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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설계도: 사실·쟁점·입증책임의 통합 재구성 · II-01 · Chapter 11 · First edition

자료 추가의 가치와 보류·진행·축소·종결의 조건

자료를 더 구할 의사결정 가치는 어떻게 판단하고, 보류·진행·축소·종결의 검토 조건은 무엇인가?

Length
about 2,800 words · 12 min
Sources
5 statutes · 1 decisions
As of
2026-10-11
On this page
  1. Summary
  2. 11.1자료 추가의 의사결정 가치
  3. 11.2제출 의무와 거부 사유
  4. 11.3조사 촉탁과 소명의 방법
  5. 11.4진행과 축소의 신의칙 기준
  6. 11.5종결의 검토 조건
  7. Statutes referred to
  8. Decision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자료를 더 구할 의사결정 가치를 판단하고, 보류·진행·축소·종결의 검토 조건을 정하는 방법을 묻는다. 자료 추가의 의사결정 가치, 제출 의무와 거부 사유, 조사 촉탁과 소명의 방법, 진행과 축소의 신의칙 기준, 종결의 검토 조건을 차례로 살핀다.

11.1자료 추가의 의사결정 가치

법리·증거·절차 위험이 겹친 장면에서 다음 질문은 언제 어떤 자료를 더 얻을지이다. 자료를 모으는 일 자체에는 가치가 없고, 모은 자료가 어떤 쟁점을 확정하는 데 차이를 만드는지에 따라 그 값이 정해진다. 문서제출의무 조항과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은 그 차이를 가늠하는 척도를 보여 준다.

우선 제출이 강제될 수 있는 범위를 보자. 민사소송법 제344조제1항은 제출을 거부하지 못하는 경우로 "당사자가 소송에서 인용한 문서를 가지고 있는 때", "신청자가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그것을 넘겨 달라고 하거나 보겠다고 요구할 수 있는 사법상의 권리를 가지고 있는 때", "문서가 신청자의 이익을 위하여 작성되었거나, 신청자와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 사이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작성된 것인 때"를 들고, 다만 "다음 각목의 사유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단서를 둔다. 이 단서에 따라 사법상 권리를 근거로 한 요구조차 막힐 수 있다.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의 경우 밖에서도 일정한 문서에 대해서는 거부를 허용하지 않는데, 그 대상으로 "제1항제3호나목 및 다목에 규정된 문서"와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하기 위한 문서"를 꼽는다. 계약서 여러 버전과 변경 이메일이 상대방의 손에 있는 경우, 어느 버전이 어떤 법률관계에 관하여 작성된 것인지를 밝히는 일이 곧 제출 의무의 성립 범위를 가른다.

제출 의무가 성립하더라도 법원이 그 제출을 실제로 명하는지는 별개의 판단이다.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은 그 판단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문서가 쟁점 판단이나 사실의 증명에 어느 정도로 필요한지, 다른 문서로부터 자료를 얻는 것이 가능한지, 문서 제출로 얻게 될 소송상 이익과 피신청인이 문서를 제출함으로 인하여 받게 될 부담이나 재산적 피해 또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법인 내부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 및 영업 비밀, 기타 권리에 대한 침해와의 비교형량 및 기타 소송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과연 문서제출이 필요한지 및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같은 결정은 서증으로서의 필요성이 부족한 경우를 따로 못 박는다. "법원은 제출명령신청의 대상이 된 문서가 서증으로서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제출명령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할 수 있다. 또한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된 문서에 의하여 증명하고자 하는 사항이 청구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것이라면 받아들이지 아니할 수 있다"[같은 결정, 판결요지 2]. 따라서 자료를 추가할 가치는 자료의 양에서 나오지 않는다. 특정 쟁점 확정에 차이를 만들 수 있는 문서인지, 아니면 청구와 직접 관련 없는 정보를 늘려 놓는 데 그치는지가 그 값을 매긴다.

