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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의 생애: 취득·보존·무결성·제출의 검증 · II-02 · Chapter 12 · First edition

제출 자료는 누구의 설명을 담고 어느 기준으로 검토되는가

작성자·보관자·제공자의 설명과 상대측 자료를 같은 기준으로 검토하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가?

Length
about 2,600 words · 11 min
Sources
1 statutes · 1 decisions
As of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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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mmary
  2. 12.1설명 제공자의 확보와 기록
  3. 12.2제출신청 허가의 판단 기준
  4. 12.3상대측 자료의 동일 기준 검토
  5. 12.4비밀 자료의 제출 범위
  6. 12.5사용 보류와 대체 입증 경로
  7. Statutes referred to
  8. Decision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작성자·보관자·제공자의 설명을 어떻게 확보하고 기록하는지를 묻고, 상대측 자료를 같은 기준으로 검토하기 위한 확인 사항을 살핀다. 제출신청 허가의 판단 기준, 비밀 자료의 제출 범위, 사용 보류와 대체 입증 경로를 차례로 다루며, 비밀 유지의 법적 요건과 그 의무의 범위 확정은 다루지 않는다.

12.1설명 제공자의 확보와 기록

제출 공백이 남기는 자리를 본 뒤에는, 제출 자료가 담은 설명이 누구에게서 나온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 문서를 가진 사람과 그 문서를 제출한 사람, 그리고 문서 안에 서명한 사람이 서로 다른 자리에 서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사소송법 제344조는 문서의 제출의무를 정하면서, 제출을 거부하지 못하는 경우를 문서를 가진 사람을 기준으로 나누고 있다. 같은 조 제1항은 "다음 각호의 경우에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제출을 거부하지 못한다"라고 선언한다. 이 규정은 문서의 보유자에게 제출의무를 지우므로, 이 사례에서 스캔 PDF와 자금 기록 표를 들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곧 제출의무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가르는 문제가 된다.

제출의무가 성립하는 경우도 문서의 출처와 성질에 따라 달라진다.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1호는 "당사자가 소송에서 인용한 문서를 가지고 있는 때"를 들고, 제2호는 "신청자가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그것을 넘겨 달라고 하거나 보겠다고 요구할 수 있는 사법상의 권리를 가지고 있는 때"를 든다. 제3호는 "문서가 신청자의 이익을 위하여 작성되었거나, 신청자와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 사이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작성된 것인 때"를 들면서, 같은 호 단서에서 "다만, 다음 각목의 사유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예외를 둔다. 이 사례에서 변경합의서 사본은 계약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작성된 문서에 해당하는지가 문제이며, 그 작성자와 보관자가 누구인지는 미정이다. 조문의 단서가 빠지면 제출의무의 범위를 넓게 읽게 되므로, 예외 사유는 설명을 확보하는 단계에서 함께 적어 두어야 한다.

한편 문서를 가진 사람이 설명을 내놓는 방식도 제출 자체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민사소송법 제349조는 "당사자가 제347조제1항·제2항 및 제4항의 규정에 의한 명령에 따르지 아니한 때에는 법원은 문서의 기재에 대한 상대방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라고 정한다. 이 조문이 말하는 것은 제출명령에 불응한 때의 법원의 인정이며, 문서의 작성자나 보관자가 개별적인 설명을 하지 않은 때의 효과를 새로 만들어내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 원본 종이 문서의 소재나 작성자 서명이 확보된 시점이 미정이라면, 그 공백은 법원이 어떤 주장을 진실로 인정할지의 문제와는 구분하여 기록된다.

설명 제공자의 지위는 기록의 형식을 정하지 않는다. 위 조문들은 누구의 설명을 언제 어떤 형식으로 받아 적어야 하는지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이 사례에서 자금 기록 표가 회계 파일에서 어떤 기준으로 뽑혔는지, 필터 조건이나 원자료 보관 위치가 무엇인지에 관한 설명이 작성자·보관자·제출자 가운데 어느 사람에게서 나온 것인지를 함께 적는 것은 절차상의 기록일 뿐, 법령이 정한 설명 형식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없다. 그 설명이 문서 안에 서명한 사람의 것이든, 파일을 만든 장치를 다룬 사람의 것이든, 법적 효과는 위에서 읽은 조문의 테두리 안에서 정해진다.

