한 데 과실이 있는지는 신규성 논의에 들어오지 않는다. 따라서 위 사례의 증거물에 관한 판단은 어느 견해를 따르는지에 따라 갈라진다.

위 결정이 열거한 기준은 신규성이 무엇을 묻는지를 가를 뿐이고, 유전자가 누구의 것인지, 목격자의 새 말이 언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증거물이 어떤 상태로 보관되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이 사례의 신규성 논의는 위에서 인용한 문구에 맞추어, 원판결 당시 그 증거물이 발견되었는지와 제출할 수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6.3알았으나 내지 못한 증거

증거의 신규성이 무엇을 기준으로 삼는지 살핀 데 이어, 원판결 당시 피고인이 알았으나 제출하지 못한 증거가 그 틀에 어떻게 들어가는지 살피는 것이 이 장의 과제다. 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은 그 경계를 두 문장으로 나누어 보인다. 그 판단의 앞부분을 먼저 그대로 옮기면,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 정한 무죄 등을 인정할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란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의 소송절차에서 발견되지 못하였거나 또는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제출할 수 없었던 증거를 새로 발견하였거나 비로소 제출할 수 있게 된 때를 말한다"고 설시하였다. 그러면서 같은 결정은 바로 이어 "피고인이 판결확정 전 소송절차에서 제출할 수 있었던 증거까지 거기에 포함된다고 보게 되면, 판결의 확정력이 피고인이 선택한 증거제출시기에 따라 손쉽게 부인될 수 있게 되어 형사재판의 법적 안정성을 해치고, 헌법이 대법원을 최종심으로 규정한 취지에 반하여 제4심으로서의 재심을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알았으나 내지 못한 증거란, 알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정의에 닿지 않는다는 점이 여기서 분명해진다.

그 결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피고인이 재심을 청구한 경우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의 소송절차 중에 그러한 증거를 제출하지 못한 데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증거는 위 조항에서의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서 제외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피고인이 알았음에도 제출하지 못한 증거는, 제출하지 못한 데 과실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제출할 수 있게 된 증거와 같은 자리에 놓인다. 이 사례에서 수사기관이 보관해 온 증거물에서 다른 사람의 유전자가 검출되었다는 사실과 그 목격자가 당시 경찰의 암시를 받았다는 말은, 원판결 당시 피고인 측이 이 증거물과 감정 가능성을 알았는지가 미정인 채로 놓여 있다. 제출하지 못한 데 과실이 있었는지도 미정이다.

그러나 같은 결정 안에는 이 해석을 받아들이지 않는 별개의견이 함께 실려 있다. 그 의견은 먼저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는 그 문언상 ‘누구에 의하여’ 새로 발견된 것이어야 하는지 그 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있는데, 다수의견과 같이 그 증거가 법원이 새로 발견하여 알게 된 것임과 동시에 재심을 청구한 피고인에 의하여도 새로 발견된 것이어야 한다고 보는 것은 피고인에게 명백히 불리한 해석에 해당하며, 법적 안정성의 측면만을 강조하여 위 조항에 정한 새로운 증거의 의미를 제한 해석하는 것은 위 조항의 규정 취지를 제대로 반영한 것은 아니다"고 하였다. 그 별개의견은 이어 "재심을 청구하는 피고인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재심 개시 여부를 심사하는 법원이 새로이 발견하여 알게 된 것인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알았으나 내지 못한 증거를 놓고, 다수의견은 제출하지 못한 데 과실이 없는지를 묻지만 별개의견은 그 묻기를 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판결 당시 피고인이 알았으나 제출하지 못한 증거가 신규성 논의에 들어오는지 여부는, 우선 그 증거가 비로소 제출할 수 있게 된 때에 해당하는지를 묻는 다수의견에 따라 제출하지 못한 데 과실이 있었는지에 달려 있다. 그 사정이 미정인 이 사례에서 유전자가 누구의 것인지, 증거물이 어떤 상태로 보관되어 있었는지와 같은 나열된 사실들은 이 단계에서 판단될 결론이 아니다. 그것들은 확정된 유죄의 증거가 흔들리는지를 살필 재료일 뿐이다. 이 장에서 밝혀야 할 것은 신규성이 묻는 범위에 이 증거가 놓이는 자리이며, 유죄의 구조를 흔드는지는 이 장에서 다루지 않는다.

6.4제출하지 못한 사정

확정된 유죄에 쓰인 증거들이 흔들리는지 살피는 일은, 과거에 알았으나 제출하지 못한 증거의 자리를 가늠하는 것으로부터 이어진다. 알았으나 내지 못한 증거를 신규성 안에 넣는 기준 가운데, 왜 제출하지 못했는지가 어떤 몫을 하는지가 다음 물음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증거의 신규성을 누구의 기준으로 판단할지와 함께 제출하지 못한 경위를 함께 다루었다.

