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이 장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피의자와 변호인이 기록에 닿을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 열려 있는지를 묻는다. 접견교통 조문이 접촉을 허용하는 범위와 신문 전 고지가 조력 항목으로 가리키는 소통을 확인하고, 열람·복사 조문이 정한 자격과 대상을 차례로 살핀다. 특별한 제한의 문언을 확인하면서, 그 밖의 범위는 이 권에서 확정하지 않고 확인이 필요한 자리로 남기며 자기 진술조서와 압수 목록 밖의 기록에 관해서는 물음으로만 남긴다.
12.1접견교통 조문의 접촉 범위
앞 단위에서 헌법재판소가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둘러싼 근거를 지목한 자리에 이어, 이제 형사소송법 제34조가 변호인과 피의자의 접촉 자체에서 무엇을 허용하는지를 문언으로 확인할 차례이다. 이 조문은 접촉의 방식을 적은 규정이므로, 신문 참여 중 변호인이 피의자에게 닿는 범위와는 별개의 문제를 다룬다.
접촉에서 허용되는 행위의 목록부터 살핀다. 형사소송법 제34조는 변호인의 자격을 다음과 같이 적는다. "변호인이나 변호인이 되려는 자는 신체가 구속된 피고인 또는 피의자와 접견하고 서류나 물건을 수수할 수 있으며 의사로 하여금 피고인이나 피의자를 진료하게 할 수 있다." 이 문언은 접견과 서류·물건의 수수, 그리고 의사에 의한 진료를 병렬로 둔다. 이 사례에서 변호인은 피의자신문 전에 이미 선임되었으므로 조문이 말하는 변호인에 해당한다.
접촉의 상대는 '신체가 구속된 피고인 또는 피의자'로 한정되어 있다. 이 사례의 신은 피의자신문을 받기 전부터 변호인을 선임하였으므로, 접촉 조항이 요구하는 절차상 지위에는 들어맞는다. 다만 조문이 '신체가 구속된'이라는 요건을 붙인다는 점을 함께 읽어야 한다.
접촉의 장소와 방법에 대해서는 이 조문이 직접 말하지 않는다. 접견과 수수를 허용한다고 적었을 뿐, 변호인이 피의자의 어느 쪽에 앉아야 하는지, 발언을 듣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착석 위치를 정하는 주체가 누구인지를 정한 문언은 여기에 없다. 이 사례에서 수사관이 변호인에게 피의자의 뒤쪽에 앉으라고 요구한 일은, 조문의 문언만으로는 정당화되거나 배척되지 않는다.
조문이 허용한 소통의 내용도 문언의 범위 안에서 읽어야 한다. 접견은 얼굴을 마주하는 일, 수수는 서류나 물건을 주고받는 일로 적혀 있다. 이 사례에서 변호인이 신문 당시 실제로 들을 수 있었던 말의 범위와, 후방 착석 요구가 변호인의 조력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는 미정이다. 조문에 적힌 것을 넘어 접촉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소통의 내용을 넓히지 않는 한, 이 사례의 착석 요구와 접촉 범위의 관계는 미정으로 남는다.
결국 형사소송법 제34조는 접촉의 행위 목록과 자격을 정할 뿐, 접촉의 방식과 조건을 정하지 않는다. 후방 착석 요구가 이 조문에 어긋나는지의 판단은 이 문언만으로는 주어지지 않으며, 남은 평가는 미정으로 두어야 한다.
12.2신문 전 고지의 조력 항목
접촉의 범위를 조문으로 확인한 뒤에 이어지는 질문은, 조력이 시작되는 자리를 신문 전 고지에서 어떻게 적어 두었는가이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제1항은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에 알려야 할 사항을 네 가지로 들고 있는데, 그 넷째가 변호인의 조력에 관한 것이다. 신문 전 고지가 다루는 시점과 대상을 먼저 밝히고자 이 조항을 인용한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제1항은 "사법경찰관은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에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알려주어야 한다."라고 선언한 뒤, "4. 신문을 받을 때에는 변호인을 참여하게 하는 등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고지 항목으로 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이에 따르면 고지의 시점은 피의자신문 전이며, 고지가 가리키는 행사의 자리는 신문을 받을 때이다.
