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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의 구조: 문장·쟁점·증거·법리의 정밀한 연결 · II-08 · Chapter 2 · First edition

문서의 권한과 서면의 한계

문서별 제출 주체와 권한을 어떻게 적고, 서면으로 해결되지 않는 사항은 어디에서 멈추는가?

Length
about 2,300 words · 10 min
Sources
3 statutes · 1 decisions
As of
2026-10-11
On this page
  1. Summary
  2. 2.1법이 정한 서면의 기재 틀
  3. 2.2문서마다 적는 제출 주체
  4. 2.3판결서 기재가 가르치는 배치
  5. 2.4요약문과 본문의 분담
  6. 2.5단계마다 한정된 심리의 한도
  7. 2.6서면이 멈추는 경계
  8. Statutes referred to
  9. Decision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이 장은 문서별 제출 주체와 권한을 어떻게 적고, 서면으로 해결되지 않는 사항이 어디에서 멈추는지를 묻는다. 법이 정한 서면의 기재 틀과 문서마다 적는 제출 주체, 판결서 기재가 보여 주는 배치를 살핀다. 요약문과 본문의 분담과 단계마다 한정된 심리의 한도를 거쳐, 서면이 멈추는 경계를 본다.

2.1법이 정한 서면의 기재 틀

문장의 의미를 원문과 사실 전제 안에서 가린 뒤에야, 그 문장이 어떤 형식 틀 위에 놓여 있는지 물을 수 있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이 요구하는 근거의 출처와 위치는, 서면이 채워야 할 칸이 법으로 정해져 있음을 전제로 한 질문이다. 먼저 법이 정한 기재의 범위를 조문에서 확인한다.

소장의 기재사항을 정한 민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은 서면의 필수 항목을 열거한다. 그 조문에 따르면, "소장에는 당사자와 법정대리인, 청구의 취지와 원인을 적어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249조) 같은 조문이 요구하는 자리는 당사자와 법정대리인, 청구의 취지와 청구의 원인이다. 우리 측 서면의 해당 문장이 청구의 원인에 관한 서술이라면, 그 문장은 이 항이 정한 자리에 놓인다.

그러나 조문이 열거한 항목은 기재의 형식을 정할 뿐, 기재 내용의 진실성을 입증하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은 그 문장이 어느 자료의 어느 위치에 근거하는지 밝히라고 요구한다. 요구의 형식은 조문이 정한 항목을 넘어서지만, 요구가 가리키는 것은 청구의 원인에 관한 서술의 근거이다. 문장이 인용인지 요약인지, 문단 간 차이가 표현의 차이인지 사실 진술의 모순인지는 자료가 정하지 않는다.

같은 조 제2항은 다른 규정을 끌어온다. 조문에 따르면, "소장에는 준비서면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 (민사소송법 제249조) 준용의 결과로 소장은 준비서면의 규정을 함께 따라야 한다. 그러나 자료로 확인되는 것은 이 두 항뿐이며, 준비서면 규정의 내용은 이 자리에서 다루지 않는다. 조문에 없는 기재 항목을 이 단정에서 새로 만들어 넣을 수 없다.

결국 이 서면이 적어야 할 자리는 민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이 정한 당사자와 법정대리인, 청구의 취지와 원인이다. 상대방이 요구하는 근거의 출처와 위치는 조문이 열거한 항목 밖의 요구이며, 서면이 그 요구를 충족했는지는 별도로 판단할 문제다. 승인 표시가 붙은 메일이 변경 합의의 근거가 되는지, 누락된 메시지와 원자료의 범위, 손해액 계산의 기준 시점은 미정으로 남는다.

2.2문서마다 적는 제출 주체

소장의 기재가 서면의 자리를 정하는 일이라면, 서면에 실린 문서마다 그 문서의 주체를 따로 밝히는 일은 그 자리를 채우는 작업이다. 서면에 담긴 문서마다 작성자와 제출자가 같다고 가정할 수 없다. 메일 원문·발송 대장·계약서 사본·설명 문서는 성격이 다르고, 각 문서에 확인되는 이름의 자리도 다르다. 각 문서에 기재할 제출 주체를 무엇을 근거로 삼아 적는지 검토한다.

