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이 권이 다루지 못한 물음의 범위를 정한다. 처분 기준이 시행규칙의 별표에서 바뀌는 경우, 여러 해 이어진 위반행위의 시점 정하기, 처분이 늦어지는 동안 법령이 무겁게 바뀐 경우의 신뢰 보호 범위를 차례로 남은 물음으로 둔다. 앞 장에서 세운 기준을 재검토해야 할 사정과 확인이 필요한 자료를 조건으로 나열하고, 이웃한 권의 주제는 넘겨둔다.
14.1남은 물음의 범위 정하기
앞 절에서 처분 당시의 법을 놓고 남겨진 물음을 확인한 뒤에는, 이제 어떤 물음을 남겨 두어야 하는지 그 범위를 분명히 가를 차례가 남는다. 이 장에서 다룰 물음은 셋으로 묶인다. 하나는 사례에서 미정으로 남긴 사실들이다. 또 하나는 자료가 다루지 못한 기준의 문언이다. 나머지 하나는 법적 평가로 옮겨 가지 말아야 할 요소들이다. 이 셋은 서로 다른 자리에서 출발하지만, 남길 물음을 정하는 일에서 하나로 만난다.
먼저 미정인 사실은 미정의 자리에 그대로 남겨 둔다. 위반행위의 종료일, 개정 부칙에 경과규정이 있는지와 그 문언, 처분이 늦어진 사유, 처분청과 갑 건설이 각각 내세운 기준의 문언 차이는 모두 확정되어 있지 않다. 행정기본법 제14조는 새로운 법령등의 효력 발생 전에 완성되거나 종결된 사실관계를 기준으로 삼는다. 같은 법 조항은 "새로운 법령등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법령등의 효력 발생 전에 완성되거나 종결된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선언한다(행정기본법 제14조). 이 문언이 사실관계의 완성 시점을 요구하지만, 사례에서 그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으므로 판단의 출발점 자체가 채워지지 않은 상태다. 출발점이 비어 있는 채로 결론을 만들 수는 없다.
경과규정의 유무와 그 문언 역시 같은 방식으로 다룬다. 행정기본법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예외로 두었고, 그 규정이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행정기본법 제14조). 부칙에 경과규정이 있다면 그 문언이 무엇을 말하는지에 따라 효력 발생 전의 사실관계에 대한 적용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사례에서 부칙의 유무와 문언이 미정이므로, 여기에서 경과규정의 내용을 지어낼 수는 없다. 미정인 채로 두는 것이 이 사례의 정확한 상태다.
다음으로 남겨 두어야 할 것은 기준의 문언 차이다. 처분청과 갑 건설이 각각 내세운 기준의 문언이 무엇인지, 그 차이가 어떤 방향인지는 미정이다.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3조는 "질서위반행위의 성립과 과태료 처분은 행위 시의 법률에 따른다"고 규정한다. 이 기준을 사례에 옮긴다면, 어느 쪽 기준의 문언이 행위 시의 기준에 가까운지 따져 볼 여지가 생긴다. 그런데 사례에서 문언 차이가 미정이므로 어느 쪽이 더 무겁거나 가볍다고 단정할 수 없다. 문언이 확정되기 전에 방향을 끼워 맞추는 일은 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남길 것은 법적 평가로 옮기지 말아야 할 요소다. 확정 손해나 고의 같은 요소는 이 사례의 나열에 들어 있지 않다. 이 나열은 확정 손해나 고의와 같은 법적 평가가 아니다. 행정기본법 제14조는 제재처분 기준이 가벼워진 경우를 다루면서,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후 법령등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제재처분 기준이 가벼워진 경우로서 해당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법령등을 적용한다"고 말한다. 여기에 고의나 손해를 끼워 넣으면 그 문언이 다루는 범위를 넘어서게 된다. 사례의 나열에 없는 요소를 만들지 않는 것이 남은 물음의 범위를 지키는 일이다.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3조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이 법은 "질서위반행위 후 법률이 변경되어 그 행위가 질서위반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과태료가 변경되기 전의 법률보다 가볍게 된 때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변경된 법률을 적용한다"고 정한다(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3조). 이 문언이 다루는 것은 행위와 법률의 변경, 그에 따른 기준의 경중이다. 확정 손해나 고의는 이 문언의 범위 밖에 있다. 이 사례에서 그 요소들을 채워 넣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남은 물음의 범위는 이렇게 세 가지로 가려진다. 미정인 사실은 미정으로, 기준의 문언 차이는 문언이 확정된 뒤에, 법적 평가로 옮기지 말아야 할 요소는 만들지 않는 것으로 남겨 둔다. 이 셋을 지키는 한, 앞 장의 기준을 사례에 옮기는 일은 아직 채워질 자리가 남은 채로 끝난다.