이 사례의 결함 있는 목록이 이 기준에 그대로 놓인다. 목록에 이름이 있으면서 파일이 없는 메시지와 원자료는, 확보된다 해도 청구와 직접 관련이 있는지가 먼저 확인되어야 한다.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는 당시 의사결정을 해석해 같은 일에 다른 표현을 쓴다. 이 문서가 작성 목적과 기재 내용상 쟁점 증명에 필요한지 여부는 자료의 작성 시점과 함께 판단의 대상이 된다. 민사로 제출한 설명과 기관에 낸 설명이 함께 남아 있는 점도, 어느 쪽이 청구와 직접 관련 있는 서증인지를 가르는 과정에서 다루어진다. 한편 개인정보가 담겼다는 사정만으로 제출을 피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은 "임직원의 급여 및 상여금 내역 등이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에 해당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문서소지인이 문서의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한다[같은 결정, 판결요지 3]. 자금 기록이나 전문가 계산서에 개인정보가 섞여 있다 해서 제출 요구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문서제출신청의 정당한 이유를 판단하는 기준은 거꾸로 적용하면 자료 추가의 가치를 계량한다. 같은 결정의 문장에 따르면, "문서가 쟁점 판단이나 사실의 증명에 어느 정도로 필요한지, 다른 문서로부터 자료를 얻는 것이 가능한지"가 그 첫 두 축이다[같은 결정, 판결요지 1]. 이미 손에 있는 계약서 버전과 중복되는 자료를 또 구하는 일은 "다른 문서로부터 자료를 얻는 것이 가능한" 상태를 그대로 두면서 비용과 부담만 늘린다. 적용되는 계약의 버전, 변경 합의에 권한이 누구에게 있었는지, 손해액 계산의 기준 시점이 모두 미정인 이 사례에서는, 어느 쟁점을 확정할 자료를 추가할지가 먼저이고 자료의 수량은 뒤에 온다.

자료가 모여 있다는 사실은 곧 법적 평가가 아니다. 문서제출의무 조항과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이 말하는 것은, 제출 의무가 성립하는 범위와 법원이 실제로 제출을 명하는 기준이 구분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그 기준이 특정 쟁점의 확정에 관한 필요성과 비교형량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이 척도 위에서만 자료 추가의 가치는 판단된다.

11.2제출 의무와 거부 사유

자료의 양이 아니라 쟁점 확정의 차이가 자료 추가의 가치를 좌우한다는 점을 확인한 뒤, 이번에는 상대방이 쥔 자료를 실제로 손에 넣을 수 있는지로 눈을 돌린다. 그 자료의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가 인정되는지에 따라 확보의 문이 열리기도 하고 닫히기도 한다.

민사소송법 제344조는 제출 의무의 기본 구조부터 정한다. 같은 조 제1항은 "다음 각호의 경우에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제출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선언한 뒤, 제1호에서 "당사자가 소송에서 인용한 문서를 가지고 있는 때", 제2호에서 "신청자가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그것을 넘겨 달라고 하거나 보겠다고 요구할 수 있는 사법상의 권리를 가지고 있는 때", 제3호에서 "문서가 신청자의 이익을 위하여 작성되었거나, 신청자와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 사이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작성된 것인 때"를 들고, 그 단서로 비밀 보호에 관한 예외를 둔다 (민사소송법 제344조). 상대방이 계약의 변경 합의나 손해 산정의 근거로 자기 서류 중 일부를 먼저 소송에서 인용한 장면이라면, 그 문서에 관한 한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

같은 조 제2항은 이와 별도로 좁은 거부 사유를 남긴다. 제344조 제2항은 "제1항의 경우 외에도 문서(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그 직무와 관련하여 보관하거나 가지고 있는 문서를 제외한다)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도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제출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하면서, 그 가운데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하기 위한 문서"를 거부 사유로 들고 있다.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은 이 문구의 뜻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어느 문서가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할 목적으로 작성되고 외부자에게 개시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지 않으며 개시할 경우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심각한 불이익이 생길 염려가 있다면, 문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규정의 자기이용문서에 해당한다"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사건 뒤에 작성되어 당시 의사결정을 새롭게 설명하는 문서가 이 셋을 모두 갖추었는지는 적어도 위 기준으로 따져보아야 한다.