먼저 서면 전체의 틀을 되짚는다. 민사소송법 제249조는 소장에 넣어야 할 항목을 당사자와 법정대리인, 청구의 취지와 원인으로 정한다. 민사소송법 제249조는 그 기재사항으로 "제249조(소장의 기재사항) ①소장에는 당사자와 법정대리인, 청구의 취지와 원인을 적어야 한다. ②소장에는 준비서면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 (민사소송법 제249조)고 밝힌다. 서면에 첨부되는 문서마다의 작성자와 제출자는 이 조문이 직접 정한 항목이 아니다. 따라서 문서마다의 주체 기재는 조문에 새로 항목을 넣는 일이 아니라, 서면의 근거를 밝히는 작업의 일부로 다루어야 한다.

메일 원문의 경우 출처를 먼저 밝힌다. 메일 원문의 작성자를 확인하려면 승인 표시가 붙은 메일 원문 한 통에서 확인되는 이름만 근거로 삼을 수 있다. 발송 대장에는 송신 기록이 남아 있다. 발송 대장의 발신자와 수신자는 송신 기록에 적힌 자리에서 확인한다. 계약서 사본 세 벌에는 계약 당사자의 표기가 있을 뿐, 사본을 제출하는 주체와 계약서에 적힌 당사자가 같은지는 별도의 확인이 필요하다. 설명 문서는 사건 뒤 작성된 것이므로 작성 시점과 작성자를 문서 자체에서 확인한다. 각 문서에 대해 문서 자체에서 확인되는 작성자를 그 문서의 작성자로 적고, 서면을 제출하는 주체는 별도로 적는 순서를 지킨다.

계약서 사본에 적힌 당사자 표기만으로 서면의 제출자를 대신 적을 수는 없다. 민사소송법 제1조는 민사소송의 이상과 신의성실의 원칙을 정하면서 "제1조(민사소송의 이상과 신의성실의 원칙) ①법원은 소송절차가 공정하고 신속하며 경제적으로 진행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②당사자와 소송관계인은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소송을 수행하여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1조)고 요구한다. 이 규정은 서면의 제출 주체를 문서에 확인되지 않는 이름으로 채우지 말라는 요구로 읽힌다. 문서의 작성자를 확인하지 못한 경우에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적고, 서면을 제출한 주체의 권한은 서면의 제출 주체 기재에서 따로 밝힌다.

지적받은 문단과의 관계도 같은 기준에서 본다. 상대가 요구하는 근거가 어느 자료의 어느 위치인가의 답은 문단마다의 출처 표기로 주어야 한다. 같은 서면의 다른 문단과 표현상 모순이 있다는 지적은, 문단마다의 출처를 구분하여 적지 않은 데서 나온다. 문구가 원문 인용인지 요약인지는 미정이다. 작성자를 원문에서 확인하지 못한 문서에 대해 권한을 대입하지 않는 것이 이 지적에 대한 답변의 출발점이 된다.

2.3판결서 기재가 가르치는 배치

서면의 제출 주체를 문서마다 구분해 적는 데서 멈추면, 같은 서면 안에 들어간 문장과 문단을 어떤 순서로 놓을지가 남는다. 상대가 요구한 것은 그 문장의 근거가 어느 자료의 어느 위치인지 밝히는 일이었다. 민사소송법 제208조 제1항은 판결서에 넣을 항목의 순서를 열거한 조문이므로, 서면의 요소를 배치하는 데서 무엇을 참고할 수 있는지 먼저 이 조항에서 살핀다.