14.2시행규칙 별표 개정의 자리
앞에서 남겨 둔 물음 가운데 하나는 처분 기준이 담긴 자리가 시행규칙의 별표인 경우이다. 이 자리에서 조문과 별표가 함께 바뀌었다면, 어느 시점의 문언을 기준으로 삼을지가 문제로 남는다. 먼저 법 적용의 기준을 정한 일반 규범이 이 경우에 어떻게 놓이는지 읽어야 한다.
행정기본법은 제14조에서 법 적용의 시점을 세 갈래로 나눈다. 그 중 위반행위와 제재처분에 관한 항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행정기본법 제14조 제3항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의 성립과 이에 대한 제재처분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라고 정한다. 이 항의 문언은 위반행위 당시의 법령등을 원칙으로 삼는다. 다만 이 원칙에는 단서가 붙는데, 행정기본법 제14조 제3항은 "다만,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후 법령등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제재처분 기준이 가벼워진 경우로서 해당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법령등을 적용한다."라고 덧붙인다. 이 단서는 변경 후의 기준이 가벼워졌을 때 그 기준을 소급 적용한다.
합성 사례에 이 규정을 놓고 보면, 2024년 3월의 작업이 위반행위에 해당한다면 그 행위 당시의 법령등이 원칙적 기준이 된다. 문제는 시행령의 조문과 그 별표가 2025년 1월에 함께 개정되면서 기준의 문언이 바뀌었다는 데 있다. 별표의 개정 전후 문언 차이가 미정인 채로는, 변경된 기준이 가벼워졌는지 무거워졌는지 판단할 수 없다. 이 경우 단서가 적용될지 말지도 미정으로 남는다.
법령 개정 전후의 기준을 어느 시점의 것으로 삼을지에 관해서는 대법원 2007. 11. 16. 선고 2005두8092 판결에서 기준을 밝힌 바 있다. 위 판결은 "건축허가기준에 관한 관계 법령 및 조례(이하 ‘법령’이라고만 한다)의 규정이 개정된 경우, 새로이 개정된 법령의 경과규정에서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처분 당시에 시행되는 개정 법령에서 정한 기준에 의하여 건축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고, 그러한 개정 법령의 적용과 관련하여서는 개정 전 법령의 존속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개정 법령의 적용에 관한 공익상의 요구보다 더 보호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그러한 국민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그 적용이 제한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따름이다"라고 설시한다(대법원 2007. 11. 16. 선고 2005두8092 판결). 이 판시는 경과규정이 달리 정하지 않은 경우에 처분 당시의 개정 기준을 원칙으로 삼는다. 다만 그 원칙을 뒤집을 수 있는 요소는 신뢰보호에 관한 판단에 맡긴다.
위 판결이 신뢰보호의 판단 방법으로 제시하는 기준도 함께 읽어야 한다. 대법원 2007. 11. 16. 선고 2005두8092 판결은 "한편으로는 침해받은 이익의 보호가치, 침해의 중한 정도, 신뢰가 손상된 정도, 신뢰침해의 방법 등과 다른 한편으로는 새 법령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을 종합적으로 비교·형량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설시한다. 이 판시는 침해된 이익과 새 기준이 실현하려는 공익을 비교 형량하라 한다. 합성 사례에서 시행규칙 별표의 개정이 추구하는 목적과 갑 건설이 가진 이익은 미정이다. 따라서 이 비교 형량의 결과도 미정으로 남는다.
한편 처분이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것인지를 묻는 항도 함께 읽어야 한다. 행정기본법 제14조 제2항은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처분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처분 당시의 법령등을 적용하기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라고 정한다. 이 항은 신청에 따른 처분에 대해서는 처분 당시의 법령등을 원칙으로 삼는다. 합성 사례에서 2026년 5월의 영업정지 처분이 신청에 따른 것인지 여부는 미정이다. 개정된 별표의 부칙에 경과규정이 있는지와 그 문언도 미정이다. 따라서 시행규칙 별표에서 바뀐 기준을 앞 장의 기준에 그대로 옮길 수 있는지는, 별표의 문언 차이와 경과규정이 확인된 뒤에야 판단할 수 있다.
