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행정기본법 제14조에서 신청에 따른 처분의 기준 시점을 정하는 문언을 읽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종전 법령의 지시와 신청에 따른 처분의 범위를 살피고, 제14조가 닿는 자리를 가늠한다. 제재처분의 기준 시점과 형벌·과태료의 시간적 범위는 다루지 않는다.
4.1신청에 관한 문언
미정으로 남긴 사실관계를 접어 두면, 이 장의 남은 일은 행정기본법 제14조의 항 가운데 어느 문언이 신청에 따른 처분을 다루는지 가려내는 것이다. 그 문언의 범위를 정한 뒤에야 처분 시점의 법령과 행위 시점의 법령 가운데 무엇을 적용해야 하는지를 논할 수 있다.
행정기본법 제14조 제2항은 신청에 따른 처분의 기준을 정한다. 그 항은 다음과 같다. "②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처분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처분 당시의 법령등을 적용하기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 이 문언은 신청이 있었음을 전제로 하는 처분만을 그 대상으로 삼는다.
같은 조 제1항과 제3항은 각각 다른 사실관계를 다룬다. 제1항은 "① 새로운 법령등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법령등의 효력 발생 전에 완성되거나 종결된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하여, 효력 발생 전에 완성되거나 종결된 사실관계와 법률관계를 보호한다. 제3항은 "③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의 성립과 이에 대한 제재처분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 다만,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후 법령등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제재처분 기준이 가벼워진 경우로서 해당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법령등을 적용한다"고 하여, 위반행위와 제재처분을 함께 묶어 규율한다. 신청에 따른 처분이라는 표현은 제2항에만 등장한다.
제2항의 문언은 두 가지 예외를 함께 담고 있다. 하나는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이고, 다른 하나는 "처분 당시의 법령등을 적용하기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이다. 두 예외가 있지 않은 한 원칙은 "처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는 문언에 담겨 있다.
이 문언을 앞에서 남긴 사실관계에 놓으면, 신청의 유무가 먼저 정해져야 한다. 처분청이 갑 건설에 한 영업정지 처분이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미정이다. 그 처분이 신청에 따른 것이면 제2항의 문언이 적용의 기준을 가리키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항의 문언이 검토되어야 한다.
아직 채우지 않은 사실 가운데 처분청과 갑 건설이 각각 내세운 기준의 문언 차이도 미정이다. 여기서는 제2항의 문언만을 인용하고, 행정기본법 밖의 규정으로 그 문언을 보충하거나 그 문언의 뜻을 넓히지 않는다. 제2항이 신청에 따른 처분에 적용할 법령등을 어느 시점의 것으로 고르는지는 이 문언이 정하는 바에 따르고, 그 정함은 다음에 읽을 바이다.
4.2문언이 고르는 시점
신청에 따른 처분을 규율하는 문언을 특정한 데에서 나아가, 그 문언이 적용할 법령을 언제의 것으로 고르는지 읽어야 한다. 행정기본법 제14조 제2항은 이 점을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처분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처분 당시의 법령등을 적용하기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고 정한다. 이 문언이 고르는 시점은 신청 시점도 아니고 위반행위의 시점이 아니라 처분 시점이다.
갑 건설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은 처분청이 2026년 5월에 하였다. 같은 위반에 대한 처분 기준을 정한 시행령 조항과 그 별표는 2025년 1월에 개정되어 기준의 문언이 바뀌었다. 문언이 고르는 시점이 처분 당시라면, 개정으로 바뀐 기준의 문언이 원칙적으로 적용될 자리에 놓인다.
문언이 택한 시점이 왜 처분 시점인지에 관하여, 그 문언의 배치가 말해 주는 바가 있다. 제14조 제1항은 완성되거나 종결된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대한 새로운 법령등의 적용을 다루고, 제3항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의 성립과 이에 대한 제재처분을 다룬다. 행정기본법 제14조 제1항은 "새로운 법령등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법령등의 효력 발생 전에 완성되거나 종결된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이와 나란히 놓인 제2항이 신청에 따른 처분에 관하여 "처분 당시의 법령등"이라는 표현을 적은 까닭에, 그 표현이 가리키는 시점은 처분이 이루어진 때로 읽힌다.
갑 건설에 대한 처분에 적용할 법령등을 고르는 문제도 같은 문언에서 출발한다. 시행령 조항과 그 별표는 위반행위가 있었던 2024년 3월 이후에 개정되었고, 처분은 그 개정 이후에 이루어졌다. 문언이 둔 시점에 따르면 개정 전의 기준이 아니라 개정 후의 기준이 먼저 자리에 놓이는 것이다.