민사소송법 제208조 제1항은 판결서에 적을 사항의 순서를 이렇게 정한다. "판결서에는 다음 각호의 사항을 적고, 판결한 법관이 서명날인하여야 한다. 1. 당사자와 법정대리인 2. 주문 3. 청구의 취지 및 상소의 취지 4. 이유 5. 변론을 종결한 날짜. 다만, 변론 없이 판결하는 경우에는 판결을 선고하는 날짜 6. 법원"(민사소송법 제208조). 이 순서는 판단의 대상인 당사자에서 시작해, 판단의 결과인 주문으로 가고, 청구의 범위를 밝힌 뒤에 이유를 적는 구조다. 즉 서면에서도 판단할 대상과 요구되는 결과를 먼저 세우고, 그 결과를 뒷받침할 근거를 뒤에 두는 배치가 이 조문이 가르치는 순서다.

그 근거의 자리에 무엇을 채울지도 같은 조문이 밝힌다. 민사소송법 제208조 제2항은 이유에 들어갈 내용을 "판결서의 이유에는 주문이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당사자의 주장, 그 밖의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판단을 표시한다"고 정한다. 판시의 범위는 주문을 정당화하는 데 필요한 정도로 한정된다. 상대가 요구한 근거의 위치를 밝히라는 질문은 이 사례에서 우리 측 서면의 문장을 뒷받침하는 판단이 어디에 자리 잡는지를 가려내는 문제이며, 문장 하나를 원문 인용으로 둘지 요약으로 둘지에 대한 답이 미정인 상태에서는 판단의 범위 자체를 먼저 확정할 수 없다.

간략화의 경우에도 예외는 좁다. 민사소송법 제208조 제3항은 간략하게 표시할 수 있는 범위를 이렇게 한정한다. "제2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제1심 판결로서 다음 각호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청구를 특정함에 필요한 사항과 제216조제2항의 판단에 관한 사항만을 간략하게 표시할 수 있다. 1. 제257조의 규정에 의한 무변론 판결 2. 제150조제3항이 적용되는 경우의 판결 3. 피고가 제194조 내지 제196조의 규정에 의한 공시송달로 기일통지를 받고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한 경우의 판결"(민사소송법 제208조). 요약이 허용되는 자리는 형식 사유가 특정된 경우에만 열려 있다. 우리 측 서면의 문단 간 차이가 표현의 차인지 사실 진술의 모순인지를 미정으로 남겨둔 이 사건에서는, 요약으로 처리한 문장에 대해 예외가 성립하는지 판단할 근거가 아직 없다.

조문이 항목과 순서만을 정하고 서명날인까지 요구할 뿐, 문장의 표현 방식이나 문단 사이의 관계를 자세히 규율하지 않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208조 제4항은 "법관이 판결서에 서명날인함에 지장이 있는 때에는 다른 법관이 판결에 그 사유를 적고 서명날인하여야 한다"고만 정할 뿐이다. 기재 항목의 바깥에 놓인 사항을 판결서의 형식으로 확장해 읽을 수 없다. 이 사례에서 승인 표시가 붙은 메일이 변경 합의의 근거가 되는지, 누락된 메시지와 원자료의 범위, 손해액 계산의 기준 시점은 미정이다. 자료가 모여 있다는 사실이 곧 우리 측 서면의 그 문장이 입증 범위 안에 있다는 법적 평가를 뜻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서면의 배치는 조문이 정한 순서의 뼈대만 빌리고, 문장과 문단의 자리는 수록된 자료의 범위 안에서 판단할 사항으로 남겨둔다.

2.4요약문과 본문의 분담

표현상의 모순을 지적한 데 이어 그 문장과 문단이 어느 자료를 어디까지 받아 적었는지가 문제로 남는다. 이에 대응하여 서면 안에서 요약하는 문장과 근거를 쓰는 문장을 나누어 두어야 한다.