14.3여러 해 이어진 위반의 시점
별표 개정 전후의 문언 차이를 두고 어느 쪽이 무거운지 가르지 못한 채로, 남는 물음은 이 위반이 끝난 때가 언제인지이다. 갑 건설이 2024년 3월에 시공 범위를 넘긴 작업을 한 뒤 그 행위가 언제 마무리되었는지가 정해지지 않았으므로, 어느 날의 법령을 기준으로 삼을지부터 열려 있다.
행정기본법은 법령 변경의 시간적 효력을 세 갈래로 나누어 놓았다. 그 첫째를 들면, "제14조(법 적용의 기준) ① 새로운 법령등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법령등의 효력 발생 전에 완성되거나 종결된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아니한다."는 것이다. 위반이 2025년 1월의 개정 이전에 이미 끝났다면 개정된 기준은 그 사실관계에 미치지 않는다.
반대로 위반이 개정 이후까지 이어졌다면 같은 조 제3항이 문제된다. 그 문언은 "③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의 성립과 이에 대한 제재처분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 다만,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후 법령등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제재처분 기준이 가벼워진 경우로서 해당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법령등을 적용한다."(행정기본법 제14조)이다. 행위 당시의 법이 원칙이고, 그 뒤에 기준이 가벼워진 때에는 예외로 변경된 법을 따른다.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3조도 같은 축을 둔다. 그 제1항은 "① 질서위반행위의 성립과 과태료 처분은 행위 시의 법률에 따른다."(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3조)고 선언하고, 제2항은 "② 질서위반행위 후 법률이 변경되어 그 행위가 질서위반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과태료가 변경되기 전의 법률보다 가볍게 된 때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변경된 법률을 적용한다."(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3조)고 덧붙인다. 이 두 항의 결합은 제재의 성립은 옛 법으로 보고 가벼워진 방향만 새 법으로 넘긴다는 뜻이다.
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은 형벌법규의 변경을 다루면서 "범죄의 성립과 처벌에 관하여 규정한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의 변경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 종전 법령이 범죄로 정하여 처벌한 것이 부당하였다거나 과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를 따지지 않고 원칙적으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되는지 여부(적극)"로 밝혔다. 같은 판결은 "스스로 유효기간을 구체적인 일자나 기간으로 특정하여 효력의 상실을 예정하고 있던 법령이 그 유효기간을 경과함으로써 더 이상 효력을 갖지 않게 된 경우가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서 말하는 ‘법령의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도 함께 제시하였다.
이 사례에서 2024년 3월의 작업이 언제 끝났는지가 미정이므로, 2025년 1월 개정의 효력이 그 위반에 닿았는지 역시 미정이다. 2026년 5월의 영업정지 처분에 어느 기준을 적용할지는 위반행위의 종료일이 확정된 뒤에야 비로소 정해진다.
14.4지연된 처분과 신뢰 보호
위반행위의 종료일이 미정인 채로 적용 법령을 확정할 수 없다는 점을 받아, 처분이 늦어진 사이 법령이 바뀐 경우 신뢰 보호가 어디까지 미치는지 살핀다. 2024년 3월에 시공 범위를 넘긴 작업을 한 갑 건설에 대하여 2026년 5월에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졌고, 그 사이 2025년 1월에 시행령 조항과 그 별표의 처분 기준 문언이 바뀌었다. 이 사례에서 처분이 늦어진 사유와 개정 부칙의 경과규정 유무는 미정이다.
법 적용의 시점을 먼저 정해야 신뢰 보호의 논의를 이어갈 수 있다. 행정기본법 제14조는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의 성립과 이에 대한 제재처분의 준거를 정한다. 같은 조 제3항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의 성립과 이에 대한 제재처분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다만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후 법령등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제재처분 기준이 가벼워진 경우로서 해당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법령등을 적용한다."라고 덧붙인다(행정기본법 제14조). 따라서 위반행위 당시의 기준이 원칙이고, 변경된 기준이 가벼운 때에는 변경된 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다만 위반행위의 종료일이 미정이므로 어느 날을 "행위 당시"로 삼을지는 이 사례에서 확정되지 않는다.