그 결정은 판단의 틀을 한층 구체화한다. "어느 문서가 자기이용문서에 해당하는지는 문서의 표제나 명칭만으로 판단하여서는 아니 되고, 문서의 작성 목적, 기재 내용에 해당하는 정보, 당해 유형·종류의 문서가 일반적으로 갖는 성향, 문서의 소지 경위나 그 밖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데, 설령 주관적으로 내부 이용을 주된 목적으로 회사 내부에서 결재를 거쳐 작성된 문서일지라도, 신청자가 열람 등을 요구할 수 있는 사법상 권리를 가지는 문서와 동일한 정보 또는 직접적 기초·근거가 되는 정보가 문서의 기재 내용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 객관적으로 외부에서의 이용이 작성 목적에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는 볼 수 없는 경우, 문서 자체를 외부에 개시하는 것은 예정되어 있지 않더라도 문서에 기재된 '정보'의 외부 개시가 예정되어 있거나 정보가 공익성을 가지는 경우 등에는 내부문서라는 이유로 자기이용문서라고 쉽게 단정할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회사 내부에서 결재를 거쳐 작성된 문서라는 사정만으로 그 문서가 곧 보호되는 성질을 가졌다고 단정할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거부 사유가 인정되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제출을 받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결정은 "자기이용문서 등 문서제출 거부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법원은 민사소송법 제290조에 따라 제출명령신청의 대상이 된 문서가 서증으로서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제출명령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할 수 있고, 민사소송법 제347조 제1항에 따라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 결정으로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제출을 명할 수 있으므로, 문서가 쟁점 판단이나 사실의 증명에 어느 정도로 필요한지, 다른 문서로부터 자료를 얻는 것이 가능한지, 문서 제출로 얻게 될 소송상 이익과 피신청인이 문서를 제출함으로 인하여 받게 될 부담이나 재산적 피해 또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법인 내부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 및 영업 비밀, 기타 권리에 대한 침해와의 비교형량 및 기타 소송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과연 문서제출이 필요한지 및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손해액 산정의 기준 시점이 아직 미정인 사건에서는, 어떤 회계 자료가 과연 그 쟁점의 확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지를 위의 요소에 따라 따지는 작업이 요구된다.

다른 종류의 정보를 두고도 같은 결론에 이른다. 그 결정은 임직원의 급여 및 상여금 내역에 대해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2호의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들어 "임직원의 급여 및 상여금 내역 등이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에 해당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문서소지인이 문서의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직업의 비밀에 관해서도, "어느 정보가 보호가치 있는 비밀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정보의 내용과 성격, 정보가 공개됨으로써 문서 소지자에게 미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민사사건의 내용과 성격, 민사사건의 증거로 문서를 필요로 하는 정도 또는 대체할 수 있는 증거의 존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비밀의 공개로 발생하는 불이익과 이로 인하여 달성되는 실체적 진실 발견 및 재판의 공정을 비교형량하여야 한다"는 기준이 제시되어 있다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결국 상대 보유 자료의 확보 가능성은, 거부 사유의 성립 여부와 서증으로서의 필요성, 신청의 정당한 이유를 함께 놓고 보아야 비로소 가늠된다.

11.3조사 촉탁과 소명의 방법

자료의 거부 사유 판단이 끝난 자리에서, 그 문서를 구하지 못한 쪽에 남는 경로를 물어야 한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이 내놓은 계약서와 변경 이메일 가운데 일부는 목록에 이름이 있으나 파일이 없고, 자금 기록과 전문가 계산서의 출처도 확인되지 않았다. 직접 제출을 구하지 못한 이러한 자료에 대해 법원이 어떤 경로로 조사할 수 있는지, 그리고 당사자가 어떤 방법으로 그 내용을 소명할 수 있는지가 이 절의 질문이다. 조사 촉탁과 소명의 방법을 규정한 조문을 읽고, 그 범위 안에서 남는 수단을 확인한다.