서면의 앞뒤 문장이 나아갈 방향은 문장의 종류에 따라 갈린다. 서면에 무엇을 청구하는지를 밝히는 문장과 그 청구가 서 있는 자료를 적는 문장은 서로 다른 일을 맡는다. 민사소송법 제249조는 소장에 담아야 할 두 갈래를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①소장에는 당사자와 법정대리인, 청구의 취지와 원인을 적어야 한다. ②소장에는 준비서면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민사소송법 제249조) 청구의 취지는 요구되는 판단을 요약한 대목이고, 원인은 그 판단이 서 있는 자료를 밝히는 대목이다. 따라서 상대방이 요구한 위치 표시는 원인의 몫이며, 요약문의 표현을 바꾸는 것으로 대신할 수 없다.

요약문이 맡은 바를 뚜렷이 하려면, 요약문의 문장은 판단의 결론만을 담고 자료의 위치는 본문에 두어야 한다. 판결서의 기재 사항은 그 구분의 한 예를 보여 준다. 민사소송법 제208조 제1항은 판결서에 들어갈 사항을 아래와 같이 나눈다. "①판결서에는 다음 각호의 사항을 적고, 판결한 법관이 서명날인하여야 한다. 1. 당사자와 법정대리인 2. 주문 3. 청구의 취지 및 상소의 취지 4. 이유 5. 변론을 종결한 날짜. 다만, 변론 없이 판결하는 경우에는 판결을 선고하는 날짜 6. 법원"(민사소송법 제208조) 주문은 판단의 결론을 담고, 이유는 그 판단이 서 있는 바를 담는다. 서면에서 주문에 해당하는 요약문과 이유에 해당하는 본문을 함께 두되, 서로의 자리를 바꿔 쓰지 않아야 한다.

본문이 맡은 자료와 근거의 표시는 어디까지 적어야 하는지가 이 사례에서 남는 물음이다. 같은 조문은 이유의 분량을 아래와 같이 한정한다. "②판결서의 이유에는 주문이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당사자의 주장, 그 밖의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판단을 표시한다. ③제2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제1심 판결로서 다음 각호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청구를 특정함에 필요한 사항과 제216조제2항의 판단에 관한 사항만을 간략하게 표시할 수 있다. 1. 제257조의 규정에 의한 무변론 판결 2. 제150조제3항이 적용되는 경우의 판결 3. 피고가 제194조 내지 제196조의 규정에 의한 공시송달로 기일통지를 받고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한 경우의 판결"(민사소송법 제208조) 판단을 표시할 정도가 요구되는 이유와 간략하게 표시할 수 있는 예외는 함께 놓여 있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이 요구한 위치 표시가 어느 쪽에 드는지는 미정이며, 요약문에 담긴 표현만으로 그 요구를 다루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요약문과 본문의 분담은 이 사례에서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상대가 모순으로 지적한 문단의 표현이 요약문에 해당한다면, 본문에서 그 요약이 서 있는 자료의 위치를 적어 요구에 답하여야 한다. 반대로 그 문단이 본문에 해당한다면, 표현의 차이인지 사실 진술의 모순인지를 자료의 위치에 견주어 밝히는 일이 남는다. 이때 승인 표시가 붙은 메일이 변경 합의의 근거가 되는지, 누락된 메시지와 원자료의 범위는 미정으로 남아 있다. 자료가 모여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문장이 입증 범위 안에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문장 단위의 입증 범위는 다음에 남긴다.

2.5단계마다 한정된 심리의 한도

근거의 자리를 제한하는 일에서 나아가, 그 근거가 실제로 어느 절차에서 얼마만큼 다루어질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된다. 앞에서 요약문과 본문에 역할을 나눈 것은 문장 안에서의 분담이었다면, 이제는 각 절차가 심리할 대상 자체가 한정되어 있음을 서면의 한계로 옮겨야 한다. 대법원 2016. 11. 4. 자 2015마4027 결정은 그 한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보여 준다.