다만 제14조 제2항은 두 가지를 예외로 둔다. 하나는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처분 당시의 법령등을 적용하기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이다. 이 예외는 문언에 적힌 사유에 한하여 심사된다. 예외의 문언이 아닌 다른 사유를 끌어들여 예외의 성립을 넓힐 자리는 이 문언 안에 없다.
위 두 예외가 성립하는지에 관하여는 미정으로 남은 사실들이 있다. 개정 부칙에 경과규정이 있는지와 그 문언, 위반행위의 종료일, 처분이 늦어진 사유가 미정이다. 이 가운데 경과규정의 유무와 그 문언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가리는 데에, 처분이 늦어진 사유는 "처분 당시의 법령등을 적용하기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가리는 데에 각기 관련된다. 그러나 미정인 사항을 채워 예외의 성립이나 불성립을 단정할 수 없다.
처분청과 갑 건설이 각각 내세우는 기준의 문언 차이도 미정이다. 어느 쪽 문언이 처분 당시의 법령등인지, 또는 예외에 따라 어느 쪽을 적용해야 하는지는 문언의 대조를 통해서만 정해진다. 처분이 늦어진 사유를 고의나 확정 손해 같은 법적 평가로 끌어들이지 않고, 그 사유가 예외의 요건과 맞닿는지 살피는 데에 그쳐야 한다.
따라서 제14조 제2항의 문언이 고르는 시점은 기본적으로 처분 당시이고, 그 문언이 두는 예외는 위 문언에 적힌 사유에 한하여 심사된다. 갑 건설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에 적용할 기준의 문언은 이 틀 안에서 가려지며, 미정으로 남은 사항은 미정으로 남는다.
4.3종전 법령의 지시
문언이 고른 시점을 확인하고 나면, 그 문언이 가리키는 법령이 현행 것인지 종전 것인지가 다음 문제가 된다. 이 물음에 대해서도 행정기본법이 방향을 제시한다. 같은 조 제1항은 법령의 시간적 적용 범위를 다음과 같이 그었다. "새로운 법령등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법령등의 효력 발생 전에 완성되거나 종결된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아니한다"(행정기본법 제14조). 개정 전에 마무리된 사실관계는 원칙상 개정 법령의 적용을 받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조항이 말하는 대상은 "완성되거나 종결된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이다(행정기본법 제14조). 따라서 그 사실관계가 언제 완성되었는지, 또 언제 종결되었는지가 문언의 적용 범위를 가른다. 이 사례에서 위반행위의 종료일은 미정이다. 종료일이 미정인 채로는 제1항이 그 사실관계에 관하여 어느 법령을 고르는지 단정할 수 없다.
이 문제는 제3항이 직접 다룬다. 제3항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의 성립과 이에 대한 제재처분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행정기본법 제14조)고 정한다. 즉 제재처분의 기준은 위반행위 당시의 법령에 두었다. 다만 같은 항은 단서에서 예외를 둔다. 그 단서는 "다만,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후 법령등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제재처분 기준이 가벼워진 경우로서 해당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법령등을 적용한다"(행정기본법 제14조)고 되어 있다. 위반 이후의 개정으로 처분 기준이 가벼워졌다면 예외적으로 개정 법령을 쓴다는 뜻이다.
이 사례에서 처분청은 2026년 5월에 영업정지 처분을 하였다. 그러나 같은 위반에 대한 처분 기준을 정한 시행령 조항과 그 별표는 2025년 1월에 개정되어 기준의 문언이 바뀌었다. 위반행위는 2024년 3월에 있었다. 다만 위반행위의 종료일은 미정이고, 개정 부칙에 경과규정이 있는지와 그 문언도 미정이다. 처분이 늦어진 사유, 처분청과 갑 건설이 각각 내세우는 기준의 문언 차이 역시 미정이다. 이러한 미정 사항은 그대로 두고 판단을 보류한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 어느 법령을 적용할지는 제3항 본문의 "행위 당시의 법령등"과 단서의 "변경된 법령등" 중 어느 문언이 걸리는지에 달렸다(행정기본법 제14조). 그 문언의 적용 여부는 앞서 확인한 미정 사항이 확정되어야 가려진다. 개정 부칙에 경과규정이 있다면, 제3항 본문과 단서가 모두 두는 "특별한 규정"의 자리에 그 규정이 놓이는지도 함께 확인할 일이다. 미정인 사항을 채워 넣어 문언의 뜻을 바꾸어서는 안 된다.