법원이 공공기관이나 단체·개인에게 조사를 맡기는 근거는 민사소송법 제294조에 있다. 조사의 촉탁 사유를 묻는 자리에서 민사소송법 제294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법원은 공공기관·학교, 그 밖의 단체·개인 또는 외국의 공공기관에게 그 업무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필요한 조사 또는 보관중인 문서의 등본·사본의 송부를 촉탁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294조) 이 조문은 촉탁의 대상을 넓게 열거하면서도 조사의 범위를 "그 업무에 속하는 사항"으로 한정한다. 이 사례에서 은행의 자금 기록이나 기관에 낸 설명이 촉탁의 대상이 되는지는, 그 기록이 해당 기관의 업무에 속하는 사항인지에 달렸으며 이 판단은 미정으로 남는다. 이메일 서버를 운영하는 회사나 개인이 보관하는 문서도 같은 조문의 대상에 포함되지만, 어느 범위까지 송부를 구할지는 법원이 정할 일이다.

촉탁으로 자료를 얻기 전에 당사자가 먼저 무엇을 보여야 하는가는 소명의 방법에서 정한다. 민사소송법 제299조 제1항은 소명의 증거를 한정한다. "소명은 즉시 조사할 수 있는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299조) 즉시 조사할 수 있다는 요건은 이 사례에서 목록에 이름만 있는 메시지와 원자료에 직접 적용된다. 파일이 없으면 그 자체로는 즉시 조사할 수 있는 증거가 아니므로, 소명의 수단으로 쓰이지 않는다. 대신 그 자료의 존재와 출처를 뒷받침할 수 있는 다른 증거, 예컨대 목록 자체나 전송 기록이 있는지를 살핀다.

소명을 위한 증거를 바로 제시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조문은 대체 수단을 남긴다. 민사소송법 제299조 제2항은 다음과 같이 허용한다. "법원은 당사자 또는 법정대리인으로 하여금 보증금을 공탁하게 하거나, 그 주장이 진실하다는 것을 선서하게 하여 소명에 갈음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299조) 선서에 갈음하는 이 수단은 법원이 선택하는 것이지 당사자가 요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이 계약서 작성 시점이나 변경 합의 권한에 관해 주장하면서 원자료를 보이지 않는 경우, 법원은 보증금 공탁이나 선서로 소명에 갈음하도록 할 수 있다. 다만 그 선서가 어느 쟁점에 대해 어느 범위로 이루어지는지는 이 조문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선서의 절차는 별도의 조문에 맡겨진다. 민사소송법 제299조 제3항은 그 준용을 정한다. "제2항의 선서에는 제320조, 제321조제1항·제3항·제4항 및 제322조의 규정을 준용한다." (민사소송법 제299조) 이 준용 규정이 정하는 절차를 밟아야 선서가 유효한 소명 수단이 된다. 이 사례에서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 의사결정을 해석해 같은 일에 다른 표현을 쓰고 있고, 민사로 제출한 설명과 기관에 낸 설명이 함께 남아 있다. 이들 문서의 작성 시점이 서로 다르므로, 그 차이를 해소하는 일은 소명의 방법 조문이 다루는 범위 밖에 있다.

조사 촉탁과 소명의 방법은 보류 판단에 구체적인 조건을 제공한다. 촉탁으로 구할 수 있는 자료는 "그 업무에 속하는 사항"에 한정되고, 소명의 증거는 "즉시 조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며, 그마저 없으면 법원이 선택하는 선서나 보증금 공탁이 남는다. 이 두 가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자료가 모여 있다는 사실만으로 진행을 정할 수 없다. 이 사례에서 촉탁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소명에 갈음할 수단이 허용될지는 미정이다. 미정인 항목을 미정으로 남기고, 확보 가능성과 소명 수단의 존재 여부를 보류 조건에 연결하는 것이 이 절의 결론이다.