위 문언은 변호인의 참여를 조력의 한 예로 들면서 "등"으로 같은 자리에 놓일 다른 방식을 열어 두고 있다. 다만 조문은 참여에 더하여 어떤 행위가 조력에 해당하는지를 적지 않았다. 합성 사례에서 수사관은 변호인에게 피의자의 뒤쪽에 앉으라고 하였는데, 이 요구가 조력에 미친 영향과 변호인이 신문 당시 들을 수 있었던 말의 범위는 미정이다. 그러므로 위 고지 항목으로 참여의 구체적 방법이나 제한의 경계까지 정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고지에 뒤이은 절차도 같은 조항에서 정하고 있다. 진술거부권의 행사 여부와 더불어 조력권의 행사 여부를 묻고 그 답변을 조서에 남기는 방식이 그것이다. 그 절차의 요건을 확인하고자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제2항을 인용한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제2항은 "사법경찰관은 제1항에 따라 알려 준 때에는 피의자가 진술을 거부할 권리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행사할 것인지의 여부를 질문하고, 이에 대한 피의자의 답변을 조서에 기재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이어서 "이 경우 피의자의 답변은 피의자로 하여금 자필로 기재하게 하거나 사법경찰관이 피의자의 답변을 기재한 부분에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게 하여야 한다."라고 덧붙인다. 이에 따르면 조력권의 행사 여부는 신문 전에 묻히고, 그 답변은 조서에 남도록 되어 있다.
이상의 조문은 고지 항목으로 변호인의 선임에 앞서 변호인의 참여와 그 밖의 조력을 함께 적어 두고 있다. 합성 사례에서 신은 피의자신문을 받기 전에 변호인을 선임하였고 변호인은 피의자신문에 참여하였는데, 위 고지가 가리키는 행사의 자리와 그 참여가 만난 시점은 겹친다. 다만 이 조문이 정하는 것은 고지의 대상과 그에 뒤따르는 질문·기재의 방식이며, 참여권의 내용이나 참여 제한의 정당성은 이 조문만으로 확정되지 아니한다. 여기서 다루지 아니한 고지 의무 위반의 효과도 같은 자리에 놓여 있다.
12.3접촉과 고지가 가리키는 소통
고지 항목이 변호인의 참여를 조력의 한 가지로 적어 둔 자리를 확인한 뒤, 이제 접촉 조문과 고지 항목을 겹쳐 수사 중 조력이 실제로 닿는 소통의 범위를 살필 필요가 있다. 접촉 조문은 접견의 상대와 방법을 어떻게 정하고 있는지 먼저 보아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4조(피고인·피의자와의 접견, 교통, 진료)는 "변호인이나 변호인이 되려는 자는 신체가 구속된 피고인 또는 피의자와 접견하고 서류나 물건을 수수할 수 있으며 의사로 하여금 피고인이나 피의자를 진료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 조문은 접촉의 상대를 신체가 구속된 피고인 또는 피의자로 한정하면서, 접촉의 내용으로 접견·수수·진료를 나란히 둔다. 신은 피의자신문 전에 변호인을 선임하였으므로 이 조문이 정하는 변호인의 자격은 갖추었으나, 그의 신체가 구속되었는지는 관찰된 사실에 들어 있지 않다.
고지 항목은 신문의 자리에서 조력이 어떤 모습으로 열리는지를 보탠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진술거부권 등의 고지) 제1항은 "사법경찰관은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에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정하고, 그 중에서 "신문을 받을 때에는 변호인을 참여하게 하는 등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할 사항으로 든다. 이 문언은 변호인의 참여를 조력의 예로 들 뿐 참여의 방식을 자세히 정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신의 변호인이 피의자신문에 참여하였다는 관찰은 이 조문이 상정하는 조력의 자리에 변호인이 있었다는 뜻이며, 참여의 방법이 적절했는지는 이 두 조문만으로 확정할 수 없다.