4.4신청에 따른 처분의 범위
경과규정의 문언 유무를 확인하는 데서 나아가, 어느 종류의 처분이 이 기준의 대상인지를 먼저 가려야 한다. 행정기본법 제14조 제2항은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처분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처분 당시의 법령등을 적용하기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고 규정한다. 이 문언은 적용의 기준 시점을 정하면서, 그 기준을 두는 처분의 범위를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처분'으로 한정한다. 그러므로 어느 행정작용이 이 항의 규율 대상에 드는지 판단하려면, 우선 그 문언이 그어 놓은 경계를 그대로 읽어야 한다.
이 항의 문언은 처분의 원인을 '당사자의 신청'에 둔다. 즉, 처분을 하도록 요구하는 신청이 있었고 그 신청에 응하여 하는 처분이어야 한다. 갑 건설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은 시공 범위를 넘긴 작업에 대한 제재처분으로, 처분청이 직권에 의하여 하는 처분이다. 제14조 제2항의 문언은 제재처분이나 직권에 의한 처분을 그 대상에 넣지 아니하므로, 같은 사건에 관한 처분이라고 하여 곧바로 처분 당시의 법령등을 적용하여야 한다는 결론이 따라 나오지 아니한다.
나아가 같은 조문은 '처분'에 대하여 기준을 둔다. 행정작용 가운데 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이 제2항의 문언에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제14조 제3항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의 성립과 이에 대한 제재처분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고 따로 규정하고, 그 단서에서 "다만,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후 법령등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제재처분 기준이 가벼워진 경우로서 해당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법령등을 적용한다"고 둔다. 제재처분에 관한 규율이 별도의 항에 마련되어 있다는 점도, 제2항의 문언이 제재처분을 그 범위에 넣지 아니한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이 사건에서는 위반행위가 2024년 3월에 있었고, 그 위반에 대한 처분 기준을 정한 시행령 조항과 그 별표가 2025년 1월에 개정되어 기준의 문언이 바뀌었으며, 처분청은 2026년 5월에 영업정지 처분을 하였다. 신청에 따른 처분의 기준을 정한 제2항에 그대로 의거하여 개정 전후의 기준 가운데 어느 것을 적용할지 판단할 수 없다. 제3항의 문언에 따를지 여부는 제3항이 정한 요건, 즉 위반행위 당시와 처분 당시의 법령등이 서로 다르다는 점과 단서에 열거된 사정의 유무를 확인하여야 한다. 다만 위반행위의 종료일이 언제인지, 개정 부칙에 경과규정이 있는지와 그 문언, 처분이 늦어진 사유, 처분청과 갑 건설이 각각 내세운 기준의 문언 차이는 미정이다.
따라서 제2항의 문언이 신청에 따른 처분에 그치고 제재처분을 포함하지 아니한다는 사실을 전제로, 갑 건설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에 적용할 기준은 제2항이 아니라 제3항의 문언에 따라 정하여야 한다. 제2항의 범위를 제재처분이나 처분이 아닌 행정작용에까지 넓히는 것은, 그 조문이 적어둔 문언의 한계를 넘는 해석이 된다.
4.5기준 시점을 둔 까닭
제14조는 신청에 따른 처분에 대하여 그 처분 시점의 법령을 따르는 것으로 하면서, 같은 조에서 위반행위의 성립과 제재처분에 대하여는 다른 기준을 두고 있다. 이처럼 한 조문 안에서 두 기준을 나란히 둔 배치에서부터, 신청에 따른 처분에 그 시점을 둔 까닭을 읽을 수 있다.
행정기본법 제14조 제2항은 신청에 따른 처분의 기준 시점을 정하면서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처분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처분 당시의 법령등을 적용하기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라고 규정한다. 이 문언은 신청에 따른 처분에 대하여는 원칙과 예외의 자리를 분명히 나누고, 예외는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와 처분 당시의 법령등을 적용하기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로 한정한다(행정기본법 제14조).
같은 조 제1항은 새로운 법령등이 그 효력 발생 전에 완성되거나 종결된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적용되지 아니함을 밝히고 있다. 구체적으로 "새로운 법령등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법령등의 효력 발생 전에 완성되거나 종결된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한다(행정기본법 제14조). 제1항은 이미 완성되거나 종결된 관계를 보호하면서도, 완성되지 아니한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대해서는 새로운 법령등이 적용될 수 있음을 전제로 삼는다.