결국 설명 제공자를 밝히고 그 설명을 기록하는 일은 제출의무의 성립과 불제출의 효과를 가르는 첫 작업이다. 문서를 가진 사람과 문서를 제출한 사람을 분리하여 적고, 제출거부가 가능한 사유에 해당하는지도 함께 적어야 한다. 다만 이 사례에서 문서의 보유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자금 기록 표가 어느 범위까지 쓰일 수 있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12.2제출신청 허가의 판단 기준

제출의무의 근거와 불제출의 효과를 정리한 뒤에 남는 물음은, 신청된 문서 가운데 어느 것을 실제로 내놓게 할지이다. 법원은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만 제출을 명하는데, 민사소송법은 “법원은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결정으로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그 제출을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이어서 “문서제출의 신청이 문서의 일부에 대하여만 이유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그 부분만의 제출을 명하여야 한다”고 덧붙인다(민사소송법 제347조). 신청 전체를 한꺼번에 받아들이거나 물리지 않는 대신, 필요한 범위만 골라 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제3자에게 제출을 명하는 경우에는 “제3자 또는 그가 지정하는 자를 심문하여야 한다”고 하여 별도의 심문 절차를 두고, 제출거부사유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위해 필요하면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그 문서를 제시하도록 명할 수 있다. 이 경우 법원은 그 문서를 다른 사람이 보도록 하여서는 안된다”고 하여 제시의 범위와 비공개를 함께 지시한다(민사소송법 제347조). 신청이 들어온 자금 기록 표가 원자료에서 어떤 기준으로 뽑혔는지와 필터 조건이 미정인 지금, 법원이 어느 부분의 제출만을 명할지 가늠하기도 전에 그 범위를 정할 근거 자체가 비어 있다.

제출을 막을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한 다음에야 신청의 필요성과 정당한 이유가 문제 된다. 대법원은 “자기이용문서 등 문서제출 거부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법원은 민사소송법 제290조에 따라 제출명령신청의 대상이 된 문서가 서증으로서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제출명령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할 수 있고, 민사소송법 제347조 제1항에 따라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 결정으로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제출을 명할 수 있으므로, 문서가 쟁점 판단이나 사실의 증명에 어느 정도로 필요한지, 다른 문서로부터 자료를 얻는 것이 가능한지, 문서 제출로 얻게 될 소송상 이익과 피신청인이 문서를 제출함으로 인하여 받게 될 부담이나 재산적 피해 또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법인 내부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 및 영업 비밀, 기타 권리에 대한 침해와의 비교형량 및 기타 소송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과연 문서제출이 필요한지 및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밝혔다(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제출거부사유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제출이 곧 허가되는 것은 아니며, 증명에 필요한 정도와 대체 자료의 존재, 제출로 얻는 이익과 상대방이 받는 부담이 함께 저울질된다는 점이 이 결정에 분명하다. 스캔 PDF의 원본 소재와 서명 확보 시점이 미정인 변경합의서를 두고도, 쟁점 증명에 어느 정도로 필요한지와 제출 부담이 얼마인지가 함께 가려져야 한다.

같은 결정은 필요성을 좁게 잡는 길도 열어 둔다. 대법원은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그것을 제출하도록 명할 것을 신청하는 것은 서증을 신청하는 방식 중의 하나이므로, 법원은 제출명령신청의 대상이 된 문서가 서증으로서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제출명령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할 수 있다”고 하였고,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된 문서에 의하여 증명하고자 하는 사항이 청구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것이라면 받아들이지 아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제출신청이 서증 신청의 한 형태라는 점에서, 서증으로서의 필요성이 없는 문서는 신청 단계에서 걸러질 수 있다. 사안의 자금 기록 표가 계약 해지의 근거와 직접 관련된 사실을 보여 주는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므로, 이 항목도 판단이 남아 있다.

다른 사정만으로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지도 같은 기준에서 판단된다. 대법원은 “임직원의 급여 및 상여금 내역 등이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에 해당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문서소지인이 문서의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하면서,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은 각 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문서제출거부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 문서소지인에게 문서제출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므로”라고 그 근거를 밝혔다(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개인정보라는 사정은 제출거부사유의 열거에 새로 더해질 예외를 이루지 않는다. 다만 같은 결정은 “어느 정보가 보호가치 있는 비밀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정보의 내용과 성격, 정보가 공개됨으로써 문서 소지자에게 미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민사사건의 내용과 성격, 민사사건의 증거로 문서를 필요로 하는 정도 또는 대체할 수 있는 증거의 존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비밀의 공개로 발생하는 불이익과 이로 인하여 달성되는 실체적 진실 발견 및 재판의 공정을 비교형량하여야 한다”고 하였다(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제출거부사유의 판단에 쓰이는 비교형량의 틀이 정당한 이유의 판단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는 점을 확인하는 대목이다.