수사관이 변호인에게 피의자의 뒤쪽에 앉으라고 요구한 장면에서 다룰 것은 참여 제한의 근거와 한계이다. 그런데 참여의 방법을 규율하는 조문은 여기에 놓인 형사소송법 조문 가운데 들어 있지 않다. 접촉 조문은 접견·수수·진료를 정할 뿐 신문 참여의 자리를 정하지 않고, 고지 항목은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만 알리라 한다. 따라서 후방 착석 요구가 조력의 범위를 어떻게 좁혔는지, 그 요구에 정당한 근거가 있는지는 법령 확인을 거쳐야 할 자리로 남는다. 변호인이 신문 당시 들을 수 있었던 말의 범위 역시 미정이다.
접촉 조문과 고지 항목을 겹쳐 보면, 수사 중 변호인의 조력이 닿는 소통은 두 갈래로 보인다. 한쪽은 피의자와 변호인 사이의 접촉이며, 다른 한쪽은 신문의 자리에서 변호인이 참여함으로써 열리는 조력이다. 전자의 범위는 접촉 조문이 정한 접견·수수·진료에 머무르고, 후자의 내용은 고지 항목이 참여로 예시한 조력의 가능성에 닿는다. 그런데 신은 신체가 구속된 피의자인지 미정이고, 참여의 방식을 정하는 조문도 미확인이므로 두 갈래의 경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이 사례가 던지는 물음은 주로 두 번째 갈래에 관한 것이다. 변호인이 신문 자리에 나아가 수사관의 지시를 받았으나, 그 지시가 놓이는 법적 자리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접촉 조문이 보장한 접견의 내용과, 고지 항목이 알린 참여의 가능성을 겹친다고 하여 후방 착석 요구의 허용 여부가 곧바로 가려지는 것은 아니다. 참여 제한의 근거와 한계는 법령 확인 표지로 남겨 두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이 사례의 참여 제한에 대한 법적 평가 역시 미정이다.
12.4열람·복사 조문의 자격과 대상
소통의 범위를 확인한 데서 나아가, 이번에는 형사소송법 제35조가 적은 자격자와 대상의 문언을 살핀다. 그 조문은 서류와 증거물의 열람·복사를 허용하면서도 그 대상과 시기를 한정하는 말을 함께 둔다.
먼저 형사소송법 제35조는 자격자를 다음의 문언으로 적는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소송계속 중의 관계 서류 또는 증거물을 열람하거나 복사할 수 있다." 이 문언이 적은 자격자는 피고인과 변호인이며, 대상은 소송계속 중의 관계 서류 또는 증거물이다. 이 사례에서 기소된 뒤 변호인이 참고인 진술조서의 열람·등사를 신청하였으므로, 신청인의 자격에 관한 문언은 충족된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대상에 관한 문언은 '소송계속 중'이라는 시기의 한정을 함께 두므로, 기소 전 수사 단계의 기록까지 이 조문이 곧 열어 놓는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또한 같은 조문은 자격자를 확장하는 문언을 둔다. "피고인의 법정대리인, 제28조에 따른 특별대리인, 제29조에 따른 보조인 또는 피고인의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로서 피고인의 위임장 및 신분관계를 증명하는 문서를 제출한 자도 제1항과 같다." 이에 따라 변호인뿐 아니라 법정대리인과 특별대리인, 보조인, 그리고 가족 관계를 증명하는 문서를 낸 일정한 친족도 같은 열람·복사 권한을 갖는다. 이 사례에서는 변호인이 당사자이므로 이 확장 문언이 문제되지는 않는다.
대상에 관하여는 '관계 서류 또는 증거물'이라는 문언이 서류와 증거물 양쪽을 포괄한다. 다만 이 문언이 열람과 복사를 함께 허용하므로, 변호인이 신청한 '열람·등사' 중 등사에 해당하는 복사도 같은 대상에 관하여 행사되는 권리로 읽힌다. 검사가 관련 사건 수사에 지장이 있다며 거부한 사유는 이 조문의 자격·대상 문언에 기록된 예외가 아니므로, 그 거부의 근거와 한계는 이 문언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서류와 증거물로 적히지 않은 기록의 취급도 이 조문이 적은 대상의 문언 밖에 남는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35조는 보호조치에 관한 문언을 둔다. "재판장은 피해자, 증인 등 사건관계인의 생명 또는 신체의 안전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열람·복사에 앞서 사건관계인의 성명 등 개인정보가 공개되지 아니하도록 보호조치를 할 수 있다." 이 문언은 열람·복사 자체를 막지 않고 개인정보 비공개라는 보호조치를 먼저 둘 수 있게 한다. 따라서 관련 사건 수사를 이유로 한 열람 거부가 이 보호조치 문언에 놓이는지는 문언상 분명하지 않다.