이 두 문언을 나란히 놓으면, 신청에 따른 처분은 아직 그 처리가 끝나지 아니한 관계에 속하므로 제1항의 문언만으로는 적용 시점이 확정되지 않는다. 신청에 따른 처분을 다루는 제2항은 바로 그 미완인 관계에 대하여 "처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라고 하여 시점을 특정하였다(행정기본법 제14조). 제1항이 보호하는 완성되거나 종결된 관계에 비하여, 신청에 따른 처분은 처분 시점에서 관계가 마무리되므로 처분 당시의 법령등을 적용하는 것으로 정리한 구조라 읽힌다.
같은 조 제3항의 배치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제3항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의 성립과 이에 대한 제재처분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라고 규정하면서, 다만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후 법령등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제재처분 기준이 가벼워진 경우로서 해당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법령등을 적용한다"라고 덧붙인다(행정기본법 제14조). 위반행위의 성립과 제재처분에 대하여 행위 당시의 기준을 두고 제2항과 구별한 것은, 신청에 따른 처분에 처분 당시의 기준을 둔 것이 무심한 선택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정리하면 제14조는 관계의 완결 여부에 따라 적용 시점을 나누고, 신청에 따른 처분에 관하여는 처분 시점의 법령등을 원칙으로 하면서 예외를 두 가지로 한정한다. 이 해석에 비추어, 갑 건설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과 같은 제재처분에 어느 시점의 법령을 적용할지는 제3항과 다음 장의 물음으로 남는다.
4.6제14조가 닿는 자리
기준 시점을 둔 까닭을 확인한 뒤에는 제14조의 문언이 그 범위를 어디까지 펴는지 살필 차례이다. 행정기본법 제14조는 하나의 조문 안에서 기준 시점을 세 경우로 나누어 정한다. 그중 둘째 경우가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처분이다. 행정기본법 제14조 제2항은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처분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처분 당시의 법령등을 적용하기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라고 정한다. 이 문언은 신청이 전제인 처분을 상정하고 그에 기준 시점을 정한다. 신청에 따른 처분이라는 대상이 먼저 놓이고 그 대상에 처분 당시라는 기준이 붙는다. 대상 없는 기준은 이 항에서 찾을 수 없다.
조문의 배치가 같은 읽기를 뒷받침한다. 행정기본법 제14조 제1항은 "새로운 법령등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법령등의 효력 발생 전에 완성되거나 종결된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아니한다"라고 정한다. 제1항은 완성되거나 종결된 사실관계와 법률관계를 그 대상으로 삼는다. 제2항은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처분으로 대상을 바꾼다. 같은 조문은 세 경우를 각각 다른 대상에 대해 따로 적는다. 대상이 바뀌는 자리마다 기준도 바뀐다. 이 배치에서 제2항의 기준 시점은 신청이 있는 처분에 붙는다.
이 배치에 따라 제2항의 문언을 그대로 두면 직권으로 하는 처분에는 이 항이 직접 쓰이지 않는다. 제2항은 당사자의 신청을 문언의 한 요소로 삼는다. 신청이 없는 처분은 이 문언이 가리키는 대상 밖에 놓인다. 처분청이 직권으로 하는 처분에 제2항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는 이 문언만으로 답이 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제2항의 문언을 직권 처분에 끌어들이려면 문언 밖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러한 근거를 이 문언에서 찾는 일은 미정으로 남는다.
제재처분의 기준 시점은 제3항이 따로 다룬다. 행정기본법 제14조 제3항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의 성립과 이에 대한 제재처분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라고 정한다. 같은 항의 단서는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후 법령등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제재처분 기준이 가벼워진 경우로서 해당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법령등을 적용한다"(행정기본법 제14조)라고 부가한다. 단서는 그 문언을 빼지 않고 함께 읽어야 한다. 제3항은 위반행위의 성립과 그에 대한 제재처분을 하나로 묶어 그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삼는다. 제재처분에 어느 시점의 기준을 적용할지에 대한 답은 이 항의 문언을 두고 다음 장이 다룰 문제로 남는다.
이 사례에서 처분청이 2026년 5월에 한 영업정지 처분은 갑 건설이 2024년 3월에 한 시공 범위를 넘긴 작업에 대한 것이다. 그 작업이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처분의 전제가 되는지 여부는 미정이다. 작업의 종료일과 개정 부칙의 경과규정 유무 및 그 문언, 처분이 늦어진 사유, 처분청과 갑 건설이 각각 내세운 기준의 문언 차이도 미정이다. 이러한 나열은 확정 손해나 고의와 같은 법적 평가를 담지 않는다. 확인된 사정만으로 제2항의 문언이 이 처분에 쓰이는지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제14조가 신청에 따른 처분에 그치는 법령으로 읽힌다면 그 문언이 이 영업정지 처분에 닿는 자리는 이 사례의 미정 사항이 정해져야 비로소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