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이 권이 끝내 답하지 못한 빈 자리를 모아 사외이사의 주의 기준, 장래 전망의 기재가 거짓으로 평가되는 표지, 과징금과 손해배상의 조정으로 나누어 살핀다. 관련 조문이나 판례가 바뀌면 이 권의 결론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재검토의 조건으로 맺는다.
14.1이 권이 남긴 빈 자리
두 책임의 시간이 겹친다는 확인까지 마쳤으므로, 이제 앞 세 장에 남은 미정의 자리를 나란히 놓아 보아야 한다. 자본시장법 제125조와 제162조의 문언으로 확정된 것과 그 문언에 맡겨진 판단이 한 줄로 정리되지 않은 것을 구별하는 일이다.
법 문언이 먼저 자리를 비운다. 자본시장법 제125조 제1항은 책임의 전제로 "증권신고서(정정신고서 및 첨부서류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와 투자설명서(예비투자설명서 및 간이투자설명서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증권의 취득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이라고 적는다. 이 조건이 충족되는지 여부는 사건마다 따져야 하며, 조문이 그 대답을 미리 주지는 않는다. 이 사례에서 주요 거래처와의 공급계약이 유지된다는 기재가 중요사항에 해당하는지도 이 구간에 남는다.
책임의 범위 역시 문언이 가른다. 자본시장법 제125조 제1항 제1호는 "그 증권신고서의 신고인과 신고 당시의 발행인의 이사(이사가 없는 경우 이에 준하는 자를 말하며, 법인의 설립 전에 신고된 경우에는 그 발기인을 말한다)"를 책임의 주체로 적는다. 사외이사 병이 이사회에 참석해 신고서에 서명한 사실만으로는 이 호의 요건과 병이 이 자리에 놓이는지가 함께 정해지지 않는다.
면책 사유는 또 하나의 빈 자리를 남긴다. 자본시장법 제125조 제1항 단서는 "배상의 책임을 질 자가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하거나 그 증권의 취득자가 취득의 청약을 할 때에 그 사실을 안 경우에는"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적는다. 이 사례에서 신고서 제출 석 달 전의 해지 통보를 병이 알 수 있었는지, 취득자들이 그 사실을 알았는지는 미정이다. 이 사실들이 채워지기 전에는 단서의 충족 여부가 정해지지 않는다.
제162조는 사업보고서를 다루면서 비슷한 빈 자리를 둔다.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1항은 "사업보고서등과 그 첨부서류(회계감사인의 감사보고서는 제외한다)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이 발행한 증권"의 취득자 또는 처분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를 적는다. 이 사례의 기재가 증권신고서에 있으므로 두 조의 적용 대상이 어떻게 나뉘는지도 미정의 항목으로 남는다.
남는 물음의 자리는 이렇게 정리된다. 주요 거래처의 매출 비중, 해지 통보가 이사회에 보고된 시점과 방식, 취득자들의 인식 여부가 채워져야 한다. 이 관찰들에서 확정 손해나 고의 같은 법적 평가를 끌어내는 일은 다음 검토의 몫으로 남는다.
14.2사외이사의 주의 기준
서명 사실이 책임의 틀 안에 놓이는 자리를 확인하고 나면, 남는 것은 그 서명자 병이 얼마만큼의 주의를 기울였는지의 문제이다. 자본시장법 제125조는 증권신고서의 서명자에 관해 "① 증권신고서(정정신고서 및 첨부서류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와 투자설명서(예비투자설명서 및 간이투자설명서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증권의 취득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자는 그 손해에 관하여 배상의 책임을 진다. 다만, 배상의 책임을 질 자가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하거나 그 증권의 취득자가 취득의 청약을 할 때에 그 사실을 안 경우에는 배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개정 2009. 2. 3., 2013. 5. 28.> 1. 그 증권신고서의 신고인과 신고 당시의 발행인의 이사(이사가 없는 경우 이에 준하는 자를 말하며, 법인의 설립 전에 신고된 경우에는 그 발기인을 말한다)"라고 정한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5조). 이에 따라 병이 이사회에 참석해 신고서에 서명한 것은 그가 신고 당시의 발행인의 이사로서 제1항 제1호에 적힌 자에 해당함을 분명히 한다. 다만 그 규정은 책임의 성립을 선언하면서도 상당한 주의를 다한 자에게 면책의 길을 함께 열어둔다.