정리하면, 제35조는 자격자를 피고인과 변호인으로 적고 대상을 소송계속 중의 관계 서류 또는 증거물로 한정한다. 이 사례에서 변호인의 자격은 문언상 충족되지만, 수사 기록 전부가 이 조문으로 열리는지, 그리고 자기 진술조서와 압수 목록 밖 기록에 무슨 결론이 생기는지는 이 조문이 적은 문언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 남은 물음은 다음 문언의 자리에서 살필 일이다.
12.5특별한 제한의 문언과 남은 물음
특별한 제한의 문언이 수사 계속을 이유로 한 거부를 어디까지 받아들이는지가 다음 물음이다. 형사소송법 제35조는 자격자와 대상 서류를 적으면서 열람·복사의 문을 열어 두되, 그 행사의 한계는 "소송계속 중의 관계 서류 또는 증거물을 열람하거나 복사할 수 있다"는 조문의 테두리 안에서 가늠하게 된다. 검사가 관련 사건 수사에 지장이 있다고 말한 사정이 이 조문이 적은 '특별한 제한'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조문 밖의 사유인지는 문언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결국 거부 사유의 법적 성격은 미정으로 남는다.
법원이 열람을 허용하는 결정을 한 뒤 검사가 서류를 내놓지 않았다는 점도 같은 문언에서 읽을 자리가 마땅치 않다. 제35조는 열람·복사의 권리를 적고 있을 뿐, 그 행사에 따르는 이행 절차나 불이행의 효과를 함께 적고 있지 않다. 따라서 법원 결정의 이행이 이 조문 안에서 직접 도출되는지 여부는 이 문언만으로 확정할 수 없다. 신에 대한 변호인의 조력이 열람을 통해 어느 선까지 보장되는지도 같은 이유로 단정하기 어렵다.
관련 사건 수사의 범위는 특히 모호하게 남는다. 검사가 거부 사유로 삼은 '관련 사건'이 수사 계속을 뒷받침하는 범위가 얼마만큼인지는 관찰된 사실이 말해 주지 않는다. 열람 대상이 신의 사건 기록인지 참고인 진술조서의 전체인지, 그 서류에 관련 사건의 내용이 섞여 있는지도 미정이다. 제35조는 관계 서류 또는 증거물이라는 대상어를 두었을 뿐, 그 대상 안에서 관련 사건의 범위를 가르는 문언을 두고 있지 않다. 남은 것은 그 범위를 어떻게 특정할 것인가라는 물음이다.
법원 결정의 송달일과 이행 요구의 시기도 함께 빠져 있다. 검사가 서류를 내놓지 않았다는 시점이 언제인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변호인이 그 이행을 요구했는지도 미정이다. 제35조가 복사까지 허용하며 열람의 방법을 넓게 두었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그 행사가 거부당할 때의 구제는 이 조문이 적은 바가 아니다. 미이행에 따른 후속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지는 이 문언에서 읽히지 않고, 관찰된 사실도 그에 대해 침묵한다.
자기 진술조서와 압수 목록 바깥 기록의 취급도 결론 없이 남는다. 제35조는 관계 서류 또는 증거물의 열람·복사를 규정하면서, 그 서류가 누구의 진술인지, 압수 목록에 올랐는지를 구별하는 문언을 두지 않았다. 그러므로 신이 받은 변호인의 조력이 열람·복사를 통해 어느 범위에서 실질화되는지, 후방 착석 요구가 그 범위를 어떻게 좁혔는지는 다음 논의의 과제로 남는다.