결국 제출신청 허가의 판단 기준은 제출거부사유를 새로 늘리는 작업과 갈라진다. 정당한 이유는 문서가 쟁점 증명에 필요한 정도, 대체 자료의 유무, 제출로 얻는 이익과 제출 부담의 비교, 소송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할 몫이며, 그 범위는 부분 제출의 명령으로 조정된다. 제출된 변경합의서 사본과 자금 기록 표가 어느 범위까지 쓰일 수 있는지는 이 기준 위에서, 밝혀질 사실이 채워질 때 비로소 정해질 문제로 남는다.

12.3상대측 자료의 동일 기준 검토

제출신청의 허가 기준을 밝힌 데 이어, 이제 상대측이 내놓은 자료를 내 자료와 같은 잣대로 가려야 한다. 이때 먼저 따져볼 것은 그 자료에 담긴 설명이 누구의 것이며, 그 문건이 공문서인지 사문서인지에 따라 진정의 판단이 어디서 시작되는가 하는 점이다.

민사소송법 제356조는 공문서의 진정 추정에 관하여 "①문서의 작성방식과 취지에 의하여 공무원이 직무상 작성한 것으로 인정한 때에는 이를 진정한 공문서로 추정한다."라고 정하고, 이어서 "②공문서가 진정한지 의심스러운 때에는 법원은 직권으로 해당 공공기관에 조회할 수 있다."라고 하며, 끝으로 "③외국의 공공기관이 작성한 것으로 인정한 문서에는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을 준용한다."라고 덧붙인다. 추정이 서려는 자리는 작성방식과 취지이며, 의심이 남으면 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상대측이 내놓은 변경합의서 사본과 자금 기록 표는 어디서든 공무원이 직무상 작성한 문서로 인정된다고 밝힌 자료가 없으므로, 위 추정이 곧바로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문서에 대하여 민사소송법 제357조는 "사문서는 그것이 진정한 것임을 증명하여야 한다."라고 정한다. 이 문언에 따르면 진정의 증명 책임은 원칙적으로 그 문서를 제출하여 사용하려는 쪽에 놓인다. 상대측이 스캔 PDF로 된 변경합의서 사본을 내놓았다고 하여 진정이 곧 증명되는 것은 아니며, 어디서 누가 언제 서명을 확보했는지가 미정인 지금 그 증명이 끝났다고도 볼 수 없다.

사문서의 추정에 관하여 민사소송법 제358조는 "사문서는 본인 또는 대리인의 서명이나 날인 또는 무인이 있는 때에는 진정한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정한다. 추정이 붙는 요건은 본인 또는 대리인의 서명·날인·무인이 문서에 있는 경우로 한정된다. 변경합의서 사본에 붙은 서명이 언제 어떤 장치로 확보된 것인지가 미정인 이상, 이 추정의 요건이 충족되었는지조차 현재로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상대측 자료를 검토할 때에 다룰 항목은 문서의 작성방식과 취지가 공무원의 직무상 작성으로 인정되는지, 그리고 본인 또는 대리인의 서명·날인·무인이 있는지로 좁혀진다. 여기에 새로운 진정의 요건이나 증명의 새 방식을 더할 필요는 없다. 자금 기록 표가 원자료에서 어떤 기준으로 뽑혔는지, 필터 조건과 원자료 보관 위치의 대응 여부, 취득·이전·열람·변환의 이력, 보관 기간의 공백 구간이 미정인 채로 남아 있는 것은, 바로 위 두 규정이 묻는 범위 밖의 사실들이다.

결국 상대측의 제출만으로 그 자료의 진정이 인정되거나 그 취득 경로가 정당해지는 것은 아니며, 무결성이 확인되었다거나 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뜻도 아니다. 진정의 판단은 앞서 살핀 추정과 증명의 문언이 정한 자리에서 시작하고, 미정으로 남은 사실들은 미정인 채로 검토의 대상에 남는다.

12.4비밀 자료의 제출 범위

진정의 기준을 상대측 자료에 그대로 적용한 뒤에, 그 자료에 비밀이 섞여 있을 때 제출 자체가 막히는지 물어야 한다. 상대방이 제출한 자료에는 설명자료와 수치 기록이 함께 놓였고, 그 가운데 어떤 내용이 비밀에 해당하는지와 어느 범위를 내놓아야 하는지가 서로 갈린다. 형사소송법 제106조는 압수의 대상을 한정하는 한편 제출을 명하는 방식과 대상을 정한다. 그 제1항은 압수할 대상의 범위를 한정하고, 제2항은 제출의무를 지는 사람을 특정하며, 제3항은 정보저장매체의 처리 방식을 달리 정한다. 상대방이 제출한 자료에 대조하면, 압수의 한정은 제출 대상의 범위를 가르는 첫 기준이 된다.