그 결정은 먼저 절차의 분리를 전제한다. 대법원 2016. 11. 4. 자 2015마4027 결정은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은 ‘제2장 소의 제기 및 허가 절차’에 관한 부분에서 증권관련 집단소송의 허가요건을 별도로 정하고(제11조, 제12조), 대표당사자가 소송허가 신청의 이유를 소명하도록 하며(제13조 제1항), 소송허가요건에 적합한 경우에만 결정으로 증권관련 집단소송을 허가하도록 하는(제15조 제1항) 등 소송허가결정이 확정되어야 비로소 본안소송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증권관련 집단소송이 집단소송이라는 특수한 절차로 진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절차인 소송허가절차와 집단소송의 본안소송절차를 분리하고 있다"고 전제한다. 같은 결정은 "소송허가절차에서 대표당사자가 소명할 대상은 소송허가요건이고, 본안소송절차에서 다루어질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여부 등은 원칙적으로 소송허가절차에서 심리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시한다(대법원 2016. 11. 4. 자 2015마4027 결정). 소명과 심리의 대상이 각 절차마다 나뉘어 있다는 뜻이다.

다만 그 경계는 절대적이지 않다. 대법원 2016. 11. 4. 자 2015마4027 결정은 "법원은 증권관련 집단소송법 제12조 제1항 제2호에 정한 ‘제3조 제1항 각 호의 손해배상청구로서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중요한 쟁점이 모든 구성원에게 공통될 것’이라는 소송허가요건이 충족되는지를 판단하는 데에 필요한 한도 내에서 손해배상청구의 원인이 되는 행위 등에 대하여 심리를 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심리가 열리는 범위는 허가요건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한도에 묶여 있다. 소송허가요건의 충족 여부를 묻지 않는 사항은 그 한도 밖에 놓인다.

이 판시를 이 사건에 옮기면 서면의 한계가 분명해진다. 상대가 요구하는 그 근거가 어느 자료의 어느 위치인가라는 질문에 답할 때, 서면은 관찰된 자료 안에서 자리를 표시하는 일까지만 맡는다(대법원 2016. 11. 4. 자 2015마4027 결정). 반면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여부는 이 심리 단계의 대상이 아니다(대법원 2016. 11. 4. 자 2015마4027 결정). 따라서 승인 표시가 붙은 메일이 변경 합의의 근거가 되는지, 그 문장의 문구가 원문 인용인지 요약인지는 이 자리에서 확정되지 않는다. 그 항목들은 미정으로 남는다.

같은 결정은 총원의 범위를 확정하는 데 필요한 한도 내에서 심리가 이루어진다는 점도 보여 준다. 대법원 2016. 11. 4. 자 2015마4027 결정은 ‘총원의 범위’를 "증권 발행회사, 증권의 종류, 발행시기, 피해의 원인이 된 증권의 거래행위 유형, 피해기간 등을 특정하는 방법으로 확정"하되, "관련 자료에 의하여 특정인이 구성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하여야 한다"고 판시한다. 자료가 모여 있다는 사실이 곧 그 문장이 입증 범위 안에 있다는 법적 평가를 뜻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 특정할 수 있을 정도의 명확함이 요구되는 것은 그 한도 안의 일이다.

그러므로 서면의 그 문장과 지적받은 문단 사이의 차이가 표현의 차이인지 사실 진술의 모순인지를 판단하는 일도, 어느 절차가 그 판단을 맡는지를 먼저 가리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서면은 자료의 위치를 표시하고 미정 사항을 미정으로 적는 데서 멈추고, 판단의 시기와 범위는 각 절차가 정한 한도에 맡긴다. 이 한도를 넘어서는 서면은 근거를 제시하는 대신 결론을 앞세우게 된다.