그 결정은 신규성의 뜻을 아래와 같이 밝혔다. 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 다수의견은,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 정한 무죄 등을 인정할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란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의 소송절차에서 발견되지 못하였거나 또는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제출할 수 없었던 증거를 새로 발견하였거나 비로소 제출할 수 있게 된 때를 말한다"고 하였다. 이는 피고인이 알았으나 내지 못한 증거가, 제출할 수 없었거나 비로소 제출할 수 있게 된 때에 새로움을 얻는다는 뜻이다.

왜 그런지에 대해 그 결정은 재심의 지위를 이유로 들었다. 같은 다수의견은 "재심은 당해 심급에서 또는 상소를 통한 신중한 사실심리를 거쳐 확정된 사실관계를 재심사하는 예외적인 비상구제절차이므로, 피고인이 판결확정 전 소송절차에서 제출할 수 있었던 증거까지 거기에 포함된다고 보게 되면, 판결의 확정력이 피고인이 선택한 증거제출시기에 따라 손쉽게 부인될 수 있게 되어 형사재판의 법적 안정성을 해치고, 헌법이 대법원을 최종심으로 규정한 취지에 반하여 제4심으로서의 재심을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 (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 제출을 미룬 탓으로 확정력을 무너뜨릴 수는 없다는 취지이다.

그리고 과실의 기준이 분명히 놓였다. 같은 다수의견은 "피고인이 재심을 청구한 경우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의 소송절차 중에 그러한 증거를 제출하지 못한 데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증거는 위 조항에서의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서 제외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 제출하지 못한 데 과실이 없는 경우에만 새로움이 남는다는 점이 여기에서 드러난다.

한편 그 결정에는 다른 견해가 실려 있다. 대법관 김영란, 대법관 박시환, 대법관 김지형, 대법관 박일환, 대법관 김능환, 대법관 전수안의 별개의견은,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는 그 문언상 ‘누구에 의하여’ 새로 발견된 것이어야 하는지 그 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있는데, 다수의견과 같이 그 증거가 법원이 새로 발견하여 알게 된 것임과 동시에 재심을 청구한 피고인에 의하여도 새로 발견된 것이어야 한다고 보는 것은 피고인에게 명백히 불리한 해석에 해당하며, 법적 안정성의 측면만을 강조하여 위 조항에 정한 새로운 증거의 의미를 제한 해석하는 것은 위 조항의 규정 취지를 제대로 반영한 것이라는 점을 들어 다수의견과 어긋난다고 하였다 (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 같은 견해는 나아가, 다수의견이 예정하는 피고인의 귀책사유 때문에 신규성이 부정된다는 이유로 재심사유로 인정받지 못하게 되면 정의의 관념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 신규성을 법원의 인식에 두어야 한다는 주장은, 과실로 새로움을 잃게 하는 해석에 대한 반대와 함께 서 있다.

이러한 두 견해의 대립은 신규성의 기준을 누구에게 둘지에 관한 것이다. 다수의견은 피고인의 관점도 함께 요구하며 그 관점에서 제출하지 못한 데 과실이 없는 경우만 남긴다. 별개의견은 법원이 새로 발견하여 알았는지만 본다. 이 가운데 확정된 유죄의 증거들이 흔들리는지를 살필 때, 20년 전 자백과 목격자 진술, 혈액형 감정을 떠받친 증거물에서 다른 사람의 유전자가 나왔다는 사정은 어느 쪽에서 다루어지는지가 이 대립에 달려 있다. 다만 그 유전자가 누구의 것인지, 증거물이 어떤 상태로 보관되었는지, 피고인 측이 원판결 당시 이 증거물과 감정 가능성을 알았는지는 미정이다. 제출하지 못한 데 과실이 있는지도 이 미정 사실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제출하지 못한 사정은 단순한 정황이 아니다. 피고인이 알았으나 내지 못한 증거가 신규성에 들어오려면, 다수의견에 따르면 그 제출 불능이나 지연에 과실이 없어야 한다. 과실의 유무는 앞서 미정으로 남긴 사실들, 곧 알 수 있었는지와 내지 못한 까닭을 밝힌 뒤에야 가려진다.

6.5판단의 시점과 기준

제출하지 못한 경위가 신규성 판단에서 담당하는 역할을 살핀 데서 나아가, '제출할 수 없었다'를 판단하는 기준시점과 판단의 지점이 어디에 놓이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는 "유죄를 선고받은 자에 대하여 무죄 또는 면소를, 형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형의 면제 또는 원판결이 인정한 죄보다 가벼운 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를 재심이유의 하나로 들고 있다. 이 조문은 새로 발견된 '때'를 말하면서도, 그 '때'가 어떤 시점을 가리키는지 직접 밝히지 않는다.

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은 이 '때'의 의미를 확정판결의 소송절차에 두어, "[다수의견]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 정한 무죄 등을 인정할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란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의 소송절차에서 발견되지 못하였거나 또는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제출할 수 없었던 증거를 새로 발견하였거나 비로소 제출할 수 있게 된 때를 말한다"고 판시하였다[1]. 따라서 판단의 시점은 재심청구를 하는 오늘에 있지 않고, 원판결이 이루어진 당시에 놓인다. 이 사례에서 유죄를 떠받친 자백, 목격자의 진술, 혈액형 감정이 원판결의 증거였던 만큼, 그 증거물과 목격자의 새 말이 신규한 증거에 해당하는지는 원판결 당시의 소송절차를 기준으로 가리게 된다.