11.4진행과 축소의 신의칙 기준

소명의 경로를 살핀 뒤에 남는 물음은, 제출된 설명들 가운데 무엇을 계속 다루고 무엇을 손질할 것인지이다. 작성 시점이 서로 다른 설명이 같은 일에 대해 다른 표현을 쓸 때, 그 둘을 다루는 방식을 정하는 데는 두 조항의 문장이 기준이 된다. 먼저 민법 제2조는, 민법 제2조 제1항은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고 선언하고, 제2항은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고 덧붙인다. 민법 제2조 제2항은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고만 적고 있다. 이 문장이 금지하는 것은 권리의 남용이며, 그 남용의 요건을 새로 정해 넣는 것은 조문이 한계로 삼은 바이다. 따라서 상대방이 계약 해지와 손해배상을 주장하며 다수의 자료를 한꺼번에 내놓았다는 사실만으로, 그 주장의 어느 부분이 남용에 해당하는지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소송절차를 운영하는 쪽의 기준은 민사소송법 제1조에 적혀 있다. 민사소송법 제1조 제1항은 "법원은 소송절차가 공정하고 신속하며 경제적으로 진행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당사자와 소송관계인은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소송을 수행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여기서 조항이 요구하는 성실은 소송을 수행하는 자세이며, 그 수행을 저해하는 특정한 행위의 유형을 새로 만들어내는 문장은 아니다. 같은 조 제1항이 "공정하고 신속하며 경제적으로"(민사소송법 제1조)라는 세 가지를 절차의 지향으로 삼았으므로, 서로 다른 시점의 설명을 어느 쪽부터 다룰지 정할 때도 이 셋이 함께 놓인다. 경제적 진행을 앞세워 자료를 덜 읽는 것이 늘 옳은 것은 아니고, 신속을 앞세워 후에 작성된 설명을 먼저 확정하는 것도 옳지 않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의 제출에는 계약서의 여러 버전과 변경 이메일, 자금 기록, 전문가 계산서가 함께 들어 있다. 그런데 목록에 이름이 오른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는 파일이 없고,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 의사결정을 해석해 같은 일에 대해 다른 표현을 쓰고 있다. 같은 상대방에 대해 민사로 제출한 설명과 기관에 낸 설명이 함께 남아 있기도 하다. 자료가 모여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니므로, 이 장면을 신의칙에 따라 정리하는 일은 자료의 양을 평가하는 일이 아니라 어떤 진술을 계속 상대할지 정하는 일이다. 이 사례에 적용되는 계약의 버전은 미정이고, 변경 합의에 권한이 누구에게 있었는지도 미정이며, 손해액 계산의 기준 시점 역시 미정이다. 민법 제2조 제1항이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에 요구하는 성실은, 이 사례에서 말하면 미정으로 남은 사항을 확정하려는 주장과 그에 부치는 자료를 다루는 자세에 관한 것이다.

이 사례에 민사소송법 제1조 제2항을 적용하면, 당사자와 소송관계인이 신의에 따라 수행하여야 할 소송은 이 장면에서 후에 작성된 설명으로 사건 당시의 의사결정을 해석해 대체하는 수행을 삼가하는 방향으로 읽힌다. 민법 제2조 제2항에 따라 권리를 남용하지 못한다는 문장은, 같은 자료를 반복해 내놓거나 목록에만 있는 것을 제출된 것처럼 구성하는 방식이 남용의 범위에 드는지는 이 사례에서 따로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그 판단을 미정으로 남긴다. 그러므로 이 장면에서 계속 다룰 진술은 작성 시점이 확인되는 당사자의 표현이고, 축소할 대상은 사건 뒤 작성된 문서가 당시의 표현에 새로 입힌 해석이다. 축소는 자료를 버리는 일이 아니라, 사건 당시의 표현과 이후의 해석을 서로 다른 두 것으로 놓고 후자를 확정의 근거로 삼지 않는 일이다.

민사소송법 제1조 제1항이 "공정하고 신속하며 경제적으로"라고 적은 세 가지가 함께 놓인 점을 이 사례에 옮기면, 진행과 축소의 판단은 하나의 기준으로 굳지 않는다. 신속과 경제를 들어 사건 뒤 설명을 먼저 정리해 버리면 공정한 절차가 빠지고, 공정만 앞세워 미정으로 남은 쟁점을 하나도 줄이지 않으면 신속한 진행이 빠진다. 민사소송법 제1조 제2항과 민법 제2조 제1항이 함께 요구하는 성실은, 이 사례에서 작성 시점이 확인되는 진술을 계속 다루고 사건 뒤 작성된 해석을 확정의 근거에서 축소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이 두 조항은 그 이상의 새로운 의무를 만들어내지 않으므로, 손해액 계산의 기준 시점이나 변경 합의의 권한을 정하는 일은 남은 판단의 몫으로 밖에 남는다.