형사소송법 제106조는 제1항에서 "법원은 필요한 때에는 피고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증거물 또는 몰수할 것으로 사료하는 물건을 압수할 수 있다. 단, 법률에 다른 규정이 있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고 정한다. 사건과의 관계성은 압수와 제출을 함께 떠받치는 범위의 기준이 된다. 같은 조 제2항은 "법원은 압수할 물건을 지정하여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에게 제출을 명할 수 있다."고 하여, 제출의무자가 누구인지 특정한 뒤 대상을 지정하도록 한다. 상대방이 낸 자료는 제출의 대상이 지정되어 제출된 것이며, 그 대상에 무엇이 포함되었는지가 곧 제출 범위의 출발점이 된다.

한편 자료에 수치 정보가 들어 있을 때,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3항은 "법원은 압수의 목적물이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이하 이 항에서 “정보저장매체등”이라 한다)인 경우에는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아야 한다. 다만, 범위를 정하여 출력 또는 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정보저장매체등을 압수할 수 있다."고 정한다. 정보저장매체는 그 안의 기억된 정보만 범위를 정해 제출받는 것이 원칙이고, 매체 자체를 압수하는 것은 그 원칙이 닿지 못할 때에 예외로 열린다. 이 대목은 제출 대상이 문서 한 장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정보인지, 그리고 그 정보가 어떤 범위에서 제출되는지로 구분됨을 알려준다. 같은 조 제4항은 "법원은 제3항에 따라 정보를 제공받은 경우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제3호에 따른 정보주체에게 해당 사실을 지체 없이 알려야 한다."고 정하여, 정보 제공이 이루어진 뒤에 지켜야 할 절차를 별도로 둔다.

제출 대상과 거부 범위가 갈리는 지점은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에서 구체적으로 다루어졌다. 그 결정은 비밀에 해당하는지와 비밀을 내세워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지를 나누어 판단한다. 우선 그 결정은 "‘직업의 비밀’은 그 사항이 공개되면 직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이후 직업의 수행이 어려운 경우를 가리키는데, 어느 정보가 직업의 비밀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문서 소지자는 비밀이 보호가치 있는 비밀일 경우에만 문서의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고 밝힌다. 비밀로 인정되는 것과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것은 같은 뜻이 아니고, 거부는 보호가치라는 조건에서 다시 가려진다.

비밀의 보호가치를 판단하는 기준도 같은 결정에서 밝혀진다. 그 결정은 "나아가 어느 정보가 보호가치 있는 비밀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정보의 내용과 성격, 정보가 공개됨으로써 문서 소지자에게 미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민사사건의 내용과 성격, 민사사건의 증거로 문서를 필요로 하는 정도 또는 대체할 수 있는 증거의 존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비밀의 공개로 발생하는 불이익과 이로 인하여 달성되는 실체적 진실 발견 및 재판의 공정을 비교형량하여야 한다."고 한다. 정보의 성격과 공개로 인한 불이익, 사건에서 그 자료가 증거로 필요한 정도, 대체 증거가 있는지가 함께 놓이고, 양쪽이 비교되어야 거부의 범위가 정해진다. 한편 개인정보 보호법의 개인정보 사유만으로는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고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은 밝힌다. 이는 "임직원의 급여 및 상여금 내역 등이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에 해당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문서소지인이 문서의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는 결론에서 확인된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2호의 적용 문언을 두고 "개인정보처리자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고,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은 각 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문서제출거부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 문서소지인에게 문서제출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므로"라고 설시한다. 문서제출의무와 개인정보 보호가 함께 놓일 때, 제출거부사유에 해당하는지가 판단의 중심에 온다.

거부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자료라도 무조건 제출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결정은 "자기이용문서 등 문서제출 거부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법원은 민사소송법 제290조에 따라 제출명령신청의 대상이 된 문서가 서증으로서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제출명령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할 수 있고, 민사소송법 제347조 제1항에 따라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 결정으로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제출을 명할 수 있으므로"라고 밝힌다. 거부사유와 별개로 서증으로서의 필요성과 제출신청의 정당성이 별도의 판단으로 놓인다. 그 결정은 이어서 "문서가 쟁점 판단이나 사실의 증명에 어느 정도로 필요한지, 다른 문서로부터 자료를 얻는 것이 가능한지, 문서 제출로 얻게 될 소송상 이익과 피신청인이 문서를 제출함으로 인하여 받게 될 부담이나 재산적 피해 또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법인 내부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 및 영업 비밀, 기타 권리에 대한 침해와의 비교형량 및 기타 소송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과연 문서제출이 필요한지 및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설시한다. 필요한 문서인지, 제출로 생기는 이익과 제출로 인한 부담이 어느 쪽에 무게가 실리는지가 함께 비교되어야 제출 범위가 정해진다. 상대방이 제출한 자료의 제출 범위는 이와 같은 기준으로 검토되는 것이며, 어느 범위까지 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미정이다.