2.6서면이 멈추는 경계

심리할 대상이 절차마다 한정된다고 확인한 데서 나아가, 이제 그 한정이 서면의 문장에서 어디에 닿는지를 묻는다. 서면이 확정할 수 없는 사항을 확정된 것처럼 쓰면, 서면은 자신이 세운 범위를 넘어가게 된다. 이 장면에서 다루어야 할 것은 변경 합의의 근거, 원자료의 범위, 손해액 계산의 기준 시점이다. 이 셋은 모두 관찰된 서면 안에서 확정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변경 합의의 근거부터 보면, 승인 표시가 붙은 메일 원문이 해당 합의를 뒷받침하는지에 대한 결론은 미정이다. 송신 기록이 남은 발송 대장은 송신 사실만을 보여줄 뿐, 그 메일이 변경 합의의 근거라는 평가를 담고 있지 않다. 계약서 사본 세 벌에도 그 평가를 뒷받침하는 문구가 확인되지 않는다. 서면이 이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리려면 관찰된 문헌 안에서 근거를 찾아야 하는데, 그 근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원자료의 범위도 같은 자리에 놓인다. 상대가 요구한 바와 같이 그 근거가 어느 자료의 어느 위치인지를 밝히려면, 서면의 문장이 어느 원문의 어느 부분을 옮긴 것인지 또는 요약한 것인지가 먼저 밝혀져야 한다. 그 문장의 문구가 원문 인용인지 요약인지는 미정이다. 누락된 메시지가 있는지, 있다면 원자료의 범위에 넣어야 하는지도 미정이다. 문헌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세우기 전에, 그 문헌의 경계부터 잡혀야 한다.

손해액 계산의 기준 시점은 서면이 더 뻗어가기 어려운 지점이다. 상대방이 손해 배상을 함께 청구한 사건에서 기준 시점은 계산 결과를 바꾸지만, 관찰된 자료에는 그 시점을 적은 문장이 보이지 않는다.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 한 건이 이 문제를 다루고 있는지도, 다루고 있다면 어떤 시점을 제시하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서면이 이 지점에서 할 일은 기준 시점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기준 시점이 확정되지 않았음을 적는 것이다.

서면 안에서 서로 다른 문단의 표현이 모순되는지 여부도 같은 방식으로 다룬다. 문단 간 차이가 표현의 차이인지 사실 진술의 모순인지는 미정이다. 표현의 차이와 사실 진술의 모순은 서로 다른 문제이고, 후자는 서면의 신뢰를 흔든다. 그러나 그 구분이 아직 되지 않았다면 서면은 어느 쪽도 단정하지 않고 미정으로 둔다. 상대의 지적에 맞춰 서면의 문장을 고치는 일은, 지적된 문장이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먼저 확인된 뒤에야 비로소 검토할 수 있다.

신의성실의 원칙을 새로운 판단 요건으로 끌어들이지 않는 것도 이 경계 안에 있다. 민사소송법 제1조는 당사자와 소송관계인의 소송 수행 태도를 규율한다. "②당사자와 소송관계인은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소송을 수행하여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1조) 이 규정은 서면의 한 문장이 어느 원문에 근거하는지, 문단 간 차이가 무엇인지와 같은 사실의 확인 문제에 새로운 요건을 더하지 않는다. 신의성실은 소송을 수행하는 태도를 요구하는 것이지, 관찰된 자료에 없는 사실로 서면의 빈 자리를 메우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

앞서 확인한 심리의 한정은 여기에서 서면의 한계로 이어진다. 대법원 2016. 11. 4. 자 2015마4027 결정은 그 한정의 문리를 이미 밝혔다. "소송허가절차에서 대표당사자가 소명할 대상은 소송허가요건이고, 본안소송절차에서 다루어질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여부 등은 원칙적으로 소송허가절차에서 심리할 대상이 아니다." (대법원 2016. 11. 4. 자 2015마4027 결정) 이 문장은 각 절차가 심리할 대상이 한정되어 있음을 말한다.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한 근거로 쓰지 않는다는 앞의 확인은 여기에서도 유지된다.

서면이 멈추는 곳은 바로 이 경계이다. 변경 합의의 근거, 원자료의 범위, 손해액 계산의 기준 시점은 미정으로 적고, 표현의 차이인지 사실 진술의 모순인지에 대해서도 미정으로 둔다. 자료가 모여 있다는 사실이 곧 그 문장이 입증 범위 안에 있다는 법적 평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서면이 할 일은 빈 자리를 원문과 자료에 없는 사실로 메우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가 비어 있음을 표시하고 경계를 표시하는 데서 멈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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