11.5종결의 검토 조건

신의칙으로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줄일지 정한 뒤에 남는 물음은, 더 들여볼 자료가 쟁점의 확정에 얼마만큼의 차이를 만들 수 있는지이다. 앞에서 다룬 제출 가능성과 소명 경로가 모두 열려 있다는 사실만으로 종결을 미룰 이유는 되지 못한다. 여기서는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과 민사소송법 제1조를 근거로, 자료를 더 보는 일의 한계를 검토한다.

계약서의 여러 버전과 변경 이메일, 자금 기록이 한꺼번어 들어온 장면에서 먼저 따져볼 것은, 아직 열어보지 않은 자료가 청구와 직접 관련된 쟁점을 다루는가이다. 위 결정은 증거 채택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준거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그것을 제출하도록 명할 것을 신청하는 것은 서증을 신청하는 방식 중의 하나이므로, 법원은 제출명령신청의 대상이 된 문서가 서증으로서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제출명령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할 수 있다." 이 판단은 남은 자료가 어떤 쟁점에 얼마만큼 붙어 있는지 밝히는 일과 같은 결의 작업이다. 목록에 이름이 있으나 파일이 없는 메시지와 원자료가 여기에 해당하는지 살피고, 열려 있지 않은 항목이 특정 쟁점의 확정에 끼칠 자리를 가늠한다.

같은 결정은 증거의 범위를 한정하는 기준도 함께 둔다. "또한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된 문서에 의하여 증명하고자 하는 사항이 청구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것이라면 받아들이지 아니할 수 있다." 적용되는 계약 버전이 미정이고 변경 합의의 권한이 미정이라도, 손해액 산정과 무관한 문서까지 다 끌어들일 필요는 없다. 다만 손해액 계산의 기준 시점이 아직 미정이라면, 그 시점에 붙는 자료는 범위 밖이라 단정할 수 없다.

필요성이 확인된 자료 가운데 제출이 거부된 자료에 대해서는, 위 결정이 비교형량의 준거를 분명히 한다. "문서가 쟁점 판단이나 사실의 증명에 어느 정도로 필요한지, 다른 문서로부터 자료를 얻는 것이 가능한지, 문서 제출로 얻게 될 소송상 이익과 피신청인이 문서를 제출함으로 인하여 받게 될 부담이나 재산적 피해 또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법인 내부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 및 영업 비밀, 기타 권리에 대한 침해와의 비교형량 및 기타 소송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과연 문서제출이 필요한지 및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같은 일에 대해 민사로 제출한 설명과 기관에 낸 설명이 함께 남은 장면에서, 어느 쪽 설명이 쟁점 판단에 필요한지와 상대방이 그 자료를 내놓으며 받을 부담을 함께 저울질한다. 이 비교에서 이미 얻은 자료로 충분히 대체된 항목은 축소의 대상이 된다.

필요성이 남아 있더라도 서두를 까닭은 되지 않는다. 민사소송법 제1조는 "①법원은 소송절차가 공정하고 신속하며 경제적으로 진행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다. 경제적 진행은 무작정 자료를 더 받는 방향이 아니라, 쟁점 확정에 남은 차이가 얼마인지 가려 그 차이를 좁히는 방향으로 이룬다. 위 결정이 요구한 비교형량이 끝나고 나면, 민사소송법 제1조 제1항이 말하는 신속과 경제는 종결 쪽으로 기울 수 있다.

종결을 미루거나 서두를 근거는 자료에 적힌 사실 안에서만 찾는다.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 의사결정을 같은 일에 대해 다르게 표현해 놓았다는 점은, 신의칙으로 무엇을 축소할지 판단할 때 이미 다룬 사실이다. 여기서는 그 문서가 남은 쟁점 가운데 어느 하나를 확정하는 데 새로운 차이를 만드는지를 묻는다. 위 결정이 밝힌 필요성과 정당한 이유의 판단을 모두 거치고 나서도 남은 자료가 쟁점의 확정에 더 이상의 차이를 만들지 못한다는 결론에 이르면, 종결을 검토한다. 미정으로 남은 사항은 미정의 자리에 두고, 종결의 시점만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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