제162조도 사업보고서등의 서명자에 관해 같은 구조를 취한다. 그 제1항은 "① 사업보고서등과 그 첨부서류(회계감사인의 감사보고서는 제외한다)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이 발행한 증권(그 증권과 관련된 증권예탁증권,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증권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취득자 또는 처분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자는 그 손해에 관하여 배상의 책임을 진다. 다만, 배상의 책임을 질 자가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하거나 그 증권의 취득자 또는 처분자가 그 취득 또는 처분을 할 때에 그 사실을 안 경우에는 배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개정 2009. 2. 3., 2025. 1. 21.> 1. 그 사업보고서등의 제출인과 제출당시의 그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의 이사"라고 규정한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유상증자의 증권신고서를 다루는 사안에서는 제125조가 직접 적용되지만, 두 조문이 동일한 주의의 문구를 쓴다는 점은 사외이사의 지위에 특별한 예외를 두지 않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상당한 주의의 정도이다. 제125조는 "그 기재 또는 표시가 합리적 근거나 가정에 기초하여 성실하게 행하여졌을 것"을 예측정보 면책의 한 요건으로 열거한다. 이 요건은 예측정보의 면책에 관한 것이지만, 성실과 합리적 근거가 이 규정이 요구하는 주의의 내용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참석해 서명한 행위 자체는 그가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는지에 대한 답을 담지 못한다. 병이 계약 해지 통보에 관해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이사회에 보고된 사정을 어떻게 들었는지에 관한 관찰은 미정으로 남는다.
면책의 증명 책임도 함께 살핀다. 제125조는 면책을 주장하는 자가 "배상의 책임을 질 자가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하거나"임을 밝히도록 요구한다. 제162조도 같은 문구를 반복한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5조). 따라서 서명자인 병이 면책을 얻으려면 그가 기울인 주의와 그 주의에도 몰랐다는 사정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이사회 서명과 주관 증권사의 실사 보고서만으로 그러한 증명이 채워지는지는 이 사례의 관찰만으로는 정해지지 않는다. 매출 비중, 해지 통보의 보고 시점과 방식, 취득자의 인식은 여전히 미정이다.
결국 사외이사의 서명은 책임의 당사자를 가르는 데에는 충분하지만, 주의의 정도를 확정하는 데에는 별개의 사정을 요구한다. 제125조와 제162조는 사외이사라는 지위에 따라 주의의 기준을 따로 정하지 않고, 상당한 주의와 그에 대한 증명이라는 잣대를 균일하게 적용한다. 이 사례에서 병의 서명이 그 잣대를 넘는지의 여부는 남아 있는 관찰들이 채워져야 비로소 판단될 문제이다.
14.3장래 전망의 거짓 표지
서명한 서류에 무엇이 적혔는지에 대한 논의를 마치고, 이제 그 기재가 장래의 전망을 담고 있을 때 거짓의 기재로 볼 수 있는지가 남는다. O사는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주요 거래처와의 공급계약이 유지되고 있다고 적었다. 이 기재가 과거의 사실을 적은 것인지, 장래를 전망한 것인지에 따라 판단의 틀이 달라진다.
자본시장법 제125조는 장래를 예측하는 표시에 관해 별도의 조건을 둔다. 그 기재가 예측정보로서의 요건을 갖춘 경우 책임이 면제된다는 점을 다음과 같이 정한다. "② 예측정보가 다음 각 호에 따라 기재 또는 표시된 경우에는 제1항에 불구하고 제1항 각 호의 자는 그 손해에 관하여 배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다만, 그 증권의 취득자가 취득의 청약 시에 예측정보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한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로서 제1항 각 호의 자에게 그 기재 또는 표시와 관련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었음을 증명한 경우에는 배상의 책임을 진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5조). 이 단서에 따라 취득자가 그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에도 기재자 쪽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입증되면 책임이 돌아온다. 다만 취득자들이 그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같은 조는 예측정보의 요건을 네 가지로 들고 있다. 면제가 성립하려면 이 네 가지가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1. 그 기재 또는 표시가 예측정보라는 사실이 밝혀져 있을 것", "2. 예측 또는 전망과 관련된 가정이나 판단의 근거가 밝혀져 있을 것", "3. 그 기재 또는 표시가 합리적 근거나 가정에 기초하여 성실하게 행하여졌을 것", "4. 그 기재 또는 표시에 대하여 예측치와 실제 결과치가 다를 수 있다는 주의문구가 밝혀져 있을 것"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5조). O사가 적은 '공급계약이 유지되고 있다'는 문장이 예측이라는 사실과 그 근거가 함께 밝혀졌는지, 그리고 주의문구가 붙었는지는 신고서 자체에서 확인해야 한다.
이와 나란히, 이미 확정된 사실을 잘못 적은 경우에는 예측정보의 요건이 논의되지 않는다. 제125조제1항은 "증권신고서(정정신고서 및 첨부서류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와 투자설명서(예비투자설명서 및 간이투자설명서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증권의 취득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자는 그 손해에 관하여 배상의 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그 책임자의 범위에 "그 증권신고서의 신고인과 신고 당시의 발행인의 이사"를 둔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5조). 신고서 제출 석 달 전에 해지 통보를 받았다는 관찰은 이 문장에서 말하는 '거짓의 기재'가 무엇인지 판단할 때의 재료가 된다. 통보의 시점과 방식, 그리고 신고서에 적힌 표현이 과거 사실의 진술인지 전망인지에 따라 그 자리는 달라진다.