그 판단이 나아갈 범위에 관하여, 같은 결정의 다수의견은 "증거의 신규성을 누구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에 대하여 위 조항이 그 범위를 제한하고 있지 않으므로 그 대상을 법원으로 한정할 것은 아니다"고 하였다(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1]. 신규성을 따지는 지표는 법원의 인식에만 묶이지 아니하며, 피고인의 사정까지 함께 살피는 방향으로 판단의 지평이 넓어진다. 다만 이 사례에서 원판결 당시 피고인 측이 증거물과 감정 가능성을 알았는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피고인의 사정 가운데 놓이는 위치는, 같은 결정의 다수의견이 "피고인이 재심을 청구한 경우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의 소송절차 중에 그러한 증거를 제출하지 못한 데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증거는 위 조항에서의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서 제외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밝힌 대로이다(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1]. 과실의 유무는 신규성 판단의 지평 안에서 다루어지며, 그 판단은 원판결 전의 소송절차를 겨냥한다. 이 사례에서 증거물이 어떤 상태로 보관되어 있었는지, 경찰의 암시가 어떤 방식이었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다만 같은 결정의 별개의견은 이 판단 기준을 달리 보았으니,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서 무죄 등을 인정할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해당하는지는, 재심을 청구하는 피고인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재심 개시 여부를 심사하는 법원이 새로이 발견하여 알게 된 것인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고 하였다(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1]. 다수의견과 별개의견은 판단의 지표를 어디에 두는지를 놓고 갈렸다. 이 사례에서 유전자가 누구의 것인지, 목격자의 새 말이 언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가 밝혀지면, 어느 기준에 서든 원판결 당시의 증거관계가 달라졌는지 살필 수 있게 된다.

6.6신규성에서 멈춘 자리

신규성의 기준이 어느 쪽에 놓이든, 결국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가 요구하는 것은 "유죄를 선고받은 자에 대하여 무죄 또는 면소를, 형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형의 면제 또는 원판결이 인정한 죄보다 가벼운 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이다. 이 문장이 재심의 문을 여는 열쇠지만, 한 조항 안에 겹쳐 있는 말들이 어디서 갈라지는지가 문제다. 앞서 살핀 판단의 시점은 원판결 당시를 향해 있었는데, 그 시점에 머무는 질문이 어디에서 끝나는지가 이 자리에서 가려진다.

신규성이 논의되는 자리는 "새로 발견된 때"라는 문구다(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 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도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 정한 재심사유인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와 관련하여 그 증거가 법원뿐만 아니라 재심을 청구한 피고인에게도 새로워야 하는지 여부(적극)"를 쟁점으로 삼았다. 여기서 다루어진 것은 새로움, 곧 신규성의 기준이 누구를 향하는지이다. 이 사례에서 피고인 측이 원판결 당시 증거물과 감정 가능성을 알았는지는 미정이므로, 확정된 유죄가 떠받치는 증거가 흔들리는지를 따지는 자리에서 이 질문만이 먼저 놓인다.

같은 결정은 신규성 판단이 피고인 측의 귀책사유까지 밝히는 과정임을 분명히 하였다. 다수의견은 "피고인이 재심을 청구한 경우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의 소송절차 중에 그러한 증거를 제출하지 못한 데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증거는 위 조항에서의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서 제외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밝혔다(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 이 구절은 앞 단위에서 정리한 판단의 시점과 맞물려, 원판결 당시에 무엇을 알고 무엇을 제출할 수 있었는지를 묻는 작업을 신규성의 안쪽에 둔다. 목격자의 새 말이 언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증거물이 어떤 상태로 보관되어 있었는지가 미정인 이 사례에서는, 그런 사실이 채워져야 비로소 이 구절이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다수의견의 구절은 제출하지 못한 데 과실이 있는 경우를 전제로 한다(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 과실의 유무는 신규성이 끝난 뒤에 따로 판단되는 요건이 아니라, 새로움을 가르는 작업 안에서 확인되는 사실이다. 다른 사람의 유전자가 검출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새 증거로 자리 잡으려면, 원판결 당시 피고인 측이 그 증거물과 감정 가능성을 알았는지가 먼저 확인되어야 한다. 지금 이 자리는 신규성을 따지는 자리에서 멈추어 있다.

신규성 논의가 여기서 멈추는 이유는 이 결정이 함께 제기한 별개의 쟁점과의 경계 때문이다. 같은 결정은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 정한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함께 평가하여야 할 기존 증거의 범위"를 별도의 쟁점으로 놓았다(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 이 쟁점은 새로움과는 달리 명백성을 묻는 자리에 놓인다. 신규성이 새로움의 기준과 귀책사유를 가르는 작업이라면, 증거가 얼마만큼 분명해야 하는지는 그 바깥에 있다. 이 자료가 새로운 증거의 명백성에 대해 더 알려 주는 내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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