개정 부칙에 경과규정이 있는지와 그 문언이 무엇인지도 미정이다. 행정기본법 제14조 제3항 본문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이라고 전제하므로, 경과규정이 있다면 그 내용에 따라 적용 법령이 달라질 수 있다. 경과규정이 없는지, 있다면 무엇을 정하는지에 따라 신뢰 보호의 판단도 달라진다.
행정기본법 제12조는 신뢰 보호의 원칙을 정한다. 같은 조 제1항은 "행정청은 공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행정에 대한 국민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신뢰를 보호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행정기본법 제12조), 제2항은 "행정청은 권한 행사의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권한을 행사하지 아니하여 국민이 그 권한이 행사되지 아니할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권한을 행사해서는 아니 된다. 다만, 공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라고 정한다(행정기본법 제12조). 이 두 항은 모두 공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예외로 둔다.
제2항이 요구하는 "장기간 권한을 행사하지 아니하여"와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는 처분이 늦어진 사유를 확인한 뒤에 비로소 판단할 수 있다. 이 사례에서 처분이 늦어진 사유는 미정이다. 처분청이 권한 행사의 기회를 언제 가졌는지, 그 기회를 놓친 까닭이 무엇인지도 미정이다. 그러므로 갑 건설이 처분이 내려지지 않을 것이라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신뢰가 현저한 공익 우려 앞에서 후퇴하여야 하는지는 이 사례의 미정 사항이 채워지기 전에 확정할 수 없다. 처분청과 갑 건설이 각각 내세우는 기준의 문언 차이 역시 미정이므로, 어느 기준이 가벼운지 비교할 근거도 남아 있다.
14.5재검토 조건과 확인 자료
앞에서 읽은 신뢰 보호의 범위는 처분이 늦어진 사유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제 어떤 사정이 새로 밝혀지면 그 판단을 다시 살펴야 하는지 정리할 차례이다. 무엇보다 개정 부칙에 경과규정이 있는지와 그 문언이 확정되어야 한다. 행정기본법 제14조는 새로운 법령등의 적용 범위에 관하여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이라는 단서를 두고 있다. 그러므로 경과규정의 문언은 처분 당시의 법령등을 적용할지, 아니면 변경된 기준을 적용할지를 가르는 첫 확인 대상이다.
경과규정이 없다면, 위반행위의 종료일이 밝혀져야 앞의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행정기본법 제14조 제1항은 새로운 법령등이 "그 법령등의 효력 발생 전에 완성되거나 종결된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선언한다. 같은 조 제3항은 위반행위의 성립과 제재처분을 원칙적으로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고 하면서도, 행위 후 법령이 바뀌어 "그 행위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제재처분 기준이 가벼워진 경우"에는 변경된 법령등을 적용하도록 예외를 둔다(행정기본법 제14조). 이 사례에서 2024년 3월의 작업이 언제 종결되었는지가 미정이므로, 어느 기준을 적용할지 확정하기 전에 그 날짜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한편 처분청과 갑 건설이 내세우는 기준의 문언 차이도 확인이 필요하다. 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은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되는지 여부를 다루면서 "종전 법령이 범죄로 정하여 처벌한 것이 부당하였다거나 과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원칙적으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 판례는 형사처벌에 관한 것이므로 행정처분의 기준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으나, 변경 전후 문언의 차이가 처분 기준의 경중에 영향을 주는지 여부는 별도로 살펴야 한다는 점을 환기한다. 이 사례에서 처분청과 갑 건설이 각각 인용하는 별표의 문언이 어떻게 다른지는 미정이다.
또한 처분이 늦어진 사유가 밝혀지면 신뢰 보호의 판단을 다시 검토할 수 있다. 행정기본법 제12조 제2항은 "권한 행사의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권한을 행사하지 아니하여 국민이 그 권한이 행사되지 아니할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같은 항의 단서는 "공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예외로 둔다(행정기본법 제12조). 지금은 처분 지연의 사유가 미정이므로 이 항이 이 사례에 미치는 범위를 넓히거나 좁힐 수 없다.
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은 경과규정의 유무를 확인할 필요성도 함께 보여준다. 그 판결은 "입법자가 법령의 변경 이후에도 종전 법령 위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경과규정을 따로 두지 않는 한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 이 사례에서 2025년 1월 개정 시행령의 부칙에 그런 취지의 경과규정이 있는지는 미정이며, 확인되면 앞의 재검토를 다시 이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