사업보고서 등에 기재된 장래 전망에 대해서는 제162조가 같은 틀을 반복한다. "② 예측정보가 다음 각 호에 따라 기재 또는 표시된 경우에는 제1항에 불구하고 제1항 각 호의 자는 그 손해에 관하여 배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다만, 해당 증권의 취득자 또는 처분자가 그 취득 또는 처분을 할 때에 예측정보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한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로서 제1항 각 호의 자에게 그 기재 또는 표시와 관련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었음을 증명한 경우에는 배상의 책임을 진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예측정보의 네 가지 요건은 제125조와 같은 내용이다.
남는 물음은 명백하다. 신고서에 '공급계약이 유지되고 있다'고 적은 것이 예측인지, 이미 이행되지 않을 사실을 확인한 진술인지 여부다. 매출 비중이나 해지 통보의 시점과 방식, 취득자의 인식은 미정으로 남는다. 사외이사 병의 서명에 더해 주관 증권사의 실사 보고서가 남아 있더라도, 그 문서들이 장래 전망의 근거를 어디까지 밝혔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주의문구의 유무, 가정의 근거가 드러났는지 여부 역시 아직 미정이다.
결론적으로, 장래 전망이라는 형식은 그 자체로 책임을 면하는 것이 아니라 제125조와 제162조가 정한 네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추었을 때에만 방어 수단이 된다. 계약이 이미 해지된 상태에서 유지로 적었다면, 예측정보의 방어와 별개로 거짓의 기재가 문제될 수 있다. 다만 이 관찰만으로 확정 손해나 고의 같은 법적 평가에 이르지는 못하며, 미정으로 남은 사실들에 대한 판단은 유보된다.
14.4과징금과 배상의 조정
전망의 표시가 거짓의 기재에 이르는지 묻는 작업은 결국 두 갈래의 책임으로 갈린다. 하나는 민사상의 손해배상이고 다른 하나는 금융위원회가 부과하는 과징금이다. O사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적힌 공급계약 유지 기재는 두 제재의 요건에 모두 포섭될 여지가 있어, 두 책임이 같은 기재 위에 겹치는지가 남은 물음이다. 자본시장법 제429조의 과징금과 제125조의 배상책임이 같은 위반에 어떻게 놓이는지는 조문의 배치로만 읽는다.
우선 과징금이 성립하는 자를 정하는 조항이 배상책임의 주체를 가리킨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29조제1항은 부과 권한과 대상의 범위를 이렇게 정한다. "금융위원회는 제125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제125조제1항제3호 또는 제4호의 자나 같은 항 제6호의 투자설명서를 교부한 자는 제1호에 해당하는 경우로 한정한다)에는 증권신고서상의 모집가액 또는 매출가액의 100분의 3(2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20억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29조) 같은 항 제1호는 "제119조, 제122조 또는 제123조에 따른 신고서·설명서, 그 밖의 제출서류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를 하거나 중요사항을 기재 또는 표시하지 아니한 때"를 과징금의 사유로 든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29조). 이 두 인용을 놓고 보면 과징금의 대상자는 곧 제125조제1항의 배상책임자와 겹친다. 다만 그 요건이 아니라 대상자가 겹칠 뿐이고, 두 제재의 성립 요건을 같은 것으로 보는 내용은 조문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 병이 이사회에 참석해 신고서에 서명한 이사라면 그는 제125조제1항제1호의 자이면서 동시에 과징금의 대상자에도 들 수 있다. 주관 증권사가 인수인 또는 주선인으로서 제5호의 자에 해당하는지도 미정인 사실이 남는다.
배상책임은 손해와의 연결을 전제로 한다. 제125조제1항은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증권의 취득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자는 그 손해에 관하여 배상의 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다만에서 "배상의 책임을 질 자가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하거나 그 증권의 취득자가 취득의 청약을 할 때에 그 사실을 안 경우에는 배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면책 사유를 둔다. 과징금 조항에는 이에 대응하는 면책 문구가 들어 있지 않다. 그 결과 배상청구가 면책 사유로 막히는 경우에도 과징금이 자동으로 면해진다고 읽을 근거는 조문에서 찾기 어렵다.