12.5사용 보류와 대체 입증 경로

제출을 보류한 자료를 대신할 설명이 남고, 그 설명이 어떤 서면으로 검토되는지가 문제이다. 상대방이 제출한 변경합의서 사본과 자금 기록 표는 그 자체로 성립의 진정함이 확정된 자료가 아니며, 원본 종이 문서의 소재, 작성자 서명이 확보된 시점, 파일을 만든 장치와 시점은 미정이다. 이에 두 자료의 사용은 보류된 상태로 남고, 남는 질문은 보류된 자리를 어떤 서면과 어떤 설명이 메우는가이다.

대체 경로의 첫 자리는 서면의 작성자에게 놓인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은 진술서의 증거 능력을 이렇게 정한다. "전2조의 규정 이외에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나 그 진술을 기재한 서류로서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자필이거나 그 서명 또는 날인이 있는 것(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하였거나 진술한 내용이 포함된 문자·사진·영상 등의 정보로서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것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의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 단,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그 작성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 진 때에 한하여 피고인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불구하고 증거로 할 수 있다." 이 규정이 말하는 핵심은 서면이 자필이거나 서명·날인을 갖추었는지, 그리고 그 성립의 진정함이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로 증명되었는지이다. 스캔 PDF로 제출된 변경합의서에 대하여 작성자의 서명이 어떤 시점에 확보되었는지가 미정이라면, 이 경로에서 요구되는 설명은 서명 그 자체의 유무가 아니라 그 성립의 진정함을 뒷받침할 진술의 확보다.

작성자가 성립의 진정함을 부인하면 경로는 객관적 방법으로 옮겨간다.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 본문에도 불구하고 진술서의 작성자가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 그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과학적 분석결과에 기초한 디지털포렌식 자료, 감정 등 객관적 방법으로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는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 다만,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기재 내용에 관하여 작성자를 신문할 수 있었을 것을 요한다."고 정한다. 이 조항이 문을 여는 자료는 자료에 미정으로 남은 사정을 지어내어 채우는 수단이 아니라, 과학적 분석결과에 기초한 디지털포렌식 자료나 감정처럼 객관적 방법으로 성립의 진정함을 증명하는 자료에 한정된다. 감정의 경과와 결과를 기재한 서류도 같은 기준을 따르며, 이는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3항이 "감정의 경과와 결과를 기재한 서류도 제1항 및 제2항과 같다."고 확인하는 바이다.

설명을 담은 서면이 끝내 제출되지 않으면 그 공백이 남긴다. 민사소송법 제349조는 문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의 효과를 이렇게 정한다. "당사자가 제347조제1항·제2항 및 제4항의 규정에 의한 명령에 따르지 아니한 때에는 법원은 문서의 기재에 대한 상대방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이 규정은 제출하지 않은 자료 자체를 정당화하지 않는다. 다만 제출 명령에 따르지 않은 공백이 상대방의 주장을 진실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뜻한다. 따라서 사용 보류는 대체 경로를 선택하지 않는 한 공백의 상태로 남고, 그 공백은 상대방이 제출한 변경합의서 사본과 자금 기록 표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쪽으로 귀착된다.

이렇게 보면 대체 입증 경로는 자료의 제출 여부만을 가르는 장치가 아니다.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이 성립의 진정함을 증명하는지, 부인 시 객관적 방법이 뒤를 받치는지, 나아가 서면이 끝내 제출되지 않을 때 공백이 누구의 주장에 힘을 실어 주는지가 함께 검토된다. 자금 기록 표의 취득 경로와 원자료 보관 위치의 대응 여부가 미정으로 남은 채 사용이 보류된 이상, 그 자료가 쓰일 수 있는지와 어느 범위까지 쓰일 수 있는지도 미정으로 남는다. 제출되었다는 사실이 곧 취득 경로의 정당함이나 무결성의 확인, 법적 사용 가능성을 뜻하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Statutes referred to

Decisions referred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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