한편 과징금은 산정 기준이 배상액과 다르다. 제429조제1항은 과징금의 상한을 "증권신고서상의 모집가액 또는 매출가액의 100분의 3(2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20억원)"으로 정한다. 반면 제125조의 배상액은 취득자의 손해를 기준으로 삼고, 배상액에서 과징금을 빼거나 두 금액을 서로 상계한다는 규칙은 이 조문들 어디에도 놓여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 부과된 과징금이 취득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액에서 공제된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다만 두 제재가 아무런 접점 없이 나란히 서 있는 것은 아니다. 제429조는 부과 시한을 "제1항부터 제5항까지에 따른 과징금은 각 해당 규정의 위반행위가 있었던 때부터 5년이 경과하면 이를 부과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제한한다. 이는 과징금 자체의 시한일 뿐이고, 제125조에 따른 배상청구의 소멸시효를 대신하지 않는다. 소멸시효와 배상액의 산정에 관한 문구는 앞에서 이미 살핀 바와 같이 제125조 안에 놓여 있다.
결국 이 사례에서 과징금과 배상의 관계는 조문의 배치만으로는 공제나 상계를 끌어내기 어렵다. 자본시장법 제429조는 제125조제1항의 자를 대상으로 삼되 별도의 상한과 시한을 두고, 제125조는 손해와 면책 사유를 전제로 배상책임을 구성한다. 두 제재가 같은 공급계약 유지 기재를 두고 각자의 요건을 묻는 것일 뿐이며, 한쪽의 결과가 다른 쪽의 성립을 좌우한다는 문장은 조문에 없다. 계약 해지 통보의 이사회 보고 시점과 취득자들의 인식이 미정으로 남는 한, 어느 제재의 요건이 충족되는지는 이 관찰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14.5재검토의 조건
앞 절에서 과징금과 배상이 각자의 조문에 따라 별도로 작동함을 확인하였으므로, 이제 이 권의 결론이 흔들리는 때를 순서대로 살핀다. 이 권이 인용한 자본시장법 제125조, 제162조, 제429조의 문구가 개정되거나 판례가 바뀌면, 가장 먼저 되물어야 할 것은 당해 기재가 각 조문의 요건에 해당하는지이다. 자본시장법 제125조는 "증권신고서(정정신고서 및 첨부서류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와 투자설명서(예비투자설명서 및 간이투자설명서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증권의 취득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자는 그 손해에 관하여 배상의 책임을 진다"고 규정한다. 조문의 대상 문서와 책임 주체가 바뀌면, O사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상 서명자의 지위 판단부터 다시 짚어야 한다.
제125조 단서와 각호의 예외도 같은 순서로 되물어야 한다. 같은 조 제1항 단서는 "다만, 배상의 책임을 질 자가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하거나 그 증권의 취득자가 취득의 청약을 할 때에 그 사실을 안 경우에는 배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사외이사 병의 면책 주장은 이 단서의 두 길 중 어느 쪽에 놓이는지가 쟁점이며, 취득자들이 계약 해지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는 미정으로 남는다. 개정이 이 단서의 입증책임 구조를 바꾸면 병의 방어 방향도 달라진다.
예측정보 조항의 변경은 뒤이어 확인할 사항이다. 제125조 제2항은 "제2항은 주권비상장법인이 최초로 주권을 모집 또는 매출하기 위하여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한정한다. 다만 이 사례에서 공급계약 유지 기재가 예측정보에 해당하는지 자료가 정하지 않으므로, 예측정보 요건의 개정이 곧바로 결론에 닿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
제162조의 사업보고서 규정이 바뀌어도 재검토의 출발점은 같다. 같은 조 제1항은 "사업보고서등과 그 첨부서류(회계감사인의 감사보고서는 제외한다)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이 발행한 증권(그 증권과 관련된 증권예탁증권,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증권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취득자 또는 처분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자는 그 손해에 관하여 배상의 책임을 진다"고 정한다. 다만 이 사례의 기재는 증권신고서에 놓여 있으므로, 제162조의 개정이 곧바로 이 결론에 닿는지 여부는 제125조와의 대비에서 판단할 일이다.
과징금 역시 조문의 변경을 그대로 따라가야 한다. 자본시장법 제429조 제1항은 "금융위원회는 제125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제125조제1항제3호 또는 제4호의 자나 같은 항 제6호의 투자설명서를 교부한 자는 제1호에 해당하는 경우로 한정한다)에는 증권신고서상의 모집가액 또는 매출가액의 100분의 3(2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20억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제125조 책임자 범위의 개정이 있으면 제429조의 적용 대상도 함께 움직이므로 두 조문을 나란히 읽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권의 범위를 분명히 한다. 조문과 판례가 그대로인 동안에는, 앞서 확인한 결론을 자료가 다루지 않은 사안까지 넓혀 옮길 수 없다. 주요 거래처의 매출 비중, 해지 통보가 이사회에 보고된 시점과 방식, 취득자들의 인지 여부는 미정으로 남는다. 확정 손해나 고의 같은 법적 평가도 이 관찰들에서 나온 것이 아니므로, 재검토 사유가 생길 때까지 미정의 항목은 미정으로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